0. 목차
- 레일건(Rail Gun)
- 레일건은 '충격파'라는 제한속도를 가볍게 뛰어넘을 수 있다.
- 충격량이 어마어마하다.
- 비용 문제
1. 레일건(Rail Gun)
우주를 향해 물체를 초고속으로 날려보내는 또 하나의 기발한 방법 중에는 '레일건(Rail Gun)'이라는 것이 있다. 이것은 '아서 클라크(Arthur C. Clarke, 1917~2008)'를 비롯한 작가들의 공상과학소설에 여러 번 등장했고, 미국의 '스타워즈 미사일 방어막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신중하게 연구되기도 했다. '레일건(Rail Gun)'은 연료나 화학이 아닌 '전자기력(Electromagnetic Force)'을 이용해 발사체를 추진하는 방법이다.
가장 단순한 레일건은 평행하게 나 있는 두 개의 '전선 또는 레일'과 두 선에 걸쳐 U자형으로 놓여 있는 발사체로 이루어져 있다. 전류가 흐르는 도선이 자기장 속에 놓이면 힘을 받는다는 사실은 '마이클 패러데이'도 알고 있었다. (이것은 전기모터의 원리이기도 하다.) 평행 도선에 수백만 암페어의 전류를 흘려보내면 레일 주변에 강력한 자기장이 형성되고, 이 자기장으로 인해 발사체는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레일건을 사용하면 짧은 활주거리에서도 매우 빠른 속도로 물체를 발사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 간단한 레일건은 금속 물체를 시속 29만 km의 속도로 내던질 수 있는데, 이 정도면 하늘을 향해 발사하여 위성 궤도에 진입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2. 레일건은 '충격파'라는 제한속도를 가볍게 뛰어넘을 수 있다.
레일건은 '화학 로켓(Chemical Rocket)'이나 '총포류(총포에 속하는 부류)'를 훨씬 능가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소총의 경우, 화약이 폭발하면서 생성된 기체가 총알을 밀어내는 속도는 '충격파(Shock Wave)'보다 빠를 수 없다. '쥘 베른(Jules Verne)'의 고전 소설 '지구에서 달까지(From Earth to the Moon)'에서는 화약을 폭발시켜서 얻은 추진력으로 사람을 달까지 보내고 있지만, 이 방법으로는 출발 속도가 너무 느려서 달은 고사하고 높은 산조차 오르기 어렵다. 그러나 '레일건'은 '충격파'라는 제한속도를 얼마든지 가볍게 뛰어넘을 수 있다.
3. 충격량이 어마어마하다.
물론 레일건에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출발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면 '공기 저항력'도 커져서 웬만한 물체는 납작해지고 말 것이다. 레일에서 출발한 물체가 공기와 부딪히는 것은 벽돌담에 부딪히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뿐만 아니라 정지 상태에서 갑자기 속도가 빨라졌다는 것은 가속도가 크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질량에 가속도를 곱한 만큼의 관성력이 물체를 짓눌러서 치명적인 손상을 입히게 된다. 만일 발사체 속에 사람이 타고 있다면, 목숨을 건지기 어려울 것이다.
한 가지 해결책은 대기가 없는 달에 레일건을 설치하는 것이다. 진공 중에서 레일건은 자신의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급작스러운 출발 때문에 생기는 '관성력'이 문제가 된다. '가속도'라는 면에서 보는 레일건은 '레이저 항해(Laser Sail)' 정반대라고 할 수 있다. '레이저 항해'는 처음부터 속도를 갑자기 내지 않고, 오랜 시간에 걸쳐 조금씩 가속하면서 필요한 속도에 서서히 접근해 간다. 반면 '레일건(Rail Gun)'은 다량의 에너지를 작은 공간에 저장했다가 갑자기 발휘하는 장치이므로, 위험이 따를 수밖에 없다.
4. 비용 문제
발사체를 외계의 가까운 별로 쏘아보내는 레일건은 가격도 어마어마할 것이다. 그러면 레일건의 경제성은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까?
비용을 줄이는 방법 중 하나는 지구에서 태양까지 거리의 3분의 2 되는 지점에 레일건을 설치하는 것이다. 평소에 저장해둔 태양에너지를 한 번에 방출하면 10톤짜리 화물을 광속의 3분의 1로 발사할 수 있다. 이 경우에 가속도는 '지구 중력 가속도(9.8m/s2)'의 약 5000 배까지 가능하다. 이런 무지막지한 가속도를 견딜 정도로 단단한 물체를 만드는 것 또한 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