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고 있다. 하지만 미래에는 어느 곳에나 인터넷이 존재할 것이다. 그중에는 '인터넷 안경(Internet Glasses)'과 '인터넷 콘텍트렌즈(Internet Contact Lenses)'도 있다. '인터넷 안경'과 '인터넷 콘택트렌즈'를 통해 눈만 깜빡이면, 곧바로 인터넷에 연결될 수 있을 것이다.
렌즈에 인터넷을 연결하는 방법에는 몇 가지가 있다. 그중 하나는 안경 렌즈에 뜬 영상을 안구의 수정체로 투사하여 망막에 상이 맺히도록 하는 '가상 망막 단말기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또 '안경테에 초소형 스크린을 별도로 부착하는 방법', '안경렌즈 자체를 스크린으로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이 상태에서 안경을 응시하면 마치 영화 스크린을 보는 것처럼 인터넷의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필요한 명령은 무선 조종장치를 통해 내릴 수도 있고, 허공에 손을 저으면서 내릴 수도 있다. 컴퓨터가 사람의 몸동작을 이식하는 기술은 거의 완성단계에 와 있다.
0. 목차
- 가상 망막 단말기
- 인터넷 안경
- 인터넷 콘택트렌즈
- 새로운 기능
-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1.가상 망막 단말기
1991년에 워싱턴대학의 과학자들은 적색·녹색·청색 레이저를 '망막(Retina)'에 직접 투사하는 '가상 망막 단말기(VRD: Virtual Retina Display)'를 개발했다. 이 장치의 시야각은 120°이고 해상도는 1600×1200 픽셀로서, 꽤 선명한 영상을 만들어냈다. '가상 망막 단말기(VRD)'를 보려면 헬멧이나 고글 또는 안경을 써야 했다.
2. 인터넷 안경
1990년대에 MIT 미디어연구소의 과학자들이 개발한 '인터넷 안경'은, 렌즈의 오른쪽 귀퉁이 길이 1.5cm쯤 되는 원통형 렌즈가 달려 있다는 것만 빼고 생긴 모양이 실제 안경과 거의 비슷했다. 일단 안경으로서의 기능은 완벽했다. 그리고 안경테를 툭 건드리면 눈앞에 작은 렌즈가 나타나고, 그 안에는 완벽한 컴퓨터 스크린이 펼쳐져 있었다. 이것을 보면 마치 컴퓨터 모니터를 코앞에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선명하다고 한다. 그리고 휴대폰만 한 리모컨의 단추를 누르면 스크린의 커서가 움직였고, 명령어도 입력할 수 있었다.
2-1. 랜드 워리어(Land Warrior)
'랜드 워리어(Land Warrior)'는 2007년 취소되었다가 2008년 재개된 미국 해군의 프로그램이다. '랜드 워리어(Land Warrior Helmet)'은 단순히 헬멧처럼 생겼지만, 누구든지 착용하고 나면 막강한 전투력을 보유하게 된다. 헬멧 옆에 달려 있는 소형 스크린을 눈앞으로 가져오면, 전장의 전체적인 풍경 및 아군과 적군의 위치가 X자로 선명하게 나타나고 GPS는 모든 병력과 탱크, 건물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려준다. 그리고 옆에 부착된 단추를 누르면 인터넷에 연결되면서 날씨를 비롯하여 현재 상황에서 가장 이상적인 전략과 용병술을 알 수 있다. 실제 전장에서는 연기가 자욱하여 눈앞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파악하기 어려운데, 랜드워리어가 있으면 마치 안개를 걷어낸 것처럼 모든 풍경이 선명하게 나타난다. 사소한 정보가 생사를 좌우하는 전쟁터에서 '랜드워리어'는 병사의 생존율을 크게 올려줄 것으로 기대된다.
3. 인터넷 콘택트렌즈
이보다 한 단계 진보된 버전으로는 '콘택트렌즈형 스크린(Contact Lens Screen)'을 들 수 있다. 작은 플라스틱 렌즈에 초소형 칩과 LCD 화면을 삽입하여 안구에 부착하면, 헬멧이나 안경 벗이도 동일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시애틀에 있는 워싱턴 대학의 '바박 파비즈(Babak A, Parviz)'와 그의 동료들이 개발 중인 '인터넷 콘택트렌즈'가 완성되면, 인터넷에 접속하는 방법 자체가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이 팀이 개발한 콘택트렌즈형 스크린의 초기 버전은 2008년에 처음 발표되었다.
'바박 파비즈(Babak A, Parviz)'는 콘택트렌즈형 디스플레이가 당장 당뇨병 환자의 수치를 조절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눈에 부착된 렌즈가 몸에 상태를 체크하여 즉각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연구가 더 진행되면, 영화와 음악, 웹사이트 등 인터넷에 떠다니는 온갖 정보들을 '인터넷 콘택트렌즈'에 다운로드할 수 있게 된다. 다시 말해서, 스마트폰과 컴퓨터 없이도 인터넷을 어디서나 즐길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바박 파비즈(Babak A, Parviz)'는 콘텍트렌즈의 특수필름인 '폴리머(polymer)' 안에 부착할 수 있도록 컴퓨터칩을 소형화하는 데 성공했다. 그가 만든 시제품은 가로세로 8×8개의 LED가 콘택트렌즈에 부착된 형태이며, 명령어는 무선으로 입력된다. 앞으로 수백 개의 LED를 콘택트렌즈에 심으면 문자와 차트뿐만 아니라 사진까지 디스플레이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이 장치를 구성하는 하드웨어는 모두 반투명하기 때문에 시야를 방해하지도 않는다. 즉, 사용자는 보행이나 운전에 방해받지 않고 인터넷을 검색할 수 있다. 단순한 인터넷 검색뿐만 아니라 '비디오 게임'이나 '인터넷 서핑' 등 가상화면을 매우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콘택트렌즈에 영상을 띄우는 기술은 '인터넷 안경'보다는 다소 복잡하다. 하나의 LED는 점이나 픽셀에 해당하며, 이들이 초소형 렌즈를 통과하면서 망막에 상을 만들어낸다. 이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낸 최종 영상은 사용자로부터 약 60cm 앞에 맺힌 것처럼 보인다. '바박 파비즈'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초소형 레이저로 고해상의 영상을 망막에 직접 주사하는 방법까지 개발하고 있다. 조그만 칩에 초소형 트랜지스터를 새기는 기술은 이미 개발되어 있으므로, 이를 응용하여 칩에 초소형 레이저를 새긴다는 것이다. 이 연구가 성공한다면 역사상 가장 작은 레이저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손톱만 한 크기의 칩 안에 원자 100개 정도의 크기의 레이저를 수백만 개까지 새길 수 있다.
3-1. 콘택트렌즈는 외부 정보와 두뇌를 연결하는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방법이다.
또 해부학적 관점에서 볼 때 사람의 눈은 장기라기보다는 두뇌의 돌출부에 가깝기 때문에,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면, 몸 안에 전극을 삽입하지 않고 외부의 정보를 두뇌에 직접 전달할 수 있다. 즉, 눈과 시신경이 초고속 인터넷 회선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아마도 '인터넷 콘택트렌즈'는 외부정보와 두뇌를 연결하는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방법일 것이다.
인터넷 콘택트렌즈의 장점 가운데 하나는 전력 소모량이 적다는 것이다. 컴퓨터에 못지않은 성능을 발휘하면서도 수 '마이크로와트(μW)'면 충분하다. 전원은 라디오 주파수 전력'과 '태양광 전지'등을 사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4. 새로운 기능
4-1.형상인식 기능
인터넷 안경이나 콘택트렌즈에 '형상 인식' 기능을 추가하면 낯선 사물이나 사람의 얼굴을 알아보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는 프로그램은 이미 99.9% 이상의 인식 성공률을 보여주고 있다. 사람보다 사람의 얼굴을 더 잘 기억한다는 것이다. 일단 얼굴의 인식에 성공하면, 그 사람의 이름뿐만 아니라 모든 이력이 렌즈형 스크린에 표시된다. 이 장치가 완성되면 사람들과 회합을 가질 때, 상대방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해서 분위기가 어색해지는 상황을 피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파티에서 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과 어울리게 되었을 때, 데이터베이스로부터 그들의 얼굴을 인식하면 모든 배경 정보도 알 수 있으므로, 자연스럽게 대화를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4-3. X-선 투사기
또 다른 응용 사례로는 'X-선 투사기'가 있다. 'X-선 투사기(X-ray Projector)'은 슈퍼맨 시리즈에 등장하는 '후방산란 X-선(Backscattered X-rays)'과 비슷하다. X선은 내부 구조물이나 신체를 투과한다. 따라서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를 X-선에 민감한 재질로 만들면, 벽이나 담장 너머의 풍경을 볼 수 있다.마치 만화처럼 주변의 모든 물체들을 투사할 수 있는 것이다.
5.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 사람 간 연결이 더 간단해진다: '인터넷 콘택트렌즈'를 착용해도 마찬가지로 얼굴을 맞댄 것처럼 친밀한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미래에는 지금처럼 모니터에 얼굴만 뜨는 것이 아니라, 콘택트렌즈를 통해 완벽한 3차원 영상과 목소리가 재현되어서 실제 회의와 거의 다른 점이 없을 것이다. 예컨대 사무실에서 회의가 시작되면 사람들이 테이블 주변에 모여들고, 자리에 없는 사람들은 콘택트렌즈를 통해 입체영상으로 나타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실제로는 의자 곳곳이 비어 있겠지만, 렌즈 상으로는 모든 사람들이 회의에 참석하여 대화를 주고받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 실시간으로 경험을 공유한다: 안경테에 초소형 비디오 카메라를 달면 자신의 경험을 전 세계 사람들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다. 당신이 무엇을 보던 간에, 주변의 환경을 찍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곧바로 인터넷에 올리면 수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함께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외출한 부모는 아이들이 집에서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있고, 연인들은 서로 떨어져 있을 때도 다양한 경험들을 공유할 수도 있을 것이다. 콘서트에 간 사람들은 공연 현장의 뜨거운 열기와 생생한 감동을 전 세계의 다른 팬들과 함께 나눌 수 있으며, 멀리 있는 공장에 파견된 감독관은 생산라인의 상태를 본사의 사장에게 즉각적으로 보고할 수도 있다. 또 아내가 아이들을 돌보는 사이 남편이 마트에 혼자 갔다면, 남편의 눈에 보이는 상품들을 집에 있는 아내가 직접 고를 수도 있을 것이다.
- 교육도 변화시킬 것이다: 인식장치가 상용화되면 학교의 교육방식도 크게 달라질 것이다. 미래의 학생들은 기말고사를 볼 때 눈에 착용한 콘택트렌즈로 인터넷을 검색할 수 있으므로, 암기력을 테스트하는 문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따라서 미래의 교육은 학생들의 사고력과 논리력을 키우는 쪽으로 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