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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 경제학 - '손실'과 이득'의 심리학과학(Science)/심리학 (Psychology) 2021. 10. 5. 00:12
종래의 경제학에서는 '인간이 합리적이며 이익만을 추구한다'라는 단순한 모델을 가정하고 경제 현상을 분석한다. 하지만 실제 사람들의 판단은 많은 경우 이성적이지 못하며 합리적이지 못하다. 그래서 학자들은 그 이유를 찾기 위해 사람들의 행동을 관찰하고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생긴 학문이 바로 '행동 경제학이다. '행동 경제학(Behavioral Economics)'에서는 실험을 해서, 사람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조사해, 그 밑바닥에 있는 규칙을 찾는다. 우리 주변의 흔한 사례를 통해 우리의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탐구해 보자.
반응형0. 목차
- 흔들리는 가치관
- 손실 회피성
- 휴리스틱(Huristics)
- 공정함에 대한 판단
- 공동부담의 딜레마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 1. 흔들리는 가치관
사람들은 '언제 실현되는가'에 따라 사람들은 가치 판단을 바꾸기도 한다. 왜냐하면 안타깝게도 평범한 사람들은 '눈앞의 유혹'을 이기기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1-1. 실험: 케이크 실험
첫 번째 실험에서는 참가자에게 2개의 선택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선택지를 제시한다. 첫 번째 선택지는 '오늘 케이크를 1개 받는다.'이고, 두 번째 선택지는 '내일 케이크를 2개 받는다.'이다. 피험자가 결정하면 이어서 다음 2개의 선택지를 설명한다. '10일 후에 케이크를 1개 받는다.'와 '11일 후에 케이크를 1개 받는다.'이다.
실험 결과, 첫 번째 질문에서는 '오늘 케이크를 1개 받겠다'라고 답한 사람이 많았다. 그런데 두 번째 질문에서는 '11일 후에 케이크를 2개 받는다.'를 답한 사람이 많았다. 왜 그럴까? 첫 번째 질문에서 '하나라도 좋으니 빨리 먹고 싶다'라고 결정한 사람이 많았다면, 두 번째 질문에서도 '10일 후에 케이크를 1개 받겠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아야 하지 않을까?
1-2. 눈앞의 유혹에 약한 이유
다이어트를 마음먹었지만 케이크를 보고 결심이 무너져 케이크를 먹고 말았다. 많은 사람들이 이와 비슷한 일들을 겪고 후회한 적이 있을 것이다. 우리가 결심이 약해서 눈앞의 유혹에 넘어가는 것일까? 행동 경제학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설명한다. 다이어트를 할 때는 '장래의 날씬한 자신'이 가치(효용)이 높았는데, 케이크를 눈앞에서 보니 케이크의 효용이 높아져 마음이 바뀐다고 설명한다. 즉, 결심을 했을 때나 케이크를 먹었을 때 모두 당시에 효용이 높은 쪽을 고르는 합리적인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위에서 소개한 '케이크 실험'도 이와 같은 방법으로 설명할 수 있다. 같은 하루의 차이라도 가까운 미래인지 먼 미래인지에 따라 효용의 변화가 달라진다.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인류는 오랫동안 수렵으로 살아왔고 죽음은 언제나 곁에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장래의 큰 이익보다 눈앞의 작은 이익을 우선해, 자신에게 해를 끼칠 가능성을 줄이는 것이 최대한 줄이는 것이 중요했을 것이다. 이런 본능적 사고방식과 습관이 아직도 우리에게 남아있는 것 같다.
효용의 변화 2. 손실 회피성
2-1. 실험: 확실한 이익 vs 모험에 도전
- 첫 번째 실험에서는 피험자가 1만 원을 먼저 받고 두 가지 선택지를 제안받는다. 첫 번째 선택지는 '5천 원을 받는다'이고, 두 번째 선택지는 '50%의 비율로 1만 원을받든가, 아니면 아무것도 받지 못한다.'이다. 이 실험에서 사람들은 5천 원 받기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 두 번째 실험에서는 피험자가 2배인 2만 원을 먼저 받고 두 가지 선택지를 제안받는다. 첫 번째 선택지는 '5천 원을 되돌려준다.'이고, 두 번째 선택지는 '50%의 비율로 1만 원을 되돌려주든가, 아니면 아무것도 돌려주지 않는다.'이다. 그런데 결과는 정반대였다. '50%의 비율로 1만 원을 되돌려주든가, 아니면 아무것도 돌려주지 않는다.'를 선택한 사람들이 많았다.
사실 첫 번째 실험과 두 번째 실험은 받는 금액과 확률을 생각하면 같은 실험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첫 번째 실험에서 1만 5000원에 만족한다고 대답한 사람이 두 번째 실험에서는 모험을 택했다. 사람들은 왜 확률이 같은 사실상 같은 조건의 실험에서 다른 결정을 내렸을까?
2-2. 전망 이론
사람들이 이렇게 답을 하게 되는 이유는 '손실'을 보았을 때와 '이득'을 얻었을 때 느끼는 것이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즉, '이득'보다는 '손실'일 때 받는 충격이 더 크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미국의 심리학자이자 행동 경제학자인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과 '에이모스 트버스키(Amos Tversky)'가 1979년에 발표한 행동 경제학의 핵 '전망 이론(Prospect Theroy, 프로스펙트 이론)'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예컨대 위의 실험의 경우처럼, 5천 원이어도 '이득'일 때 느끼는 5천 원의 가치(효용)보다 '손실'일 때 느끼는 5천 원의 가치 쪽이 커진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은 사소한 것이라도 무엇인가를 잃게 될 것 같으면, 그것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잃지 않는 방법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이 성질을 '손실 회피성(Loss Aversion)'이라고 한다.
우리는 이 실험이 말하는 것은 무엇을 기준으로 하는지에 따라 사람들의 사물에 대한 견해나 판단이 크게 바뀐다는 것이다. 이런 수법은 여러 광고나 마케팅에 이용된다. 이런 문제는 돈의 문제에 한정되지 않는다. 예컨대 '병에 걸려야 비로소 건강의 고마움을 안다'라는 말은 행동경제학의 관점에서 보면 '건강한 것이 당연한' 상태에서 질병이 걸려, 참조점이 '건강'에서 '질병'으로 옮겨져, 건강한 것이 이득이라고 느끼게 되었다는 의미이다. '손실 회피성'은 이것 말고도 우리의 생활에 다양한 영향을 끼친다. 예컨대 '보유 효과(Endowment Effect)'나 '현상 유지 바이어스(Status Quo Bias)'같은 보수적인 태도는 '손실 회피성'이 원인이다.
- 보유 효과(Endowment effect): '보유 효과'란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것(물건, 입장, 의견 등)을 가지고 있지 않는 겨우보다 높이 평가하는 것'을 말한다. 다음과 같은 실험이 있다. 먼저 피험자에게 머그컵을 주고 판매하라고 하고, 얼마를 받을 건지 말하라고 한다. 그리고 머그컵이 없어진 이후, 같은 것을 사는 데 얼마를 지불할 것인 지를 물으면 그 값은 처음에 말한 가격의 절반 이하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왜 같은 물건인데도 다른 가격을 말하는 걸까? 높은 판매가를 부르는 이유는 '그 상품을 잃는 것'을 피하고, 싼 구매가에 부르는 이유는 '돈을 잃는 것'을 피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그 결과, 어떤 대상이 자신의 것이 되면 주위 사람들보다 높게 평가하게 되는 것이다.
- 현상 유지 편향(Status Quo Bias): '현상 유지 바이어스'란 현상 유지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으면, 현상을 유지하려는 성질이다. 예를 들어 직장을 옮기면 지금보다 좋은 환경으로 바뀔 수 있지만, 반대로 나쁜 환경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현재의 일을 유지할 수 있으면 '현상보다 나쁜 환경이 된다'라는 손실 가능성을 피하기 위해 현상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생긴다. '현상 유지 바이어스'가 강한 사람들에게는 더 좋은 환경으로 옮길 기회를 피하는 '기회 손실'이 일어날 우려가 있다.
반응형3. 휴리스틱(huristics)
동전을 몇 차례 던졌을 때 가장 많이 나오는 경우는 어느 것일까? 1번 - '뒤앞뒤뒤뒤', 2번 - '앞뒤앞뒤뒤뒤', 3번 - '앞뒤뒤뒤뒤뒤' 앞과 뒤 나올 확률이 모두 1/2이므로 당연히 정답은 시행횟수가 가장 적은 1번이다. 학창 시절에 수포자가 아니었다면 아주 쉽게 맞췄을 것이다. 그런데 충격적이게도 실험 결과 2번을 고르는 사람이 가장 많았다. '일어날 확률'을 기준으로 생각한 것이 아니라, 가장 있을 것 같은 결과를 고르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문제를 엄밀하게 검토하는 대신에, 사용하는 '경험적 지식'을 이용한 직감을 '휴리스틱(Heuristics, 어림 짐작)'라고 한다.
우리는 매일 막대한 양의 정보를 받아들이고 판단을 해야 하기 때문에 '휴리스틱'는 대개 편리하다. 하지만 만약 모든 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모아 진지하게 검토한다면 시간이 부족할 것이다. 그래서 그 대신 여러 가지 '휴리스틱'을 이용하여 생각을 생략하는 것이다. 예컨대 비슷한 두 상품을 두고 들어 본 적 있는 브랜드로 결정하거나, '급하면 돌아가라' 등의 속담도 '휴리스틱'에 해당한다. 하지만 '휴리스틱'는 판단을 왜곡시키는 '경향(Bias)'이 있기 때문에 '휴리스틱'이 만능은 아니다.
3-1. 할인 상품은 진짜 이득일까?
'휴리스틱스'는 물건을 살 때에도 적용된다. 만약 당신이 지금까지 써본 적 없는 제품을 10 만원을 주고 살지 말지 고민하고 있다고 하자. 당신은 그 상품의 가치가 높은지 낮은지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만약 정가가 13 만원이고, 오늘만 10만 원'이라는 가격표가 붙어있다면 아마 당신은 싸다고 생각할 것이다. 반대로 8만 원에 판매하는 것을 알면 비싸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것은 휴리스틱스의 하나로 '앵커링(Anchoring) 효과'라고도 한다. 상품을 조사해 값을 평가하는 대신 '13만원(8만원)'이라는 기준 가격 '앵커(Anchor)'를 사용해 그보다 '싸다/비싸다'를 판단하는 것이다. 할인 제품의 가격의 가격표에 원래 가격을 함께 적어 놓는 데는 이런 판매 전략이 숨어있다.
반응형4. 공정함에 대한 판단
우리는 살다 보면 어떤 기회에 물건을 나눠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이런 '공정함의 판단'에서도 사람들은 독자적인 판단을 한다고 한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최후통첩 게임(Ultimatum game)'을 소개한다.
4-1. 실험 - 최후 통첩 게임
2명의 피험자 A, B가 있다. 먼저 한쪽 피험자 A에게 1000원을 건넨다. 그러면 피험자 A는 B와 1000원 중에서 얼마를 나눠줄지를 결정할 수 있다. 단, B는 금액이 많으면 제의를 거부할 수 있다. 제의를 거부하면, A와 B 모두 돈을 받지 못한다. 단, 돈을 이처럼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은 1회에 한한다. A와 B는 각각 다른 방에 있어서 얼굴을 마주할 수 없다. 만약 당신이 A라면, B에게 얼마를 나누어줄 것인가? 실험 결과 300~500원을 제시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리고 B는 300원 이하를 제시받으면 거부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한다. 만약 사람이 이득만을 우선시하며, 서로 그것을 알고 있다면 A가 1원을 나눠준다고 해도 B에게는 그것이 이득이기 때문에 제의를 승낙할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종래의 경제학에서는 인간이 이익만을 우선시하는 선택을 한다고 가정하고 경제 현상을 분석해 왔다. 하지만 실제로는 '최후 통첩 게임'에서 밝혀진 것처럼 극단적인 배분을 제시하는 피험자는 거의 없다. 실제 사회에서도 이익을 추구하는 행동이 주위로부터 '공정함을 잃었다'라는 나쁜 평판이 나오면 '벌'을 받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사람들의 '공정함에 대한 판단'도 실제의 경제에서는 중요하게 받아들여져, 기업의 행동이나 개인의 행동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반응형5. 공동 부담의 딜레마
친구나 학교의 급우, 직장 동료와 함께 식사할 때를 떠올려 보자. 여러 사람이 함께 식사를 하는 경우, 식사 비용을 지불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드물게는 한 사람이 모두 내기도 하지만, 요즘에는 자신이 먹은 음식의 값은 자신이 부담하는 방식인 '더치페이(Dutch Pay)'가 일반적이다. 또 각자 다른 음식을 주문하기는 하지만, 총 식사 비용을 사람 수로 나누어 모두가 같은 금액을 부담하는 방식도 있다. 이것을 '공동 부담'이라고 표현하자. 만약 '오늘 식사 비용은 공동 부담'이라고 미리 알려져 있으면, 다음과 같이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어차피 오늘은 공동 부담이니까 늘 먹기를 망설였던 비싼 메뉴를 고르자. 나 혼자 비싼 메뉴를 먹는다고 해도 결국 모두 분담해서 지불하니까 각자의 부담은 작아진다.' 또는 '어차피 공동 부담인데 나 혼자 싼 메뉴를 먹으면 손해를 기분일 거야. 가능하면 비싼 메뉴를 고르자'
실은 이러한 심리는 '공동 부담'에 숨어 있는 함정이다. 아마 식사를 한 모든 사람이 당신과 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그 결과 모두가 비싼 메뉴를 고르는 바람에 전체 식사 비용은 아주 비싸진다. 이렇게 비싼 식사 비용을 공동 부담하면 1명당 지불해야 할 금액도 역시 올라간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의 이익을 생각해 취한 행동이 결국 자신들을 손해 보게 하는 것이다. 이것을 '공동 부담의 딜레마'라고 한다.
이 같은 문제는 세상의 여러 곳에서 일어난다. 예컨대 공동으로 방목을 할 수 있는 공유지에서, 농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가축의 수를 늘리면, 결국 목초가 빨리 사라져 곤란한 사태가 일어난다. 또 물 부족에 대비해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조금이라도 많은 물을 확보하려고 하면 물이 정말로 부족해진다. '공동 부담의 딜레마'를 포함한 이러한 상황을 '사회적 딜레마(Social Dilemmas)'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