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뇌과학 (Brain Science)

아인슈타인의 뇌 - 천재성의 비밀

SURPRISER - Tistory 2022. 8. 2. 12:11

0. 목차

  1. 아인슈타인의 뇌를 빼돌린 '토마스 하비'
  2. 아인슈타인의 뇌는 특별했나?
  3. 아인슈타인은 어떻게 훌륭한 업적을 남길 수 있었나?
  4. 천재성은 학습될 수 있는가?

1. 아인슈타인의 뇌를 빼돌린 '토마스 하비'

 '알베르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1955)'이란 이름은 이제 특정인을 칭하는 고유명사가 아니라 천재의 대명사로 통용되고 있다. 사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뇌는 약 50년 동안 분실된 상태였다. 1955년 아인슈타인이 사망했을 때 담당 의사가 그의 뇌를 빼돌렸는데, 2010년 그 의사의 후손이 '미국 국립 의료 박물관(National Museum of Health and Medicine)'에 기증하여 지금은 공공의 자산이 되었다. 과학자들이 아인슈타인의 뇌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그 안에 지능에 대한 비밀이 숨겨져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인슈타인이 사망했을 때 그의 부검을 맡았던 프린스턴 병원의 의사 '토머스 하비(Thomas Harvey)'는 유족의 허락을 받지 않은 채 그의 뇌를 비밀리에 보존하기로 했던 것 같다. 아마도 '토머스 하비'는 아인슈타인의 뇌를 보관하고 있으면, 훗날 천재의 비밀이 어떻게든 밝혀지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로부터 거의 40년이 지난 어느 날, '토머스 하비' 박사는 아인슈타인의 뇌를 타파웨어에 넣어 차에 싣고 미국 대륙을 가로질러,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손녀 '에블린 아인슈타인(Evelyen Einstein)'을 찾아갔다. 조부의 장기를 뒤늦게나마 돌려주려는 의도였지만, 그녀는 이미 손상된 장기를 보관할 이유가 없다며 거절했다. 그 후 2007년에 '토머스 하비'는 세상을 떠났고, 여러 조각으로 분리된 아인슈타인의 뇌는 '토머스 하비'의 후손에게 전수되었다가 과학발전을 위해 의료 박물관에 기증되었다. 이 이야기는 워낙 특이해서 TV 다큐멘터리로 제작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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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아인슈타인의 뇌는 특별했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인슈타인의 뇌가 보통 사람보다 훨씬 크거나, 특히 특정 부위는 비정상적으로 클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사실은 그 반대로, 오히려 보통 사람의 뇌보다도 조금 작았고, 특별한 점도 발견되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볼 때 아인슈타인의 뇌는 평균 크기에 가까웠다. 아인슈타인의 뇌에서 발견된 유일한 특징은 '각회'가 평균보다 조금 크다는 것이었다. '각회(Angular Gyrus)'는 두정엽의 한 부위로, 측두엽의 경계면에 위치해 있는 부분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서, 양쪽 반구의 '하두정엽(inferior parietal lobe)'이 평균보다 15% 정도 크다. 이곳은 글을 쓰거나, 수학계산을 할 때, 공간을 머릿속에 그릴 때 '추상적인 사고'를 담당하는 부위인데, 15%면 오차 범위 안에서 평균에 해당하는 크기였다.

 그래서 아인슈타인 천재성이 뇌의 구조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후천적인 노력과 시기적 요인 때문인지는 아직도 분명치 않다. 믿기 어렵겠지만, 아인슈타인은 주변 사람들에게 "저는 특별한 재능이 없는 사람입니다. 단지 호기심이 강할 뿐이지요."라는 한 말이 있다. 또 아인슈타인 학창 시절에는 친구들에게 "너희가 수학 때문에 아무리 고생한다고 해도, 나처럼 고생하는 사람은 없을 거야."라고 말한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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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아인슈타인은 어떻게 훌륭한 업적을 남길 수 있었나?

 그러면 도대체 아인슈타인은 어떻게 훌륭한 업적을 남길 수 있었을까? 그 이유는 대충 4가지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1. 사고실험을 적극 활용: 아인슈타인은 '사고실험(Thinking Experiment)'를 하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그는 실험물리학자가 아니라 이론물리학자였기 때문에, 머릿속에서는 항상 복잡한 시뮬레이션이 진행되고 있었다. 간단히 말해서, 머릿속이 실험실이었던 셈이다.
  2. 집요한 끈기와 집중력: 아인슈타인은 한 가지 사고실험으로 10년 이상의 세월을 보냈으며, 이런 과정을 여러 번 거쳤다. 그는 16세 때부터 빛의 특성에 관심을 가졌는데, 특히 '빛보다 빨리 달릴 수 없을까?'에 대한 질문을 거의 10년 동안 파고든 끝에 '특수 상대성 이론'을 탄생시켰다. 나중에 물리학자들이 별의 비밀을 밝히고, 원자폭탄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특수 상대성 이론' 덕분이었다. 그 후 26세부터 36세까지 중력을 집중적으로 연구하여 '일반 상대성 이론'을 완성했고, 이로부터 '블랙홀'의 개념과 '빅뱅 이론'이 탄생했다. 그리고 36세부터 죽을 때까지는 물리학의 모든 이론을 하나로 통일하는 '모든 것의 이론(Theory of Everything)'에 몰입했다.
  3. 자유분방한 성격: 그의 성격도 천재성을 발휘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는 자유분방한 사고의 소유자로, 이미 정립된 물리학 이론에 반기를 드는 데 조금도 주저하지 않았다. 200년 넘게 물리학의 왕좌를 지키던 뉴턴의 고전물리학에 도전장을 내미는 것은 절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4. 적절한 시대적 배경: 아인슈타인은 매우 적절한 시기에 태어났다. 그가 특수 상대성 이론'을 발표했던 1905년은 빛과 관련된 이외의 실험 결과 때문에 뉴턴의 고전물리학이 심각한 위협을 받던 시기였다. 예컨대 새로 발견된 '라듐(Ra)'이라는 원소는 마치 공기 중에서 에너지를 얻는 것처럼 어둠 속에서 스스로 빛을 발했는데, 기존 에너지보존의 법칙으로는 이 신기한 현상을 설명할 길이 없었다. 바로 이 무렵에 '특수 상대성 이론'의 E=mc2가 등장하여 모든 문제를 해결했으니, 아인슈타인은 시기를 잘 맞춰 태어난 셈이다. 천재가 빛을 발하려면, 시대적 상황이 그에 걸맞게 조성되어야 한다.

 즉, 천재가 두각을 나타내려면 '천재성'과 함께 '열정'을 겸비하고 '적절한 시대적 배경'도 받쳐줘야 한다. 여기에서 아인슈타인의 '천재성'이란 '사고 실험을 통해 미래를 시뮬레이션하는 탁월성'이라고 생각된다. 아인슈타인이 창안한 물리학은 대부분 '사고 실험을 통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탄생했다. 아인슈타인도 '지성을 가늠하는 잣대는 지식이 아니라 상상력'이라고 강조한 적이 있다. 그에게 상상력은 지식의 경계를 넘어 미지의 경계를 탐험하는 강력한 수단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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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천재성은 학습될 수 있는가?

 우리가 사는 동안 뇌세포는 거의 자라지 않아서, 과거에는 청소년기가 되면 지성이 결정된다고 믿었다. 그러나 뇌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인간의 뇌가 무언가를 배울 때마다 변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두뇌 피질에 세포에 추가되지는 않지만, 무언가 새로운 내용을 배울 때마다 뉴런들 사이의 연결 상태가 달라진다.

 2011년 영국의 과학자들은 런던 택시 기사들의 뇌를 분석한 적이 있다. 런던의 택시 운전 자격시험은 어렵기로 정평이 나있다. 운전을 잘하는 것은 물론이고, 2500개에 달하는 런던시의 도로명을 모두 외어워야 한다. 물론 단순 암기가 아니라 도로 사이의 연결 관계까지 훤하게 꿰뚫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택시 기사 지원자들은 보통 3~4년 동안 공부하는데, 그나마 시험에 붙는 사람은 응시자의 절반에 불과하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niversity College London)'의 과학자들은 택시 운전기사 지원자들의 뇌를 분석한 후, 3~4년 뒤에 같은 분석을 또 했는데, 자격시험에 합격한 사람들은 '후위 해마(Possterior Hippocampus)'와 '전방 해마(Anterior Hippocampus)'라 불리는 회색 부위가 눈에 띄게 커져 있었다. '해마(hippocampus)'는 '기억(Memory)'를 관장하는 부위이다.

 택시 기사 뿐만 아니라 음악가들도 연습을 많이 할수록 뇌의 성능이 개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리학자 '앤더스 에릭손(Anders Ericsson)'과 그의 동료들은 베를린 음악아카데미 바이올리니스트들을 조사한 결과, 최고 수준의 연주자들은 바이올린을 처음 배운 후로 20살이 될 때까지 1만 시간이 넘도록 고된 연습을 해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10대 초반부터 스파르타식 연습을 한다고 해도, 1만 시간을 채우려면 매주 30시간씩 연습해야 한다. 반면에 조금 뛰어난 정도의 학생들은 20살까지 8000시간을 연습했고, 음악교사가 된 학생들은 4000시간 정도를 연습했다. 신경과학자 '대니얼 레비틴(Daniel Levitin)'은 이 연구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이 되려면 1만 시간의 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를 바탕으로 '아웃라이어(Outliers)'의 작가인 '말콤 글래드웰(Malcom Gladwell)'은 이것을 '1만 시간의 법칙'이라고 불렀다.

 '연습하면 완벽해진다(Practice makes perfect)'는 격언이 있다. 캐나다의 심리학자 '도널드 헵(Donald Hebb)' 박사는 '훈련을 많이 할수록 그 부분에 해당하는 뉴런들이 더욱 강력하게 연결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즉, 훈련을 많이 할수록 작업이 더 쉬워진다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