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공학 (Engineering)

광기술(Light Technology)

SURPRISER - Tistory 2021. 10. 6. 00:52

0. 목차

  1. 레이저
  2. 광섬유
  3. 섬광
  4. 느린 빛(Slow Light)

레이저 포인터(Laser Pointer)

1. 레이저

 '레이저(Laser)'란 '레이저광'을 발생시키는 장치이다. 형광등 같은 일반적인 광원에서 복사되는 빛은 진행 방향, 파장, 마루나 골의 위치가 흩어진다. 한편, '레이저광(laser light)'은 진행 방향, 파장, 마루나 골의 위치가 가지런한 빛이다.

 레이저에는 뛰어난 성질이 많다. 예컨대 일반적인 빛인 '백색광'은 렌즈로 모으더라도 파장에 따라 굴절률의 차이 등 때문에 초점이 흐려지게 된다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레이저광은 진행 방향과 파장이 모두 가지런하므로, 렌즈를 사용해 큰 에너지를 매우 작은 한 점에 모을 수 있다. 물론 엄밀하게는 레이저광도 완전히 단일한 파장이 아니라 근소하게 파장의 폭을 가지게 되며, 또 여러 파장의 빛을 내는 레이저도 있다. 하지만 백색광에 비하면 파장의 영역이 좁은 것이 보통이다.

1-1. 레이저의 원리

 '흥분 상태(들뜬 상태)'에 있는 원자는 '전자기파(빛)'을 방출하고 '바닥 상태(원래의 상태)'로 돌아간다. 이것을 '자연 방출(Spontaneous Emission)'이라고 한다. 그런데 '흥분 상태'의 원자에 빛이 닿으면 재미있는 일이 일어난다. 입사광과 같은 파장, 같은 타이밍(마루과 골이 가지런함), 같은 진동 방향(편광 방향)의 빛을 입사광과 같은 방향으로 전달한다. 이것을 '유도 방출(Induced Emission)'이라고 한다. 유도 방출된 빛은 다시 가까이 있는 '흥분 상태'의 원자를 자극해 같은 빛을 방출시킨다. 이와 같은 연쇄적인 '유도 방출'에 의해 생기는 것이 바로 '레이저광'이다. 레이저의 기초가 되는 원리인 '유도 방출'의 이론은 아인슈타인이 1916년에 발표했다.

 '레이저'가 '레이저광'을 만드는 원리는 다음과 같다. 레이저를 만들어내는 '레이저 매질(Laser Medium)'에 '섬광(flash)'을 쬐거나 전류를 흐르게 해 에너지를 가한다. 그러면 매질 중 대부분의 원자가 흥분상태가 된다. 그러면 흥분 상태의 원자가 다시 원래의 상태로 되돌아갈 때 빛을 방출하는데, 이것이 자극이 되어 연쇄적으로 유도 방출이 일어나게 된다. 빛은 '레이저 매질'의 양쪽에 설치된 거울로 반사되고 레이저 매질 속을 몇 번이나 왕복하므로, 유도 방출의 연쇄가 계속될수록 빛은 증폭된다. 한쪽의 반사경은 빛의 일부만 특수한 반사경이다. 이곳의 반사경을 통해 증폭된 레이저광이 밖으로 나간다.

 '레이저 매질(Laser Medium)' 은 '고체를 쓴 것(루비 등)', '기체를 쓴 것(탄산가스, 헬륨, 네온의 혼합 가스 등)', '반도체를 쓴 것' 등 용도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있다. 반도체 레이저는 소형화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 '광통신(Optical Communication)', '광디스크의 플레이어', '레이저 프린터(Laser Printer)' 등에 널리 사용된다.

레이저의 구조

1-2. 레이저광의 활용

1-2-1. 단단한 물체의 가공에 이용

 레이저광은 큰 에너지를 한 점에 모을 수 있는 성질을 이용해, 단단한 물체를 자유자재로 자를 수 있다. 자동차 공장 등에서 철판을 절단하거나 용접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심지어 가장 단단한 광물인 다이아몬드조차 레이저 광으로 구멍을 낼 수 있다.

1-2-2. CD, DVD

 CD나 DVD 등을 재생할 때는 비교적 낮은 출력의 레이저광을 렌즈로 가늘게 압축해 디스크의 기록 면에 쬔다. 기록 면에는 정보가 요철의 형태로 기록되어 있다. '피트(볼록한 부분)'에 레이저광이 닿으면 반사광의 세기가 약해지는 메커니즘으로 되어 있다. 따라서 '피트'의 유무로 기록된 정보를 반사광의 세기 차이로 판독할 수 있다.

 기록이 가능한 광디스크는 기록할 때 레이저광을 고온으로 쬐어 기록 막의 한 점의 물질 상태를 변화시켜 반사율을 바꾼다. 그러면 기록 막이 변화해 반사율이 바뀌게 된다. 이것이 피트와 같은 기능을 한다. 또 기록 가능한 광디스크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레이저광을 쬠으로써 '기록막에 구멍이 남', '여러 금속이 섞여 합금화함', 결정 구조가 변함', '색소가 분해됨' 등의 변화를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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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광섬유

 레이저광은 '광통신(optical communication)'에도 사용된다. '광통신'에서는 디지털 신호를 레이저광의 강약으로 표현해, 유리나 플라스틱으로 만든 '광섬유'를 통해 먼 곳까지 보낸다. 광섬유는 유리 안의 수분을 제거하는 작업 등을 통해 빛의 흡수를 억제한다. 그래서 멀리까지 전송해도 빛의 거의 약해지지 않는다. 그리고 광통신에 사용하는 레이저광은 파장이 1.3~1.6μm의 '근적외선(적외선 중에서 파장이 짧은 것)'인데, 이 파장 영역의 근적외선은 유리에 가장 흡수되지 않아 통신에 적합하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진동수가 많은(파장이 짧은)' 전자기파가 같은 시간에 보낼 수 있는 정보량이 많아진다. 휴대 전화 등의 무선 통신에는 진동수가 적은 전자기파인 전파가 사용되지만, 광통신에서는 진동수가 많은 근적외선을 이용하므로 고속 통신이 가능해진다.

2-1. 광섬유의 유형

  1. 다중 모드 계단형: 가장 단순한 광섬유인 '다중 모드 계단형'은 동심원 모양의 2층 구조로 되어 있다. 안쪽의 '코어(Core)'에는 굴절률이 큰 물질이 사용되고, 코어를 감싸고 있는 바깥쪽의 '클래드(clad)'에는 굴절률이 작은 물질이 사용된다. 코어와 클래드는 모두 투명하지만, '전반사(100% 반사되는 현상)'를 반복하므로 밖으로 새지 않고 나아간다.
  2. 다중 모든 언덕형: '다중 모든 언덕형'은 코어의 중심에서 가장 높고, 클래드에 가까울수록 굴절률이 연속적으로 낮아지는 형태이다. 이 경우, 클래드와의 경계면에서 전반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대기에서의 굴절과 마찬가지로 레이저광이 휘어져 코어에 갇힌 채 나아간다.
  3. 단일 모드형: '다중 모드 계단형', '다중 모든 언덕형'에는 레이저광에 다양한 경로가 있을 수 있다. 같은 길이의 광섬유를 나아가더라도 각각의 광선 경로에 따라 나아가는 거리가 달라지므로, 장거리를 나아가는 가운데 도착시간이 어긋나게 되어 광신호 전체로는 교란된다. 그래서 이들은 장거리 통신에는 적합하지 않다.

 그래서 '장거리 전송'에 쓰이는 것은 '단일 모드형'이다. 구조는 '다중 모든 언덕형'과 동일하지만, 코어의 지름이 5μm 정도로 매우 가늘다. '단일 모드형'에서 레이저광의 경로는 곧바로 나아가는 것뿐이다. 그래서 경로에 따른 도착 시간의 차가 생기지 않아 장거리 전송에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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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섬광

3-1. 펨토초 레이저

 '펨토초 레이저(femtosecond laser)'는 극히 순간만 빛나는 '섬광(flash)'이다. 1펨토초는 1000조 분의 1초를 의미하는 것으로, '펨토초 레이저'는 1~100펨토초 정도의 극히 짧은 시간만 빛나는 '초단 펄스광(Ultra-short pulse light)'을 발생시킨다. '펄스광(pulse light)'은 한순간만 빛나는 빛을 말한다. 카메라의 플래시가 1마이크로 초 정도인데에 비해, 펨토초의' 초단 펄스광'은 이 카메라 플래시의 10억 분의 1 정도의 시간밖에 빛나지 않는다. 단 가시광선에서는 2펨토초가 이론적인 한계이다.

3-2. 아토초 X선 펄스

 1아토초는 1펨토초의 100분의 1로, 아토초의 펄스는 앞으로 개척해나가야 할 영역이다. 아토초 동안만 빛나는 X선 펄스인 '아토초 X선 펄스(Attosecond X-ray pulse)'를 쓰면, 생물의 분자 구조를 시각화하고, 그 움직임을 매우 짧은 시간 단위로 관찰하게 될 수 있게 된다.

 '펄스(Pulse)'를 짧게 하기 위해서는, 더욱 짧은 파장을 가진 빛을 사용해야 한다. 예컨대, 파장이 500nm인 가시광선으로 펄스를 만드는 경우, 가장 짧은 펄스가 500nm보다 짧을 수는 없다. 가시광선에서는 2펨토초 정도가 그 한계이다. 그래서 아토초의 펄스는 더 파장이 짧은 X선이나 감마선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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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펨토초 레이저'의 응용 가능성

 '펨토초 레이저'는 1980년대에 개발된 후, 소형화와 고성능화를 거쳐 현재는 물리, 화학, 생명과학, 의학, 공학 등 폭넓은 분야에서 이용되고 있다.

3-3-1. 화학 반응 관측

 '펨토초 레이저'를 플래시로 사용하면, 순식간에 진행되는 화학 반응의 과정조차도 프레임 단위로 볼 수 있다. 펨토초 레이저를 사용해,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화학 반응의 많은 수수께끼가 밝혀졌다. 일반적으로 화학 반응은 '활성화 상태'라고 불리는, 에너지가 높은 중간 상태를 거치고 나서 진행된다. '활성화 상태'의 존재는 1889년에 '스반테 아레니우스(Svante Arrhenius, 1859~1927)'가 이론적으로 예언했지만, 극히 짧은 순간만에 진행되므로 직접 관측할 방법이 없었다. 그러다 1980년 후반, '펨토초 레이저'에 의해 그 존재가 직접 증명되었다. 예컨대, '시클로펜타논(cyclopentanone)'이라는 분자는 활성화 상태를 거쳐, '일산화탄소(CO)'와 두 '에틸렌(ethylene, C₂H₄)' 분자로 분해되는 과정이 '펨토초 레이저'를 사용해 밝혀졌다.

3-3-2. 살아있는 조직의 3차원 영상 촬영

 펨토초 레이저의 펄스광을 사용하면, 대상의 3차원 영상을 극히 정밀하게 촬영할 수 있다. 3차원 영상에는 매우 중요한 의학적 용도가 있다. 바로 '빛간섭단층계(OCT: Optical Coherence Tomography)'라는 분야이다. 이것은 펨토초 레이저를 사용해 살아 있는 조직, 살아 있는 세포의 3차원 영상을 촬영하는 일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서 3차원 영상을 얻을 수 있다는 걸까? 예컨대, 매우 짧은 펄스광이 피부에 닿는다고 가정해 보자. 펄스광은 피부의 표면에서 반사되지만, 펄스광의 일부는 피부 속으로 들어간다. 피부의 내부는 많은 층으로 되어있고, 피부에 들어간 펄스광은 작은 펄스광이 되어 부딪쳐 되돌아온다. 결국 반사광 안에 포함되는 이들 다양한 펄스광의 '메아리'를 통해 피부 내부의 구조를 알 수 있게 된다.

 조직의 3차원 영상 촬영은 특히 안과에서 큰 실용성을 가지고 있다. 눈의 내부에 있는 망막의 3차원 영상을 촬영할 수 있고, 조직에 문제가 없는지를 조사할 수도 있다. 물론, 이러한 실용성이 눈에 국한된 것이 아니므로, 광섬유로 레이저를 몸속에 보내면 다양한 기관의 모든 조직을 조사할 수 있다.

3-3-3. 초정밀 시계

 펨토초 레이저로 만든 극히 순간의 가시광선을 쓰면 매우 정확한 시간을 측정할 수 있다. 그러면 어떻게 가시광선으로 정확한 시계가 만들어지는 걸까?

 '진자시계 (Pendulum Clock)'는 흔들리는 무게인 진자를 시간 기록 요소로 사용하는 시계로, 모든 '진자시계'는 '진자(Pendulum)'와 '톱니바퀴'를 가지고 있다. 진자는 1초 동안의 정확한 진동수를 가지며, 톱니바퀴는 초침을 움직인다. 진자시계를 더 정확하게 만들고 싶다면, 더 높은 진동수의 진자를 써야 한다. ;한편, '수정 시계(crystal clock)'는 '진자' 대신 '크리스탈(crystal)'의 진동수를 1초의 기준으로 하여 작동하는 시계다. '수정시계(crystal clock)'는 '진자시계'보다 정확한데, 그 이유는 수정의 진동자가 1초당 더 많이 진동하기 때문이다.

 2021년 현재, 시간의 기준이 되는 것은 '세슘 원자시계(Cesium atomic clock)'이다. 그 진동수는 약 9.2GHz로, G는 10억, Hz는 진동수의 단위로 1초당 진동 횟수를 말한다. 현재 원자시계는 세슘 원자가 가지는 고유 진동수와 일치하는 마이크로파를 진자 대신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아주 약간의 오차가 있을 수밖에 없다. 실제 현재 사용하고 있는 원자시계는 수천만 년에 1초의 오차가 있다. 한편, 가시광선은 마이크로파에 비교해 10~100만 배 이상의 진동수를 가지고 있다. 즉, 가시광선을 쓰면, 10~100만 배 정도 더 정확한 시계가 되는 것이다.

3-3-4. 금속 가공

 펨토초 레이저를 사용하면, 금속에 200nm의 극히 작은 구멍을 뚫을 수도 있다. '초단 펄스광'을 만드는 것은, 빛을 짧은 시간에 압축하여 가두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짧은 시간만이 초고출력을 얻을 수 있다. 펨토초의 펄스를 쬐게 되면 물질은 원자 단위에서 뿔뿔이 흩어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물질은 불려 날아가고, 불탄 자국이 만들어진다. 하지만 펄스광의 강도가 계속되는 것은 극히 짧은 시간뿐이므로, 주위에 여분의 손상이 생기지 않는다. 따라서 매우 미세한 구멍을 낼 수 있다.

3-3-5. 광통신

 '광통신(Optical communication)'은 빛을 이용해 정보를 먼 거리로 전달하는 방법이다. 정보의 운반체로 '펨토초 레이저'를 사용하면, 광통신을 더욱 고속화할 수 있다.

3-3-6. 가속기

 '펨토초 레이저'는 원자핵물리학 분야에도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펄스광은 매우 강한 전기 마당을 가지고 있으므로, 1펨토초 이하에서 전자를 광속에 가까운 속도까지 가속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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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느린 빛(Slow Light)

 1999년, 미국 하버드 대학의 교수 '레네 하우(Lene Vestergaard Hau)'박사팀은 빛을 초속 17m까지 감속시키는데 성공하였다. 진공 속에서의 광속의 1800만 분의 1에 해당하는 빠르기다.

 '절대 온도 0K(-273.15℃)'가까이 극저온으로 냉각시킨 나트륨 원자의 '구름(보스-아인슈타인 응축체라는 가스 모양의 상태)'에 절묘하게 진동수를 조절한 '제어용 레이저광'을 쬐면, 구름에서 신기한 일이 일어난다. 이 원자의 구름에 다른 방향에서 제어용 레이저와는 다른 레이저의 펄스광을 쬐면, 펄스광의 속도가 원자의 구름 안에서만 극단적으로 느려진다. 이는 양자역학을 바탕으로 하는 특수한 효과 때문이다. 펄스광의 속도는 펄스광이 검출기까지 도달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으로부터 구할 수 있다.

4-1. 감속의 메커니즘

 감속의 메커니즘은 펄스광을 만드는 방법에 있다. 펄스광은 조금씩 파장이 다른 수많은 빛의 겹침으로써 실현된다. 다수의 파동이 겹쳐지면, 가장 큰 마루를 가진 펄스광이 생긴다. 펄스의 폭 바깥쪽은 수많은 빛의 간섭에 의해 서로 소멸된다. 수많은 파장의 빛의 속도가 모두 초속 30만 km라면, 다수의 파동이 겹쳐 강해지는 곳 즉, 펄스광도 초속 30만 km로 나아간다.

 하지만 원자의 구름 안에서는 파장에 따라 빛의 속도가 서로 달라져 있다. 이 경우, '펄스광의 정점(다수의 파동이 겹쳐 서로 강해지는 곳)'은 속도가 완전히 집중된 경우에 비해, 진행 방향의 뒤쪽에서 어긋나게 된다. 즉, 펄스광이 감속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