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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융합 발전(Nuclear Fusion Power Generation)과학(Science)/물리학 (Physics) 2021. 8. 19. 05:27
0. 목차
- '핵융합 반응'이란 무엇인가?
- 핵융합과 관련하여 우여곡절이 많았다.
- ITER
- 핵융합로의 연료
- 핵융합로
- 레이저 핵융합
- 탁상용 핵융합기

토카막(Tokamak) 1. '핵융합 반응'이란 무엇인가?
20세기의 위대한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Richard Phillips Feynman, 1918~1988)'은 '모든 것은 원자로 되어 있다(Everything is made of atoms)'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그 원자의 중심에는 '양전기(Positive Electricity)'를 띤 '원자핵(atomic nuclei)'이 있으며, 그 주위에는 '음전기(Negative Electricity)'를 띤 '전자(electron)'가 있다.
'핵융합 반응(Nuclear fusion reaction)'이란 고속으로 날아가는 원자핵끼리 충돌, 융합해 원래 있던 원자핵과는 다른 원자핵이 생기는 반응이다. '핵융합 반응'의 가장 큰 특징은 핵융합 반응 시 막대한 '열에너지(thermal energy)'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핵융합 반응이 일어날 때 발생한 막대한 에너지를 사용해 발전하는 것이 바로 '핵융합 발전(nuclear fusion power)'이다.
태양은 대부분이 수소로 이루어진 항성으로, 그 중심부에서는 소수 원자핵끼리 융합하는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고 있다. 태양은 '핵융합 반응에서 생긴 열로 빛난다. 만약, 핵융합 발전이 실현된다면, 그것은 지상에 '인공 태양(artificial sun)'을 만드는 일과 같은 것이다.

리처드 파인만(Richard Phillips Feynman) 1-2. '핵융합 발전'은 왜 필요한가?
21세기 중반이 되면 핵융합이라는 새로운 에너지원이 에너지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핵융합은 현재 당면한 문제를 영구히 해결해 줄 후보로 손색이 없다. 화력 발전에 사용되는 '화석 연료'나 원자력 발전에 사용되는 '우라늄'은 자원의 양이 한정되어 있어 장래에 고갈될 것이 우려된다. 하지만 핵융합 발전의 연료는 '중수소(Deuterium)'와 '삼중수소(Tritium)'이라는 물질로, 이들의 양은 사실상 무한하다고 생각된다. 얻을 수 있는 에너지의 양도 훨씬 많다. 또 석유와 같은 에너지 자원의 산출 장소는 지역적으로 치우쳐 있다. 하지만 '핵융합 발전'의 연료의 근원이 되는 물질은 바닷물에서 꺼낼 수 있어, 지역적으로 치우쳐 있을 가능성이 적다.
'원자력 발전'에 비해 안정성이 높은 점도 핵융합 발전의 장점이다. '핵분열 에너지'는 우라늄 원자가 둘로 쪼개지면서 이 과정에서 다량의 핵 폐기물이 양산된다. 하지만 핵융합 반응은 이상이 발생하면 과잉하게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급속하게 반응이 가라앉게 되기 때문에 '폭주'하는 일이 원리적으로 없다. 물론 핵융합 발전에서도 방사성 폐기물은 발생하지만, 원자력 발전에서 발생해 수만 년 동안 격리해야 하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에 해당하는 심각한 폐기물은 양산하지 않는다.

'핵융합 에너지' 발생 원리 1-3. E=mc²
'핵융합 반응'처럼 원자핵이 변하는 '핵반응(nuclear reaction)'은 일반적으로 화학 반응보다 압도적으로 큰 에너지를 만들어 낸다. 원자력 발전에 이용되는 '핵분열 반응(nuclear fission reaction)'도 '핵반응'이다.
핵반응에서는 반응 전의 '연료의 무게'과 반응 후 '생성물의 무게'가 일치하지 않는다. 장래에 핵융합로에서 사용될 것으로 생각되는 '반응 전(중수소 원자핵과 삼중수소 원자핵)'과 반응 후(헬륨 원자핵과 중성자)'를 비교해보면 반응 후에 약 0.4%가 가벼워진다. 이렇게 가벼워진 무게만큼 에너지로 바뀌는 것이다. '질량과 에너지가 서로 같다는 것'은 상대성 이론의 식 'E=mc² (E=에너지, m=질량, c=광속)'으로 표현된다.
일반적으로, 핵융합 반응에 의해 에너지가 발생하는 것은 '수소(H, 원자 번호 1번)처럼 '철(Fe, 원자 번호 26번)'보다 가벼운 원소의 원자핵이고, 핵분열 반응에 의해 에너지가 발생하는 것은 '우라늄(U, 원자 번호 92번)'처럼 '철(Fe, 원자 번호 26번)'보다 무거운 원소의 원자핵이다. 원자 번호가 올라갈수록 원자핵의 무게가 커진다.
2.핵융합과 관련하여 우여곡절이 많았다.
2-1. '로널드리히터'의 사기 사건
그동안 핵융합과 관련하여 온갖 뜬소문과 사기극, 실패담 등이 난무했기 때문에 일반대중들이 '핵융합'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미국과 소련이 본격적인 냉전체제로 돌입하여 수소폭탄 개발에 한창 열을 올리던 1951년, 아르헨티나의 대통령 '후안 페론(Juan Perón, 1895~1974)'은 자국의 과학자들이 태양에너지를 제어하는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했다며 대대적인 홍보를 펼쳤다. 미국과 소련의 양대 강국체제가 굳어져 가는 분위기 속에서 터져나온 이 뉴스는 곧바로 '뉴욕타임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했고, 전 세계가 충격에 휩싸였따. '후안 페론' 대통령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아르헨티나는 미국과 소련도 풀지 못한 과학적 난제르 해결했으므로 명실공히 과학선진국으로 도약한 셈이었다. 당시 '독일어를 구사한다'는 것 외에는 별로 알려진 바가 없었떤 '로널드 리히터(Ronald Ritcher)'라는 과학자는 '후안 페론' 대통령을 설득하여 아르헨티나에 부와 영광을 가져다줄 '서머트론(thermotron)'이라는 장비건설에 거금의 투자를 약속받았다. 페론은 리히터를 말을 믿고 언론에 그와 같은 내용을 발표 했던 것이다.
당시 수소폭탄 제작을 놓고 소련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던 미국의 과학자들은 페론 대통령의 주장이 넌센스라고 일축해버렸다. 원자물리학자인 '랄프 랩(Ralph Lapp)'은 한술 더 떠서 "나는 아르헨티나가 어떤 물질을 사용하는지 잘 알고 있다. 한마디로 잠꼬대 같은 소리다."라고 폄하했다. 그러자 언론은 태도를 바꿔, 아르헨티나가 제작 중이란는 폭탄을 '잠꼬대 폭탄'이라고 불렀다. 원자물리학자인 '데이비드 릴리엔탈(David Lilienthal, 1899~1981)'은한 기자가 '실낱같은 가능성이라도 있는 거냐?'라고 묻자 '실낱보다 가늘다'고 잘라 말했다.
국제 언론들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후안 페론' 대통령은 "미국과 소련이 아르헨티나를 질투하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그러나 다음해에 '후안 페론' 대통령의 대변인이 '로널드 리히터'의 연구실을 방문했을 때 사건의 전말이 들어났따. 대변인이 도착하자 리히터가 불안감을 이기지 못하여 산소탱크로 연구실의 문을 폭파시킨 것이다. 또한 그는 원자로에 주입할 목적으로 다량의 화약을 주문해놓은 상태였다. 사람들은 '로널드 리히터'의 정신상태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조사관이 검증을 위해 라듐조각을 리히터의 '복사계수기' 바로 옆에 갖다놓았을 때에도 아무런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 알고 보니 모든 것이 철저하게 꾸며진 사기극이었던 것이다. 결국 '로널드 리히터'는 정부를 기만한 죄로 재판에 재판에 회부되었다.
반응형2-2. '스탠리 폰즈'와 '마틴 플라이슈만'의 저온핵융합 사기 사건
그러나 핵융합과 관련된 가장 유명한 사건은 아마도 '스탠리 폰즈(Stanley Pons)'와 '마틴 플라이슈만(Martin Fleishman)' 사건일 것이다. 유타대학의 잘나가는 화학자였던 두 사람은 1989년에 상온에서 작동되는 '저온핵융합(cold fusion)' 기술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팔라듐(Pd)'을 물속에 담그면 어떤 마술 같은 반응이 일어나면서 수소원자들이 응축되어 핵융합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 모든 장치를 책상에 올라갈 정도로 작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들의 발표로 전 세계는 발칵 뒤집혔다. 거의 모든 신문들은 '저온핵융합'은 1면 머릿기사로 다뤘고, 저널리스트들은 "드디어 에너지 위기가 끝나고 무한에너지 시대로 돌입하게 되었다"며 사방에서 팡파르를 울렸다. '유타 주(미국 서부의 주. 콜로라도, 와이오밍, 네바다, 뉴멕시코, 아이다호, 애리조나 등으로 둘러싸여 있음)'는 저온핵융합 연구소 건립기금으로 500만 달러를 내호았으며, 일본의 자동차 생산업체들도 수백만 달러를 투자했따. 돌이켜보면 저온핵융합은 과학이론을 넘어 하나의 종교처럼 퍼져나갔던 것 같다.
'로널드 리히터'와 달리 '스탠리 폰즈'와 '마틴 플라이슈만'은 학계에서 인정받는 과학자였기에, 자신이 얻은 결과를 기꺼이 다른 과학자들과 공요하겠다며, 모든 실험장비와 데이터를 공개했다. 그러자 곧바로 문제가 발생했다. 이들이 공개한 실험장치는 너무나 단순하여 수많은 연구팀들이 검증을 시도했는데, 대부분이 '핵융합'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그러나 아무 드물게 실험에 성고했다고 주장하는 팀이 있었으므로 이론 자체를 폐기할 수도 없었다. 마침내 물리학자들이 두 팔을 걷어붙이고 본격적인 검증에 나섰다. 이들은 폰즈와 플라이슈만의 방정식을 검토하다가 몇 가지 결함을 발견했다.
- 첫째, 폰즈와 플라이슈만의 주장이 옳다면 이들은 다량의 중성자복사에 노출되어 이미 죽었어야 한다. (전형적인 핵융합반응에서는 두 개의 수소원자핵이 강하게 부딪히면서 막대한 에너지와 중성자가 생성되고, 수소원자는 헬륨으로 변한다). 그런데 '폰즈와 플라이슈만은 아직 멀쩡하게 살아 있으므로, 실험이 성공했을 리가 없다는 것이다. 만일 이들이 저온핵융합에 성공했다면
- 둘째, 폰즈와 플라이슈만이 발견한 것은 열핵반응이 아니라 화학반응일 가능서이 높다.
- 셋째, 팔라듐은 핵융합이 일어날 정도로 수소원자들을 압축시키지 못한다. 양자역학의 법칙이 그것을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와 관련된 논쟁은 이후에도 계속되었다. 실험에 성공했다는 주장이 간간히 들려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도 항상 성공한 것은 아니다. 아주 많이 양보해서 이들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해도 '아주 가끔' 성공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과학은 '재현 가능성', '검증가능성', '반증가능성'에 기초한 학문이므로 어쩌다 운이 좋으면 성공하는 실험은 과학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그것을 굳이 과학으로 인정받으려면 최소한 '실험에 실패하는 원인'이라도 규명해야 한다.
반응형3. ITER
3-1. 국제 핵융합 실험로 'ITER'
'핵융합 발전'의 실현을 위해, 2006년부터 중국, EU(유럽연합), 인도, 일본, 한국, 러시아, 미국의 7개 나라는 이전에 없던 규모로 '국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7개의 나라는 전 세계 GDP의 70%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이 프로젝트가 얼마나 거대한 프로젝트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프랑스 남부의 '카다라슈(Cadarache)'라는 곳에는, 지름과 높이 모두 약 30m에 이르는 인류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핵융합 실험 장치, '국제 열핵융합 실험로(ITER: International Thermonuclear Experimental Reacter)'가 건설되고 있다.
ITER의 목적은 '핵융합 발전(핵융합 에너지를 이용한 발전)'을 실현하는 것이다. 잘 되면, '5억W(5억 와트)'의 출력을 장시간에 걸쳐서 실현할 수 있다. 다만, ITER은 '실험로'이므로 기본적으로 발전은 하지 않으며, ITER 이후에는 '원형로(prototype reactor: 최초로 만들어진 원자로)', 실용로로 이어진다. 일반적으로 원형로에서 전망이 좋으면 출력 및 규모가 보다 커지는 실증로, 실용로라는 단계를 거쳐 개발이 추진되어 나간다. 원형로 이후의 계획은 불투명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연구자들은 순조롭게 되면, 2030년경에 발전이 실제 증명되는 '실증로'의 건설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있고, 21세기 중반에는 실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보고 있다.

건설중인 ITER 3-2. ITER는 어떻게 계획되었나?
독일 태생의 미국 물리학자 '한스 베테(Hans Bethe, 1906~2005)' 등은 1939년에 태양을 비롯한 항성의 에너지원이 '핵융합 반응'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 후 지상에 '인공 태양'을 만들어 '핵융합 에너지'를 발전에 이용하려는 연구가 1940년대부터 각국에서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연구자들은 여러 방식의 장치를 개발했는데, 그중 1950년경에 러시아에서 개발된 '토카막(Tokamak)' 방식의 장치가 핵융합 연구의 주류가 되었다. 참고로 ITER도 토카막 방식이다. '토카막' 방식의 장치는 대형일수록 성능이 향상되기 때문에, 기초 연구 단계에서 실용화를 눈앞에 둔 연구 개발 단계로 진행됨에 따라 대형화된다.
'핵융합 발전'의 국제 연구 계획이 출발한 것은 1985년,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Ronald Reagan, 1911~2004)' 대통령과 소련의 '미하일 고르바초프(Mikhail Gorbachev, 1931~)' 서기장의 정상 회담이 시작되면서부터이다. 여기에 유럽과 일본이 합류해 ITER 계획이 발족되었고, 미국의 이탈과 재합류 그리고 이후 중국, 인도, 한국의 합류를 거쳐 현재의 7개국 대표 체제가 되었다.
반응형3-3. 핵융합이 어려운 이유
ITER은 자기장을 이용하여 수소 기체를 서서히 압축시킨다. ITER은 텅 빈 거대한 철제 도넛처럼 생겼는데, 바깥 표면에는 자기장을 생성하는 자기 코일이 설치되어 있어서, 도넛의 내부에 주입된 수소 기체가 외부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준다. 온도를 충분히 낮추면 코일이 초전도체가 되는데, 이때 엄청난 양의 전기 에너지를 코일에 투입하면 강한 자기장이 형성되고 도넛 내부에 있는 수소 플라즈마는 이 자기장 속에 갇히게 된다. 그리고 도넛 내부에 전류를 공급하면, 플라즈마의 온도가 별의 중심부와 비슷한 수준까지 상승한다.
'자기 호리병(Magnetic Bottle)'을 이용한 핵융합은 새로운 이론이 아니다. 이 아이디어는 1950년대에 이미 제안되어 있었다. 그런데 핵융합에너지를 상업화하는 데 왜 이렇게 오랜 세월이 걸리는 것일까? 문제는 '자기장'이다. 수소 기체 덩어리가 조금이라도 튀어나오거나 들어간 곳 없이 균일하게 압축되도록 자기장을 조절해야 하는데, 이것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예를 들어 한껏 부푼 풍선을 손으로 눌러 고르게 압축시킨다고 해보자. 골고루 누르려고 해도 손이 닿은 곳만 압축되고, 나머지 부분은 손가락 사이로 부풀어 오를 것이다. 손의 위치를 바꿔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것은 원리를 안다고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문제의 근원은 물리학이 아니라 공학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이상하지 않은가? 우주에 있는 별들은 처음 압축될 때 아무런 문제도 없지 않았던가? 우주에서는 별이 그토록 쉽게 생성되는데, 지구에서는 왜 이렇게 어려운 것일까? 별을 압축시키는 힘은 중력이고, 인공 핵융합은 힘은 '전자기력'이니, 이 질문에 대해 답하려면 '중력'과 '전자기력'의 차이부터 알아야 한다.
'중력은 뉴턴의 주장대로 오직 끌어당기는 힘밖에 없다. 그러므로 별의 경우에는 수소 기체의 중력이 거리에 따라 균일하게 작용하여 완벽한 구를 형성한다. 모든 별과 행성들이 구형을 띠고 있는 것도 이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전기전하에는 '플러스(+)'와 '마이너스(-)' 두 종류가 있다. 예를 들어 음전하만 모아서 공처럼 동그랗게 뭉쳐 놓으면 '서로 밀어내는 힘(척력)'이 작용하여 모든 방향으로 산산이 흩어질 것이다. 그러나 하나의 양전하와 하나의 음전하를 가까이 모아놓으면 '전기쌍극자(electric dipole)'가 형성되고, 이로부터 거미줄과 비슷하게 생긴 다소 복잡한 전기장이 만들어진다. 이와 비슷한 원리로 자기장도 쌍극자를 형성할 수 있다. 그래서 도넛 모양의 용기 내부에서 뜨거운 기체를 균일하게 압축시키는 것은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다. 실제로 여러 개의 전자들이 만드는 전기장이나 자기장을 그림으로 표현하려면 슈퍼컴퓨터를 동원해야 한다.
요점은 다음과 같다. '중력'은 오직 인력으로만 작용하기 때문에 기체를 구형으로 균일하게 압축시킬 수 있다. 그래서 별은 아주 쉽게 형성된다. 그러나 '전자기력'은 인력과 척력 두 가지가 있어서 기체를 압축했을 때 복잡한 형태로 볼록하게 튀어나오기 때문에 융합을 제어하기가 매우 어렵다. 핵융합이 지난 50년 동안 진도를 나가지 못한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반응형4. 핵융합로의 연료
4-1. 플라스마(plasma)
보통의 경우, 원자핵은 전자로 덮여있기 때문에, 원자끼리 충돌시킨다 해도 원자핵끼리는 충돌하지 않는다. 핵융합 반응은 '원자핵'끼리 충돌, 융합되는 것이기 때문에, 핵융합 반응'을 원한다면 원자핵 주위에 전자가 존재하지 않는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 즉, 원자핵을 알몸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렇게 생긴 전자와 원자핵이 흩어져 날아다니는 상태를 '플라스마(plasma)'라고 한다.
원자핵을 알몸으로 만드는 방법 중 하나는 물질을 고온으로 만드는 것이다. 고온이 될수록, 원자와 분자가 격렬하게 움직인다. 기체는 원자 또는 분자가 고속으로 날아다니는 상태이다. 그런데 기체의 온도가 수천 ℃가 되면, 원자나 분자끼리 충돌하는 힘이 강해져서, 전자가 원자나 분자로부터 떨어져 나오게 된다. 플라스마는 고체, 액체, 기체에 이어 '제4의 물질 상태'라고 말할 수 있다.
태양의 대부분은 '수소 플라스마'로 되어있다. 사실 태양 말고도 우주 물질의 99%이상은 플라스마 상태이다. 이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우주에서는 오히려 플라스마가 일반적이고, 고체, 액체, 기체가 더 적은 쪽에 속한다. 불꽃도 일부는 플라스마이다. 또 형광등의 내부에는 수은 증기가 방전에 의해 플라스마가 되고, 플라스마에서 나오는 자외선이 내벽에 칠해진 형광 물질에 부딪침으로써 빛나게 된다. '번개(lightning)', '오로라(aurora)'도 플라스마의 발광이다.
4-2. 초고온 (1억 ℃ 이상)
모든 원자핵은 양전기를 띠고 있으므로, 원자핵끼리 접근시키면 반발력이 생긴다. 이는 자석의 N극끼리 서로 반발하는 것과 같다.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려면, 원자핵의 속도가 이 전기적인 반발력을 이길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원자핵이 날아가는 속도가 느린 상태에서는 원자핵끼리 서로 반발해 충돌할 수 없다. 즉, '플라스마'의 온도가 올라갈수록 원자핵의 속도도 빨라지므로, 플라스마를 고온으로 만들어야 '핵융합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핵융합 반응으로 발전을 하려면 1억 ℃ 이상의 고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온도가 1억 ℃이고 핵융합 발전 연료가 '중수소 원자핵'인 경우, 원자핵의 속도는 초속 1000km나 된다. 참고로 상온에서 공기의 분자 속도는 초속 300m 정도라고 한다.
하지만 핵융합 반응을 하는 데, 반드시 1억℃ 이상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중심부에서는 수소의 원자핵 4개가 융합해 헬륨 원자핵 1개가 생기는 핵융합이 일어나고 있는데, 태양 중심부의 온도는 약 1500만℃로 1억℃와 비교하면 저온이라고 할 수 있다. 비교적 저온인 태양의 중심부에서 '핵융합 반응'이 일어날 수 있는 이유는, 태양의 중심부는 중력에 의해 강하게 압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고밀도이기 때문에 원자핵끼리 접근할 기회가 많기 때문에, 비교적 저온이어도 핵융합 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
핵융합 발전의 경우, 지상의 대기 밀도의 10만 분의 1 정도라는 극히 희박한 플라스마를 사용하게 된다. 일상적인 감각에 의하면 핵융합로는 진공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저밀도이지만, 핵융합 발전할 때의 압력은 초고온이므로 3~4기압 정도가 된다. 이 같은 희박한 플라스마에서는 원자핵끼리 접근하는 빈도가 적어서, 핵융합 발전을 하려면 플라스마의 온도를 극단적으로 높여야 한다.
그러면 1억 ℃의 온도는 달성 가능한 온도일까? 사실, 핵융합 실험에서 플라스마의 최고 온도 기록은 이미 1억 ℃를 훨씬 넘겼다. 일본의 핵융합 실험 장치 'JT-60(Japan Torus-60)'은 1996년에 5.2억 ℃라는 온도를 달성하였다. 다만, 경제적으로 채산이 맞는 핵융합로를 건설하려면, 고온만으로는 안된다. 플라스마의 온도와 밀도를 같이 높여, 플라스마의 열이 밖으로 달아나는 것을 막아야 즉, 보온 성능을 높여야 한다.

JT-60(Japan Torus-60) 4-3. '중수소'와 '삼중 수소'
장래의 핵융합 발전에 사용될 연료는 '중수소(Deuterium)'와 '삼중수소(Tritium)'이라는 물질이다. 이들은 일반적인 수소인 '경수소(Protium)'와 화학적인 성질은 같지만, 원자의 질량이 다른 '동위 원소'이다. '동위 원소'란 핵을 이루는 '중성자(Neutron)'의 수는 다르지만 '양성자(Proton)'의 수는 같아서 원자번호가 같고 화학적 성질도 같은 원소를 말한다. 화학적인 성질이 같기 때문에 예컨대, '중수소'나 '삼중수소'로도 '물 분자(H₂O)'를 만들 수도 있다. '중수소'와 '삼중수소' 모두 수소 무리이며, '동위 원소(Isotope)'이다.
가장 일반적이고 단순한 원자핵인 '경수소(Protium)'의 '원자핵'은 양성자 하나만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중수소(Deuterium)'의 '원자핵'은 양성자 하나에 중성자 하나가 붙은 것이며, '삼중수소(Tritium)'의 '원자핵'은 양성자 하나에 중성자 둘이 붙은 것이다. 이 가운데 '삼중수소(Tritium)'는 'β선(베타선)'이라는 방사선을 방출하는 방사성 물질로, 반감기는 12.3년이다. 방사성 물질은 외부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안전하게 관리해야 한다.

수소의 '동위 원소' 4-3-1.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쓰는 이유
사실, 핵융합 반응은 원리적으로 여러 가지 원자핵 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다. 그러면 수소 중에서도 하필 왜 중수소와 삼중수소로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려 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전기적인 반발력이 경수소, 중수소, 트리튬을 사용한 조합 중에서 가장 핵융합을 잘 일으키기 쉬운 경우가 '중수소(Deuterium)'와 '삼중수소(Tritium)'의 조합이기 때문이다. 중수소와 삼중수소의 핵융합 반응 전후의 질량 감소량은 '우라늄 235'의 핵분열 반응보다 크다. 그래서 발생하는 에너지도 핵분열보다 커진다.
원자핵은 양전기를 띠는데, 수소의 원자핵은 양성자가 하나밖에 없기 때문에 원자핵 사이에 작용하는 반발력이 더 적다. 다른 원자핵들로 '핵융합 발전'을 일으키려면 플라스마의 온도를 몇 배나 더 올려야 하며, 수소처럼 가벼운 원소끼리의 핵융합으로 발생하는 에너지가 무거운 원소끼리의 핵융합으로 발생하는 에너지보다 더 크다. 예컨대, '탄소(C, 원자 번호 6번)' 원자핵은 양성자를 6개 가지고 있으므로, 수소 무리인 경우와 비교해 '36배(6×6배)'의 전기적 반발력이 작용하므로 핵융합이 어렵다. 전기적인 반발력은 원자핵이 가진 전기의 양에 비례한다.
그러면 수소 중에서도 하필 왜 중수소와 삼중수소로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려 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전기적인 반발력이 경수소, 중수소, 트리튬을 사용한 조합 중에서 가장 핵융합을 잘 일으키기 쉬운 경우가 '중수소'와 '삼중수소'의 조합이기 때문이다.
- 중수소 얻기: 먼저 중수소는 전체 수소의 0.015%의 비율로 자연계에 존재한다. 중수소는 특히 바닷물에 많다. 그렇기 때문에 물에서 '중수(heavy water: 중수소 원자를 포함한 물 분자. 즉, 보통의 물보다 분자량이 큰 물)'를 화학적으로 분리하고, 중수를 전기 분해하면 중수소를 얻을 수 있다.
- 삼중수소 얻기: 자연에 존재하는 '삼중수소'는 매우 적어서, 물에서 분리하는 방법으로는 충분한 양을 얻을 수 없다. 하지만 '리튬(Li, 원자 번호 3번)'을 사용해서 핵융합로에서 인공적으로 만들어 낼 수는 있다.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핵융합을 일으키면 헬륨 원자핵이 생기는데, 이때 부산물로 중성자가 생성되어 플라스마에서 뛰쳐나온다. 고속으로 날아가는 중성자는 방사선의 일종으로 물질을 잘 관통한다. (물론 두터운 벽이 있으면, 차단은 할 수 있다.) 핵융합로의 벽 안에 리튬을 함유한 세라믹을 배치해 두면, 거기에 핵융합 반응으로 생성된 중성자가 날아와 다른 핵반응이 일어나서 '삼중수소'가 만들어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삼중수소(Trituim)'은 핵융합로의 연료로 이용된다.

5. 핵융합로
5-1. 핵융합로의 메커니즘
1억 ℃ 이상의 플라스마를 그대로 넣어 두는 용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플라스마가 노의 벽에 직접 닿으면 플라스마가 즉시 식으며, 노의 벽도 손상을 입기 때문이다. 그래서 '핵융합 발전'에서는 일단 진공으로 한 용기 안에 연료인 플라스마를 넣고 '자기력선(Magnetic field line)'의 작용으로 떠오르게 하여, 용기의 벽에 플라스마가 직접 닿지 않도록 한다. 이와 같은 '핵융합로(Nuclear Fusion Reactor)'를 '자기장 밀폐 방식'이라고 한다. 1억 ℃ 이상이라고 해도, 핵융합로에서의 플라스마의 밀도는 10만 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서 플라스마의 열이 한꺼번에 노의 벽으로 이동해도 벽의 표면이 녹는 손상은 생길 수 있지만, 용기 전체가 녹아내리는 경우는 없다.
연료인 중수소와 삼중수소의 원자핵이 핵융합을 일으키면 헬륨 원자핵과 중성자가 생긴다. 그러면 헬륨 원자핵은 자기력선의 작용으로 플라스마 안에 머무르지만, 중성자는 플라스마에서 튀어나와 용기 안쪽의 '블랭킷(Blanket)'이라 불리는 벽에 부딧친다. 그 결과, 블랭킷에 열이 발생해 고온이 된다. 플라스마가 직접 노의 벽을 따뜻하게 한다기보다는 주로 중성자가 노의 벽을 따뜻하게 하는 것이다.
블랭킷 내부에는 냉각수의 배관이 지나고 있어서 냉각수가 따뜻해진다. 이때 물의 온도는 수백 ℃가 되지만 압력을 걸어 끓어오르지 않도록 한다. 이 냉각수로 다른 계통의 물을 덮여 고온의 수증기 흐름을 만들고, 그 흐름으로 터빈을 돌려 발전이 된다. 열을 사용해 터빈을 돌리는 메커니즘은 화력발전이나 원자력 발전과 같다.
미래에는 핵융합로에서 발생하는 강한 열을 이용해 물에서 수소를 제조하는 방법도 생각된다. 수소는 가정용이나 자동차용 전원으로 사용되는 '연료 전지(수소를 사용해서 발전하는 장치)'등에 이용된다. 핵 융합로가 수소 사회의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게 될지도 모른다. 핵융합 반응에 의해 생긴 '헬륨(He)'은 더 이상 타지 않는 '재'이므로, 남은 연료 가스와 함께 배기된다. 배기가스에서는 재이용할 수 있는 연료 가스를 분리해 다시 노 안에 공급한다.

핵융합 발전소의 구조 5-2. 플라스마는 자기력선으로 조종
5-2-1. 자기력선①
플라스마가 용기 안에서 떠오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바로 '자기력선'이다. 자기력선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자석이나 전류 주위에 생기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플라스마 안의 전자와 원자핵은 자기력선에 휘감기면서 나아가는 성질이 있다. 그래서 닫힌 원형의 자기력선을 만들어주면 원리적으로는 전자와 원자핵이 원형 자기력선을 따라 끝없이 휘감긴다. 원형 자기력선을 만들려면, 코일을 도넛을 감는 모양으로 배치해 전류를 흘려주면 만들 수 있다. 이렇게 생긴 자기력선을 '자기력선①'이라고 하자.
하지만 이런 코일 배치에서는, 도넛 안쪽의 코일 간격은 짧고 바깥쪽의 코일 간격은 넓어진다. 그러면 안쪽일수록 자기력선도 빽빽해진다. 이렇게 자기력선에 빽빽함과 성김이 있으면, 플라스마(전자와 원자핵)를 도넛의 바깥쪽으로 밀어내는 힘이 발생한다. 그 결과, 플라스마(전자와 원자핵)은 밖으로 누출된다. 그래서 이러한 방법으로는 플라스마를 떠오르게 유지할 수 없다.
5-2-2. 자기력선②
그래서 1905년경, 초기의 핵융합 연구자들이 생각한 것이 뒤틀린 '자기력선 바구니'를 만드는 방법이다. 즉, 도넛 모양의 자기력선을 어떤 방법으로 뒤틀어 주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자기력선의 빽빽함과 성가심이 균일해져서, 플라스마를 밖으로 밀어내는 힘이 발생하지 않는다. 그 결과, 플라스마는 같은 장소에 뜬 상태로 도넛 안을 끝없이 돌게 된다. 그러면 뒤틀린 '자기력선 바구니'를 만들 수 있을까?
철심에 도선을 감아서 전류를 흘리면, 전자석이 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따라서 도넛 모양의 플라스마에 전류를 흘리면 도넛을 감는 모양으로 자기력선이 생긴다. 이렇게 생긴 자기력선을 '자기력선②'라고 하자. 이렇게 만든 '자기력선①'과 '자기력선②'을 합치면, 자기력선이 '나선(helix)'을 그리듯이 뒤틀려 만들어지고 플라스마가 떠오른 채 유지된다. 이런 식으로 '플라스마'에 전류를 흘림으로써 뒤틀린 '자기력선 바구니'를 만들어, 플라스마를 용기 안에 떠올린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바로 '토카막(Tokamak)'방식이다. 참고로 ITER도 토카막 방식이다.


5-2-3. 어떻게 플라스마에 전류를 흐르게 하나?
그러면 어떻게 해야 플라스마에 전류를 흘릴 수 있을까? 수억 ℃의 플라스마에 도선을 연결해 전원에 접속하는 것은 아니고, '전자기 유도'를 사용한다. '전자기 유도(Electromagnetic Induction)'란 전원에 연결되어 있지 않은 코일에 자석을 집어넣으면, 코일에 전류가 흐르는 현상이다.
토카막 방식의 장치에서는 도넛의 중심에 전자석인 '중심 솔레노이드 코일(Central Solenoid Coil)'을 둔다. 이 코일에 흐르는 흐르는 전류를 서서히 크게 하면, 자석을 집어넣는 것과 같은 효과(도넛의 구멍을 관통하는 자기력선이 증대)를 얻게 된다. 그 결과, 도넛 모양의 플라스마에 전류가 흐른다.


전자기 유도(좌), 토카막(우) 5-3. 플라스마의 가열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려면 플라스마를 1억 ℃ 이상까지 온도를 올려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플라스마를 이렇게 초고온으로 만들 수 있을까? 플라스마를 가열하는 방법에는 크게 4가지 방법이 있다.
5-3-1. 전류에 의한 가열
물질에 전류를 흘리면 열이 발생한다. 토카막 방식에서의 핵융합로에서는 플라스마에 전류를 흘리므로, 이 전류에 의해 열이 발생한다. 전류란 전자나 이온(원자핵)이 일정한 방향으로 흐르는 것이다. 전자와 원자핵은 부호가 반대이므로 흐르는 방향도 반대이다. 그런데 전자와 원자핵이 충돌하는 경우가 있어, 이것이 발열의 원인이 된다. 전류에 의한 발열은 '전기 저항(전기가 흐르기 어려운 정도)'가 작을수록 약해진다. 그런데 플라스마는 고온이 될수록 전기 저항이 작아지는 성질이 있어, 이 방법으로는 2000만℃까지 가열할 수 있다. 그리고 이다음 방법으로는 '고주파 가열'과 '중성입자 빔 가열'을 사용한다.
5-3-2. 고주파 가열
'고주파 가열'은 전자레인지의 가열과 비슷한 방법이다. 전자레인지는 식품에 포함된 물 분자를 가열하는데 적합한 주파수의 전자기파를 비춘다. 전자레인지의 경우 '마이크로파'를 비춘다. 마찬가지로 핵융합로에서의 플라스마 안의 전자 또는 원자핵을 가열하는데 적합한 주파수의 전자기파를 비추는 것이다.
핵융합로에서 전자기파에 의한 가열은 '전자(Electron)'용 장치와 '원자핵(이온)'용 장치가 따로 있다. 이는 각각을 가열하는 데 최적의 전자기파 주파수가 다르기 때문이다.
5-3-3. 중성 입자 빔 가열
'중성 입자 빔 가열(Neutral Particle Beam Heating)'은 가속한 연료의 원자로 만든 빔을 플라스마에 부딪치는 방법이다. 연료로는 '중수소' 원자를 사용하며, 빔은 많은 입자의 고속의 흐름이다. 빔을 만들려면 중수소를 전기를 띤 이온으로 한다. 이온의 경우, 전압을 걸면 쉽게 가속시킬 수 있다. 다만 이온 상태에서는 노 안의 자기력선의 상호 작용으로 힘을 받아, 진행 방향이 휘어지므로, 제대로 가열할 수가 없다. 그래서 충분히 가속한 이온을 중성의 가스 안을 지나도록 하는 등의 방법을 써서 중성 원자로 되돌리고 나서(전기를 빼앗고 나서) 플라스마에 입사한다.
5-3-4. 핵융합 반응에 의한 가열
플라스마가 충분히 가열되면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기 시작하므로, 그때 발생하는 열로 플라스마가 가열된다. 그러면 핵융합 반응에 의해 발생하는 열만으로도 플라스마의 온도를 충분히 유지할 수 있게 되어 외부로부터의 가열이 필요 없어진다. 이런 상태를 실현하기 위한 조건을 '자기 점화 조건'이라고 한다. 단, 토카막 방식에서는 '자기 점화 조건'을 만족시켜도 고주파 가열 장치나 중성 입자 빔 가열 장치를 어느 정도 가동해야 한다. 그 이유는 위에서도 말했듯이 플라스마에 전류를 계속 흘릴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고주파의 전자기파나 중성입자 빔은 입사 방향 등을 잘 고르면 특정 방향으로 원자핵이나 전자의 운동을 촉진하여, 플라스마에 전류를 흘릴 수 있다.
핵융합 반응에 의한 가열의 메커니즘은 다음과 같다. 중수소 원자핵과 삼중수소 원자핵이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면 '헬륨 원자핵'과 '중성자'가 생긴다. 그런데 중성자는 자기력선에 의해 가두어지지 않아 플라스마밖으로 나오지만, 헬륨 원자핵은 전기를 띠고 있어 자기력선에 붙잡혀 플라스마 안에 머물러 있게 된다. 이 고속의 헬륨 원자핵이 주위의 원자핵이나 전자와 충돌함으로써 플라스마의 온도가 올라간다. 핵융합 반응으로 생기는 에너지 가운데 약 80%는 중성자가 가져나가고, 나머지 20%는 헬륨 원자핵에 전해진다.

ITER 6. 레이저 핵융합
ITER는 자기력에 의해, 수소 기체를 압축한 '플라스마'를 가두어 1억 ℃ 이상까지 가열해 핵융합을 일으키려는 것이다. 이것을 '자기 밀폐 핵융합'이라고 한다. 한편, '레이저(laser fusion)'를 이용해 핵융합을 실현하려는 '레이저 핵융합(laser fusion)' 연구도 있다. 이것을 '관성 밀폐 핵융합(inertial containment fusion)'이라고 부른다. '레이저 핵융합'의 대표적인 예는 공 모양의 굳은 연료를 향해 사방팔방에서 강한 레이저를 집중적으로 비추어, 순식간에 연료를 가열·압축해, 연료의 중심에서 핵융합을 일으키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레이저 핵융합의 '중심 점화 방식'이라고 불린다. 이 방법에서는 1억 ℃ 이상의 고온과 동시에, 연료가 고체 밀도의 1000배 이상에 이르러야 한다. 간단히 말하자면 지구에서 가장 강력한 레이저를 발사하여 실험실 안에 초소형 태양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네오디뮴(Nd)'을 이용한 '고체 레이저'를 한 지점에 집중적으로 발사하여 별의 중심부와 비슷한 온도를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이 레이저는 대규모 공장만큼 덩치가 클 뿐만 아니라, 긴 터널을 통해 평행한 레이저빔을 계속 발사하려면 배터리도 엄청나게 커야 한다. 어쨋거나 이 정도 출력을 가진 레이저를 여러 개의 작은 거울에 반사시켜서 레이저빔이 구의 중심으로 집중되도록 만든다. 작은 거울은 구형으로 배치되어 있으며, 구의 중심부에는 '다량의 수소를 함유한 작은 알갱이(구체적으로는 수소폭탄의 활성요소인 중수소화리튬으로 만든 물질)'이 놓여 있다. 이 알갱이의 크기는 바늘 구멍 정도로, 무게는 약 0.01g정도면 된다.
강력한 레이저빔이 알갱이를 달구면 표면이 기화되고, 알갱이의 압력은 높아진다. 여기에 레이저빔을 계속 발사하면 알갱이가 붕괴되면서 강한 충격파가 중심부까지 전달되어, 순식간에 온도가 수백만 도까지 치솟는다. 이 정도면 수소 원자핵이 융합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온도이다. 핵융합이 일어나기 위해 요구되는 최소한의 온도와 압력 조건을 '로슨의 기준(Lawson's criterion)'이라고 하는데, 초고온의 알갱이는 이 조건을 모두 만족한다.
'관성 밀폐 핵융합'이 일어나면 중성자를 포함한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외부로 방출된다. 중심부의 알갱이에서 빠른 속도로 방출된 중성자가 용기의 내벽을 때리면 온도가 상승하고, 이 열로 물을 끓여서 얻은 수증기로 터빈을 돌리면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6-1. 레이저 핵융합 프로젝트
'레이저를 이용한 핵융합'은 1978년에 캘리포니아의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LLNL: Lawrence Livermore National Laboratory)'에서 처음 시도되었다. 이때 사용된 '시바 레이저(Shiva Laser)'동시에 12개의 레이저빔을 생성하는 초강력 레이저였다. '시바 레이저'는 레이저빔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사되는 특징을 잘 반영한 이름이다. '시바'는 힌두의 신화에 등장하는 여신으로, 여러 개의 팔을 갖고 있다. 당시 '시바 레이저'의 성능은 다소 실망스러운 수준이었으나, 레이저를 이용한 핵융합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그 후 '시바 레이저'는 출력이 10배로 향상된 노바 레이저(Nova Laser)'로 대치되었다. 결국 '노바 레이저'도 알갱이를 점화시키는데 실패했지만, 이 실험은 1997년에 LLNL에 건설되기 시작한 '국립 점화 시설(NIF: National Ignition Facility)'의 모태가 되었다. 2009년에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한 NIF는 총 700조 와트의 출력으로 192개의 레이저빔을 발사하는 괴물 같은 장치로, '수소를 함유한 알갱이'를 점화시켜 핵융합을 구현하는 최첨단 레이저 시스템이다.
반응형6-1-1. 미국의 NIF
미국은 ITER과는 별개로 독자적으로 '국립 점화 시설(NIF: National Ignition Facility)'를 운영하고 있다. ITER은 자기장을 이용하여 '수소 기체'를 서서히 압축시키는 반면, NIF는 초소형 '다량의 수소를 함유한 작은 알갱이(구체적으로는 수소폭탄의 활성요소인 중수소화리튬으로 만든 물질)'를 레이저로 빠르게 붕괴시킨다.
NIF 원자로는 수소폭탄과 구조가 비슷하기 때문에 군사용 핵탄두를 주로 개발하는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에 설치되어 있다. NIF 원자로에는 넓이가 축구장의 3배에 달하고 높이는 10층 건물과 맞먹는 거대한 시설 속에 192개의 대형 레이저가 설치되어 있다. 이것은 세계 최대의 레이저 시스템이다. 여기서 발사된 레이저 빔은 긴 터널을 거쳐 거울에 반사된 후 중수소와 삼중수소로 만들어진 바늘 끝의 한 샘플에 집중된다. 500조 와트의 레이저빔이 맨눈으로 보일까 말까 한 작은 표적에 집중되면 온도가 1억 도까지 올라가는데, 이것은 태양의 중심부보다 높은 온도이다. 그러면 작은 샘플의 표면이 순식간에 기화되면서 충격파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샘플의 내부에서 핵융합 반응이 일어난다.
레이저 핵융합기는 일말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정교한 장치이다 192개의 레이저는 바늘 끝만한 샘플 덩어리가 균일하게 '내파'되도록 정확하게 조준되어야 한다. 위치뿐만 아니라 시간도 중요하여, 192개의 레이저빔은 300억 분의 1초라는 오차 범위 안에서 동시에 도달해야 한다. 위치와 시간이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열이 비대칭적으로 발생하여 일정하게 내파되지 않고 '외파(특정 방향으로 폭발)'을 일으킨다. 물론 이런 경우에는 핵융합이 일어나지 않는다. 샘플의 표면이 완벽한 구형에서 50nm 이상 어긋나도 균일한 내파가 일어나지 않는다. 이와 같이 레이저핵융합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레이저빔의 정확한 조준'과 '샘플의 균일성'이다.
NIF의 핵융합 원자로는 2009년에 완공된 후 지금까지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자신이 소비한 에너지만큼 새로운 에너지를 생산하는 최초의 핵융합 유도 장치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이 장치로는 상업적으로 가치 있는 에너지를 생산할 수는 없지만, 레이저빔을 수소에 집중시켜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만은 확실하게 입증될 것이다.
그러나 NIF도 초기에는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상식을 벗어난 일도 있었는데, NIF의 전 소장이었던 '마이클 캠벨(Michael Campbell)'은 프리스턴 대학에서 받은 박사학위가 허위임이 밝혀지면서 1999년에 사임했다. 2003년으로 잡혀 있던 완공 예정일은 계속 연기되었고, 그 사이에 10억 달러에서 40억 달러로 불어났다. 그 밖에도 온갖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완공 예정일을 6년이나 넘긴 2009년이 되어서야 모든 공사를 간신히 마칠 수 있었다.

'National Ignition Facility'의 레이저 전치 증폭기 (초기 단계) 6-1-2. 유럽연합의 HiPER
'유럽연합(EU)'은 '국립 점화 시설(NIF: National Ignition Facility)'와 별개로 2011년부터 레이저핵융합 실험시설인 '고출력 레이저 에너지 연구시설(HiPER: High Power Laser Energy Research Facility)'을 건설해 오고 있다. 규모는 '국립 점화 시설(NIF)'보다 작지만 효율은 훨씬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6-2. 해결해야할 과제
레이저 핵융합로는 공 모양으로 레이저를 뜨겁게 해 핵융합을 일으킨 다음, 이어서 연료를 레이저로 뜨겁게 하는 과정을 되풀이 한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한 번 레이저를 비추면 2~3시간 간격을 두지 않으면 다음 레이저를 비출 수 없다. 이것은 레이저를 증폭하는 장치가 고열이 되어서, 냉각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용로를 생각하면, 1초에 10회 정도 되풀이해 레이저를 비추어야 한다. 따라서 앞으로는 '높은 빈도로 되풀이 해서 비출 수 있는 레이저 장치'를 낮은 비용으로 개발하는 것이 주요 과제라고 할 수 있겠다.
반응형7. 탁상용 핵융합기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들이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그래서 일부 과학자들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핵융합을 시도하고 있다. 핵융합 자체는 물리적으로 잘 알려진 과정이기 때문에, 지름길이 있다면 굳이 큰돈을 들일 필요가 없을 것이다. 특히 '탁상용 핵융합기'는 비용과 공간이 크게 절약된다는 점에서 상당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탁상용 핵융합기'는 위험부담은 있지만 성공의 대가가 너무 크기 때문에, 일부 진취적인 과학자와 공학자들은 '탁상용 핵융합기'에 자신의 미래를 걸고 있다.
영화 '백 투 더 퓨처(Back tothe Future)'의 마지막 부분에서 '닥 브라운(Doc Brown)' 박사가 타임머신으로 개조된 드로리안 승용차에 연료를 넣는 장면이 나온다. 관심 있게 본 사람들들은 알겠지만, 그때 주입된 연료는 가솔린이 아니라 바나나 껍질과 찌그러진 음료수 캔 등 쓰레기통에서 주워온 듯한 잡동사니들이었다. 물론 이 자동차는 타임머신이기 때문에 '닥 브라운' 박사는 이것을 '미스터 퓨전(Mr. Fusion)'이라고 불렀다. 그러면 앞으로 수백 년 안에 축구장만 한 핵 융합반응로를 영화에서처럼 커피 머신만 한 크기로 줄일 수 있을까?
반응형7-1. '음파 발광'을 이용한 '탁상용 핵융합기'
'탁상용 핵융합'은 거품이 터지면서 뜨거운 열기를 방출하는 '음파 발광(sonoluminescenece)'에 기초하고 있다. 그래서 종종 '거품 핵융합'이라 불리기도 한다. 이 신기한 현상은 1934년에 '콜로뉴 대학(Cologne University)'의 과학자들이 빠른 사진 현상법을 개발하기 위해 필름으로 초음파 실험을 하던 중 우연히 발견되었다. 현상액에 초음파를 흘려보냈더니 작은 거품들이 생성되었다가 터지면서 빛을 발하면 필름에 흔적을 남긴 것이다. 거품이 터지면서 강력한 에너지가 방출된 것만은 분명했지만, 거품의 수명이 너무 짧아서 구체적인 연구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와 비슷한 시기에 나치의 과학자들은 프로펠러에 의해 생성된 거품에서 빛이 방출되는 현상을 연구하다가, 거품 안이 초고온 상태임을 알게 되었다.
일련의 연구가 진행된 후, 거품 속의 공기가 초고압으로 압축되어 있어서 이들이 터질 때 강한 빛을 방출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열핵융합은 앞서 말한 대로 '수소 기체'의 균일한 압축'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레이저 조준이 어긋나는 등 약간의 불균형만 발생해도 전체 과정을 망치게 된다. 그런데 거품이 수축될 때에는 그 안에 있는 분자들이 매우 빠르게 움직이므로 순식간에 내부 압력이 균일해진다. 따라서 이상적으로 완벽한 상황에서 거품을 터뜨리면 핵융합을 일으킬 수 있다.
과학자들은 '음파 발광' 실험을 반복하면서, 거품 안의 온도를 수만 도까지 올리는 데 성공했다. 불활성기체를 사용하면 거품에서 방출되는 빛의 강도를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이로부터 핵융합에 필요한 온도를 구현할 수 있을지는 아직도 논쟁거리로 남아 있다. '오크리지 연구소(Oak Ridge National Laboratory)'의 연구원이었던 '루시 탈레야칸(Rusi Taleyarkhan)'은 2002년에 음향 핵융합 장비를 이용하여 핵융합을 일으키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실험 장비 속에서 중성자를 발견했으며, 이는 핵융합이 일어났다는 결정적인 증거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많은 연구팀들이 그와 동일한 실험에 연달아 실패하면서 '루탈레야칸'의 주장은 신빙성을 잃게 되었다.
반응형7-2. '필로 판스와스'가 떠올린 '탁상용 핵융합기'
'탁상용 핵융합'의 또 다른 대안으로는 TV의 공동 발명가인 '필로 판스워스(Philo Farnsworth)'의 아이디어를 들 수 있다. 그는 어린 시절 농장에서 쟁기 끄는 농부를 바라보다고 TV의 주사선을 떠올렸으며, 14살 때 첫 설계도를 그렸다고 한다. 그 후 세계 최초로 동영상을 스크린에 재현하는 전기 장비를 만들었으나 지적재산권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여 RCA 사와 길고 긴 법정싸움에 휘말렸다. 이 과정에서 극도의 스트레스에 시달렸던 그는 결국 본인이 자원하여 정신병원에 입원했고, 그가 TV를 발명했다는 사실도 사람들 사이에서 거의 잊혔다.
'필로 판스워스'는 노년에 중성자를 생성하는 '탁상용 핵융합기'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가 생각한 장치는 그물 모양으로 생긴 작은 구가 커다란 그물 구 안에 들어 있는 형태로서 원리는 다음과 같다. 바깥 꾸를 양전하로 안쪽 구를 음전하로 대전시킨 후, 밖에서 양성자를 주사하면 바깥쪽 구는 양성자를 밀어내고 안쪽 구는 양성자를 잡아당긴다. 구의 중심에는 다량의 수소를 함유하고 있는 샘플이 설치되어 있어서, 두 개의 구와 상호작용을 주고받는 양성자가 여기 도달하면 핵융합을 일으키면서 중성자를 방출한다.
이 디자인은 너무 간단하여 고등학생도 시도해 볼 수 있다. 그러나 과연 이런 장치로 쓸 만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가속된 중성자의 수가 너무 적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발생하는 에너지는 아주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7-3. '원자 충돌기'나 '입자 가속기'의 원리를 이용한 '탁상용 핵융합기'
전통적인 '원자 충돌기'나 '입자 가속기'의 원리를 이용하여 '탁상용 핵융합기'를 만들 수도 있다. 원자충돌기'는 핵융합 반응로보다 구조가 훨씬 복잡하지만 양성자를 가속시키는 데에는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양성자의 수가 너무 적어서 실용성이 떨어진다. 현실적으로 사용 가능한 에너지를 얻으려면 입자빔이 훨씬 굵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