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가 방사선에 노출되는 '피폭(Exposure)'은 인체가 손상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 피폭되면 특히 유전자가 상처를 받는다. 유전자가 상처를 받으면 암에 걸린다는 말도 있다. 방사선 피폭이 일어날 때, 인체 내에서는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0. 목차
- 피폭 사례
- 갑상샘에 요오드가 농축되는 이유
- 방사선이란 무엇인가?
- 전자가 DNA를 절단하는 메커니즘
- DNA의 '복구 오류'
- '피폭량'과 'DNA의 상처의 수'와 '세포의 반응'의 관계
- 바이스탠더 효과
- 방사선 외에 DNA를 손상시키는 것들
1. 피폭 사례
- 체르노빌 원전 사고(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1986년)'로 피폭된 주변 주민의 건강 조사에서는, 어린이의 갑상샘암이 늘어났다고 한다. 이는 방사성 '요오드(I, 원자 번호 53번)'가 주로 음식물을 통해 몸속에 대량으로 들어왔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 후쿠시마 원전 사고(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2011년 3월 11일)'가 발생한 뒤인 3월 말, 후쿠시마 현의 일부에서 어린이의 감상샘 피폭량이 조사되었다. 그 결과, 조사 대상 어린이의 약 절반에서 자연 방사선에 의한 피폭량을 넘는 수치가 검출되었다. 하지만 기준치를 넘는 수치는 아니었다. 그 이유는 방사성 요오드에 의한 대량 피폭을 피하기 위해, 물이나 음식 섭취 제한을 실시했기 때문이었다.
또 히로시마, 나가사키의 원폭 피해자들에게는, 백혈병이나 그 밖의 암 증상을 보이는 사례가 늘어났다고 한다. 이는 몸 밖에서 방사선을 쬐는 '외부 피폭'이 크게 일어났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2. 갑상샘에 요오드가 농축되는 이유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방사성 물질'이 원자로에서 대량으로 유출되었다. 사고 당시 가장 먼저 걱정된 것은 방사선을 방출하는 '요오드'가 몸속에 들어가 '감상샘(갑상선)'이 '내부 피폭'되는 일이었다. '내부 피폭'이란 몸속에 들어간 방사성 물질이 방출하는 방사선을 쬐는 것이다.
그러면 왜 감상샘의 내부 피폭이 가장 먼저 주목되는 것일까? 방사선을 방출하는 요오드가 몸속에 들어오면 '감상샘'에 모이기 때문이다. 몸속에 있는 요오드의 약 70%가 감상샘에 모여 축적된다. 그러면 요오드는 왜 '갑상샘'에 모일까? 갑상샘에서 만들어지는 '갑상샘 호르몬'은, 혈류를 타고 온몸으로 운반되어 세포의 활동을 높이거나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그런데 갑상샘 호르몬을 만들려면 요오드가 필요하다. 다른 영양소와 마찬가지로, 요오드는 장에서 흡수되어 혈류를 통해 갑상샘에 도달한다.
2-1. 갑상샘의 요오드 흡수
갑상샘의 내부에는 여러 세포가 공 모양으로 모인 '주머니'가 많이 있다. 주머니 안에는, 요오드와 단백질이 결합한 '갑상샘 호르몬'의 '근원'이 대량으로 녹은 액체가 많이 저장되어 있다. 이 주머니를 '여포(follicle)'라고 하며, 주머니를 이루는 세포를 '여포 세포'라고 한다. 여포 세포는 핏속에 녹아 있는 요오드를 적극적으로 흡수해서 여포로 보낸다. 또 여포 세포는 '갑상선 호르몬'의 부품인 '단백질'을 세포 안에서 합성한다. 이 단백질과 요오드가 여포로 방출될 때, 갑상샘 호르몬의 근원으로서 보존된다. 그 결과, 여포 내의 요오드 농도는 핏속의 10배 이상으로 농축된다.
방사선을 방출하는 요오드라고 해도, 그 화학적인 성질은 방사선을 방출하지 않는 요오드와 다르지 않다. 때문에 여포 세포는 방사선을 방출하는 요오드와 방출하지 않는 요오드를 구별하지 않고 모두 흡수한다. 결국, 핏속에 방사선을 방출하는 요오드가 많아지면, 갑상샘에서도 방출하는 요오드가 많아지는 것이다. 결국, 요오드가 가장 많이 모이는 갑상샘의 세포는 요오드에서 방출하는 방사선을 쬐게 된다.
2-2. 요오드 이외의 방사성 원소
방사성 '요오드(I)' 이외에, 방사성 '세슘(Cs)', 방사성 '플루토늄(Pu)' 등에 대한 관심도 높다. '세슘(Cs)'은 '칼륨(K)'을 가졌는데, 칼륨은 온몸에 분포하므로, 세슘도 마찬가지로 온몸으로 온몸에 퍼지는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방사성 세슘이나 플루토늄의 '내부 피폭'은 방사성 요오드 정도로 뚜렷한 발암성이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어느 방사성 원소든지, 세포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된다.
3. 방사선이란 무엇인가?
방사선을 방출하는 원자는 '여분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어, 원자핵이나 그 주위의 전자는 불안정한 상태에 있다. 원자는 이 여분의 에너지를 방출하면, 더욱 안정한 상태가 된다. 아주 안정한 상태가 되면 원자는 더 이상 방사선을 방출되지 않는다. 방사성 원자가 방출하는 방사선의 종류는 원자마다 정해져 있다. 예를 들어 '요오드 131'은 먼저 베타선을 방출하고 이어서 감마선을 방출하고, '플루토늄 239'는 먼저 알파선을 방출한다.
이 여분의 에너지는 '입자선(고속으로 날아다니는 입자)' 또는 '전자기파'로 방출된다. '입자선(Corpuscular Beam)'에는 '알파선(α ray)''과 '베타선(β ray)', '중성자선(Neutron ray)'이 있고, '전자기파 방사선'에는 'X선'이나 '감마선'이 있다. '알파선'의 본질은 '양성자 2개와 중성자 2개가 한 덩어리가 된 헬륨의 원자핵'이다. '베타선'에는 β+선'과 B-선이 있으며, β+선의 본질은 '양전자(Positron)'이고, 'β-선'의 본질은 '전자(Electron)'이다. '중성자선'의 본질은 '중성자(Neutron)'이다.
이들 방사선들은 '충돌한 원자에 분자에 에너지를 주고, 전자를 튕겨나가게 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이때 전자가 튀어나가는 것을 '이온화(전리)'라고 한다. 방사선은 세포 안에 대량으로 존재하는 물 분자와 충돌하여, 거기서 전자를 튕겨나가게 하는 일이 많다. 방사선의 그 자체로 세포에 상처를 주는 경우도 있지만, 방사선에 의해 나타나는 악영향의 주된 원인은 '튕겨나간 전자'에 있다.
4. 전자가 DNA를 절단하는 메커니즘
방사선에 의해 '튕겨나간 전자'는 다양한 방법으로 세포에 상처를 준다. 그중 가장 심각한 것은 DNA를 절단하는 일이다. DNA는 2가닥의 사슬 모양의 분자가 이중 나선을 이루고 있는데, 나선 사이에 유전 정보에 해당하는 '염기'가 늘어서 있다. 염기의 배열은 유전 정보 그 자체이므로, DNA가 절단되면 염기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러면 방사선에 의해 튕겨 나온 전자는 어떻게 DNA를 절단할까? 그 메커니즘은 주로 '직접 작용'과 '간접 작용'의 두 가지가 있다.
- 직접 작용: '직접 작용'은 튕겨 나온 전자가 이중 나선의 사설에 직접 충돌하는 것이다. 튕겨 나온 전자가 사슬의 일부에 닿으면, 그 부분은 에너지를 받아 불안정 상태가 되어, 사슬에서 떨어져 나간다. 이렇게 떨어진 부분이 잘려나간 DNA이다.
- 간접 작용: '간접 작용'은 DNA 주위에 존재하는 물 분자 등을 통해 일어나는 것이다. 물 분자에서 튀어나온 전자는 주위에 있는 다른 물 분자와 충돌해 '활성 산소'를 발생시킨다. '활성산소'는 튕겨 나온 전자'와 마찬가지로, 이중 나선의 일부에 에너지를 주고 DNA를 절단시킨다. 방사선이 DNA에 미치는 영향의 70% 정도는 '간접 작용'에 의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렇게 생긴 절단 중에서도, 그 형식에 따라 심각성은 다르다. 특히 나선 한 바퀴의 정도의 좁은 범위에서, 2가닥의 사슬이 각각 1곳씩 끊어지는 '2가닥 사슬 절단'은 심각하다. 하나로 연결되어 있던 DNA가 완전히 분단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쪽 사슬만 절단되는 '1가닥 사슬 절단'은 다른 사슬이 여전히 이어져 있기 때문에, DNA가 완전히 분단된 것은 아니다. 그래서 '2가닥 사슬 절단'에 비해 영향은 비교적 적은 편이다.
5. DNA의 '복구 오류'
방사선에 의해 DNA가 끊어지면, 세포는 그 상처를 복구한다. 그런데 사실 DNA의 복구 그 자체가 암으로 이어진다고 생각된다. 세포를 지키기 위한 작용이 왜 암으로 연결되는 걸까?
큰 이유는 DNA가 유전 정보를 복구해도 염기의 배열이 원래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절단된 DNA가 복구될 때, 어떤 방법으로 복구해도 일정한 비율로 오류가 일어나는데, 이를 '돌연변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돌연변이의 축적에 의해 암세포가 태어나고, 암으로 이어진다고 생각된다. 돌연변이가 겹치면 유전자의 작용이 변하는 일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돌연변이가 정자나 난자 같은 '생식 세포'에 생기지 않는 한, 돌연변이 유전자는 후대의 자손에게 전해지지 않는다.
5-1. '2가닥 사슬 절단'의 복구
'2가닥 사슬 절단'을 급하게 복구하는 경우, 어느 범위의 '염기(Base)'가 통째로 빠져버리는 일도 발생할 수 있다. 이렇게 '2가닥 사슬 절단'에 의해 DNA가 끊어진 상태가 계속되면, 세포는 생명을 유지할 수 없다. 그래서 절단된 부분의 주변을 더욱 잘라내거나 약간 뻗으면서까지 일단 DNA를 일단 연결하는 것이다.
2가닥 사슬이 절단된 곳이 많으면, DNA는 여러 개로 끊어진다. 그리고 이들이 급하게 복구되면, 원래 이어지지 말아야 할 곳이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런 'DNA 복구 오류'가 세포의 다양한 암의 원인 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6. '피폭량'과 'DNA의 상처의 수'와 '세포의 반응'의 관계
그러면 '피폭량(세포와 충돌한 방사선량)'과 'DNA의 상처의 수'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세포와 충돌한 방사선량'과 'DNA의 상처의 수'는 세포에 방사선을 비추는 실험을 통해 조사되었다. 세포를 이용한 연구에서는, 방사선량을 나타네는 '그레이(Gy)'라는 단위를 쓴다. 1Gy는 1kg의 물체에 1J(줄)의 에너지를 줄 때의 '흡수선량'이다. DNA에 많은 상처를 입을수록 DNA에 돌연변이가 일어질 확률이 높아진다. 그래서 DNA가 상처를 많이 받은 경우에는, 그 세포가 스스로 죽음으로써, 암이 되는 일을 막는다. 또한 'DNA에 생기는 상처의 수'에 따라 '세포의 반응'이 다르다.
6-1. 1Gy 이상
방사선 1Gy를 쬘 경우, 1개 세포에서 평균 30~40곳 이상의 '2가닥 사슬 절단'에 의해 복구가 아니라 세포의 자살(아포토시스)이 일어난다. DNA에 많은 상처를 입을수록 DNA에 돌연변이가 일어질 확률이 높아진다. 그래서 DNA가 상처를 많이 받은 경우에는, 그 세포가 스스로 죽음으로써, 암이 되는 일을 막는 것이다. '1Gy'은 온몸에 쬐면 '백혈구의 일시적인 감소' 등이 나타나는 피폭량이다. 그리고 몇 Gy 이상의 방사선량에서는 세포가 무조건 죽게 되어, 조직이 괴사한다.
6-2. 100 mGy~200 mGy
암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는 100~200 mSv(밀리시버트) 이상의 피폭에서는, DNA에 얼마나 상처가 생길까? 우선 1Sv(1000 mSv)를 1Gy로 환산한다. 그리고 1Gy에 의해 30~40군데 '2가닥 사슬 절단'이 생긴다고 가정해 비례 계산을 하면, 3~8곳 정도의 '2가닥 사슬'이 일어나게 된다.
6-3. 저선량 방사선의 영향
그러면 더 적은 100 mSv의 피폭량에서는 어떨까? 이 피폭량은 많은 사람들이 직면하는 수준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100mSv 이하의 피폭에서는 역학적으로 암 발생률의 증가는 나타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이 피폭량에서는 세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불분명한 부분이 많다. 최근의 연구에서는 100mSv 이하에서는 세포의 '특수한 반응'이 일어난다고 알려졌다. 암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암이 치유되는 경우도 보고되어 있다. 이 '특수한 반응'은 단순한 것은 아니다. 그럼 이 '특수한 반응'이란 무엇일까?
하나의 예는, 방사선을 쬐었는데 언뜻 보기에 상처가 없는 세포라도, 그 자손의 세포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이다. 방사선을 쬔 세포가 분열을 되풀이하면, 어떤 시점에서 DNA에 돌연변이가 생기기 쉬운 세포나, 암의 징후를 나타내는 '불안정한' 세포가 나타난다. 즉, 방사선을 쬔 세포의 DNA는 복구된 것처럼 보여도, 어떠한 악영향을 받은 것 같다.
이와는 다르게, 세포에 낮은 선량을 미리 쬐어두면, 그 후 방사선의 영향을 잘 받지 않는 반응도 알려져 있다. 방사선을 쬐어 두면 마치 세포가 방사선에 내성을 갖는 것처럼 되는 것이다. 세포에 소량의 방사선 '20 mGy'를 비춘 다음, 6시간 후에 3Gy 다량의 방사선을 비추면, 사전에 방사선을 쬐지 않았을 경우에 비해 DNA 돌연변이 비율이 20~50% 내려간다. 이러한 반응을 '적응 응답'이라고 한다.
7. 바이스탠더 효과
방사선을 쬐지 않은 세포가 방사선을 쬔 듯이 암이 된 것처럼 보이는 예도 있다. 이것은 방사선을 쬔 세포가 방사선을 쬔 적이 없는 주위의 세포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이를 '바이스탠더 효과(Bystander Effect)'라고 한다. 이 바이스탠더 효과는 지름 몇 μm(마이크로미터)라는 미세한 범위에 방사선을 비출 수 있는 '마이크로 빔 기술'을 통해 알게 되었다. 이 실험에 의하면 '바이스탠더 효과'를 일으킨다고 생각되는 몇몇 분자가 방사선을 쬔 세포로부터 방출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웃한 세포끼리는 이온이나 물 등의 작은 분자가 빠져나갈 수 있는 '통로'로 이어져 있는데, 그 통로를 예컨대 '칼슘 이온'이 지나가, 다른 이웃 세포에게 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다.
'바이스탠더 효과'에는 부정적인 효과도 있지만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긍정적인 영향'으로는 방사선을 쬔 부분 이외의 조직에서 암이 치료된다는 사실들이 보고되어 있다. 한쪽 다리에 종양이 있는 생쥐에게, 종양이 없는 쪽의 다리에 방사선을 쬐었더니, 반대쪽의 다리에 있는 암이 치료되었다.
8. 방사선 외에 DNA를 손상시키는 것들
방사선 이외에도 유전자를 손상시키는 원인은 굉장히 많다. 태양으로부터 쏟아지는 태양의 '자외선'이나 세포 안에서 언제나 만들어지는 '활성산소'도 DNA에 계속 상처를 준다.
- 자외선: 자외선도 방사선과 마찬가지로 염기에 에너지를 준다. 그 결과, 이웃한 염기가 붙어버리거나, 염기에 여분의 분자가 결합하기도 한다. 자외선에 의해, 1시간에 세포 1개당 평균 10000개 이상의 염기에 이상이 생긴다고 생각된다.
- 활성 산소: '활성 산소'는 DNA의 '2가닥 사슬 절단'을 '자연 방사선'의 1000배의 빈도로 일으킨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자연 방사선의 피폭은 1년에 몇 mSV 정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