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우주 (Universe)

외계인은 어떤 생각을 하고 살까?

SURPRISER - Tistory 2022. 8. 6. 13:46

 지난 수십 년 동안 천체물리학이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외계인과 조우할 가능성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외계인을 만났을 때, 우리는 어떤 식으로 대응해야 할까? 이는 절대로 가볍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 이 판단 하나로 인류의 미래가 결정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판단을 위해서는 우선 외계인이 어떤 '마음(Mind)'과 '의식(Consciousness)'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외계인은 과연 어떤 '마음'과 '의식'을 가지고 있을까?

0. 목차

  1. 공상과학물에서의 외계인
  2. 가까운 미래에 외계인과 접촉하게 될 것이다.
  3. 동물의 의식
  4. 환경 세계
  5. 두 가지 번식법
  6. 외계인은 무엇을 원할까?

1. 공상과학물에서의 외계인

1-1. 우주전쟁

 '하버트 조지 웰스(Herbert George Wells)'의 소설 '우주전쟁(The War of the Worlds)'은 화성인들이 죽어가는 고향 행성을 버리고 새로 살 곳을 찾아 지구를 침공한다는 이야기다. 이들은 치명적인 광선총과 거대한 로봇을 앞세워 수많은 도시를 초토화시키면서 승승장구하다가 지구의 핵심 사령부를 손에 넣기 직전에 감자기 치명적인 적과 조우한다. 지구를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구해낸 일등 공신은 가장 열등한 생명체인 '세균'이었다.

 같은 제목으로 영화로 제작된 '우주전쟁'은은 공상과학 분야에 일대 혁명을 일으켜 영화 '지구 대 비행접시(Earth vs The Flying Saucers)'와 '인디펜던스 데이(Independence Day)' 등 수천 편의 아류작을 탄생시켰다. 하지만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영화 속 외계인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영화에 등장하는 외계인들은 성격과 감정이 인간과 비슷하고, 추구하는 가치도 별로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은 푸른색 피부에 머리만 조금 클 뿐, 전반적인 체격이 사람과 비슷하고 영어까지 완벽하게 구사한다.

1-2.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프리스턴 고등 연구소의 물리학자 '프리먼 다이슨(Freeman Dyson, 1923~2020)'은 1968년에 개봉한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2001: Space Odyssey)'의 제작 고문으로 일한 적이 있다. 나중에 그는 완성된 영화를 보고 매우 만족스러워했다고 한다. 현란한 특수효과 때문이 아니라, 외계인을 표현하는 방식이 참신했기 때문이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는 지구인과 완전히 다른 외계인이 등장한 최초의 할리드 영화였다. 기존의 공상과학영화에서는 배우가 이상한 가면을 뒤집어쓰고 정체 모를 외계인을 흉내 내는 데 급급했지만,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 나온 외계인은 정말로 낯설고 이질적인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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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가까운 미래에 외계인과 접촉하게 될 것이다.

2-1. 케플러 위성의 외계행성 관측

 지난 2011년에 '케플러 위성'은 '우리 은하(태양계가 속해있는 은하)' 안에서 수천 개의 볓빛을 분석한 끝에 인류 역사상 최초로 '은하수 통계 보고서'를 전송해왔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생명체가 사는 행성을 거느릴 확률은 약 200분의 1이다. 우리 은하에 2000억 개의 항성이 있다고 하면, 지구와 비슷한 행성이 거의 10억 개나 존재한다는 뜻이다. 케플러 위성이 발견한 외계행성들 중 일부는 지구와 매우 비슷하다. 이 행성들은 모항성과의 거리가 적절해서 물이 얼거나 증발하지 않고 액체 상태로 존재할 수 있다. 즉, 바다가 존재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물은 DNA와 단백질 등 대부분의 유기화학물을 용해하는 '범우주적 용매'이다.

 2013년에 NASA의 과학자들은 케플러 위성에서 날아온 놀라온 소식을 일반 대중에게 공개했다. 지구와 쌍둥이처럼 닮은 위성 2개가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지구로부터 1200광년 떨어져 있는 '거문고자리'에 자리 잡고 있으며, 크기는 각각 지구의 1.6배, 1.4배였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모항성과 적절한 거리를 두고 있어서, 바다가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지금까지 발견된 외계행성 중에서 지구와 가장 비슷한 행성으로 알려져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허블 우주망원경(Hubble Space Telescope)'이 보내온 관측 데이터에 의하면, 우리 우주에는 약 1000억 개의 은하가 존재한다고 한다. 따라서 이 데이터에 의하면, 관측 가능한 우주 안에는 지구와 비슷한 행성이 '10억×1000억(우리은하에 있는 지구와 비슷한 행성의 수×우주 내의 은하의 수)' 개나 존재하는 셈이다. 이 정도면 가히 천문학적 숫자다. 따라서 우주에 인간과 같은 지적 생명체가 존재할 확률은 거의 100%에 수렴한다. 게다가 우주의 나이는 138억 년이나 되므로, 문명이 탄생하고 발전할 시간은 충분하다.

2-2. 외계인과의 조우는 인류의 역사를 송두리째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세스 쇼스탁(Seth Shostak)' 박사는 외계 생명체를 찾는 데 평생을 바쳐온 사람이다. 그가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난 후, 그는 안정적인 직업을 마다하고 완전히 다른 길을 택했다. SETI 연구소의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재력가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거의 평생을 보내온 것이다. '세스 쇼스탁'은 가까운 미래에 외계인과 접촉하게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미래의 어느 날, 외계 문명과 조우했다고 가정해 보자. 아마도 그 순간은 인류의 역사를 송두리째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어떤 의식을 갖고 있으며 우리에게 무엇을 원하고 있을까?

 공상과학 소설이나 영화에 등장하는 외계인들은 주로 우리를 잡아먹거나, 지구를 정복하거나, 지구인과 짝을 짓거나, 지구의 자원을 약탈하는 등 부정적인 이미지로 그려지곤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여러 정황을 고려해 봤을 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 외계 문명과의 첫 접촉은 일방통행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외계인의 메시지를 도청할 수는 있겠지만, 우리가 보낸 답장이 그들에게 도착하려면 수십년 내지 수백 년이 걸릴 것이기 때문이다. 우연이라도 외계인의 대화를 엿들을 수만 있다면, 외계 문명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메시지의 대부분은 단순한 잡담이거나 유흥, 음악 등 과학과 무관한 내용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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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동물의 의식 

 그러면 외계인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외계인의 생각을 이해하기 전에 우리에게 외계인이나 다름없는 동물의 생각을 먼저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다양한 동물과 살고 있만, 정작 우리는 그들의 생각에 관해서 아는 것이 별로 없다. 동물의 의식을 이해한다면, 외계인을 이해하는 데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다.

3-1. 개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동물도 생각이라는 것을 하고 있을까? 만약 그렇다면 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 질문은 지난 수천 년 동안 내노라하는 현자들과 학자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그리스의 작가이자 역사가였던 '플루타르코스(Ploutarchos)'와 로마시대의 역사학자 '플리니우스(Plinius)'는 이와 관련하여 간단한 문제를 제기했는데, 거의 20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풀리지 않은 채로 남아 있다. 그동한 수많은 대가들이 나름대로 답을 제시했으나 내용이 다 제각각이다.

 개 한 마리가 주인을 찾아 길을 가다가 세 갈래 길과 마주쳤다. 처음에 개는 왼쪽 길로 접어들어 이리저리 냄새를 맡다가 주인의 흔적이 없다고 생각하여 갈림길로 되돌아왔다. 그러고는 오른쪽 길로 접어들어 다시 냄새를 맡았는데, 그곳에서도 주인의 흔적을 찾지 못했다. 그래서 개는 다시 갈림길이 시작되는 곳으로 되돌아왔는데, 이번에는 냄새를 맡아보지도 않고 확신에 찬 마음으로 가운데 길을 따라갔다. 개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과거 위대한 철학자들이 이 문제와 씨름했지만, 이렇다 할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1. 13세기 이탈리아의 신학자이자 철학자였던 '성 토마스 아퀴나스(Saint. Thomas Aquinas)'는 '추상적 사고'와 '진실한 사고'는 분명이 다르며, 인간은 지성의 겉모습만 보고 쉽게 현혹되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했다.
  2. 16세기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수필가였던 '미셸 드 몽테뉴(Michesl de Montaigne)'는 '그 개는 유일하게 남은 가능성이 가운데 길뿐임을 간파했다."고 결론지었다. 다시 말해서, 개도 추상적 사고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3. '존 로크(John Locke, 1632~1704)'와 '조지 버클리(George Berkeley, 1685~1753)'는 동물의 의식을 주제로 한바탕 논쟁을 벌였따. '존 로크'는 '동물은 추상적 사고'를 할 수 없다'고 주장했고, 버클리는 '추상적 사고를 못한다는 사실이 그 동물과 다른 동물과 구별하는 특징이라면, 인간에게 있는 특성 중 상당수가 동물에게도 있을까 봐 걱정된다.'고 했다.
  4. 후대 철학자들도 개에게 사람의 의식을 이입하는 방식으로 '플루타르코스'의 질문을 분석해왔는데, 이것은 '신인동형설(Anth-ropomorphism)'의 오류이거나, 동물이 사람과 똑같이 생각하고 행동한다고 가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정한 답을 구하려면, 문제를 사람이 아닌 개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물론 인간에게는 매우 생소한 관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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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환경 세계

 동물은 이 세상의 모형을 만들고 시뮬레이션할 때, 사람과 전혀 다른 변수를 사용한다. 심리학자들은 이것을 '환경 세계(Umwelt)' 또는 '다른 동물이 인지하는 현실'이라고 부른다. 모든 생명체는 각자 자기만의 '환경 세계'에서 살고 있으며, 각 생명체는 자신이 느끼는 환경 세계를 '바깥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으로 생각할 것이다. 예컨대 눈과 귀가 없는 진드기에게 가장 중요한 정보는 주변 온도와 '뷰티르산(Butyric Acid)'의 냄새이며, 열대어 중 하나인 '블랙 고스트 나이프피쉬(Black Ghost Knifefish)'에게는 '전기장(Electric Field)'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박쥐에게 가장 중요한 정보는 압축공기의 파동이다. 

 개의 뇌를 예를 들어보자. 개들은 먹이를 찾거나 짝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냄새를 맡고 있다. 이들은 냄새를 근거로 주변에 존재하는 사물의 지도를 만들어낸다. 간단히 말해서 '냄새 지도(Smell Map)'인 셈이다. 물론 이 지도는 시각 정보에 근거하여 만드는 지도와 완전히 다른 정보를 담고 있다.

 팬필드 박사가 작성한 인간의 '펜필드 다이어그램(Penfield Diagram)'은 위치와 크기가 왜곡된 신체 지도의 형태를 띠고 있다. 개의 뇌를 '펜필드 다이어그램'으로 표현한다면, 뇌 대부분은 손가락이 아닌 코에 집중되어 있을 것이다. 다른 동물의 '펜필드 다이어그램'도 인간과 완전히 다를 것이다. 인간과 DNA를 꽤 많이 공유하는 동물이 이 정도이니, 외계인의 '펜필드 다이어그램'이 인간과 얼마나 다를지는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이처럼 동물은 인간과 세상을 완전히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데도, 우리는 동물의 마음을 짐작할 때 인간의 의식을 대입하려는 경향이 있다. 동물에게 인간의 감정을 이입하면, 다양한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4-1. 개

 예컨대 주인의 명령을 잘 따르는 개를 볼 때마다 우리는 '개는 사람을 존중하고 주인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므로, 개는 사람의 가장 좋은 친구이다.' 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개는 엄밀한 위계 질서하에 무리 지어 사냥하는 늑대의 후손이기 때문에, 주인을 친구가 아닌 우두머리로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간단히 말해서, 개의 입장에서 개를 키우는 사람은 '슈퍼 도그(Super Dog)'인 셈이다.

4-2. 고양이

 고양이가 낯선 방에 들어왔을 때, 카펫 곳곳을 소변으로 적셔놓으면 우리는 고양이가 화났거나 신경이 날카로워졌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고양이는 화난 것이 아니라 소변 냄새로 자신의 영역을 표시한 것뿐이다. 이제 이 방은 내 구역이니, 다른 고양이는 출입을 금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고양이가 가르랑거리면서 당신의 다리 사이로 파고들면 따뜻한 애정표현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당신 몸에 호르몬을 묻혀서 '이제 이 사람은 내 소유물이니, 다른 고양이는 얼씬도 하지 말아라'는 뜻이다. 고양이의 관점에서 볼 때 당신은 하루에 몇 번씩 음식을 갖다 바치도록 훈련된 하인이며, 다른 고양이의 접근을 원천봉쇄하기 위해 수시로 냄새를 하인에게 묻히는 것이다.

 우리는 고양이가 혼자 어슬렁거리는 모습을 보면 화가 났거나 세상사에 무관심하다고 생각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고양이의 선조인 야생 고양이는 개와 달리 혼자 사냥하는 습성이 있어서, 우두머리에게 고개 숙일 일이 없다.

4-3. 박쥐

 대부분의 정보를 소리에서 취하는 박쥐도 사람과 완전히 다른 의식을 갖고 있을 것이다. 이들은 시력이 매우 약하기 때문에, 쉬지 않고 음파를 송출하여 먹이를 찾고, 장애물을 피하고, 무리를 찾아 귀환한다. 박쥐의 뇌를 '펜필드의 지도(Penfield's Map)'로 표현하면 대부분의 신경이 귀에 집중되어 있을 것이다.

4-4. 돌고래

 돌고래는 전두엽이 작지만 커다란 뇌로 단점을 보완한다. 또한 돌고래는 두정엽과 측두엽이 잘 발달하여, 물속에서 소리 신호를 빠르고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으며, 거울 속에 비친 모습이 자기임을 알아보는 몇 안 되는 동물 중 하나이다.

 사람과 돌고래는 9500만 년 전에 진화 나무에서 갈라져 나왔으므로, 두뇌의 전체적인 구조가 사람과 완전히 다르다. 돌고래는 냄새를 맡을 필요가 없어서, 후각신경은 탄생 직후에 퇴화한다. 그러나 돌고래가 '반향정위(음파나 초음파를 송출하여 방향을 결정하는 방법)'을 사용했던 3000만 년 전에는 매우 큰 청각 피질을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돌고래가 느끼는 세상은 온갖 메아리와 진동으로 가득 차 있었을 것이다. 또한 돌고래의 뇌에는 사람에게 없는 '부변연계(Paralimbic System)'라는 영역이 있어서, 개체들 사이의 친화력이 유별나게 강하다.

 돌고래가 언어를 사용한다는 이야기를 한 번쯤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돌고래들은 실제로 지적인 언어를 사용한다. 그러면 돌고래들이 지적인 언어를 사용한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아냈을까? 음파탐지기를 설치하여, 돌고래들 사이에에 오가는 신호를 수집한 후 컴퓨터로 분석하면 된다. 그런데 무작위로 찍찍거리는 소리가 그들만의 언어임을 무슨 수로 알 수 있을까? 좋은 방법이 있다. 예컨대 로마자 알파벳에서 가장 자주 쓰이는 문자는 'e'이다. 데이터를 충분히 수집하면 각 알파벳의 사용빈도를 측정할 수 있다. 영어로 쓰인 책을 무작위로 골라서 빈도수를 측정하면, 책의 종류에 상관없이 비슷한 결과를 얻게 될 것이다. 컴퓨터가 돌고래의 언어를 분석하는 방법도 이와 비슷하다. 하지만 돌고래가 아닌 포유류를 대상으로 이런 실험을 하면 패턴이 붕괴하기 시작하고, 뇌가 작은 하등동물로 갈수록 무작위 신호에 가까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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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두 가지 번식법

 외계인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지구에서 생명체가 번식하는 방법을 생각해 보자. 생명체가 번식을 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둘 다 '진화(Evolution)'과 '의식(Consciousness)'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1. 첫 번째 번식법: 첫 번째는 포유류가 채택한 방법으로, 적은 수의 새끼를 낳고 성체가 될 때까지 지극정성으로 돌보는 것이다. 사실 이 방법은 한 세대에 태어나는 후손이 얼마 안 되므로 위험부담이 크다. 그래서 새로 태어난 새끼는 오랜 시간 동안 부모의 사랑 속에서 각별한 보호를 받는다.
  2. 두 번째 번식법: 두 번째는 곤충과 파충류 그리고 식물 등 생명체 대부분이 채택한 방법으로, 다량의 알을 낳거나 씨를 뿌린 후 스스로 살아가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다. 부모가 돌보지 않으므로 새끼들은 대부분 천적에게 잡아먹히고, 극히 일부만이 살아남아 다음 세대를 이어간다. 일단 알에서 부화하면 부모의 역할은 끝나고, 후손의 생존 여부는 자연의 법칙과 확률에 의해 좌우된다.

5-1. 번식법에 따라 '삶'을 대하는 태도가 완전히 다르다.

 이 두 가지 번식 방법은 '삶'과 '의식'을 대하는 태도가 완전히 다르다.

 첫 번째 방법을 택한 동물들은 후손에게 모든 정성을 쏟아야 하므로, 무리 안에서 사랑, 애정, 애착 등에 최고의 가치를 부여하고, 부모는 후손을 돌보기 위해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는다. 하지만 두 번째 번식법을 선택한 동물들은 각 개체의 생명을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들이 추구하는 최고 목적은 무리 전체의 생존이며, 개체의 존재는 별 의미가 없다.

 번식법은 '지능의 진화'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예컨대, 개미 두 마리가 마주치면 냄새와 몸짓으로 한정된 양의 정보를 교환한다. 정보를 공유한 개미는 단 두 마리뿐인데, 개미 떼는 정교한 터널을 뚫고 방을 만드는 등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면서 거대한 개미집을 완성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꿀벌도 춤을 추면서 둘 사이에 정보를 교환하지만, 무리 전체가 협동하여 벌집을 짓고, 멀리 있는 화단을 찾아 떼를 지어 날아간다. 따라서 이들의 지능은 각 개체의 능력이 아니라, 무리 전체의 상호작용과 유전자에 기인한 것이다. 개미나 꿀벌들은 개체의 능력을 별로 중요하지 않는다. 무리 지어 사는 사회에서 개체는 똑똑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일벌은 그냥 꿀을 채취하는 능력만 있으면 된다.

5-2. 만약 두 번째 번식법에 기초한 외계 문명이 있다면?

 만약 개미가 꿀벌처럼 '두 번째 번식법'에 기초한 외계 문명이 존재한다고 가정해 보자. 이런 사회에서 매일 밖으로 날아가 꽃가루를 구해오는 일벌은 한낱 소모품에 불과하다. 일벌은 아예 번식하지 않고, 오직 무리와 여왕을 위해 봉사한다는 단 한 가지 목적으로 평생을 살아간다. 실제로 위험한 상황이 닥치면 일벌은 무리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친다. 각 개체들 사이의 친밀한 관계는 이들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러한 성향은 우주개발 프로그램에도 그대로 반영될 것이다. 인간은 승무원 개인의 생명을 귀하게 여기므로, 무사귀환을 위해 엄청난 자원을 투자한다. 유인우주선에 투입되는 비용 가운데 상당 부분은 승무원의 '생명유지 장치(산소 공급, 온도 유지, 음식 공급 등)'와 '귀환모듈(대기권 진입, 방화벽, 착륙장치 등)'에 사용된다. 하지만 개미나 꿀벌처럼 '두 번째 번식법'에 기초한 지적 외계인들은 승무원의 생명 유지에 관심이 없으므로 비용이 크게 절감될 것이다. 한 번 출발한 일벌은 귀환할 필요가 없고, 임무만 완수하면 된다. 만약 임무를 끝내지 못하고 죽었다면 슬퍼할 필요 없이 또 다른 일벌을 보내면 된다. 경제적 측면에서 보면 참으로 효율적인 방법이다.

 이제 우주 공간에서 '두 번째 번식법'에 기초한 외계인을 마주쳤다고 가정해 보자. 당신이 숲속에서 진짜 일벌과 마주쳤을 때, 벌은 위협을 느끼지 않는 한 당신에게 아무런 관심도 보이지 않을 것이다. 당신은 벌에게 없는 거나 마찬가지이므로, 우주에서 조우한 '두 번째 번식법'에 기초한 외계인은 인간과 접촉을 시도하거나 지식을 나눌 가능성은 별로 없다. 그들에게는 다른 임무가 있을 것이므로, 인간을 무시하고 그냥 지나칠 것이다.

 1970년대에 '파이어니어(Pioneer)' 10호와 11호는 지구와 인간 사회의 정보가 가득 담긴 명판과 태양계 지도를 싣고 발사되었다. 당시 과학자들은 외계인들이 우리 인간들처럼 다른 종족과 접촉하기를 원할 것이라고 생각하여, 지구에 서식하는 다양한 생명체 목록을 명판에 자세히 새겨놓았다. 하지만 '두 번째 번식법'에 기초한 외계인이 이 명판을 발견한다면,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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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외계인은 무엇을 원할까?

6-1. 인간을 에너지원으로 간주할 가능성

 영화 '매트릭스(The Matrix)'에서는 기계가 인간을 캡슐 속에 가둬놓고 생체활동으로 발생하는 에너지를 기계의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기계가 인간을 살려둔 이유는 오직 그것뿐이었다. 하지만 하나의 전기발전소가 수백만 명의 인간보다 많은 에너지를 생산한다면, 외계인들이 에너지원을 찾아 헤맨다고 해도 인간에게는 관심을 갖지 않을 것이다.

6-2. 인간을 식량으로 간주할 가능성

 끔찍한 이야기지만 외계인이 인간을 식량으로 간주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인간의 DNA는 외계인과 완전히 다를 것이므로, 먹을 수는 있겠지만 소화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6-3. 외계인의 지구의 자원과 광물을 강탈할 가능성

 또 하나의 가능성은 외계인이 지구의 자원과 광물을 강탈하는 것이다. 논리적으로 가능한 이야기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런 일이 벌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그들이 다른 별에서 지구에 오는 동안 수많은 행성과 마주쳤을 텐데, 뭐 하러 지구까지 올까? 행성 중에는 광물이 풍부하면서도, 생명이 없는 곳도 많다. 굳이 지적 생명체와 싸워가면서까지 어렵게 광물을 채취하는 것보다는 아무도 없는 곳에서 편하게 자원과 광물을 쓸어 담는 것이 훨씬 나을 것이다. 더 좋은 행성이 있는데, 굳이 지구까지 날아오는 것은 시간 낭비일 것이다.

6-4. 외계인이 지구를 침공할 가능성

 숲속에 사는 사슴은 총을 든 포악한 '사냥꾼'과 청사진을 들고 매너 좋게 지형을 탐사하는 '개발자' 중 누구를 더 두려워할까? 물론 '사냥꾼'은 위협적인 존재이지만, 사냥꾼에게 희생되는 사슴은 고작 몇 마리에 불과할 것이다. 하지만 '개발자'가 숲을 개발하기로 마음만 먹으면 그곳에 사는 사슴은 전멸한다. 개발자는 사슴에게 관심도 없고, 심지어 사슴이 있는지조차 모를 수 있다. 사름도 '개발자'를 두려워하지 않지만, 결과는 훨씬 더 참담하다.

 그러면 외계인의 침공은 어떤 형태로 이루어질까? 일단 진보한 문명의 외계인과 지구인이 싸운다면, 아예 상대가 되지 않을 것이다. 외계인과 우리의 격차가 100년 이내일 가능성은 거의 없고, 현실적으로는 수천 년 또는 수백만 년 이상 앞서있을 수 있다. 따라서 문명이 고도로 발달한 외계인이 침공해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6-5. 외계인이 단순히 호기심과 정찰 목적을 가졌을 가능성

 외계인들이 인간이라는 존재를 무시하고, 단순히 호기심이거나 정찰 목적으로 지구에 방문할 가능성도 있다. 우리 인간에게도 호기심은 지능개발의 원동력이었다. 따라서 외계인 역시 호기심이 많아서, 여행 도중에 발견한 생명체를 분석하려고 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