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우주 (Universe)

스타십을 위한 '추진 시스템'

SURPRISER - Tistory 2022. 7. 6. 03:49

 '스타십(Starship)'이란 태양계를 벗어나 외계의 별로 가는 우주선의 총칭이다. 하지만 현재 기술 수준으로 항성 간 우주여행은 불가능하다. 가장 큰 문제는 '추진 시스템'이다. 전통적인 화학연료로켓으로는 가장 가까운 별인 '알파 센타우리(Alpha Centauri)'까지 가는 데만도 무려 7만 년이 걸린다. 그러면 항성 간 우주여행을 하려면 우주선 어떤 '추진 시스템'이 필요할까? 항성 간 우주여행에 적용할 수 있는 추진 시스템은 '태양광 항해(Solar sail)', '레이저 항해(Laser Sail)', '핵추진 펄스 로켓(Nuclear pulse rocket)', '램제트 융합(Ramjet fusion)', '반물질 로켓(Antimatter roket)', '나노 우주선(Nanoship)'이 있다. 항성 간 탐사선을 지금 당장 만들 수는 없지만, 대략 21세기 말~22세기쯤에는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0. 목차

  1. 태양광 항해(Solar Sail)
  2. 레이저 항해(Laser Sail)
  3. 핵추진 펄스 로켓(Nuclear Pulse Rocket)
  4. 램제트 융합 (Ramjet Fusion)
  5. 반물질 로켓(Antimatter Roket)
  6. 나노 우주선(Nanoship)
  7. 스타십의 문제점

1. 태양광 항해

 독일의 위대한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Johan Kepler)'는 1611년에 그의 저서 '솜니엄(Somnium)'에서 '태양광 항해'라는 아이디어를 처음을 제안했다. '태양광 항해(Solar Sail)'이란 우주에서 돛처럼 펼치는 얇고 커다란 판이다.

1-1. 빛은 운동량을 갖고 있다.

 태양빛은 질량이 없는데도 운동량을 갖고 있어서, 물체에 압력을 가할 수 있다. 일반적인 물체의 운동량은 질량에서 기인한다. 따라서 질량이 없으면 운동량도 없지만, 빛은 예외이다. 물론 태양빛의 압력은 너무 약해서 인간의 감각기관으로는 느낄 수 없지만, 충분히 큰 돛을 달고 오랫동안 기다리면 우주선을 나아가게 할 수 있다. 태양빛에 의해 가해지는 압력은 아주 미미하지만, 마찰이 전혀 없는 우주공간에서 우주선을 추진시키기에는 충분한 것이다. 참고로 우주 공간에서 태양의 광도는 지구에서 느끼는 것보다 8배나 강하다. 그리고 태양이 사라지지 않는 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

 '레스 존슨(Les Johnson)'은 NASA의 연구원이자 '태양광 항해(Solar sail)'의 열렬할 지지자이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공상과학소설을 읽으며 우주선을 타고 다른 별로 여행하는 꿈을 꾸었고, 로켓과학자가 되어 '태양광 항해(Solar Sail)'에 대한 교과서까지 집필했다. 그는 앞으로 수십 년 안에 '태양광 항해'가 실현된다고 굳게 믿으면서도, 다른 별로 가는 항성 간 우주선은 자신이 죽은 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레스 존슨'의 목표는 매우 얇으면서 탄력이 뛰어난 플라스틱으로 '초대형 태양광 항해선'을 만드는 것이다. 폭이 수 km에 달하는 돛은 우주 공간에서 만들어질 예정이다. 조립이 끝난 우주선은 몇 년 동안 태양 주위를 나선형으로 돌면서 서서히 멀어지다가, 태양계를 벗어난 후 본격적인 항성 간 항해 모드로 접어든다. '레스 존슨'의 설명에 의하면 이 우주선의 속도는 광속의 1%인 약 3000km/s이며, 가장 가까운 별에 도달할 때까지 약 400년이 소요될 예정이라고 한다.

 여행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별도의 추진장치도 고안하고 있다. 그중 한 가지 방법은 달에 거대한 레이저를 설치하여 우주선에 발사하는 것이다. 레이저가 우주선의 돛을 때리면 운동량이 더해지면서 더 큰 추진력을 얻게 된다.

1-2. 방향을 바꾸는 방법

 '태양광 우주선'이 안고 있는 한 가지 문제는 항상 태양을 등지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정지하거나 반대 방향으로 가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도 있는데, 한 가지 해결책은 목적지 별에서 방출되는 빛을 받아 우주선의 속도를 낮추는 것이다. 또 다른 해결책은 멀리 있는 별의 중력을 이용하여 그 주변을 선회하면서 방향을 바꿀 수도 있다. 이보다는 좀 더 시간이 걸리겠지만, 위성에 착륙하여 레이저 기지를 건설한 후 레이저를 돛에 발사하여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

1-3. 생각보다 쉽지는 않다.

 '태양광 항해(Solar Sail)'의 원리는 매우 단순하지만, 실제 '태양광 항해'의 개발은 거북이처럼 느리게 진행되어 왔다.

  1. 1993년에 러시아는 '미르 우주정거장'에 폭 18m짜리 '마일러 반사기(Mylar Reflector)'를 설치했지만 우주선 추진용이 아니라 간단한 실험용이었고, 두 번째는 심지어 실패했다.
  2. 2004년에 일본은 두 대의 태양광 우주선을 성공적으로 발사했는데, 이것도 실전용이 아닌 실험용이었다.
  3. 2005년에는 '행성 학회(Planetary Society)', '코스모스 스튜디오(Cosmos Studio)',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공동으로 진짜 태양광 우주선 '코스모스 1호(Cosmos 1)'를 잠수함에서 발사했으나, '볼나 로켓(Volna Roket)'이 오작동을 일으키는 바람에 궤도 진입에는 실패했다.
  4. 2006년 2월에 일본은 15m짜리 태양항해장치를 M-V 로켓에 싣고 궤도에 올렸으나, 항해장치가 완전히 열리지 않아서 부분적인 성공으로 만족해야 했다.
  5. 2008년에 NASA의 연구팀이 '나노세일-D(Nanosail-D)'를 발사했는데, 이 역시 '팰컨 1호(Falcon 1)' 로켓의 오작동으로 실패하고 말았다.

 그러나 2010년 5월에 일본의 '우주항공연구개발 기구(Aerospace Exploration Agency)'에서 드디어 최초의 태양광 우주선 '이카로스(IKAROS)'를 성공적으로 발사하여 과학자들의 한을 풀었다. 이카로스는 대학선 길이가 20m인 사각형 모양의 탐사선으로, 오직 태양빛만을 이용하여 금성으로 날아가 탐사 활동을 했다. 한 번의 성공에 고무된 일본은 목성으로 가능 태양광 우주선 '루시(Lucy)'도 준비했다. '루시'는 현지시간 2021년 10월에 16일 오후 6시 34분쯤 미국 플로리다 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기지 제41우주발사장에서 '아틀라스 5호(Atlas V)' 로켓에 실려 우주로 나갔다.

태양광 우주선 '이카로스(IKAROS)'

2. 레이저 항해

 여행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별도의 추진장치도 고안하고 있다. 그중 한 가지 방법은 지구나 달에 거대한 레이저 배터리를 설치하여 다른 별로 가는 태양광 항해 우주선에 발사하여 동력을 공급하는 것이다. 레이저가 우주선의 돛을 때리면 운동량이 더해지면서 더 큰 추진력을 얻게 되는데, 이것을 '레이저 항해(Laser Sail)'이라고 한다. 레이저가 우주선의 돛을 때리면 운동량이 더해지면서 더 큰 추진력을 얻게 된다. 물론 당장 실현 가능한 계획은 아니다. 달에서 날아온 레이저를 에너지로 수용하려면 우주선의 크기가 적어도 수백 km는 돼야 하는데, 이런 우주선은 지구에서 도저히 띄울 수 없기 때문에 모든 공사가 우주 공간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달에는 수십 년 동안 쉬지 않고 작동하는 수천 개의 레이저를 설치해야 한다.

 '태양 돛'의 방향을 잘 설정하면 돛에 부딪히는 광자들을 동력 삼아 우주선을 가속시킬 수 있다. 태양 돛을 사용하면 처음에는 반응 속도가 느리겠지만 끊임없이 가속되고 더 빨라질 것이다. 태양 돛을 작동시키는 태양풍의 양을 늘리면 우주선의 가속의 속도가 더욱 빨라지지 않을까? 실제로 연구팀들은 지구에서 빔을 쏘아 올려 태양 돛을 작동시키는 다양한 방법을 연구하고 제시했다. 지상에서 태양 돛을 향해 강력한 레이저를 쏘면 레이저의 광자만으로도 지구에서 화성까지 1달 만에 도착할 수도 있다고 한다. 다만, 지구에서 레이저를 바라하면 두꺼운 대기를 통과하는 동안 에너지의 60%가 소실되므로, 달에는 대기가 없으므로 훨씬 유리하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의 연구진들은 '새턴 V(Saturn V)' 로켓 발사에 쓰인 에너지양이면 우주선을 광속의 2분의 1까지 가속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속도라면 '알파 센타우리(Alpha Centauri)'까지 8.6년이면 도착할 수 있다.

 항성 간 여행의 또 다른 문제점은 우주인을 지구로 귀환시키는 것이다. 목적지에 있는 다른 달이 또 하나의 레이저 기지를 건설하여 지구로 돌아오는 우주선에 동력을 공급할 수도 있다. 고무줄 새총처럼 별의 주위를 돌면서 충분한 속도를 얻은 후에 귀환을 시도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이 경우 우리의 달에 있는 레이저 기지는 우주선을 감속시켜서 지구에 착륙을 유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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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핵추진 펄스 로켓

 과학자들은 '핵에너지(Nuclear Energy)'를 이용한 로켓추진도 고려하고 있다. '핵에너지(Nuclear Energy)'란 핵 내부의 양성자와 중성자의 결합에너지를 말하며, 이러한 축적된 에너지를 '핵반응' 등을 통하여 방출시킬 수 있다. '핵반응(Nuclear Reaction)'은 원자핵이 다른 원자핵이나 소립자와 충돌하여 다른 원자핵으로 변화하는 현상을 말하며, '핵분열(Nuclear Fission)'이나 '핵융합(Nuclear Fusion)' 따위도 이러한 핵반응의 한 예이다.

 1953년 초에 '미국 원자력위원회(Atomic Energy Commission)'는 '우주여행용 원자력 로켓 개발 프로그램'인 '로버 프로젝트(Rover Project)'에 착수하면서 원자로를 싣고 날아가는 우주로을 신중하게 고려하기 시작했다. 그 후 1950~1960년대에 걸쳐 여러 차례 실험을 강행했으나, 원자로의 구조가 너무 복잡하고 불안정하여 모두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게다가 핵분열 반응로는 항성 간 우주선을 추진하기에 역부족이다. 일반적인 핵발전소의 출력은 약 10억 와트인데, 태양계를 벗어나 다른 별로 가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양이다.

 그러나 1950년대의 과학자들은 로켓을 추진하는 수단으로 '핵반응로'가 아닌 '핵폭탄'을 떠올렸다. 예를 들어 1959년에 시작된 '오리온 프로젝트(Project Orion)'의 골자는 여러 개의 원자폭탄을 순차적으로 터뜨려서 그때 발생한 충격파로 우주선을 추진하는 것이었다. 일련의 원자폭탄을 뒤로 떨어뜨리면서 강력한 'X-선'으로 우주선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1959년에 '제너럴 아토믹스(General Atomics)' 사의 과학자들은 '오리온'을 개선하여 무게 800만 톤에 직경이 400m에 달하는 우주선을 1000개의 수소폭탄으로 추진한다는 거창한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1963년에 지상 핵무기 실험을 금지하는 '핵 실험 금지 조약(Nuclear Testing Ban Treaty)'이 체결되면서 '오리온 프로젝트'도 중단되었다. 실험을 하지 않으면 더 이상 진도를 나갈 수 없으므로, '핵추진 펄스 로켓(Nuclear pulse rocket)'은 사실상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

 '오리온 프로젝트(Project Orion)'의 열렬한 지지자였던 물리학자 '프리먼 존 다이슨(Freeman John Dyson, 1923~2020)'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오리온은 태양계에 생명체를 진출시키는 신호탄이자, 지구에 있는 원자폭탄을 처리하는 유일한 수단이다. 오리온 우주선이 한차례 여행을 다녀오면 2000개의 원자폭탄을 처분할 수 있다."

핵추진 펄스 로켓

3-1. 슈퍼 오리온(Super Orion)

 '슈퍼 오리온(Super Orion)'은 항성 간 우주여행을 위해 설계된 비행체로 오리온 계획 때 설계되었다. '슈퍼 오리온'은 무게만 해도 수천만 톤에 달한다. 'ISS(국제우주정거장)'의 무게가 450톤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정말 무시무시하지 크기인 것이다. 그래서 이 커다란 우주선의 추진력은 연쇄 핵폭발로 단시간 내에 추진력을 얻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우주선을 궤도에 올리기 위해 800회에 가까운 연쇄 핵폭발과 핵폭발에 의해 생긴 방사성 물질을 감내해야 한다는 사소한 문제가 있었다. 진짜로 슈퍼 오리온이 발사됐다면, 우주선에 탄 사람 빼고 지구에 있는 사람들은 다 죽었을 지도 모른다. 그러니 이 계획이 진행되었을 리가 없다. 그런데 이렇게 치명적인 단점에도 불구하고 '오리온 계획(Project Orion)'은 현재 태양계를 벗어날 유일한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최근에 다시 슈퍼 오리온과 비슷한 기획들이 등장하고 있다. 새로운 기획의 우주선은 크기도 줄었고 효율성도 좋아졌다. 우리는 다음과 같은 상상도 해볼 수 있다. 핵물질들을 궤도까지만 올리면, 슈퍼 오리온의 자재들을 소행성 같은 우주에서 추출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니면 추진력을 얻을 때 방사선의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핵폭탄 대신 수소폭탄을 사용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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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램제트 융합 엔진

 1960년에 '로버트 W. 버사트(Rober W. Bussard, 1928~2007)'는 핵 로켓의 또 다른 버전으로 일반 제트엔진과 비슷한 융합 엔진을 제안했다. '램제트(Ramjet)'는 엔진 앞부분에서 공기를 흡입하여 연료와 섞은 후 점화를 통해 화학적 폭발을 유도하여 추진력을 발휘하는 장치이다. '로버트 W. 버사트'는 융합 엔진에 이와 비슷한 원리를 적용했다. '램제트 융합 엔진(Ramjet Fusion Engine)'은 공기 대신 '수소 가스(Hydrogen Gas)'를 사용한다. 그런데 수소는 항성들 사이에 텅 빈 공간에 무진장 널려 있으므로, '램제트 융합 엔진'은 연료를 재보급하지 않아도 영원히 작동한다. 흡입된 수소 기체를 전기장과 자기장으로 압축하고 열을 가하면, '핵융합(Nuclear fusion)'을 일으켜서 헬륨으로 변환시키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폭발에너지로 우주선을 추진한다.

 '램제트 융합 엔진'의 겉모습은 마치 '아이스크림 콘(Icecream Corn)'처럼 생겼다. 흡입구로 들어오 수소 기체는 엔진 속으로 주입되어 고열에서 '핵융합(Nuclear Fusion)'을 일으킨다. 1000톤짜리 램제트 융합 엔진이 '9.8m/s2의 가속도(지구의 중력 가속도)'를 1년 동안 유지하면 광속의 77%에 도달한다. '램제트 융합 엔진'은 영원히 작동할 수 있으므로, 이런 식으로 계속 달린다면, 우리의 은하를 벗어나 약 250만 광년 떨어진 안드로메다은하까지 대략 30년 만에 도달할 수 있다. (우주선 안에 타고 있는 승무원이 느끼는 시간 기준으로 계산)

램제트 융합 엔진

4-1. 원리적으로는 은하 내부의 어느 별까지도 갈 수 있다.

 원리적으로 램제트 엔진은 추진력을 거의 무한정 발휘할 수 있으므로, 은하의 내부에 있는 어떤 별까지도 갈 수 있다. 그리고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의하면,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로켓에서는 시간의 흐름이 느려지기 때문에, 장거리 여행을 한다고 해서 승무원을 '가사상태(죽음과 비슷한 상태로 호흡 같은 생명 활동이 일시적으로 멈춘 상태)'에 빠뜨릴 필요가 없다. 1G의 가속도를 계속 유지하면 400광년 떨어져 있는 '플레이아데스 성단(Pleiades cluster)'까지 가는데 11년이면 충분하고, 200만 광년 떨어져 있는 '안드로메다 은하(Andromeda Galaxy)'까지는 단 23년밖에 걸리지 않는다. 지구에서 관측 가능한 가장 먼 우주까지 간다고 해도, 승무원이 살아 있는 동안 도달할 수 있다. (물론 그 사이에 지구에서는 수십억 년이 흘러갈 것이다.)

4-2. '램제트 융합 엔진'의 문제점

 하지만 '램제트 융합 엔진'도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1. 첫 번째 문제는 항성 간 공간에 존재하는 것은 주로 양성자이기 때문에 순수한 수소끼리 핵융합을 일으키는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런 식의 핵융합으로는 많은 에너지를 얻을 수가 없다. 사실 수소를 융합시키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지구에서는 최대한의 에너지를 얻기 위해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융합시킨다. 하지만 우주에 존재하는 수소의 대부분은 양성자가 하나뿐이므로, 램제트 엔진은 양성자와 양성자를 융합시킬 수밖에 없고, 여기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는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융합시킨 경우보다 적다. (하지만 '로버트 W. 버사트'는 연료에 약간의 탄소를 섞으면 항성 간 우주선을 추진할 수 있을 정도로 출력이 크게 증가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2. 두 번째 문제는 충분한 수소를 확보하기 위한 '흡입구'가 엄청나게 커야 한다는 점이다. 몇 가지 타당한 가정하에 이 계산을 수행해 보면, 필요한 삽의 지름은 거의 160km에 육박한다. 이렇게 큰 우주선은 지상에서 만들 수가 없으므로, 우주 공간에서 조립되어야 한다.
  3. 1985년에 공학자 '로버트 주브린(Robert Zubrin)'과 '다나 앤드류스(Dana Andrews)'는 램제트에 작용하는 저항력이 너무 강해서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가속될 수 없음을 증명했다. 우주 공간에는 공기가 없으므로 저항력도 없지만, 수소 기체가 퍼져 있는 지역으로 진입하면 우주선의 운동에 심각한 지장을 받는다. 그러나 이들의 계산은 사실 미래의 램제트에 이 문제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가정에 기초한 것이었다.

 '램제트 융합 엔진'이 실현되려면 위에서 말한 '핵융합', '우주 공간에서 조립하는 법', '우주 공간의 이온에 의한 저항력' 등에 대해 좀 더 많은 사실을 알아내야 한다. 만약 위에 열거한 문제들이 모두 해결된다면, '램제트 융합 엔진'은 우주 로켓의 1순위 후보로 등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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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반물질 로켓

5-1. 반물질이란 무엇인가?

 우주의 천연자원인 '반물질(Antimatter)'도 우주선의 에너지원이 될 수 있다. '반물질(Antimatter)'은 '물질(Matter)'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질량은 같고 전하의 부호가 반대인 관계이다. 예컨대 '전자(Electron)'는 '음전하'를 갖고 있는 반면, 전자의 반물질인 '양전자(Positron)'는 '양전하'를 띠고 있다. 반물질의 가장 큰 특징은 물질과 접촉하자마자 사라지면서 에너지를 방출한다는 것이다. 티스푼 한 숟갈 분량의 반물질이 물질과 반물질의 서로 만나 사라지면서 방출하는 에너지는 뉴욕시를 통째로 날려버리고도 남는다.

 '댄 브라운(Dan Bronw)'의 소설 '천사와 악마(Angles and Demos)'에서는 악한 무리들이 바티칸 성당을 폭파하기 위해 'CERN(유럽 입자 물리학 연구소)'에서 훔진 반물질로 폭탄을 만든다는 내용이 나온다. 수소 폭탄의 효율은 1%에 불과하지만, 반물질 폭탄은 100%의 효율을 자랑한다. 게다가 반물질 폭탄의 위력은 인류가 지금까지 사용해온 폭탄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막강하다. 물질과 반물질이 만나면 E=mc2에 따라 에너지를 방출하는데, '에너지(E)'와 '질량(m)'을 연결하는 비례상수 c2이 엄청나게 크기 때문이다. (c=빛의 속도)

표준 모형

5-2. 반물질은 가장 이상적인 로켓연료

 원리적으로 반물질은 가장 이상적인 로켓연료이다.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의 '제럴드 스미스(Gerald Smith)'는 반물질 4mg만 있으면 화성까지 갈 수 있고, 100g이면 가까운 별에도 갈 수 있다고 했다. 같은 분량끼리 비교했을 때, 반물질은 로켓연료보다 수십억 배 강한 출력을 낼 수 있다. 그런데도 '반물질 엔진'의 구조는 의외로 간단하다. 일상적인 물질이 들어있는 용기에 반물질을 조금씩 흘려보내면 둘이 맞닿는 순간 엄청난 폭발이 일어나고, 이때 발생한 기체가 아래로 방출되면서 로켓을 위로 들어 올린다.

5-3. 반물질은 엄청나게 비싸다.

 하지만 지금까지 만들어진 반물질이라 해봐야, 반전자와 반양성자로 이루어진 '반수소 원자(antihydrogen atom)'가 전부이다. '수소 원자'는 양성자 하나와 전자로 이루어진 가장 간단한 원소이다. 따라서 '반수소 원자'는 실험실에서 만들 수 있는 가장 단순한 형태의 반물질이다. 게다가 이것을 만들 수 있는 시설은 현재 'CERN(유럽 입자 물리학 연구소)'와 '페르미 연구소' 뿐이다. 페르미연구소에 있는 '테바트론(Tevatron)'은 CERN에 있는 'LHC' 다음으로 출력이 큰 '입자 가속기'이다. 고에너지 입자빔을 특정 물체에 충돌시키면 수많은 파편 조각이 튀어나오는데, 그중에는 반양성자도 포함되어 있다. 여기에 강력한 자기장을 걸어서 반양성자를 분리한 후, 반전자를 주입하면 '반수소 원자'가 만들어진다.

 반물질을 꾸준히 생산할 수 있는 장치는 LHC와 같은 입자가속기 뿐이다. 그러나 입자 가속기는 너무 비싸고, 운용하는 데 엄청난 돈이 들어간다. 그리고 여기서 생산되는 반물질의 양은 너무 적다는 것이 문제다. '입자 가속기'는 '연구용 장치'이지, '반물질 생산을 위해 만든 장치'가 아니다. 만약 반물질만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특별 가속기를 만들어 사용한다면, 비용을 크게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가속기를 여러 개 만들어서 동시에 가동하면 상당한 양의 반물질을 생산할수 있다. 사실 2004년에 CERN에서는 2000만 달러를 들여 '수조 분의 1그램'의 반물질을 만들어내긴 했다. '다이아몬드'가 비싸다고 하지만 '반물질'과 비교하면 껌 값도 안된다. 따라서 이렇게 비싼 '반물질'로 우주선을 추진한다면, 세계 경제는 당장 거덜 날 것이다. 물리학 법칙은 '반물질 엔진(Antimatter Engine)'을 허용하고 있지만, 생산단가가 현실적인 수준으로 내려가려면 한참을 기다려야만 한다. '반물질'이 현실적인 비용이 되려면 2100년 쯤은 되어야 할 것 같다.

 반물질을 구하는 또 다른 방법이 있긴 하다. 지구가 아닌 우주에서 반 물질을 수집하는 것이다. 반물질을 함유한 천체를 찾기만 하면 충분한 양을 조달할 수 있을 것이다. 2006년에 유럽에서 발사된 '파멜라 위성(PAMELA: Payload for Antimatter Matter Exploration and Light-Nuclei Astrophysics)'이 바로 이런 임무를 띠고 있다. 광맥을 찾은 후에는 '거대한 자기장 그물'을 쳐서 수거하면 된다. 물론 이것도 그리 만만한 작업은 아니다.

5-4. 반물질은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을까?

 '반물질 로켓(Anti-matter Roket)' 전문가인 펜실베이니아대학의 '제럴드 스미스(Gerald Smith)'는 양전자 '4mg(0.004g)'만 있으면 몇 주 이내에 화성으로 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의 계산에 의하면, 반물질 연료는 같은 무게의 화학연료보다 십억 배 이상 많은 에너지를 함유하고 있다.

 반물질은 비교 대상이 없을 정도로 초고가품이지만, 다행히도 해가 갈수록 가격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현재 운용 중인 입자가속기들은 반물질을 만들어낼 수는 있지만, 애초에 반물질 생산을 목적으로 만든 장치가 아니기 때문에 효율이 크게 떨어진다. 그래서 '제럴드 스미스'는 반양성자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입자가속기를 만들 것을 강력하게 권하고 있다. 일단 대량생산이 되어야 가격도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기술이 개선되어 반물질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지면, '반물질 로켓'으로 행성이나 항성을 여행하는 날이 찾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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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나노우주선

6-1. 나노 우주선은 외계행성까지 진출할 것이다.

 '스타트렉'과 '스타워즈'를 보면 온갖 첨단 기술이 적용된 초대형 우주선이 나오지만, 우주선의 덩치가 반드시 클 필요는 없다. 경우에 따라서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우주선이 더 효율적일 수도 있다. '나노기술'(Nano Technology)'를 이용하면 손톱이나 바늘보다 작은 우주선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이런 우주선을 수백만 개 만들어서 가까운 별로 보내면, 그들 중 일부만 도달해도 임무를 완수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별의 위성에 착륙한 후에는 스스로 복제하여 '나노 우주선(Nanoship)'의 수를 무한정으로 늘릴 수도 있다.

 인터넷 창시자 중 한 사람인 '비트 서프(Vint Cerf)'는 나노 우주선이 태양계뿐만 아니라 외계 행성까지 진출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는 태양계 탐사는 작고 강력한 나노 우주선으로 실행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라고 한다. 값비싼 대형 우주선에 사람을 태워놓고 마음을 졸이는 것보다, 개당 1달러도 되지 않는 나노 우주선 수백만 대를 보내는 편이 훨씬 경제적이고 성공 확률도 높다고 한다. 이들은 이동하기 쉽고 토양과 대기 성분을 분석하는 데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 태양계뿐만 아니라 가까운 별을 탐사할 때도 나노 우주선은 막강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게다가 이들은 지구로 귀환할 필요도 없다.

 과학자들은 이 '나노봇(나노 우주선)'을 '노이만 탐사기(Neumann probe)'라고 부르기도한다. 이 별칭은 독일의 저명한 수학자이자 컴퓨터의 원형인 '튜링머신(Turing Machine)'의 수학적 기초를 닦았던 '존 폰 노이만(John von Neumann)'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튜링머신은 스스로 복제하는 기능이 있는데, 나노봇에 이 기능을 부여하면 가까운 별뿐만 아니라 은하 전체를 탐사할 수 있다. 나노봇들은 자가복제를 통해 기하급수로 늘어나면서 거의 광속에 속도로 나아가면, 수백 또는 수천 년 만에 은하 전체를 식민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6-2. 집단의 효율

 새와 꿀벌 등 무리 지어 다니는 동물들도 이와 같은 전략을 펼쳐 큰 성공을 거두었다. 무리를 지으면 개체 수를 보존하는 데 유리할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조기경보시스템이 될 수 있다. 예컨대 무리의 한쪽에서 천적이 다가오는 경우, 제일 먼저 발견한 개체가 신호를 보내면 순식간에 무리 전체가 방어모드로 돌입하는 식이다. 또 무리를 지으면 에너지도 절약할 수 있다. 새들이 V자 대형으로 날아가는 이유도 날갯짓에 의한 공기의 요동이 뒤따라오는 새들의 비행을 돕는 쪽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즉 V자 대형을 유지하면 힘을 덜 들이고 날수 있다.

 과학자들은 이처럼 무리를 이루고 사는 동물의 집단을 '초생물(superorganism)'이라고 부른다. 집단 자체가 각 개체의 능력과 무관하게 어떤 지성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개미는 신경계가 아주 단순하고 뇌도 아주 작지만, 서로 협동하여 복잡한 개미탑을 쌓을 수 있다. 외계행성이나 별을 탐사할 때 '전형적인 우주선' 대신 '나노봇 군단'을 파견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은 '초생물'에게서 힌트를 얻은 것이다.

 나노 우주선의 또 다른 장점은 '연료'가 적게 든다는 점이다. 큰 로켓을 초속 40000km까지 가속시키려면 엄청난 양의 연료가 필요하지만, 작은 물체를 가속시키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다. 예컨대 소립자는 일상적인 전기장만으로 거의 빛의 속도에 도달할 수 있다. 따라서 나노입자에 작은 전기전하를 주입하면 전기장을 이용하여 쉽게 가속할 수 있다. 따라서 굳이 커다란 우주선을 띄워 자원을 낭비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자가복제 기능을 갖춘 초소형 우주선 하나만 있으면 충분하다. 나노 우주선을 외계행성이나 위성에 착륙시킨 뒤, 자기복제를 통해 수를 늘려 그곳에서 중간기지를 세우면 더 멀리 진출할 수 있다.

 '집단의 효율'은 과학자들에게도 흥미로운 연구 대상이다. 허리케인, 폭풍, 화산 폭발, 지진, 홍수, 산불 등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 수천 개의 지역에 '똑똑한 먼지'를 살포하여 재난 현장을 실시간으로 관측하면 원인분석과 함께 적절한 대책을 세울 수 있다. 수백 km에 걸쳐 '똑똑한 먼지'를 광범위하게 살포하면, 이 먼지 센서들이 보내온 데이터(온도, 습도, 풍속 등)'을 종합하면 허리케인이나 화산 폭발의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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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자가복제 나노 우주선

 1980년에 NASA는 '자가복제 로봇 탐사선'이라는 아이디어를 신중하게 검토한 끝에 '산타클라라 대학(Santa Clara University)'의 관리하에 운영되는 AASM(Advanced Automation for Space MIssions)'을 창설했다. 이들의 목적은 자가복제 로봇을 달에 파견한 후 그곳의 자원을 이용하여 자가복제를 실현하는 것이다. AASAM이 제출한 보고서에는 달의 암석을 분석하는 화학공장 건설에 관한 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예컨대 달에 착륙한 로봇이 스스로 자기 몸을 분해한 후 재조립하여 공장으로 변신한다는 식이다. 또 로봇이 달 표면에서 필요한 광물을 채취하거나 화학적으로 변형시켜서 기지를 건설할 수도 있다. 이런 식으로 자가복제에 필요한 공장을 건설할 수만 있다면, 그 다음 임무는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이다. NASA의 '미래 개념연구소(Institute for Advnaced Concepts)'는 이 보고서에 기초하여 2002년부터 자가복제로봇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코넬대학의 '메이슨 펙(Mason Peck)'은 나노 우주선을 열렬히 지지하는 과학자 중 한 명이다. '메이슨 펙'은 엄청난 연료를 소비하는 대형 우주선 대신 적은 연료로 광속의 1~10%까지 가속되는 1cm 크기의 나노 우주선을 생각하고 있다. 우주 공간에서 '슬링샷 효과(우주선이 행성 근처를 스쳐 지나가면서 중력에 의해 속도가 빨라지는 현상)'를 이용하면 별도의 연료를 소모하지 않고 우주선의 속도를 높일 수 있다.

 그런데 '메이슨 펙'은 '중력' 대신 '자기력'을 사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지구의 자기장보다 2000배나 강한 목성의 자기장을 이용하여 나노 우주선을 가속시킨다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원운동을 통해 소립자를 가속시키는 원자 충돌기와 비슷한 원리이다. '마이클 펙'이 디자인한 나노 우주선은 의외로 간단하다. 칩의 한쪽 면에는 통신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태양전지'가 달려 잇고, 반대쪽 면에는 라디오 송신기와 카메라, 그리고 여러 가지 센서들이 장착되어 있다. 이 우주선에는 엔진이 없는데, 모든 추진력을 목성의 자기장에서 얻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위성기지에 '레이저 대포'가 설치되어 있다면, 이것을 나노 우주선에 발사하여 거의 광속에 가까울 정도로 가속시킬 수 있다. 아니면 달에 설치된 '레일건(Rail Gun)'이나 '입자 가속기'를 통해 발사해도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발사할 수 있다.

6-4. 분자 크기의 나노 우주선

 나노 기술을 이용하여 우주선을 더 분자 크기까지 줄이면 어떻게 될까? 나노 우주선을 분자 크기까지 줄이면, 목성의 자기장 대신에 목성의 위성에 LHC 같은 '입자 가속기'를 설치하는 것만으로도 우주선을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가속시킬 수 있다. 우주선이 보통 크기라면 입자가속기가 거의 목성만큼 커야 하겠지만, 분자 크기의 우주선은 입자가속기로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노 우주선'도 나름대로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 무엇보다도 우주 공간에서 예상치 못한 '전기장'이나 '자기장'을 만났을 때 항로를 이탈한다는 것이 문제이다. 이런 일을 방지하려면 지구에서 출발할 때부터 높은 전압으로 빠르게 가속시켜야 한다. 또 광속에 가까운 속도에 이르면 칩이 산산이 분해되지 않을까? 원형 가속기 안에서 거의 광속으로 내달리는 분자도 원심력의 영향을 받는다. 이 분자들은 전기전하를 띠고 있으므로 과도한 전기력 때문에 분해될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달려도 분해되지 않는 분자 규모의 나노 우주선은 아직 시기 상조인 셈이다. 이러한 나노 우주선은 빨라도 수십 년 후에나 가능할 것이다.

6-5. '나노 우주선'이 외계의 별에 도달한 후

 '메이슨 팩'의 바람대로 수백만 개의 나노 우주선 군단이 우주로 나아가, 그들 중 일부라도 외계의 별에 도달했다고 하자. 그러면 나노 우주선은 어떤 임무를 수행하게 될까?

 카네기 멜론대학의 '페이 장(Pei Zhang)'은 회로가 새겨진 조그만 칩에 초소형 회전날개를 달아놓은 '소형 헬리콥터 군단'을 만들었다. 소형 헬리콥터 군단'의 임무는 화재나 폭발 현장에 진입하여 상황을 파악하고 생존자를 확인하는 것이다. 여기에 비디오카메라와 센서를 장착하면 온도, 압력, 풍속 등을 파악하여 비상사태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또 이들은 상호 간 통신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중 한 대가 위험에 직면했을 때 다른 헬기들이 안전한 경로로 피해 가도록 사전 경고를 날릴 수도 있다. 물론 이 헬기 군단은 전쟁터나 외계행성에도 파견되어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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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스타십의 문제점

 '스타십(Starship)'이란 태양계를 벗어나 외계의 별로 가는 우주선의 총칭이다. 지금까지 소개한 모든 '스타십(Starship)'들은 광속에 견줄 만한 속도로 이동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런데 우주선의 속도가 광속에 가까워지면 다양한 문제가 발생한다. 이런 속도로 내달리다가 소행성에 충돌하면 대형사고를 피할 길이 없고, 아주 작은 소행성에 부딪혀도 선체에 구멍이 나서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이동하다가 소행성과 충돌하면, 우주선은 산산조각이 날 것이다.

 영화에서는 우주선 몸체를 강력한 '역장(Force Field)'으로 에워싸서 다가오는 소행성을 밀어낸다. 그러나 이런 편리한 장치는 SF 작가들의 머릿속에나 존재할 뿐이다. '전기장'이나 '자기장'으로 선체를 덮을 수는 있지만, 플라스틱이나 나무, 석고처럼 전하를 띠지 않은 물체가 돌진해오면 사고를 막을 길이 없다. 우주 공간을 표류하는 미소 운석들은 전하가 없기 때문에 '전기장'이나 '자기장'으로 밀어낼 수가 없다. 도움이 안 되기는 '중력장(Gravitational Field)'도 마찬가지다. 중력은 오직 잡아당기는 쪽으로만 작용하면서 엄청나게 약하기 때문에, 소행성에 거의 아무런 영향도 미칠 수 없다.

 우주선의 방향을 180° 돌려서 추진 방향을 바꾸면 어떨까? 괜찮은 아이디어인 것 같다. 사실 이것은 핵융합로켓의 속도를 줄이는 최선의 방법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별까지 도달하는 데 필요한 추진력의 거의 절반이 소모된다. '솔라 세일'의 경우, 목적지 별에서 방출되는 복사에너지를 이용하여 제동을 걸 수도 있다.

 우주선의 속도를 늦추는 것도 풀어야 할 과제 중 하나이다.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날아가다가 목적지에 도달했을 때 어떻게 우주선에 제동을 걸 것인가? '솔라 세일'이나 '레이저 세일'은 태양 또는 레이저빔으로 가속만 할 수 있을 뿐, 감속 기능은 없다. 이런 우주선으로 외계의 별까지 갔다면, 그냥 스쳐 지나가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