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공학 (Engineering)

‘종이’의 과학

SURPRISER - Tistory 2022. 5. 14. 11:09

0. 목차

  1. 종이는 진화 중
  2. 종이가 물에 약한 이유
  3. 복사용지
  4. 잉크젯 용지
  5. 신문지
  6. 새로운 기능을 가진 종이

종이(Paper)

1. 종이는 진화 중

 '종이(paper)'는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을까? 종이의 특성이라 하면, '탄다', '물에 약하다' 등이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타지 않는 종이', '물에 강한 종이' 등 기존의 종이의 특성을 초월한 기능을 가진 종이가 나오고 있다. 이것뿐만이 아니다. 불꽃에 싸여도 물로 '자기 소화(조직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효소가 조직 스스로를 소화시키는 현상)'하는 기능을 갖춘 종이가 실용화되었고, 2007년에는 '공기를 맑게 하는 종이'도 등장했다. 정보를 기록하기 위해 사용하기 시작한 종이가 지금은 폭넓은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원래 '종이(paper)'는 이름은 '파피루스(papyrus)'에서 유래한 것이다. 파피루스는 기원전 2500년경부터 이집트에서 사용하던 '정보를 기록하던 소재'이다. 파피루스는 종이의 어원이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종이는 아니다. '종이'는 식물 섬유를 물속에 분산시킨 다음 여과 작용으로 떠서(탈수해서), 시트 모양으로 만든 소재를 가리킨다. 파피루스는 섬유를 가로·세로로 늘어서게 한 것이다. '파피루스'는 '탈수' 과정을 거치지 않으므로, 종이가 아니다.

파피루스(papyrus)

2. 종이가 물에 약한 이유

 고기능 종이를 소개하기 전에, 본래 종이의 성질을 살펴보자. 본래 종이의 약점을 극복하거나 기능을 부가함으로써 새로운 성질을 가진 종이가 태어나기 때문이다.

 종이의 약점은 우선 물에 약하다는 점이다. 그러면 종이는 왜 물에 약할까? 종이가 물에 약한 이유는 종이를 만드는 방법과 관계되어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종이의 원료는 폐지나 목재이다. 목재의 작은 조각을 부수거나 열과 약품을 처리함으로써 '셀룰로오스'라는 섬유를 꺼내, 그 섬유를 물속에서 분산시키고 이를 떠서 만든다. 즉, 종이는 섬유의 모임이다. 섬유가 따로따로 떨어지지 않는 이유는, 섬유끼리 '수소 결합(Hydrogen Bond)'으로 이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종이가 물에 젖으면, 종이의 섬유끼리 잇는 '수소 결합'사이에 '물 분자(H2O)'가 들어간다. 그러면 종이가 만들어질 때와 반대의 상황이 되고, 종이 사이의 '수소 결합'이 끊어진다. 그래서 섬유끼리의 결합이 약해지고, 종이가 잘 찢어지게 된다. 물에 가장 약한 것은 '휴지(화장지)'일 것이다. 휴지는 물에 넣으면 곧바로 섬유가 흩어지도록 만들어져 있다. 흔히 화장지를 물에 '녹는다'고 표현하지만 실제로 녹는 것은 아니고, 집합해 있던 종이의 섬유가 따로따로 흩어지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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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복사용지

 종이는 '물에 닿으면 흩어지는 것'과 '물에 닿아도 흩어지지 않는 것'이 있다. 복사 용지의 경우, 물에 담가도 물에 녹을 정도로 곧바로 따로따로 흩어지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복사용지에는 섬유뿐만 아니라, 다양한 약품이 첨가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종이는 내수성 등 목적에 맞는 기능을 가지게 된다.

 우리가 사용하는 복사용지에는 다양한 재료가 첨가된다. 예컨대 종이를 하얗게 하고 얇아도 비쳐 보이지 않게 하는 '전료(塡料)', 수성 잉크 등과 같은 액체의 침투성으 제어하는 '사이즈제(sizing agent)', 건조 상태에서도 강도를 보강하는 '건조지력제(dry holding agent)', 물에 젖어도 어느 정도의 강도를 유지하는 '습윤지력제(wet holding agent)' 등이 첨가된다. 또 이들 첨가제에 염료를 섬유에 고정시키는 '정착제', 제조할 때 물 등이 거품을 일으키지 않도록 하는 '소포제' 등도 첨가된다. 이들 첨가물의 배분이나 성분을 조절함으로써 종이에 많은 기능을 조절할 수 있다.

3-1. 많은 종이에는 앞과 뒤가 존재한다.

 종이를 만들 때 '여과 작용(Filtration)'에 의해 물을 빼기 때문에, 첨가물의 일부는 종이의 윗면에 많이 남기 쉽다. 이에 따라 많은 종이에는 '앞과 뒤'가 존재한다. 이 '앞과 뒤'는 '알루미늄박(aluminium foil)'을 이용해 간단하게 판별할 수 있다.

 알루미늄박을 이용해 간단하게 앞과 뒤를 판별하는 법을 알아보자. 먼저 복사용지를 접어, 그 앞면과 뒷면이 같은 면에 오도록 한다. 그 위로 알루미늄박을 미끄러지게 하면, 종이에 검은 자국이 난다. 그때 검은 자국은 앞면에서는 진하고 뒷면에서는 연하다. 이는 복사용지의 전료인 '탄산칼슘(CaCO3)'이 아주 적은 양의 알루미늄박을 깎고, 그 가루가 종이에 묻기 때문이다. 전료가 많은 표면에서는 알루미늄이 많이 깎여서, 더욱 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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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잉크젯 용지

 종이에 재료를 첨가할 뿐만 아니라, 종이에 '안료(Pigment)'를 바름으로써, 더욱 고성능의 종이를 만들 수 있다. 그래픽용의 종이나 카탈로그, 포스터 등에 쓰이는 종이는 흔히 '아트지(Art Paper)'라고 한다. '아트지'에는 표면에 '카올리나이트[Al2Si2O5(OH)4]'나 '탄산칼슘(CaCO3)' 등의 분말을 접착제와 함께 바른다. 그 입자는 0.5~5μm로 작고, 그로 인해 표면이 평평하고 부드러워진다.

 '도공층(바르는 층)'의 두께는 인쇄용지의 목적에 따라 다르다. 예컨대 100μm 가량의 종이 앞뒤에는 약 15μm씩 도공층이 있는 등, 종이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경우도 있다. 이 도공층은 표면을 평평하게 할 뿐만 아니라, 인쇄물이 깨끗하게 보이도록 고안된 경우도 있다. 예컨대 우리가 사용하는 사진 화질 수준의 잉크젯 프린트 용지는 표면에 '실리카(대부분 산소와 규소의 화학적 결합체로, SiO2가 96% 이상을 차지)' 등이 칠해져 있다. 이렇게 해서 잉크를 단시간에 재빨리 흡수하면서도 번지지 않게 되어 있다.

 잉크젯 프린터는 몇 'pL(피코리터)'의 잉크를 정확한 위치로 제어해 방출함으로써 섬세하게 묘사할 수 있다. 미세한 잉크로 그리기 때문에, 번지는 일음 금기 사항이 된다. 그래서 현재의 사진 화질용 잉크젯 용지의 표면은, 2층 구조로 만들어진다. 표면의 제1층은 '잉크를 흡수하기 쉬운 실리카와 같은 소재'로, 제2층은 '잉크를 튕기는 소재'이다. 제1층에서 빨리 잉크를 흡수함으로써 잉크가 표면에 퍼지는 것을 막고, 제2층에서 튕김으로써 종이 속에 번지는 것을 막는다. 이러한 구조에 의해 더욱 아름답고 섬세한 표현이 만들어진다.

5. 신문지

 신문지에는 많은 기술이 들어가 크게 발전하고 있다. 해마다 저품질의 폐지 섬유 증가하면서도, 운반하기 쉽도록 얇고 경량화되고 있다. 그러면서도 읽기 쉽고 깨끗한 인쇄가 되도록 '백색도(종이의 하얀 정도)'를 높이고, 종이의 성질도 향상되고 있다. 이렇게 하는 데는 최첨단의 제지 기술이 많이 필요하다고 한다. 현재 신문지의 원료 섬유는 40~70% 정도가 폐지에서 공급되고 있다. 그리고 나머지도 조림목이나, 폐목재, 건축용·가구용으로 쓰지 못하는 것을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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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새로운 기능을 가진 종이

 여기서부터는 종이가 본래 가지고 있지 않은 '새로운 기능을 가진 종이'들을 소개한다.

6-1. 물에 녹는 종이

 앞에서 말한 것처럼, 종이는 원래 물에 녹지 않으나, 물에 녹는 종이가 개발되었다. 섬유 표면의 분자 구조를 약품으로 가공해서, 물에 녹도록 한 것이다. 이 종이를 물에 담그면 섬유 자체가 여기저기 흩어질 뿐만 아니라, 섬유가 물에 녹는다. 섬유보다도 작은 분자로 여기저기로 흩어지고, 종이의 그림자도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일본에서 개발된 이 종이는 예전에 미국에 수출되어, 'NASA(미합중국 항공우주국)'에서 로켓 연료 탱크의 연료 누설 검사에 쓰였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 밖에 비밀문서의 작성에도 쓰였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은 더욱 표면을 가공해, '물에 녹는 속도'를 조절한 '등롱' 등에 쓰인다.

 이와 반대로 철저히 녹지 않게 만든 종이도 있다. 예컨대, 클리닝 '태그용의 종이이다. 세탁물을 식별하기 위한 '클리닝 태그'는 물이나 세제 등에 노출되는 가혹한 환경에서도 파손되면 안 된다. 이러한 종이를 '내세지'라고 부른다. '내세지'는 종이의 표면을 '수지(resins)'로 덮거나, 종이 안에 강력한 접착제를 섞음으로써 물속에서도 섬유가 떨어지지 않도록 고안되었다. 이러한 종이는 세제나 샴푸 등의 라벨에도 사용된다.

등롱

6-2. 종이가 아닌 종이(합성지)

 필요한 기능을 얻기 위해, '종이가 아닌 종이'도 등장하고 있다. 원래 종이는 식물 섬유로 만들지만, 플라스틱 등의 '화학 섬유'로 만들어진 '합성지(Synthetic Paper)'도 종이와 같은 외관을 가지고 있어 넓은 의미에서는 종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합성지'도 최근에는 다양한 용도로 쓰이고 있다.

 일본에서는 국회의원 선거나 지사 선거 등에 쓰이는 '투표 용지'에는 대부분 '합성지(Synthetic Paper)'가 쓰이고 있다. '폴리오레핀(Polyolefin)'이라는 소재로 되어 있는데, 말하자면 '플라스틱 필름(Plastic Film)' 같은 것이다. 그 필름 위에 문자를 쓸 수 있도록 도공을 하거나, 표면을 화학적으로 처리한다. 플라스틱의 성질을 잘 이용한 이 '투표 용지'는 접어도 자연적으로 펴지도록 만들어졌다. 투표 용지를 투표함에 넣으면 곧바로 펴지므로, 종이를 펴는 수고가 생략되고 개표 작업이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다.

 이와 같은 '플라스틱 종이'를 지폐로 이용하는 나라도 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1988년에 '플라스틱 지폐'를 도입했고, 현재는 싱가포르와 태국 등에서도 '플라스틱 지폐'를 사용하고 있다. '플라스틱 지폐'는 보통 종이로 만든 지폐보다 내구성이 뛰어나, 대략 4배나 오래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또 잘못 세탁하거나 바닷물에 담가도 너덜너덜해지는 일이 없다. 또 부분적으로 투명해지거나 자외선을 비추도록 하는 등의 방법 등으로 '위조 방지 대책'으로도 쓸 수도 있다.

6-3. 불에 타지 않는 종이

 식물 섬유를 이용한 종이 중에서도 '불에 타지 않는 종이(불연지)'도 만들어졌다. 원래 종이는 불에 타기 쉬워서, 불이 났을 때 집 내부의 벽지가 타서 더 큰 화재로 번지는 경우가 있다. 그것을 조금이라도 막기 위해서 다양한 '불에 타지 않는 종이(불연지)'가 고안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섬유에 '수산화알루미늄[Al(OH3)]'을 첨가한 종이이다. '수산화알루미늄'은 가열되어 200~300℃를 넘으면 물이 발생한다. 열에 의한 '탈수 분해'라는 반응인데, '수산화알루미늄'이 '산화알루미늄(Al2O3)'과 '물(H2O)'로 갈라지는 것이다. 종이에 잘 첨가하면, 발생한 물에 의해 열이 흡수되어, 불이 번지는 일을 막을 수 있다. 이것을 '자기 소화 기능'이라 부른다.

 불을 붙여 보통의 복사용지와 비교해 보면, 복사용지는 바로 불꽃을 내며 타지만, '자기 소화 기능'을 가진 종이는 검게 되지만 불꽃을 내면서 타지는 않는다. 때문에 화재 때 방 안에서 갑자기 불꽃에 둘러싸이는 사태를 막을 수 있다. 이 종이는 이미 가정의 벽지나 방화용의 문의 일부에 사용되고 있다.

6-4. 공기를 깨끗하게 하는 종이

 2007년에는 '공기를 깨끗하게 하는 종이'도 등장했다. 이 종이로 만든 달력이나 포스터를 방에 걸어 두면, 스스로 방 안의 공기를 깨끗하게 만든다. 여기에는 '광촉매(빛을 받아들여 화학반응을 촉진시키는 물질)'가 이용된다. 표면에는 '이산화타이타늄(TiO2)'이 칠해져 있는데, 이것이 공기를 맑게 한다. '이산화타이타늄'이 빛에 닿으면, '포름알데히드(HCHO)' 등 새집증후군의 원인이 되는 화학 물질을 분해하고, 무해한 '이산화탄소(CO2)'와 '물(H2O)'로 바꿀 수 있다. 이것이 이산화탄소의 '광촉매' 효과이다.

 더욱이 '광촉매(Photocatalyst)'에는 악취의 원인이 되는 물질을 분해하거나 세균을 죽이는 효과도 있다. 예컨대, 담배의 대표적인 냄새인 '아세트알데히드(C2H4O)'의 농도를 20시간에 99% 이상 저하시키는 등의 효과가 있다.

6-5. 그 외에 다양한 기능을 가진 종이들

  1. 기름에 견디는 종이: '기름에 견디는 종이'는 표면 가공에 의해, 기름을 스며들지 못하게 만들어졌다. 햄버거를 싸는 종이 등으로 이용된다.
  2. 전기를 통하는 종이: 탄소의 분말 등을 가해서 '전기 전도도'를 높인 종이가 만들어졌다. 정전기를 방지하기 위해 쓰인다.
  3. 전기를 통하지 않는 종이: 제조 공정을 연구함으로써, 보통 종이보다 전기를 통하지 않는 종이도 만들어졌다. 전력 케이블 등에 쓰인다.
  4. 감열리: 열에 의해 종이 표면의 염료가 녹는 등의 작용으로, 검은색이나 감색 등의 색깔이 된다. 영수증 등에 쓰인다.
  5. 고흡수지: 흡수성의 분자를 부가해, 물을 흡수하는 기능을 높였다. 종이 기저귀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