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움직이는 물체가 만유인력을 받으면, 만유인력에 의해 그 주위를 계속 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지 알아보고, 그 메커니즘에 대해 알아보자.
0. 목차
- 해머던지기
- 달의 원운동
- 인공위성의 원운동
- ISS의 원운동
- 지구와 달의 중심
- 케플러의 법칙
1. 해머던지기
'해머던지기'는 올림픽 육상경기 중 던지기 부문의 종목 중 하나로, 순발력과 스피드를 이용하여 해머를 던진 거리를 겨루는 종목이다. 해머를 멀리 던지기 위해, 선수들은 양손으로 해머와 연결된 손잡이를 잡고 회전하여 해머를 가속시킨다. 선수는 회전하는 동안 해머를 몸의 방향, 즉 원의 중심 방향으로 해머를 끌어당겨야 한다. 왜냐하면 해머는 관성력에 의해 계속 날아가 버리려고 하기 때문이다. 만약 끌어당기고 있는 줄이 끊어지면, 해머는 금방 관성의 법칙에 의해 날아가 버릴 것이다. 이때 원운동에서 중심을 향해 끌어당기는 힘을 '구심력(Centripetal force)' 또는 '향심력(Centripetal force)'이라고 한다.
'힘'이란 물체의 속도를 바꾸는 것이다. 따라서 원운동이 '등속'이어도 '힘'은 필요하다. 등속의 원운동에서는 속력이 바뀌지는 않지만, 나아가는 방향은 끊임 없이 바뀌기 때문에 힘이 필요한 것이다. '해머던지기'에서는 줄을 매개로 해서 해머가 선수에게 끌어당겨지고 있지만, 해머와 선수 사이의 거리는 일정하다. 인력이 작용한다고 해서 반드시 가까워진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물론 해머가 '정지한 상태'에서 줄을 잡아당기면 해머는 선수에게 접근하겠지만, 해머 선수는 해머를 회전시키고 있다.
2. 달의 원운동
달은 지구의 만유인력에 의해 끌어당겨지고 있지만, 둘 사이의 거리가 줄어들지는 않는다. 해머 던지기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지구가 달을 당기고 있다고 해서 반드시 가까워지는 것은 아니다. 물론 달이 정지해 있다면 만유인력에 의해 지구에 접근에 마침내 충돌할 것이다. 하지만 달은 초속 1km나 되는 속도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달은 지구로 떨어지지 않고 원운동을 계속할 수 있다.
만약 지구로부터의 만유인력이 없다면, 달은 관성의 법칙에 의해 그때의 속도를 유지한 채로 곧은 직선으로 계속 나아갈 것이다. 하지만 달은 만유인력에 의해 나아가는 방향은 지속적으로 바뀌고 있다. 이는, 달이 곧은 직선과 실제 궤적의 차이만큼 언제나 낙하하고 있기 때문이다.
3. 인공위성의 원운동
지구는 구체이기 때문에 지면이 평탄하지 않고 휘어져 있다. 공을 수평 방향으로 던진다고 생각해 보자. 공의 속력이 커지면 지면의 휘어짐을 무시할 수 없게 된다. 공의 입장에서 보면, 지구가 구이기 때문에 지면이 내려가기 때문이다.
그러다 공의 속도가 더 높아지면, '낙하'의 폭과 지면이 내려가는 폭이 일치해, 공과 지면 사이의 거리가 줄어들지 않는다. 공이 지면에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지구를 계속 도는 '인공위성'처럼 되는 것이다. (공기의 저항이나 지구의 요철은 무시했음) 이처럼 지구의 주위를 공전할 수 있는 최소의 속도를 '제1 우주 속도'라고 하며, 대략 7.905km/s 정도이다.. 또 지구의 중력을 벗어날 수 있는 최소의 속도를 '제2 우주 속도'라고 하며, '제2 우주 속도'는 11.19km/s 정도이다. 또 태양의 중력을 벗어날 수 있는 최소의 속도인 '제3 우주 속도'도 있는데, '제3의 우주속도'는 16.7km/s 정도이다.
제1 우주 속도 | 값 |
지구의 제1 우주 속도 | 7.905km/s |
화성의 제1 우주 속도 | 약 3.55km/s |
목성의 제1 우주 속도 | 약 42.12km/s |
4. ISS의 원운동
'낙하하는 엘리베이터' 안은 무중력 상태와 같아진다. 낙하하는(가속도 운동을 하는) 엘리베이터는 위쪽 방향으로 생기는 '관성력(겉보기힘)'이 중력을 없애기 때문이다.
'국제 우주 정거장(ISS: International Space Station)'나 '우주 왕복선(Space Shuttle)'의 고도는 고작 수백 km밖에 되지 않는다. 지구에서 멀어질수록 만유인력은 약해지지만, 수백 km 지점의 만유인력의 크기는 지상과 그 크기의 차이가 별로 없다. 그런데 ISS 내부는 어떻게 무중력이 될까? 사실 ISS도 달처럼 항상 '낙하'하고 있기 때문이다. ISS는 가속도 운동을 하고 있으므로, ISS 안에서 보면 가속도와 반대 방향으로 관성력이 작용한다. (원운동에서의 관성력은 '원심력'이라고 함) ISS 내부에서는 이 원심력과 만유인력이 정확히 일치하므로, 이 둘의 영향이 서로 지워져 무중력 상태가 되는 것이다.
5. 지구와 달의 중심
'만유인력'은 두 물체끼리의 '인력'이다. 간과하기 쉽지만 사실 지구가 사과를 끌어당기면, 같은 크기의 힘으로 사과도 지구를 끌어당긴다. 그러면 지구도 사과에 끌어당겨져서 움직이고 있을까? '질량'은 '가속하기 어려운 정도'이다. 따라서 지구의 가속도는 사실상 무시할 수 있을 정도이기 때문에, 지구는 거의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해도 좋다.
하지만 지구가 달로부터 받고 있는 만유인력은 무시할 수 없는 정도의 크기이다. 그래서 지구도 달로부터 만유인력을 받아서, '지구와 달의 중심'을 중심으로 돌고 있다. 그러면 그 중심이란 어디일까? 같은 질량을 가진 두 천체의 경우, 중심은 정확히 그 가운데가 된다. 두 천체는 이 중심을 중심으로 해서 대등하게 돈다. 하지만 한쪽의 질량이 약간 더 큰 경우, 중심은 질량이 더 큰 쪽으로 치우치고 그곳을 중심으로 해서 두 천체가 돈다. 실제로 태양과 같은 항성이 두 쌍으로 된 '쌍성(binary star)'은 이런 식으로 운동하고 있다. 지구와 달의 경우, 달의 질량은 지구의 약 81분의 1밖에 되지 않으므로, 지구와 달의 중심은 지구의 내부에 있다.
6. 케플러의 법칙
'아이작 뉴턴(Issac Newton)'이 활약하기 전, 덴마크의 천문학자 '튀코 브라헤(Tycho Brahe, 1546~1601)'는 행성의 운행에 관한 막대한 관측 기록을 남겼다. 그리고 그가 죽은 후, 그의 조수였던 독일의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Johannes Kepler, 1571~1630)'는 행성의 운동에 관한 법칙인 '케플러의 법칙(Kepler's laws)'을 발견했다. 케플러의 법칙은 3가지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제1법칙: 행성의 궤도는 타원이다.
- 제2법칙: 태양과 행성을 연결한 선이 일정 시간에 통과하는 면적은 같다. (면적속도는 일정)
- 제3법칙: 공전 주기의 제곱과 궤도의 긴 반지름의 세제곱의 비는 어떤 행성에서나 같다.
케플러의 3법칙은 천문 관측에 바탕을 둔 '경험의 법칙'이다. 케플러는 왜 이런 법칙이 성립하는지를 연구했으나, 그 결론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한편, 뉴턴은 '만유인력은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고 생각하고, 스스로 세운 역학에 근거해 행성의 운동을 계산해보았다. 그리고 마침내 케플러의 3법칙을 이론적으로 유도하는데 성공하였다. 그 결과, '뉴턴 역학'과 '만유인력의 법칙'은 과학계에서 높이 평가되었다.
6-1. 케플러의 제1법칙에 대한 보충 설명
지금까지 만유인력에 의한 운동을 '원운동(Circular motion)'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완전한 원운동을 하는 것은 이상적인 상황일 때뿐이고, 보통 타원 운동이 된다.
지표에서 수평 방향으로 빠른 속도로 물체를 던졌을 때, 물체의 낙하 폭과 지면의 강하 폭이 일치하면 물체는 '원운동'을 한다. 하지만 물체의 낙하 폭과 지면의 강하 폭이 일치하기 위해서는 물체의 속도를 정밀하게 조절해야 한다. 이 속도보다 조금이라도 작으면 지면으로 추락하고, 이 속도보다 조금이라도 크면 낙하의 폭과 지면의 강하의 폭의 균형이 무너져 '타원 궤도'를 그리게 된다. 즉, 원궤도는 굉장히 특별한 경우고, 타원 궤도가 오히려 더 일반적인 경우이다.
태양계의 행성은 타원궤도를 가진 다수의 소천체가 충돌 합체해서 탄생했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행성의 궤도는 '평균화(averaging)'돼서 원에 가까운 타원이 되었다. 한편, 뚜렷한 타원 궤도를 그리는 '소천체(혜성, 혜왕성 궤도 통과 천체 등)'도 대단히 많다.
6-2. 케플러의 제3법칙에 대한 보충 설명
'케플러의 제3법칙'의 내용은 (공전 주기)2과 (궤도의 긴 반지름)3의 비는 어떤 행성에서나 같다는 것이다. 아래의 표는 태양계 행성의 '공전주기'와 '긴반지름'을 정리한 것이다. (공전 주기)2과 (궤도의 긴 반지름)3의 비는 행성 질량 등과 관계없이, 만유인력 상수와 태양 질량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이 수학적으로 알려져 있다.
행성 | 공전 주기(년) | 긴 반지름(억 km) | (공전 주기)2 ÷ (궤도의 긴 반지름)3 |
수성 | 0.241 | 0.579 | 0.30 |
금성 | 0.615 | 1.08 | 0.30 |
지구 | 1.00 | 1.50 | 0.30 |
화성 | 1.88 | 2.28 | 0.30 |
목성 | 11.9 | 7.78 | 0.30 |
토성 | 29.5 | 14.3 | 0.30 |
천왕성 | 84.0 | 28.8 | 0.30 |
해왕성 | 165 | 45.0 | 0.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