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물리학 (Physics)

'역법'과 '시간 측정'의 과학

SURPRISER - Tistory 2022. 3. 12. 02:12

 1년의 길이는 365일, 하루의 길이는 24시간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1년의 길이가 매년 바뀌며, 하루의 길이도 매일 다르다. 우리가 평상시에 무심코 쓰고 있는 '달력(calendar)'이나 '시간(Time)'은 오랜 인류의 역사에서 시행착오를 되풀이하면서 오늘날까지 발전해 온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는 천문학이나 수학, 물리학이라는 다양한 과학이 숨어 있다. 구체적으로 '달력'과 '시간' 속에 어떤 과학이 숨어 있는지 알아보자.

0. 목차

  1. 달력에 존재하지 않는 날
  2. '1년의 길이'는 해마다 짧아진다.
  3. 1일의 길이도 매일 변한다.
  4. 달력에 존재하지 않는 날
  5. 정확한 1초를 결정한다.
  6. 세계시
  7. 시간 측정의 정확도는 지금도 향상중

1. 달력에 존재하지 않는 날

1-1. '그레고리력'과 '율리우스력'

 '역법(Calendar)'이란 간단하게 말하면 '달력(Calendar)'을 만드는 방법이다. 우리가 현재 쓰고 있는 역법은 1582년에 로마에서 만들어졌다. 그때의 로마 교황 '그레고리우스 13세(1502~1582)'가 제정한 것이어서 '그레고리력(Gregorian Calendar)'이라고 불린다.

 '그레고리우스 13세'의 시대에는 기독교의 '제의(제사의 의식)'에서 큰 문제가 있었다. 예수의 부활을 축복하는 '부활절'의 일정을 정하는 문제이다. 이때 로마에서 쓰이던 역법은 유명한 로마 황제 '율리우스 카이사르(기원전 100년경~기원전 44년)'가 기원전 45년에 제정한 것이었다. 이 역법은 그의 이름을 따서 '율리우스력(Julian Calendar)'이라고 불린다.

 부활절은 '춘분 뒤의 첫 보름달 다음의 일요일'이고, 춘분은 3월 21일로 정해져 있었다. 그런데 당시의 율리우스력과 실제 계절 사이에는 10일 정도의 오차가 있었다. 춘분은 원래 낮과 밤이 길이가 같아지는 날이다. 하지만 그것이 어긋나 있어서, 부활절의 날이 언제가 되는지를 정하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그래서 '그레고리우스 13세'는 대담하게 1582년의 10월 4일의 다음날을 10월 15일로 해서, 10일을 뛰어넘음으로써 이 오차를 없애려고 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역법과 계절이 맞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 것이다.

그레고리우스 13세

1-2. 역법의 오차가 생기는 이유

 10일을 건너뛰는 거친 방법을 통해 역법의 오차는 사라졌다. 하지만 율리우스력을 계속 쓰면, 100년 후 또는 1000년 후에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난다. 그러면 애초에 왜 이렇게 역법의 오차가 생기는 것인가? 그 이유는 1년의 길이가 하루 길이의 정수 배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시간, 즉 실제 1년의 길이는 365일보다 약 4분의 1만큼 길다. 그래서 율리우스력을 만든 '카이사르'는 이 4분의 1일의 오차를 없애기 위해 4년에 1회씩, 구체적으로는 4로 나누어떨어지는 해의 2월에 29일을 삽입했다. 2월 29일이 없는 해를 '평년(common year)'이라 부르고, 2월 29일이 존재하는 해를 '윤년(leap year)'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시간은 정확하게는 365.2422일로, 365일과 4분의 1분보다 약 11분만큼 짧다. 그래서 율리우스력에는 이 11분의 오차가 남아 있었다. 이 사실은 카이사르 시대에도 알려져 있었지만, 작은 오차로 간주되어 그냥 무시되었다. 하지만 1년에 겨우 11분이라고 해도 긴 세월이 지나면 그 차이를 무시할 수 없게 되어, 100년이 지나면 약 0.8일의 오차가 생긴다. 그래서 16세기의 '그레고리우스 13세' 시대에는 그 오차가 쌓여 10일 정도가 차이가 난 것이다.

1-3. 윤년을 도입해 오차를 보정했다.

 그래서 '그레고리우스 13세'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규칙을 도입했다. 율리우스력에서는 반드시 4년에 1회 윤년을 넣었는데, 그레고리력에서는 400년에 3회는 윤년을 넣지 않기로 했다. 더 구체적으로는 100으로 나누어지는 해는 윤년으로 하지 않지만, 400으로 나누어지는 해는 다시 윤년으로 하는 것이다. 예컨대 서기 1700년, 1800년, 1900년은 율리우스력에서는 윤년이지만, 그레고리력에서는 윤년으로 하지 않는다. 2000년은 400으로 나누어떨어지므로, 윤년이 된다. 

 이렇게 하면 역법에서 평균한 1년의 길이는 365.2425일이 된다. 실제의 1년 길이는 365.2422일이므로 그 차이는 '0.0003일(약 26초)'이 된다. 율리우스력에서는 차이가 0.0078일이었으므로 오차는 크게 줄어들었다. 그래서 그레고리력에서는 10000년에 약 3일밖에 오차가 생기지 않는다. 단, 그레고리력의 극히 적은 오차를 보정하는 방법은 현재 정해져 있지 않다. 약 3000년 후에는 오차가 약 1일이 생기게 되므로 그때는 이것이 문제가 될 것이다.

 21세기 현재에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그레고리력이 통용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을미개혁(1895년 을미사변으로 수립된 친일 내각이 단행한 개혁)'의 일환으로 그레고리력을 도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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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년의 길이'는 해마다 짧아진다.

 지금까지 1년의 길제 길이는 365.2422일로, 변하지 않는 것처럼 말했다. 하지만 1년의 길이는 100년 동안 0.53초 정도 짧아지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 이것은 역법의 오차와는 다른 문제이다.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것으로 정해지는 1년을 '태양년(Solar Year)'이라고 하는데, '춘분'에서 다음 '춘분'까지의 시간으로 정의된다. 한편, 16세기의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1571~1630)'가 발견한 행성의 운동 법칙 '케플러의 법칙'에 따르면, 지구는 태양의 주위를 타원 궤도를 그리며 일정한 주기로 돌고 있다. 이때 춘분에서 다음 춘분까지의 시간은 언제나 같아야 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1 태양년은 언제나 같은 길이가 되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엄밀하게 보면, 다른 행성의 중력을 받음으로써 지구의 궤도가 흔들리고, 케플러의 법칙에서 미세하게 어긋난다. 그래서 지구의 궤도는 타원 궤도에서 조금씩 원궤도에 가까워지고, 태양으로부터의 평균 거리가 가까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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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1일의 길이도 매일 변한다.

 그런데 사실 1년 중에 1일의 길이도 매일 변한다. 그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우선 1일의 길이를 어떻게 측정하는지 알아보자.

 원래 1일의 길이는 북반구의 경우, '태양이 정남에 오는 순간'에서, 다음 태양이 남중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으로 결정되었다. 단, 1일의 시각을 '남중 시각(정오)'으로 하면 많은 사람들이 활동하는 시간에 날짜가 변하므로 불편하다. 그래서 하루의 시작은 '남중 시각의 12시간 뒤'로 결정했다.

3-1. 1일의 길이가 매일 변하는 이유

 그런데 태양이 남중하고 나서 다음 남중할 때까지는, 지구가 자전해서 1회전하는 것보다 약간 더 돌아야 한다. 왜냐하면 1회전하는 사이에 지구가 공전 궤도를 이동하기 때문에, 1회전 후의 지구에서 본 태양의 위치는 정남에서 약간 동쪽으로 치우치기 때문이다. 즉, 지구가 그 차이만큼 더 돌아야 태양이 남중하게 된다.

 그런데 남중에서 다음 남중까지의 시간은 매일 다르다. 태양이 하늘에서 움직이는 속도는 매일 미세하기 달라서 빨리 나아가거나 천천히 나아간다. 이런 일이 일어나는 이유는 지구의 공전 속도가 일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지구의 공전 궤도는 '완전한 원'이 아니라 '원에 가까운 타원'이다. 그래서 지구는 태양에 가까운 곳에서는 빠른 속도로 공전하고, 먼 곳에서는 느린 속도로 공전한다. 결국, 지구가 태양을 도는 속도는 그때그때 다르다. 결국 지상에서 태양을 보았을 때, 태양이 이동하는 속도는 조금씩 변한다. 그래서 남중 시각은 언제나 같지는 않지가 않고, 1일의 길이가 매일 달라지는 것이다.

3-2. 평균 태양일

 하지만 차이가 적다고는 해도 1일의 길이가 매일 변하면 불편하다. 그래서 현재에는 실제 태양의 속도를 1년 평균해, 태양이 하늘을 일정한 속도로 움직인다고 가정하여, 1일의 길이가 같아지도록 했다. 이것을 '평균 태양일(mean solar day)'이라고 그런다. 우리가 사용하는 1일은 '평균 태양일'이다.

3-3. 지역에 따라 태양의 남중 시각이 다르다.

 하지만 태양의 남중 시각이 언제나 정오는 아니다. 지역에 따라 태양이 남중하는 시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의 표준시는 '일본 효고 현 아카시 시' 등이 있는 동경 135°를 기준으로 한다. 따라서 동경 135°에 있는 아카시 시에서는 태양의 거의 정오에 남중하고, 동경 127°에 있는 한국의 서울에서는 12시 32분에 태양이 남중한다.

3-4. 균시차

 하지만 아카시에서도 태양이 언제나 정오에 남중하는 것은 아니다. 평균 태양일을 바탕으로 정하는 '평균 태양시(Mean Solar Time)'와 실제 태양의 움직임을 바탕으로 결정되는 '진태양시(True Time)' 사이에, '균시차(Equation of Time)'라는 오차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 균시차 때문에 남중 시각은 언제나 정오가 되지 않고 매일 변한다. 그 오차는 최대 10분 이상 된다.

 균시차를 이용하면, '아날렘마(Analemma)'라고 불리는 신기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1년을 통해 같은 장소에서 정오에 태양을 촬영해 합성한다. 만약 태양이 매일 정오에 남중한다면, 계절에 따라 태야의 고도가 변하므로 태양은 정남 방향에 세로로 일직선으로 늘어설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균시차에 의해 태양의 위치는 동서로 어긋나고, 태양은 8자 모양을 그리면서 촬영된다.

균시차(Equation of Time)

4. 정확한 1초를 결정한다.

4-1. 기존의 1초의 정의는 '지구의 자전'에 바탕을 두었다.

 그럼 1년, 1일의 길이보다 더욱 짧은 1초의 길이는 어떻게 결정할까? '1일= 60초×60분×24시간=86400초'이다. 그래서 1초의 길이는 오랫동안, 1일 길이의 86400분의 1로 정의되어 왔다. 여기에서 말한 1일은 '평균 태양일'인데, 이것은 지구의 자전에 바탕을 둔 것이다. 이 정의에서는 '지구의 자전 속도가 일정하고 언제나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런데 20세기 중엽에 이르러, 지구의 자전 속도가 극히 미세하지만 조금씩 느려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면 1초의 길이는 일정하지 않고, 점점 길어지게 된다. 현재의 측정 결과로는, 지구의 자전 주기가 늘어남을 감안하면 1년에 0.8초 정도가 된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 그러면 지구의 자전은 왜 느려지는 걸까? 큰 원인의 하나는, 달이 지구를 돌면서 인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4-2. 새로운 시간 기준 '원자 시계'

 그래서 더욱 정확한 1초를 결정하기 위해, 변화가 적은 안정된 시간 기준이 필요해졌다. 그래서 공전 주기를 정확히 구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식을 풀어서, 달과 행성의 운동을 구해야만 한다. 이것은 컴퓨터를 사용해서 계산한다고 해도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업이다.

 그래서 새로운 시간 기준으로 채용한 것이 '원자시계'이다. 원자시계에서는 어떤 원자가 흡수·방출하는 전파의 진동 횟수를 세워, 일정한 수만큼 진동하는 시간을 바탕으로 1초를 구하는 장치이다. 현재 쓰이는 '원자시계'에는 세슘 원자가 이용된다. 1초는 '세슘 원자가 흡수방출하는 전파가 91억 9263만 1770회 진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으로 정의된다. 원자시계는 극히 정확하여, 그 오차는 30~3000만 년에 1초 밖에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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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세계시

 경도 0°인 영국의 옛 '그리니치 천문대(Greenwich Observatory)'의 시각은 세계를 대표하는 시각이 되었는데, 이를 '세계시(UT: Universal Time)라고 한다. UT는 지구의 자전을 바탕으로 하는 시각이다. 하지만 이제까지 설명한 것처럼, 지구의 자전을 바탕으로 하는 시간은 정밀성에서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1967년에 '국제도량형위원회('는 일정치 않은 천체의 운행을 바탕으로 시각을 결정하는 방법을 버리고, 더욱 정확하게 시간을 표시하는 '원자시계'를 이용해 시각을 정하기로 했다. 이 시각을 '국제원자시(International Atomic Time)'라고 한다.

 하지만 지구의 자전을 바탕으로 한 시각을 완전히 버릴 수는 없다. 왜냐하면 우리는 현실적으로 일출이나 일몰, 계절에 맞추어 생활을 하기 때문이다. 국제 원자시는 일정하고 정확한 시각이기는 하지만, 먼 미래에는 정오가 되어도 태양이 떠오르지 않는 등의 문제가 생긴다. 이렇게 되면 일상생활이 매우 불편해진다. 그래서 현재는 1초의 길이는 원자시계를 따르고, 시각은 지구의 자전에 맞추어 조정하는 방법을 적용하고 있다.

 지구의 자전 속도가 느려지기 때문에, 자전을 바탕으로 하는 '세계시(UT)'는 원자시계의 정확한 1초를 기준으로 한 시각보다 느리게 흐른다. 반대로 말하면, 원자시계를 바탕으로 한 시간이 빨리 흐른다. 그래서 원자시와 세계시의 오차를 측정하여 0.9초를 넘으려고 하면, 원자시계의 시각에 1초를 더 삽입해 시각을 지구의 자전에 맞추는 '윤초(leap second)'를 시행한다. 이렇게 결정되는 시각이 '협정세계시(UTC: Universal Time Coordinated)'로,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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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시간 측정의 정확도는 지금도 향상중

 인류는 시행착오를 반복하여 계절과 오차가 작은 '역법' 및 '정확한 시간을 측정하는 방법'을 모색해 왔다. '역법'이나 '정확한 시간을 측정하는 방법'은 우리의 일상생활에 반드시 필요하다. 그뿐만 아니라, 과학을 발전을 위해 정밀하게 시간을 측정하는 기술도 중요하다. 예컨대, 지구의 자전이 해마다 늦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높은 정밀도를 가진 시계가 나왔기 때문이다. 측정 기술 중에서는 시간 측정 기술이 가장 높은 정밀도로 이루어지는 편이다. 시간 측정 기술이 발전하면, 거리나 각도의 양도 정확하게 잴 수 있다. 예컨대 달까지의 거리는 지구에서 발사한 레이저가 왕복하는 시간을 재면 알 수 있다. 

 최근에는 3000억년에 1초의 오차만 나는 '광격자 시계(optical lattice clock)'의 개발도 이루어졌다. 이러한 기술을 쓰면 지구의 자전이 느려지는 것을 알게 된 것처럼, 새로운 현상이 발견될지도 모른다. 그럼으로써 우리는 세상에 대해 더욱 깊이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