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가모(George Gamow, 1904~1968)'는 '팽창 우주론(Theory of Expanding Universe)'을 거슬러 올라가, 초기의 우주를 설명하는 '빅뱅 이론(Big Bang Theory)'의 기초를 다졌다. '빅뱅 이론'은 대폭발에 의해 우리의 우주가 생겼다는 이론이며, 빅뱅 이론은 지금까지도 그 내용이 올바르다는 사실이 계속 확인되고 있다. 또 '조지 가모'는 원자핵에 양자 역학을 적용하는 연구도 했다. 과학 지식을 일반인이 알기 쉽게 해설한 책을 집필한 작가로도 알려져 있다.
0. 기본 데이터
- 이름: 조지 가모(George Gamow)
- 출생-사망: 1904년 3월 4일 ~ 1968년 8월 19일
- 출생지: 우크라이나(Ukraine)
0-1. 목차
- 우주 팽창이라는 개념에 사로잡히다.
- 우주 원리(Cosmological Principle)
- '조지 가모'와 '양자역학'
- 원소의 기원
- '우주 배경 복사'가 실제로 관측되었다.
- 그외의 활동
1. 우주 팽창이라는 개념에 사로잡히다.
'조지 가모(George Gamow)'는 러시아의 '오데사(러시아어: Одесса)'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고등학교 국어 교사였고, 어머니는 여학교의 지리·역사 교사였다. 어머니는 오데사 사원 주교의 딸이기도 했다. '조지 가모'는 1922년에 오데사에 있는 대학의 물리 수학부에 들어갔다. 가모의 재능을 알아본 아버지가 집에 전해 내려오는 은그릇을 판 돈으로 다음 해에 레닌그라드 대학으로 유학을 보냈다. 1925년에는 모든 과정을 이수하고 대학원에 들어가 준비를 했다.
그때 레닌그라드 대학 출신이자, 모스크바 대학 교수인 '알렉산드르 프리드먼(Alexander Friedmann, 1888~1925)'이 와서 '상대성 이론의 수학적 기초'라는 제목으로 수학 강의를 한다는 안내문이 붙었다. 이전부터 상대성 이론에 흥미를 가지고 있던 가모는 즉각 '알렉산드르 프리드먼(Alexander Friedmann)'의 강의를 들으러 갔다. '프리드먼'은 상대성 이론에 의하면 우주는 계속 팽창하던가 찌부러지든가, 아니면 팽창한 후 찌부러진다는 것을 설명했다. 가모는 여기서 '우주 팽창(Cosmic Expansion)'이라는 개념을 처음 접하고 그것에 사로잡혔다. 하지만 1925년에 프리드먼이 세상을 떠나서, 가모는 일반 상대성 이론을 적용한 우주론인 '상대론적 우주론(Relativistic Cosmology)'을 연구하고자 했던 생각을 접게 되었다.
2. 우주 원리(Cosmological Principle)
상대성 이론이 갓 제출된 1917년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1955)'은 이 이론을 이용해 우주 모델을 고안했다. 하지만 팽창하는 우주 등은 생각하지 않았으며,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정적인 우주 모델'을 만들려고 했다. 하지만 만유인력 외에 만유척력을 생각하지 않으면, '정적이 우주 모델'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어쩔 수 없이 아인슈타인은 '우주항'이라는 만유척력을 그의 방정식에 추가했다.
하지만 프리드먼은 이 우주항을 없앴다. 그리고 아인슈타인과 마찬가지로 우주에 특별한 장소란 없으며, 우주는 한결같이 '등방적(모든 방향에서 같음)'이라는 '우주 원리(Cosmological Principle)'를 가정했다. 이렇게 가정하면, 우주의 중력장 방정식은 시간만의 함수가 된다. 그것을 풀어서 얻은 프리드먼의 우주 모델의 하나가 '팽창하는 우주(Cosmic Expansion)'였다.
그러다 1929년, 미국의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Edwin Hubble, 1889~1953)'이 먼 은하의 스펙트럼을 조사하다가, 더 먼 곳에 있는 은하일수록 그곳까지의 거리에 비례하는 더 빠른 속도로 우리에게서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허블이 발견한 이 법칙은, 우리가 우주의 중심에 있음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아인슈타인'이나 '프리드먼'이 생각한 '우주 원리(Cosmological Principle)'가 올바르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3. '조지 가모'와 '양자역학'
3-1. 양자 역학이 눈부시게 발전하다.
1925년은 독일의 '베르너 하이젠베르크(Werner Karl Heisenberg, 1901~1976)', 프랑스의 '루이 드브로이(Louis de Broglie, 1892~1987)', 오스트리아의 '에어빈 슈뢰딩거(1887~1961)'등이 발전시킨 양자 역학이 눈부시게 발전한 해이다. 이해에 '조지 가모'는 레닌그라드 대학에서 4살 아래인 '레프 란다우(Lev Landau, 1908~1968)'을 만났다. 그들은 그룹을 만들어 양자 역학을 연구했다. '조지 가모(George Gamow)'는 1928년에, '레프 란다우(Lev Landau)'는 1929년에 외국 유학을 가기 위해 떠났다. 독일 괴팅겐의 '막스 보른(1882~1970)', 덴마크 코펜하겐의 '닐스 보어(1885~1962)', 영국 케이브리지의 '어니스트 러더퍼드(Ernest Rutherford, 1871~1937)' 등은 '조지 가모' 등이 우러러보는 별이었다.
3-2. 원자핵에 양자 역학을 적용하다.
1928년에 '조지 가모(George Gamow)'는 '알파 붕괴'의 메커니즘에 대한 이론을 전개 했다. '알파 붕괴(α-decay)'란 '우라늄(U, 원자번호 92번)' 같은 방사성 물질의 '원자핵(Atomic Nucleus)'이 '알파 입자(α-particle)'라는 입자로 약간 가벼운 원자핵이 되는 현상을 말한다. '알파 입자(α-particle)'는 2개의 '양성자(Proton)'와 2개의 '중성자(Neutron)'로 이루어진다.
'원자핵(Atomic Nucleus)'과 '알파 입자(α-particle)' 모두 양(+)의 전기를 갖는다. 둘 사이에는 척력의 원인인 '포텐셜(Potential)'의 높은 벽이 서 있다. 고전 역학으로 생각하면, 이보다 작은 운동 에너지밖에 갖지 않는 알파 입자는 '포텐셜 장벽'이라는 '위치 에너지'를 넘을 수 없다. 하지만 '조지 가모'는 양자 역학의 세계에서는 어떤 확률로 그것이 가능함을 보여주었다. 이 현상은 그 후 '터널 효과(Tunnel Effect)'라고 불리게 되었다. 원자핵의 융합은 '터널 효과'의 한 예이다. '조지 가모'의 논문은 당시 갓 성립한 양자 역학이 원자핵에도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 획기적인 내용이었다.
3-3. 태양의 핵융합 반응
높은 '포텐셜(Potential)'을 뚫고 원자핵을 융합하는 방법의 하나는, 그 온도를 높이는 것이다. 열운동에 의해 큰 속도의 원자가 얻어지기 떄문이다. '조지 가모'의 알파 붕괴 논문에 자극 받은 '로버트 앳킨슨(Robert Atkinson,1898~1982)'과 '프리츠 호우터만스(Fritz Houtermans, 1903~1966)' 두 사람은, 1929년에 별의 에너지가 핵에너지에 의해 생긴다는 설을 발전시켰다. 다시 그들의 논문에 자극받은 '조지 가모'는 1930년 무렵부터 1000만 ℃를 넘는 태양이나 별 중심부에서 격렬한 열운동에 의해 원자핵의 융합 반응이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후 원자핵에 대한 연구가 급속히 발전해, 1938년에는 독일의 '카를 프리드리히 폰 바이츠제커(독일어: Carl Friedrich Freiherr von Weizsäcker, 1912~2007)'와 독일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건너간 '한스 베테(Hans Bethe, 1906~2005)'가 태양 내부의 구체적인 핵융합 반응을 발견했다. 그것은 4개의 수소에서 1개의 헬륨이 생길 때, 사라지는 질량에 해당하는 에너지였다. 이 연구로 '한스 베테(Hans Bethe)'는 1967년에 물리학상을 받게 된다.
3-4. 러시아 탈출 후, 워싱턴 대학의 교수가 되다.
1931년 봄에 레닌그라드로 돌아간 '조지 가모(George Gamow)'는 혁명 정부에 반대해, 그 후 외국으로 나가는 여권 발급이 거부되었다. 자유에 목마른 그는 망명을 결심하고, '크림 반도(Crimean Peninsula)'에서 보트를 타고 터키로 탈출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 탈출 계획은 실패했다.
1933년 10월에는 벨기에의 '브뤼셀(Brussels)'에서 원자핵 물리에 관한 국제회의가 개최되었다. 거기에 출석한다는 명목으로 여권을 받은 '조지 가모'는 다시 돌아올 기약 없는 러시아를 뒤로 하고, 레닌그라드에서 헬싱키행 기차에 올랐다. 그리고 회의가 끝난다음 런던을 거쳐 미국으로 건너가, 다음 해에 조지 '워싱턴 대학교(University of Washington)'의 교수가 되었다.
1933년은 독일에서 '아돌프 히틀러(Adolf Hitler, 1899~1945)'가 정권을 획득한 해였다. 그 후 유럽에서 유대인 추방이 시작되었다. '조지 가모'는 그 희생자인 헝가리의 '에드워드 텔러(Edward Teller, 1908~2003)'를 워싱턴 대학에 초빙하였다. 그리고 그와 원자핵 구조와 반응, 그리고 '베타 붕괴(β decay)'에 대한 공동 논문을 썼다. '에드워드 텔러(Edward Teller)'는 그 후 미국의 수소폭탄 개발 계획의 리더가 되어 '수소폭탄의 아버지'라 불리게 되었다.
4. 원소의 기원
원자핵이 융합되려면 1000만 ℃가 넘는 온도가 필요하다. 그리고 '가모'가 1925년에 들은 '프리드먼'의 '팽창 우주론(Theory of Expanding Universe)'을 반대 방향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우주의 시작은 매우 높은 온도와 고밀도 상태가 된다. 가모는 1940년대 초 무렵부터 이러한 높은 온도에서 현재 우주에 있는 모든 원소가 만들어졌다는 이론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프리드먼의 '팽창 우주론'은 일반 상대성 이론의 수학적인 연구라 해도 좋은 내용으로, 우주의 '실체'에 해당하는 물질과 복사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논하지 않았다. 그러나 1940년대가 초가 되자, 원자핵에 대한 확고한 지식이 정립되어, 거기에 근거한 이런 문제를 논할 수 있게 되었다.
4-1. α, β, γ 이론
'가모'는 1948년에 미국 물리학자 '랠프 앨퍼(Ralph Alpher, 1921~2007)'와 '한스 베테(Hans Bethe, 1906~2005)'와 공동으로 쓴 논문을 발표했다. 그 논문의 내용은 저자 이름 머리글자를 따서 그 후 'α, β, γ 이론(알파, 베타, 감마 이론)'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이 이론에 의하면, 온도와 밀도가 매우 높았던 원시 우주에는 은하나 별은 물론, 원자핵도 없었다. 우주가 창조된 원재료를 의미하는 고대의 언어를 따서, 이 원시 우주의 혼돈스러운 물질을 '조지 가모'는 '아일럼(ylem)'이라고 불렀다. 'α, β, γ 이론'에서는 '아일럼'이 중성자였으리라고 생각한다. '수소(H)'에서 '우라늄(U)'에 이르는 우주의 모든 종류의 원소는 이 중성자에서 만들어졌다는 이론이 바로 'α, β, γ 이론'이다. 즉, 이것은 원소의 기원에 관한 최초의 본격적인 연구였다.
- 자유로운 이 중성자는 15분 정도 사이에 전자를 방출하는 방사성 붕괴를 일으키고 양성자로 바뀐다.
- 양성자는 수소의 원자핵이므로, 수소가 생긴 셈이다. 이 양성자는 다른 중성자를 포착해, 수소의 무거운 동위원소인 중수소가 된다.
- 그리고 이것이 다시 중성자를 포착하면 양성자 1개와 중성자 2개로 이루어진 삼중 수소가 된다.
- 삼중수소는 불안정해서, 그 원자핵 중의 1개의 중성자가 양성자로 바뀌어, 양성자 2개와 중성자 1개로 된 헬륨의 동위 원소를 만든다. 이것이 다른 중성자를 포착해 양성자 2개와 중성자 2개로 이루어진 '헬륨 원자핵'을 만든다.
이리하여 우주에는 수소와 헬륨이 생겼다. 그리고 점차 반응이 진행되어 마침내 우라늄 원자핵까지 생긴다는 것이 바로 'α, β, γ 이론'이다.
4-2. 우주의 원소 조성
우주에 존재하는 90종 이상의 원소 가운데, 우주에 가장 많은 것은 '수소(H)'이며, 전체 무게의 약 4분의 3을 차지한다. 나머지 약 4분의 1은 그 다음으로 가벼운 '헬륨(He)'이고, 나머지 원소는 전부 합쳐도 전체의 2%도 되지 않는다. 그중에서 비교적 많은 것은 '산소(O)', '탄소(C)', '네온(Ne)', '마그네슘(Mg)', '규소(Si)', '철(Fe)'이며 나머지는 아주 적은 양만 존재한다. 'α, β, γ 이론'은 이러한 현대의 우주의 원소의 존재도를 훌륭하게 설명한다. 이 이론에서 자유로운 중성자는 약 15분 만에 없어져 버리고, 모든 원소가 우주 개벽 후 20~30분 이내에 만들어진다.
그런데 이탈리아 태생의 미국 과학자인 '엔리코 페르미(Enrico Fermi, 1901~1954)'가 이 이론에 대하여 의외의 결점을 지적했다. 질량수 5와 8인 원자핵이 불안정해, 생긴 순간에 붕괴되기 때문에 그보다 무거운 원소가 만들어질 수 없음을 페르미가 밝혀낸 것이다. 이처럼 엄밀한 의미에서는 'α, β, γ 이론'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이 이론은 우주의 거의 100%를 차지하는 수소와 헬륨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밝히고 있다. 이보다 무거운 원소는 '별 안에서 융합 반응'이나 '초신성 폭발(Supernova Explosion)'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이후의 연구에서 밝혀졌다.
4-3. 물질 에너지와 복사 에너지의 비
'α, β, γ 이론'에서는 가벼운 원소의 조성을 설명하기 위해, '조지 가모' 등은 우주의 광자(Photon)'와 '핵자(양성자 중성자 같은 핵을 만드는 입자)'의 수의 비가 약 10억대 1이며, 그것은 시간이 흘러도 바뀌지 않는다고 했다. 이것은 현재 우주의 물질과 빛의 에너지 비의 값이 약 1000:1이라는 사실을 의미한다.
이에 따르면 현재는 물질 에너지가 '복사 에너지(Radiant Energy)'를 훨씬 웃돌고 있지만,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다. 물질 에너지가 시간이 흘러 바뀌지 않는 데 비해, 과거로 갈수록 우주의 절대 온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복사 에너지가 그에 비례에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물질 에너지와 복사 에너지가 균형을 이룬 것은 우주가 생기고 나서 수십만 년 후의 일이며, 이 무렵의 우주 크기는 현재의 약 1000분의 1, 우주의 온도는 수천 K, 우주 복사의 대표적 파장은 몇 'μm(마이크로미터)'였으리라고 그들은 생각했다.
그 이후 현재까지 우주의 크기는 1000배가 됐고, 동시에 우주 복사의 대표적인 파장도 1000배인 몇 mm가 되고, 절대온도는 1000분의 1인 몇 K가 되었다. 즉, 우주가 고온이었을 무렵의 흔적이 절대 온도 몇 K인 우주 복사가 되어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 그들은 이렇게 생각했지만, 10년정도 후에 '우주 배경 복사(CMB: Cosmic Microwave Background Radiation)'가 실제로 관측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5. '우주 배경 복사'가 실제로 관측되었다.
1965년 미국의 벨 전화 연구소의 '아노 펜지어스(Arno Penzias, 1933~)'와 '로버트 윌슨(Robert WIlson, 1936~)' 두 사람은 파장 7.2cm의 전파를 이용해 우주에서 오는 복사를 관측했다. 그 결과, 온갖 소음을 제외해도 남는 이 우주 잡음은 파장 1mm 이하의 영역까지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파장 1mm 정도의 마이크로파는 지구 대기에 의해 방해를 받으므로, 이것을 관측하려면 기구를 대기권 밖까지 올려야 한다.
이와 같은 관측이 1970년대 중반에 실제로 이루어졌고, 이 '우주 배경 복사(Cosmic Background Radiation)'가 절대온도 약 3K임이 밝혀졌다. 이 업적으로 '아노 펜지어스(Arno Penzias)'와 '로버트 윌슨(Robert WIlson)'은 1978년에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조지 가모'는 이들이 최초에 우주 복사를 발견한 1964년의 4년 후에 사망했다. 만약 '조지 가모'가 살아 있었다면 '아노 펜지어스(Arno Penzias)', '로버트 윌슨(Robert WIlson)'과 함께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을 수 있었을 것이다.
6. 그외의 활동
6-1. 은하의 기원에 대해서도 연구하였다.
'조지 가모'는 은하의 기원에 대해서도 연구했으며, 이 문제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다. 빅뱅 이후 수십만 년 만에 물질과 복사 에너지가 평형에 이르렀음은 위에서 말했다. 그보다 이전에는 '복사(Radiation)'가 우위를 차지했고, 그보다 이후에는 '물질(Matter)'이 우위를 차지했다. 빅뱅으로부터 수십만 년 후가 되서야, 우주가 투명해지고 물질이 복사와는 독립적으로 행동하기 시작했다. 이 무렵이 되서야 '수소(H)'와 '헬륨(He)'이 점차 중성 원자가 되어 물질이 별이나 은하를 만드는 조건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물질로 은하를 만들기는 쉽지 않다. 우주가 불투명한 시기에는 은하보다 훨씬 큰 물질 덩어리가 생기고, 우주가 투명해진 후에는 훨씬 작은 것밖에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모는 이 곤란함을 극복하기 위해, 초기의 우주에는 곳곳에 크고 작은 무수한 소용돌이가 있었으리라 생각했다. 그중에서 살아남은 소용돌이가 나중에 '원시 은하(Protogalaxy)'가 되었다는 것이다. '조지 가모'는 이들 원시 은하가 분열을 거듭해 무수한 덩어리가 된 것이 원시적인 별이라고 생각했다.
6-2. 다른 분야에도 관심이 많았다.
'조지 가모'는 생물물리에도 흥미를 가져, 1954년에 DNA에 관한 논문을 '네이처(nature)'에 개재했다. 그 전 해인 1953년은 '제임스 왓슨(James Dewey Watson, 1928~)'과 '프랜시스 크릭(Francis Crick, 1916~2004)이 DNA의 3차원 구조에 관한 논문을 발표해, 분자 수준에서 생명 현상을 규명하고자 하는 새로운 생명 과학이 시작된 시대였다.
6-3. 일반인을 위한 과학책도 많이 썼다.
이처럼 '조지 가모'는 '원자핵(Atomic Nucleus)', '우주(Universe)', '은하(Galaxy)', '별(Star)', '생명(Life)' 등 온갖 문제에 대해 생각을 거듭했다. 그리고 그것을 전문적인 논문으로 정리하기는 한편, 일반인들이 알기 쉬운 과학책을 쓰기도 했다. 그는 '이상한 나라의 톰킨스(Mr. Tompkins in Wonderland)', '태양의 탄생과 죽음(The Birth and Death of the Sun)', '지구의 전기(The Biography of the Earth)', '우주의 창조(The Creation of the Universe)', '달(The Moon)', 등 일반인이 알기 쉬운 과학책의 저자였다. 내용이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거기에는 가모만의 독창적인 내용이 적혀있다. 이들 책을 읽고 과학의 재미을 알게됐다는 사람들도 세계적으로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