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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 얀 오르트 - 우리 은하의 구조를 파악하다.

SURPRISER - Tistory 2022. 2. 5. 22:33

 '얀 오르트(Jan Hendrik Oort, 1990~1992)'는 빛의 스펙트럼을 이용해 우리 은하의 공전 주기와 전체 질량을 계산했다. 또 별 사이에 있는 수소 원자가 내는 전파를 이용해서, 우리 은하가 나선 구조임을 밝혀냈다. 그가 개척한 '전파 천문학(Radio Astronomy)'은 그 후 크게 발전해, 현재에는 세계 각지에 '전파 망원경(Radio Telescope)'이 설치되어 많은 연구 업적을 쌓고 있다.

0. 목차

  1. '잰스키'의 '공전 연구'
  2. 리버의 연구
  3. 우리은하의 회전 속도
  4. 수소의 전파로 '성간 물질의 운동'을 알아냈다.
  5. 오르트 구름
  6. 지구상의 여러 장소에 전파 망원경이 설치되었다.

얀 오르트(Jan Hendrik Oort)

1. '잰스키'의 '공전 연구'

 은하에서 오는 '전파(radio wave)'를 최초로 발견한 사람은 미국의 공학자 '칼 구스 잰스키(Karl Guthe Jansky, 1905~1950)'이다. 그는 미국 오클로호마 주 '노먼(Norman)'에서 태어나 위스콘신 대학을 졸업한 후, 1928년부터 노벨 전화 연구소에서 근무했다.

 1930년대 초부터 '칼 구스 잰스키'는 '공전(Spherics)' 연구를 시작했다. '공전(Spherics)'이란 무선 통신이나 라디오 수신을 방해하는 전파이다. 당시 '공전(Spherics)'은 전화 회사에서도 심각한 문제였기 때문에, 그는 공전을 연구하는 임무를 맡았다. 계속 연구를 한 잰스키는 공전의 원인이 천둥이나 가까이 있는 전기 장치, 상공을 날아가는 비행기 등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의 범위를 넘어 '공전 문제'에 빠져들었다. 크기가 20m나 되는 안테나를 만들고, 거기에 낡은 타이어를 이용한 4개의 낡은 차바퀴를 붙여, 콘크리트 블록으로 된 원 궤도록 회전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기도 했다.

당시 잰스키가 만든 '바퀴에서 회전할 수 있는 안테나'

1-1. 은하에서 오는 전파를 발견하다

 그렇게 잰스키의 연구가 계속되던 가운데, 그는 어디에서 오는지 알 수 없는 약한 공전을 의식했다. 처음에 그 공전은 태양과 함께 이동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더 정밀하게 연구한 결과, 공전의 근원은 하루에 약 4분씩 태양보다 빨리 이동한다는 점이 밝혀졌다. 그것은 항성이 '자리 잡은' 천구의 이동과 일치하며, 공전의 근원이 태양계보다 훨씬 멀리 있음을 의미한다. 1932년 봄에 잰스키는 공전의 근원이 궁수자리 방향에 있음을 발견하고, 그 결과를 미국 전파기술협회의 잡지에 발표했다. 궁수자리는 미국의 천문학자 '할로 섀플리(Harlow Shapley, 1885~1972)'등이 우리 은하의 중심이 있다고 지적한 방향이다.

 잰스키 자신은 이 연구를 계속하지 않고 다른 연구를 하던 중 심장병으로 일찍 세상을 떠났다. 그는 자신이 손을 대었던 '전파 천문학(radio astronomy)'이 발전해 천문학의 새로운 분야가 개척되는 과정을 지켜볼 수 없었다. 현재는 그의 업적을 기려, 전파 복사의 단위로 '잰스키(Jy)'를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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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리버의 연구

 잰스키의 연구를 이어받은 사람은 미국의 라디오 기술자이자 천문학자인 '그로트 리버(Grote Reber, 1911~2002)'였다. 그는 15살 때 열렬할 아마추어 무선가가 되어, 잰스키가 발견한 이야기를 듣고 흥분했다.

 잰스키가 남긴 기록을 연구한 그는, 달을 향해 전파를 발사해 그 반사파를 찾는 실험을 했다. 그때의 실험은 실패했지만, 제2차 세계 대전 후에 미국 과학자들은 이 실험에 성공했다.

2-1. 리버의 '우주 전파 분포도'

 1937년에 리버는 시카고 교외에 있는 자신의 집 뒤뜰에 지름이 10m나 되는 금속판 접시형 안테나를 만들고, 그것을 이용해 우주에서 오는 전파를 수신하려고 했다. 접시형 안테나는 금속판 또는 철사 그물로 만든 크고 얕은 포물면의 '거울'이다. 포물면 거울로 만든 반사 망원경이 빛을 모으는 원리와 마찬가지로, 초점이 있는 작은 안테나에 전파의 에너지를 모으는 구조였다.

 1940년에 리버는 자신 연구 결과를 과거 잰스키가 논문을 게재한 잡지에 보고했다. 그리고 연구를 계속하여, 1944년에는 미국 천문학회의 학회지에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거기에는 세계 최초의 '우주 전파 분포도'가 실려 있었다.

 그에 따르면, 우리 은하에서 오는 전파는 궁수자리 방향으로 특히 강해지며, 이것은 잰스키의 연구 결과와 일치했다. 나아가 그는 '카시오페아 A'와 '백조자리 A'라고 명명된 방향에도 강한 전파원이 있음을 확인했다. 이 가운데 전자는 300년 정도 전에 약 9000광년 거리에서 폭발한 초신성의 잔해이며, 후자는 5억 광년 이상 먼 거리에 있는 전파 은하임이 나중에 밝혀졌다. 1947년에 리버는 자신의 전파 망원경을 국립도량형국에 기부하고, 그 후 관측 장소를 하와이로, 나중에는 오스트레일리아로 옮겼다.

리버가 만든 '금속판 접시형 안테나'

3. 우리은하의 회전 속도

 독일계의 영국인 천문학자 '윌리엄 허셜(William Herschel, 1738~1822)'의 연구 이후, 우리 은하가 원반 모양임이 밝혀지고, 그것은 우리 은하의 회전에 의한 원심력 때문이라고 생각되었다.

 하지만 회전하고 있다고 해도, 우리 은하가 레코드 원반처럼 일체가 되어 회전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레코드 원판의 경우, '회전 속도(회전 운동의 순간 각속도)'는 원반 중심으로부터의 거리 r에 상관없이 일정하며, 회전속도는 r에 비례한다. 태양계의 행성도 원반이라 해도, 좋은 평면 위를 따라 태양 주위를 공전하며, 이 경우의 각속도 및 공전 속도는 r과 함께 작아진다.

 '회전 속도'는 엄밀하게 말하면 회전 운동의 순간 각속도로 정의된다. '각속도(Angular velocity)'란 회전하는 물체의 단위시간당 각위치의 변화로, 회전의 기준으로 삼는 축에 대해 정의되는 벡터양이다. 단위로는 '초당 라디안(rad/s)' 또는 '분당회전수(RPM: revolution Per Minute)'을 사용한다. 물체가 일정하게 회전하는 경우에 각속도의 방향은 회전이 일어나는 평면에 대해서 수직이며, 따라서 회전축 방향과 같다. 보통 기호로는 ω를 사용한다.

각속도(Angular velocity)

3-1. 우리은하의 회전 속도에 흥미를 가진 오르트

 1927년에 우리 은하의 '회전 속도'가 'r(중심으로부터의 거리)'과 함께 어떻게 변하는지를 조사한 사람이 네덜란드의 천문학자 '얀 오르트(Jan Hendrik Oort, 1990~1992)'이다. 천문학자들은 이 문제를 '우리 은하 회전의 미분 효과 문제'라고 불렀다.

 오르트는 1900년에 '프라네커(Franeker)'에서 태어나 '흐로닝언 대학(University of Groningen)'에서 천문학자 '야코부스 캅테인(Jacobus Kapteyn, 1851~1922)'의 지도를 받았다. 1924년에는 '레이던 천문대(Leyden Observatory)'에 들어가, 2년 후인 1916년에 학위를 받았다. '야코부스 캅테인'은 주로 남반구에서 보이는 항성의 데이터를 이용해 우리은하의 구조를 연구하기도 해서, 오르트는 '우리 은하 회전의 미분 효과 문제'에 흥미를 가졌다.

3-1-1. 측면에서 바라본 우리 은하

 아래의 그림은 측면에서 바라본 우리 은하의 모습이다. 우리 은하가 원반 모양 또는 렌즈 모양임을 잘 알 수 있다. 원반의 지름은 약 10만 광년이며, 우리 태양계는 원반의 중심에서 약 2만 6000광년 떨어진 곳에 있다. 우리 은하에는 원반 모양 구조 외에 구상 성단이라는 구조도 있다. '구상 성단(Globular Cluster)'은 수만 내지 수백만 개의 별이 약 공 모양으로 밀집한 것을 말하며, 우리 은하에는 약 150개의 구상 성단이 있다.

구상성단(globular cluster)

3-1-2. 위에서 바라본 우리은하

 아래의 그림은 위에서 바라본 우리 은하의 모습이다. 우선 그림의 중간 아래에 원형 궤도를 태양의 위치가 보인다. A와 B는 태양보다 'r(은하 중심으로부터의 거리)'이 더 작은 원형 궤도 위를 회전하는 별을 나타내며, C와 D는 태양보다 'r(은하 중심으로부터의 거리)'이 더 큰 원형 궤도 위를 회전하는 별을 나타낸다. 이들 별은 모두 은하 원반을 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며, A와 C는 태양보다 앞쪽에서, B와 D는 뒤쪽에서 달리고 있다.

 오르트는 먼저 태양 가까이 있는 별의 운동에 주목했다. 태양보다 r이 작은 원형 궤도 위를 도는 별은 태양보다 더 큰 회전 속도로 운동한다고 생각했다. 이들 별을 경주하고 있는 자동차라고 생각하면 알 수 있듯이, 이 경우 시간의 경과와 더불어 A와 D는 태양에서 더 멀어지고, B와 C는 지구에 더 가까워진다.

위에서 바라본 우리은하의 모습

3-2. 우리 은하의 '공전 주기'와 '전체 질량'

 천문학에서는 어떤 별이 어느 정도 속도로 우리에게서 멀어지고 있는지 혹은 가까워지고 있는지를 '스펙트럼선의 치우침'을 이용해 결정하는 방법이 있다. '도플러 효과'에 의해, 별이 우리에게서 멀어지는 속도가 클수록 빛의 스펙트럼은 적색 쪽으로 더 치우치고, 별이 우리에게서 가까워지는 속도가 클수록 빛의 스펙트럼은 청색 쪽으로 더 치우친다. 이 원리를 이용해서 오르트는 태양 가까이 있는 별의 운동을 조사했다. 그 결과, 예상한 것 같은 일이 확실히 일어나고 있었다. 즉, A와 D에 해당하는 별은 태양에서 멀어지고, B와 C에 해당하는 별은 가까워지고 있었다. 이는 태양 가까운 곳에서는 r이 더 작은 원둘레 위를 운동하는 별의 회전 속도가 태양보다 크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오르트는 이 방법을 이용해 태양 가까이 있는 별뿐만 아니라 멀리 떨어진 별에 대해서도 적용했다. 그 결과, 별이 은하 중심 주위를 도는 회전 속도가 'r(은하 중심으로부터 거리)'과 함께 어떻게 변하는지를 보여주는 그래프가 얻어졌다. 그래프를 보면, 태양 가까운 곳에서는 'r(은하 중심으로부터의 거리)'와 함께 별의 회전 속도가 작아져, 태양 부근의 회전 속도는 초속 약 220km임을 알 수 있다. 이로부터 태양 부근의 별이 은하 중심의 주위를 일주하는 시간을 구했더니 약 2억 년이라는 값이 계산됐다. 또 이 그래프에서는 우리은하의 질량이 태양 질량의 약 1000억 배라는 결과도 나왔다. 우리 은하 안에 있는 별의 질량이 태양과 같다고 가정하면, 우리은하 안에는 태양 같은 별이 대략 1000억 개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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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수소의 전파로 '성간 물질의 운동'을 알아냈다.

 '얀 오르트'의 연구에 이용된 것은 밝은 별이었다. 하지만 별과 별 사이에는 완전한 진공이 아니라, 원자나 분자로 된 가스와 '우주 먼지'라고 불리는 미립자가 존재한다. 어떤 것은 가까운 곳에 있는 밝은 별의 빛을 받아 빛나 '산광 성운(Diffuse Nebula)'이라고 불린다. 또 이와는 반대로 밝은 성운이나 은하 바로 앞에 저온의 성간 물질 덩어리가 있으면, 그들은 검은 그림자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이는 '암흑 성운(Dark Nebula)'이라고 한다.

 '얀 오르트'는 이들 운동 등을 조사할 방법을 생각하다가, 1944년에 발표된 우주 전파에 관한 리버의 논문을 읽고 깜짝 놀랐다. 오르트의 권유를 받아 리버의 논문을 읽은 제자 '헨드릭 판더휠스트(Hendrik van de Hulst, 1918~2000)'는 차가운 성간 공간에 있는 수소 원자는 '파장이 약 21cm(주파수 1420MHz)'의 스펙트럼선을 방출하거나 흡수하므로, '전파 망원경(Radio Telescope)'으로 그것을 검출하면, 성간 물질의 운동을 조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의 연구는 1945년 네덜란드의 학회에 발표되었다.

 '판더훨스트'의 예상을 이론적으로 확인해, 1949년에 그에 관한 논문을 출판한 사람은 러시아의 이론 천체물리학자 '이오시프 시클롭스키(losif Shklovsky, 1916~1985)'이다. '이오시프 시클롭스키'에 따르면, '성간 공간(Interstellar Space)' 같은 저온 상태에 있는 수소 원자를 만드는 전자는 최저 에너지 상태에 있으므로 빛을 내지 않는다. 하지만 전자의 스핀 방향이 뒤집어져 미세하게나마 에너지 변환을 일으킬 수 있다. 이때 흡수되거나 방출되는 파장은 빛 파장의 수십만 배나 긴데, 그것이 바로 파장 21cm의 전파이다. 파장이 길기 때문에 이 전파는 먼지나 구름에 방해받지 않고 나아간다. 따라서 이 파장을 이용해 성간 물질의 운동을 조사할 수 있다.

4-1. 우리은하의 나선 구조

 이렇게 검출된 21cm 전파를 이용해, 앞서 오르트가 밝은 별에서 온 빛의 스펙트럼을 이용해 정한 우리 은하의 구조가 확인되었다. '광파(빛에는 입자와 파동의 성질이 있는데, 파동의 특성을 강조했을 때 광파라고 함)'의 수십만 배 파장을 가진 21cm 전파를 이용하면, 우리 은하 중심의 건너편에 있는 구조를 결정할 수 있다. 다만 전파의 경우에는 '스펙트럼의 치우침'이 아닌 '주파수의 치우침'이 이용된다. 즉, 음파의 경우와 같은 '도플러의 법칙'에 의하면, 주파수가 큰 쪽으로 치우치는 경우에는 그 성간 물질이 태양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고, 주파수가 작은 쪽으로 치우치는 경우에는 그 성간 물질이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가까워지거나 멀어지는 속도는 '주파수의 치우침'의 크기에 비례한다.

 이런 원리를 이용해, 우리 은하의 성간 물질의 분포도가 결정된다. 분포가 짙은 장소의 전파는 그만큼 강해지기 때문이다. 이 원리를 이용한 연구에서, 우리 은하가 몇 개의 팔을 가진 나선 구조를 하고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리하여 '전파 천문학(Radio Astronomy)'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분야가 열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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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오르트 구름

 이러한 학문의 기초를 만든 '얀 오르트'는 1958년부터 1961년까지 '국제천문연맹(IAU: International Astronomical Union)' 사무 총재를 역임했다. 1950년대에는 태양으로부터 1광년 정도 떨어진 곳에서 태양 주위를 도는 가스상 물질로부터 혜성이 계속 만들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이 혜성의 무리를 '오르트 구름(Oort cloud)'이라고 한다.

 1956년에는 '게성운(Crab Nebula)'에서 방출되는 편광이 강한 자기장 내에서의 전자 운동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 등을 밝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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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지구상의 여러 장소에 전파 망원경이 설치되었다.

 '얀 오르트' 등의 연구를 계기로, 지구상의 여러 장소에 전파 망원경이 설치되었다. 푸에르토리코의 아레시보 근교, 독일의 막스 프랑크 연구소, 미국의 '킷 피크(Kitt Peak)' 국립 전파 천문대, 영구의 맨체스터에 있는 '조드럴 뱅크(Jodrell Bank)' 관측소, 일본 나가노의 우주 전파 관측소의 전파 망원경 등이 유명하다.

 또 안테나 사이의 간격을 넓힘으로써 대광학 망원경에 필적하는 예리한 분해능을 가진 '전파 간섭계(Radio Interferometer)'도 만들어졌다. '전파 간섭계'란 두 개 이상의 전파망원경을 배열하고 이를 서로 간섭시켜, 거대한 하나의 전파망원경처럼 작동하도록 만드는 방법을 말한다. 영국의 케임브리지 대학, 네덜란드의 '베스테르보르크(Westerbork)', 미국의 '뉴멕시코', 일본의 미즈사와, 이리키, 오가사와라, 이시가키 섬 등에 있는 것이 유명하다. 이러한 '전파 망원경'을 이용해 수소 원자 뿐만 아니라, '수산기(hydroxyl group, -OH), '일산화탄소(Carbon Monoxid, CO)', 물(H2O), '암모니아(Ammonia, NH3)', '메탄(Methane Gas, NH4)', '포름 알데히드(Formaldehyde, CH2O)' 등 수십 종류 분자의 존재가 확인되었다. 이들 전파의 파장은 넓어서 몇 mm에서 몇십 cm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