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목차
- 대규모 구조
- 허블의 분류법(Hubble classification)
- 은하의 구조
- 다양한 은하와 각각의 특징
- 원시 은하
- 은하의 다양성 형성
- '초기 은하의 탄생' 메커니즘 규명의 열쇠
- 은하 탄생의 규명에 도전하는 국제 공동 프로젝트
1. 대규모 구조
우주에는 수천억 개 정도의 항성이 모인 '은하'가 있고, 은하가 수백 개 정도 모인 '은하단(Galaxy Cluster)'이 있고, 그리고 더 무수히 많은 은하가 이어진 '대규모 구조(Large Scale Structure)'가 있다. 이것이 우리 '우주의 구조'다. 1000만 광년의 지름 안에 50개 이상의 은하가 집단을 이루고 있으면, 그것을 '은하단'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 은하단이 모여 '초은하단'을 이룬다. '초은하단'은 실 모양이나 판 모양이며, 은하가 거의 없는 '거시 공동(Void, 보이드)'을 에워싸듯 분포해 '우주의 대규모 구조'를 이룬다.
1-1. '우주의 구조'를 구성하는 '씨'
'우주의 구조'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씨(Seed)'가 필요하다. '씨'라는 것은 탄생 직후의 우주에 있어야 할 '물질 밀도의 근소한 불균일성(얼룩)'을 말한다. 질량을 가진 모든 물질은 주위의 물질에 중력(인력)을 미친다. 그리고 중력은 질량에 비례해, 물질 밀도가 약간 높은 영역은 중력으로부터 물질을 잡아당긴다. 그러면 더욱 밀도가 높아지고 중력이 강해진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면, 물질 밀도의 불균일성이 커지고, '은하(Galaxy)'나 '은하단(Galaxy cluster)', '대규모 구조(Large Scale Structure)'가 생기는 것이다. 하지만 단순한 '빅뱅 모델'에서는 초기 우주의 광대한 범위에 불균일성을 만드는 방법을 찾지 못했다.
1-2. 우주 초기의 양자 요동
그러면, 우주의 불균성일성을 만든 것, 다시 말해 '우주의 구조'의 '씨'를 심은 것은 무엇일까? 우주의 씨를 심은 것 또한 '인플레이션(Inflation)'이라고 생각된다. 이처럼 양자역학적 효과에 의해 우주에 생긴 운동에너지의 미시적 요동, 즉 불균일을 낳는 것을 '양자 요동(Quantum Fluctuation)'이라고 부른다. 이렇게 양자 요동에 의해 '인플라톤(inflaton)'이 만드는 에너지의 분포는 필연적으로 근소하게나마 불균일해진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에 의해 인플라톤의 불균일성은 균일화될 틈이 없었고, 우주는 단번에 급팽창하였다. 인플레이션이 끝나고 인플라톤에서 물질이 탄생하면, 인플라톤의 불균일성은 물질 밀도의 불균일성으로 이어진다. 결국, 인플레이션의 양자 요동이 우주의 물질 밀도의 불균일성을 만든 것이다. 이렇게 초기 우주의 물질 밀도의 근소한 요동은, 오랜 세월을 거쳐 은하와 은하단, 대규모 구조 등으로 성장했다.
만약 초기 우주에 물질 밀도의 불균일성이 없었다면, 가스가 거의 균일하게 분포된 우주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반대로 지나치게 불균일했다면 거대한 중력을 가지고 있는 천체인 '블랙홀(black hole)'이 엄청나게 많은 우주가 탄생했을지도 모른다.
1-3. 은하끼리의 성장과 합체
구소련의 물리학자 '야코프 젤도비치(Yakov Borisovich Zeldovich, 1914~1987)'는 '먼저 우주의 대구조에 필적하는 커다란 공 모양의 덩어리가 생기고, 그것이 분열해 마지막으로 은하 같은 작은 천체가 생겼다'라는 설을 제창했다. 이 설에서는 커다란 공 모양의 덩어리가 분열하는 과정에서 팬케이크 같은 납작하고 둥글게 되는 모델이 생각되었기 때문에 '팬케이크설(pancake theory)'이라고 한다.
한편, 미국의 물리학자 '필립 제임스 에드윈 피블스(Philip James Edwin Peebles, 1935~)'는 '먼저 은하 등 작은 천체가 생기고, 서서히 성장 및 합체해 초은하단 등 커다란 규모에 이르렀다'는 '바텀업설(bottom-up hypothesis)'을 내놓았다. 현재의 관측 기준으로 보면, 팬케이크설에서는 은하가 형성되기까지 시간이 너무 걸린다고 생각된다. 관측에 의하면, 우주가 탄생하고 불과 10억 년 만에 은하는 이미 존재하고 있었다. 그래서 현재 연구자의 대부분은 '바텀업설(bottom-up hypothesis)'을 지지하고 있다. '바텀업설'에서 생각하는 은하의 형성 과정을 순서대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 암흑 물질의 밀도가 높은 곳에 은하가 생긴다.
- 은하는 서로 상호 작용을 시작해 차츰 모여든다.
- 중심부의 가장 밀도가 높은 곳에는 은하가 집중하기 시작하고, 집단화해 더욱 커다란 구조의 은하단이나 초은하단을 형성하였다
- 이리하여 우주의 '대규모 구조'가 생겼다.
2. 허블의 분류법(Hubble classification)
은하에는 구형에 가까운 은하인 '타원 은하(Elliptical Galxy)', 소용돌이 모양이 팔이 원반을 이루는 은하인 '나선 은하(Spiral Galaxy)', 규칙적인 형태를 갖지 않은 은하인 '불규칙 은하(Irregular Galaxy)'가 있다. 그리고 '타원 은하'와 '나선 은하'의 중간형에 해당하는 은하는 '렌즈형 은하(Lenticular Galaxy)'라고 부른다. 또 나선 은하 가운데, '은하의 중앙부(벌지)'가 막대 모양으로 되어있는 것을 '막대 나선 은하'라고 한다. '우리 은하'도 '막대 나선 은하'로 밝혀졌다.
'에드윈 허블(Edwin Hubble, 1889~1953)'은 다양한 은하의 분류를 시도했고, 1926년에는 다음과 같은 은하의 분류 방식을 제안했다. 오른쪽에 소용돌이 모양의 팔을 가진 '나선 은하(S)'를 놓고, 그 중간형에 가설적으로 '렌즈형 은하'를 배치했다. 허블은 나선 은하를 타원 모양으로 부푼 중앙부 '벌지'를 가진 나선은하(S)와, 벌지가 편평하고 막대 모양인 '막대 나선 은하(SB)'의 두 계열로 나누었다. '불규칙 은하'가 존재하는 것은 당시에도 알려져 있었지만 분류도에서는 분류하지 않았다. 이 은하 분류도는 소리굽쇠 모양과 비슷하기 때문에 '소리굽쇠 도표'라고도 한다. 허블이 '소리굽쇠 도표'를 발표했을 당시에는 렌즈 모양의 은하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에는 허블의 예측대로 실재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 또 현재에는 '소리굽쇠 도표'에 마젤란 은하 등의 불규칙 은하를 포함시킨 분류가 쓰이고 있다.
허블은 천체 망원경을 사용해 많은 은하를 바라보았다. 그들 은하에 대해 자세히 관찰하고, 각각의 특징을 포착해 비교함으로써 분류를 했다. 이것은 마치 곤충 채집가가 나비를 채집하고 정성껏 표본으로 만들어 분류해 나가는 것과 같은 작업이었다. 이러한 수법은 자연과학 여러 분야의 바닥을 떠받치고 있다.
2-1. 은하의 진화에도 '일정한 법칙'이 있다?
허블이 만든 '소리굽쇠 도표'는 천문학에 커다란 의문을 던졌다. 이 다채로운 은하가 존재하는 배경에는 일정한 법칙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다. 그래서 이 분류법을 주장한 허블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타원은하가 나선 은하로 진화해가는 것이 아닌가?'라는 가설을 세웠다. 현재는 이 가설대로 진행되는 일은 별로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허블의 분류법은 현재에도 천문학자들에 의해 활용되고 있다.
3. 은하의 구조
3-1. 암흑 헤일로
'헤일로(Halo)'란 은하를 에워싼 공 모양의 영역으로 3개의 층으로 나누어진다. 가장 안쪽에 있는 '광학 헤일로'에는 가시광선으로 관측되는 '구상 성단(Globular Cluster)'이나 '왜소 은하(Dwarf Galaxy)' 등이 분포한다. 지름은 약 15만 광년이다. 광학 헤일로의 바깥쪽에는 'X선 헤일로'가 퍼져 있다. 'X선 헤일로'는 전파나 X선 관측으로 발견되었기 때문에, 엷은 고온의 가스로 가득 차 있다. '광학 헤일로'의 2배 내지 여러 배의 크기이다. 'X선 헤일로'의 바깥쪽에는 전파나 X선으로도 보이지 않는 '암흑 물질'이 분포하는 '암흑 헤일로'가 퍼져 있으라고 생각된다. '암흑 헤일로'는 '암흑 물질로 이루어진 헤일로'라는 뜻이다. 모든 은하는 '암흑 헤일로(Dark Halo)'라는 공 모양의 영역으로 둘러싸여 있다.
3-2. 구상 성단
'구상 성단(Globular Cluster)'이란 은하 원반의 주변에 분포하는 공 모양의 항성 집단을 말한다. 하나의 구상 성단은 수만 내지 수백만 개의 항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은하(Milkyway Galaxy)' 주위에서는 이런 구상 성단이 약 150개 확인되었다. 일반적으로 구상 서단의 항성은 상당히 나이가 많아, 우주가 탄생한 초기의 단계에 형성되었으리라 생각된다. 그래서 은하가 어떻게 성장해 왔는지를 살피는 데 중요한 힌트를 제시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3-3. 은하 원반
우리은하의 항성 대부분은 '원반 모양'으로 분포하고 있다. 이것을 '은하 원반(Galactic Disk)'이라고 부른다. 우리의 태양계는 지름 약 10만 광년인 이 원반의 중심에서 약 2만 6000광년 되는 곳에 위치해 있다. 밤하늘에 보이는 은하수는 '은하 원반'을 안쪽에서 보고 있는 모습이다. 우리은하의 원반은 회전 운동하고 있다. 태양이 은하 원반을 일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2억 년이라고 한다.
3-4. 나선팔
은하 원반에 보이는 나선 모양을 '나선팔(Spiral Arm)'이라고 한다. 나선팔은 원반의 중심부에서 항성이 떨어져 가는 '흐름'은 아니다. 나선팔 부분에서는 원반의 회전 운동의 영향으로 항성의 재료가 되는 가스의 밀도가 높아져 있다. 그래서 밝고 ㅅ명이 짧은 항성이 많이 탄생한다. 그 결과, 그 부분이 특히 밝게 빛나 보이는 것이다.
4. 다양한 은하와 각각의 특징
4-1. 타원은하는 나이가 많은 별을 포함한다.
다채로운 은하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두 가지는 '타원 은하'와 '나선 은하'이다 우주의 대구조에는 은하의 분포가 북적거리는 곳과 드문 곳이 관측된다. 그런데 은하가 훨씬 많이 존재해 북적거리는 곳에 '타원 은하'의 비율이 왠지 높아져 있다. 나아가 '타원 은하'에는 나이가 많은 붉은 별이 많이 존재하고, 푸른색 별의 비율은 낮다. 반면, '나선 은하'에서는 '타원 은하'보다 푸른색 별의 비율이 훨씬 높다. 푸른색 별은 1억 년 이내에 태어난 비교적 젊은 별이다. 은하의 크기와 모양에도 경향이 있다. 커다란 은하의 비율이 가장 높은 것이 '타원 은하', 그다음이 '나선 은하', 마지막이 '불규칙 은하'이다.
5. 원시 은하
5-1. 원시 은하는 무엇일까?
그러면 은하의 씨앗이 은하로 성장할 때 가장 초기의 모습인 '원시 은하(Protogalaxy)'는 어떤 것이었을까? 원시 은하를 찾으려는 시도가 결실을 맺기 시작한 것은 21세기에 들어서다.
은하의 씨앗이 되는 고밀도의 물질은 수소와 헬륨 등의 가스로 이루어졌으리라 생각된다. 물질의 밀도가 높은 곳은 물질 자체에 의한 중력도 강하므로, 물질이 한층 더 모여들게 된다. 밀도가 높은 가스 구름은 대량의 별을 탄생시킨다. 이런 가스 구름은 원시 은하 가운데 수없이 존재한다. 대량으로 탄생한 별은 푸르스름하게 빛나며, 수백만 년 정도의 짧은 순간 사이에 차례로 폭발하고 죽음을 맞이한다. 커다란 별일수록 더욱 빨리 폭발하고 죽음을 맞이한다. 수백 만년이라는 수명은, 태양의 수십~수백 배의 질량을 가진 별의 수명에 해당한다.
5-2. '감마선 폭발'은 원시 은하에 수반되는 대폭발인가?
근년에는 '감마선 폭발'이라는 우주 현상 가운데 몇 가지가, 원시 은하의 별의 폭발과 관련되어 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감마선 폭발(Gamma Ray Burst)'이란 X선보다 파장이 짧은 전자기파인 '감마선'이 수~수십 초 동안 폭발적으로 방출되는 현상이다. 그 원인은 태양보다 수십 배나 무거운 별의 폭발인 '극초신성 폭발(Hypernova)'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된다. '감마선 폭발'은 현대 천문학의 상식으로는 생각하지 못할 정도의 커다란 에너지를 방출한다. 따라서 은하가 탄생한 무렵에 생긴 별은 현재의 별과는 상당히 다른 성질을 가지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미국과 스페인 등의 연구팀은 1999년 1월 23일에 발생한 '감마선 폭발'을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이 감마선 폭발은 약 90억 광년 떨어진 곳에서 일어난 현상이며, 태양의 8배 이상 질량을 가진 별이 폭발할 때의 초신성 폭발의 1000개분만큼의 에너지를 내놓는 '극초신성 폭발(Hypernova)'일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5-3. 은하 형성의 암흑 시대
최초의 별들이 죽은 뒤, 원시 은하의 주위는 두꺼운 먼지로 뒤덮인 암흑의 세계였다. 그래서 주로 빛으로 관측하는 현재의 기술로는 대부분 원시 은하의 모습을 볼 수가 없다. 먼지에는 별 형성의 원료가 되는 가스가 섞여 있다. 거듭 일어나는 별 형성에 의해 가스가 소비되고, 거듭 일어나는 별 폭발에 의해 휘날리면 먼지는 조금씩 희박해진다. 그래서 우주가 탄생한지 10억 년 정도 되면 빛에 의한 관측이 가능해진다. COBE 위성은 우주 탄생 후 38만 년에서부터 빛으로 거의 보이지 않는 암흑의 10억 년 동안의 모습을 포착했는데, 이때를 '은하 형성의 암흑 시대'라고 부른다.
5-4. '전파 망원경'으로 '은하 형성의 암흑 시대'를 관측한다.
별은 빛날 때와 폭발하고 죽을 때 에너지를 방출한다. 그러면 주위의 먼지가 이 에너지가 받아들이고, 에너지를 흡수해 따뜻해진 먼지는 적외선을 내보낸다. 이 적외선도 우주 팽창에 의해 파장이 늘어나, '원적외선(Far Infrared Ray)', '밀리미터파(Millimeter Wave)', '서브밀리미터파(Submillimeter Wave)' 등 더욱 파장이 긴 대략 0.1~0.3mm 전파의 복사로 관측된다. 이리하여 원시 은하의 존재와 거기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알 수 있다. 즉, 은하 형성의 암흑 시대는 '밀리미터파'와 '서브밀리미터파' 등의 전파로 관측할 수 있다. 전파로 관측하는 망원경을 '전파 망원경(Radio Telescope)'이라고 한다.
5-5. 서브밀리미터파로 포착한 '수수께끼의 천체'는 원시 은하인가?
1998년 7월, 미국과 일본의 공동 연구팀과 영국팀은 '허블 우주 망원경(Hubble Space Telescope)'이 빛으로 관측한 가장 멀리 떨어진 우주인 '허블 심우주(Hubble Deep Field)' 영상에서 '서브밀리미터파(Submillimeter Wave)'의 천체를 포착했다고 동시에 발표했다. 서브밀리미터파로 관측된 천체는 은하 전체가 먼지로 감싸여 있어, 빛으로는 관측할 수 없고, 더욱 젊고 더운 원시 은하에 가까운 천체라고 생각된다.
많은 천문학자들은 '원시 은하'의 많은 별이 대폭발한 뒤, 은하의 중심부를 에워싸는 원반 모양의 '은하 원반'이 만들어졌으리라 생각하고 있다. 서브밀리미터파로 포착된 원시 은하가 은하 원반을 형성하고 있는 단계가 아닐까 추측하기도 한다. 하지만 현실적인 서브밀리미터의 관측 능력은 허블 우주 망원경에 비하면 두 자릿수만큼이나 해상도가 낮기 때문에, 원시 은하의 상세한 모습은 알 수 없다.
이 무렵의 은하 원반은 우리은하 가까이에서 관측되는 나선 은하 같은 아름다운 모양은 아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많은 연구자들은 은하 진화의 초기가 '불규칙 은하'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고 있다.
5-5. ULRIG는 거대한 타원 은하가 생기는 과정인가?
그러면 원시 은하는 어떻게 탄생해서 모양이 형성되었을까?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힌트가 '초고광도 적외선 은하(ULIRG: Ultra-Luminous InfraRed Galaxies)'의 연구에 있다. 이 천체는 충돌 및 합체에 의해 태양의 10~50배 정도인 질량인 별을 1000만 개 정도 만들며, 그 별의 주위에 있는 대량의 가스가 따뜻해져 적외선으로 관측된다.
ULRIG는 1991년에, 우주 탄생 후 30억 년 정도 되는 곳에서 발견되었다. 일본의 '다니구치 요시아키(Taniguchi Yoshiaki, 1954~)' 박사는 하나의 가설로서, 거대한 타원 은하가 생기는 과정이 이 ULRIG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 거대한 타원 은하가 형성될 때는 많은 가스 구름이 충돌 및 합체하고, 중심에서 격렬한 별 형성이 일어났을 것이다.
5-6. 은하풍
미국의 천문학자 '찰스 스타이델(Charles Steidel, 1962~)' 박사 등은 우주 탄생 후 20억 년 정도 되는 곳에서 '라이먼 알파 블로브(Lyman alpha blob)'라는 불가사의한 천체를 발견하였다. 크기가 약 100만 광년에 이르는 이 천체는 '라이만 알파(Lyman alpha)'라는 수소의 '휘선(bright Line)'으로 관측되었고, 크기는 약 100만 광년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일본의 '다니구치 요시아키(Taniguchi Yoshiaki, 1954~)' 박사는 '라이먼 알파 블로브(Lyman Alpha Blob)'가 최초의 별 형성 뒤에 일어난 '은하풍(Glaxy Wind)'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 최초의 별 형성 뒤에는 태양의 10~20배나 되는 무거운 별이 수없이 탄생해 차례로 초신성 폭발을 일으킨다. 초신성 폭발은 이웃한 것끼리 서로 영향을 미쳐, 은하의 중심 부근에 있는 가스를 매우 고온으로 만든다. 주위의 차가운 가스를 밀어내고 뜨거운 가스는 격렬한 힘으로 중심에서 튀어나온다. 이것을 '은하풍(Galaxy Wind)'라고 한다.
'은하풍'은 원반의 중심부에서 수직으로 상하 방향으로 뻗어 나간다. 은하풍의 전체 길이는 100만 광년에 이르리라고 생각된다. '다니구치 요시아키' 박사는 그 증거로 '라이먼 알파 블로브'가 초속 1000km의 격렬한 운동을 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이 천체의 중심부에 휘선이 약해지는 장소가 있는 점을 들고 있다. 이 장소는 바로 중심부의 은하 원반에 모이는 가스에 의해 휘선이 감추어져 있는 것은 아닐까 추측할 수 있다.
6. 은하의 다양성 형성
대부분의 커다란 은하는 크거나 작은 충돌 및 합체의 과거를 가지고 있음이 틀림없다. 하지만 은하의 다양성이 어떻게 생겨났을까 하는 물음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한 답이 나오지 않았다. 다만, 최근의 천문학자들은 '은하의 다양성 형성'에 대해 대략 다음과 같이 생각하고 있다.
6-1. '은하의 다양성 형성' 시나리오
- 암흑 물질의 밀도가 높은 곳에 은하가 생기기 시작한다.
- 밀도가 가장 높은 부분에 은하가 집중되어 충돌 및 합체가 일어난다.
- 어떤 은하에서는 충돌이 계속되며, 그다지 충돌하지 않는 은하도 생긴다.
- 격렬한 충돌 및 합체를 되풀이한 것은 비교적 커다란 '타원 은하'로 진화한다.
- 원반 은하는 통과하는 다른 은하의 영향을 받아, 은하의 팔이 발달해 나오는 것도 생긴다.
작은 것에서 큰 것이 생긴다고 생각하는 '바텀업설(bottom-up hypothesis)'에서는 미지의 '암흑 물질(Dark Matter)'이 중력으로 수축해 무수한 '암흑 헤일로(Dark Halo)'가 형성된다. 그리고 '암흑 헤일로' 중심부의 중력에 의해 가스가 모여 별이 생기면, 이것이 원시 은하가 된다. 나아가 시간이 지나면 암흑 헤일로끼리 충돌 및 합체를 되풀이하고, 그 속에 있는 은하의 일부도 충돌 및 합체한다. 이 과정이 되풀이되어 다양한 모양과 크기의 은하가 생긴 것 같다. 초기의 은하가 생겨나자마자 곧 격렬한 충돌 및 합체를 되풀이하고, 가스에서 폭발적으로 생긴 별들이 '타원 은하'가 된다. 그리고 거의 충돌 및 합체가 없었거나, 또는 작은 은하밖에 충돌하지 않은 것은 나선 은하 같은 '원반 은하'가 된다.
원반 은하는 탄생 후 지금까지 조금씩 계속해 별을 만들어왔기 때문에, 아직 별의 원재료인 가스가 남아 그 가스가 원반 모양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팔이 2개 있는 나선 은하'가 생긴 원인은, 커다란 원반 은하의 곁을 작은 타원 은하가 지나가다가 서로의 중력에 의해 끌어당기는 힘인 '조석력'이 미치는 방향으로 2개의 팔이 생겼다는 설이 유력하다. 확실히 타원 은하에는 늙은 별이 많이 보여, 그 기원이 오래된 것임을 예감할 수 있다. 그리고 은하가 많이 존재해 충돌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되는 곳에 실제로 '타원 은하'가 많이 존재한다.
7. '초기 은하의 탄생' 메커니즘 규명의 열쇠
허블 우주 망원경이 포착한 우주 탄생 후 20~30억 년 지난 초기 은하의 모습과, 그보다 50년 정도 경과한 은하, 그리고 현재의 은하 사이에는 분명히 형태가 서로 다르다. 이것은 은하가 충돌 및 합체 등의 어떤 단계를 거쳐 진화해 왔음을 시사한다. 우주 탄생후 90억 년 정도까지는 나선 은하와 불규칙 은하, 그리고 은하끼리의 조석력에 의해 모양이 비틀어진 젊은 은하가 많이 관측된다. 현재의 관측으로는, 이런 불규칙 은하가 충돌 및 합체를 하고, 그 다수가 현재 보이는 것 같은 '타원 은하'나 '나선 은하' 등의 커다란 은하로 진화했다는 시나리오를 시사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 천문학의 엄청난 정보와 지식을 가졌다고 해도, 초기 은하의 형성은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남아 있는 것이 '은하 형성의 암흑 시대에 대한 관측'이다. 하지만 이 시대를 정확하게 관측하는 것은, 현재 인류가 가진 어떤 망원경을 사용하더라도 무리이다.
8. 은하 탄생의 규명에 도전하는 국제 공동 프로젝트
8-1. 알마 계획(ALMA Project)
ALMA의 관측 성과가 과학적으로 해석될 때, '은하 형성의 초기에 관한 이론'이 옳은지 알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알마(ALMA)'란 '아타카마 대형 밀리미터파·서브밀리미터파 간섭계(Atacama Large Millimeter·Submillimeter Arrary)'라는 대형 국제 전파 망원경이다. ALMA 망원경은 칠레의 '아타카마 사막'에 건설되어 있으며, 66대의 파라볼라 안테나군으로 이루어져 있다. '알마 계획(ALMA Project)'은 미국, 유럽, 일본, 캐나다, 타이완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프로젝트이다. 2001년부터 시작되었고, 2013년에 본격적인 운용을 시작했다. 그리고 2015년 후반부터는 안테나를 크게 벌려서 배치한 초고해상도의 관측을 시작했다.
알마 망원경이 관측하는 '서브밀리미터파(Submillimeter Wave)'와 '밀리미터파(Millimeter Wave)'는 전파의 일종으로, 전파 가운데서는 가장 파장이 짧은 0.1~10mm 정도이다. 우주는 전체가 팽창하고 있기 때문에, 지구에서 천체까지의 거리가 멀수록 천체의 빛은 파장이 길게 늘어나 지구에 도달한다. 그래서 멀리 있는 은하에서 오는 빛의 파장은 길게 늘어나, 적외선이었던 것이 '서브밀리미터파'와 '밀리미터파'가 되어 관측되는 경우가 있다. 또 이처럼 먼 천체를 관측하는 경우, 빛이 지구에 도달하기까지 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과거의 모습을 보게 된다. '서브밀리미터파','와 '밀리미터파'로 빛나는 은하를 관측하는 것은, 우주가 탄생한 직후의 은하를 조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