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목차
- '조지 해들리'의 '대기의 대순환 모델'
- 지구의 자전이 북반구의 바람을 오른쪽으로 휘게 한다.
- 새로운 '대기의 대순환 모델'
1. '조지 해들리'의 '대기의 대순환 모델'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받아들이는 면적당 에너지는 적도 부근에서 최대가 되고, 극지방 부근에서 최소가 된다. 따라서 적도 부근에서는 대기가 따뜻해져 '상승 기류'가 발생하고, 극지방 부근에서는 '하강 기류'가 발생한다.
이 사실에 착안해, 18세기 영국의 기상학자 '조지 해들리(George Hadley, 1685~1768)'는 적도의 저기압과 극지방의 고기압을 연결하는 '대기의 대순환 모델'을 생각해 냈다. 해들리의 '대기의 대순환 모델'에서는 적도에서 상승한 공기가 극지방을 향해 대기의 상층을 나아간다. 그리고 공기는 극지방에서 차가워져 하강해 적도로 돌아온다. 그리고 이런 순환이 계속 일어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 모델과 맞지 않는 바람의 흐름도 있어, 이 모델은 모순을 가지고 있음이 밝혀졌다. 예컨대 15세기의 대항해 시대에는 저위도 지역에 부는 동풍을 이용한 무역이 이미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와 같은 동서 방향의 대기 흐름을 '조지 해들리'의 모델로는 설명할 수 없었다.
2. 지구의 자전이 북반구의 바람을 오른쪽으로 휘게 한다.
2-1. 코리올리 힘
그러면 실제 바람은 왜 '해들리의 모델'대로 불지 않았을까? 그 이유는 남북 방향으로 부는 바람은 북반구에서는 진행 방향에 대해 오른쪽으로 힘을 받아 휘어지기 때문이다. 이 힘은 발견자인 '가스파르-귀스타브 코리올리(Gaspard-Gustave Coriolis, 1792~1843)'의 이름을 따서 '코리올리 힘(Coriolis force: 회전하는 물체 위에서 보히는 가상적인 힘)'이라고 부른다.
그러면 '코리올리 힘'은 왜 생길까? 시계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는 원반 위에서 중심에서 바깥 방향으로 공을 똑바로 굴린다고 생각해 보자. 이것을 회전하는 원반 밖에서 보면 똑바로 나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것을 회전하는 원반 위에 선 시점에서 보면, 진행 방향에 대해 공이 오른쪽으로 휘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이 '겉보기 힘'이 '코리올리 힘'이다.
2-2. 지구에서 코리올리 힘은 위도가 내려감에 따라 작아진다.
지구는 북반구를 기준으로 시계 반대 방향으로 자전하고 있어, 이와 똑같은 일이 자전하는 지구 위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다만, 지구상의 코리올리 힘은 극 지역에서 가장 크고 위도가 내려감에 따라 작아진다. 그 이유는 구체인 지구에서는 위도에 따라 지면의 회전 속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예컨대 북극에서 지면은 수직으로 선 자전축 주위를 하루 만에 일주한다. 지면에 선 사람의 시점도 마찬가지로 하루 만에 일주한다. 한편 적도에서는 수직으로 선 축에 대해, 지면은 회전하지 않으며, 지면에 선 사람의 시점도 회전하지 않는다.
즉, 코리올리 힘은 물체가 운동하는 시간의 거리가 클수록 그 효과가 잘 나타난다. 실제 지구상에서 공의 이동은 순식간에 끝나기 때문에, 코리올리 힘은 전혀 느낄 수 없다. 하지만 느릿느릿 계속 움직이는 바다와 대기의 순환에서는 코리올리 힘이 매우 중요하다.
3. 새로운 '대기의 대순환 모델'
미국의 '칼 구스타프 로스뷔(Carl-Gustaf Arvid Rossby, 1898~1957)'을 비롯한 기상학자들은 '코리올리 힘'을 받아들여 새로운 '대기의 대순환 모델'을 생각해 냈다. 그 결과, 적도 부근에서 위도 30° 부근 사이에 '무역풍(Trade wind)'이 불고, 중위도 부근에 '편서풍(westerlies)'이 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 고위도의 극동풍: 지구의 자전 방향은 북반구에서 시계 반대 방향이다. 따라서 북반구에서 부는 바람도 회전하는 원반 위의 공과 마찬가지라, 코리올리 힘을 받아 진행 방향에 대해 오른쪽으로 휜다. 그리고 남반구에서는 반대가 되어, 바람이 코리올리 힘에 의해 왼쪽으로 휜다. 이 바람을 '극동풍' 또는 '극편동풍'이라고 한다. 이후 이 공기는 '편서풍'으로부터 따뜻한 공기를 받아들여 '상승 기류'를 만들고, 최종적으로는 극지방 상공으로 돌아간다.
- 저위도의 무역풍: '무역풍'은 저위도 부근의 대기 대순환이다. 따뜻한 적도 부근에서 '상승 기류'가 발생하면, 북쪽으로 향하는 기류는 '코리올리 힘'을 받아 오른쪽으로 휘어서 분다. 그 후 북반구에서 북쪽으로 가는 기류는 코리올리 힘을 받아, 오른쪽으로 휘어서 분다. 그 사이에 기류는 차츰 차가워지고 무거워진다. 일부 공기는 북위 30°에 도달하면 '하강 기류'가 되어 지표로 돌아온다. 지표로 돌아온 기류는 적도 저기압을 향해 '남서쪽(나아가는 방향의 왼쪽)'으로 휘어 나아간다. 이때 저위도 부근에서 남서쪽으로 나아가는 바람이 무역풍이다. 남반구에서도 마찬가지로 무역풍이 분다. 남반구의 무역풍은 같은 원리로 북서쪽으로 향해 분다.
- 중위도의 편서풍: '편서풍(westerlies)'은 중위도 부근의 대기 대순환이다. 적도 부근에서 상승 기류 가운데, 북위 30°를 넘어선 대기는 코리올리 힘에 의해 거의 똑바로 동쪽을 향해 불게 된다. 그 결과, 서쪽에서 동쪽을 향해 지구를 일주하는 대기의 흐름이 생긴다. 이것이 기울어져 서쪽에서 부는 바람이 생기는데, 이것이 바로 '편서풍'이다. 편서풍 중에서 특히 강한 편서풍은 '제트 기류(jet stream)'라고 한다. 남반구에서도 마찬가지로 '편서풍'이 분다. 남반구의 '편서풍'은 같은 원리로 동남쪽으로 향해 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