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지구 과학 (Earth Science)

대한민국의 사계절

SURPRISER - Tistory 2021. 11. 28. 14:34

0. 목차

  1. 4가지 고기압
  2. 봄을 알리는 태풍
  3. 장마가 오는 이유
  4. 무덥고 맑은 여름 날씨
  5. 봄과 가을 날씨가 변덕이 심한 이유
  6. 겨울 기후를 특징짓는 '서고동저의 기압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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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4가지 고기압

 한반도는 사계절의 변화가 뚜렷하다. 겨울이 되면 동해에 눈이 많이 내리고, 여름에는 최고 기온이 30°를 넘을 때도 많으며, 본격적인 여름 이전에 긴 비가 오는 '장마'가 계속되며, 여름에서 가을에 걸쳐서는 태풍이 여러 개 발생한다. 이러한 사계절의 변화는 4가지 큰 고기압과 관련이 있다. 북태평양에서 만들어지는 '북태평양 고기압', 시베리아 대륙 내부에서 만들어지는 '시베리아 고기압', 오호츠크해에서 만들어지는 '오호츠크해 고기압', 중국 남동부에서 만들어지는 '이동성 고기압'이다. 이 4가지 고기압 온난한지 한랭한지, 건조한지, 습한지 등의 차이가 있는데, 이 차이가 기압의 세력을 바꿔 기상 변화를 만든다.

 또한 동북아시아 지역은 유라시아 대륙과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곳이다. 대륙은 철판 같아서, 낮에 태양에 의해 더워지기 쉽다. 한편, 밤에는 지면으로부터 우주를 향해 열을 방출하는 '복사 냉각'의 영향으로 금방 식는 성질이 있다. 즉, 쉽게 더워지고 쉽게 차가워진다. 반면 바다는 쉽게 따뜻해지지도 쉽게 차가워지지지도 않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1. 시베리아 고기압: 차고 건조한 공기로, 주로 겨울의 북서 계절풍으로 온다. 겨울은 복사 냉각 등에 의해서 대지가 매우 차가워진다. 그러면 지표 부근의 공기도 차가워지고 무거워져 고기압이 생긴다. 대륙에서 생긴 고기압이므로, 수증기의 양이 적다는 특징이 있다. 시베리아 고기압에서 불어나오는 바람은 차고 건조해, '겨울의 차가운 북풍'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2. 오호츠크해 고기압: 차고 습기 찬 공기로, 주로 장마철에 북동풍으로 온다. 봄 후반부터 여름에 걸쳐 차고 습한 공기로 이루어진 '오호츠크해 고기압'이 생기기 쉬워진다. 오호츠크해는 기온이 높아져도 대륙만큼 따뜻해지기는 어렵기 때문에 이 계절에 기압이 높아지기 쉽다. 봄에 이 기압의 세력이 커지면 '영동 지방(태백산맥의 동쪽)'은 한랭습윤하지만, '영서 지방(태백산맥의 서쪽)'은 태백산맥을 넘어오면서 높새바람으로 고온 건조해진다. 이때 영동 지방과 영서 지방은 기온차가 크게 난다. 초여름에 오호츠크해 고기압이 북태평양 고기압과 만나면, 그 경계에 장마 전선이 생긴다.
  3. 이동성 고기압: 편서풍을 타고 동쪽으로 이동하는 따뜻하고 건조한 공기로, 주로 봄과 가을에 온다. 봄과 가을은 저기압과 고기압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해, 날씨가 며칠 주기로 변하기 쉬워진다. 이때 고기압은 중국 대륙에서 오는 따뜻하고 건조한 공기로 이루어지며, 고이압의 한가운데서는 맑은 날씨를 기대할 수 있다. 이 고기압이 이동하는 이유는 편서풍을 따라 흐르기 때문이며, '이동성 고기압'이라고 한다.
  4. 북태평양 고기압: 따뜻하고 습기 찬 공기로, 주로 여름의 남쪽에서 부는 계절풍으로 온다. 북태평양 고기압은 적도 부근에서 따뜻해져 상승한 고기가 하강하는 장소에 생긴다. 대기의 순환이라는 대규모 메커니즘으로 발생하는 매우 안정된 고기압이다. 여름이 되면 적도 부근의 상승 기류의 장소나 그 북쪽의 하강 기류의 장소 모두 북상하기 때문에, 바로 태평양 고기압이 동북아시아를 뒤덮는 형태가 된다.

대한민국 주변의 기단들

2. 봄을 알리는 남풍

 2월 중반이 되면 심한 추위가 물러가면서 '북풍'대신에 따뜻하고 강한 '남풍(태평양에 있는 고기압에서 동해에 있는 저기압을 향해 부는 바람)'이 부는 날이 점점 많아진다. 겨울에는 이런 남풍은 불지 않는데, 이는 겨울에는 시베리아 고기압에서 강한 북서풍이 불기 때문이다. 하지만 봄이 가까워지면 '시베리아 고기압'에서 부는 북서풍이 약해지고, '편서풍(중위도에서 서에서 동으로 부는 띠모양의 바람)'도 차츰 북상한다. 그러면 저기압이 동해에 있는 경우가 많아져, 태평양에 있는 고기압에서 동해의 저기압을 향해 바람이 불어 '남풍'이 되는 것이다.

 이 바람이 우리나라의 산지를 넘을 때 수증기를 잃고 건조해진 바람이 부는 데, 이 현상을 '푄 현상(Foehn: 높은 산을 넘어온 고온 건조한 바람이 부는 현상)'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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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장마가 오는 이유

 우리나라는 6월 상순부터 7월 하순에 걸쳐 긴 비가 계속되는 '장마철'에 들어선다. 이 시기에 '오호츠크해 고기압'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북태평양 고기압'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충돌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긴 충돌의 경계를 '장마 전선(seasonal rain front)'이라고 한다. 장마 전선은 동서 방향으로 횡단하며, 때로는 5000km 이상 길게 뻗는 경우도 있다.

 두 방향에서 부는 바람의 힘이 균형을 이루면 두 바람이 모두 갈 곳을 잃고 '상승 기류'가 된다. 이 '상승 기류'에 의해 구름이 발생해 넓은 범위에서 비가 내린다. 오호츠크해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 모두 바다를 지나 불러오기 때문에 수증기를 많이 함유하고 있다. 특히 북태평양 고기압'에서 부는 바람은 수증기를 매우 많이 함유하고 있다. 이렇게 수증기가 끊임없이 공급되기 때문에, 비가 오래 지속되는 것이다.

장마 전선

3-1. 오호츠크해 고기압이 발달하는 이유

 '오호츠크해 고기압'이 발달하는 이유는 상공을 흐르는 편서풍 때문이다. 겨울에 히말라야 산맥의 남쪽을 흐르던 편서풍은 이 시기에 히말라야 산맥의 서쪽에 부딪쳐 남북으로 갈라진다. 그리고 이 흐름은 오호츠크해 상공에서 합류한다. 그러면 상공에서 공기가 모여 '하강 기류'가 생김으로써 오호츠크해 고기압이 발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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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무덥고 맑은 여름 날씨

4-1. '북태평양 고기압'의 확장이 '여름의 맑은 날씨'를 만든다.

 여름에는 태평양 해상에서 발달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 부근까지 뻗어온다. '북태평양 고기압'에서 불어오는 따뜻한 공기는 해상을 지나는 동안 수증기를 많이 흡수한다. 이 공기가 무덥고 습한 바람을 가져오는 것이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계속 확장되면, 여름의 맑은 날씨가 이어진다.

4-2. 혹독한 무더위

 2018년 여름의 한반도에서는 기록적인 더위가 계속되었다. 강원도 홍천은 41℃까지, 서울은 39.6℃까지 기온이 치솟았다. 이런 혹독한 더위의 원인 중 하나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매우 강한 상태가 계속되었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티베트 고기압'이라는 대기 상층에 생기는 고기압이 '태평양 고기압'의 위를 씌우듯 동북아시아 상공을 계속 뒤엎었기 때문이다. 동북아시아보다 훨씬 서쪽에 있는 티베트 고원은 해발 고도가 평균 약 4500m나 되는 지역이다. 여름이 되면 티베트 고원에 쏟아지는 햇볕에 의해 고도가 높은 위치에 있는 공기가 따뜻해진다. 이 공기가 상승해 상공 1만 m 이상의 고층에서 고기압을 만든다. 같은 고도에서 봤을 때, 주위보다 기압이 높은 장소가 생기는 셈이다. 이것이 '티베트 고기압이다.

 '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이 동북아시아를 뒤덮으면, 따뜻한 공기가 지상 부근이 공급된다. '북태평양 고기압' 위에 '티베트 고기압'이 2단으로 겹침으로써 혹독한 더위가 계속된 것이다. 게다가 경우에 따라서는 산에서 내려오는 공기의 온도가 상승하는 '푄 현상'이 일어나 40℃가 넘는 혹독한 무더위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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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봄과 가을 날씨가 변덕이 심한 이유

 가을 날씨는 흔히 변덕스럽다고 한다. 가을은 왜 맑은 날씨가 오래 지속되지 않을까? 가을이 되면 일사량이 줄어들어,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약해진다. 그 대신에 '편서풍(중위도에서 연중 서쪽에서 동쪽으로 부는 바람)'이 강해진다. 이 편서풍을 타고 중국 대륙 부근에서 발생한 고기압이나 저기압이 한반도 부근으로 운반되어 온다. 이 고기압은 편서풍을 타고 동쪽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이동성 고기압(중심 위치가 머물러 있지 않고 움직이며, 비교적 규모가 작은 고기압)'이라고 한다. '이동성 고기압'이 우리나라 상공에 오면 우리나라는 맑은 날씨가 된다. 한편 저기압이 편서풍을 타고 한반도에 다가오면 비가 내리게 된다. 이처럼 '번갈아 찾아오는 고기압과 저기압'이 가을 날씨를 변덕스럽게 하는 이유이다. 같은 이유로 봄 날씨도 변덕스러운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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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겨울 기후를 특징짓는 '서고동저의 기압배치'

6-1. 시베리아 고기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구름이 없는 밤에 지표의 열은 우주로 달아나는데, 이를 '복사 냉각'이라고 한다. 특히 겨울의 시베리아 내륙 지방에서는 일사량 감소와 '복사 냉각'으로 특히 지표가 차가워진다. 이 영향으로 1~2km의 공기층이 차가워지고 무거워져 하강한다. 이렇게 해서 생기는 것이 바로 '시베리아 고기압'이다.

6-2. 겨울의 '서고동저의 기압 배치'

 예보에서 흔히 말하는 '서고동저의 기압배치'란 우리나라 서쪽에 시베리아 고기압이, 동쪽에 저기압이 있는 상태를 말한다. 유라시아 대륙의 내륙에 있는 시베리아 지방의 겨울은, 야간의 '복사 냉각'에 의해 지표의 열을 빼앗음으로써 -40℃에 이르는 저온이 된다. 그래서 공기가 차가워지고 무거워져 고기압이 되는데, 이것이 바로 '시베리아 고기압'이다. 한편 일본 동쪽에는 저기압이 발달함으로써 '서고동저'의 기압 배치가 생긴다. 그래서 시베리아 고기압에서는 한반도 동쪽에 있는 저기압을 향해 바람이 부는 것이다.

6-3. 겨울엔 동해 쪽에 대량의 눈이 내린다.

 이 바람은 동해에서 대량의 수증기를 흡수하여, 동해 상공을 뒤덮는 광대한 힘줄 모양의 구름이 되어, 동해 쪽에 대량의 눈을 내린다. 그 메커니즘은 다음과 같다.

 겨울에 발달하는 시베리아 고기압에서는 차가운 공기가 남동쪽을 향해 흘러온다. 하지만 동해는 남쪽에서 난류인 '쓰시마 해류(Tsushima current)'가 동해로 흘러드는 이유 등으로 인해, 겨울에도 상대적으로 따뜻하다. 물론 사람의 감각으로는 차가운 바다이지만, 그 위를 지나가는 북서풍에 비하면 상당히 고온이라는 것이다.

 시베리아 고기압에서 오는 차가운 공기는 원래 건조하지만, 이 따뜻한 동해 상공을 지날 때 수증기를 많이 흡수한다. 그 결과, 겨울에 특유한 힘줄 모양의 구름을 만들어 낸다. 이 힘줄 모양의 구름은 많은 눈을 내릴 수 있는 적란운이 즐비한 것이다. 이 구름은 동해의 울릉도와 일본 열도를 종단하는 산맥에 부딪쳐 이들 지역에 많은 눈을 내리게 한다. 또 시베리아 고기압이 '중국 화베이(베이징, 톈진, 네이멍구 자치구 부근 지역)'에서 남동 방향으로 세력을 뻗으면 한반도의 남서 해안에 눈이 내리고, 만주 지방으로 세력을 뻗으면 영동 지방에 눈이 내린다.

6-4. 힘줄 모양의 구름이 만들어지는 메커니즘

 시베리아 고기압에서 불어온 바람은 비교적 온도가 높은 동해의 영향을 받아 아래에서 따뜻해진다. 그러면 바람은 '나선(소용돌이)'을 그리며 흐르게 된다. 즉, 상승 기류와 하강 기류가 늘어선 상태가 된다. 하강 기류가 생긴 곳에는 구름이 만들어지지 않고, 상승 기류가 있는 곳에는 한 줄로 늘어서듯 구름이 만들어진다. 이리하여 힘줄 모양의 구름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힘줄 모양의 구름이 생기는 메커니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