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목차
- 마그마의 분출
- 용암류
- 화산재(Volcanic Ash)
- 화쇄류(Pyroclastic Flow)
- 산체 붕괴(Mountain Collapse)
- 화산 가스
1. 마그마의 분출
'마그마(magma)'에는 '수증기', '이산화탄소(CO₂)', '이산화황(SO₂)' 등의 기체 성분이 들어있다. 지하는 압력이 높기 때문에 이들 기체 성분은 마그마 속에 갇힌 상태로 존재한다. 하지만 땅속 깊은 곳에서 '마그마방(Magma Chamber)'으로 마그마가 공급되는 것 등을 계기로 해서, 마그마가 '화도(화산 분출물의 통로)'를 상승해 지표면에 가까워지면서, 마그마에 가해지던 압력이 낮아진다. 그 결과, 마그마 속에 있던 화산 가스 성분은 녹지 않고 기포가 되어 나타난다. 이것은 '감압 발포'라는 현상으로, 탄산음료의 뚜껑을 열면 녹아 있던 이산화탄소가 거품이 되어 나오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1-1. 마그마의 점착성이 높을 경우
이때 만약 마그마의 점착성이 높아 걸쭉해졌을 경우, 화산 가스의 기포는 마그마로부터 쉽게 빠져나올 수 없게 되고, 최종적으로 마그마를 잘게 나누면서 폭발적으로 화구에서 분출하게 된다. 그중에서 커다란 덩어리째로 화구에서 튀어나온 마그마는 구멍투성이의 '부석(화산이 폭발할 때 나오는 분출물 중에서 다공질의 지름이 4mm 이상의 암괴)'이 되거나, 날아가면서 변형되어 럭비공 같은 모양으로 굳는다. 분화 규모에 따라서는 지름이 몇 m가 되는 경우도 있고, 이 커다란 덩어리가 1km 이상 날아가는 경우도 있어 매우 위험하다. 한편, 지름 2mm 이하로 작게 부서진 파편은 '화산재'라고 한다. 화산재는 상공의 바람을 타고 날아가, 경우에 따라서는 수백 km 이상 떨어진 곳까지도 날아간다. 이렇게 마그마가 식고 굳어서 가늘게 부서진 '입자'와 '가스 성분'이 상공을 향해 솟아오른 것을 '분연'이라고 하고, 화산 비탈면을 흘러내린 것을 '화쇄류(Pyroclastic Flow)'라고 한다.
1-2. 마그마의 점착성이 낮을 경우
한편, 마그마의 점착성이 낮을 경우에는 분화에 이르기 전에 가스가 모두 빠져나온다. 그래서 마그마는 폭발을 일으키지 않고 화구에서 가만히 흘러나온다. 이것이 바로 '용암(Lava)'이다.
2. 용암류
'용암(Lava)'이란 마그마 속에 들어 있던 화산 가스가 가만히 빠져나감으로써 액체 상태로 화구에서 흘러내린 마그마를 말한다. 온도는 900~1200℃ 정도 된다. 마그마에 함유된 '이산화규소'의 양과 마그마의 온도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용암이 흐르는 속도는 사람이 걷는 속도보다 느리다. 그래서 사람이 용암류에 휩쓸려 죽는 일은 드물다. 하지만 용암은 모든 것을 집어삼키며, 멈추지 않고 흘러오기 때문에, 예컨대 용암의 유출량이 많은 화산에서는 마을이 완전히 삼켜지는 경우도 많다. 또한 용암류의 방향을 바꾸기도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3. 화산재(Volcanic Ash)
마그마가 부서져 생긴 '화산 쇄설물' 가운데 지름 2mm 이하인 것을 '화산재(Volcanic Ash)'라고 한다. 2~64mm인 것은 '화산력(Lapilli)', 64mm 이상인 것을 '화산 암괴(Volcanic Block)'로 분류한다.
'화산재'는 '재(Ash)'라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날카로운 유리질 암석이라, 비가 내리면 화산재는 시멘트처럼 굳어서 더욱 무게가 늘어난다. 그래서 허름한 가옥의 경우, 10cm 정도의 화산재만 쏟아져도 지붕이 내려앉고, 30cm 정도가 되면 목조 가옥의 들보도 무너져 내릴 정도라고 한다. 또 화산재의 두께가 1mm만 쌓여도 차량, 철도, 비행기의 운행이 중지될 가능성이 있으며, 안개가 자욱한 것과 비슷한 상태가 된다. 화산재가 0.5mm 정도만 쌓여도 도로의 흰 선이 사라질 정도이다.
게다가 화산재는 '염소(Cl)'와 '이산화황(SO₂)'을 흡착하기 때문에, 젖으면 전기를 통하는 성질이 있다. 그래서 젖은 화산재가 달라붙은 송전선은 누전을 일으켜 정전이나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 그리고 강에도 대량의 재가 쌓여, 강 상류에 설치된 상수도 취수구가 막혀 수돗물의 공급이 끊어질 가능성도 있다. 또 대도시에 화산재가 쏟아지면, 온갖 정밀 기기에 들어가 고장을 일으킬 것으로 생각된다.
화산재'의 무서운 점은 이것만이 아니다. 폭발적인 분화에서는 화산재는 성층권에 이르러 전 세계로 퍼진다. 나아가 화산재 속의 이산화황이 미세한 액체 방울인 '에어로졸(Aerosol: 대기 중에 부유하는 고체 또는 액체의 미립자)'이 되어 태양광을 가리면 세계적인 규모의 기상 이변을 일으킨다.
4. 화쇄류(Pyroclastic Flow)
'화쇄류(Pyroclastic Flow)'는 폭발적인 분화로 분출한 화산 쇄설물이 분연 모양으로 공기와 혼합되어 산을 내려오는 현상 또는 그 분출물를 말한다. 그 빠르기는 시속 100km를 넘는 경우도 있고, 맨 앞부분은 수백 ℃나 되는 열풍이다. 그래서 화쇄류가 눈앞에 다가온 시점에서 도망갈 수는 없다. 그래서 화쇄률 화산 재해 가운데 가장 무서워해야 할 대상의 하나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4-1. 화쇄류는 어떻게 발생하는가?
폭발적인 분화가 일어나면, 분연 기둥은 상공 높이까지 올라간다. 하지만 거대한 분연 기둥은 공중에서 식고 무거워져 상승하지 않게 되면, 지면으로 하강해 산을 타고 내려온다. 산을 타고 내려오는 이 분연이 '화쇄류'의 정체이다. 그리고 산꼭대기에서 만들어진 용암 돔이 붕괴될 때도 소규모 화쇄류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4-2. 화쇄류의 영향
화쇄류가 사람이 거주하는 지역을 직격하면, 최악의 경우 그 거리 자체가 괴멸하기도 한다.
서기 79년에 일어난 이탈리아의 '베수비오 화산(Vesuvio Mountain)'의 분화에서는 10km 떨어진 '폼페이(Pompeii: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만 연안에 있던 고대 도시)'에 '부석(화산이 폭발할 때 나오는 분출물 중에서 다공질의 지름이 4mm 이상의 암괴)'이 내리쏟아져 하루에 4m 높이까지 파묻힌 뒤 화쇄류가 거리에 밀어닥쳤다. 이 파쇄류에 의해 거리에 남아 있던 약 2100명의 주민이 순식간에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또 1902년, '카리브 해(Caribbean Sea)'의 '마르티니크 섬(Martinique Island)'에 있는 '플레산(Mount Pelee)'이 분화하여, 당시 행정 중심지였던 '생피에르(Saint-Pierre)'에 화쇄류가 덮쳤다. 이 사건으로 3만 명의 주민 대부분이 희생되었고, 생존자는 불과 3명이었다고 한다.
5. 산체 붕괴(Mountain Collapse)
'산체 붕괴'는 산허리가 무너지는 간단한 토사 붕괴가 아니다. '산체 붕괴(Mountain Collapse)'는 지진과 폭발적인 분화에 의해 산이 무너지는 현상으로, 심층의 지반까지 붕괴해 산체가 시속 200km 전후의 빠르기로 비탈면을 따라 흘러내리는 현상이다. 이때 발생한 '암설 사태(오래된 산체가 무너지는 것)'이나 '이류(암설류나 화쇄류가 물과 섞인 것)'가 강이나 바다에 흘러들면 홍수 등의 2차 피해를 일으켜 대규모 피해를 가져온다.
5-1. 세인트헬렌스 산의 산체 붕괴
미국에 있는 '세인트헬렌스 산(Saint Helens, Mount)'의 과거의 모습은 지금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멋진 모습이었다. 하지만 1980년, 점착성 높은 마그마가 크게 부풀어 오른 산허리가 불안정해져 '산체 붕괴(Mountain Collapse)'가 일어났다. 그리고 이 붕괴에 의해 산체 안의 마그마의 압력이 급격하게 내려감으로써 대폭발이 일어났다.
이 분화와 산체 붕괴로 발생한 폭풍과 화쇄류는 화구로부터 11km 떨어진 곳까지 모든 것을 흔적도 없이 날려 보냈고, 약 22km 떨어진 곳까지 나무를 모조리 쓰러뜨렸다. 또 이 분화로 산의 꼭대기 부분의 해발 고도는 2950m에서 2550m로 낮아졌다.
6. 화산 가스
'화산 가스'는 화구나 분기공에서 분출하는 가스로, 일반적으로 태반이 수증기이다. 하지만 '이산화탄소'와 '이산화황', '황화수소' 등의 유해한 기체의 비율이 높으면 중독 등의 피해를 일으킨다.
1986년 8월 21일, 중부 아프리카 '카메룬(Cameroon)'에 있는 '니오스 호(Lake Nyos)' 기슭에 살고 있는 주민 약 1700명과 가축 약 3500마리가 한 번에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인의 대부분은 '산소 결핍'이었다. 도대체 이 마을에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이 재해를 일으킨 원흉은 니오스 호에서 분출된 대량의 '화산 가스'였다. 니오스 호는 '오쿠 산(Oku Mountain)'이라는 화산의 꼭대기에 있는 호수이다. 오쿠산의 지하에는 마그마방에서 빠져나온 화산 가스가 지하수에 녹고, 그 지하수가 호수 바닥으로 뿜어져 나온다. 화산 가스가 녹은 물은 보통 물보다 가볍기 때문에 오랜 시간에 걸쳐 화산가스는 대량으로 호수 바닥에 고여 있다. 하지만 어떤 계기로 아래층의 물이 상층으로 올라오면, 탄산음료의 뚜껑을 열었을 때처럼 가스가 거품이 되고, 가스를 포함한 물이 분수처럼 튀어나오는 동시에 화산 가스가 방출된다. 이것을 '호수 폭발'이라고 한다. 당시 '호수 폭발'에 의해 160만 톤이라는 대량의 이산화탄소가 한꺼번에 호수 바깥으로 방출되고, 산 아래로 20km나 내려갔다. 그 결과,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