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목차
- 대륙 이동설
- 19억 년 전 - 초대륙 네나
- 27억 년 전 - 원시 대륙
- 2억 3000만 년 전 - 초대륙 판게아
- 9000만 년 전 - 로라시아 초대륙
- 300만 년 전 - 아메리카 초대륙
- 66만 년 전 - 유라프라시아 초대륙
1. 대륙 이동설
1910년의 어느 날, 기상학자 '알프레드 베게너(Alfred Lothar Wegener, 1880~1930)'는 세계 지도를 바라보다가 남아메리카의 동해안과 아프리카의 서해안을 퍼즐 맞추기처럼 맞출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고 한다.지구과학계에 혁명을 일으킨 '대륙 이동설(continental drift theory)'을 착안한 순간이었다. 이후 '알프레드 베게너'는 이 가설을 설명하기 위해, 막대한 문헌을 조사하고, 여러 증거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증거를 수집하는 동안 '알프레드 베게너'는 남아메리카와 아프리카뿐만 아니라, 남극이나 오스트레일리아, 인도도 마찬가지로 맞춰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을 기반으로, '현재 여러 대륙들은 옛날에 한데 모여 초대륙을 이루고 있었다'는 설을 발표했다.
하지만 본래 기상학자였던 베게너의 대륙 이동설은 지질학자들로부터 아주 큰 반발을 받았다. 베게너는 대륙이 이동하는 메커니즘을 설명하지 못했고, 대륙 이동설은 한동안 지지받지 못하게 되었다. 하지만 1960년대에 급속히 발전된 '판 구조론'이라 불리는 사고방식에 의해 대륙 이동설이 부활하게 되었다.
1-1. 대륙 이동의 직접 증거
현재는 인공위성을 이용한 관측 등을 통해 대륙이 연간 몇 cm 단위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어 있다. 하지만 이런 직접적인 관측이 가능해진 것은 최근의 일이다.
1-2. 대륙 이동의 간접 증거
직접적인 관측이 불가능했던 시대에는 '베게너'가 대륙의 이동을 증명하기 위해 지질학, 암석학, 고생물학 등 여러 분야에 걸친 증거를 수집하였다. 베게너가 제시한 증거의 한 예에는 '정원 달팽이(Garden Snail)'이라는 달팽이의 분포가 있다. 이 달팽이는 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북아메리카와 동부와 유럽 서부에 서식한다. 달팽이가 바다를 헤엄쳐 건넜다고는 생각되지 않기 때문에, 이것은 두 지역이 이전에는 육지로 이어져 있었음을 나타낸다. 마찬가지로 지렁이나 민물고기 등 현생 생물의 분포, 화석에서 추측되는 고생물의 서식 지역, 지질과 암석 분포 등 100가지 이상의 증거를 찾아냈고, 이를 근거로 베게너는 대륙 이동설을 뒷받침해 나갔다.
약 3억 년 전에 발견된 '빙하에 긁힌 자국'이라는 것도 대륙 이동의 증거가 된다. 지금도 남극 등에는 빙하가 있으며, 매일 조금씩 대지를 깎아 내고 있다. '베게너'는 이 긁힌 자국과 같은 것이 남아메리카 남부, 아프리카 남부, 오스트레일리아, 인도, 남극에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그리고 그는 이 긁힌 자국을 통해 빙하가 흐른 방향을 분석했다. 그리고 분석 결과, 3억 년 전에 남반구에 '초대륙(여러 대륙이 하나로 뭉친 대륙)'이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 초대륙의 하나가 '인도(곤드족의 땅)'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에, 이 초대륙의 이름은 '곤드와나 초대륙'이라고 명명되었다.
2. 19억 년 전 - 초대륙 네나
베게너가 제창한 '곤드와나 초대륙'은 3억 년 전의 것이다. 하지만 대륙이 이동하고 있으므로, 그 이전에도 초대륙이 있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
미국의 지질학자 '폴 호프먼(Paul Hoffman, 1956~)'은 1980년대에 많은 문헌을 조사한 결과, 북아메리카, 그린란드, 북유럽 등에 약 19억 년 전에 형성된 '대산맥'이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고, 이에 주목했다.
2-1. 같은 시대의 지층을 퍼즐처럼 끼워 맞춰 보았다.
현재의 지구에는 '히말라야(Himalayas)'나 '알프스(Alps)' 등의 대산맥이 있다. 그런데 '대륙 이동설' 이후의 연구에 의하면, 이런 대산맥은 대륙과 대륙이 충돌해 솟아 오른 곳이라고 한다. 이렇게 해서 생긴 대산맥은 오랜 세월에 걸쳐, 풍화 작용으로 침식되고 최종적으로는 평지가 된다. 그래서 '과거의 산맥'을 지금 직접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예전이 산맥이 있었던 곳의 지하에서는 충돌했을 때의 강한 압력에 의해, 암석의 구조가 변화가 있다. 세계 각국의 지질학자가 조사한 결과, 현재까지 19곳에서 과거의 산맥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그 규모는 다양한데, 큰 것은 폭 400km, 길이 4000km가 넘는 것들도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호프먼'은 19곳이나 되는 과거의 산맥 가운데, 특히 미국, 그린란드, 북유럽에 있는 5개의 배치가 서로 닮았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그리고 각 대륙에 있는 같은 시대의 지층을 퍼즐처럼 끼워 맞추어 보았다. 그러자 산맥의 배치 외에도 그 주변에 있는 암석의 종류까지 정확하게 일치했다고 한다. 그 결과, 약 19억 년 전에 있었던 초대륙을 복원할 수 있었고, 그는 이것을 초대륙 '네나(Nena)'라고 명명했다.
3. 27억 년 전 - 원시 대륙
그러면 지구에 대륙이 처음으로 나타난 것은 언제였을까? 가장 유력한 가설에 의하면, 초기의 지구는 내부에서 분출한 수중기로 덮여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수증기는 마침내 비가 되어, 지구 전체를 덮는 바다를 형성하였다. 그러면 이 초대륙을 만든 '대륙'은 언제부터 바다 위로 얼굴을 내밀었을까?
세계 각국의 지질학자들이 오랫동안 지질 조사를 한 결과, 27억 년 전에 만들어진 암석이 현재에도 세계 각지에 퍼져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 면적은 지역에 따라 다양하며, 인도 '아대륙(대륙보다는 작지만 섬보다는 큰 땅덩이)'의 면적 정도 되는 지역도 있다고 한다. 한편, 이 시대보다 오래된 암석은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 그린란드 등 몇 군데에서 발견되고는 있지만, 면적도 좁아서 도저히 대륙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의 것들이다. 이에 착안한 오스트레일리아의 지구과학자 '스튜어트 테일러(Stuart Taylor)' 등의 많은 연구자들은 '27억 년 전에 육지가 급성장해 대륙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면적의 육지가 형성되었다'는 가설을 1990년대에 제창했다.
그러면 27억 년 전에 육지가 급성장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이에 대해선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다. 너무 오래전 이야기라, 과학척으로 추리하기 위한 증거가 빈약하다. 다만 현재 가장 유력한 가설로는, 27억 년 전에 갑자기 화산 활동이 활발해져서, 대량의 용암이 분출해서, 두껍고 광범위하게 퍼져 대륙이 형성되었다는 추측이 있다.
29억 년 전에 용암의 대량 분출로 형성된 대륙은 식물이 자라지 못하는 불모의 대지였으리라 생각된다. 화산이 끝난 뒤에는 주변의 얕은 바다에는 '남조류'가 번영해 '스트로마톨라이트(stromatolite)'가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스트로마톨라이트'란 물에서 미생물, 특히 남조류으로 이루어진 미생물막에 의해 퇴적물 알갱이들이 붙잡혀 고정된 여러 층으로 이루어진 생화학적 부착 구조를 말한다. 그래서 이 시대의 지층에서는 '스트로마톨라이트'라는 화석이 대량으로 발견된다. 넓은 육지가 있다는 것은 연안의 얕은 여울도 넓다는 뜻이다. 이것이 '스트로마톨라이트'가 번영하는 계기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4. 2억 3000만 년 전 - 초대륙 판게아
'대륙 이동설'을 제창한 '베게너'는 '곤드와나 초대륙'의 견해를 더욱 발전시켜, 남반구 뿐만 아니라 세계의 모든 대륙이 한데 모여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것이 바로 초대륙 '판게아(Pangaea)'다. 2억 3000만 년 전에는 지구상의 육지가 모두 적도 부근을 중심으로 모여 초대륙 '판게아'가 형성됐을 것으로 생각된다.
베게너와 그의 지지자들은 초대륙 '곤드와나'의 존재를 입증할 때와 마찬가지로, 초대륙 '판게아'를 입증하기 위해 여러 증거들을 수집했다. 그 가운데서도 화석은 '판게아'의 증거인 동시에, 당시의 생물이 어떤 상황에 놓여 있었는지를 알 수 있는 유력한 단서가 된다.
4-1. '판게아의 탄생'이 생물에 끼친 영향
그러면 '판게아의 탄생'은 생물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 그 힌트는 '수형류(Therapsida)'라는 동물에 있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리스트로사우르스(Lystrosaurus)'라는 수형류는 특히 중요하다. '리스트로사우루스'는 하마 같은 땅딸막한 체형의, 몸길이 1m 정도 되는 동물이다. 이들은 현재 동물과 비교해 보더라도, 도저히 헤엄칠 수 있는 체형이 아니다. 하지만 리스트로사우루스는 남극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의 라오스나 중국', '남아시아의 인도 등', '남아프리카의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 '유럽의 러시아 등'의 지역에서도 화석이 발견된다. 장거리를 헤엄칠 수 없는 동물이 어떻게 세계 각지에서 발견될 수 있는지는 커다란 수수께끼였다.
그런데 '베게너'가 생각한 것처럼 모든 대륙이 '판게아'로 연결되어 있었다고 생각하면, 이것이 설명이 된다. 즉, 리스트로사우루스가 걸어서 세계 각지로 퍼져나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처럼 초대륙의 존재는 어떤 종류의 육상 동물들에게 서식지의 면적을 크게 확장시켜주는 계기가 된 것으로 생각된다.
동물은 걸어서 세계 각지로 퍼져나갔지만, 식물도 그 홀씨나 씨를 날아가게 함으로써 서식 범위를 크게 확장시켰다고 생각된다. 현대의 남아프리카, 아프리카, 인도, 오스트레일리아, 남극에서는 겉씨 식물을 중심으로 식물군의 화석이 발견된다. 마찬가지로 북아메리카, 유럽, 아프리카에서 공통으로 발견되는 식물군의 화석도 있다. '베게너'는 이러한 식물의 화석도 과거에 판게아가 존재했던 증거로 삼았다.
5. 9000만 년 전 - 로라시아 초대륙
판게아에서 번영한 수형류는 '공룡'이라는 '파충류'가 나타남으로써 쇠퇴하게 된다. 공룡은 판게아의 분열 이후에도 계속 번영해, 1000종가량의 화석이 명명되어 있다. 사실 공룡의 번영도 대륙과 대륙의 연결이 관계되어 있는 것 같다.
5-1. 티라노사우루스는 아시아에서 북아메리카로 건너갔다.
유명한 육식 공룡인 '티라노사우루스 렉스(Tyranosaurus rex)'는 북아메리카에서 생태계의 정점에 있었다. 그런데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의 조상이 되는 공룡의 화석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는 오랫동안 미스터리였다. 그러면 이 공룡은 어디에서 어떻게 진화했을까?
근년에 들어, 원시적인 티라노사우루스류의 화석이 차례로 발견되고 있다. 하지만 그곳은 북아메리카가 아니라 몽골이나 중국이라고 한다. 아시아에서 발견되는 티라노사우루스류는 소형인 것뿐이다. 화석이 나오는 지층도 북아메리카의 것보다 수천만 년 이상 오래된 것이다. 이로 미루어봤을 때, 티라노사우루스류는 아시아에서 태어나 대형화되면서 북아메리카로 진출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북극해와 태평양을 잇는 '베링 해협(Bering Strait)'은 당시 일시적으로 육지였다는 설이 있다. 이곳을 티라노사우루스가 건너갔다고 생각하면, 티라노사우루스의 진화를 이해할 수 있다. 당시의 북극권이 온대 기후였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식물의 화석도 발견되었으므로, 공룡도 당시에 고위도에 서식할 수 있었을 것이다.
5-2. 이구아노돈은 티라노사우루스보다 수천만 년 앞서 북아메리카로 건너갔다.
유럽의 공룡을 대표하는 공룡으로는 '이구아노돈(Iguanodon - 백악기 전기에 번성한 초식공룡)'이 있다. 서쪽으로는 북아프리카에서 동쪽으로는 아시아 북반구까지 이구아노돈의 화석이 발견되었다. 이구아노돈은 티라노사우루스보다 수천만 년 앞서 북아메리카로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당시, 유라시아와 북아메리카가 육지로 이어져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이 초대륙을 '로라시아(Laurasia)'라고 부른다. '로라시아'의 이름은 캐나다의 '로렌시아(Laurentia)'라는 지역 이름과 '유라시아(Eurasia)'가 합쳐져 만들어졌다.
5-3. 유럽과 북아메리카도 육지로 이어져 있었다.
'로라시아' 초대륙은 당초 유럽과 북아메리카가 육지로 이어져 있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유럽과 북아메리카 사이에 바다가 열리면서 이 연결이 끊어졌다. 그리고 얼마 후에는 아시아와 북아메리카가 육지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것도 일시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대륙이 분단될 때 공룡은 각각의 지역에서 독자적으로 진화했을 것이다. 이것이 공룡의 다양성이 나타나는 계기가 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6. 300만 년 전 - 아메리카 초대륙
현재 지구상에는 2개의 초대륙이 있다. 바로 '아메리카(America) 초대륙'과 '유라프라시아(Eurafrasia) 초대륙'이다. 현재 북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는 '파나마 육교'로 이어져 있다. 이것을 일종의 초대륙으로 생각하며, '아메리카 초대륙'이라고 부른다. 마찬가지로, 아프리카와 유라시아가 붙어 있는 것을 '유라프라시아 초대륙'이라고 부른다.
6-1. 판게아는 1억 년 이전에 남아메리카와 북아메리카로 갈라졌다.
여기에서는 '아메리카 초대륙'과 '포유류'에 초점을 맞춰본다. 남아프리카의 포유류의 역사를 살펴보면, 300만 년 전을 경계로 동물성이 변한다고 한다. 남아메리카에서는 그때까지 없었던 종인 개과나 고양이과 등의 동물 화석이 발견되기 시작된다. 그리고 그전에 살고 있던 동물이 차례차례 멸종되어 간다.
그러면 개과나 고양이과가 300만 년 전까지 남아메리카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원래 이전에 북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 두 대륙은 따로따로 독립된 대륙이었다고 생각된다. 자구 자기 등의 연구에 따르면, 판게아의 분열에 따라, 남아메리카와 북아메리카는 1억 년 이전에 갈라진 것으로 보인다. 그 후 북아메리카에서는 개나 고양이 등이 진화했지만, 남아메리카에서는 아르마딜로 등의 다른 포유류가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
6-2. 300만 년 전에 두 아메리카 대륙이 접근해 이어졌다.
떨어져 있던 아메리카 두 대륙이 이어졌을 것으로 생각되는 때는 약 300만 년 전이다. 그 결과, 육지가 이어짐으로써 육상 동물들의 교류가 시작되었고, 많은 동물들이 이동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서 현재는 생물 분류 단위 '과(科, Family)' 수준에서 보았을 때, 현재 남아메리카에서 볼 수 있는 포유류의 50% 정도는 북아메리카에서 이주한 동물이 차지하고 있다.
파나마 육교가 생기기 전, 남아메리카의 지층에는 육식 포유류의 화석이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파나마 육교로 두 대륙이 이어짐에 따라, 300만 년 전에 남아메리카에 살던 동물들은 본격적인 육식 동물의 위협에 직면하게 되었다.
파나마 육교가 탄생하기 전의 남아메리카의 지층에서는 '공조류(Terror Birds)'라는 대형 새의 화석이 나온다. 아래의 그림은 '공조류 중에서 '포루스라쿠스(Phorusrhacus)'라는 종이다. 파나마 육교가 생기기 전에는 남아메리카에서는 눈에 띄는 육식 포유류가 없었으며, 포루스라쿠스가 생태계의 정상에 있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북아메리카에서 건너온 육식 포유류의 영향으로 절멸하였다.
7. 6만 년 전 - 유라프라시아 초대륙
현재 존재하는 또 하나의 초대륙인 '유라프라시아(Eurafrasia)' 초대륙은 인류과 큰 관련이 있다. 자구 자기 등의 연구에 따르면, 판게아의 분열에 따라, 아프리카와 유라시아는 약 2억 년 전에 갈라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후 1400만 년 전 무렵에 아프리카가 북상을 시작해 다시 유라시아와 이어진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아프리카의 북상은 현재도 연간 몇 cm의 속도로 계속되고 있다. 이는 1400만 년 동안 아프리카와 유라시아가 안정적으로 이어져 있었다는 뜻이다.
7-1. 인류의 기원에 대한 두 가지 설
인류는 진화한 순서대로 '오스트랄로피테쿠스류(원인)', '피테칸트로푸스류(원인)', '네안데르탈인(구인)', '현대인(신인)'으로 나눌 수 있다. 그런데 오스트랄로피테쿠스류의 화석은 아프리카에서만 발견되고 있다. 이러한 점을 미루어 봤을 때, 최초의 인류는 아프리카에서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 현대인의 기원에 대해서는 유력한 설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피테칸트로푸스류'가 각각의 지역에서 독자적으로 진화했다는 '다지역 진화설'이고, 다른 하나는 아프리카에서 탄생되고 유라시아로 확산되어 각지에 살고 있던 피테칸트로푸스류를 대신하게 되었다는 '아프리카 단일 기원설'이다. 그리고 어느 것이 옳은지에 대한 논쟁이 오랫동안 계속되어 왔다.
7-2. 다지역 진화설이 부정되다.
논쟁이 계속되던 도중, 2002년에 일본 국립 과학박물관 인류 연구부장인 '바바 히사오' 박사 등의 연구팀이 '아프리카 단일 기원설'을 뒷받침하는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자바 원인의 화석을 분석한 결과, 진화해도 동남아시아나 오스트레일리아의 현대인으로 진화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는 자바 원인이 동남아시아 지역 인류의 조상이라는 '다지역 기원설'을 부정하는 결과이다.
'아프리카 단일 기원설'에 따르면, 180만 년 전에 살았던 '피테칸트로푸스류' 이후 현생 인류에 이르기까지, 인류는 몇 차례에 걸쳐 아프리카에서 유라시아로 퍼져나갔다고 한다. 이때 인류는 안정적으로 이어진 대륙 사이를 걸어서 건너간 것으로 생각된다. 만약 두 대륙이 이어져 있지 않았다면, 피테칸트로푸스류는 유라시아로 이동하지 못했을 것이다. 또한 현생 인류도 배를 이용하게 될 때까지는 유라시아로 갈 수 없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