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의 관측 위성 'WMAP'의 관측에 의하면 '보이는 물질'을 모두 합쳐도 우주를 구성하는 전체 질량의 4%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나머지 96%를 차지하는 것이 바로 '암흑 물질(23%)'과 '암흑 에너지(73%)'이다.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는 현재 어떤 망원경이나 관측 위성을 사용해도 그 모습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야말로 정체불명의 물질과 에너지인 셈이다. 도대체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의 정체는 무엇일까?
양성자와 중성자 등 3개의 쿼크로 이루어지는 입자를 '중입자(baryon)'라고 한다. 항성이나 은하 등 우주에서 우리 눈에 보이는 대부분의 물질은 양성자와 중성자, 즉 바리온을 바탕으로 만들어져 있다. 연구에 의해 우주 전체에서 바리온이 차지하는 비율이 대략 4~5%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나머지는 미지의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이다.
0. 목차
- 암흑 물질
- 은하단의 무게 측정
- 은하의 불가사의한 회전 속도
- 암흑 물질의 정체는 무엇인가?
- 암흑 물질의 인공 검출에 도전한다.
- 암흑 물질의 인공 생성
- '암흑 물질'과 우주의 미래
1. 암흑 물질
'암흑 물질(Dark Matter)'은 그 어떤 수단을 사용해도 아직 그 모습을 볼 수 없다. 그러면 '암흑 물질'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우주에는 은하가 밀집된 집단인 '은하단'이 많이 있다. 은하단 속의 은하들은 각각 여러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따라서 은하단의 중력만 있다면, 은하는 마음대로 움직여 은하단을 벗어날 것이다. 하지만 은하는 무언가에 이끌려 은하단 속에 그대로 머물려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암흑 물질'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였다. 은하를 끌어당기고 있는 것이 '암흑 물질'의 중력이라고 생각된다. 이외에도 암흑 물질이 중력이 아니면 설명할 수 없는 여러 천문 현상들이 발견되었다.
사실은 '암흑 물질'이 별이나 은하를 만든 씨앗이며 현재의 우주 구조를 만든 주역일 것이라고도 생각하고 있다. 우주 초기에 암흑 물질이 서로의 중력으로 차츰 모이는 곳이 생겼고, 거기에 가스가 끌려오고 수축해 별이나 은하가 만들어졌을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그런데 사실 암흑 물질은 우리 주변에도 존재한다. 우리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방 안에도 대량의 '암흑 물질'이 어지러이 날아다니고 있다. 우리의 몸에도 매초 수백억 개나 되는 암흑 물질 입자가 관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 은하단의 무게 측정
'암흑 물질'의 존재를 눈치채기 시작한 것은 1930년대였다. 1933년 스위스의 천문학자 '프리츠 츠비키(Fritz Zwicky, 1988~1974)'는 지구에서 약 3.2억 년 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머리털자리 은하단(Coma Cluster of Galaxies)'을 관측했다. '머리털자리 은하단'은 3000개 이상이나 되는 은하가 지름 약 2000만 년 광년 정도의 영역에 모인 은하의 집단이다. 츠비키는 이 은하단 전체의 질량을 다음과 같은 전혀 다른 두 가지 방법으로 측정했다.
- 역학 질량: 하나는 은하단 안의 움직임을 측정하는 방법이다. 각각의 은하는 은하단 전체의 질량이 만들어 내는 힘인 '중력'에 의해 잡아당겨진다. 때문에 은하의 움직임이 빠를수록 은하를 잡아당기는 중력도 커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운동의 기세 그대로 은하단 밖으로 날아가버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은하가 운동하는 빠르기의 평균값으로부터 은하단 전체의 질량을 간접적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처럼 은하의 운동 속도로 구한 은하단의 질량을 '역학 질량'이라고 한다.
- 광도 질량: 다른 하나의 방법은 은하단 속에 있는 은하의 밝기로 은하단의 질량을 구하는 방법이다. 별들은 표면 온도에 따라 색깔 차이가 생긴다. 주계열성(태양처럼 빛나는 항성)에서는 표면 온도, 별의 밝기, 별의 색깔, 질량 사이에 관계가 있어 이를 분석하면 별의 밝기를 알 수 있다. 밝을수록 질량이 큰 별이다. 왜냐하면 밝다는 것은 내부 압력과 온도가 높아져 핵융합 반응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져 그만큼 에너지를 많이 내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별의 밝기로부터 은하단의 질량을 측정하는 것을 '광도 질량'이라고 한다.
이렇게 구한 머리털자리 은하단의 '역학 질량'과 '광도 질량'은 같은 수치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역학 질량'이 '광도 질량'보다 400배 정도 무거웠다. 이게 무엇을 의미할까? 머리털자리 은하단에는 '보이지 않는 물질'이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은하는 보이지 않는 이 물질 덕분에 은하단 안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보이지 않는 물질이 바로 '암흑 물질(Dark Matter)'이다.
3. 은하의 불가사의한 회전 속도
1970년대, 미국의 천문학자 '베라 루빈(Vera Rubin, 1928~2016)'은 '안드로메다 은하'의 100곳 이상에서 가스의 회전 속도를 관측하고 조사하다가 기묘한 현상을 발견했다. '안드로메다 은하' 또한 '우리 은하'처럼 원반모양으로, 은하의 별들이나 성간 가스가 회전하고 있는데 루빈은 '도플러 효과(Doppler effect)'를 사용해 '안드로메다 은하'의 한 곳이 아니라 100곳 이상에서 가스가 회전하는 속도를 측정했다.
그런데 너무나도 이상했다. 안드로메다 은하의 가스 회전 속도가 중심으로부터의 거리에 다라 그 값이 바뀌는 일이 거의 없었던 것이다. 루빈은 다른 은하에 대해서도 조사했는데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보통의 경우라면 회전의 중심 지점에 가까울수록 빨리 회전한다. 왜냐하면 가장 많은 질량이 모인 중심에 가까울수록 중력과 평형을 이루는 원심력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태양계를 예로 들면 안쪽에 있는 수성이 지구보다 더 빨리 회전한다는 것이다. (참고로 수성 궤도 평균 속도는 47.36km/s이고 지구의 궤도 평균 속도는 29.78km/s) '베라 루빈(Vera Rubin)'은 이 기묘한 현상에 대해 다음과 같이 생각했다. '우리에게는 보이지 않는 물질이 은하 전체에 퍼져서 가스에 중력을 미치기 때문에, 중심에서 멀리 있는 가스의 중심에 가까운 가스와 같은 정도의 속도로 회전하는 것이다.' 이 불가사의한 은하의 회전은 암흑 물질 없이는 설명할 수가 없었다.
4. '암흑 물질'의 정체는 무엇인가?
4-1. 암흑 물질이 관측되지 않는 이유
하지만 우주에는 가시광선 이외의 빛을 내보내는 천체가 많다. 그래서 X선이나 적외선 등 같은 가시광선 이외의 빛을 받아들이는 망원경이나 천문위성으로 관측하면 가시광선으로 관측했을 때 보이지 않던 천체들이 보이는 일이 있다. 예를 들어 블랙홀은 X선을 강하게 방출하기 때문에 X선을 포착하는 기기를 사용하면 그 존재를 확인할 수 있으며, 원시별에 데워진 '암흑 성운(빛을 흡수하는 먼지를 포함하는 가스 구름)'은 적외선을 방출하기 때문에 적외선을 포착하는 기기를 사용하면 원시별을 관측할 수 있다. 하지만 '암흑 물질'은 현재까지 어떠한 빛으로도 관측되지 않는다. 암흑 물질은 관측될 정도로 충분한 양의 '빛(전자기파)'을 방출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4-2. 'MACHO'는 암흑 물질이 아니었다.
그러면 '암흑 물질'의 정체는 무엇일까? '암흑 물질'의 후보로 처음으로 오른 후보는 '마초(MACHO: Massive Astronomical Compact Halo Object)'라고 불리는 가시광선으로는 관측하기 어려운 '어두운 천체'이다. 'MACHO'는 지나치게 가벼워서 태양처럼 불탈 수 없는 행성과 갈색왜성, 백색왜성 등이 포함된다. 참고로 갈색 왜성은 가시광선은 거의 방출하지 않지만 적외선은 방출한다. 무거운 별의 대폭발인 '초신성 폭발'로 인해 생기는 '블랙홀'도 암흑 물질의 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어두운 천체(MACHO)는 암흑 물질이 아니었다. 암흑 물질은 우리은하를 공 모양으로 둘러싼 영역인 '헤일로(halo)' 안에 넓게 분포되어 있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래서 '어두운 천체(MACHO)'가 헤일로 안에 얼마나 존재하는지를 조사하였다. 그러면 어두운 천체를 헤일로에서 어떻게 발견할 수 있을까?
1986년 폴란드의 천문학자인 '보단 파친스키(Bohdan Paczyńsk, 1940~2007, 폴란드)'는 어두운 천체가 미치는 '중력의 작용'을 포착하여 헤일로 안의 어두운 천체를 발견하는 방법을 발표하였다. 멀리 있는 별에서 지구를 향해 방출되는 빛이 어떤 '어두운 천체'가 가로막았다면 직진하던 빛은 어두운 천체의 중력에 의해 휘어지고 '중력 렌즈 효과(증광 현상)'가 나타난다. 중력 렌즈 효과란, 무거운 질량을 가진 천체로 인해 배경의 빛이 구부러져서, 마치 렌즈를 통과해오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중력 렌즈 효과에 휘어진 빛은 지구에 모이기 때문에 보통 때보다 밝게 보인다. 이는 태양의 빛을 렌즈로 모아 종이를 태우는 실험과 비슷하다. 만약 이 '중력 렌즈 효과'가 확인된다면 헤일로에 '어두운 천체(MACHO)'가 있는 셈이다.
1991년 '찰스 앨콕(Charles R. Alcock)'이 이끄는 관측팀은 이 방법을 사용하여 어두운 천체 찾기에 나섰다. 그들은 약 16만 광년 떨어진 '대마젤란운'의 별을 관측하여 별의 '증광 현상'을 확인하는데 확인하였다. 어두운 천체가 별에서 오는 빛을 증광시킨 것이다. 이후에도 어두운 천체 발견은 계속되었다. 하지만 헤일로를 포함한 은하 전체의 어두운 천체의 총질량을 계산해보니, 실제 은하 전체 질량의 10% 이하의 질량밖에 되지 않았다. 이는 도저히 암흑 물질이라고 볼 수 없는 수치였고, 이리하여 MACHO는 암흑 물질의 후보에서 제외되었다.
4-3. 암흑 물질은 '원자'가 아니었다.
모든 물질의 재료는 원자이다. 그러면 '암흑 물질'도 원자로 되어 있을까?
4-3-1. 원자의 생성
이를 알아보기 전에 원자가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부터 이해해야 한다. 탄생 직후의 우주는 초고온이이어서, 원자의 재료인 양성자와 중성자, 전자는 따로따로 분리되어 있었다. 마침내 양성자와 중성자가 충돌을 일으켜 합체되어, 양성자 1개와 중성자 1개가 붙어 중수소의 원자핵이 되었고, 다시 충돌이 일어나 양성자 2개와 중성자 2개가 붙은 '헬륨의 원자핵'이 만들어졌다. 이후 온도가 내려가서 원자핵이 전자를 끌어들여 수소 원자, 중수소 원자, 헬륨 원자가 되었다. '암흑 물질'이 원자로 되어 있는지 아닌지는 우주 초기에 암흑 물질의 총량을 충족시킬 만큼의 원자의 재료(양성자와 중성자)가 존재했는지를 조사함으로써 추측할 수 있다.
4-3-2. 우주 초기의 양성자, 중성자 양 측정
그러면 우주 초기의 양성자, 중성자 양 등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사실은 중수소의 양만 조사하면 우주 초기의 양성자, 중성자의 양을 추정할 수 있다. 양성자와 중성자가 많은 경우 헬륨 원자의 비율은 높아지고 중수소 원자의 비율은 낮아진다. 반대로 양성자와 중성자가 적은 경우 헬륨 원자 비율은 낮아지고 중수소 원자의 비율은 높아진다. 중수소가 많을수록 우주 초기의 양성자나 입자의 충돌이 자주 일어나 중수소의 원자핵이 소비되고 헬륨 원자핵이 생긴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주 초기에 중수소 양에 대한 정보는 우주 초기의 양성자와 중성자의 양을 추측하는 열쇠가 된다. 그리고 우주 초기의 중수소 양을 조사하려면 초기 우주를 봐야 한다.
4-3-3. 중수소양 측정
1996년,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의 데이비드 타이틀러가 이끄는 관측팀에서는 '퀘이사'를 관측했다. '퀘이사'는 은하의 중심에 있는 거대한 블랙홀을 말하는데, 주위의 가스 등을 삼킬 때 그곳에서 매우 밝은 빛이 나온다. 퀘이사는 은하의 형성이 시작된 무렵부터 존재했기 때문에 그 주위에 우주 초기에 형성된 원자가 형성된 원자들이 남아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퀘이사의 빛은 지구에 도달하는 중간에 '우주의 구름'과 만나 그 일부가 흡수되며, 이 수소 원자의 구름에는 '중수소 원자'가 약간 섞여있다. 우주 탄생으로부터 10억 년이 지난 무렵의 수소 원자의 구름을 빠져나온 빛을 분석하면 수소, 중수소에 흡수된 흔적(흡수선)이 보인다. 수소와 중수소도 각각 정해진 파장의 빛을 흡수하는데, 각각의 원자에 의한 빛의 흡수량을 조사하면 수소와 중수소 양의 비를 추측할 수 있다. 이 관측 결과로 추정된 중수소의 비율은 비교적 높았다. 그 결과 양성자의 중성자의 양은 암흑 물질의 질량을 조달하기에는 부족하단 사실을 알게 되었다. 현재 원자로 이루어진 물질은 암흑 물질의 약 5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따라서 암흑물질은 원자로 이루어진 물질이 아니다.
NASA의 마이크로파 천문 관측 위성 'WMAP'의 관측으로 측정한 양성자와 중성자의 양도 '중수소 양을 측정한 결과'랑 일치했다.
단, 우주 초기에 원자가 아닌 물질로 형성된 작은 '원시 블랙홀'은 원자로 이루어진 별을 기원으로 하는 것이 아니므로, '암흑 물질'의 후보에서 제외되지 않았다. (원시 블랙홀이 실제로 존재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음)
4-4. 총알 은하단
'총알 은하단(Bullet Cluster)'은 원래 별개였던 두 은하단이 충돌한 다음의 모습이다. 원래 은하단 내부에는 은하의 밀도가 작고 빈 공간이 많다. 이러한 두 은하가 충돌하는 경우, 서로 부딪치는 물질과 부딪치지 않는 물질은 서로 다른 움직임을 보인다. 상대 은하단과 부딪치면 충돌이 일어난 장소에 정체될 것이고, 상대 은하단의 물질과 부딪치지 않으면 은하단 전체로 구석구석 퍼져나갈 것이다.
그러면 '암흑 물질'은 과연 어떨까? 암흑 물질의 중요한 성질을 나타내는 관측 사례가 있다. '총알 은하단'의 질량 분포, 결국 암흑 은하단의 물질을 분포를 '중력 렌즈 효과'를 이용해 조사했는데 '암흑 물질'은 은하단 전체에 구석구석까지 분포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다. 만약 암흑 물질이 다른 물질과 부딪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면 암흑 물질은 가스처럼 충돌 장소에 정체되어 보여야할 것이다. 이 관찰 결과로부터 '암흑 물질'은 '다른 물질과 거의 부딪치는 일이 없이 빠져나가는 성질을 가졌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4-5. '중성미자'도 암흑 물질이 아니었다.
'암흑 물질'이 원자도 아니고, 어떤 물질과도 거의 부딪치지 않는다면 '중성미자(뉴트리노)' 가 암흑 물질은 아닐까? '중성미자(Neutrino)'는 우리 몸이나 주변의 물질 등 원자로 된 모든 물체와 거의 부딪치지 않고 빠져나간다. 그 이유는 중성미자가 소립자의 일종이며 대단히 작기 때문이다. 원자의 내부에는 빈 공간이 아주 많은데 중성미자는 이렇게 틈이 많은 원자 안을 빠져나간다는 것이다. 그리고 중성미자는 전기도 띠고 있지 않다. 만약 중성미자가 전기를 띠고 있으면 물질을 빠져나가기 어려울 것이다. 또 중성미자는 물질을 구성하는 소립자 중에서 우주에 가장 많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 밀도는 1 cm3당 하지만 '중성미자'의 총질량은 암흑 물질로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1998년, 도쿄 대학의 '도쓰카 요지' 박사팀은 지구의 반대편에서 오는 중성미자의 일종인 '뮤 중성미자'의 수와 상공에서 오는 '뮤 중성미자'의 수를 비교하였다. 그 결과 지구 반대편에서 오는 '뮤 중성미자'의 수가 약 30~50% 적었다. 이것은 '뮤온 중성미자(Muon Neutrino)'가 지구를 관통하는 동안에 다른 종류의 중성미자로 변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이 변신을 '중성미자 진동(Neutrino Oscillation)'이라고 한다
중성미자의 변신은 중성미자에 질량이 있을 때 일어난다고 예측되어 있었는데 관측 결과로부터 중성미자에 질량이 있음을 밝혔으며, 중성미자의 질량은 전자의 '1/1000만' 이하라고 추측했다. 이 결과와 천문 관측의 결과 등을 종합하여 밝혀진 우주 전체의 '중성미자'의 총질량은 암흑 물질 총질량의 1/15 이하밖에 되지 않았다. 또 암흑 물질의 중요한 특성이 밝혀지면서 '중성미자'는 '암흑 물질'의 후보에서 완전이 제외되었다.
4-6. 암흑 물질은 차갑다.
암흑물질의 성질은 우주 구조의 기원에 관계되어 있다. 암흑 물질이 별과 은하의 씨앗이 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암흑 물질이 있는 곳에 별과 은하가 생기고 은하단이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시나리오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암흑 물질'이 거의 속도 0에 가까운 차가운 물질이어야 한다. 왜냐하면 온도가 낮을수록 공기의 분자의 속도가 느려지기 때문이다. 만약 암흑 물질이 뜨거웠다면 입자가 움직이는 속도가 빨라졌을 것이며 좁은 범위에 뭉쳐져 있지 않게 된다. 중성미자가 암흑 물질의 후보에서 탈락한 이유 중 하나도 '중성미자'가 뜨거운 물질이기 때문이었다. 중성미자는 질량이 매우 매우 작아 광속에 가까운 빠르기로 움직이는 '뜨거운' 소립자다.
4-7. 암흑 물질의 분포
그러면 '암흑 물질'이 은하의 '씨앗'이었다면 현재에도 은하가 있는 곳에 암흑 물질이 많이 분포되어 있을까? 2003년부터 암흑 물질의 3차원적 분포를 조사하는 'COSMOS(Cosmic Evolution Survey: 우주 진화 조사)'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NASA의 허블 우주 망원경, 일본의 스바루 망원경 등 다양한 망원경을 등의 다양한 망원경을 사용하였고 15 개나라에서 40명의 천문학자가 참가하는 국제적인 프로젝트였다. 암흑 물질의 3차원적 분포를 조사하기 위해 사용된 방법은 바로 '중력 렌즈 효과'이다. 50만 개 정도의 은하에 대한 중력 렌즈 효과를 관측한 결과, 각각의 은하에서 오는 빛을 휘어지게 하는 중력원의 분포를 알게 되었다. 중력원의 분포는 대부분 암흑 물질이므로, 중력원의 분포는 암흑 물질의 분포로 생각할 수 있다. 이러한 방법으로 암흑 물질의 공간적 분포를 나타내는 3차원 지도가 만들어졌다. 이 암흑 물질의 3차원 지도는 은하의 3차원 지도와 비교해보니 실제로 이들 분포가 거의 일치했다. 이 결과는 암흑 물질이 은하의 씨앗이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증거가 된다.
4-8. 암흑 물질은 '뉴트럴리노'인가?
앞에서 말한 암흑 물질의 '필요조건'을 만족하는 것으로 주목되고 있는 두 소립자가 있다. 그 중 하나가 '뉴트럴리노'라는 소립자다. '뉴트럴리노(neutralino)'는 이론상 존재할 것으로 생각되고 있지만, 지금까지 발견하지 못한 '초대칭성 입자'라는 소립자 무리 중 하나이다. '초대칭성 입자'는 전자 등의 여러 소립자에 대해 서로 쌍을 이루고 있는 소립자의 총칭이다. 쌍끼리 다른 점은, 소립자가 자전하는 힘에 해당하는 양이 서로 다르다는 점인데 이 양을 '스핀'이라고 한다. 소립자는 쌍끼리 '1/2'만큼 스핀이 서로 다르다.
초대칭성 입자중에서 암흑 물질의 가장 유력한 후보인 '뉴트럴리노'는 광자와 짝을 이루는 '포티노(Photino)', 약한 핵력을 전하는 소립자의 하나인 'Z 입자'와 짝을 이루는 '지노(Zino)', 다른 소립자에 질량을 부여하는 소립자인 '힉스 입자'와 쌍을 이루는 '힉시노(Higgsino)'이다. 초대칭성 입자는 매우 큰 질량을 가지는데 '뉴트럴리노'도 대단히 무거운 소립자일 것으로 생각되며, 질량은 양성자의 약 1000배이다. 따라서 질량 때문에 움직이는 속도가 느리고, 암흑 물질의 성질과도 일치한다. 따라서 빛의 소립자 등과 짝을 이루는 '뉴트럴리노(Neutralino)'는 암흑 물질의 최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4-9. 암흑 물질은 '액시온'인가?
'액시온(Axion)'이라는 소립자도 암흑 물질의 최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액시온'도 뉴트럴리노와 마찬가지로 이론적으로만 존재할 뿐 아직 발견된 적은 없다. '액시온'은 강한 자기장의 영향을 받으면 '광자(Photon)'가 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서 미국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LLNL: Lawrence Livermore National Laboratory)'에서는 이 성질을 이용해 액시온을 포착하는 프로젝트인 'ADMX(액시온 암흑 물질 실험)'을 시작했다.
5. 암흑 물질의 인공 검출에 도전한다.
뉴트럴리노를 포착하려는 시도도 세계 각지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암흑 물질 자체를 포획하는 것이 아니다. 암흑 물질이 다른 물질과 드물게 일으키는 충돌의 흔적을 포착하여 암흑 물질이 존재한다는 증거를 찾으려는 것이다. 가장 직접적인 포착 방법은 '암흑 물질'이 원자핵과 충돌했을 때 나타내는 신호를 포착하는 방법이다.
5-1. XMASS
XMASS는 종래의 다른 검출 장치보다 100배나 높은 검출 감도를 가져서, 세계 최초로 암흑 물질을 검출하는 데 커다란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2010년에 건설된 암흑 물질 검출 장치 'XMASS'는 광산 자리의 지하 1km 지점에 만들어졌다. 검출기의 내부에는 -100℃로 냉각된 액체 상태의 '제논(Xenon, 원자번호 54번 원소)'으로 가득 차 있다. 만약 검출기에 암흑 물질이 날아와 제논의 원자핵과 충돌하면 빛이 발생한다. 이 빛을 '광전자 증배관'이라는 검출 기기로 포착해 신호가 바뀌는 것이다.
XMASS 검출기의 구체(정확히는 정 60면체)는 지름 80cm이며, 제논이 내는 희미한 빛을 포착하기 위한 센서인 '광전자 증배관'인 624개 부착되어 있다. 위아래의 둘로 분해된 상태에서 센서가 부착되고, 그 후 합체된 뒤 각 센서에 케이블이 접속된다. 구체의 내부에서 액체 제논이 내는 빛을 검출하기 위해 센서는 내부를 향하고 있다. 검출 때는 검출기 자신이 내보내는 적은 양의 방사선도 노이즈의 원인이 된다. 그래서 나사 하나에 이르기까지, 방사선 방출량 등의 엄격한 품질 기준을 통과한 것만 부착된다.
5-2. CDMS II
미국 '페르미 국립 가속기 연구소(Fermilab: Fermi National Accelerator Laboratory)'에서도 암흑 물질을 검출하기 위해 광산의 지하에 'CDMS II'라는 장치를 설치했다. 여기에서는 '게르마늄(Ge, 원자번호 32번)'의 결정과 암흑 물질이 충돌했을 때, 게르마늄의 근소한 온도 상승이나 전자가 만드는 전류를 포착하려고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암흑 물질의 신호는 검출되지 않았다고 한다.
6. 암흑 물질의 인공 생성
암흑 물질을 포착하려는 것 뿐만 아니라 암흑 물질을 인공적으로 만들려는 시도도 있다. 구체적으로는 '뉴트럴리노(Neutralino)'를 인공적으로 만들려는 시도다. 2012년 '힉스 입자(Higgs Particle)'를 발견한 거대 실험 시설인 'LHC'에서는 광속 가까이 가속된 양성자끼리 정면충돌시킨다. 이때 충돌 지점의 에너지는 빅뱅 직후의 고에너지 상태에 가깝다. 결국 빅뱅을 실험으로 재현해 암흑 물질을 만들려는 시도이다. LHC는 앞으로 더욱 큰 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실험을 할 예정이므로 가속기를 써서 암흑 물질을 만들 가능성은 앞으로 더욱 높아질 것이다.
7. '암흑 물질'과 우주의 미래
우주는 팽창을 하고 있다. 그러면 우주는 이대로 계속 팽창을 하게 될까? 아니면 반대로 수축해 다시 작열 상태로 돌아가 버리게 될까? 우주의 운명을 예측하는 데는 우주 전체의 물질 밀도가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된다. 이것은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을 바탕으로 하는 견해이다. 중력은 물질뿐만 아니라, 우주 공간 자체에도 영향을 미친다. 즉, 우주 공간의 팽창도 물질의 중력에 의해 끌어당겨지는 셈이다. 중력에 의한 이 브레이크의 세기는 물질의 양에 따라 결정된다. 바꾸어 말하면 물질이 어떤 일정한 필요량보다 적을 경우, 그들 물질로부터 중력을 뿌리치고 우주는 팽창을 계속한다. 한편 물질이 많이 존재할 경우, 우주의 팽창은 억제되고 결국 수축으로 바뀐다.
우주에 존재하는 물질은 별로 빛나고 있는 성분, 성간 가스, 정체불명의 '암흑 물질'로 크게 나뉜다. 우주의 밀도 가운데, 암흑 물질의 비율은 우리가 관측할 수 있는 별이나 성간 가스보다도 크다. 그래서 이 암흑 물질의 양에 따라 우주의 미래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7-1. 우주의 물질 밀도는 어떻게 구하는가?
우주의 물질 밀도를 계측할 때는, 각 은하의 운동에서 암흑 물질을 포함한 은하단 전체의 질량을 견적한다. 이어 그 은하단에서 방출되는 빛을 관측해 밝기를 구한다. 다음에 우주의 더욱 큰 영역의 밝기를 잰다. 이때 사용되는 것은 깊이 약 30억 광년의 영역에 있는 약 2만 개의 은하이다. 그다음에는 은하단 전체의 질량과 밝기의 비가 우주의 더욱 큰 영역에서의 물질 밀도와 밝기의 비가 같다고 가정하고 계산한다.
우주의 물질 밀도를 구하는 방법'을 수식으로 적으면 'p/I=M/L'에서 p를 구하는 셈이 된다. (p: 우주의 더욱 큰 영역에서의 물질 밀도, l: 우주의 더욱 큰 영역의 밝기, M: 은하단 전체의 질량, L: 은하단 전체의 밝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