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목차
- 우주의 탄생
- 천체의 탄생
- 우주의 미래
1. 우주의 탄생
1-1. 우주 탄생 0초 후
1-1-1. 우주가 '무(無)'에서 탄생
1982년, 미국의 물리학자 '알렉산더 빌렌킨(Alexander Vilenkin, 1949~)' 박사는 우주가 '무(無)'에서 태어났다는 논문을 발표하였다. 여기에서 말하는 '무(無)'는 물질이 없는 것은 물론, 공간도 없는 것을 가리킨다. 다만, 무에서의 우주 탄생론은 증명된 것이 아니며, 가설에 지나지 않는다. 우주 탄생에 대한 확실한 내용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일반 상대성 이론'과 '양자론'을 이용해 이 결론을 유도한 것이지, '알렉산더 빌렌킨' 박사가 근거가 없는 주장을 한 것은 아니다.
1-2. 우주 탄생 10-36
1-2-1. 인플레이션(inflation)
태어난 순간의 우주는 원자(10-10m)나 원자핵(10-15m)보다도 작았다고 한다. 탄생 직후, 이 미시의 우주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급격한 팽창을 했다고 생각된다. 10-36초 정도의 사이에 우주는 1043 배가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우주가 얼마나 커졌는지에 대해서는 '인플레이션 이론'의 모델에 따라서 큰 차이가 있다. 인플레이션 이론의 모델은 대단히 많으므로, 이들의 수치는 대략적인 기준의 수치로만 생각해야 한다. 탄생 직후 우주의 급격한 팽창을 '인플레이션(inflation)'이라고 한다. 이것은 '팽창'을 뜻하는 영어로, '물가의 계속적인 상승'을 의미하는 경제 용어로 유명하다. '인플레이션'은 단순한 팽창이 아니라, 시간이 지날수록 속도가 커지는 격렬한 '가속적인 팽창'이다.
미시의 우주에는 물질이나 빛이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을 일으키는 어떤 에너지가 가득 차 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아직 자세한 내용은 알려져 있지 않다. 물리학자들은 인류 사상 최고로 어려운 문제라고 할 수 있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금도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1-3. 우주 탄생 10-36초 후
1-3-1. 물질과 빛이 탄생
상상을 초월하는 우주의 초특급 팽창인 '인플레이션(inflation)'에도 끝이 있다. 우주의 팽창 속도는 어떤 시점을 경계로 급격히 느려졌다고 생각된다.
질주하고 있던 자동차에 급브레이크를 걸면 타이어가 마찰열로 뜨거워지는데, 이는 운동에너지가 열에너지로 모습을 바꾸었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이 끝날 때도 이와 같은 에너지의 변신이 일어났다. 이때까지 우주의 가속적인 팽창을 일으키던 에너지가 빛과 물질의 에너지로 바뀐 것이다. 결국, 인플레이션이 끝남과 동시에, 우주에는 물질과 빛이 탄생해서 고온의 세계가 되었다. 인플레이션 후, 이 작열 상태의 우주의 탄생이 바로 '빅뱅(Big Bang)'이다. 빅뱅의 순간에 어느 정도의 온도가 되었는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적어도 1조℃ 이상은 되었다고 생각된다. 인플레이션 직후에 탄생한 물질은 '소립자(elementary particle)'들이었다. 이 무렵의 우주는 다양한 소립자들이 제각각 공간을 날아다녔다.
1-4. 우주 탄생 10-5초 후
1-4-1. 양성자와 중성자의 탄생
우주 탄생 10-5초 후, 소립자만 날아다니던 우주에는 커다란 변화가 생겼다. 이 무렵의 우주는 팽창으로 인해 약 1조℃로 내려갔고, 이로 인해 따로따로 날아다니던 소립자 가운데 '업 쿼크'와 '다운 쿼크'가 결합해 '양성자(proton)'와 중성자(neutron)'가 탄생한 것이었다. 양성자는 '업 쿼크(Up Quark)' 2개와 '다운 쿼크(Down Quark)' 1개가 모인 것이고, '중성자'는 '업 쿼크' 1개와 '다운 쿼크' 2개가 모인 것이다.
수소의 원자핵은 '양성자' 하나뿐이므로, 이때 '수소(H, 원자 번호 1번)'라는 원소가 우주에 처음으로 탄생했다. 다만 우주에 수소 원자(양성자 주위를 전자가 돌고 있는 상태)가 탄생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했다.
1-5. 우주 탄생 몇초 까지
1-5-1. 반입자가 사라지다.
각각의 소립자에는 아주 비슷한 '파트너'인 '반입자(Antiparticle)'가 존재한다. 예를 들면 '전자(Electron)'에 대해서는 '양전자(Positron)'라는 반입자가 존재하며, 전자 이외의 소립자에도 '반입자'가 존재한다. 반입자끼리는 서로 전하의 음양은 다르지만, 그 밖의 성질은 같다. 그래서 반입자로 '반수소 원자'도 만들 수 있고, 이론적으로는 반(反) 물, 반(反) 설탕, 반(反) 인간도 만들 수 있다. 이들은 보통의 물, 설탕, 인간과는 겉보기에 구분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인플레이션이 종료되고 다양한 소립자가 탄생했는데, 이때에 사실 반입자도 동시에 탄생했다. 그런데 반입자는 이론적으로는 파트너인 소립자와 '같은 수만큼' 탄생했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의 우주에는 반입자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왜 그럴까?
물리학자들은 탄생 직후의 우주에서 어떠한 메커니즘에 의해, 10억 분의 2 정도만큼 반입자가 파트너인 소립자보다 적어졌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것은 우주 역사의 최대 수수께끼 중에 하나이다. 어쨋든 이 때문에 우주 탄생한지 몇 초 이내에, 반입자는 쌍소멸에 의해 대부분 없어지고 말았다. '쌍소멸(Pair Annihilation)'이란 반입자와 파트너인 소립자가 충돌하면 둘은 소멸하고 막대한 에너지가 빛 등으로 방출되는 현상을 말한다. 예를 들어, 당신이 당신의 '반(反)인간'과 악수를 하면 쌍소멸에 의해 대폭발이 일어날 것이다. 한편, 10억 분의 2만큼 많았던 소립자들은 살아남아, 우주의 모든 물질을 형성하게 되었다. 현재 우주의 모든 물질을 형성하고 있는 것들은 5억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살아남은 소립자들이다.
1-6. 우주 탄생 3분 후
1-6-1. 최초의 헬륨 원자핵이 탄생
우주가 탄생한지 약 3분이 지난 후에는 우주의 온도가 10억℃까지 내려갔다. 이에 따라 '핵융합 반응'이 시작되어, 수소 이외의 원소도 탄생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헬륨의 원자핵'이 탄생했다. '핵융합 반응(Nuclear fusion reaction)'이란 '원자핵(양성자와 중성자를 포함)'끼리 충돌, 융합하는 반응을 말한다. 제각각 날아다니던 양성자와 중성자가 융합하고, 그렇게 해서 생긴 원자핵에 다시 다른 원자핵이 융합해 약간 더 큰 원자핵이 생겨났다. 빅뱅에서 20분 정도가 지나면 '핵융합 반응'이 끝난다.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적당한 온도와 적당한 밀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온도가 높다는 말은 원자핵끼리 충돌하는 힘이 크다는 말이다. 원자핵은 양전기를 띠고 있기 때문에, 온도가 지나치게 낮으면, 원자핵끼리 서로 반발해 충돌이 일어나지 않는다. 우주는 그동안 팽창하면서 온도가 계속 내려갔고, 곧바로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지 않게 되었다.
수소에 더해 생긴 원소는 '헬륨(He, 원자 번호 2번)'과 약간의 '리튬(Li, 원자 번호 3번)' 정도였다. 현재의 우주에는 다양한 원소가 있지만, 초기 우주에는 물질적인 다양성이 없는 우주였다고 할 수 있다. 이때부터 3년 정도의 사이에, 우주에는 이 정도의 원소만 존재했다.
핵융합 반응에 의해 '핼륨 원자핵'이 만들어진 후에도, 과도한 고온 때문에 원자핵과 전자는 따로따로 공간을 떠돌아다니고 있었다. 공간을 가득 채운 전자들은 빛을 산란시켰으므로, 우주공간은 불투명했다. 학자들은 이 시기를 원시우주의 마지막 단계로 간주하고 있다.
1-7. 우주 탄생 38만년 후
1-7-1. 원자의 탄생
우주가 탄생한지 약 38만 년이 되었을 때에는, 우주가 더 팽창함으로써 우주의 온도가 약 3000K까지 내려갔다. 온도가 내려간다는 것은 전자나 원자핵이 날아다니는 속도가 느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자는 음전기를 띠고 원자핵은 양전기를 띠고 있으므로, 느려진 전자는 전기적인 인력에 의해 원자핵에 '포착'되어 전자가 원자핵의 주위를 돌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우주가 탄생한지 약 38만 년이 지난 후에 일어난 '원자의 탄생'이다.
1-7-2. 우주의 맑게 갬
이때 또 중요한 일이 하나 더 일어났다. 안개가 끼듯이 희미했던 우주가 투명해진 것이다. 원자가 탄생하기 전에 빛은 직진할 수 없었다. '플라즈마(Plasma)'로 가득 차있어, '광자(Photon)'가 공간을 날아다니던 '전자(Electron)'와 충돌하기 때문이다. 이 상황은 마치 불투명한 안개가 낀 상태와 비슷하다. 안개는 미세한 물방울의 집합이므로, 안개의 반대쪽에서 오는 빛은 물방울과 충돌하므로 직진하지 못한다. 이것이 안개가 불투명한 이유이다. 마찬가지로 원자가 탄생하기 전에는 전자가 안개의 물방울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어서 우주가 불투명했다.
하지만 원자가 탄생하면서, 공간을 자유로이 날아다니던 전자가 없어졌다. 이로써 빛은 곧바로 나아갈 수 있게 되었고, 우주는 투명해졌다. 이를 '우주의 맑게 갬'이라고 부른다.
1-8. 우주 탄생 3억년 후 무렵까지
1-8-1. 우주의 암흑 시대
원자가 탄생한 후, 우주에는 특별히 큰 변화가 없는 시대가 약 3억 년 동안 계속되었다. 이 시대에는 대부분 수소와 헬륨의 가스만 떠돌아다닐 뿐, 태양과 같은 항성은 물론, 천체라고 부를만한 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이 시대를 '우주의 암흑 시대'라고 한다. 하지만 이 시대는 항성이나 은하 등이 탄생할 수 있는 환경을 천천히 키웠던 시대라고 말할 수 있다. 그 원동력은 '중력(Gravity)'이었다.
가스에는 근소하게나마 질량이 있으므로 주위에 중력을 미칠 수 있다. 만약 가스의 분포가 완전히 균일했다면,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우주의 탄생 직후, 우주에는 밀도가 극히 미세하게 불균일한 부분이 생겨났다. 가스의 밀도가 주위보다 약간 높은 영역에는 주위에 미치는 중력이 근소하게 높으므로, 주위에 가스를 모으게 된다. 그러면 더욱 밀도가 올라가서 중력도 강해지고, 다시 가스를 주위에서 더 모으게 된다. 이렇게 해서 우주에는 가스의 '농담(짙음과 옅음)'이 조금씩 생겨나기 시작했다.
2. 천체의 탄생
2-1. 우주 탄생 3억 년 후 무렵
2-1-1. '제1세대 항성'이 탄생
우주가 탄생한지 약 3억 년이 지나자, 여기저기서 태양 질량의 약 100분의 1 정도로 가스 덩어리가 성장했다. 이는 우주에서 '천체'라고 불릴 수 있는 최초의 것으로, '별의 씨'가 되었다. 이를 '원시별(protostar)'이라고 부른다.
'별의 씨'는 1000~10000년이라는 극히 짧은 단시간에 주위로부터 가스를 더욱 모아 '제1세대의 항성'으로 성장해 나갔다. '항성(fixed star)'이란 태양처럼 스스로 빛을 낼 수 있는 천체로, 핵융합 반응이 빛의 원천이 된다.
'제1세대 항성'들은 질량이 태양의 수십 배에서 100배나 될 정도로 모두 매우 거대한 항성이었다고 알려져 있다. 태양의 표면 온도는 약 6000℃ 지만, 제1세대 항성'은 10만 ℃나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항성의 색깔은 고온이 될수록 청백색이 되므로, '제1세대 항성'은 청백색으로 밝게 빛났다. 크기는 태양의 수십 배였고 반지름은 태양의 몇 배였으며, 밝기는 태양의 수십만~100만 배였다고 생각된다.
2-1-2. 다양한 원소의 합성
제1세대 항성의 중심부에서는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 수소의 원자핵에서 헬륨의 원자핵이 합성되었다. 중심부에서 '수소(H)'가 바닥나면, '헬륨(He, 원자 번호 2번)'의 원자핵끼리 핵융합을 일으켜 '탄소(C, 원자 번호 6번)'의 원자핵 등을 합성했다. 이런 식으로 항성의 중심부에서 가벼운 원소의 원자핵이 모두 타버리면, 더 무거운 원소의 원자핵이 핵융합 반응의 연료로 쓰이고, 다시 무거운 원소의 원자핵이 합성되었다. 즉, 항성은 우주의 '원소 제조 공장'의 역할을 수행한다.
항성의 중심부에 '철(Fe, 원자 번호 26번)'이 생기면 핵융합 반응은 끝난다. 철은 가장 안정된 원자핵으로서, 그 이상의 핵융합 반응은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항성 내부에서 철보다 무거운 원소 등이 합성되기도 한다.
2-1-3. '제1세대 항성'의 대폭발
일생의 마지막 시기를 맞는 항성은 큰 변화를 맞이한다. 항성을 축소시키려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중력과, 항성을 부풀게 하려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가스의 압력이 밸런스가 무너져 결국 항성이 팽창하게 되는 것이다. '제1세대 항성'의 경우 반지름이 원래의 100배 이상까지 팽창했다고 한다.
핵융합 반응을 끝낸 항성은 '초신성 폭발(supernova explosion)'이라 불리는 대폭발을 일으키면서 최후를 맞는다. '제1세대 항성'은 약 300만 년 후에 '초신성 폭발'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이 폭발을 통해 우주에 다양한 원소가 흩뿌려졌다. '제1세대 항성'이 탄생하기 전에는 수소와 헬륨 정도밖에 없었지만, 이렇게 해서 원소의 종류가 늘어갔다. 그리고 이 원소를 바탕으로 제2세대 이후의 항성도 만들어졌다. 우리의 몸을 구성하는 원소도 이런 과정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2-1-4. 블랙홀의 탄생
'제1세대 항성'이 '초신성 폭발'을 일으킬 때, 그 폭발의 중심에는 '블랙홀'이 남는다. '블랙홀(black hole)'이란 강한 중력에 의해 주위의 모든 것을 삼켜버리는 공 모양의 영역을 말한다. 블랙홀의 경계면을 '사건의 지평선(Event Horizon)'이라고 하는데, 일단 블랙홀의 '사건의 지평선' 안쪽으로 삼켜진 물질이나 빛은 절대로 탈출할 수 없다. '제1세대 항성'은 태양의 10배 정도의 질량을 가진 블랙홀을 남겼다고 한다.
블랙홀의 배후에 있는 별에서 나온 빛은 블랙홀에 삼켜져, 반대쪽으로 나아갈 수가 없다. 블랙홀 자신도 빛을 내보내지 않으므로, 블랙홀은 우주 공간에 생긴 검은 구멍처럼 보인다. 단, 블랙홀이 가스를 삼킬 때는 그 가스가 고온이 되어 빛을 내보낸다.
블랙홀 내부의 중심에는 이론적으로 밀도가 '∞(무한대)'인 '점(point)'이 있다고 생각된다. 이를 '특이점(Singularity)'라고 하며, 특이점은 항성의 중심부 물질이 '중력(Gravity)'에 의해 파괴되어 생긴 것이다. '제1세대 항성'에 국한되지 않고, 태양의 20배 이상 되는 질량의 항성은 '초신성 폭발'을 일으키고 블랙홀을 남긴다. 앞으로도 블랙홀은 우주의 역사에서 계속 만들어질 것이다.
2-2. 우주 탄생 5억 년 후 무렵까지
2-2-1. 은하의 탄생
우주의 암흑 시대에 성장한 가스의 진한 부분에서는 '은하(Galaxy)'도 태어났다. 태양계가 속한 '우리 은하'는 수천억 개의 항성이 모여서 이루어졌다. '우리 은하'의 지름은 약 10만 광년이다. 다만, 어느 정도의 항성이 모이면 은하인지, 이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없다.
최초의 은하가 어느 정도의 규모로, 언제 탄생했는지는 잘 모르지만 우주 탄생 5억 년 후에는 이미 은하라는 것이 존재했다. 우주에서 최초로 생긴 은하는 비교적 소수의 항성으로 이루어진 '은하의 씨(원시 은하)'였다고 생각된다. 은하는 몇억~몇십억 년의 세월에 걸쳐 점점 크게 성장해 나갔고, 원시 은하는 가까운 원시 은하와 중력에 의해 서로 당겨져 충돌, 합체를 반복했다. 이렇게 해서 점점 큰 은하로 성장해 나갔다.
2-3. 우주 탄생 8억 년 후 무렵까지
2-3-1. 은하 중심에 '거대 블랙홀'이 형성
거의 대부분의 은하 중심부에는 '거대 블랙홀(Supermassive Black Holes)'이 존재한다고 예측된다. 천문 관측에 의하면, 그 질량은 태양의 100만 배에서 10억 배 정도이다. 반지름도 300만 km에서 30억 km나 된다. 참고로 30억 km는 태양에서 천왕성(Uranus: 태양의 7번째 행성)'까지의 거리에 해당한다.
태양의 10억 배 정도가 되는 블랙홀은 우주 탄생한지 8억 년 후 무렵에 이미 존재했다. 항성이 '초신성 폭발'을 일으킨 다음에 남는 블랙홀의 질량은 태양의 10배 정도이다. 그런데 이처럼 작은 블랙홀에서, 어떻게 현재 은하 중심에 있는 '거대 블랙홀'이 생겼을까? 자세한 경위는 분명하지 않지만, 크게는 두 가지 방법이 고려된다. 하나는 블랙홀끼리 중력으로 서로 잡아당기다 합체하는 방법, 또 하나는 블랙홀이 주위의 가스나 항성들을 삼키는 방법이다. 큰 은하일수록 그 은하의 중심에 있는 '거대 블랙홀'의 질량도 크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 그래서 '거대 블랙홀'과 '은하의 성장'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생각된다.
2-4. 우주 탄생 91억 년 후
2-4-1. 행성의 탄생
'제1세대 항성'에 의해 무거운 원소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무거운 원소는 항성 폭발 등에 의해 우주에 살포된 것이다. 이 내용을 전제로 하면, '제1세대 항성'의 주변에서는 적어도 고체로 된 행성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말이 된다. 즉, 지구와 같은 고체로 된 행성은 적어도 '제2세대 이후의 항성' 주위에만 탄생한 것이다.
그러면 행성은 어떻게 형성될까? 먼저 우주 공간에서 가스의 진한 부분은 스스로의 중력으로 수축해서 원시 항성이 탄생한다. 그리고 원시 항성 주위에는 가스와 먼지로 이루어진 원반 즉, '원시 행성계 원반(Protoplanetary Disk)'이 형성된다. 이 먼지가 충돌, 합체하여 지름 몇 km에서 몇십 km의 '미행성'이 탄생한다. 이러한 미행성이 계속 충돌, 합체를 반복하면 행성이 탄생한다.
2-4-2. 항성의 3분의 2는 '쌍성'으로 탄생
그런데 항성의 3분의 2는 '쌍성'으로 탄생한다고 생각된다. '쌍성(Binary Star)'이란 두 개 이상의 별들이 서로의 인력에 의해서 공통 무게중심의 주위를 일정한 주기로 공전하고 있는 항성을 말한다. 쌍성이 탄생할 때도 주위에 원반이 생기고, 거기에서 행성이 탄생한다고 생각된다. 각각의 항성 주위에 원반이 형성되는 데에 더해, 쌍성을 멀리서부터 둘러싼 원반인 '주쌍성 원반'도 형성된다. 어느 원반에서든 행성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행성에서는 2개 이상의 항성이 보일 것이다.
태양계는 우주가 탄생한지 91억 년 후, 지금으로부터 46억 년 전에 탄생했다. 원시 태양의 주위에 원반이 생기고, 거기에서 지구를 포함한 행성들이 태어났다.
2-4-3. 행성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가스와 먼지로 이뤄진 '원시 행성계 원반(Protoplanetary Disk)'에서 항성과 가까운 곳은 온도가 높고 물이 기체 상태로만 존재한다. 이곳에서는 행성의 재료가 되는 원반의 먼지 성분은 암석이나 금속이 주류가 되기 때문에, 이곳에서는 지구 같은 '암석 행성(terrestrial planet)'이 만들어진다.
반면, 항성에서 멀어지면 온도가 낮아지므로 물이 고체의 얼음으로 존재한다. 얼음도 더해져 행성의 재료가 되기 때문에, 원시 행성은 강한 중력으로 주위를 끌어당기고 더욱 거대해진다. 이리하여 거대한 Core에 많은 양의 가스가 내려 쌓여, '목성(Jupiter, 태양계의 5번째 행성)'이나 토성(Saturn, 태양계의 6번째 행성)'같은 거대한 '거대 가스 행성(Gas Giants)'이 형성된다.
하지만 중심의 항성으로부터 지나치게 멀어지면 가스의 밀도가 낮고, 원반의 가스가 수백만 년 사이에 없어진다. 그래서 항성에서 지나치게 멀면 원시 행성의 성장이 느려지고, 주위의 가스를 많이 끌어들이지 못해 거대해지지는 못한다. 그 결과 '천왕성(Uranus, 태양계의 7번째 행성)'이나 '해왕성(Neptune, 태양계의 8번째 행성)'같은 '거대 얼음 행성(Ice Giant)'이 탄생한다.
3. 우주의 미래
3-1. 현재로부터 수십억 년 후
3-1-1. '우리 은하'와 '안드로메다 은하'의 충돌
수십억 년 후, 태양계를 포함하고 있는 '우리 은하(Milky Way Galaxy)'는 가까운 대은하인 '안드로메다 은하(Andromeda Galaxy)'와 충돌할 예정이다. 안드로메다 은하는 지구에서 약 250만 광년 거리에 있는데, 초속 120km로 우리 은하에 접근하고 있다. 다만, 언제 충돌이 일어날지는 정확하게 알지는 못한다.
'우리 은하(Milky Way Galaxy)'와 '안드로메다 은하(Andromeda Galaxy)'가 충돌하면, 어떻게 될까? 사실 은하는 대부분이 빈 공간이다. 예컨대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항성인 '켄타우르스자리 프록시마(Proxima Centauri 또는 Alpha Centauri C)'도 약 4.244광년이나 떨어져 있다. 그래서 은하끼리 충돌한다고 해서 항성끼리 충돌하는 일은 거의 없다. 두 은하는 충돌 후 서로의 중력 작용으로 크게 형태가 무너지겠지만, 일단은 빠져나갈 것이다.
2008년 하버드 대학 연구팀이 실시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의하면, 두 은하가 스쳐서 빠져나간 다음 지구가 안드로메다 은하에게 잡혀서 끌려갈 확률은 약 3% 정도라고 한다. 두 은하는 중력으로 서로 당기기 때문에, 빠져나간 다음에도 다시 접근하게 될 것이다. 결국 최종적으로는 두 은하가 합쳐져 하나의 은하를 형성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렇게 '우리 은하'와 '안드로메다 은하'가 합쳐져 만들어질 은하의 이름은 '밀코메다(Milkomeda)' 또는 '밀크드로메다(Milkdromeda)'이다.
3-2. 현재로부터 약 80억 년 후
3-2-1. 태양이 지구를 삼킨다.
항성의 마지막 시기에는 거대해져서 '적색 거성(Red Giant Star)'이 된다. 태양도 마찬가지이다. 태양이 거대해지기 시작하면, 매우 밝아져서 지구에는 일사량이 크게 늘어나고, 바다는 모두 말라버리며, 지구에는 생명체가 생존할 수 없게 된다. 태양이 어느 정도 거대해질지는 확실하지는 않지만 최대로는 지금의 약 300배까지 팽창할 것으로 생각된다. 태양이 화성까지 삼킬지는 잘 모르겠지만, 지구를 삼킬 것은 확실하다. 또 지구보다 멀리 있는 행성도 영향을 받는다. 토성의 고리는 얼음을 주성분으로 하고 있는데, 결국 증발해서 없어질 것이다.
3-2-2. 태양의 죽음
거대해진 태양은 가스를 우주 공간에 계속 방출하고, 마지막에는 태양을 형성하고 있는 가스를 지구 정도의 중심 부분만을 남기고 우주 공간에 흩뿌릴 것이다. 태양이 죽는 것이다. 이렇게 흩뿌려진 가스는 '행성상 성운(Planetary Nebula)'이라고 부른다. 태양의 남은 중심부는 '백색 왜성(White Dwarf)'이라는 천체가 된다. 백색 왜성에서는 '연료'가 다 쓰였으므로 핵융합 반응은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열이 남아 있으므로 천천히 식으면서 빛날 것이다. 한편, 방출된 가스 '행성상 성운'이 되어 태양계를 둘러싸는 식으로 퍼져나갈 것이다. 그리고 가스의 중심에 있는 백색 왜성의 '자외선'을 받아서 여러 색깔로 빛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죽은 후의 태양은 먼 우주에서 보면 아름다운 성운으로 관측된다.
3-3. 현재로부터 약 1000억 년 후
3-3-1. 다른 은하들이 보이지 않게 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우리은하(Milky way galaxy)'는 40개 이상의 은하가 모인 은하 집단 '국부 은하군(Local Group of Galaxies)'에 속해있다. '국부 은하군'은 반지름 300만 년 정도의 넓은 범위에 걸쳐 있다. 이들 은하는 서로 중력으로 끌어당겨, 1000억 년 정도가 지나면 모두 충돌, 합체하여 하나의 거대한 타원 은하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면 국부 은하군 바깥은 어떨까? 6000만 광년 거리에 있는 '처녀자리 은하단(Virgo Cluster)'이 있다. '처녀자리 은하단'은 1000개 이상의 은하가 속한 대규모의 '은하단(Galaxy Cluster)'이다. 이와 같은 은하단도 최종적으로는 거대한 타원 은하 하나로 정리될 것이다.
그러면 '국부 은하군'의 은하들이 충돌, 합체하여 생간 은하와 '처녀자리 은하단'의 은하들이 합체 충돌한 '거대 타원 은하'도 미래에 충돌, 합체하게 될까? 사실 우주의 팽창 속도는 가속 팽창하고 있다. 따라서 이를 고려하면, 두 거대 타원 은하가 서로 잡아당기는 속도는 우주 팽창의 속도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 거대 타원 은하' 이외의 은하들은 모두 우주 팽창에 의해 점점 멀어질 것이고, 그 속도는 시간이 감에 따라 더 커질 것이다. 그 결과, 1000억 년 후에는 현재 존재하는 은하 중 관측 가능한 은하는 하나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3-4. 현재로부터 약 100조 년 후
3-4-1. 모든 항성의 죽음
항성은 가벼울수록 수명이 길다. 태양 정도의 질량이라면 수명이 100억 년 정도이다. 그리고 태양의 절반 정도의 질량이라면, 수명은 600~900억 년 정도 된다. 더욱 가벼운 항성은 이보다 길 것으로 보인다.
항성 내부에서는 수소처럼 가벼운 원소를 핵융합 반응을 일으켜 소비한다. 현재 우주에 존재하는 원소 가운데 수소는 약 90%를 차지하지만, 무한은 아니므로 언젠가는 모두 소비될 것이다. 이 내용을 고려하면, 지금으로부터 100조 년 후에는 가장 가벼운 항성이 모두 타버리고, 새로운 항성도 탄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추측된다. 어두운 천체투성이가 되고, 은하 전체가 어두워질 것이라고 예상된다.
3-5. 현재로부터 약 10100년 후
3-5-1. 블랙홀의 증발
블랙홀은 접근해 오는 천체들을 삼킴으로써 조금씩 크기가 커질 것이다. 그러나 먼 미래에는 삼킬 대상마저 없어질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면 블랙홀은 어떻게 될까? 이론적으로는 블랙홀이 서서히 '증발'할 것이라고 예측된다. 이는 비유적인 표현이지 물의 증발과는 완전히 다른 것으로, 블랙홀의 표면에서 '광자(Photon)'의 '소립자(Elementary Particle)'가 튀어나가 블랙홀이 그만큼 가벼워지고 작아지는 것이다.
블랙홀이 큰 경우, 블랙홀의 증발 속도는 의외로 느리게 진행된다. 하지만 블랙홀이 작아지면서 점점 증발이 활발해지므로, 마지막에는 폭발적으로 증발하고 소멸할 것으로 생각된다. 우주에서 최대 크기의 블랙홀은 증발하는데 '구골(Googol: 10100)' 년 정도 걸릴 것으로 계산된다. 결국, 10100년 후에는 블랙홀도 없어지고, 우주에는 소립자만 어지러이 날아다니는 세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 10100년 걸려서 최초와 비슷한 세계로 돌아가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