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우주 (Universe)

'국부 은하군'과 그 바깥

SURPRISER - Tistory 2021. 8. 15. 11:12

0. 목차

  1. 국부 은하군
  2. 국부 은하군의 주요 은하
  3. 국부 은하군 바깥
  4. 우주의 대규모 구조
  5. 우주 배경 복사

국부은하군(Local Galaxies)

1. 국부 은하군

 '은하군(Group of Galaxies)'이란 수십 또는 수백 개의 은하가 모여있는 은하 집단이다. 그중 '국부 은하군(Local Group of Galaxies)'은 '우리 은하'가 속해있는 은하군으로, 대략 1000만 광년 정도의 영역에 모여있는 은하군이다. '우리 은하(Milky Way Galaxy)'는 '태양계'(Solar System)'가 속해있는 은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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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이중핵 구조

 지름 약 500만 광년의 크기의 원반 모양인 '국부 은하군'에는 은하가 최소 40개 이상 흩어져 있다. 하지만 '국부 은하군'에서 충분히 크다고 말할 수 있는 은하는 '안드로메다 은하(Andromeda Galaxy, M31, NGC 224)'와 '우리 은하(Milky Way Galaxy, M33, NGC 598)' 2개뿐이므로, 국부 은하군은 사실상 안드로메다 은하와 우리 은하를 핵으로 하는 '이중핵 구조'라고 말할 수 있겠다. '안드로메다 은하'의 지름은 '우리 은하'의 2배 정도이다. 하지만 안드로메다 은하의 크기다 더 큼에도 불구하고, 질량은 '우리 은하'가 훨씬 무겁다. 이는 '우리 은하'가 상대적으로 '암흑 물질(Dark Matter)'을 더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부 은하군에서 3번째로 큰 '삼각형자리 은하(Triangulum Galaxy)'는 은하계 평균 정도 되지만, 그 크기가 '우리 은하'와 '안드로메다 은하'의 수십 분의 일 수준이기에 그 축에 끼지도 못한다. 나머지는 규모가 작은 '왜소 은하'나 형태가 일정하지 않은 '불규칙 은하'와 같은 보잘 것 없는 은하이다. 이들은 대부분 '안드로메다 은하'나 '우리 은하'에 묶여있는 '위성 은하'이며, '위성 은하'가 아닌 '왜소 은하'도 일부 존재하지만 극소수이다. 게다가 '우리 은하'와 '안드로메다 은하'는 계속해서 주변의 '왜소 은하'들을 먹어치우고 있으며, '삼각형자리 은하'도 '안드로메다 은하'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40억 년 정도 후에는 '국부 은하군'에 있는 모든 은하들을 먹어치울 것으로 생각된다.

삼각형자리 은하(Triangulum galaxy)

1-2. 국부 은하군의 미래

 우리 은하와 안드로메다 은하는 약 45억 년이 지난 뒤에 국부 은하군 내에서 마지막으로 충돌할 예정이다. 이렇게 해서 생기는 단일한 은하는 '밀코메다(Milkomeda)' 또는 '밀크드로메다(Milkdromeda)'라고 불리게 된다. 이렇게 합쳐진 밀코메다는 타원 은하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이러한 변화는 국부 은하군의 크기가 매우 거대하기 때문에 인간의 기준에서 무지막지하게 긴 시간에 걸쳐 일어날 것이다.

 그리고 1040 년 정도가 흐른 뒤에는, 서로를 끌어당기던 국부 은하군의 모든 천체가 하나로 합쳐져 '초거대 블랙홀(Supermassive Black Hole)'을 이루게 된다. 이 초거대 블랙홀은 지름이 무려 3광년에 달할 것이고, 이 블랙홀은 대략 'Googol(10100)'년 정도가 지난 뒤 소멸하게 된다.

 우주의 팽창에 의해 '국부 은하군'이외의 은하들은 언젠가 빛보다 빠른 속도로 국부 은하군에서 멀어지게 된다. 즉, 만약 '워프 드라이브'나 '웜홀' 등 '초광속 비행'이 불가능하다면, 영원히 도달할 수 없는 곳이 된다. 사실 관측 가능한 우주 전체의 94%는 이미 빛의 속도를 극복하지 못하면 도달하지 못하는 곳들이 되었다. 나머지 6%의 일부도 언젠가는 빛의 속도 이상으로 멀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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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국부 은하군의 주요 은하

2-1. 16~20만 광년 - 대소 마젤란 은하

 우리 은하의 원반을 빠져나가면, 남쪽 방향에 구름과 같은 별의 집단이 2개 나타난다. 바로 16만 광년 떨어진 '마젤란 은하(LMC: Large Magellanic Cloud)'와 20만 광년 떨어진 '소마젤란 은하(SMC: Small Magellanic Cloud)'이다. 마젤란 은하와 소마젤란 은하의 지름은 모두 '우리 은하'의 10분의 1 정도밖에 안되고 소용돌의 무늬도 없다.

 과거의 천문학자들은 '우리 은하'가 우주의 모든 것이고, '마젤란 은하'와 '소마젤란 은하'는 그 안에 있는 성운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름도 '대마젤란운'과 '소마젤란운'이었다. 그러던 1912년, 미국의 천문학자 '헨리에타 리빗(Henrietta Swan Leavitt, 1868~1921)'은 소마젤란운'에 있는 기묘할 별에 주목했다. 며칠에서 수십 일의 주기로 맥박 치듯이 되풀이하는 '맥동 변광성'이었다. '헨리에타 리빗'은 연구에서 '변광의 주기'와 '맥동 변광성의 실제 밝기'의 관계를 밝혀냈다. 이에 따라 지구에서 보았을 때 밝기를 관측하면 '맥동 변광성'까지의 거리를 잴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우주의 자'로 이용할 수 있게 되어 인류의 우주관을 단번에 뒤엎는 대발견으로 이어지게 된다.

마젤란 은하(LMC: Large Magellanic Cloud)
소마젤란 은하(SMC: Large Magellanic Cloud)

2-2. 약 250만 광년 - 안드로메다 은하

 태양계로부터 약 250만 광년 떨어진 곳에는 '안드로메다 은하(M31)'가 있다. 안드로메다 은하는 우리 은하의 2배 정도 되는 커다란 '나선 은하'로, 그 중심부에는 2개의 거대한 블랙홀이 있다. 이 두 개의 블랙홀은 서로의 주위를 공전하며, '쌍성계(Binary System) '를 형성하고 있다.

 안드로메다 은하 역시 과거에는 '안드로메다 성운'으로 불렸다. 안드로메다 은하를 우리은하 안에 있는 성운으로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에드윈 허블'이 사실은 다른 은하라는 사실을 발견했고, 이로 인해 인류의 우주관은 크게 바뀌게 되었다. 허블은 월슨 산 천문대에 있는 당시 세계 최대의 100인치 망원경을 통해 '안드로메다 성운'을 관측했다. 그런데 그 안에 맥박 치듯이 명암을 바꾸는 '맥동 변관성'을 여럿 발견했다. 허블은 리빗의 방법을 써서 거리를 쟀고, 그 결과 마침내 안드로메다 은하가 우리 은하 안에 있는 성운이 아니라, 우리 은하 밖에 있는 은하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것이 1924년의 일이다. 이리하여 인류는 우리 은하가 우주의 모든 것이 아니라, 우리 은하 밖에도 은하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안드로메다 은하 (M31, NGC 224)

3. 국부 은하군 바깥

3-1.  처녀자리 A 은하 (M87)

  1. 거리: 약 5500만 광년

 천체 망원경을 '처녀자리' 근방으로 향하면 거기에는 엄청나게 은하가 많이 모여있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처녀자리 은하단(Virgo Cluster of Galaxies)'이다. '처녀자리 은하단'에는 1000~2000개나 되는 은하가 모여있다. 처녀자리 은하단에는 '타원 은하(Elliptical Galaxy)', '나선 은하(Spiral Galaxy)', '불규칙 은하(Irregular Galaxy)' 등 실로 다양한 유형이 존재한다.

 은하의 집단 가운데 규모가 큰 것을 '은하단', 규모가 작은 것을 '은하군'이라고 한다. 따라서 처녀자리 은하단에 속하는 은하의 수는 '국부 은하군'에 비하면 압도적으로 많다. '처녀자리 은하단'을 화려한 도시에 비하면, 국부 은하군은 40개 정도밖에 없는 쓸쓸한 시골에 비유해야 할 것이다.

 '처녀자리 은하단'의 중심에는 거대한 타원 은하 '처녀자리 A 은하 (M87)'가 있다. 이 은하의 지름은 약 12만 광년으로, 우리 은하의 지름이 약 10만 광년인 것에 비해 크다. 게다가 '우리 은하'가 평면적이 원반 모양인데, '처녀자리 A 은하(M87)'은 입체적인 구형이라서 부피가 더 크다. 도심지에 백화점이 있는 것처럼, 대부분의 은하단에는 중심에 거대한 타원 은하가 있다. M87은 주위의 작은 은하를 차례차례 삼키면서 계속 커지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태양의 30억 배의 이상의 질량을 가진 '초거대 블랙홀(supermassive black holes)'이 있다. '우리 은하'의 중심에 있는 '블랙홀'이 태양 질량의 400만 배인 것에 비하면 훨씬 더 거대함을 알 수 있다.

처녀자리 A 은하(Virgo A) (M87, NGC 4486)

3-2. 시가 은하 (M82)

  1. 거리: 약 1150만 광년

 '큰곰자리(Ursa Major)' 방향으로 12만 광년 거리에는 유독 환하게 빛나는 은하 '시가 은하(M82)'가 있다. 이 은하는 다른 평균적인 은하보다 약 100배 정도 밝게 빛나고 있다. 왜 그럴까?

 M82 옆에는 M81이라는 큰 나선 은하가 있는데, M82와 M81이 수억 년 전에 충돌 직전까지 접근했었다고 한다. 이때 M81의 거대한 중력이 작용하여, M82에서는 가스나 먼지들이 압축되어 새로운 별이 폭발적으로 탄생하고 있다. 이 '시가 은하(M82)'가 밝게 빛나는 것은 폭발적으로 별이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더구나 M82에서 분출한 수소 가스의 바람도 엄청나다. 수만 광년 거리까지 도달하는 어마어마한 규모로, 은하의 중앙에서 우주 공간을 향해 수소 가스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우리 은하를 포함해 현재 우주에 있는 은하 중 90%가 '점잖은 은하'이다. 하지만 10% 정도는 '활동적인 은하'이다. '활동적인 은하'란 활발히 별이 탄생하거나 특히 밝게 빛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은하를 '활동 은하(Active Galaxy)'라고 부르는데, M82야말로 '활동 은하'의 대표격 은하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시가 은하(Cigar Galaxy) (M82, NGC 3034)

3-3. 안테나 은하(더듬이 은하) (NGC 4038, NGC 4039)

  1. 거리: 약 4500만 광년, 약 6800만 광년

 '안테나 은하(더듬이 은하)'는 은하 충돌의 대표격이다. 중앙에 있는 두 덩어리에서는 안테나처럼 커브를 그리는 두 가닥의 팔이 뻗어 있다. 두 은하가 서로 잡아당겨서 마침내. 충돌한 결과 이런 모습이 된 것이다. 은하끼리 충돌하면, 그 충격으로 가스나 먼지가 압축되어 진해지고, 새로운 별이 차례차례 태어나게 된다. 결국 충돌에 의해 은하는 다시 젊어지는 셈이다. 우주에서는 이러한 은하의 충돌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아래 사진은 '허블 우주 망원경(Hubble Space Telescope)'이 촬영한 '안테나 은하'의 중심부이다. 청백색으로 보이는 점은 충돌에 의해 폭발적으로 생겨난 새로운 별이다. 반면 붉은색은 젊은 별의 자외선을 쬔 수소 가스가 내는 빛이다. 검게 보이는 줄기는 '암흑 성운(dark nebula)'으로, 새로운 별의 재료가 되는 가스나 먼지가 진하게 모여있는 것이다.

더듬이 은하(Antennae Galaxies) (NGC 4038, NGC 4039)

4. 우주의 대규모 구조

 지금까지 은하들을 살펴보았다. 그러면 우주에는 얼마나 많은 은하가 있을까? 관측하기로는 우주에는 대략 100억 개의 은하가 흩어져 있다고 추측된다. 이 은하가 밀집해있는 곳이 '은하단'이고 그 은하단이 여럿 모인 곳이 '초은하단(supercluster of galaxies)'이다. 그런데 이렇게 모인 '초은하단'도 다시 이어져서 거대한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다. 이 거대한 네트워크는 비누의 작은 거품이 모여있는 모습을 닮았다. 하나하나 거품을 만드는 벽에 은하가 이어져 있고, 거품의 내부에 해당하는 빈 공간에는 은하가 거의 없다. 이처럼 은하가 보이지 않는 부분을 '거시 공동(void)'이라고 한다.

 무수한 은하가 만드는 이 구조야말로 인류가 알고 있는 가장 큰 규모의 무늬이다. 이것을 천문학에서는 '우주의 대규모 구조(Large‐Scale Structure of the Cosmos)'라고 부른다. 이 먼 곳의 은하 분포는 미국 하버드 대학의 천문학자 '존 허크러(John Huchra, 1948~2010)'등에 의해 1986년에 최초로 관찰되었다.

우주의 대규모 구조 (Large-scale structure of the cosmos)

4-1. 은하의 분포는 '버블 구조'처럼 되어 있었다.

 우리 은하 바깥에 은하들의 세계가 퍼져 있다는 것은 '에드윈 허블'의 관측에 의해 밝혀졌다. 그러면 그 은하들은 우주 안에서 어떻게 분포되어 있을까? 이 물음에 답한 것이 미국의 '마가렛 조안 겔러(Margaret Joan Geller, 1947~)' 등의 연구이다.

 1970년대까지는 우주에 존재하는 은하의 분포는 대개 균일하고, 군데군데 '은하단(Galaxy Cluster)'이라고 불리는 은하의 집단이 있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마침내 1980년대가 되자, 은하단끼리 이어진 '초은하단(Supercluster of Galaxies)'이라는 구조나 반대로 거의 존재하지 않는 '보이드(Void)'라 불리는 곳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구조를 '우주의 대규모 구조(Large-Scale Structure of the Cosmos)'라고 불렀다. 단, 이들의 관측은 어떤 영역을 얇은 슬라이스 모양으로, 말하자면 평면적으로 조사한 것이었다. 그래서 실제로 은하가 어떻게 분포되어 있는지는 아직 분명히 알려져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다 1986년에 '마가렛 조안 겔러(Margaret Joan Geller, 1947~)' 등이 1769개의 은하의 분포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이들의 연구가 뛰어난 점은 은하의 분포를 입체적으로 조사했다는 데 있다.우주를 얇게 잘라낸 그림을 1매가 아니라 2매 만든 것이다. 그 결과, 은하의 분포는 비눗방울을 닮은 구조로 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결국, 비눗방울의 막을 형성하는 것처럼 은하가 많이 모여 벽과 같은 구조가 되는 한편, 내부는 은하가 거의 없는 텅 빈 공간으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전체적으로는 많은 비눗방울이 서로 붙어 있는 구조처럼 되어 있었다. 비눗방울의 막끼리 달라붙은 부분이 초은하단, 비눗방울의 안이 보이드라는 것이다. 비눗방울 하나의 크기는 몇억 광년 정도나 되었다. 겔러 등은 이 구조를 '버블 구조(Bubble Structure)'라고 불렀다.

 '마가렛 조안 겔러' 등의 성과는 동시에 새로운 수수께끼도 만들어냈다. 이러한 불가사의한 구조가 도대체 어떻게 생겼느냐는 의문이다. 이것을 밝히기 위해서는 더욱 광범위하게 은하의 분포를 조사해야 한다. 실제로 'SDSS(Sloan Digital Sky Survey)'라는 우주 지도 만들기 프로젝트가 완료되어, 25억 광년까지의 우주 지도가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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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우주의 어디까지 관측할 수 있는가?

 그러면 우리는 우주의 어디까지 관측할 수 있을까? 우주는 지금으로부터 약 137억 년 전에 탄생했다. 그때의 우주에는 별이 없는 건 당연하고 먼지 하나도 없었다고 생각된다.

 이때 출발한 빛은 우주 공간을 137억 년 동안 여행해서 우리가 사는 지구까지 도달했다. 빛이라고 말했지만 가시광선은 아니고, 안테나로만 검출되는 '전파'이다. 즉, 모든 방향에서 같은 세기의 전파가 지구에 도달하는 것이다. 이 전파는 은하 같은 특정한 천체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우주의 '배경'에 해당하는 전파이다. 그래서 이러한 전파를 '우주 배경 복사(CBR: Cosmic Background Radiation)'라고 부른다. 그리고 137억 광년 전의 우주야말로, 우리가 관측할 수 있는 '먼 우주'의 한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