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생명 과학 (Life Science)

내성균(Resistant Bacteria)

SURPRISER - Tistory 2021. 7. 18. 05:35

 '내성(Tolerance)'이란 생물이 약품에 견디어 살아가는 성질을 말한다. 그리고 세균의 증식을 억제하는 약인 향균제에 내성을 가진 세균을 '내성균(Resistant Bacteria)'라고 한다. 내성균은 병원에서 나타나 감염 확대가 잘 된다는 특징이 있다. 그리고 '다제 내성균(Multidrug-Resistant Bacteria)'이란, 크게 3개 그룹으로 분류되는 항생 물질 가운데, 각 그룹의 적어도 하나 이상의 이상의 항생 물질에 대해 내성을 가진 세균을 말한다. 이러한 다제 내성균은 병원 내 감염이나 바다를 건너 감염을 일으킨다. 이러한 내성균은 어떻게 생겨나는 것이고, 내성균의 감염 확대를 막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0. 목차

  1. '항생 물질'의 발견
  2. '면역'과 '항생 물질'
  3. '항생 물질'의 올바른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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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항생 물질'의 발견

 최초의 항생 물질은 1928년 미생물학자인 '알렉산더 플래밍(Alexander Fleming, 1881~1955)'이 발견했다. 플레밍은 '포도상구균(Staphylococcus)'을 배양하다가 실수로 '푸른곰팡이(Penicillium)'를 섞어 버렸는데, 그러자 푸른곰팡이 주변에 '포도상구균'이 증식하지 않는 영역이 나타났다. 푸른곰팡이가 만든 '세균의 증식을 정지시키는 물질' 즉, 항생물질이 그 영역에 있었던 것이다. 이 물질은 '페니실린(penicillin)'이라고 명명되었는데, 이 물질은 사람에게는 해를 입히지 않고 몸속에 숨은 세균만을 공격하는 '기적의 약'으로 1943년부터 의료 현장에 공급되었다.

 그런데 페니실린이 쓰이기 시작하자 의료 현장에서 내성균이 나타나기 시작해,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후에도 항생 물질을 개량하여 '메티실린(Methicillin)'이나 '반코마이신(Vancomycin)', '카바페넴(Carbapenem)' 등 내성균에 듣는 다양한 항생물질이 개발되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항생 물질에 내성을 갖는 세균이 의료 현장에 나타났다. 창과 방패의 대결처럼 항생 물질과 내성균은 계속 진화한다. 따라서 항생 물질을 계속 사용하는한, 내성균의 출현을 막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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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면역과 항생물질

 우리 주변에는 '아시네토박터(Acinetobacter)'같은 독성이 약한 병원균이 존재한다. 주요 '내성균'은 이들 독성이 약한 병원균이 항생 물질에 대한 내성을 얻은 것이다. 그러면 '내성균'은 어떻게 감염을 일으킬까? '항생 물질이 듣는 세균(감수성균)'과 '항생물질이 듣지 않는 세균(내성균)'으로 비교해 보자.

 우리는 피부나 점막에서 다양한 세균과 접촉하지만, 피부나 점막이 정상이고 '자연 면역'이 작동하는 경우에는 감수성 균이나 내성균과 접해도 면역으로 물리칠 수 있다. 하지만 일시적으로 몸상태가 좋지 않다거나 고령자, 무거운 병을 갖고 있는 등 어떠한 이유로 면역력이 약해진 사람의 경우, 세균이 몸속에 침임해 감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면역력이 약해졌더라도 이 때 세균이 감수성균인 경우, 항생 물질을 복용하면 세균의 증식을 치유할 수 있다. 즉 우리는 '면역(immunity)'과 '항생 물질(Antibiotics)'이라는 두 가지 무기로 세균에 대항한다. 그런데 면역 기능이 약해진 사람에게 다제 내성균이 감염된 경우, 치료가 어려워진다. 결국, 내성균은 면역 능력이 약해진 병원 안에서 연쇄적으로 감염을 일으킨다.

2-1. 세균의 진화

 항생물질은 내성균의 출현에 큰 역할을 한다. 항생 물질은 세균을 증식을 멈추게 할 수 도 있지만, 내성균을 만들지도 모르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한다. 세균은 병원 안에서와 자연계에서 전혀 다른 진화를 한다.

 먼저 자연계에서의 진화를 살펴보자. 세균의 조상은 4억 500만 년 전에 나타나 다양하게 진화했다. 세균은 분열할 때, DNA를 복제하여 유전 정보를 보존하는데, 이 복제 과정에서 100경~1조 회에 한 번 정도 오류가 생길 때가 있다. 이 오류가 돌연변이의 원인이 된다. 이렇게 다양한 세균이 등장하고, 환경에 적응할 수 없는 것은 가차없이 도태되고 살아남은 것은 계속 진화해 나간다. 이 과정이 되풀이 되면서 자연계에는 다양한 개정을 가진 개체가 공존하게 되었다.

 이번에는 병원 내에서의 진화를 살펴보자. 세균이 사람에게 감염증을 일으켜, 몸 상태가 나빠진 사람이 병원에서 항생 물질을 투여받았다고 하자. 그러면 몸 속에 있는 대부분의 감수성균은 항생 물질에 의해 사멸 되지만, 때마침 항생 물질에 내성을 가지고 있던 극히 소수의 내성균이 문제가 된다. 그리고 다양한 항생 물질을 만나면서, 내성균은 다제 내성균이 된다. 이렇게 병원 내의 병원균은 급속히 내성균으로 진화한다.

2-2. 다른 종에게 내성 유전자를 전달

  1. 다른 종의 세균에게 내성 유전자를 획득: 세균은 종의 벽마저 넘어, 내성 유전자를 주위의 다른 종의 세균에게 넘길 수 있다. 예컨대, 세균은 스스로의 증식과 관계되는 유전 정보와는 상관없이 '플라스미드(plasmid)'라는 고리 모양의 DNA를 가지고 있다. 세균은 '플라스미드'에 정보를 기록해 방출함으로써 종의 벽을 넘어 유전자를 넘겨줄 수 있다. 이때 내성 유전자를 포함한 플라스미드를 전달하는 세균과, 전달받는 세균이 접합한다. 세균이 녹아 DNA 조각이 방출되어 그것을 주위의 다른 세균이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다. 만약 내성 유전자가 포함되어 있었다면 내성 유전자가 다른 종의 세균에게 전달된다.
  2. 바이러스에 의해 내성 유전자를 획득: 내성 유전자는 세균끼리의 접합에 의해서만 옮겨지는 것이 아니다. 세균에 감염되는 '박테리오파지(bacteriophage)'가 유전자를 운반하는 과정을 통해 유전자를 전하는 경우가 있다. 내성에 관계되는 유전자도 바이러스에 의해 세균에서 다른 세균으로 전해지기도 한다.
  3. '슈퍼 내성균'에 대한 우려: 이렇게 종을 넘어선 유전 정보 전달 수단이 강력한 내성균을 낳는 것이 아닐까 걱정하고 있다. 특히 '그람 음성균(Gram-negative bacteria)'이라는 불리는 그룹으로 불리는 세균에서는 유전자의 주고받음이 쉽다고 한다. 그래서 음성균의 그룹으로부터, 모든 항생 물질에 대한 내성을 가진 '슈퍼 내성균'이 탈생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하고 있는 것이다.

3. '항생 물질'의 올바른 사용

3-1. 마음대로 복용을 멈추면 안된다.

 항생 물질을 복용하다가 스스로 병이 나았다고 판단해 약의 복용을 마음대로 중단하면, 내성균이 증가해 완쾌되기 어려워질 수 있다. 항생 물질을 복용하기 시작하면, 감수성균이 감소한다. 하지만 이때 내성균은 살아 있기 때문에, 병원균 전체에서 내성균이 차지하는 비율이 증가한다. 처방대로 항생 물질을 복용하여 병원균이 충분히 감소되면, 면역기능에 의해 내성균을 포함한 나머지 병원균을 물리칠 수 있다.

 하지만 병원균이 충분히 감소하기 전에 복용을 준비하면, 병원균은 다시 증식하여, 항생 물질을 복용하기 전보다 내성균의 비율이 높아진다. 그래서 항생 물질은 다시 복용하기 시작해도, 약이 잘 듣지 않게되고 잘 낫지 안게된다.

3-2. 마음대로 복용하면 안된다.

 과거에 처방된 항생 물질을 가지고 있더라도, 자기 판단으로 마음대로 복용하는 일은 삼가야 한다. 우선 몸이 불편한 원인이 세균이 아닌 경우, 항생 물질은 듣지 않는다. 또 세균에 의한 감염증이라고 할지라도 적절한 항생 물질이 아닐 가능성이 높으며, 항생 물질의 양이 지나치게 부족한 경우 오히려 내성균이 증가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