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생태계 (Ecosystem)

해면(Sponge)

SURPRISER - Tistory 2024. 2. 8. 13:55

 '해면(Sponge)'은 해면동물문에 속하는 동물의 총칭으로, 지구상에서 가장 원시적인 다세포 생물이다. 다양한 색깔과 기묘한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전 세계의 바다와 민물에 서식한다. '해면'의 생태에 대해 알아보자.

0. 목차

  1. '해면'이란?
  2. '해면'은 바닷속의 필터 역할을 한다.
  3. 종에 따라 특징·생태가 크게 다르다.
  4. 해면에는 의약품에 대한 실마리가 들어 있다.
  5. '해면' 갤러리

1. '해면'이란?

 '해면(Sponge)'은 해면동물문에 속하는 동물의 총칭으로, '해면'이 속한 해면동물문에는 '보통해면강', '석회해면강', '육방해면강', '동골해면강'의 4개의 분류군이 있다. 골격의 주성분이나 골격을 만드는 '골편(Spicule)'이라고 하는 뼈처럼 딱딱한 조직의 형태, 몸의 구조 등에 근거하여 각각의 강으로 분류된다. 4개의 분류군 가운데서도 '보통해면강'이 가장 다양해, 현생 해면의 약 85%를 차지한다.

 '해면(Sponge)'은 세계의 모든 바다, 그리고 일부는 민물에서도 서식한다. 2020년까지 약 9000종이 발견되었고, 일본에서도 600종 이상 발견되었다.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은 신종 해면도 많다고 생각된다. 해면은 따뜻한 지역에서 많이 발견되지만, '남극해(Southern Ocean)' 등 혹독한 환경에서도 서식한다. 또 얕은 바다는 물론 수심 9000m 정도의 심해에서도 발견되어,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매우 높은 생물로 알려져 있다.

 '해면'은 식물 같지만 사실 간단한 형태의 '동물(Animal)'로, 많은 개체들이 하나의 덩어리를 이루어 살고 있는 개체의 집단이다. 해면은 약 6억 년 전부터 지구상에 존재했으며, 내장이나 근육 등의 조직을 갖지 않기 때문에 가장 원시적인 다세포 동물로 알려져 있다. 해면은 바다에 가면 쉽게 볼 수 있는 낯익은 동물이다. 그러나 종에 따라 '크기', '색', '모양'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구체적인 모습을 떠올리기 어려울 수도 있다.

 우리에게 가장 낯익은 해면은 세탁이나 목욕할 때 스펀지로 사용되는 '목욕해면(Bath Sponge)'이다. 천연 스펀지인 '목욕해면(Bath Sponge)'은 '스펀진(Sopngin)'이라는 단백질로 이루어진 부드러운 섬유 모양의 조직만으로 골격이 이루어져 있다. '스펀진(Spongin)'은 '콜라겐(Collagen)'의 원조 물질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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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해면'은 바닷속의 필터 역할을 한다.

 해면은 스스로 움직일 수 없어서, 많은 해면은 물을 몸속으로 흡수하고 물속의 유기물을 걸러내어 영양원으로 삼는다. 해면의 표면에는 2종의 구멍이 있는데, 표면 전체에 무수히 존재하는 '입수공(Incurrent Siphon)'이라는 작은 구멍은 물을 빨아들이는 기능을 한다. '입수공'을 통해 빨아들인 물은 몸속에 둘러쳐진 '수로'를 돌아 '출수공(Excurrent Siphon)'이라는 출구로 배출된다. 수로 도중에는 '깃세포(Choanocyte)'라는 세포가 모인 '깃세포실(Choanocyte Chamber)'이 있으며, '깃세포'가 가진 '편모(Flagellum)'의 움직임에 의해 몸속에 물의 흐름이 생긴다. '깃세포'는 영양분의 흡수도 담당한다. 아래의 그림은 '해면이 물을 여과하는 메커니즘'을 나타낸 것이다.

 '해면'에 의한 물의 순환은 바닷속 생태계에 매우 중요한 작용을 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바닷물 속에는 유기물이 아주 세밀한 입자로 녹아 있다. 이들은 용존 유기물이라는 것으로, 보통 생물이 섭취할 수 없을 정도로 작은 입자이다. 그러나 해면은 이들 용존 유기물을 영양분으로 섭취할 수 있다.

 또 해면이 가진 '깃세포(Choanocyte)'는 5~6시간이라는 매우 빠른 속도로 분열하며, 그 대신에 낡은 세포가 차례차례 떨어져 나와 바닷물 속으로 방출된다. 이렇게 떨어져 나온 깃세포는 다른 생물의 먹이가 된다. 해면은 영양분이 부족한 해역에서도 다른 생물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낸다고 할 수 있다. '깃세포'는 다세포 동물에 가장 가까운 단세포 생물은 '깃편모충(Choanoflagellate)'과 형태가 아주 비슷해, '깃세포'의 기원은 '깃편모충'으로 여겨진다. 만약 그렇다면, '해면'은 지구에서 다세포 동물의 진화를 연구하기 위한 '살아 있는 표본'이 될 수 있다.

해면이 물을 여과하는 메커니즘

3. 종에 따라 특징·생태가 크게 다르다.

  1. 영양분 섭취 방법: 대부분의 해면은 물을 여과해서 영양분을 섭취하지만, 육식성 해면처럼 소형 갑각류 등을 잡아먹는 종도 있다. 또 해면의 특징으로 깃세포실을 갖는 점을 들 수 있지만 '육식성 해면' 중에는 깃세포실이나 몸속의 수로를 갖지 않는 종도 있다. 같은 동물의 일종인데도 이처럼 몸의 구조가 다르다는 점은 매우 흥미롭다.
  2. 생식 방법: 또 생식 방법을 보아도, '무성생식'을 하는 것부터 '유성생식'을 하는 것까지 다양하다. 예컨대 '민물해면' 등으로 대표되는 민물에서 사는 해면은 독특한 방법으로 '무성생식'을 한다. 이들 해면은 겨울이 되어 기온이 내려가는 등 환경이 악화되면, 특별한 '골편'으로 코팅된 지름 0.5mm 정도의 '아구'라는 공을 몸속에 많이 만든다. '아구' 속에는 다양한 세포가 될 수 있는 줄기세포가 수천 개 정도, 생명 활동을 멈춘 상태로 들어 있다. '아구'는 이른바 해면의 '클론의 원형'으로, '클론(Clone)'은 복제 생물을 말한다. '아구'의 상태로 추위를 견딘 다음, 따뜻해지면 아구로부터 새로운 개체의 성장이 시작된다.

 이처럼 한 마디로 '해면'이라고 해도, 종에 따라 특징과 생태가 크게 다르다. 또 종의 수가 많은 만큼 겉모양으로 종을 특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바다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해면도 종을 결정할 수 없어 학명을 갖지 못한 것이 많다. '해면'은 다른 동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생태를 가지고 있어, 진화적으로도 중요한 생물이다. 종의 결정이나 분류라는 기본적인 부분이 확실하게 이루어져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매우 세심하고 더딘 작업이지만, '골편의 형태' 등 모든 특징에 대해 하나하나 세밀하게 관찰하고, 각각의 종의 유전자도 조사해 정확히 분류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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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해면에는 의약품에 대한 실마리가 들어 있다.

 '해면(Sponge)'은 우리의 실생활과 별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실은 의약품 신약 분야에서 '해면'이 주목받고 있다. '해면' 외에도 '산호', '멍게' 등 바다에 사는 생물로부터 약의 원료가 되는 화합물을 찾는 연구는 1970년대부터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해면은 다른 해양 생물과 비교해도 포함된 화합물의 종류가 풍부해서, 많은 연구자가 해면에 주목하고 있다. '해면'은 몸속에 다수의 '유기 화합물(Organic Compounds)'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중에서 '에이즈', '암'의 치료제로 효과적인 것이 발견되고 있다. 예컨대 일본의 태평양 쪽 바다에 가면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검정강변해면(Halichondria okadai)'에서는 암세포에 대해 강한 독성을 나타내는 화합물이 발견되었다. 2010년에는 그 화합물을 원료로 한 '에리불린(eribulin)'이라는 항암제가 개발되어 인가를 받았다.

 이들 유기화합물의 대부분은 해면 자신이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해면을 숙주로 하는 박테리아 등의 미생물에 의해 생성된다. 해면에 따라서는 수백 종류에 이르는 미생물의 거처가 되는 것도 있고, 각각의 미생물이 화합물을 만들어 낸다. 때문에 해면은 화합물의 소굴이라고 할 수 있다.

 해면에 포함된 유기 화합물에 대해 연구하는 일본 도쿄 대학 교수 '마쓰나가 시게키(松永茂樹)' 박사 등은 2014년에, 해면에 사는 수많은 미생물 중에서 몇 가지 화합물을 만들어 내는 박테리아를 특정했다. 이 박테리아에 의해 생성된 화합물 중 하나는 매우 독성이 매우 강해, 세포벽에 꽂혀서 세포 안팎으로 이온을 출입시키는 '이온 채널(Ion Channel)'같은 작용을 한다. 이 작용에 의해 세포 안팎에서 이온의 균형이 깨짐으로써 세포가 파괴된다. 이 화합물을 인공적으로 합성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너무 독성이 강해 정상 세포도 파괴해 버릴 정도이다. 이처럼 독성이 강한 화합물을 왜 미생물이 만들어 내는지, 또 해면은 왜 이 물질에 노출되어도 괜찮은지는 무척 신기하다.

 또 해면과 미생물의 관계는 매우 복잡하다. 해면이 어떻게 다양한 미생물의 차이를 인식하느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점이 너무 많다. 미생물 중에는 해면의 먹이가 되는 것도 있지만, 한편으로 해면에 붙어살며 화합물을 만들어 내는 것도 있다. 미생물 가운데는 해면에서만 살 수 있어, 배양하기 매우 어려운 것도 많다. 이 관계성을 밝혀 미생물을 배양할 수 있게 되면, 약으로서 효과적인 화합물도 발견하기 쉬워질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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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해면' 갤러리

5-1. 핑퐁트리 스펀지(Ping-pong tree sponge)

  1. 학명: Chondrocladia lampadiglobus
  2. 특징: 탁구공으로 사냥감을 노린다.

 아래 사진의 해면은 '핑퐁트리 스펀지(Ping-pong tree sponge)'로, '몬터레이 만 수족관 연구소(MBARI: Monterey Bay Aquarium Research Institute)'의 해저 조사를 통해 캘리포니아 주 난바다 수심 약 2500m 심해에서 촬영되었다.

 높이 30cm 정도의 줄기와 같은 부분에, 사진에서 보이는 '공이 달린 나무'와 같은 구조가 달려 있다. 공 부분에는 소형 갑각류 등 먹이가 되는 동물을 붙잡기 위한 골편이 무수히 배치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높이 30cm 정도의 줄기와 같은 부분에, 사진에서 보이는 '공이 달린 나무'와 같은 구조가 달려 있다. 공 부분에는 소형 갑각류 등 먹이가 되는 동물을 붙잡기 위한 골편이 무수히 배치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핑퐁트리 스펀지(Ping-pong tree sponge)

5-2. 하프 스펀지(Harp Sponge)

  1. 학명: Chondrocladia lyra
  2. 특징: 하프와 같은 특이한 모양의 해면

 아래의 사진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State of California)' 난바다의 수심 3300~3500m의 심해에서 발견된 '하프 스펀지(Harp Sponge)'이다. 캘리포니아 주에 위치한 '몬터레이 만 수족관 연구소(MBARI: Monterey Bay Aquarium Research Institute)'의 해저 조사에서 2012년에 처음으로 발견되었다. 커다란 것은 가로 폭이 60cm에 이른다.

 대부분의 해면은 수중의 영양분을 빨아들여 영양원으로 삼는다. 하지만 '하프 스펀지(Harp Sopnge)'는 육식성 해면으로, 유공충이나 소형 갑각류 등을 잡아먹는다. 하프의 '현'에 해당하는 부분에는 갈고리 형태를 한 골편이 줄지어 있어, 조류를 타고 흘러온 조그만 먹이를 붙잡는다. 현의 끝에 붙어 있는 조그만 공 모양의 부분은 생식기 역할을 해서, 생식할 때는 여기에서 정자가 방출된다.

5-3. 바다수세미(Venus's-flower-basket)

  1. 학명: Euplectella;aspergillum

 아래의 사진은 '바다수세미(Venus's-flower-basket)' 또는 '해로동혈(偕老同穴)'이라고 불리는 해면의 일종이다. 유리질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모습 때문에, 건조된 것을 관상용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높이 5~20cm 정도로 성장한다. '해로동혈(偕老同穴)'이라는 이름은 바다수세미 속에 살고 있는 경우가 많은 '동혈 새우'의 이름을 따서 붙여졌다. '동혈 새우'는 아직 작은 '유생(변태하는 동물의 어린 것)'일 때, 바다수세미의 그물눈을 통해 안으로 들어가 그 속에서 성장한다. 성체가 되면 그물눈보다 몸이 커져 밖으로 나올 수 없다. 일생을 바다수세미 안에서 암수 한쌍이 사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 때문에 중국의 고사인 '해로동혈(偕老同穴)'에서 유래하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해로동혈(偕老同穴)'이란 부부가 한 평생을 같이 지내며 같이 늙고, 죽어서는 같이 무덤에 묻힌다는 뜻이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서는 암수 한 쌍 이외의 조합이나 3마리 이상이 동시에 바다수세미 안에서 사는 예도 발견되었다. 또 성체가 되어서도 바다수세미를 출입할 가능성도 있다고 알려져 '해로동혈'의 이미지가 꼭 맞는 것은 아니다.

바다수세미(Venus's-flower-basket)

5-4. Agelas clathrodes

  1. 학명: Agelas clathrodes

 아래의 사진은 겉모양의 특이함 때문에 'orange elephant ear sponge(주황색 코끼리 귀 모양의 해면)'으로 알려진 해면이다. 중앙아메리카의 카리브 해 주변에 서식하며, 큰 것은 폭 2m 정도로 성장한다.

 해면은 물을 여과함으로써 산소나 영양분을 흡수한다. 표면에 보이는 원형과 가늘고 긴 모양의 구멍은 '출수공'이라고 하는, 물을 빼내기 위한 구멍이다. 또 표면에는 출수공과는 별도로 맨눈으로는 볼 수 없을 정도로 작은 무수한 구멍이 있다. 이것들은 '입수공'으로, 물을 빨아들이기 위한 구멍이다. 입수공으로 물을 빨아들여 영양분을 섭취하고 여과된 물을 출수공으로 내뱉을 때까지의 시간은 순식간이다. 하루에 자신의 부피의 3만 배에 이르는 양의 물을 순환시킨다.

5-5. ??????????

  1. 학명: ??????????
  2. 특징: 초거대 해면

 아래의 사진은 2015년에 하와이 난바다 수심 2000m 정도의 심해에서 발견된 해면이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 National Oceanic and Atmospheric Administration)'의 해저 탐사선을 이용한 조사에서 발견되었다. 두께감이 있는 부채 모양을 하고 있으며, 크기는 가로폭 3.5m, 너비는 2m가 넘어 작은 승용차 정도이다. 이때까지 발견된 해면 중에서 가장 크다고 한다.

 해면의 수명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점이 많다. 하지만 얕은 바다에 사는 거대한 해면 중에는 2000년 이상 전부터 살았다고 추정되는 것도 있다. 심해에 서식하는 이 거대한 해면은 수천 년 이상 전부터 이 장소에서 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5-6. ??????????

  1. 학명: ??????????
  2. 특징: 혈관처럼 뻗은 수로

 아래의 사진은 일본 오키나와 현 '이리오모테 섬(Iriomote Island)' 부근에서 촬영한 해면이다. 종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 해면은 몸 안을 흐르는 수로가 마치 혈관과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수로의 끝에 있는 구멍이 배수를 위한 출수공이다. 표면을 자세히 보면, 조그만 구멍이 무수히 뚫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들이 물을 빨아들이기 위한 입수공이다.

5-7. ??????????

  1. 학명: ??????????
  2. 특징: 치솟아 오른 해면의 벽

 아래의 사진은 인도네시아 '발리 섬(Bali Island)' 근처의 바다에서 촬영한 것이다. 거대한 원형으로 펼쳐진 나뭇가지 모양의 '바다부채(Sea-fan)'를 뒤덮듯이 선명한 빨간색 해면이 붙어 있다. '해면'은 그 모양도 다양해, '나뭇가지 모양', '관 모양', '통 모양' 등 입체적인 형태를 한 것도 많지만, 바위나 산호의 표면을 덮듯이 평평하게 달라붙은 것도 있다. 해면은 같은 종이라도 환경에 따라 형태가 다른 경우가 있기 때문에, 겉모양을 보고 종을 구분하기는 매우 어렵다. 아래 사진의 해면도 종을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