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공학 (Engineering)

인공 선탠(Artificial Tanning)

SURPRISER - Tistory 2023. 12. 9. 15:37

0. 목차

  1. '인공 선탠'의 위험성
  2. '인공 선탠'은 햇빛에 대한 보호 효과가 전혀 없다.
  3. '인공 선탠'과 비타민 D 흡수
  4. '인공 선탠'으로 질병을 예방·치료할 수 있을까?
  5. '인공 선탠'의 중독성

1. '인공 선탠'의 위험성

 '인공 선탠(Artificial Tanning)' 산업은 1992년에 연 매출이 10억 달러에 불과했으나, 2006년에는 연 매출이 약 50억 달러까지 상승했으며, 지금은 더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2020년 기준, 미국인 10명 중에 한 명 정도는 '인공 선탠'를 이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동시에 '인공 선탠'이 피부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도 잘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구릿빛 피부를 만들기 위해 DNA 손상을 입으면서까지 피부에 자외선 쬐기를 멈추지 않는다.

 '인공 선탠(Artificial Tanning)'은 '햇빛'과 마찬가지로 자외선을 만들어낸다. 많은 인공 선탠 애호가는 선탠이 천연의 햇빛에 노출되는 것보다 안전하다고 믿고 있으며, 이런 주장을 옹호하는 웹사이트까지 있다. 이런 주장이 어떻게 생겨났는지는 분명하지는 않지만, 인공 선탠 장비의 근사한 외관이 이런 최적 수준의 '자외선'을 만들어 줄 것이라는 막연한 느낌 때문일지도 모른다.

 '인공 선탠'을 연구한 피부과 전문의들과 과학자들은 인공 선탠에서 방출하는 자외선이 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증거를 이미 충분히 확보했다. 35세가 되기 전에 선탠을 시작하면, 단 한 번의 선탠만으로도 흑색종 발병 위험성이 75%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또한 25세 미만인 사람의 경우는 자외선 선탠을 한 번 이용함에 따라 발병 위험성이 102%까지 증가하며, 이후에는 매번 약 2%씩 추가로 발병 가능성이 높아진다. '인공 선탠'과 '피부 암'의 관련성은 너무나 명백해 반박의 가능성이 없다. 실제로 햇빛에 과도하게 노출되는 것으로도 암을 유발할 수 있는데, '인공 선탠'에서 방출되는 자외선의 강도는 햇빛보다 12배까지 높다. 즉, '인공 선탠'은 '햇빛'보다도 훨씬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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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인공 선탠'은 햇빛에 대한 보호 효과가 전혀 없다.

 '타블로이드 잡지(Tabloid Magazine)'의 표지에는 구릿빛 피부의 연예인들이 자주 장식한다. '졸업 무도회', '파티', '결혼식' 사진을 봐도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그을린 피부의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많은 미국인들이 그을린 피부를 아름답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 미국인들은 피부에 햇빛을 노출시킬 일이 있으면, 그전에 '인공 선탠'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면, 많은 미국인이 수영복을 입기 전에 선탠을 받는다. 물론 허영심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천연 햇빛에 노출되기 전에 인공 선탠을 받으면 보기 흉한 화상을 입는 것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는 흔히 '기초 탠(Base Tan)'이라고 알려져 있다.

 생화학적으로 생각해 보면, '태닝(Tanning)'에 피부가 그을리는 것은 자외선 노출 때문이다. 이런 자외선에는 'UVA(Ultraviolet A)', 'UVB(Ultraviolet B)' 2가지 파장이 있다. 'UVA(Ultraviolet A)'는 파장이 긴 자외선으로 피부 깊숙히 침투한다. 반면에, 파장이 짧은 'UVB(Ultraviolet B)'는 표피층에 영향을 주어, 간혹 화상을 입을 수도 있다. UVA와 UVB 모두 피부의 DNA를 손상시키고 생물학적 반응을 촉발시켜서 피부색소가 짙어지도록 만든다.

 생의학적 증거에 따르면, 휴가를 앞두고 인공 선탠을 이용하여 '기초 탠(Base Tan)'을 하는 것은 천연 햇빛 노출에 대한 보호 효과가 전혀 없다. 오히려 피부암 발병 위험성을 높이는 불필요한 자외선 노출과 DNA 손상만 가져올 뿐이다. 인공 자외선을 이용하여 '기초 탠(Base Tan)'을 하는 것은 천연 자외선으로부터 기초 탠을 하는 것보다 비효율적이다. 또한 '기초 탠'이 햇빛에 의한 화상을 방지하는 효과는 '자외선 차단 지수(SPF: Sun Protection Factor)'가 3등급인 로션 정도에 불과하다. 달리 말하면, 자외선이 얼마나 자연적인가에 관계없이, '기초 탠'이라는 개념 자체에 오류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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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인공 선탠'과 비타민 D 흡수

 '인공 선탠' 지지자 중에는 '인공 선탠'이 특히 햇빛이 부족한 겨울철에 '햇빛 비타민'이라고 불리는 비타민 D를 얻을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인공 선탠' 이용으로 비타민 D 흡수를 높일 수 있음을 입증한 연구 결과는 단 1건에 불과했다. 더욱이 이 경우에는 피험자들이 햇빛 아래 오랜 시간 노출되었었기 때문에, 비타민 D가 증가한 원인이 단지 '인공 선탠' 때문만이라고 보기에도 어렵다. 결국 '인공 선탠'이 효과적으로 비타민 D를 공급한다는 결정적인 증거는 없으며, 이를 검증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대부분의 선탠 장비는 UVA 자외선을 사용하는데, UVA 자외선 하나만으로는 비타민 D의 합성을 촉진하지 못한다. 더욱이 미국 하원 '에너지 통산 위원회(FERC: Federal Energy Regulatory Commission)' 소속 의원인 '헨리 왁스만(Henry Waxman, 1939~)'이 진행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공 선탠 장비가 방출하는 UVA 자외선의 강도는 한낮의 햇빛보다 10~15배 강할 수 있다. '인공 선탠'에 따르는 위험이 장점을 능가하는 것은 명백하다. 비타민 D를 원하는 사람은 비타민 D 함량이 높은 식품을 섭취하거나, 일주일에 2번 정도 신체의 20% 정도를 한낮의 햇빛에 5~30분간 노출시키는 간단한 방법을 선택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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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인공 선탠'으로 질병을 예방·치료할 수 있을까?

4-1. '인공 선탠'이 유방암 발병을 줄일까?

 '인공 선탠'을 받으면, '유방암'에 걸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아진다는 주장도 있다. 실제로 646명 중국 여성을 대상으로 한 2013년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유방암이 햇빛 노출의 부족-천연 UVB 자외선에 의한 비타민 D 합성의 부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선탠 업계에서는 '인공 선탠'이 이와 같이 두려운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홍보해왔다.

 하지만 '인공 선탠'은 이미 말했듯이 주로 UVB가 아닌 UVA 자외선을 방출한다. 비타민 D는 햇빛의 천연 UVA 자외선에 의해 체내에서 만들어질 수 있다. 그러나 대규모 연구에서 혈중 비타민 D 농도는 유방암 발병률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UVA 사용자와 그렇지 않은 사람 간의 비타민 D 농도를 비교한 연구결과가 보고된 바도 없다. 따라서 '인공 선탠'에 의하여 비타민 D가 충분히 생성된다는 것을 뒷받침할 증거는 없다.

4-2. '인공 선탠'이 '계절성 정서 장애'를 치료할 수 있을까?

 '정신질환의 진단 및 통계 매뉴얼(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 DSM-V)'의 최신 개정판이 나오기 전, '계절성 정서 장애(SAD: Seasonal Affective Disorder)'는 겨울이나 여름철에 우울증이 심화되는 것과 같은 '독립적 기분장애(Mood Disorder)'로 취급되었다. '계절성 정서 장애(SAD)'의 증상으로는 '원기 부족', '강한 수면 욕구', '우울감' 등이 있다. 연구자들은 낮 시간 길이의 변화에 따른 일일 생체리듬의 파괴가 '계절성 정서 장애(SAD)'를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따라서 많은 의사가 이런 증상의 완화를 위해서 '밝은 빛 요법(Bright-Light Therapy)'를 추천한다. '인공 선탠'에서 사용되는 불빛이 밝은 것은 사실이므로, '계절성 정서 장애(SAD)' 증상을 겪는 많은 사람이 광선치료의 저렴한 대안으로 '인공 선탠'을 이용하곤 한다.

 '인공 선탠' 사용자들에 대한 조사 결과, 많은 사용자가 '계절성 정서 장애(SAD)'에 대하여 우려하고 있었다. 이는 그들이 '인공 선탠'을 시작한 동기를 말해주는데, 실제로 '계절성 정서 장애(SAD)' 증상을 가진 '인공 선탠' 사용자는 이 증상이 없는 사용자보다 두 배나 더 많이 '인공 선탠'을 이용하고 있었다. 이 결과는 2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먼저 '계절성 정서 장애(SAD)' 증상 때문에 '인공 선탠'을 사용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다음과 같이 생각할 수도 있다. '계절성 정서 장애(SAD)'를 가진 '인공 선탠' 사용자가 증상이 없는 사용자보다 2배나 많이 '인공 선탠'을 사용을 지속한다는 것은 '인공 선탠'이 이런 증상에 대한 적절한 치료법이 되지 못함을 의미할 수 도 있다. 즉 '인공 선탠'의 '계절성 정서 장애(SAD)' 치료 효과를 뒷받침하는 증거는 없다. 그리고 효과적인 '밝은 빛 요법'을 위하여 반드시 유해한 자외선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실제로 '계절성 정서 장애(SAD)' 증상에 통상적으로 처방되는 '밝은 빛 요법'에서는 자외선을 포함하지 않는 백색 형광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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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인공 선탠'의 중독성

 '알코올(Alcohol)', '니코틴(Nicotine)', '기타 약물' 등의 물질은 중독성이 있다. 우리는 어떤 사람이 알코올 섭취량이 건강 및 사회적 문제를 일으킬 정도로 과다한 수준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음주를 줄이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경우에 '알코올 중독' 상태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반복적으로 선탠을 하는 것이 건강에 해가 됨에도 불구하고, 선탠을 줄이지 못하는 사람에게도 같은 말을 할 수 있을까? 즉, '인공 선탠'에도 중독성이 있을까?

 사람들이 선탠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을린 피부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결과에서는 선탠이 사회적·생물학적·심리학적 요인의 결과일 가능성이 매우 높음을 시사하고 있다. 한 연구에서 '스티븐 R. 펠드만(Steven R. Feldman)'과 그의 동료들은, 다른 조건은 모두 동일하되 한 장비는 자외선을 방출하고 다른 장비는 방출하지 않도록 한 후 피험자에게 태닝을 하도록 하면, 선탠을 자주 하는 사람일수록 자외선을 방출하는 장비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음을 밝혔다. 이런 연구 결과는 선탠을 자주 하는 사람들이 생리학적으로 자외선을 감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른 연구에서 '만딥 카우어(Mandeep Kaur)'와 동료들은 선탠을 자주 받는 사람들 중에 '오피오이드 길항제(Opioid Blockade)'인 '날트렉손(Naltrexone)'을 투여받은 사람은 '발한(Sweating)', '갈망(Craving)', '구토(Vomiting)', '어지럼증(Dizziness)' 등 '물질 관련 장애(Substance Related Disorder)'를 가진 사람에게서 볼 수 있는 금단증상과 유사한 증상을 나타냄을 밝히기도 했다. 이와 같은 연구결과는 '과도한 선탠'도 건강 및 사회적 문제와 연관될 수 있는 사실상의 물질 관련 장애로 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오늘날 '흑색종(Melanoma)'의 발병률은 흡연에 따른 폐암의 발병률을 능가한다. 행동과학자들은 '인공 선탠'는 대중에게도 널리 알려진 폐에에도 불구하고 계속 소비된다는 점에서 '알코올(Alcohol)', '니코틴(Nicotine)', '불법 약물' 같은 중독성이 높은 제품과 유사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