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체조 선수', '요가 강사', '필라테스 강사' 등은 놀라울 정도로 몸이 유연하다. 몸이 부드러운 사람과 뻣뻣한 사람은 어떤 점이 다를까? 식초를 많이 먹으면 몸이 부드러워진다고도 하는데 사실일까? 또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효과적인 훈련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알아보자.
0. 목차
- 유연성을 결정하는 요소
- 남성보다 여성이, 성인보다 어린아이가 몸이 부드럽다.
- 유연성을 늘리려면?
- 긴장하면 몸이 뻣뻣해진다.
- 유연성은 운동할 때 외에도, 다양한 면에 영향을 미친다.
1. 유연성을 결정하는 요소
'몸의 유연성'을 다른 말로 하면 '관절이 움직이는 넓이'와 '움직이기 쉬운 정도'라고 말할 수 있다. 즉, 넓은 범위에서 적은 저항력으로 쉽게 관절이 움직일수록 유연성이 높다는 뜻이다. 유연성을 결정하는 요소에는 크게 나누어 세 가지가 있다.
- 관절의 구조: 첫째는 '관절의 구조'이다. 관절이 움직이는 범위의 한계는 구조적으로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기본적인 구조는 모두 같지만, 어느 정도는 개인차가 있다. 하지만 '관절의 구조'는 훈련 등으로 바꿀 수 없다.
- 결합 조직의 특성: 둘째는 '결합 조직의 특성'이다. '결합 조직'이란 근육과 힘줄, 인대 등 관절의 구조를 지탱하거나 관절을 움직이는 구조를 말한다. 나이와 성별, 운동량 등에 따라 늘어나는 정도나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정도가 달라 유연성을 좌우한다. 또 너무 큰 근육이나 지방도 관절의 움직임을 방해해 '유연성'을 떨어뜨린다. '결합 조직의 특성'은 훈련 등을 통해 바꿀 수 있다.
- 신경의 제어: 셋째는 '신경의 제어'이다. 우리는 신경을 통해 근육에 명령을 내려 몸을 움직인다. 예컨대 무릎을 구부릴 때는 허벅지 안쪽에 있는 근육이 수축하고 바깥쪽에 있는 근육이 늘어나도록 '신경'에서 명령을 내린다. 그때 필요 이상으로 신축해서 근육이나 힘줄이 다치지 않도록, '신경'은 근육이나 힘줄이 움직이는 강도와 길이를 제어하고 있다. 하지만 '신경에 의한 그 제한 범위'는 훈련 등을 통해 넓힐 수 있다.
2. 남성보다 여성이, 성인보다 어린아이가 몸이 부드럽다.
'결합 조직'은 성별이나 나이에 따라 차이가 크고, 그 차이가 온몸의 유연성의 차이로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남성보다 여성이, 그리고 성인보다 어린아이가 몸이 부드럽다.
- 남성보다 여성이 유연한 이유: 여성은 남성보다 결합 조직이 쉽게 늘어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에스트라디올(Esteradiol)'이라는 여성 호르몬의 농도가 몸속에서 높아지면 유연성이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어, 관련성이 나타나고 있다.
- 성인보다 어린아이가 유연한 이유: 또 나이가 들면 결합 조직 속의 '콜라겐'의 양이 줄어들고, 콜라겐끼리의 결합이 복잡해진다. 그러면 결합 조직이 잘 늘어나지 않게 된다. 이 점이 나이가 듦에 따라 유연성이 떨어지는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된다.
3. 유연성을 늘리려면?
3-1. 올바른 스트레칭 방법
몸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서는 흔히 '스트레칭(Stretching)'이라고 하는 유연체조를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스트레칭을 반복함으로써 결합 조직의 특성이 변하고, 신경에 의한 움직임의 제한도 풀린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이 잘못되면 유연성 향상을 방해하는 경우가 있다. 근육에는 늘어난 길이를 측정하는 신경 센서가, 힘줄에는 걸려 있는 힘을 측정하는 신경 센서가 있다. 스트레칭을 할 때 반동을 주거나 무리하게 끌어당겨 근육이 급격하게 늘어나면, 센서가 근육이 끊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긴급 안전 장치' 작용을 한다. 그 결과, 근육이 늘어나는 길이가 강하게 제한된다. 이것을 '신장 반사(Stretch reflex)'라고 한다. 반대로 조용하고 천천히 근육과 힘줄을 늘이면 근육과 힘줄에 걸리는 부담을 진정시키기 때문에 '조금 더 늘리라'는 명령이 내려진다. 이것을 '골지건 반사(Golgi tendon reflex)'라고 한다. '신장 반사'를 막고 '골지건 반사'를 일으키는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유연성 향상의 열쇠인 것이다.
- 반동을 주지 않는다: 조용하고 천천히 근육이나 힘줄을 늘이면, 근육을 더 늘이라고 신경이 명령을 내린다. (골지건 반사)
- 1회 30초×3세트 이상: 스트레칭의 효과가 날 때까지 15~30초가 필요하다. 그것을 반복함으로써 효과가 더욱 증대된다.
- 1주일에 3~5일 이상: 효과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3-2. 식초를 먹으면 몸이 부드러워진다?
또 식초를 써서 요리를 하면 고기가 부드러워지기 때문인지, 식초를 먹으면 몸이 부드러워진다는 속설이 있다. 하지만 이 설에 과학적인 근거는 없다. 그리고 지금까지 유연성을 높인다고 증명된 식품도 없다.
4. 긴장하면 몸이 뻣뻣해진다.
'신경의 제어'는 '움직임이 부드러운 정도'에 관계한다. 예컨대 야구에서 연습 때는 부드러운 자세로 컨트롤이 좋았던 투수가 경기 때는 '폭투(투수가 포수에게 잡을 수 없을 정도로 나쁜 공을 던지는 일)'를 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긴장으로 인해 몸이 뻣뻣해졋기 때문이다. 관절을 움직이는 근육은 쌍을 이루고 있어, 한 쪽이 수축하면 다른 한쪽은 늘어나는 것이 보통이지만, 신경이 양쪽 근육을 당기려고 하는 '공축'이란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 원인의 하나이다. '공축'은 강한 힘이 걸려 근육이 끊어지는 '근육 파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5. 유연성은 운동할 때 외에도, 다양한 면에 영향을 미친다.
몸의 유연성은 운동할 때 외에도, 다양한 면에 영향을 미친다. 다만 유연성과 건강의 관련에 대해서 상세한 부분은 불확실한 점이 많이 남아 있다. 경험적 또는 통계적으로 알고 있는 현상의 메커니즘을 밝히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이다. 유연성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건강에 깊이 관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또 몸이 부드러우면 날씬해지기 쉬울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그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아직 추측 단계이며 현재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다음과 같은 가설이 있다. 유연성이 높다는 것은 힘줄 등이 부드럽고 관절의 가동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유연성이 높은 사람은 걷기나 달리기 등의 운동을 하는 중에 관절이 필요 이상으로 구부러지게 될 것이다. 그래서 관련된 근육이 수축함으로써, 필요 이상으로 구부러지게 될 것이다. 그래서 관련된 근육이 수축함으로써, 필요 이상의 구부러짐을 억제하려는 움직임을 할 것으로 생각된다. 간단히 말하면 관절이 지나치게 움직이지 않도록 힘을 주어 멈추는 것과 같다. 따라서 그만큼 에너지를 더 쓰게 된다. 물론 걷기나 달리기 등의 운동을 하는 사람에게 국한되지만, 상대적으로 같은 강도로 운동을 하더라도 몸이 부드러운 사람이 에너지를 더 많이 소비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몸이 뻣뻣하면 부상당하기 쉽다는 사실도 알려져 있다.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어느 정도의 유연성은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확실한 원인 관계는 불확실하다. 또 통계적 기법을 이용한 분석을 통해, 몸의 유연성이 낮으면 동맥경화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사실도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