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은 소장에서 흡수되지 않은 영양소를 먹이로 하는 세균인 '장내 세균'의 좋은 서식처이다. '대변(똥을 점잖게 이르는 말)'은 화장실에서 바로 내려가지만, 거기에는 대장의 상태를 알리는 정보가 많이 들어 있다. 그리고 대장의 환경을 크게 좌우하는 것은 장내 세균이다. 대장에 있는 '장내 세균'의 수는 100조 개나 되며, 미분류 세균을 포함하면 장내 세균의 종류는 1000종 이상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장 내부의 건강 상태는 우리의 몸에 좋은 작용을 하는 '유익균'과 나쁜 작용을 하는 '유해균'의 세력에 따라 변한다. 압도적으로 많은 세균은 일반적으로 우리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기회 감염균(Opportunistic Pathogens Microbe)'이며, 오히려 음식을 분해해서 우리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장내 세균인 '유익균'은 전체의 약 20%를 차지하며, 해로운 영향을 주는 '유해균'은 5% 이하를 차지한다.
0. 목차
- 장내 세균의 역할
- 비만인 사람과 마른 사람은 장내 세균의 구성이 다르다.
- 장 활성화
- 뇌-장 상호작용
- 대변 이식
- 장내 세균 구성은 일생을 통해 변한다.
- 장내 세균 구성 검사를 이용한 건강 진단
- '충수'와 장내 세균'
1. 장내 세균의 역할
장내 세균은 식품 성분은 분해해 영양소를 만들거나, 병원체를 제거하는 '면역계(I mmune System)'에 관여하거나, 질병의 원인이 되는 등, 그 작용을 종류에 따라 다양하다. 장 내부의 건강 상태는 우리의 몸에 좋은 작용을 하는 '유익균'과 나쁜 작용을 하는 '유해균'의 세력에 따라 변한다. 압도적으로 많은 세균은 일반적으로 우리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기회 감염균(Opportunistic Pathogens Microbe, 기회균)'이며, 오히려 음식을 분해해서 우리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장내 세균인 '유익균'은 전체의 약 20%를 차지하며, 해로운 영향을 주는 '유해균'은 5% 이하를 차지한다.
그러나 최근 연구가 진행됨에 따라, 그렇게 간단히 분류할 수 없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예컨대 '루미노코커스 속'이 라는 세균 그룹은 식품에 포함된 '식물 섬유(인간의 소화 효소로 분해할 수 없는, 식물 안의 물질을 총칭)'를 분해해 인간에게 도움을 주는 반면, 염증을 일으키는 작용도 있다. 미생물에는 다양한 작용이 있어, 인간에게 유용한 지는 시간과 장소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1-1. '유해균'은 유해 물질을 만들어 대변을 구리게 한다.
사람의 몸속에는 '대장균(Escherichia Coli)'이나 '웰치균(Welch Bacillus)'이라는 '유해균'이 서식하고 있다. '유해균'은 주로 단백질을 먹이로 해서 늘어나는데, 유해균이 단백질 등을 분해하면 몸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는 물질이 생긴다. 이렇게 생기는 '유해 물질'에는 '암모니아(NH3)', '황화수소(H2S)', '인돌(Indole)', '스카톨(Skatole)', '페놀(Phenol)' 등이 있다. 이들 유해 물질은 장 안의 세포에 장애를 일으킬 뿐만 아니라, 혈액에 들어가서 몸속으로도 운반된다 이들 유해 물질 중에는 악취가 나는 물질도 있는데, 만약 그런 물질이 생기면 대변에서 악취가 나게 된다. 단백질을 많이 포함하는 고기류를 먹으면 대변에서 악취가 나는 이유는 육류가 악취 물질의 근원이 되기 때문이다. 유해균이 '단백질을 분해해서 생기는 물질' 및 '대장에서 흡수되지 못한 쓸개즙산'을 분해해 생기는 물질 중에는 암을 유발하는 물질도 있다. 그래서 유해균은 대장암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1-2. '유익균'은 장 내부를 산성으로 만들어 변비를 방지한다.
사람의 몸속에서 가장 많은 '유익균'은 '비피더스균(Lactobacillus Bifidus)'이고, 그 밖에 '젖산간균(Lactobacillus)' 등이 있다. '유익균'은 '올리고당(단당이 3~10개 결합한 것)' 등의 탄수화물을 분해해서 '젖산(C3H6O3)'이나 아세트산(C2H4O2)' 등을 만든다. 이들은 '산(acid)'이므로, 많이 생길수록 장 내부의 환경은 산성이 된다. '유해균'은 산성 환경에서 늘어나지 못하는 것이 많기 때문에, 장 내부가 산성이 되는 것은 우리에게 좋은 일이다.
몸속의 pH는 대변의 색깔로 나타나므로, 우리는 장 내부의 pH를 간단히 알 수 있다. 장 내부가 산성일수록 대변의 색은 노란색이 되고, 알칼리성일수록 검은색을 띤다. 성인의 이상적인 대변 색깔은 황토색이다. 이 색깔은 장내 pH가 6 이하로, '비피더스균'이 장내 세균 전체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을 나타낸다. 대변의 색깔은 쓸개즙의 분비량과, 쓸개즙 색소가 장내부의 pH에 의해 받는 영향으로 결정된다. 대변에는 단단함, 냄새 등 다양한 정보가 들어 있지만, 장 내부의 환경을 아는 데 가장 중요한 정보는 색깔이라고 생각된다. 더욱이 '젖산'이나 '아세트산'은 장의 신경 세포를 작용케 함으로써, 장의 근육을 움직여 연동 운동을 활발하게 한다.
2. 비만인 사람과 마른 사람은 장내 세균의 구성이 다르다.
2-1. F/B 비
장내 세균 연구가 주목받게 된 계기는 미국 워싱턴 대학교의 '제프리 고든(Jeffrey I. Gordon, 1947~)' 박사 연구팀이 2006년에 발표한 연구 결과였다. 연구팀은 '장내 환경을 개선하면 보다 건강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명확히 제시했다. 연구팀은 연구를 통해 비만인의 장내에 '박테로이데스 문(Bacteroides 문)'이라는 그룹의 세균에 비해 '파미큐테스 문(Firmicutes 문)'의 세균 수가 많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리고 살찐 쥐와 마른 쥐에서 각각 장내 세균을 채취해, 그것을 장내 세균이 없는 쥐에게 이식하자, 살찐 쥐에서 유래한 장내 세균을 이식한 경우는 살이 찌고, 마른 쥐에서 유래한 장내 세균을 이식한 경우는 살이 찌지 않음을 밝혀냈다.
2013년에 실시된 실험에서는 한쪽이 비반, 다른 한쪽이 마른 형인 '일란성 쌍둥이' 각각에게서 장내 세균을 채취해, 장내 세균이 없는 쥐에게 이식하여 같은 결과를 얻었다. 현재는 '박테로이데스 문(Bacteroides 문)'에 대한 '파미큐테스 문(Firmicutes 문)'의 비를 'F/B 비'라고 하며, 그 값이 높을수록 비만해지기 쉬운 것으로 생각된다.
2-1. 비만과 당뇨병에 관여하는 장내 세균이 발견되었다.
한국에서는 2016년 울산의대 연구팀이, 장내 세균인 '박테로이데스 에시디페시언스(Bacteroides acidifaciens)'가 복부 지방 세포를 활성화해 지방 분해 효소 'PPARα'의 분비를 촉진시켜, 체중과 지방량을 현저히 감소시킨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또한 '박테로이데스 에시디페시언스'가 소장의 호르몬 조절 상피 세포를 활성화하고, 혈강 감소 호르몬인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의 분비를 촉진시켜, 채내 혈당을 감소시킨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일본에서는 2022년 일본인의 비만과 당뇨병에 관여하는 '장내 세균'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일본 의약 기반·건강·영양 연구소'의 '구니사와 준' 박사 연구팀이 일본인의 비만과 당뇨병에 관여하는 장내 세균을 발견한 것이다. '브라우티아 벡스레라(Blautia wexlearae)'라는 세균의 수가 많은 사람일수록 비만과 당뇨병의 위험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지방분이 많이 포함된 먹이를 먹고 뚱뚱해진 쥐에게 이 세균을 먹이자, 체중 증가가 억제됨과 동시에 혈당치도 낮아졌다. '브라우티아 벡스레라(Blautia wexlearae)'는 '지방 축적을 억제하는 삭용이 있는 물질(오르니틴, 아세틸콜린, S-아데노실메티오닌 등)'을 만들어 비만을 개선했다고 생각된다. 또 다른 장내 세균과 함께 장내 환경을 정비함으로써 혈당치를 개선했을 가능성이 있다.
한국과 일본 연구팀 이외에도 캐나다, 벨기에 등 여러 나라의 연구팀이 '장내 세균'이 '비만과 당뇨병'에 관여한다는 연과를 속속 내놓고 있으며,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앞으로의 연구에 따라서, 이 세균을 식품 등의 형태로 섭취함으로써 비만과 당뇨병의 예방과 치료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3. 장 활성화
장내 세균의 구성을 조절해 장 환경을 개선하는 것을 '장 활성화'라고 한다. 물론 '유산균(젖산균)' 음료 등을 먹는 것만으로 장의 상태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매일의 식사를 개선하는 일은 중요하다. 식사를 통해 장내 세균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와 '프리바이오틱스(Prebiotics)'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프로바이오틱스'와 '프리바이오틱스'를 합해 '신바이오틱스(Synbiotics)'라고 한다. 'Syn'이란 '동시에'라는 의미이다. '프로바이오틱스'와 '프리바이오틱스'를 활용해 보다 과학적으로 효과적인 '장 활성화'를 꾀할 수 있다.
3-1. 프로바이오틱스 섭취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란 인체에 유익한 작용을 하는 세균을 가리킨다. 대표적인 '프로바이오틱스'는 '유산균'이다. '유산균'이란 한 종류의 이름이 아니라, 당을 분해해 유산, 즉 젖산을 만드는 세균의 총칭이다. 유산균은 소장의 면역계에 작용해 알레르기 반응 등을 억제하거나, 대장에서 '젖산(Lactic Acid)'과 '아세트산(Acetic Acid)' 등의 '짧은사슬지방산(Short Chain Fatty Acid, 탄소수 6개 이하의 지방산)'을 만들어, 대장 안을 약산성으로 유지함으로써 유해한 세균의 증식을 막는 작용을 한다. 단, 섭취한 '프로바이오틱스'는 장 속을 지나갈 뿐, 장내 세균으로 장에 정착하는 일은 거의 없다. 프로바이오틱스 효과를 지속적으로 얻고 싶다면 꾸준히 섭취해야 한다.
식사 등을 통해 섭취한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가 소장 안에서 면역기능에 작용하는 메커니즘은 다음과 같다.
- 식사 등을 통해 섭취된 '프로바이오틱스'는 소장에 있는 M 세포라는 세포를 지나 소장 안으로 들어가, 면역 세포의 일종인 '수지상 세포(Dendritic Cell)' 안으로 들어간다.
- 세균을 품은 수지상 세포는 그 정보를 '미접촉 T세포(Naive T Cell)'라는 면역 세포에 전달한다.
- 수지상 세포로부터 정보를 받은 '미접촉 T세포(Naive T Cell)'는 '조절 T세포(Regulatory T Cell)'가 되어 'Th1 세포'와 'Th2 세포'라는 알레르기에 관여하는 세포의 작용을 억제한다. 이로 인해 알레르기 반응이 억제된다.
3-2. 프리바이오틱스 섭취
장을 활성화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장내 세균의 먹이가 되는 물질 '프리바이오틱스(Prebiotics)'를 섭취하는 것이다. 주요 프리바이오틱스'는 '올리고당(Oligosaccharide)'과 '식물 섬유(Vegetable Fiber)'이다. 모두 인간의 소화 효소에 의해 분해되지 않은 채 그대로 대장에 도달해, 다양한 세균에 의해 대사된다. 특히 식물 섬유는 세균에 의해 대사되면, '짧은사슬지방산(탄소수 6개 이하의 지방산, Short Chain Fatty Acid)'이 된다. '짧은사슬지방산'은 앞에서 설명했듯이 약산성으로 유지하면, 면역계에 작용할 뿐만 아니라, 대장의 상피 세포를 늘려 대장 세포가 점액을 분비하게 하는 것을 비롯한 다양한 작용을 한다. 이것들은 모두 병원체가 체내로 침입하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짧은사슬지방산'에서는 설사나 변비를 개선하는 효과도 있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병원에서 제공하는 유동식에는 환자의 설사나 변비를 예방·개선하기 위해 식물 섬유를 배합하기도 한다.
4. 뇌-장 상호작용
장의 작용으로 최근 주목받는 것이 '뇌-장 상호작용'이다. '뇌-장 상호작용'이란 뇌와 장이 서로 영향을 미치는 것을 나타내는 말이다. 사실 장은 '제2의 뇌'라고 할 정도로 뇌와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컨대 긴장하면 배가 아픈 것은, 뇌가 느낀 스트레스가 뇌와 장을 연결하는 '미주 신경(Vagus Nerve)'이라는 신경을 통해 장을 비롯한 복부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장이 뇌의 스트레스에 과잉 반응하면, 설사나 변비 등을 일으켜 '과민 대장 증후군(Irritable Colon Syndrome)'이라는 질병이 된다
4-1. '장내 세균'과 '정신 질환'의 관계도 제기되었다.
반대로 장이 뇌에 미치는 영향도 주목된다. 예컨대 '장내 세균'과 우울증 등의 '정신 질환'과의 관계이다.
- '프랑스 국립 과학 연구원(CNRS: Centre National de la Recherche Scientifique)' 소속 연구팀은 장내 미생물의 변화가 동물의 우울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동물 실험을 통해 파악했다. 장내 미생물의 일부가 쥐의 체내에서 항상성을 유지하는 '엔도칸나비노이드(endocannabinoids)'라는 물질을 분비하여 우울증 예방에 기여한다는 점을 발견한 것이다.
- 아일랜드 '코르크 대학교(UCC: University College Cork)' 연구팀도 장내 미생물이 사람의 스트레스를 조절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 장내 미생물의 활성화는 유해 세균들의 침투를 막고, 스트레스에 저항성을 보였다.
- 이 밖에도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사람에서도 장내 세균의 구성이 달라졌다는 연구 보고가 많이 있다. 장내 세균은 우리 마음에까지 영향을 미치는지도 모른다.
4-2. 우울증 환자는 장내에 '비피두스균'과 '젖산간균'의 수가 적었다.
일본에서는 국립정신·신경 의료연구센터'의 '구메기 히로시' 박사 연구팀이 우울증 환자의 장내 세균을 조사했더니, 건강한 사람에 비해 '비피도박테리움 속(Bifidobacterium 속, 이른바 비피두스균)' 세균과 유산균의 일종인 '락토바실루스 속(Lactobacillus 속, 이른바 젖산간균)'의 세균 수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나라의 연구에서는 우울증과 비슷한 증상이 있는 쥐에게 '비피도박테리움 속(Bifidobacterium 속)'의 세균 '비피도박테리움 롱검(Bifidobacterium longum)'과 '락토바실루스 속(Lactobacillus 속)'의 세균 '락토바실루스 헬베티커스(Lactobacillus Helveticus)'를 먹였더니 우울증 증상이 개선되었다는 보고가 있었다.
일본 연구팀은 우울증 환자 43명과 건강한 사람 57명으로부터 각각의 대변을 채취해 거기에 포함된 세균의 종류와 수를 비교했다. 그 결과, 우울증 환자는 건강한 사람에 비해 '비피두스균'과 '젖산간균'의 수가 줄어 있었다. 또 우울증 환자와 건강한 사람을 구별하는 세균수 '컷오프 값(Cutoff Value)'를 구하고, 그 세균 이하인 사람의 수를 구했다. 그러자 비피두스균이 일정한 수(대변 1g당 109.53개) 이하인 사람의 비율은, 건강한 사람이 23%인 데 비해 우울증 환자는 49%였다. 또 젖산간균이 일정수(대변 1g당 106.49개) 이하인 사람의 비율은, 건강한 사람이 42%인 데 비해 우울증 환자는 63%였다. 두 경우 모두 우울증 환자 쪽이 세균 수가 적은 사람이 많다는 결과가 얻어졌다.
4-3. '장내 세균'과 '정신질환'의 관계는 아직 밝혀지지 않는 점이 많다.
단 '장내 세균'과 '정신질환'의 관계는 아직 밝혀지지 않는 점이 많다. 장내 세균'이 '정신 질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 아니면 '정신 질환'의 영향으로 '장내 세균'의 구성이 바뀌는지는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아 앞으로의 연구가 필요하다. 어쨌든 '뇌', '장', '장내 세균'의 관계는 활발히 연구되고 있으며, 그것들을 통합한 '뇌-장 미생물 상호작용'이라는 말도 등장했다. 또 다른 사람의 장내 세균을 이식하는 '대변 이식'을 통해 정신 질환'을 개선하는 연구도 하고 있다.
5. 대변 이식
지금까지 보았듯이 '상재균', 특히 '장내 세균'은 다양한 질병과 관련이 있다. 그래서 장내 세균의 구성을 바꿔 질병을 치료하거나 질병의 치료 효과를 높이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장내 세균의 구성을 바꾸는 한 가지 방법은 위에서 소개한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와 '프리바이오틱스(Prebiotics)'를 섭취하는 것이다. 그 외에, 보다 직접적으로 장내 세균의 구성을 바꾸는 방법이 있다. 바로 '대변 이식'이다.
'대변 이식'이란 건강한 사람의 대변에서 장내 세균을 추출해, 그것을 환자의 대장에 이식하는 방법이다. 환자는 이식 전에 항균제를 먹어, 미리 대장에 있는 장내 세균을 최대한 줄임으로써, 이식될 장내 세균이 쉽게 정착할 수 있다. 대변 이식 연구는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이식용으로 보존하는 '대변 은행'도 세워지고 있다. 최초의 대변은행은 미국 비영리 연구기관인 '오픈바이옴(Openbiome)'이다. '오픈바이옴'은 대변이식 연구와 함께 시술이 안전하고 광범위하게 시행될 수 있도록 국가가 운영하고 있으며, 건강한 대변 기증자에게는 금전적 혜택도 지불하고 있다. 상재균을 이용한 의료가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5-1. '대변 이식'을 통한 '궤양성 대장염' 치료
'대변 이식'을 통한 치료가 기대되는 질병의 하나가 '궤양성 대장염'이다. '궤양성 대장염(Ulcerative Colitis)'은 대장에 원인을 알 수 없는 염증이 생기는 병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설사와 복통이 주요 증상이다. 2019년 기준 한국의 '궤양성 대장염' 환자는 약 3만 7000명으로 추정된다. 궤양성 대장염'에 대한 '대변 인식' 연구는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일본 준텐도 대학교의 '이시가와' 박사 연구팀은 '궤양성 대장염' 환자를 대상으로 항균제와 대변 이식을 병용하는 치료를 55사례, 항균제만의 치료를 37사례 실시했다. 그러자 치료 후 4주가 지난 시점에서, 대변 이식을 함께 사용한 방법에서는 56.3%에서 치료 유효성이 인정되었다. 반면, 항균제만 사용한 경우에는 48.6%에서 치료의 유효성이 인정되었다. 대변 이식을 함께 사용한 쪽이 치료 효과가 높았음을 알 수 있었다.
5-2. 대변 이식을 통해 '암 면역 요법'의 효과가 나타났다.
대변 이식이 암의 치료 효과를 향상시켰다는 보고도 있다. 2021년 '미국 국립암연구소(NCI: National Cancer Institute)'의 보고에서는 '면역 관문 억제제(Immune Check Points Inhibitor)'라는 암 치료제가 효과를 보이지 않는 사람에게 효과가 있는 사람의 세균을 이식하자, 일부 환자에게서 약의 효과가 나타났다고 한다.
보통 우리 몸의 면역계는 암세포를 없애는 능력이 있다. 그러나 암세포는 면역계의 작용을 '중지(Stop)'시켜 면역기능을 떨어뜨리는 메커니즘을 가지며, 그런 메커니즘이 작용하면 면역 세포의 공격을 피해 증식할 수 있다. '면역 관문 억제제(Immune Check Points Inhibitor)'란 암세포에 의한 작용 중지 상태를 풀어, 기능을 정상으로 돌려주는 물질을 말한다. 장내 세균이 이 메커니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면역 관문 억제제' 중에서도 '항PD-1 항체(Anti-PD-1 antibody)'라는 약의 효과를 높여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대변 이식 치료를 한 경우, '면역 관문 억제제(Immune Check Points Inhibitor)'의 효과가 나타나는 경우가 있따. 이때 장내 세균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세균 자체나 그 세균이 내는 물질에 의해 '항PD-1 항체(Anti-PD-1 antibody)'의 효과가 향상되어 암세포의 브레이크가 불렸다고 추측된다.
6. 장내 세균 구성은 일생을 통해 변한다.
장내 세균의 구성은 일생을 통해 변하는 것으로 보인다. 엄마의 자궁에 있을 때 태아는 무균 상태이다. 그러나 출산과 동시에 주위로부터 장 내부에 많은 세균이 들어간다. 처음에는 산소가 있어도 살 수 있는 '대장균' 등이 장 내부에서 늘어난다. 그러다 산소가 없어지면, 산소가 있으면 발육하지 못하는 '혐기성 세균'인 비피더스균과 웰치균 등이 늘어난다. '혐기성 세균'은 장내 세균의 대다수를 차지하게 된다. 특히 모유에는 비피더스균의 먹이가 되는 올리고당이 풍부하게 들어있기 때문에, 학교에 들어가기 전의 어린이들의 장내 세균은 95% 이상이 비피더스균이다.
'유익균'의 성분인 '리포테이코산(Lipoteichoic Acid)'이나 '펩티도글리칸(Peptidoglycan)'은 소장에 있는 대식 세포 등의 면역 세포의 표면에 붙어 이들의 작용을 활발하게 만드는 작용이 있다. 활성화된 면역 세포는 밖에서 침입하는 병원 세균을 없애거나, 알레르기 반응을 억제하는 다른 면역 세포를 활성화시킴으로써 알레르기를 일어나지 않게 한다. 이처럼 일반적으로 원래 알레르기가 일어나기 일어나기 쉬운 체질이었던 태아는 장내 세포의 정착과 더불어 체질이 변한다. 그리고 마침내 젖을 떼는 시기에 들어가면 '기회 감염균(일반적으로 우리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균을 총칭)'이 가장 다수를 차지하게 된다. 그리고 노년기에 들어가면 '악한 균'의 비율이 '비피더스균'을 넘는 경우도 있다.
7. 장내 세균 구성 검사를 이용한 건강 진단
장내 세균의 구성은 '종(Species)'아나 '민족' 사이에서도 바뀐다. 육식 동물은 초식 동물에 비해 '악한 균'이 많은 경향이 있다. 또 감자나 고구마 등이 주식이고 근육질의 몸을 가진 민족의 장 내부에서는 식이섬유를 분해해 아미노산을 만드는 세균이 발견되었다. 또 개인별로도 장내 세균의 구성에 차이가 있다. 뚱뚱한 사람과 마른 사람에서는 어떤 2종의 장내 세균의 우세 순위가 반대라고 한다. 뚱뚱한 사람에게 많은 장내 세균은 에너지 회수율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또 '암 환자'의 장내 세균과 '건강한 사람'의 장내세균을 비교해 봤더니, 암 환자에게서 악한 균의 수가 더 많았다는 데이터도 발표되었다. 이런 점을 이용해 장래에는 장내 세균의 구성을 검사해, 어떤 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지를 지적하는 방법으로 '예방 의학(Preventive Medicine)'이 가능할 수도 있다.
8. '충수'와 장내 세균'
소장과 대장이 이어지는 부위에 주머니처럼 부풀어있는 대장의 부위를 맹장이라고 하는데, 맹장 아래 끝에 늘어진 가는 기관을 '충수(Vermiform Appendix)'라고 말한다. '충수염'은 충수에 생기는 염증으로, 복부에 격렬한 통증이 일어나는 질병이다. 내버려 두면, 충수가 파열될 위험성도 있어, 주로 충수를 잘라 내는 치료가 이루어진다. 많은 사람들에게는 '맹장염'으로 알려져 있으나 '맹장(Cerum)'에 염증이 있는 병은 따로 존재한다. 따라서 '충수염과 '맹장염'은 다른 것이다.
충수는 대장의 끝인 맹장에서 가늘고 길게 튀어나온 5~10cm 정도 길이의 기관이다. 충수는 관 모양의 구조이며, 내부는 비어있다. 초식 동물에서는 식물의 소화에 필요한 세균을 기르고 있다고 하는데, 사람 등 잡식 동물의 경우에는 아무 기능도 하지 않으며 불필요한 기관이라고 오랫동안 생각되어왔다. 그러나 일본 오사카 대학 대학원 의학계 연구과 '다케다 기요시' 교수 등의 그룹은 충수가 역할을 가진 기관임을 발견했다. 이 오랜 상식을 뒤엎는 발견은 2014년 4월 10일에 Nature Communications의 인터넷판에 발표되었다.
8-1. 충수는 장내 세균의 균형을 조절한다.
'다케다 기요시' 교수팀은 개복해서 충수를 자른 생쥐와, 개복만을 한 생쥐를 비교함으로써, 충수를 자른 것에 의한 영향을 조사했다. 그러자 충수를 자른 생쥐의 대장에서는 몸속에 있는 세균의 생육을 억제하는 lgA라는 항체를 만들어 내는 세포인 'lgA 양성 세포'가 잘 증가하지 않는 사실이 알려졌다. 나아가 '다케다 기요시' 교수팀은 '충수'가 'lgA 양성 세포'를 만들어 내는 기관이며, 여기서 만들어진 'lgA 양성 세포'가 대장이나 소장으로 이동하는 것을 발견했다.
일반적으로 'lgA 양성 세포'에서 만들어지는 'lgA 항체'는 특정한 장내 세균과 결합해 그 생육을 억제함으로써, 장내 세균의 균형을 조절하는 작용을 한다. 실제로 장내의 lgA 양성 세포가 늘어나기 전에 충수를 자른 생쥐의 경우에는 장내 세균의 조성이 충수를 자르지 않은 생쥐와 비교해 크게 바뀌었다. 즉, 충수는 장내 세균의 균형을 조절하는 데 필요한 기관이었던 것이다. 대장과 소장은 장내 세균이 적절한 균형을 이룸으로써 건강한 장의 상태가 유지된다. 그러나 본래 적었을 장내 세균 종이 증가하는 등 장내 세균의 균형이 무너지면 식중독이나 비만, 그리고 장의 염증성 질환을 일으키는 계기가 되는 경우도 있다.
충수의 내부에는 lgA 양성 세포를 만들어 내는 데 필요한 '림프 조직'이라는 영역이 있다. 여기에는 'lgA 양성 세포로 분화하는 세포'나 '장내 세균을 림프 조직 안으로 집어넣는 세포' 등이 존재한다. 충수의 관 안에 있는 장내 세균의 조성은 대장에 있는 것과 매우 비슷하다. 그래서 이 충수 림프 조직에서 장내 세균의 정보를 얻어 주로 대장에서 필요로 하는 lgA 양성 세포를 만드는 것으로 보인다.
8-2. 충수를 잘라냈다면?
그러나 이미 충수염에 걸려 충수를 잘라 냈다면 건강에 큰 영향이 있을까? 지금까지 조사된 바로는 충수를 잘라내도 몸에 영향이 있는지 없는지는 확실히 밝혀지지는 않았다. 충수를 잘랐어도 자르기까지 충수에서 만들어진 lgA 양성 세포가 장내에 존재한다고 생각되므로, 몸에 대한 영향은 크게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