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산업 (Industry)

'자율주행차 산업'의 미래

SURPRISER - Tistory 2022. 6. 24. 03:43

0. 목차

  1. 경제적 측면
  2. 사회적 측면
  3. 문화적 측면
  4. 윤리적 측면
  5. 법률적 측면
  6. 환경적 측면
  7. 특성평가

1. 경제적 측면

 1990년에 개봉한 SF 영화 '토탈리콜(Total Recall)'은 미래 사회에 대한 상상력을 흥미롭게 펼친 명작으로 평가받는다. 영화에는 인공지능 택시 기사가 운전하는 무인택시가 등장하는데, 택시에 '핸들'은 없지만 기어를 닮은 '조종레버'는 남아 있다. 여유롭게 콧노래를 하는 택시 기사도 여전히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등장하게 될 완전 자율주행차에는 이런 장치들이 모두 사라질 것이다. 현재 실증하고 있는 자율주행차 중에는 운전석을 없애고 좌석을 서로 마주 보게 설계한 차들도 있다. 이처럼 앞으로 등장할 레벨 4 이상의 자율주행 차량은 겉모습뿐 아니라 내부 부품, 그리고 콘셉트 자체가 기존 자동차와는 매우 다를 것으로 보인다. 자율주행차를 개발, 생산, 판매하는 산업 또한 큰 변화를 맞을 것이다. 기존 자동차 제조업 가치 사슬 전반에 걸친 전후방 산업에 다양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1-1. 산업구조의 변화

 자동차 산업은 광범위한 전후방 산업을 가진 대표적인 종합산업이다. 지금까지는 '부품 생산', '조립', '완성차 생산'이라는 제조업이 중심이 되어왔지만, 앞으로는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융복합산업, 서비스업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1. 반도체 산업: 소프트웨어가 강조되면서 반도체의 중요성 또한 크게 부각될 것이다. 자율주행 레벨 4 자동차는 차량 내에, 이전보다 훨씬 다양하고 많은 수의 반도체를 필요로 한다. 또한 소프트웨어나 AI를 위한 'SoC(Sytem on chip: 여러 기능을 가진 시스템을 하나의 칩에 구현한 기술집약적 반도체)' 등 고용량 데이터 처리용 고사양 반도체가 필수적이다. 레벨 4 이상 자율주행차 상용화 시대가 되면, 특히 노드 10nm 이하의 고용량 데이터 처리용 초미세 반도체의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이러한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업체의 입지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2. 센서 산업: 자동차 부품 업체들 중 센서업체의 중요도도 높아질 것이다. 자율주행 기술 전문 업체와 카메라, 라이다(LiDAR)'등 자율주행용 센서 업체가 자동차 핵심 부품 업체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라이다'의 산업이 크게 성장할 것이다. '라이다'란 고출력의 '펄스 레이저(Pulse Laser)'를 발사하고 물체에 반사되 어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정보를 획득하는 기술이다. 인근 환경을 3차원 리모델링하여 시각화할 수 있어, 자율주행 기술에 필수 기술로 여겨진다. 기존에는 항공·우주, 대기·지형 분석 등의 한정된 분야에만 사용되었지만, 자율주행 기술이 널리 쓰이면서 시장이 급격하게 확대되고 있다.
  3. 자동차 부품산업: 자동차 부품산업도 크게 변화할 예정이다. 자율 주행 기술이 발달할수록 차량에는 인간 운전자용 부품이나 장치가 줄어들고, 소프트웨어나 AI 구동을 위한 부품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정비 등 기존의 전후방 산업 또한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정비 산업의 경우, '인간 운전자용 조향장치(인간 운전자용 조향장치)'나 '대시보드(계기반 및 관련 부품)' 등 부품의 숫자 자체가 감소하므로, 이에 대한 고장 수리나 정비 수요도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점점 더 많이, 더 다양하게 탑재될 '소프트웨어'나 'AI', 갖가지 센서 관련 정비 수요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러한 변화에 상응하는 정비 능력을 갖추지 못한 정비 업체는 도태될 수 있을 것이다.
  4. 운송산업: 운송 산업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철도나 항공 운송은 먼 거리를 빨리 이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최종 목적지까지 접근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자율주행 택시나 레벨 4 차량의 공유 및 렌탈 사업이 발달하면, 중거리·단거리 수요 중 일부는 자율주행차 수요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5. 관광문화 산업: 운전감 피로감 감소로 인한 관광문화 산업이 더 활성화될 가능성도 있다. 운전에 빼앗기는 시간이 줄어드니 시간 활용 극대화로 생산성도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1-2. 산업 디지털화 대응

 현재 자동차 업계에서 완성차 업체와 자율주행 서비스 사업자간 전략적 제휴, 선제적 투자 등 산업 디지털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 '다임러-벤츠(Dimler-Benz)'는 AI 탑 탑재로 사용자에게 맞추어 개인화되는 'MBUX(Mercedes-Benz User eXperience)' 하이퍼 스크린을 개발했다. '도요타(Toyota)' 또한 AI를 이용한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해 소프트뱅크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모네 테크놀로지(MONET Technologies)'를 설립했으며, 미국의 음향 전문 기업 '하만(Harman)'은 커넥티드 솔루션을 지원하는 플랫폼 '이그나이트(Ignite)'를 개발했다. '이그나이트(Ignite)'는 통합형 클라우드 기반으로 스마트폰 등 다른 디지털 기기들과 연계하여, 탑승자에게 개인 맞춤형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nfortainment)'를 제공한다. 자율주행 레벨 4 상용화 시대에는 이런 상호 협력과 제휴가 더욱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자동차 산업 또한 AI 기반 반도체, 소프트웨어 플랫폼, 데이터 처리 등을 활용해 혁신적인 제품·서비스를 창출할 것이다. 예컨대 'NPU(Neural Processing Unit)'가 탑재된 '온디바이스 AI(On device AI)' 활용 전장품 개발을 들 수 있다. NPU란 인간 두뇌의 신경망을 흉내 내어 효율적으로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술이고, '온디바이스 AI'란 네트워크나 서버를 거치지 않고, 스마트 기기 등에서 자체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처리하는 기술이다. 한마디로 가장 빠르고 발달된 AI 기술을 전장품에 적용하여 자율주행차량의 인지·판단·제어 기능을 고도화하는 것이다.

 아래는 해외 주요 기업의 산업 디지털 전환 동향을 정리한 것이다.

  1. GM: 차량용 디지털 플랫폼 도입(~2023년까지 29개 차종에 OTA·인포테인먼트 지원), 자율주행차 소스코드 공개, '마이크로소프트'와 전략적 파트너십 형성
  2. 폭스바겐(Volkswagen): SW 내재화 추진(~2025년), 스마트팩토리 도입, 커넥티드·자율주행 서비스
  3. 다임러-벤츠(Dimler-Benz): 'MBUX(Mercedes-Benz User Experience)' 하이퍼 스크린을 세계 최초로 공개, 차세대 스마트 모빌리티 사업 개시(핀테크, 자율주행, 차량 공유 등)
  4. 테슬라(Tesla): 축적된 데이터와 독자기술로 Lv 2~3 자율주행 지원, 온라인으로만 차량 판매, 무선 SW 업데이트 지원
  5. 도요타(Toyota): 도요타 빅데이터 센터 오픈, '소프트뱅크'와 차량 공유 서비스 합작사 '모네 테크놀로지(MONET Technology)' 설립
  6. 웨이모(Waymo): 자율주행차 및 택시 서비스 상용화, 자율주행 데이터 오픈
  7. 하만(Haman): 커넥티드카 솔루션 '이그나이트(Ignite)' 발표

1-2-1. 소프트웨어 스택

 자율주행차에 최적화된 '소프트웨어 스택(software stack: 프로그램 제어를 받도록 특별히 마련한 기억 장소)'을 적용하는 업체는 향후 세계 소프트웨어 라이센싱 및 기술을 주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를 통해 차량의 수집 데이터를 활용한 고부가가치 사업 모델을 발굴하고 산업으로 육성할 것이다. 데이터를 활용화여 지능화·자동화된 자율주행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 개발도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한 업종 및 제품 간 협업 및 협력 또한 강화될 것이다.

 'AUTOSAR(AUTOmotive Open System ARchitecture)' 개발은 자율주행 업계의 협력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AUTOSAR는 BMW, 다임러, 보쉬, 콘티넨탈, 폭스바겐 등 주요 자동차 제조자와 개발사에 의해 2003년 가을에 설립된 표준 플랫폼으로, '자동차 전자 제어 장치(ECU)', '자동차의 엔진', '자동변속기', 'ABS 따위의 상태를 컴퓨터로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갈수록 숫자가 늘고 복잡해지는 차량 전장부품용 소프트웨어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9개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회사와 40개 우선 회원사가 협력하고 있다.

 한편, '자율주행차량과 주변 도로 교통과의 네트워킹(V2X)', 음악 스트리밍이나 온라인 내비게이션 등의 멀티미디어 어플리케이션, 무선 업데이트 지원 기능 등 차세대 서비스에 대응하기 위한 플랫폼인 'AUTOSAR Adaptive'도 별도로 개발되고 있다.

1-2-2. 전기 전자 아키텍처

 산업의 디지털화 대응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분야는 '전기 전자 아키텍처(Electric and Electronic Architecture)'의 변화다. '차량용 전기전자 아키텍처'란 자동차에서 요구되는 기능과, 이 기능을 제공하는 부품 간의 관계를 명시하고, '자동차 전자 제어 장치(ECU: Electronic Control Unit)'에 따라 기능을 분배하며, 전원 및 통신용 선이 어떻게 연결될지를 설계하는 것이다. '자동차 전자 제어 장치(ECU)'는 '자동차의 엔진', '자동변속기', 'abs' 따위의 상태를 컴퓨터로 제어하는 전자제어 장치이다.

 최근 자동차는 기능이 증가하면서 점점 더 많은 제어기가 사용되고 있고, '차량용 전기 전자 아키텍처'도 크게 복잡해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ECU 간에 중복된 기능이 들어가거나 불필요한 기능이 남아 있는 경우도 생긴다. 자율주행 기술 실현을 위해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고 전기 전자 시스템을 최적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발달된 디지털 기술을 한정된 공간에 적용하는 자동차의 특성상 ECU 사용이 급속히 증대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부품 업체들은 ECU 개수를 줄이고, 통신회로나 전원회로를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여 더욱 효율적인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그 노력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1-2-3. '자율주행 기술 관련 플랫폼과 솔루션' 종속 우려

 이미 2000년대부터 'ECU(자동차 전자 제어 장치)'에 사용되는 'MCU'는 국산 제품이 거의 쓰이지 않고 있다. 이제 자율주행 시대가 오면서 안전에 대한 요구는 더욱 커지고, 복잡도도 증가해서 그런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자율주행차 반도체를 국산화한다고 하지만, 자율주행 제어의 핵심 반도체를 만드는 기술은 해외와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미래차 사업을 주력으로 추진하는 국내 대기업조차도 고성능 'MCU', 전력 반도체, 센서 핵심소자, 플랫폼 소프트웨어 등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MCU(Micro Controller Unit)'는 마이크로프로세서와 입출력 모듈을 하나의 칩으로 만들어 정해진 기능을 수행하게 만든 컴퓨터이다. MCU는 대부분 '엔엑스피(NXP)', '인피니언(Infineon), '르네사스(Renesas)', '에스티 마이크로 일렉트로닉스(ST micro electronics)' 등 외국계 대형 반도체사의 제품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자율주행을 구동하기 위한 딥러닝용 반도체도 '엔비디아(Nvidia)', '퀄컴(Qualcomm)'과 같은 외국계 기업이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특정 기업에 대한 기술적·산업적 종속은 위기 시 크나큰 타격으로 돌아올 수 있다. 실제로 2020년 말부터 발생한 글로벌 반도체 수급난으로 국내 업체를 비롯한 많은 완성차 업체가 차질을 빚은 적이 있다. 앞으로 본격적인 자율주행차 시대가 오면, 반도체 수급의 중요성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들이 레벨 4 이상 '자율주행 기술 관련 해외 플랫폼과 솔루션(SoC, 운영체제, 시스템 소프트웨어 등)'기업에 기술적으로나 산업적으로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1-3. 자동차 산업구조의 변화

 자율주행차 시대에는 기존 부품 계열화 기반 공급 방식보다는 유연성과 빠른 대응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부품 조달 공정이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정 완성차 업체 위주 공급에서 벗어나, '다수 완성차 업체-소수 대형 1차 부품 업체-다수 2차 부품 업체'의 거래관계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자율주행차 산업 가치사슬은 소프트웨어, 콘텐츠, 플랫폼, 부품 등을 서로 공유하는 구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1-4. 신산업 육성

 본격적인 자율주행 시대가 오면, 도시의 전반적인 모습에도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자율주행차를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와 비즈니스 모델이 발굴되어, 다양한 목적의 관련 산업이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심에서 자율주행차가 운행되기 위해서는 V2X, 감지센서, 정류장, 주차장, 전용도로 등의 인프라가 자율주행 상황을 고려해 설계되고 마련되어야 한다. 도시개발을 할 때도 처음 계획 단계부터 자율주행을 위한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점은 건설 및 도시개발 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trategy Analytics)'는 자율주행이 창출하는 새로운 경제를 '패신저 이코노미(Passenger economy)'로 정의하고 2050년에 그 규모가 7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였다. 레벨 4 이상의 자율주행 시대에 인간은 더 이상 운전에 시간을 쓰고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도 된다. 운전자에서 탑승자에서 지위가 바뀐 인간은 새로이 얻은 시간을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할 것이다. 이로 인해 글로벌 산업과 경제에는 기존에 없었던 산업 분야가 새로 등장하는 등 새로운 기회화 성장 가능성이 부여될 것으로 기대된다.

1-4-1. 보험과 정비 산업

 보험이나 정비 등 기존에는 주요 수요층이 개인이었던 산업의 수요층이 기업으로 확장되는 변화도 예상된다. 기존 자동차 사고의 책임 주체는 주로 자동차 제조업체와 운전자에 한정되었다. 하지만 레벨 4 이상 자율주행 기술이 상용화되면 '자동차 보유자', '자율주행 기술 개발업체', '모빌리티 서비스 사업자', '관제 시스템 운영자', '유지 보수업체', '통신 네트워크 사업자' 등으로 영역이 확장될 수 있다. 따라서 자동차 보험 가입자가 늘어나고, 책임 주체나 보험금 산정 방식 등에 따라, 보험 상품 포트폴리오가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자율주행 시스템이 AI의 일종이라고 보는 견해의 따라, 자율주행차 사고의 책임과 보상 문제 해결의 관점을 기존 자동차 중심의 관점에서 AI의 관점으로 전환할 필요성에 대해서도 검토되고 있다.

1-4-2. 데이터 비즈니스 및 소프트웨어 산업

 자율주행 데이터를 분석·가공하는 '데이터 비즈니스(Data bussiness)' 및 '소프트웨어 산업' 또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레벨 4 이상 자율주행 기술의 상용화는 주행 환경은 물론 차량 자체의 주행 관련 데이터의 수집·저장·처리를 담당하는 데이터와 소프트웨어의 발전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체 교통 흐름을 통제하는 관제 관련 데이터 및 소프트웨어의 발전도 함께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자율주행 기술의 상용화는 '마스(Maas: Mobility as a service)' 시대를 활짝 열 것이다. '마스(Mass)'는 '서비스로서의 이동 수단'을 뜻하는 단어로, 버스, 택시, 철도, 공유 자동차 등 이동 수단에 대한 정보를 통합하여, 사용자에게 최적의 루트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뜻한다. 이러한 모빌리티 혁명은 오랫동안 유지되어 온 자동차의 소유, 유지 보수, 운영 및 사용 패턴을 변화시킬 것이다.

마스(Maas: Mobility as a service)

1-5. 고용 형태의 전환

 자율주행 기술의 상용화는 '자동차 산업'은 물론 자동차를 주요 생산 수단으로 활용하는 물류, 유통, 여객 운송 등 각종 서비스 산업이 속한 가치사슬 내에서, 산업 간 역학 관계와 기업 간 경쟁 구도 등의 변화를 수반할 것이다. 이에 따라 각 산업에 속한 일자리 수와 소득에도 큰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측된다.

1-5-1. 고용이 줄어드는 분야

 기존의 모빌리티 서비스는 택시, 버스 등 상용 자동차 운전자에 의존한 '노동집약형 서비스'였다. 그러나 자율주행차 기반의 서비스는 수요에 따라 제공되는 '기술집약형 서비스'이다. 구글의 '웨이모(Waymo)', '바이두(Baidu)' 등을 필두로 자율주행 기술 기업들이 앞다투어 진출하고 있는 분야가 '로보택시'다. 유럽에서는 '나비야(Navya)' 등 기업이 만든 자율주행 셔틀이 차근차근 운행 도시를 늘려가고 있고 'UPS'나 '페덱스' 등 글로벌 운송 업체는 여러 기술기업 및 완성체 업체와 협력하여 '자율주행 트럭(로보트럭)'을 개발 중이다. 이들 자율주행차량은 각각 택시 운전기사, 버스 운전기사, 트럭 운전기사의 역할을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물류 운송의 경우, 최종 지점까지의 배달이나 상하차 업무는 자율주행 기술로 완전히 대체되지 않을 수도 있으나, '운전 업무 감소'에 따른 '업무 강도 하락'은 '소득의 감소'로 이어질 전망이다.

1-5-2. 고용이 늘어나는 분야

 한편 고용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도 있다. 자율주행기술이 가장 앞서 있는 미국의 경우, 자율주행차 시범 서비스 및 과련 모빌리티 서비스의 활성화 관련 인력 수요가 이미 늘어나고 있다. '구글(Google)', '테슬라(Tesla)', '애플(Apple)', '아마존(Amazon)' 등 IT 대기업들이 여객운송, 트럭 군집 주행, 자율 물류배송 등 서비스 상용화를 위한 테스트 인력 수급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앞으로 자율 주행차량을 활용한 비즈니스와 서비스가 새롭게 등장하고 발달함에 따라, 그와 관련된 일자리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자율주행차량의 제조 및 차량의 운행을 위한 서비스 분야의 일자리 증가가 예상된다. '능동형 컴퓨팅' 등의 AI 개발, 센서 제조, 자율운행차량의 인지·분석·제어 기술과 관련된 부품 제조, 소프트웨어 개발 등의 인력 수요 또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정보통신 기반 스마트카나 '차량의 충전' 및 '자율 주차 인프라 서비스', '교통 체계 첨단화 기술'처럼 자율주행차량의 운행과 서비스와 관련된 일자리도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 '패신저 이코노미(Passenger economy)'에 따른 '차량 공유 서비스'와 '인포테인먼트 산업'도 크게 발전할 것이며, 그에 따른 인력 수요도 증가할 전망이다. '공유 차량의 결제' 및 '보안 업무' 관련 직종도 다수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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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사회적 측면

 레벨 4 이상 자율주행 기술은 사회에 미치는 영향도 매우 클 것으로 생각된다. 먼저 인간의 실수로 일어났던 수많은 교통사고 건수가 크게 줄 수 있을 것이다. 소방차, 구급차, 청소차 등의 특수 목적차량에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다면, 운전은 자율주행차에 맡기고 인간은 소방이나 구조 등의 핵심적인 활동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교통 시설이 도시 공간의 약 40%를 차지하고, 자동차는 약 95%의 시간을 주차된 상태에 있다고 한다. 그런데 자율주행차 상용화로 차량 공유가 활발해지면, 도로 위 차량의 숫자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차량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어 교통시설과 주차공간이었던 공간을 다른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자율주행차는 가장 효율적인 경로로 운행할 것이므로, 교통 체증 역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2-1. 교통 이용 환경 개선

 국내 교통사고 발생률 및 사망률은 OECD 국가 중 최상위권이다. 2019년 한 해만 해도 교통사고로 3349명이 숨지고 205만 3971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로 인한 손실액만 약 43조 3445억 원에 달한다. 한국도로공사의 자료에 따르면, 고속도로에서 2017년~2019년의 5년간 사망자를 낸 교통사고 원인의 67.6%가 운전자의 졸음운전과 전방 주시 태만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자율주행차를 운전하는 AI는 졸지도, 한 눈 팔지도 않는다. 다양한 센서로 폭넓게 정보를 수집하고, 교통정보를 파악해 법규를 준수한다. 따라서 레벨 4 이상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된 도로에서는 교통사고가 훨씬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차량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한다면, 인간 시각의 사각지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차량 간 접촉사고도 감소할 것이다.

 레벨 4 이상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은 시민들에게도 다양한 편익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자율주행 버스, 자율주행 택시 등 비대면 대중교통 활용이 활발해지고, '라스트 마일 셔틀 서비스'도 활발히 운영될 것이다. '라스트 마일 셔틀(Last Mile Shuttle)'이란 다른 교통망과 연계하여 목적지 바로 앞까지 데려다주는 대중교통 서비스로, 현재 국내에서는 세종정부청사에서 실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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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공공서비스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 공공 서비스 차량들이 개발된다면, 시민들의 생활이 더욱 편리하고 안전해질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경찰차, 구급차, 소방차 등의 '긴급 서비스'와 '청소', '쓰레기 수거', '도로 정비'등의 공공서비스에 자율주행 기술이 접목되어, '시민 체감 안전도 향상' 및 '도심 환경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2-2-1. 청소, 폐기물 수거

 자율주행 기술을 이용하면 지속적인 '도심 환경 관리차량'를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광주광역시는 2019년 12월 공공 '무인 저속 특장차'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되어, 공공서비스 목적의 자율주행차량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2022년부터 평동산단, 하남·진국산단, 수완구, 우치공원, 빛그린산단, 송정공원 등 7개 규제자유특구에서는 운전 통행량이 적은 시간에 무인으로 운행되는 저속특장차들이 '도로 노면 청소', '산업단지용 폐기물 수거'를 하고 있다. 시속 5~7km의 느린 속도로 운행되는 '무인 저속 특장차'는 관제 센터를 통해 주행 상황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되고, 이상 상황 발생 시 원격제어가 가능하다. 광주시는 자율주행 청소차량 운행으로, 새벽 교통사고 등 환경미화원의 근로환경을 개선하고 단순 반복 업무를 줄여 작업의 능률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웨덴에서는 2017년에부터 '생활폐기물 수거차량'에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하여 실증하고 있으며, 싱가포르와 상하이에서도 도시 노면 청소 차량에 자율주행 시스템을 접목하여 서비스 실증을 추진하고 있다.

2-2-2. 우편배달 서비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우정사업본부'는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에서 '우정사업 자율주행 시범운영'을 진행 중이다. '우정사업 자율주행 시범 운영'에는 자율주행차량이 우편물을 접수하고 운반까지 해 주는 '자율주행 무인 우체국'이 포함되어 있다. 일본의 회사 '야마토(Yamato)'에서는는 자율주행 소포 배달 차량인 '로보네코 야마토(Roboneko Yamato)'의 개발을 추진 중이다.

2-2-3. 공공정보 수집

 광범위한 도로의 유지 보수를 위한 탐색에도 자율주행차량은 유용할 것이다. 운전자 없이 스스로 운행하는 동안 다양한 센서 데이터를 수집하여 도로 및 대기 환경에 대한 공공정보를 제공하는 무인 공공정보 수집차 또한 등장할 수 있다. 예컨대 '교통 특성', '포트홀(아스팔트 포장의 공용시에 포장 표면에 생기는 국부적인 작은 구멍)', '미세먼지' 등의 공공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한 365일 24시간 '순찰이 가능한 무인경비'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2-2-4. 방역과 보건 서비스

 자율주행 기술이 경찰차, 구급차, 소방차 등 긴급차량에 적용된다면, 극한의 환경이나 재난상황 속에서도 임무를 완수하는 든든한 공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들 차량은 긴급출동 시 프로그램화된 회피 주행으로, 신속하게 출동 경로를 확보하여 골든타임을 보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급차의 경우, 구급 대원이 주행 중에도 운전 대신 구호 활동에 집중할 수 있어 더욱 효율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코로나 19 상황에서 자율주행차가 의료 보건과 관련되어 운행된 실증 사례도 있다. 중국의 자율주행 기업 '네오릭스(Neolix)'는 자율주행차로 '지역 방역 활동'과 '의료' 및 '구호 물품을 배송'하였다. 미국에서는 '뉴로(Nuro)'사가 개발한 자율주행차 R2를 캘리포니아 지역에 의료 및 구호 물품을 제공하는 데 투입하였다. 이들 사례는 자율주행차량이 '방역과 보건 서비스'를 목적으로 반복적인 작업이 필요하거나 위험한 구간에서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레벨 4 이상의 자율주행 기술이 다양한 '특수 목적차량'에 적극 활용되면, 공공 서비스가 고도화되어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안전도 및 만족도가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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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도시 공간 변화

2-3-1. 개인의 자동차 소유가 위축될 것이다.

 미국의 신기술 부문 연구소 '리씽크엑스(ReThinkX)'는 보고서를 통해 2021년에 완전 자율주행차가 사용화된다면, 관련 산업과 사회에 어떠한 영향이 있을지 분석한 바 있다. '리씽크엑스'는 이 보고서에서 완전 자율주행차 상용화는 'Maas(서비스로서의 이동 수단을 뜻하는 단어로, 버스, 택시, 철도, 공유 자동차 등 이동 수단에 대한 정보를 통합하여, 사용자에게 최적의 루트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촉발하여 개인의 자동차 소유를 위축시킬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그 결과, 완전 자율주행 상용화 10년 이내인 2030년에는 미국 시민들의 교통수단을 이용한 이동거리의 95%가 호출되는 자율주행 전기차를 이용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자율주행차 보급으로 공유 서비스 및 호출형 서비스가 활성화되고, 개인 소유 자동차의 숫자가 줄어든다면, 공유 도시 공간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곳으로 보인다.

2-3-2. 도시 공간의 효율적 이용

 2019년 '미국 교통관리 협회(NACTO: National Association of City Transpartation Officials)'는 자율주행차량이 도입되면 '차두간격(차의 맨 앞부분부터 뒷차 맨 앞까지의 거리)'가 줄어들면서 도로 용량이 증가하고 보행자들이 더 많은 공간을 쓸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또한 주행 차로의 폭이 좁아지고 'TOD(Time of Day)'가 가능해질 것으로 예측하였다. 'TOD'란 시간별로 계획을 짜는 것으로, 교통 신호가 고정 신호인 경우 시간대별로 프로그램이 달라지는 것을 말한다. 한마디로 현재의 차량 위주 도시공간을 재배치하여 더욱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자율주행차 사용화 시대에는 주차장의 수요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집, 직장, 기타 장소 등 차량 한대 당 약 300%의 주차 공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자율주행 기술로 차량 공유가 활발해지면, 도심 주행 차량이 줄어 주차난이 대부분 해소될 것이다. 또한 끊임없이 호출되어 운행하는 공유 차량은 주차장 이용 시간이 줄어들 곳이고, 주차장이 도심에서 떨어진 곳에 마련되어 있어도 문제없을 것이다.

 LH 토지주택연구원은 2021년 3월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완전 자율주행 시대가 오면 주차장 수요가 최소 10%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았다. 또 자율주행 기술이 차량 공유나 합승 서비스 등과 결합되면 최대 66~93%까지 수요가 감소할 수도 있다고도 내다보았다. 이에 따라 건물 전체 면적의 16~23%를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였다. 또한 주차장 대신 녹지 면적을 넓혀 친환경 도시를 만들 수 있고, 주차장을 없앤 대신 더 넓은 토지를 확보해 저층 주거 환경을 만들 수도 있다고 보았다. 한편, 자율주행차가 사용화되면 불법주차가 사라져 더욱 쾌적한 가로 환경이 만들어질 것으로도 보았다. 주거지역 내 주차 공간이 공원으로 조성되거나 아파트나 빌딩의 지하주차장에 '스마트팜(Smart farm)'이 들어서는 등 생활 및 작업 공간이 형성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2-3-3. 자율주행차를 위한 다양한 인프라가 설치된다.

 한편, 도시공간은 자율주행차를 위한 다양한 인프라가 설치되면서 크게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자율주행 시대의 도로 인프라는 '승하차 도로(Access Lanes)', '중앙 교통로(Center Transit way)', '환승 허브(Mobility Hubs)'의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승하차 도로'는 운전자나 시민들이 자율주행 자동차에 탑승하기 위해 마련된 공간이다. 그리고 '중앙 교통로'는 자율주행차나 버스, 트럭 등의 효율적인 운행을 위해 만든 저용 도로이다. '환승 허브'는 일반 도로 간, 자율주행 도로 간, 일반 도로와 자율주행 도로 간의 운전자와 탑승자의 이동을 가능하도록 하는 통행시설이다. 자율주행 기술이 상용화되면, 각 인프라의 역할이 확대되면서 교통 운영 및 공간 효율성이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새롭게 도입되는 도로 인프라는 개별 차량을 넘어서, 도시 관점에서 교통흐름을 최적화하여 제어하기 때문에 그 파급력이 매우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자율주행차량의 더욱 안전한 운행을 위해서 센서, 통신, 디지털 정보 송수신 기능이 갖춰진 미래 도로망이 건설될 것이다. 자율주행 전용도로는 물론 일반차로, 주차시설, 교차로, 정차 및 환승시설, 'Pick-up & Drop Zone(자율주행차 승객들이 타고 내릴 수 있는 곳)', 'Flex Zone'도 설치될 것이다. 'Flex Zone'이란 자율주행차 이용승객의 Pick-up & Drop, 무인 택시 대기 전용 공간, 자율주행 택배차량의 작업 공간, 자율주행 전기차 충전 공간, 긴급상황 시 정차 공간 등 다목적으로 활용되는 도로상의 공간을 말한다. 결국, 도시의 전반적인 도로 시스템이 완전히 새롭게 재편될 전망이다.

2-3-4. 교통 신호등은 사라진다.

 한편, 미래의 '인터섹션(Intersection)'은 '센서(Sensor)', '카메라(Camera)', '레이더(Radar)' 등을 통해 교통량이나 차량 사고, 교통 흐름을 통제하기 때문에 '교통 신호등' 등은 사라질 것이다. 신호등도 파편화된 인간의 산물이다. 인공지능이 운전을 하고, 차량 간 정보를 교환하게 되면 신호등 없이도 차량들이 복잡한 교차로를 바람처럼 자유롭게 비켜 지나갈 수 있게 된다.

2-3-5. 도심 집중 현상이 해소된다.

 자율주행차량은 부동산 시세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경우, 부동산 시세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수도권·서울·강남으로의 접근성이다.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면 수도권·서울·강남으로의 접근성에 대한 장벽을 최소화시켜 부동산 가격을 안정화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외곽 지역이라도 자율주행차량으로 인하여 도심으로의 접근성이 용이해지고, 또한 차량 내부에서 수면을 취한다거나 업무를 보는 등 다양한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자율주행차의 상용화는 외곽 지역이나 대중교통이 부족한 지역의 가치를 높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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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모빌리티 네트워크

 자율주행차는 앞으로 구축될 '모빌리티 네트워크'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모빌리티 네트워크(Mobility Network)'란 대중교통은 물론, 승용차, 자전거, 공유 자동차, 전동 킥보드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이동 수단이나 모빌리티 서비스를 하나로 연결하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어플리케이션 등을 이용해 이동 수요와 공급을 매칭하는 MaaS가 가능해진다.

2-5-1. 모빌리티 네트워크 플랫폼

 '모빌리티 네트워크 플랫폼'은 수요자 관점에서 분산되어 있는 다양한 교통 서비스를 일원화하고 연계하여 제공할 수 있도록 진화하는 중이다. 각각의 교통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향상시켜 참여자 수를 증가시키고 연결 비용을 줄이면서 가치가 올라가는 구조다. 자율주행 기술이 발전하면 이용자는 차량을 소유하는 것보다 '모빌리티 네트워크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이 더 편리하다고 느끼게 될 것이다. 그리고 플랫폼 업체는 이동과 관련된 데이터를 수집하고 관리하여, 연결 비용을 절약함으로써 더욱 발전할 것이다. 이에 따라 '모빌리티 네트워크 플랫폼'에서 차율 주행 기술의 중요도는 앞으로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 예로, '우버(Uber)'는 2019년부터 '우버 트랜짓(Transit)'을 출시하여 대중교통뿐만 아니라 자전거, 스쿠터 등 기타 교통 서비스 제공자와 연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모빌리티 서비스에 자율주행 기술을 도입하여 '비용 절감'을 추구하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시장에서는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가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고, 이들 중 일부는 시가 총액이 기존 대기업들의 몇 배에 이를 정도로 급속한 성장을 이루어내고 있다.

우버(Uber)

2-5-2. 초연결성을 실현해 주는 서비스

 '모빌리티 네트워크'를 통한 상호 협업의 성공모델은 지금까지 단일 객체 중심의 지능화, 자율화와는 다르다. 사회·산업·기업·사람간의 초연결성을 실현해 주는 모델이기 때문이다. 초연결성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모든 기기정보를 네트워크를 통해 자유롭게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하고, 모여진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데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기계가 스스로 학습하고 인간을 넘어서는 고도한 판단이 가능해야하고, 다양하고 복잡한 작업에 대해서도 지능화가 가능해야 한다. 초연결성을 바탕으로 제공될 수 있는 대표적인 서비스가 '카 헤일링'이다. '카 헤일링(Car hailing)'이란 공유 자동차를 원하는 위치로 부르는 '호출형 차량 공유 서비스'를 말한다.

2-5-3. 우려되는 점

 다만 '모빌리티 네트워크'는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동시에, 기존 영역에 머무르며 변화하지 않는 플레이어들에게 생존과 직결된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 대표적으로는 기존의 버스나 택시 등을 운행하는 '운수업체'에 미치는 영향을 들 수 있다.

 또한 인프라 규격의 표준화나 관리주체가 정비되지 않으면, 모빌리티 네트워크 구축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모빌리티 네트워크 안에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게 하는 규제 환경 및 제도 개선과 사회적 합의 측면에서는 진전이 매우 더디기 때문에, 자칫하면 이해당사자들의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

 또 한 가지 우려되는 점은 모빌리티 네트워크가 사업성을 위주로 이용자가 많은 도심지 위주로 구축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자율주행차 이용 기회는 지역에 따라 양극화될 가능성이 있다. 기존에도 이동이 편리했던 도시가 자율주행 기술의 혜택을 독점하고, 인구가 적은 지방은 소외된다면 기술의 사회적 수용성 면에서도 좋지 않은 영향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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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사회적 평등

 한국 정부는 2005년에 '교통약자 이동 편의 증진법'을 제정하고, 2006년부터 시행함으로써 교통약자들의 이동권을 법으로 보장하고 있다. 이에 기반하여 각 자치단체에서는 장애인이나 고령자의 이동을 돕기 위한 '장애인 콜택시', '공공형 택시사업', '수요응답형 교통서비스(DRT: Demand Responsive Transport)' 등을 속속 도입하고 있으며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전북의 '콜버스', 세종, 파주 등에서 운행하는 '셔클(Shucle)', 인천의 'I-MOD', 시흥의 '마중' 등이 대표적인 서비스다. 여기에 자율주행 기술이 접목되면 더 큰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향후 레벨 4 이상 완전 자율주행은 장애인 특별교통수단, 고령자 이동지원 자율주행 서비스, '교통 소외지역의 이동권 격차 및 사각지대 해소 서비스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추가 예산 배정이 필요할 수 있다. 이는 사회적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고, 기존에 교통약자 관련 서비스를 제공해온 운수업계와도 갈등을 빚을 수 있다.

2-6-1. 교통약자의 이동권이 강화된다.

 인간의 운전이 필요 없는 자율주행차는 교통수단을 이용하기 어려운 '교통약자(장애인, 고령자, 임산부, 어린이, 영유아를 동반한 사람 등 일상생활에서 이동에 불편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이동의 자유를 향상시켜줄 것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0년 말 우리나라의 교통약자는 전체 인구의 약 29.7%인 1540만 명으로 조사되었다. 교통약자 유형별로는 '고령자(65세 이상)'가 약 '850만 명(55.16%)'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어린이(21.03%)', '장애인(17.09%)', 영유아 동반자(13.77%)', '임산부(1.76%)' 순으로 높았다. 레벨 4 이상의 자율주행차량을 이용한 맞춤형 이동 서비스 지원이 가능해진다면, 교통 약자를 위한 이동 수단의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한국교통연구원 등과 '자율주행 기술 개발 혁신사업 교통약자 이동지원 모빌리티 서비스 개발 과제' 공동연구를 2026년까지 진행하고 있다.

 아래의 표는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실시한 2020년 교통약자 이동 편의 실태조사 결과이다.

구분 2020년(명)
전체 인구 51,829,023
교통약자 합계(A) 16,763,039
장애인 2,633,026
고령자 8,496,077
임산부 272,410
어린이 3,240,136
영유아동반자 2,121,390
중복인구(B) 1,362,123
교통약자 인구 (A)-(B) 15,400,916

2-6-2. '특별교통수단'은 법정대수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장애인의 이동을 돕는 특별교통수단은 법정대수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2019년 장애인 인구 당 특별교통수단의 법정대수가 200명 당 1대에서 150명 당 1대로 높아졌지만, 2020년 기준 전국의 장애인 특별 교통수단 보급률은 전국 73.6%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저 지자체별로 매우 차이가 나고, 대기 시간도 길어 장애인들이 상당한 불편을 겪고 있다. 이동에 불편을 겪는 장애인들이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한 수요응답형 교통 서비스로 언제 어디든 쉽게 이동할 수 있다면, 이러한 불편이 크게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6-3.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문제'도 해결된다.

 자율주행 기술은 '고령자의 이동 편리성'을 높일 뿐 아니라, 증가하는 고령 운동자 교통사고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도로교통공단 통계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운전자는 2016년 249만 2776명에서 2020년 386만 2632명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도 2만 4429건에서 3만 1072건으로 27% 증가했다.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가 논란이 되자, 정부는 2019년부터 65살 이상 고령자에게는 4년마다 적성검사를, 75세 이상인 경우에는 3년마다 적성검사와 함께 교통안전교육을 받도록 하고 있다. 고령자 운전면허증 자진반납제도도 운용하고 있지만, 2020년 참여율은 2%에 불과했다. 많은 고령자들이 면서증 반납으로 이동이 제한될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전을 하지 않아도 언제 어디든 마음껏 이동할 수 있는 시대가 오면, 이러한 불편과 문제점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레벨 4 이상의 자율주행 기술로 고령자 및 장애인이 보호자 없이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되면, 이들은 더욱 능동적으로 활동하며 사회적·경제적 활동 범위를 넓힐 수 있을 것이다.

2-7-4. '교통 소외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

 레벨 4 이상의 자율주행 기술은 교통 소외지역에 거주하는 이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방 도시의 인구 소멸 및 교통서비스 공급 악화로 지역별 이동권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전국 228개 시군구 중 소멸 위험지역은 39%로, 지방 도시뿐만 아니라 도시지역 내 소멸 위험 지역도 나타나고 있다. 지방 도시의 일자리 감소, 청장년 인구 유출, 저출산, 고령화 심화 현상으로 교통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채산성이 악화되어, 지역 공공교통 서비스 공급 또한 어려워지고 있다. 교통 소외지역의 대중교통 운행횟수 감소는 운영원가에 인건비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들로 인해, 지역별 이동권 격차는 더욱 심화되고 있는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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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문화적 측면

3-1. 자율주행차는 자동차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어 놓는다.

 자동차가 발명된 이래 완성차 업체들은 끊임없는 혁신으로 자동차를 업그레이드해 왔다. 하지만 자율주행 기술은 자동차를 한 단계 올려놓는 수준이 아니라, 자동차의 '패러다임(paradigm)' 자체를 바꾸어놓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구축될 '서비스로서의 모빌리티(Maas)'의 한 축으로서 '탈 것'이 아닌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Maas'는 택시,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과, 차량 대여 및 공유, 자전거 혹은 전동스쿠터 같은 개인 이동수단 대여, 주차시설 활용, 숙박을 아우르는 '통합 서비스'이다. 이미 프랑스의 파리를 비롯해 독일의 하보너나 구텐베르크,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핀란드의 헬싱키, 미국의 라스베이거스와 로스앤젤레스 등 많은 도시에서 실험되고 있다. 이 중 핀란드의 헬싱키는 국가 차원에서 직접 MaaS를 구축하고, 2017년 중반부터 'Whim'이라는 Maas 어플을 통해 상용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카카오 모빌리티(Kakao Mobility)', '티맵 모빌리티(Tmap Mobility), '쏘카(Socar)' 등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공유형 주행 차량은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제공되는 MaaS의 일환으로서 개인의 이동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우선 레벨 4 이상 자율주행 자동차는 운전자의 손을 자유롭게 할 것이다. 운전자는 탑승자 또는 이용자로 역할이 바뀔 것이다. 이는 자율주행차가 기존의 '탈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넘어 이용자들에게 시간과 행동의 자유를 제공하는 '공간(Space)'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MaaS가 활성화되면, 사람들은 자동차를 소유하는 것보다 이용하는 데 더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다. 소유가 일반적일 때의 자동차는 이동 수단으로서의 성능, 크기, 가격, 디자인, 브랜드 등이 중요했다. 또 자동차를 소유함으로써 부나 지위를 과시하고, 개성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나 MaaS의 일환으로 공유 자율주행차가 널리 쓰인다면, MasS를 제공하는 '플랫폼 회사의 서비스 품질'과 '안정성', '신뢰도'가 경쟁 요인이 될 것이다.

3-2. 문화·여가를 목적으로 차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할 것이다.

 20세기 이후 자동차는 이동 수단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적 경험의 매개물 역할을 했다. 카스테레오와 라디오 기술의 발전은 운전 경험을 이동하기 위한 '기능적 행위'에서 '일종의 여흥'으로 바꾸어놓았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초고속 인터넷 연결을 통해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이 알려주는 대로 운전하면서 스트리밍으로 원하는 음악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자동차는 인간의 적극적인 운전 참여와 주의 집중을 요구하기 때문에 자동차 실내공간에서 누릴 수 있는 문화적 경험은 매우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레벨 4 이상의 자율주행차 이용이 보편화되면, 자동차 실내에서 경험할 수 있는 활동이 무궁무진하게 확장될 수 있을 것이다. 음악을 듣거나, 게임을 하거나, 영화를 보는 것과 같이 오락 또는 문화적인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업무나 사교 공간으로서도 활용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자율주행 기술로 인해 새롭게 주어진 공간과 시간, 이동의 자유는 과거에 없던 문화와 여가 활동으로 이어질 것이다. 차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만족스럽다면, 이용자들은 언제가 이동이 필요하지 않은 시간에도 자동차라는 공간을 활용하기 위해 차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날 것이다.

3-3. 자율 주행차용 문화 콘텐츠

 교통안전공단의 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자동차의 1일 평균 주행거리는 37.9km이고, 승용차 운전자들은 하루 평균 40분 정도 운전대를 잡는다고 한다. 레벨 4 이상의 자율주행차가 사용화되면 40분 주행 시간 동안 운전대를 잡고 전방을 주시할 필요가 없어진다. 그 경우, 운전자에서 승객의 지위로 변한 사용자는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무료함을 달래줄 무언가를 찾게 될 가능성이 크다. 자율주행 차량용 영화나 드라마 등 새로운 문화콘텐츠가 등장할 것이라 예측되는 이유다. 차량 안에서 음악이나 게임, AR이나 VR을 이용한 여행 콘텐츠의 소비도 일어날 수 있다. 또 콘텐츠 소비가 확대되면서 이를 바탕으로 한 개인 맞춤형 광고시장이 확대될 수 있다. 차량 소유자의 특징과 소비하는 콘텐츠의 특성에 맞추어 정확히 타겟팅 된 광고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레벨 4 이상의 자율주행 기술이 완전히 완성되기 전부터 이러한 콘텐츠 소비와 광고 송출이 늘어난다면, 운전자들의 안전을 위협할 수도 있다. 기술을 맹신한 운전자가 콘텐츠 소비와 광고 시청을 하느라 주의 집중을 하지 않는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레벨 4 이상 자율주행 기술이 완전히 완성되기 전까지는 콘텐츠나 광고를 제한하는 규제가 필요하다.

3-4. 생활공간의 확장

 자율주행차에서 엔터테인먼트만 즐기라는 법은 없다. 레벨 4 이상 자율주행 기술이 널리 확산될수록 사람들은 차량 안에서 할 수 있는 더욱 다양한 활동을 찾아내고 시도할 것이다. 잠을 자거나 쉬는 등 일상적인 일을 할 수도 있고, 업무공간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이로 인해 생활하고 일하는 공간이 한 곳에 고정되어 있다는 전통적 관념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다. 자율주행차량의 공간을 집이나 개인 공간의 연장선으로 인식하게 되는 개념적 전환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율주행기술을 이용하면, 이동하면서 엔터테인먼트도 즐기고 일도 할 수 있게 된다. 사용자의 개인적 삶과 사회적 활동 또한 분리되지 않고 섞이고 이어질 것이다. 한 가지 장소에서 수행하던 활동이 이동하는 시간에도 단절되지 않고 계속되는, 이른바 이음새 없는 연결도 가능해질 것이다. 예컨대 회의를 하러 회사로 가던 사람들이 자율주행차 안에 모여 회의를 할 수도 있다. 이동 카페처럼 이용할 수도 있고, 여럿이 각자의 자율주행차를 몰고 일정 기간 같은 공간에서 활동을 하거나 함께 캠핑을 가는 등 자유로운 군집 활동도 가능할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가 사람들에게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도 각종 디지털 기술의 등장으로 흐려진 일과 개인 삶의 경계가 더 흐려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자율주행차 내에서의 작업이 일반화되면, 전자우편이나 SNS에 대한 답장을 실시간으로 기대하듯이 작업지시에 대한 결과 제출 압박이 높아질 수도 있을 것이다. 즉, 자율주행차로 생활공간이나 업무공간이 확장되면, 개인이 끊임없이 온라인상으로 다른 사람과 업무 등과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는, 현대사회의 압박감을 강화시키는 결화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MIT '셰리 터클(Sherry Turkle)' 교수가 제시하는 '홀로 있음'의 가치가 위협받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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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윤리적 측면

 자율주행차는 대량의 데이터를 생산하고 주위 사물 및 다른 차량, 보행자 등과 주고받으며 달린다. 그런데 이렇게 생산한 데이터를 주고받을 때 정보 유출이나 해킹 등이 일어난다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또한 자율주행차가 수집하고 생산한 데이터는 공공적인 성격을 띤다. 따라서 데이터가 특정 기업에 독점된다면 곤란할 수 있다. AI가 운전을 담당하게 될 자율주행차가 사고를 냈을 때, '법적 배상 책임' 외에 '누구에게 도덕적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도 고려되어야 한다.

 2017년 6월에 발표된 독일 자율주행 자동차 윤리강령과 2020년 12월에 발표된 국토교통부의 자율주행 자동차 윤리가이드라인은 '도덕적 책임의 배분 문제'를 포함하여 자율주행차 관련 윤리적 쟁점을 폭넓게 다루고 있다. 이를 참조하여 앞으로 이루어질 자율주행차 관련 제도적, 사회적 논의를 꾸준히 진행하여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 나가야 할 것이다.

4-1. 개인 정보 유출 및 침해의 우려

 2010년 미국의 '구글 스트리트뷰 프로젝트(Google street view project)'는 무단으로 정보 수집을 했다는 이유로 집단 소송을 당한 바 있다. 거리 정보를 수집하는 자동차가 공개 와이파이 무선 인터넷망을 통해 '이메일(E-mail)', '비밀번호', '기타 개인 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자율주행차 또한 영상 센서를 탑재해 주변에 운행하는 자동차들의 번호 정보나 보행자의 얼굴 정보 등을 수집하며 달린다. 수집한 데이터는 차량의 종류 또는 위치, 보행자의 위치를 검출하기 위한 인공지능 학습 데이터 구축에 필수적이다. 이처럼 자율주행차는 운행 시 주위를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는데, 이 과정에서 주변 차량 탑승자와 보행자의 얼굴 등 개인 정보 유출 및 침해의 우려가 제기된다. 자율주행차가 수집한 데이터를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관리하고 이용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개인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자율주행차에서 수집하거나 생성된 데이터를 비식별화 하거나 가명 정보로 변환하는 기술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국내 정보통신망법에서는 '개인 정보 삭제 또는 대체하는 비식별 조치'를 통해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도록 하여 개인 정보를 보호' 항목이 있고, 위치정보의 보호·이용 등에 관한 법률에 정의된 '소유자의 동의 없이 위치정보를 수집·이용 또는 제공하지 못함' 항목이 명시되어 있다.

 해킹의 위험에도 대비해야 한다. 자율주행차 또한 다른 IT 기기들처럼 해킹의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다. 문제는 자율주행차가 해킹당할 경우 생명과 안전에 위협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율주행차의 운행 알고리즘이 해킹을 당한다면, 테러나 납치 등 범죄에도 이용될 우려가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국토교통부는 2020년 6월 '자율주행차 사이버 보안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사이버 보안 체계 준비에 대한 권고안 및 보안 정책 방향'을 소개한 적이 있다. 자율주행차 제작사들이 사이버 보안을 관리하는 조직체계를 만들고, 차량 자체에 대한 보안 관리를 수행하며, 보안 위협을 식별·평가·분류·관리하기 위한 프로세스 등을 구축하도록 권고하는 내용이다. 차량 자체 보안 관리와 관련된 내용에는 충분한 사전 시험을 수행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4-2. 데이터 소유권 문제

 자율주행차 데이터 관리에 따른 또 하나의 윤리적 고려 사항은 '데이터의 소유권 문제'이다. 자율주행차가 운행을 위해 생산하고 수집하는 데이터는 공공재에 가깝다. 그러나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 공정한 데이터 소유권 원칙이 정립되기 전에 시장의 주도권을 선점한 기업의 전유물처럼 활용될 수 있나는 우려도 제기된다. 자율주행차의 운행을 통해 축적된 데이터는 분석과 서비스에 대한 피드백에 반영하여 시장의 경쟁력 우위 점유가 가능하다. 그런 만큼 공정한 규칙을 수립하는 데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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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윤리적 문제 발생 가능성

 실제로 자율주행차가 운행할 때 윤리적 판단이 요구되는 예외적 상황이 발생했을 때 '다양한 견해'가 제시된다면 어떨까? 커다란 논란이 벌어져 사회적 혼란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4-3-1. 트롤리 딜레마

자율주행차가 직면한 윤리적 문제라 하면, 흔히 떠올리는 것이 '트롤리 딜레마(Trolley dilemma, 광차 문제)'이다. 달리는 전차 앞에 여러 명의 사람이 있을 때, 이들을 구하기 위해 한 명이 있는 전차의 선로로 방향을 바꿀 것인가, 아니면 그냥 달리도록 할 것인가에 대한 사고 실험을 가리킨다. 이때 도로 앞의 5명의 사람은 교통 법규를 무시하고 뛰어들었다고 하자. 공리주의로 생각하면, 당연히 1명을 희생시키고 5명을 살리는 쪽이 총합이 지킨다. 그러나 교통 법규를 지키지 않은 5명의 인간을 살리기 위해 법규를 지킨 1명의 인간을 희생시키는 것이 도덕적으로 옳을까? 이런 상황에 직면했을 때 직면했을 때,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 것인가?', '사고가 발생했을 때 도덕적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가?'하는 윤리적 문제를 생각해 볼 수 있다.

 한편, 2017년에 '구글(Google)'은 자사의 자율주행차에 '트롤리 딜레마(Trolley dilemma)'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또 2019년에 '엔비디아(Nvidia)' 오토모티브 시니어 디렉터 또한 '트롤리 딜레마' 상황 자체를 발생시키지 않도록 차량 충돌 사고 가능성을 사실상 '0'에 수렴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자율주행차를 개발하는 기업들에게 '자율주행차의 윤리적 문제 발생 가능성'은 기술의 성능을 극한으로 향상시키는 연구 동기가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롤리 딜레마(Trolley dilemma, 광차 문제)

4-3-2. 모럴 머신

 이와 관련해서 2016년 미디어랩 '이야드 리완(Iyard Rahwan, 1978~)' 교수 연구팀은 '트롤리 딜레마'와 같은 윤리 문제를 만들어내는 '모럴 머신(Moral Machine)'을 만들어 설문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2018년 '네이처(Nature)'지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233개 국가와 지역에서 230만 명 이상이 이 설문 조사해 참여했고, 4천만 가지의 윤리적 판단을 내렸다고 한다. 대체로 응답자들은 동물보다는 사람을, 남성에 비해 여성을 구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었고, 각자가 처한 문화적·지리적 상황 등에 따라 다양한 답을 내놓았다고 한다.

모럴 머신(Moral Mach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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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법률적 측면

 자율주행차의 사용화를 위해서는 자율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자동차' 및 '운전자'에 대한 법률과 제도가 완비되어야 한다. 현행 '자동차 관리법'과 '도로교통법', '도로법' 등 법 제도는 모두 인간 중심으로 제정되어 있다. 이를 자율주행 시스템까지 포섭하는 체제로 정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간이 아닌 AI가 운전하는 자동차가 사고를 냈을 때, 법적 책임은 누가 져야 할지, 책임 범위와 그에 따른 손해배상은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기존의 행정 규제는 '자동차', '운전자', '도로'라는 운전의 3요소를 규제함으로써, 자동차 운행이 공중에게 미칠 수 있는 위험을 통제하면서 발전해 왔다. 앞으로 레벨 4 이상 자율주행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이중 '자동차'와 '운전자'에 대한 제도와 규칙을 완비해야 할 것이다. 자동차 측면에서는 자율주행차량의 안전기준과 등록에 관한 제도를 다듬어야 할 것이다. '운전자'에 대한 규제 중에는 운전면허 제도를 개선하고, 기존의 '인간 운전자를 대상으로 한 교통 규칙'을 레벨 4 자율주행이 가능하도록 정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5-1. 자율주행 협력 시스템 감독자

 또한 레벨 4 이상 자율주행 상황에서 '자율주행 협력 시스템 감독자' 등의 개념을 도입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자율주행 협력 시스템 감독자' 개념은 독일의 '기술감독자(Technical Supervisor)' 역할에서 힌트를 얻었다. 독일은 2021년 2월,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 4단계 정부안을 발표하고, 자율주행차의 운행 주체를 운전자·생산자·기술감독자로 확대하는 법안을 마련했다. 기술감독자는 '자율주행 시스템(ADS: Automated Driving System)'의 보조자 개념으로, ADS 대신 비상상황 대응을 하는 주체를 말한다. 이때 기술감독자는 AI가 아닌 인간만 가능하다. 독일의 방식은 인간을 운전으로부터 완전히 해방시키고 레벨 4 자율주행 기술을 가장 빠르게 구현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자율주행차 상용화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에 '자율주행기능을 지원 보완하는 지능형 교통 체계'를 '자율주행 협력 시스템'으로 정의하고 있다. 독일의 '기술감독자' 개념은 '자율주행 지원 지능형 교통체계'에서는 '자율주행 협력 시스템'을 운영 감독하는 자로 간주할 수 있기 때문에, 국내법상으로는 '자율주행 협력 시스템 감독자'의 개념으로 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자율주행 협력 시스템 감독자'의 자격, 영업 기준, 인증기준 등에 대한 논의 또한 필요할 것이다.

5-2. 법적 분쟁 가능성

 레벨 4 이상 자율주행 시대에 벌어질 수 있는 사고에 대해서는 운전자·운행자·제조사 등의 '책임 적용 범위', '손해배상' 관련 논의가 필요하다. 일단 사고가 나면 원인 규명이 가장 중요한데, 자율주행 기술 적용 하에서는 도로환경·통신 오류 등 사고 원인이 복잡해서 알아내기 어렵고 책임의 주체도 다양해질 것이다.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고 법적 조치를 하기 위해서는 자율주행 시스템에 관한 고도의 전문적·기술적 분석을 기초로 판단하여야 한다.

 차량과 보행자 간 사고가 일어나면, 사고의 책임 소재를 파악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기준에는 운전자-보행자 간의 개인 대 개인의 논재이었지만, 앞으로는 보행자·차량 제조사·보험회사·자율주행 기술업체 등 개인대 기업이 법리를 놓고 따져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상황이 분쟁으로 이어진다면, 개인의 법적 권리 보호가 어려워질 우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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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환경적 측면

 선행연구에 따르면 자율주행 기술은 환경에 대체로 긍정적인 편익을 가져다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러한 연구들은 대부분 단편적인 측면만을 다루고 있는 한계가 있다. 자율주행 기술이 전반적인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현재 자율주행 기술은 '환경적 측면'보다 '운전자의 안정성과 편의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개발되고 있다. 따라서 자율주행 기술 도입이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6-1. 친환경 효과

 레벨 4 이상 자율주행차량 운행 시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측면을 보면 '군집 주행', '에코 드라이빙', '도로 네트워크 분석' 등이 있다. 자율주행 기술의 이 같은 측면은 '연료 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산화탄소 등 대기오염 물질의 배출' 또한 감소시켜줄 것으로 기대된다.

 2013년 미국의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Morgan Stanley)'는 모든 차량이 완전 자율주행차로 대체된다고 가정했을 때, 교통혼잡비용 감소로 인한 편익을 연간 약 159조 원으로 추정한 바 있다. 국내에서도 자율주행이 도로 용량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선행연구를 통해, 자율주행이 도입되면 도로 효율성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음이 보고되었다. 자율주행차는 정체를 최소화하는 효율적인 운전으로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자율주행차는 최적의 속도로 주행하고 교통 신호를 정시에 통과하면서, 도로 위에 머무는 시간을 줄여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 군집 주행(Platooning): '군집 주행'이란 레이더, 카메라, 센서, 무선 근거리통신 등 자율주행 기술을 이용하여, 후행 차량이 선행 차량을 1초 또는 15m 내외로 바짝 따라붙어 꼬리물기 주행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여러 대의 화물차가 좁은 간격을 유지하며 운행하면 공기저항이 감소하여 연비가 개선된다. 유럽에서는 '군집 주행'으로 차량 간 거리를 약 10m 내외로 유지했을 대 약 12% 정도의 '연료 절감 효과'가 있음이 실증된 바 있다. 군집 주행으로 인해, 이산화탄소 및 미세먼지 저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 에코 드라이빙(Eco driving): '에코 드라이빙'은 엔진 효율이 가장 높은 속도에서의 주행 시간을 늘리거나, 가속·감속 사이클의 빈도를 최소화함으로써 연료 소비를 절감하는 것이다. 자율주행 기술로 엔진 효율이 높고 대기오염 배출이 적은 주행 속도 및 가속·감속 사이클을 계산하여 자동화된 '에코 드라이빙'을 실현한다면, 오염물질 감소는 물론 에너지 절약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3. '유령 체증' 감소: 교통사고, 도로 공사, 병목 현상 따위의 교통 체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없는데도 교통 정체가 생기는 현상을 '유령 체증'이라고 한다. 주로 옆 차선이 더 빨리 통행하는 것처럼 느껴 불필요한 차선 변경과 끼어들기를 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그러나 자율주행에는 이러한 심리적 요인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불필요한 정체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4. 도로 네트워크 분석: 자율주행 기술이 '도로 네트워크 분석' 기술과 결합할 경우, 최적 경로 탐색을 통해 통행 거리와 통행 속도를 최적화하여 오염물질 발생량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다.

6-2. 반환경적 효과

 반면, 자율주행 기술이 운전에 대한 부담을 완화시켜 자동차 이용을 활성화시켜 환경오염이 심해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자율주행 기술은 운전자 과실로 인한 사고를 감소시키고, 운전으로 인한 피로도도 사라지게 해 준다. 그러면 더 많은 사람이 부담 없이 차량을 이용해 이동하는 거리가 길어지고, 다양한 일에 차량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기존에는 개인 교통수단을 이용하기 어려웠던 노인, 장애인, 어린이 등 교통 약자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여행 등 목적으로 차량을 이용할 수 있다. 결국 자율주행 기술이 교통 수요, 주행 거리, 고속도로 주행 속도를 증가시키고, 이에 따라 에너지 소비량과 오염물질 배출을 오히려 증가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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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특성평가

 레벨 4 이상 자율주행과 같은 최첨단 기술의 성공은 '다양한 수요자의 기술 수용에 대한 인식'과 '기술 수용 의지'에 달려 있다. 따라서 기술 개발 단계에서 이용자의 특성과 다양한 수요를 반영할 수 있도록 '특성평가(Evaluating Properties)'를 실시하는 것은, 사회적 부작용과 비용을 감소시키고 포용적 기술로 보급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7-1. '성별 특성 반영' 의무화

 현재 선진국에서는 연구개발에 '성별 특성 반영'을 의무화하고 있다. 유럽은 전 연구분야에서 '성별 특성 반영'을 의무화했고, 이는 '기술영향평가'로도 이어질 것이다. 미국과 캐나다는 의·생명, 보건 의료 분야 연구개발 지원 정책에 '성별 특성 반영'을 의무화했고, '기술영향 평가'는 문제 발생에 따라 즉각 조처하는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2021년 '기술영향평가'부터 '특성평가'를 포함해 진행했으며, 관련 과학기술기본법 시행령은 2021년 11월 23일에 개정되었다.

 '특성평가'는 성별과 나이 혹은 세대 등 사용자 전반에 걸친 특성을 대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기술 개발 단계부터 개발 단계까지 모두 적용되어야 한다. 이는 사용자의 성별과 나이 등에 따른 기술에 대한 인식 및 안전, 디자인, 서비스 개발 부분에서 현격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미국 자동차 협회 2018년 자료에 의하면, 여성(73%)이 남성(52%)보다 완전 자율주행차에 대한 두려움이 높았다. 자율주행차 구매 의사에 대해서도 남성의 절반은 '있다'고 대답했다. 남성들은 남성들은 안전(84%)이나 편의성(64%), 스트레스 감소(46%), 최신 기술(30%)라는 다양한 이유로 자율주행차에 대해 전반적으로 높은 호감도를 보인 반면, 여성은 스트레스 감소 목적에서만 남성보다 높은 50%의 호감도를 보였다.

7-2. 사용자 특성 분석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인식은 현재 여러 나라에서 연구되고 있다. '인텔(Intel)'과 디자인 기업 '티그(Teague)'는 함께 젠더 격차 연구를 통해 '여성들은 공용 자율주행차에 자녀만 타는 경우 불안감을 느낀다'는 것을 포착하였다. 그리고 이를 참고하여 공용 자율주행차에 '원격 모니터링 시스템을 장착하여 외부에서 차 안을 볼 수 있는 시스템', '스마트폰 비상 버튼 및 핫라인 제공', '야간 주행 시 최단 경로가 아니라 인구 밀집 지역 통과'같은 솔루션을 제안한 바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다양한 특성의 운전자 데이터를 가능한 한 많이 확보하여 기술 개발 시 반영하는 것이다. 운전자 데이터가 지나치게 적게 반영된다면 개발자 중심의 Top-Down 식 표준이 설정될 우려가 있다. 편향적으로 개발된 기술은 실제 적용 시 많은 시행착오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가령 공격적인 운전 패턴을 주로 학습한 자율주행차는 탑승자에게 불안감을 유발할 수 있다. 만약 카메라로 사물을 인지해야 하는 자율주행차가 과소 대표된 특정 보행자군의 안면인식 오류를 일으킨다면, 그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한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또한 자율주행 인프라가 특정 집단에만 편익을 제공할 경우, 신기술 확산이 느려지고 제한적으로 수용될 수 있다. 따라서 서비스 개발 방향이나 안정성 연구, 시스템 고도화에 투입되는 학습 데이터가 특정인에 편향되지 않도록 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술이 소수 특정인들의 전유물로 인식된다면, 사회적인 위화감을 심화시킬 수도 있다.

7-3. 사용자 특성에 따라 달라지는 자율주행차에 대한 요구사항

 아래의 표는 시장조사 및 여론조사업체인 '컨슈머 인사이트(Consumer Insight)'에서 조사한 내용으로, '만일 레벨 4에 해당하는 자율주행을 하는 중이어서 손과 발이 자유롭고 모든 운전을 차가 알아서 한다면, 그 시간에 무엇을 하고 싶습니까?'에 대한 설문에 대한 답변을 표로 정리한 것이다. 즉, 사용자 특성에 따라 달라지는 자율주행차에 대한 요구사항을 정리한 것이다. 첫 번째 표에서 남성과 여성 간 차이가 4%p 이상 높은 항목은 '남녀 선호 우위 항목'에 별도 표기하였고, 두 번째 표는 '연령별 요구사항'을 정리한 것이다. (출처: 컨슈머 인사이트, 제19차 연례 자동차 기획조사, 2020년)

- 전체 남녀 선호 우위 항목
(사례수) (4591) -
주변 경치 감상 47 여성(5%)
동승자와의 대화 41 -
수면 37 남성(7%)
동영상 시청 32 남성(6%)
간단한 취식 29 여성(11%)
인터넷 검색 22 남성(9%)
문자/채팅/메신저 15 여성(4%)
음성 통화 9 여성(4%)
자기계발 8 -
업무/학업 8 남성(4%)
게임 8 남성(4%)
독서 8 -
인터넷 쇼핑 3 -
식사 3 -
신문 읽기 3 -
스킨십 등 애정 표현 2 -
화장(메이크업) 2 여성(8%)
기타 2 -
- 20대 30대 40대 50대~
(사례수) (164) (963) (1687) (1777)
주변 경치 감상 38 41 44 55
동승자와의 대화 38 40 39 43
수면 37 41 41 30
동영상 시청 24 39 34 28
간단한 취식 32 28 29 30
인터넷 검색 18 19 22 24
문자/채팅/메신저 25 15 13 15
음성 통과 8 8 8 10
자기계발 9 9 9 8
업무/학업 10 7 10 8
게임 12 16 9 3
독서 3 6 9 8
인터넷 쇼핑 3 5 3 3
식사 3 5 3 2
신문 읽기 1 1 3 5
스킨십 등 애정 표현 9 3 3 2
화장(메이크업) 11 3 2 1
기타 3 2 2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