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화학 (Chemistry)

'얼음(ice)'은 왜 녹을까?

SURPRISER - Tistory 2022. 4. 24. 12:51

 따뜻해지면 얼음이 녹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분자 규모로 보았을 때, 얼음이 녹기 시작하는 '계기'는 알려져 있지 않았다. 그러다가 얼음 내부에 있는 '물 분자(H2O)'의 움직임을 시뮬레이션함으로써, 얼음이 안쪽부터 녹는 '계기'가 세계 최초로 규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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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목차

  1. '얼음이 녹는다는 것'은 '물 분자가 격자점에서 벗어나 규칙적인 구조가 깨지는 것'
  2. 얼음의 안쪽이 녹는 방식
  3. 물 분자의 연결을 깨뜨리는 '계기'를 규명하였다.

1. '얼음이 녹는다는 것'은 '물 분자가 격자점에서 벗어나 규칙적인 구조가 깨지는 것'

 고체의 '얼음(Ice)'과 액체의 '물(Water)'의 차이는, 얼음보다 물속에서 '물 분자(H2O)'가 비교적 더 자유롭게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다. 한편, 얼음 속의 물 분자는 서로 연결된 상태로 규칙적으로 늘어서 있다. 이때 물 분자가 위치하는 장소를 '격자점(lattice point)'이라고 한다. 얼음 결정을 특정 방향에서 보면, '격자점'이 육각형 모양으로 늘어서 있다. 물 분자는 격자점 부근에서 열에 의해 진동한다. 얼음의 온도를 높이면 이 진동이 격렬해져 '물 분자'가 격자점 밖으로 튀어나가는 경우가 있다. 얼음이 녹는다는 현상은 미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물 분자가 격자점에서 벗어나 규칙적인 구조가 깨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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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얼음의 안쪽이 녹는 방식

 얼음의 안쪽이 녹는 방식에는 두 종류가 있다.

  1. 불순물 주변부터 녹는 경우: 하나는 얼음의 표면이나 얼음 속에 든 불순물의 주변부터 녹는 것이다. 주위에 물 분자가 없는 영역에서는 물 분자끼리의 연결이 끊어지기 쉽기 때문에, 얼음이 녹을 때 태반은 이런 식으로 녹는다.
  2. 얼음 안쪽부터 녹는 경우: 얼음 안쪽에서는 얼음 표면에 비해 물 분자끼리의 연결이 강하다. 그래서 물 분자가 격자점에서 튀어나와도, 전체적인 구조가 깨지기 전에 바로 원래의 격자점으로 되돌아가려고 한다. 그래서 0℃ 이상으로 데우는 것만으로는 얼음이 녹지 않는다. 이 상태를 '과열(overheating)'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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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물 분자의 연결을 깨뜨리는 '계기'를 규명하였다.

 그런데 '과열(overheating)' 상태에서 얼음이 녹으려면 불 분자끼리의 연결을 깨뜨리는 '계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물 분자의 구체적인 움직임은 규명되어 있지 않았다.

 그러다 2013년 일본 종합연구대학원 대학 물리학연구과 박사 과정의 '모치즈키 겐지' 씨는 분자과학 연구소의 '오미네 이와오' 교수 등과 함께 물 분자끼리 작용하는 힘을 계산함으로써, 얼음이 안쪽부터 녹는 모습을 시뮬레이션 하였다. 그 결과로부터, 얼음이 물이 되는 '계기'가 되는 물 분자의 특징적인 움직임을 발견했다.

3-1. '의자 차지하기 게임'에 비유할 수 있다.

 '모치즈키 겐지' 씨는 여러 개의 물 분자가 동시에 격자점에서 벗어나면, 그들 물 분자는 원래의 육각형 꼭짓점과는 다른 꼭짓점으로 잘못 돌아가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물 분자가 격자점의 위치를 잘못 찾으면, 원래 그 위치에 돌아가야 했던 물 분자는 가까이 있는 빈 격자점에 들어가려고 한다. 마치 '의자 차지하지 게임'처럼 격자점에서 벗어난 물 분자끼리 빈 격자점을 서로 빼앗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남은 물 분자'와 '마지막으로 남은 빈 격자점'의 거리가 멀 경우, 물 분자는 격자점에 들어가기 어려워진다.

 이때 격자점에 돌아가지 못한 물 분자는 주위의 구조를 일그러뜨리면서 이동해 간다. 먼저 격자점에 들어가지 못했던 물 분자가 육각형 속에 강제로 밀려들어가, '일그러진' 구조가 생긴다. 그리고 '일그러진 구조'는 주위에 물 분자가 늘어서 있는 것을 벗어나 이동한다. 그리고 벗어난 물 분자가 원래의 격자점으로 돌아오는 속도보다, 일그러짐에 의해 다른 물 분자의 연결이 파괴되는 속도가 빠르면 얼음이 녹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