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물리학 (Physics)

'타임머신'은 가능한가?

SURPRISER - Tistory 2022. 2. 28. 14:34

 50년 후 미래의 세계를 보고 싶다든지, 10년 전으로 돌아가서 자신에 대해 충고하고 싶다든지, 이러한 공상은 누구나 한 번쯤은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시간 여행'은 SF의 소재로도 친숙하지만, 물리학의 진지한 연구 주제이기도 하다. 그러면 원리적으로 '시간 여행'은 가능할까?

0. 목차

  1. '시간 여행' 연구의 역사
  2. 미래로 가는 시간 여행
  3. '상대성 원리'와 '광속도 불변의 원리'
  4. 광속을 넘을 수 있는가?
  5. 블랙홀을 이용한 타임머신
  6. 웜홀 타임머신
  7. 공 껍데기 모양의 타임머신
  8. 우주끈을 이용한 타임머신
  9. 과거로 가서 역사를 바꿀 수 있는가?

1. '시간 여행' 연구의 역사

  1. 1905년 - 아인슈타인의 '특수 상대성 이론' 발표: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운동하는 물체에서는 시간의 흐름이 느려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2. 1915~1916년 -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 발표: 중력이 강한 천체의 옆에서는 시간의 흐름이 느려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3. 1916년 - 블랙홀의 존재 가능성으로 연결되는 연구 성과: 물리학자 '카를 슈바르츠실트(Karl Schwarzschild)'는 '일반 상대성 이론'의 방정식을 풀어서 불가사의한 답을 얻었다. 그런데 그것은 나중에 빛마저 삼키는 중력을 가진 천체인 '블랙홀'을 의미하는 것으로 판명되었다. '블랙홀'을 이용할 수 있다면 '미래로 가는 시간 여행'이 이론적으로는 가능해진다.
  4. 1935년 - 아인슈타인 등이 '웜홀'의 존재 가능성을 지적: '웜홀(Wormhole)'이란 떨어진 두 점 사이를 잇는 '시공의 터널'이다.
  5. 1949년 - 수학자 '쿠르트 괴델(Kurt Godel)'이 우주가 회전하고 있다면 과거로 가는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는 점을 지적: 만약 우주가 회전하고 있다면, 우주선으로 오랜 여행을 한 다음, 출발 시점이나 그 이전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한다. 다만, 천문 관측에 따르면 현실의 우주는 회전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6. 1957년 - 휴 에버렛이 양자론의 '다중 세계 해석'을 제창: 양자론에서는 복수의 해석이 있다. 그중 하나인 '다중 세계 해석'에 의하면, 세계는 가능성의 수만큼 계속해서 나뉘어서 갈라지고 있다고 한다. 이른바 '평행 우주'가 무수하게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 해석이 옳다면, 과거로 가는 시간 여행을 둘러싼 패러독스가 해결된다는 견해가 있다.
  7. 1971년 - 백조자리의 'X-1'이라는 천체가 블랙홀로 인정됨: 그 이후, 블랙홀의 후보로 간주되는 천체가 계속 발견되었다.
  8. 1988년 - '웜홀'를 이용한 시간 여행 가능성이 제기됨: '웜홀'을 사용함으로써 과거로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킵 손(Kip S. Thorn)' 박사가 지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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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미래로 가는 시간 여행

 '미래로 가는 시간 여행'이란 '스스로 경험한 시간보다 더 미래에 도달하는 상황'라고 할 수 있다. '미래로 가는 시간 여행'의 열쇠는 '특수 상대성 이론'에 있다. '특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나아갈수록 시간의 흐름이 느려진다. '특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예컨대 '2년 동안 우주여행을 마치고 원래 살던 곳으로 돌아오니, 자신이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미래 세계였다.'라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날아가는 우주선이 있다고 하자. 특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우주선이 광속의 99.995%로 운동하면, 우주선에서의 2년은 지구에서의 200년에 해당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근데 자연계에서도 방금 말한 '우주선(Spacecraft)'과 같은 현상이 실제로 일어난다. 방금 말한 '우주선(Spacecraft)'이 아닌 우주에서 쏟아지는 방사선을 의미하는 '우주선(Cosmic Ray)'이 대기와 충돌하면 '뮤온(Muon)'이라는 소립자가 발생한다. '뮤온(Muon)'의 수명은 원래 100만 분의 2초 정도여서 곧바로 붕괴되어 다른 소립자로 변한다. 이렇게 짧은 수명이라면, 대기의 상층에서 발생한 뮤온은 약 1km밖에 나아가지 못하고 부서진다. 하지만 뮤온은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나아가기 때문에, 시간의 흐름이 늦어져 수백 km까지 나아가 지상에 도달할 수 있다. 뮤온은 미래 여행을 한다고 할 수 있다. 또 전자 등을 광속 가까이까지 가속시키는 실험 장치인 '가속기(Accelerator)'에서는 소립자의 수명이 늘어나는 일이 일상적으로 관측된다. 가속기를 써서 실험을 하는 물리학자들에게는 '미래로 가는 시간 여행'은 매일 일어나는 일인 것이다.

 그러면 우리도 '미래로 가는 시간 여행'을 실감할 수는 없을까?? 이런 소립자보다 훨씬 큰 인공 물체의 속도는 이보다 상당히 느리다. 예컨대, 여객기는 시속 900km 정도로, 초속으로는 0.25km 정도이다. 느린 속도에서에도 시간이 느려지는 현상은 생기지만, 여객기의 속도라면 1000억 분의 3%밖에 느려지지 않기 때문에, 인간은 시간의 느려짐을 거의 실감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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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상대성 원리'와 '광속도 불변의 원리'

3-1. 상대성 원리

 비행기를 타고 있다고 가정하자. 손에 쥔 공을 자리에 앉아서 곧바로 위로 던진다. 공이 공중에 떠 있는 동안에도 비행기는 앞으로 나아가므로, 공이 뒤쪽으로 날아간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으며, 지상에서 공을 던져 올리는 경우와 완전히 같다. 공은 곧바로 위로 올라갔다가 바로 아래로 떨어진다. 공을 던지기 전에는 승객과 공 모두 비행기와 같은 속도로 나아가고 있다. 따라서 공을 위로 던진 후에도, '관성의 법칙'에 따라 수평 방향으로는 그 속도를 유지하므로, 공이 뒤로 날아가는 일이 생기지 않는 것이다. 이처럼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는 비행기나 자동차 안에서의 물체의 운동은, 정지한 사람이 본 지상에서의 물체의 운동과 완전히 같다. 이것을 갈릴레이의 '상대성 원리'라고 한다.

 물체의 '운동의 법칙'을 발견한 '갈릴레오 갈릴레이(Galileo Galilei, 1564~1642)'를 기념해 붙여진 명칭이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은 갈릴레이의 생각을 발전시켜 '상대성 원리'가 빛에서도 성립한다고 생각했다. 예컨대 일정한 속도로 운동하는 물체 안에서, 안에 있는 사람이 보아 곧바로 위로 빛을 발사하면 빛은 곧바로 위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은 지상도 정지해 있는 것이 아니다. 지구는 자전하며 태양의 주위를 공전하고, 태양계도 우리 은하의 안을 돌고 있다. 즉, 지구는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지상에서 공을 던져 그것이 원래 자리로 돌아오는 것 자체가 '상대성 원리'가 옳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3-2. 광속도 불변의 원리

 '광속도 불변의 원리(Principle of Constancy of Light Velocity)'란 '광원이 어떤 속도로 움직이고 있어도, 또 빛의 속도를 측정하는 관측자가 어떤 속도로 운동하고 있어도 진공 중의 빛의 빠르기는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진공에서 빛의 빠르기는 초속 약 30만 km이다. 관측자에 대해 광원이 접근하거나 멀어져도 광속의 값은 변하지 않는다. 반대로 광원이 정지해 있고 관측자가 접근하거나 멀어져도 광속의 값은 변하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광원과 관측자가 동시에 움직이고 있다고 해도 광속의 값은 변하지 않는다.

 상대성 이론의 창시자인 '아인슈타인'은 16세 때, 빛을 광속으로 뒤쫓는 공상을 했다고 한다. 그때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빛은 정지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은 정지한 빛이 현실에서 있을 수 있는지 의문스럽게 생각했다. 그리고 훗날 '광속도 불변의 원리'에 다다르게 되었다.

3-3. 상대성 원리 + 광속도 불변의 원리

 그러면 '빛에 가까운 속도로 운동하면 시간의 흐름이 느려진다'는 결론은 어떻게 유도됐을까? 이를 이해하는 첫 번째 열쇠는 '상대성 원리(Principle of relativity)'이고, 두 번째 열쇠는 '광속도 불변의 원리(Principle of Constancy of Light Velocity)'이다.

 다음과 같은 상황을 생각해 보자. 광속의 80%로 오른쪽으로 나아가는 우주선 안에는 관측자 A가 있고, 행성의 표면에는 우주 비행사 B가 있다. 관측자 A, 관측자 B 옆에는 각각 '빛시계(광시계)'가 있다. 빛시계는 시각 표시가 0초의 순간에 바닥에서 곧바로 위로 빛이 발사되고, 맨 위에 도달하는 순간에 '1초'가 표시된다. 즉, 바닥에서 빛이 발사되어 맨 위에 도달하는 순간이 1초이다.

 그런데 '상대성 원리'에서 본 것처럼, 우주선 안에 있는 관측자 A는 빛은 곧바로 위로 진행한다. 또 '광속도 불변의 원리'에 따르면, 관측자 A가 봤을 때 빛의 속도는 초속 30만 km이다. 결국, 관측자 A가 보았을 때는 정확히 1초 뒤에 빛시계의 빛은 맨 위에 도달한다. 하지만 이를 행성의 표면에 있는 관측자 B가 보면, 우주선 안의 빛시계 안에서 빛이 나아가는 동안에도 우주선은 오른쪽으로 나아가고 있으므로, 빛의 궤적은 오른쪽 위로 기울어진다. 따라서 관측자 B가 보면, 빛이 출발한 지점과 빛이 빛시계의 맨 위에 도달하는 지점의 사이의 거리는 빛시계의 높이보다 길어진다. 즉, 관측자 B가 보았을 때, 1초 후에는 빛이 맨 위에 도달하지 않았다.

 그런데 우주선 안에서는 빛이 맨 위에 도달한 순간이 1초이다. 따라서 관측자 B가 보았을 때는, 우주선 안의 관측자 A에게는 1초가 지나지 않은 셈이다. 시간의 느려짐을 계산하는 공식에 의해 계산해 보면, 관측자B의 시간이 1초 지났을 때, 우주선 안에서는 0.6초가 경과했다. 결국, 관측자 B가 보았을 때,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날아가는 우주선 안의 시간의 흐름이 느려진 것이다.

4. 광속을 넘을 수 있는가?

 광속에 가까워질수록 시간이 느려진다는 사실을 알아보았다. 그러면 광속에 도달하면, 또 광속을 넘어서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상대성 이론(Theory of Relativity)'에 따르면, 광속에 접근할수록 물체는 질량이 커져서 가속하기 어려워진다. 이 사실은 전자 등의 입자를 가속해 충돌시켜서 반응을 조사하는 장치인 '가속기(Accelerator)' 등의 실험에 의해 확인되어 있다. 물체의 속도를 광속에 한없이 접근시켜 나가면, 질량은 무한대를 향해 커진다. 그래서 질량이 0인 빛과 같은 예외를 제외하면, 물체가 광속에 도달할 수 없고 광속을 넘을 수도 없다. 광속에 한없이 접근하면, 시간의 흐름이 멈추는 상황에 접근하지만 시간의 흐름이 완전히 멈추지는 않는다.

4-1. 중성미자가 광속을 넘었다?

 2011년 9월 23일, 'CERN(유럽 원자핵 공동연구소)' 등의 국제연구팀 'OPERA(오페라)'는 '중성미자(Neutrino)'라는 소립자가 광속을 넘었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발표했다. 많은 연구자가 관여한 실험이기도 해서 커다란 뉴스로 보도되었다. 하지만 이 실험의 결과 해석에는 많은 문제가 지적되어 OPERA 팀은 반년 후에 재실험을 하기로 했다. 2012년 3월에는 같은 실험 시설 안에 있는 다른 검출기를 사용한 실험팀 'ICARUS(이카루스)'의 검증 결과가 발표되었다. 그 결과, 7차례의 중성미자는 확실히 광속보다 느린 속도로 도달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재검증 실험이 이루어진 결과, 중성미자와 빛의 속도 차이는 오차 범위 내이며 거의 같은 속도로 나아간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그리고 OPERA 팀도 재실험한 결과, 실험에 사용한 'GPS(위성 위치 확인 시스템)'와 컴퓨터를 잇는 광섬유 케이블이 느슨해졌던 사실을 발견하고, 이 때문에 광속을 넘었다는 잘못된 결론에 도달했다고 인정했다. 결국, 측정상의 문제로 인한 오류인 것으로 결론이 났다.

 그리고 중성미자는 인간의 몸이나 다른 물질을 구성하는 소립자는 아니다. 그래서 만약 중성미자가 '초광속 입자'라고 맞더라도, 인간이나 우주선이 광속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그래서 초광속의 중성미자를 과거로 가는 '시간 여행'에 이용하는 것은 유감스럽게도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4-2. 초광속 입자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과거와의 통신이 가능하다?

 지구에서 광속의 80%로 나아가는 우주선이 출발하는 것을 생각해 보자.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지구에서 보았을 때 우주선 안의 시간 흐름은 지구의 60%로 느려진다. 출발로부터 50년째 지구에서 본 우주선 안은 아직도 50년의 60%인 30년째이다. 이때, 지구에서 우주선을 향해 초광속 입자를 발사한다. 이야기를 단순하게 하기 위해, 초광속 입자는 아무리 멀어도 즉시 도착한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우주선은 출발로부터 30년째에 초광속 입자를 받게 된다. 한편, 우주에서 보면 움직이고 있는 것은 지구이다. 결국 지구가 광속의 80%로 멀어지고 있는 것이므로, 지구에서는 출발로부터 30년의 60%인 18년째에 도착한다. 지구에서 우주선을 향해 50년째에 보낸 초광속 입자가 18년째의 과거로 돌아오는 셈이다.

 이와 같은 생각을 바탕으로, '초광속(superluminal velocity)' 입자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나아가는 우주선을 중계 지점으로 이용함으로써 과거와 통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초광속 현상에 대해서는 이론적으로 모르는 점이 많아서, 정말로 가능할지는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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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블랙홀'을 이용한 타임머신

 '광속에 가까운 속도'를 이용하지 않아도 '중력이 강한 천체'를 이용함으로써 미래로 가는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 일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중력이 강한 천체의 옆일수록 시간의 흐름이 느려진다. 예컨대 지구 질량의 약 33만 배이고 반지름은 약 109배인 '태양'의 표면에서는 시간이 1년에 약 1분 느려진다. 이것은 '강한 중력에서는 시공이 휘어진다'는 '일반 상대성 이론'의 효과 때문이다.

 '블랙홀(Black Hole)'은 극단적으로 큰 질량을 가진 천체이기 때문에, 강력한 중력을 가져 빛마저도 삼킨다. 블랙홀에 접근할수록 시간의 흐름은 느려지고, '사건의 지평선(Event Horizon)'에서는 시간이 완전히 멈춘다. '사건의 지평선' 은 지구의 표면과 같은 것이 아니라, '그 이상 내부로 들어가면 빛마저도 다시는 나올 수 없는 경계면'을 말한다. 즉, '사건의 지평선'에 어떤 물질이 있는 것이 아니다.

 이번에는 블랙홀 옆에서 잠시 머무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단, 옆까지 가서는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블랙홀 주위를 돌면서 잠시 거기에 머물다가, 적당한 시기에 블랙홀을 떠나 지구로 돌아오면 어떻게 될까? 그러면 예컨대, 지구에서는 100년이 지났지만, 우주선의 사람에게는 3년 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97년 '미래로 가는 시간 여행'을 만든 것이다. 먼 미래의 인류는 블랙홀을 이용해 '미래로 가는 시간 여행'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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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웜홀 타임머신

 그러면 '과거로 가는 시간 여행'을 할 방법은 존재할까? 1988년, '킵 손(Kip S. Thorn, 1940~)' 박사는 충격적인 논문을 물리학 논문지 'Physical Review Letters'에 발표했다. 이 논문에 따르면, 웜홀을 이용하면 이론적으로는 과거로 가는 시간 여행이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한다. '킵 손' 박사는 상대성 이론 연구의 권위자이며, 논문이 실린 매체인 'Physical Review Letters'도 권위 있는 잡지이다.

 '웜홀(Worm hole)'은 '떨어져 존재하는 공간에 있는 2개의 구멍'이라고 할 수 있다. 우주선이 웜홀의 출입구 중 한쪽으로 들어가면, 그다음 순간 우주선은 다른 한쪽의 구멍으로 나온다. 2개의 공간이 붙어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웜홀'이 '일반 상대성 이론'과 모순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최초로 논한 사람은, '알버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1955)'과 그의 공동 연구자 '네이선 로젠(Nathan Rosen, 1909~1995)'이었다. 그래서 시공의 두 점을 잇는 이 다리를 '아인슈타인-로젠 다리(Einstein-Rosen Bridges)'라고 하는데, 나중에 '웜홀'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웜홀이 존재하는지는 아직 모르지만, 이론적으로는 웜홀이 존재한다.

 '일반 상대성 이론(General Theory of Relativity)'에 의하면, 무거운 천체의 옆에는 시공이 휘어져 있다. 무거운 천체일수록 시공의 휘어짐이 커진다. '웜홀'도 공간의 휘어짐이 만들어낸 존재이다.

웜홀(Worm Hole)

6-1. 이그조틱 물질(Exotic Matter)

 당초에 생각되었던 웜홀은 통과할 수 없다고 생각되었다. 웜홀은 순식간에 찌부러져서 블랙홀로 변한다는 점이 이론적인 계산을 통해 알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블랙홀은 웜홀과는 달리 일단 들어가면 다시는 나올 수 없다. 그래서 '킵 손' 박사는 웜홀이 찌부러지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연구했고, 그 결론은 웜홀에 '이그조틱 물질(Exotic Matter)'를 주입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웜홀의 입구가 열린 채로 장시간 유지되려면 많은 양의 Exotic Matter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만약 인류의 문명보다 훨씬 진보한 문명이 있고 충분한 양의 exotic matter을 확보했다고 하자. 그들이 미시의 웜홀을 인간이 통과할 수 있는 크기까지 키울 수 있으며, Exotic Matter로 웜홀을 찌부러지지 않도록 유지할 수 있다면, 물질이 웜홀을 통과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Exotic Matter'은 '음에너지(Negative Energy)'를 가지고, 공간을 밀어서 확대시키는 '반중력적인 작용(척력 작용)'을 하는 불가사의한 물질이다. 다만 실제로 'exotic matter'이 우주에 존재하는지, 그리고 웜홀을 찌부러지지 않도로 유지하는 데 충분한 양을 인공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지는 아직 모른다.

 '웜홀이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려면 음에너지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증명한 사람은 '스티븐 호킹'이었다. 그가 사용했던 논리는 아주 간단하다. 일반적으로 양의 에너지는 물질과 에너지가 집중되어 있는 웜홀을 생성시키며, 빛이 웜홀의 반대쪽 출구로 빠져나오면 웜홀 중심부의 어딘가에서는 빛의 초점이 흐려진다. 단, 이런 현상은 음에너지가 존재할 때에만 나타난다. 그런데 음에너지는 척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웜홀의 입구가 중력에 의해 붕괴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따라서 웜홀 타임머신을 현실 세계에 구현하려면, 입구가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도록 충분한 양의 음에너지를 확보해야 한다.

6-2. 음에너지를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

  1. 소량의 exotic matter이라면, 이른바 '카시미르 효과(Casimir Effect)'로 실험실에서 만들어낼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토머스 로만' 박사와 '래리 포드'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인간이 통과할 수 있는 크기의 웜홀을 유지하는데 충분한 양의 exotic matter을 만들려고 해도, 원리적으로 극히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카시미르 효과를 이용하여 '음에너지'를 충당한다면, 이로부터 유지할 수 있는 웜홀의 입구는 원자 하나의 크기에 불과하다.
  2. 카시미르 효과 이외에도 음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다른 방법들이 있기는 하지만, 제어가 어려워서 별로 현실성이 없다. 물리학자 '폴 데이비스(Paul Davies)'와 '스티븐 풀링(Stephen Fulling)'은 빠르게 움직이는 거울의 전면에 음에너지가 축적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적이 있는데, 거울을 거의 광속으로 움직여야 할 뿐만 아니라 얻을 수 있는 음에너지의 양도 너무 작아서 '웜홀 타임머신'에 응용할 수는 없다.
  3. 음에너지를 얻는 또 하나의 방법은 고출력 레이저빔을 이용하는 것이다. 레이저의 에너지준위 안에는 '압축된 준위(Squeezed State)'가 존재하는데, 여기에는 양에너지와 음에너지가 공존하고 있다. 그러나 이 경우 역시 에너지를 제어하기 어려워서 타임머신에 응용하기는 적절치 않다. 레이저빔에서 양에너지와 음에너지의 펄스는 10-15초라는 짧은 주기로 반복되며, 이들을 분리하려면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4. 블랙홀의 사건의 지평선(Event Horizon)' 근처에도 '음에너지(Negative Energy)'가 존재한다. '제이콥 베켄슈타인(Jacob Bekenstein)'과 스티븐 호킹이 증명한 바와 같이, 블랙홀의 에너지는 서서히 증발되고 있기 때문에, 완전히 검은색으로 보이지 않는다. 블랙홀의 엄청난 중력을 뚫고 복사가 방출될 수 있는 것은 '불확정성 원리'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블랙홀의 에너지가 계속 방출되면, '사건의 지평선'의 크기가 점점 줄어든다. 일반적으로 별과 같은 양의 물질이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면 사건의 지평선이 커지지만, 음의 물질을 블랙홀 속으로 던져 넣으면 '사건의 지평선'은 수축된다. 그러므로 블랙홀의 에너지 복사는 '사건의 지평선' 근처에 '음에너지'를 생성시킨다. 일부 물리학자들은 웜홀의 입구를 사건의 지평선 근처에 연결시키면 음에너지를 포획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아이디어를 실현하려면 '사건의 지평선' 근처로 직접 가야 하기 때문에 커다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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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웜홀은 어떻게 찾아야 하는가?

 또 '웜홀'은 천문 관측 등에서 발견된 일이 없고, 자연계에 존재할 가능성도 낮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킵 손 박사는 웜홀의 '조달처'로, 원자핵보다 훨씬 작은 미시의 세계를 생각했다. 아무것도 없이 텅 비어 있는 공간도 가장 작은 규모에서는 시공간의 미세한 거품들이 들끓고 있을 것이다. 정상적인 경우, 진공에서 태어난 전자와 양전자는 아주 잠시 동안 존재하다가 서로 합쳐지면서 금방 사라져버린다. 그러나 플랑크 길이의 규모에서 볼 때 미세한 거품은 하나의 우주에 해당되며, 이런 환경에서 웜홀은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다. 미시의 세계에서는 10-35m 정도로 작은 웜홀이 극히 짧은 시간에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일을 반복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것은 '양자론(Quantum Theory)'과 '일반 상대성 이론(Theory of General Relativity)'을 합해서 생각한 경우의 결론이다.

 웜홀은 시공간의 거품 속에 존재하기 때문에, '킵 손'은 '극도로 발달된 문명세계에서는 시공간의 거품 속에서 웜홀을 찾아내어 크게 확장시킨 후에 음에너지를 이용하여 그 형태를 유지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물리법칙에 위배되는 구석은 하나도 없다.

6-4. 웜홀을 타임머신으로 만드는 방법

 웜홀의 출입구 A와 출입구 B가 2100년에 지구 옆에 있다고 하자. 츌입구 A는 그대로 두고, 출입구 B를 '어떤 방법'을 통해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움직인 다음 최종적으로 지구로 다시 오게 한다.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운동하면 시간의 흐름이 느려진다. 그러면 예컨대, 지구나 출입구 A에서는 100년 지났는데 출입구 B에서는 3년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을 만들 수 있다.

 한편 웜홀을 통해서 보면, 출입구 A와 출입구 B는 붙어 있으므로 시간차가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웜홀 바깥에서 보면 97년이라는 시간차가 생기는다. 웜홀을 통해서 보면 시간차가 생기지만, 웜홀 바깥에서 보면 시간차가 생기지 않는 불가사의한 상황이 생기는 것이다. 이제 2200년의 지구에서 출발한 우주선이 출입구 B로 들어가면, 2103년의 출입구 A로 나오게 된다. 그야말로 '과거로 가는 시간 여행'인 셈이다.

 다만 이 방법으로 '웜홀 타임머신의 완성 시점(위의 예에서는 2100년)' 보다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다. 그래서 지구 밖의 문명이 이미 '웜홀 타임머신'을 만들었다는 특별한 사정이 아니고서는, 백악기로 돌아가 티라노사우르스를 본다는 식의 과거 여행은 불가능하다. 이것은 일반 상대성 이론에 근거해 제안된 다른 몇몇 타임머신 모델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면 웜홀의 출입구는 어떻게 움직일 수 있다는 걸까? '킵 손' 박사 등은 1988년의 논문에서 '고도로 발달한 문명은 중력이나 전기적인 힘을 이용해 웜홀의 출입구를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전기적인 힘으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출입구에 전하를 주어야만 한다. 하지만 현재 기술 수준으로 가능한 것은 아니고, 현재 문명 수준을 훨씬 앞서는 과학 기술이 필요하다.

6-5. 과거로 가는 '웜홀 타임머신'은 완성된 순간 파괴된다?

 '킵 손' 박사는 1988년에 웜홀을 이용한 시간 여행을 제기한 논문을 발표한 이후, 웜홀 타임머신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고 한다. 1988년 당시에는 '시간 여행'에 관해 '일반 상대성 이론'만 써서 조사를 했고, 양자론의 법칙의 영향에 대해서는 조사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양자론을 고려하면 어떻게 될지 의문을 갖게 되었고, 이에 대해 연구한 결과 견해가 바뀌었다고 한다.

 김성원 박사와 같이 이 문제를 연구한 결과, 타임머신이 완성되었을 때 타임머신이 '자기 파괴'를 할 가능성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또 다른 연구자의 연구와 '킵 손'박사의 다른 연구의 결과, 타임머신이 자기 파괴를 하는지는 '양자 중력의 법칙'에 의해 결정된다고 결론 내렸다고 한다. 즉, 과거로 가는 시간 여행이 가능한지는 '양자 중력 이론'의 완성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양자 중력의 법칙'이란 '일반 상대성 이론'과 '양자론'을 융합한 궁극의 이론으로 '모든 것의 법칙(Theory of Everything)'이라고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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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공 껍데기 모양의 타임머신

 시간 여행의 가능성을 이론적으로 연구해 온 미국 프린스턴 대학 천체물리학과 교수인 '존 리처드 고트(John Richard Goot, 1947~)' 박사는 자신의 저서 '아인슈타인 우주의 시간 여행(Time Travel in Einstein's Universe)'에서 독창적인 '미래의 타임머신'을 소개했다. '존 리처트 고트(John Richard Goot)' 박사는 지구의 약 318의 질량을 가진 '목성(Jupiter)'을 타임머신의 재료로 쓸 것을 제안했다. 우선 시간 여행을 하려는 사람 주위에, 목성의 전체 물질을 써서 목성과 같은 크기의 '공 모양의 껍데기'를 만든다. 그다음 어떤 방법으로 껍질을 압축해 지름을 6m 정도로 하면, 초고밀도의 공 모양 껍데기로 이루어진 '미래로 가는 타임머신'이 완성된다.

7-1. 껍데기의 내부는 무중력

 완전히 대칭인 공 모양의 껍데기의 내부는 무중력이 된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 껍데기가 미치는 중력은 내부의 사람을 모든 방향을 잡아당기기 때문이다. 어떤 방향의 중력은 반드시 정반대 방향의 중력과 상쇄되므로, 전체적으로 무중력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내부에 있는 사람은 쾌적하게 보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공 모양의 껍데기는 내부에서 보면 무중력이지만, 외부에서 보면 강한 중력을 미치는 물체이다. 그래서 블랙홀과 마찬가지로 지구보다 시간의 흐름이 느려진다. 이 껍데기의 내부에서 5년을 보내면, 외부에서는 20년이 경과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따라서 내부에서 5년 시간을 보내고, 안전을 위해 껍데기를 팽창시키고 나서 밖으로 나가면, 15년 '미래로 가는 시간 여행'이 가능해진다.

7-2. 찌부러지지 않도록 지탱해야 하는 것이 과제

 하지만 공 모양의 껍데기 자체에는 찌부러지는 방향으로 큰 중력이 작용하므로, 그것을 지탱하는 기술이 필요할 것이다. '존 리처드 코트(John Richard Goot)' 박사는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자신의 저서에서 전기적인 반발력을 이용할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어쨋든 현재의 과학 기술을 훨씬 뛰어넘는 기술이 필요하다는 점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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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우주끈을 이용한 타임머신

 물리학자 '존 리처트 고트(John Richard Goot)'는 교차하지 않고 고속으로 엇갈리는 두 우주끈을 이용한 '타임머신'도 제안했다. '우주끈(Cosmic String)'이란 우주의 초기에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있는 '끈 모양의 에너지 덩어리'이다. 우주끈이 있다면, 진동하는 고리 모양의 것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고트가 생각한 시간 여행은 이것과는 달리, 무한히 길게 뻗은 우주끈을 2개 이용한다. 그는 두 개의 거대한 우주적 끈이 충돌할 때, 그 주변을 여행하면 과거로 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 메커니즘은 우주끈 주위의 시공이 가진 불가사의한 성질에 기초를 두고 있다.

 이 타임머신은 무한히 긴 실린더나 회전하는 우주, 또는 블랙홀 등이 없어도 작동된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우주 공간을 떠다니는 거대한 우주적 끈을 발견해야 하고, 이들이 조건에 딱 맞게 충돌해야 한다. 그리고 과거에는 아주 잠시 동안만 머무를 수 있다. 고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방법을 통해 과거로 가서 1년을 머물려면 끈의 질량-에너지가 은하 전체의 반 이상은 되어야 한다.

8-1. 우주끈 주위의 시공의 모양

 우주끈은 그 질량에 따라 주위에 중력을 미친다. '중력(gravity)'이란 '시공(Space-time)'의 휘어짐이다. 그러면 무한히 직선으로 뻗은 우주끈 주위의 시공은 과연 어떻게 되어 있을까? 일반적인 공간에서는 어떤 점 주위를 360° 돌면 원래의 위치로 되돌아 온다. 이에 비해 우주끈의 경우, 한 바퀴 도는 데 필요로 하는 각도가 360° 이하이다. 평탄한 공간의 일부가 우주끈을 정점으로 하는, 어떤 각도의 쐐기 모양으로 잘려 있다고 생각된다.

 잘린 부분 이외에는 평탄하기 때문에, 우주끈 주위에서는 중력이 작용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끈의 양쪽에 평행한 빛을 통과시키면, 끈을 통과한 후에는 그들 빛은 평행이 아니라 서로 가까워진다. 우주끈의 존재가 정확히 렌즈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우주끈 주위의 시공

8-2. 1개의 우주끈과 우주 비행기

 먼저 1개의 곧은 우주끈을 생각하고, 우주끈 주위에 두 점 A, D를 생각하자. 우주끈이 있는 경우, 우주 비행기가 A, D로 가는 데 똑바로 가는 것보다 우주끈에 의해 잘린 부분을 통과해서 가면, 더욱 짧은 거리로 가게 된다.

  1. 우주끈이 정지해 있는 경우: 우주 비행기가 A를 출발해 우주끈 주위의 공간 B, C를 통과하여, D에 도착하는 경로를 생각해보자. B와 C 사이는 잘린 공간이므로, B에 도착하면 그곳은 C와 동일시되기 때문에 즉시 C에서 나와 D로 향한다. 우주끈이 없으면, 결코 연결될 수 없었던 공간적으로 떨어진 두 점이 우주끈을 이용함으로써 광속도 이하의 속도로 연결된 것이다. 우주끈은 겉보기에 초광속 운동을 일으킨 것이다.
  2. 우주끈이 움직이고 있는 경우: 이번에는 우주 정거장에 있는 사람에게, B에 우주 비행기가 도착하는 것과 C에서 나오는 것은 더 이상 동시가 아니다. 관측자가 봤을 때, 우주 비행기가 C에서 나오는 것은 B로 들어갔을 때보다 과거가 된다. 이것은 어떤 사람이 동시라고 본 두 사건이 다른 사람에게는 동시가 아니라는, 앞에서 말한 '특수 상대성 이론'의 효과이다. (동시성의 불일치) 즉, 우주 비행기는 우주끈을 빠져나갈 때, 미래에서 과거로 돌아간 것처럼 보인다.

8-3. 무한히 길게 뻗은 우주끈을 2개를 이용한 시간 여행

 그러면 우주끈 2개를 어떻게 타임머신으로 이용한다는 걸까? A에서 B, C에서 D로 갈때는 빛보다 느리게 운동하고 있으므로, 시간은 미래로 나아간다. 그래서 우주끈의 속도를 빠르게 해 B에서 C 사이의 과거로 돌아가는 시간을 길게 하면, 우주 비행기는 A를 출발한 시각보다 먼저 D에 도착할 수 있다. 그다음 D에서 A로 돌아오기 위해 또 하나의 우주끈을 이용해 같은 일을 반복한다. 우주끈 주위를 돌아 A로 다시 돌아오면 출발한 시각보다 과거에 원래의 위치로 돌아오게 된다. 만약에 똑바른 우주끈이 존재한다면, 이 메커니즘을 이용하는 것이 웜홀을 이용하는 것보다 현실적이라고 생각된다.

9. 과거로 가서 역사를 바꿀 수 있는가?

 만약 '과거로 가는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면, 과거로 돌아가서 역사를 바꿀 수 있을까? '타임머신'에 들어가 과거 돌아갈 수 있었다고 가정하자. 그 후 어떤 사건에 휩쓸려 들어가, 시간 여행을 한 일을 후회하게 되었다. 그리고 과거의 자신이 '타임머신'에 들어가려는 것을 저지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그러면 과거의 자신의 '시간 여행'을 저지할 수 있을까? 가령 '저지할 수 있다'고 하자. 그러면 과거로 돌아갈 수 없으므로, 과거의 자신은 시간 여행을 저지할 수 없게 된다. '저지할 수 있다'는 가정에서 '저지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오므로, 이것은 모순이다.

 물리학자를 포함한 모든 과학의 대전제에는 '인과율'이 있다. '인과율(principle of causality)'이란 모든 현상에는 시간적으로 앞선 원인이 있다는 것이다. 위의 사례에서 본 것처럼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결과인 '미래'가 원인인 '과거'에 영향을 미치는 일을 할 수 있으므로 '인과율'이 붕괴될 수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과거로 가는 시간 여행의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9-1. 과거를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하면, 논리적 모순은 피할 수는 있지만...

 그런데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경우에도 모순이 생기지 않는 상황을 생각할 수 있다. 그것은 '역사는 결코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아래의 그림은 당구공이 시간 터널로 들어가 30초 전으로 돌아가, 자기 자신과 충돌한 상황을 나타낸 것이다. 만약 과거로 돌아간 당구공이 자기 자신과 충돌해서 과거의 공이 시간 터널로 들어가지 못하면 모순이 생기게 된다. 하지만 자기 자신과 충돌했다고 하더라도, 과거의 당구공이 시간 터널에 들어가게 되면 논리적으로 모순은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과거의 공에 에너지가 가해지는데, 역사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된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9-2. 평행 우주가 존재한다면, 역사를 바꿀 수 있는가?

 어떤 '방사성 물질(Radioactive Substance)'의 원자핵이 반감기 1일로 붕괴한다고 하자. 즉, 원자핵이 1일 후까지 붕괴할 확률은 50%, 1일이 지나도 붕괴하지 않을 확률도 50%라고 하자. 그런데 1일 후, 실제로 원자핵 붕괴가 관측되었다. 그러면 양자론의 일반적인 해석인 '코펜하겐 해석(Copenhagen interpretation)'에서는, 1일 전까지 남아 있었던 '1일이 지나도 붕괴하지 않는다'는 가능성은 사라졌다고 본다. 즉, 코펜하겐 해석'에 의하면 과거는 바꿀 수 없다.

 하지만 '양자론(Quantum Theory)'에 바탕해 '평행 우주(Parallel Universe)'의 존재를 가정하면, '과거로 가는 시간 여행'이 낳는 모순을 해결할 수 있다. 물리학자 '휴 에버렛(Hugh Everett, 1930~1982)'이 제창한 '다세계 해석(many-worlds interpretation)'에서는 사라진 가능성이 실현된 다른 세계가 실재한다고 생각한다. 즉, '1일이 지나 원자핵이 붕괴한 세계'와 '1일이 지나도 원자핵이 붕괴하지 않은 세계'가 공존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영국의 물리학자 '데이비드 도이치(David Deutsch, 1953~)' 박사는 '다세계 해석'을 인정하면, 과거로 가는 시간 여행에서 생기는 모순이 해결된다고 주장했다. '다세계 해석'에 따르면, 시간 여행자가 과거로 돌아가서 역사를 바꾼 경우 시간 여행자는 '원래의 미래와는 다른 역사의 세계'로 옮겨가게 된다. '다세계 해석(many-worlds interpretation)'에 근거하면, 과거로 돌아가 역사를 바꾸었다고 해도 원래의 세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시간 여행자가 과거의 역사를 바꾸었다고 해도, 원래의 미래는 여전히 존재하므로 모순이 생기지 않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