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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반 상대성 이론
    과학(Science)/물리학 (Physics) 2022. 2. 28. 14:34

    0. 목차

    1. 중력에 대한 도전
    2. 등가 원리
    3. 일반 상대성 이론의 핵심
    4. 빛을 휘게 한다.
    5. 휘어진 공간과 낙하
    6. 휘어진 공간과 빛
    7. 중력에 의해 공간이 휘어진다.
    8. 휘어진 공간이란 무엇인가?
    9. 중력에 의해 느려지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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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중력에 대한 도전

     '특수 상대성 이론(General Theory of Relativity)'을 완성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1955)'은 아직 만족할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특수 상대성 이론이 중력을 다루고 있지 않기 때문이었다. 천체의 운동은 중력이 결정하고, '우주는 중력이 지배한다'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중력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아인슈타인은 이 문제에 도전하였고, 그 결과 중력을 포함한 '일반 상대성 이론(General Theory of Relativity)'을 만드는 데 성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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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만유인력의 법칙의 결함

     아인슈타인 이전에 중력은 뉴턴 '만유인력의 법칙(Law of Universal gravitation)'에 의해 설명되었다. 이 법칙은 '질량을 가진 모든 물체는 두 물체 사이에 질량의 곱에 비례하고 두 물체의 질점 사이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는 인력이 작용한다.'는 것이다. 만유인력의 법칙에서는 아무리 거리가 떨어져 있어도 만유인력이 순식간에 전해진다고 생각되었다. '그런데 특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속도의 한계는 광속인 초속 30만 km이다. 순식간에 전해진다는 만유인력의 속도는 '무한대'로 전해지므로 상대성 이론과 모순된다. 만유인력의 법칙의 어딘가에 결함이 있는 것이다.

     실제로 당시에 이미 만유인력의 법칙으로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 알려져 있었다. 바로 '수성(Mercury)'의 '근일점 이동'이다. 수성의 공전 궤도는 완전한 원이 아닌 타원이다. 이때 '근일점(Perihelion)'은 태양에 가장 가까워지는 점이고, '근일점 이동'이란 근일점이 한 주기마다 조금씩 이동하는 현상이다. '근일점 이동' 자체는 금성 등 다른 행성에 의한 만유인력을 생각하면 설명될 수는 있다. 그러나 실제 관측한 수성의 근일점 이동의 크기는 만유인력의 법칙으로 계산한 결과와 미세하게 차이가 났다.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에 균열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아인슈타인은 '특수 상대성 이론'을 발전시켜서 중력을 이론에 포함하고, 수성의 근일점 이동도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중력 이론을 완성하고 싶었다. 이것이 나중에 '일반 상대성 이론'으로 이어졌다.

     특수 상대성 이론은 관측자가 '관성계(정지해 있거나 등속 직선 운동을 하고 있는 장소)'에서 본 경우에 성립하는 이론이었다. 하지만 '일반 상대성 이론'은 '가속도계(관측자가 가속하는 장소)'에서 본 경우에도 성립하게끔 깔끔하게 발전시킨 이론이다.

    1-2. 일반 상대성 이론의 실증

     '일반 상대성 이론'은 '물체가 아닌 빛이 중력에 의해 진로가 휘어진다'는 예언을 하고 있다. 여기에서 '빛이 휘어진다'는 것은 빛이 수중에서 굴절되는 것과는 의미가 다르다. '일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아무것도 없는 진공에서 빛이 중력에 의해 휘어진다. 빛이 중력에 의해 '낙하한다'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일반 상대성 이론'을 통해, 멀리 떨어진 별에서 오는 빛이 태양 근처에서는 중력에 의해 휘어진다고 예언했다.

     그리고 1919년 영국의 천문학자 '아서 에딩턴(Arther Eddington, 1882~1944)' 등이 서 아프리카와 브라질에서 일식을 관측해, 태양 근처에서 볓빛이 휘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일식(Solar Eclipse)'이 일어나는 동안에는 태양이 달에 가려져, 낮인데도 밤처럼 어두워지고 천체의 관측이 가능해진다. 에딩턴 등은 이때를 틈타, 태양 뒤편에 있는 별에서 나오는 빛이 태양 근처를 지날 때 휘어지는 것을 관측으로 확인했다. 그리고 빛이 휘어지는 정도는 '일반상대성 이론'에서 예상했던 것과 같았다. 관측 결과는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을 무너뜨리고 '일반 상대성 이론'의 정확함을 증명하는 것이었다. 이 관측은 당시의 신문 등 언론에 보도되어 사회적으로 큰 주목을 받았으며, 이로 인해 아인슈타인은 커다란 명성을 얻었다. 일식을 이용한 이러한 관측은 이후에도 여러 번 이루어졌는데, 그때마다 결과는 '일반 상대성 이론'의 예상을 뒷받침하는 것이었다.

    일식(Solar Eclipse)

    2. 등가 원리

    2-1. 생에 최고의 발상 '중력이 사라진다'

     1907년 아인슈타인은 '일반 상대성 이론'의 토대가 되는 생애 최고의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다. 그것은 '낙하하는 상자 안에서는 중력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중력을 받고 있지 않은 우주선 안과 낙하하는 상자 속은 본질적으로 같은 무중력 상태'이다. 이것은 무슨 의미일까?

     사람이 탄 엘리베이터가 급상승하면, 몸이 무거워지고 중력이 커지는 것처럼 느껴진다. 반대로 사람이 탄 엘리베이터가 급강하하면, 몸이 가벼워지고 중력이 작아지는 것처럼 느껴진다. 가속 운동을 하고 있는 곳에서 보면, 가속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관성력(Inertial Force)'이라는 '겉보기 힘(Apparent Force)'이 나타난다. 이것이 중력 증감에 대한 뉴턴 역학의 설명이다. 급하게 가속하는 차 안에서에서 뒤쪽 방향으로 받는 힘도 관성력이다.

     그런데 관성력을 '겉보기 힘'라고 표현한 이유는 뉴턴 역학에서는 관성력이 '실제로 존재하는 힘'이라고 인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차 안에서 보면 바닥은 움직이지 않는다. 하지만 외부에서 보면, 바닥은 가속하면서 나아가고 있다. 즉, 기차 바깥에서 보면 기차 바닥이 급속히 가속했기 때문에, 몸은 남겨진 것처럼 보인다. 즉 '관성력'은 존재하지 않는다. '관성력'은 관측하는 장소에 따라 나타나거나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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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 관성력과 중력은 구별할 수 없다.

     그런데 아인슈타인은 뉴턴과는 달리 '관성력과 중력은 같다'고 생각했다. 이 개념은 '등가 원리(Equivalence Principle)'라고 불리며, '일반 상대성 이론(General Theory of Relativity)'의 토대가 된다. 중력과 관성력이 '등가(같은 가치)'라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관성력을 '겉보기 힘' 취급하지 않았다.

     다음과 같은 상황을 생각해 보자. 창문이 없는 우주선이 가속하면서 날아간다. 그러면 무중력 공간에서도 우주선이 가속함으로써, 관성력에 의해 '겉보기 중력'이 생긴다. 그런데 우주선 안에 있는 사람이 몸을 아래쪽 방향으로 끌어당기는 힘이 '천체의 중력'인지, '관성력'인지 판단할 수 있을까? 공을 위로 던져 보아도, 공은 중력에 의해 일어나는 낙하 운동과 똑같이 운동한다. 이처럼 관성력과 중력은 구별할 수 없다.

     이번에는 낙하하는 상자를 생각해 보자. 낙하하는 상자는 지상을 향해 가속도 운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상자 안에서 보면 위쪽 방향으로 '관성력'이 나타난다. 따라서 중력과 관성력이 등가라면, 낙하하는 상자 안에서는 그 둘이 완전히 서로 지워져 중력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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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일반 상대성 이론의 핵심

    3-1. 중력이 사라지면 물체는 등속 직선 운동한다.

     '등가 원리' 이야기를 더욱 발전시켜 '일반 상대성 이론'의 핵심에 다가가 보자. 공기 저항을 무시하면, 모든 물체는 그 질량과 관계없이 같은 빠르기로 떨어진다. 실화는 아닌 것 같지만, 갈릴레이가 피사의 사탑에서 질량이 다른 2개의 공을 떨어뜨리자 동시에 땅에 부딪혔다는 실험은 유명하다.

     낙하하는 상자 안에 사과가 있지고 하자. 상자와 사과는 똑같은 속도로 지상을 향해 낙하한다. 따라서 상자 안에서 보면 사과는 조금도 머물러있지 않고, 같은 위치에 머물러 있다. 그러면 낙하하는 상자 안에서 사람이 공을 옆으로 밀면 어떻게 될까? 지상에 있는 사람이 봤을 때 공은 포물선을 그린다. 하지만 상자 안에 있는 사람이 보면, 자기 자신도 낙하하고 있기 때문에 공의 운동에서 중력에 의한 낙하 운동의 목을 뺀 것만큼 보인다. 즉, '등속 직선 운동 = 포물선 운동-자유 낙하 운동'이 된다. 그리고 상자 안에 있는 사람은 곧장 같은 속도로 나아가는 '등속 직선 운동'하는 공의 움직임을 보게 될 것이다. 즉, 낙하하는 상자 안에 있는 사람에게는, 중력의 영향이 없는 공간에 있는 것과 똑같은 상황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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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2. 낙하하는 상자 안은 관성계로 간주한다.

     이처럼 중력은 물체의 질량에 관계없이 모든 물체가 같은 '자유 낙하 운동'이라는 '가속도 운동'을 하게 한다. 따라서 낙하하는 상자 안은 중력이 우주선 안과 똑같은 상황이 된다. 즉, 낙하하는 상자 안은 '중력이 없는 관성계와 같다.'고 볼 수 있다. 중력의 영향이 없는 '관성계'는 '특수 상대성 이론'에서 다뤘었다.

     지금까지 본 것처럼 '관성계(Inertial Reference)'란 '정지해 있거나 등속 직선 운동을 하고 있는 장소'였다. 하지만 등가 원리에 의해 낙하하는 상자 안도 관성계와 같다고 간주된다. 여기에서는 물체의 운동에만 주목했지만, 아인슈타인은 이 생각을 더욱 발전시켰다. 낙하하는 상자 안에는 모든 물리 법칙이 중력의 영향이 없는 '관성계와 똑같이 성립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모든 물리 법칙에는 '빛의 진행 방향을 결정하는 법칙도 포함된다. 이것이 '등가 원리'의 핵심이다. 그리고 이 결론에서 '빛은 중력에 의해 휘어진다'는 놀라운 결론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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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빛을 휘게 한다.

    4-1. 빛은 중력장 속을 낙하하고 휘어진다.

     중력에 의해 빛이 휘어지는 것을 이해하는 열쇠는 '등가 원리'와 '상대성 원리'이다. 아인슈타인은 '모든 관성계에서는 물리 법칙이 똑같이 성립한다'고 생각했다.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낙하하는 상자 안은 중력의 영향이 거의 없는 '관성계'로 간주된다. 때문에 중력을 받지 않는 우주선 안과 똑같은 일이 일어날 것이다. 우주선 안에서 빛은 당연히 직진하므로, 낙하하는 상자 안에서도 빛은 직진할 것이다.

     낙하하는 상자 안에서 볼 때 똑바로 나아가는 공은, 지상에서 볼 때 포물선을 그렸다. 낙하하는 상자 안에서 볼 때 직선인 움직임이, 지상에서 보면 휘어져 보이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상에서 보면 빛도 휘어진다. 빛이 지상으로 휘어져 떨어지는 것을 본 사람은 없다. 하지만 이것은 빛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작은 낙하 폭을 볼 수 없기 때문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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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 중력과 관성력은 빛을 휘게 한다.

     이번에는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 '관성계'에 있는 관측자를 생각해 보자. 우주선 바깥에 있는 이 관측자는, 속도 0에서 가속을 시작하는 우주선을 바라보고 있다. 속도 0에서 우주선이 가속을 시작하는 순간, 우주선 내부의 광원에서 (우주선 내부로) 빛이 나온다. '우주선 바깥에 있는 관측자'는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 관성계에서 보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우주선 안의 광원에서 나온 빛이 직진하는 빛으로 보일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우주선 안에서 보면 어떻게 될까? 우주선의 몸체와 우주선 안의 관측자는 속도를 올리면서 나아간다. 하지만 빛은 우주선의 운동에 영향을 받지 않으므로 남겨진다. 결국 우주선 안의 관측자가 보면, 빛은 휘어질 것이다. 그런데 가속하고 있는 우주선 안에서는, 가속하는 방향과는 반대 방향으로 관성력이 생긴다. 즉, 가속하는 우주선 안에 있는 사람에게는 '관성력이 빛을 휘게 한다'고 말할 수 있다. 결국 중력과 관성력은 둘 다 빛을 휘게 한다. 또한 이것으로부터 중력과 관성력이 '등가(equivalence)'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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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휘어진 공간과 낙하

    5-1. 천체의 중력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낙하하는 상자 안에서는 중력이 사라진다. 하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천체가 만드는 중력의 영향은 상자 안에서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다. 이것을 설명하기 전에 가속하는 우주선 안에서의 관성력을 생각해 보자. 우주선 안에서 보면, 가속하는 우주선 안에 있는 2개의 사과는 일정하게 간격을 유지하면서 낙하한다. 이것을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 관성계에 있는 '우주선 밖의 외부 관찰자'가 보면, 우주선의 몸체'가 가속하면서 날아가고 있을 뿐이다. 떠 있는 사과에는 아무런 힘도 작용하지 않고, 그곳에 머물러 있다.

     그러면 2개의 사과가 지구의 중력의 영향권 내에 있으면 어떨까? 예컨대 우리나라와 적도에서는 '중력(만유인력)'의 '방향이 다르다. 중력은 언제나 지구의 중심을 향하기 때문이다. 즉, 천체가 만들어 내는 중력의 영향을 받으면, 2개의 사과는 낙하하면서 미세하게나마 조금씩 접근한다. 이 사실로부터 천체가 만들어내는 중력의 영향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으며, '공간이 휘어져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5-2. 낙하란 휘어진 공간을 나아가는 것이다.

     그러면 낙하하는 상자 안에 있는 이 2개의 사과를 내부에서 관찰하면 어떻게 될까?

    1. 먼저 2개의 사과가 '가로 방향으로 놓여 있는(지구 중력의 방향이 다르지만 같은 높이에 놓여 있는)' 경우부터 생각해 보자. 이 경우에는 2개의 물체에 대한 중력의 방향은 약간 다르다. 따라서 오른쪽과 왼쪽의 중력의 방향은 평행이 아니라 조금 안쪽으로 향하고 있을 것이다. 그 결과, 상자가 낙하함에 따라, 옆으로 나란히 떠 있는 2개의 사과는 미세하게나마 조금씩 접근한다.
    2. 이번에는 2개의 사과가 '세로 방향으로 놓여 있는(지구 중력의 방향이 같지만 다른 높이에 놓여 있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2개의 물체 사이에 '만유인력(중력)'은 거리가 짧을수록 강해진다. 따라서 낙하하는 상자 안에서도 천장과 바닥은 지구 중심까지의 거리가 조금 다르므로, 중력의 크기도 바닥 쪽이 조금 크다. 그 결과, 상자가 낙하함에 따라, 세로 방향으로 나란히 있던 사과의 간격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 벌어진다.

     이처럼 지구 같은 천체가 만들어내는 중력은 장소에 따라 미세하게 변한다. 따라서 '크기를 무시할 수 없는' 상자 안에서는 중력의 영향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다. 그런데 만유인력을 부정한 낙하하는 상자의 상황을 다음과 같이 생각했다. 낙하하는 각각의 사과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에게 작용하는 중력의 영향은 사라진다. 그렇다면 2개의 사과가 접근한 것은 '힘이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없다. 힘도 없는데 2개의 사과가 접근한 것은 '지구의 질량이 공간을 휘어지게 하기 때문'이다. 즉, 아인슈타인은 2개의 사과는 휘어진 공간을 따라 나아가기 때문에 자연히 접근한다고 생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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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휘어진 공간과 빛

    6-1. 구면과 휘어진 공간은 비슷하다.

     그러면 '질량이 공간을 휘게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일단 간단한 2차원의 '면'의 휘어짐을 생각해 보자. '구면(Spherical Surface)'인 '지구의 표면'이 그 좋은 예가 될 것이다. 그러면 구면에서의 '직선(Straight Line)'이란 무엇일까? 잘 알고 있다시피 '보통의 직선'은 구면과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직선'을 생각해야만 한다. '보통의 직선'은 '두 점 사이를 최단거리로 연결하는 선'이므로, '구면에서의 직선'은 '두 점 사이를 최단거리로 연결하는 구면 위의 선'이라고 생각한다. 지구의 '위도선(Line of Latitude)'이나 '경도선(Line of Longitude)'은 이 조건을 충족시키므로, '구면에서의 직선'이라고 할 수 있다.

     2개의 경도선을 생각해 보자. 적도와 직각으로 만나는 2개의 경선은, 적도에서 '평행(Parallel)'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적도에서 출발한 2개의 경선을 따라 북쪽으로 가는 비행기는 북쪽으로 감에 따라 점차 가까워진다. 2대의 비행기를 접근시키는 힘은 존재하지 않지만, 2대의 비행기는 결국 북극점에서 만나게 된다. 즉, 구면에서는 '평행'으로 보이는 2개의 '직선'이 서로 만난다. 평면에서 평행한 2개의 직선은 결코 만나지 않지만, 휘어진 면에서는 그러한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

     위에서 말한, 낙하하는 상자 안에 있는 2개의 사과 이야기도 이 예시와 매우 비슷하다. 2대의 비행기가 휘어진 면을 똑바로 날아가면 자연히 접근하는 것처럼, 상자 속의 2개의 사과도 휘어진 공간을 똑바로 나아가기 때문에 자연히 접근한다. 상자속의 사과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자연스러운 직선'을 따라서 나아갈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것은 휘어진 직선이었다. 이것이 상대성 이론의 생각이다.

    6-2. 공간이 휘어져 있기 때문에 빛이 휘어진다.

     '중력에 의해 휘어지는 빛'도 '북쪽으로 가는 비행;기와 상황이 같다. 빛은 지구의 질량이 만들어 내는 휘어진 공간 속을 나아가기 때문에, 궤도가 휘어지는 것이다. 2대의 비행기와 마찬가지로 빛은 휘어진 공간을 똑바로 나아가는 것 뿐이다.

     아래의 그림은 항성의 질량에 의해,  휘어진 공간과 그 근처를 날아가는 두 줄기의 빛을 나타낸 것이다. 지구처럼 '2차원의 세계(평면)'의 휘어짐은 3차원 공간에서 눈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3차원 공간의 휘어짐을 3차원의 인간의 두뇌로 상상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이것을 그림으로 표현할 방법은 없다. 그래서 아래의 그림에서는 1차원을 생략해서 2차원 면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림에서 보면 알 수 있는 것처럼, 평행하던 두 줄기 빛이 항성 주위의 휘어진 공간을 따라 직진하고, 그 공간을 따라 '직진'하면 두 빛은 서로 접근하게 된다.

    휘어진 공간에서 '휘어지는 빛'

    7. 중력에 의해 공간이 휘어진다.

    7-1. 중력은 공간의 휘어짐이 일으키는 힘이다.

     '공간의 휘어짐'과 '중력'의 관계에 대해서 조금 더 알아보자. 아래 그림에는 태양과 지구라는 2개의 천체가 있고, 각각의 천체는 주위 공간을 휘게 한다. 공간은 납으로 만든 공을 얹어 높은 고무판 같은 것으로 비유할 수 있다. 실제 고무판에 2개의 납으로 만든 공을 조금 떨어져서 놓아 두면, 고무 시트가 늘어나 휘어지고, 납으로 만든 공은 서로 가까워진다. 마찬가지로 '중력(Gravity)'이란 '공간의 휘어짐'이 일으키는 현상이다. '공간의 휘어짐'은 질량이 클수록 크다. 즉, 질량은 공간을 휘게 하고, '공간의 휘어짐'이 '중력'을 일으킨다.

     이러한 생각은 '아이작 뉴턴(Isaac Newton)'의 '만유인력의 법칙'과는 크게 다르다. 아래의 그림을 보면, 태양의 큰 질량 때문에 주위 공간이 휘어져 있다. 태양계의 행성들은 이 휘어진 공간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태양 둘레를 공전하는 것이다. 절구의 우묵한 곳에 유리 구슬을 던지면, 유리 구술이 경사면을 계속 돌다가, 마찰에 의해 힘을 잃고 결국 바닥으로 떨어진다. 하지만 진공 속을 나아가는 행성은 가로막는 것이 없어서 태양 주위를 계속 돌게 된다.

    질량에 의한 '공간의 휘어짐'

    7-2. 일반 상대성 이론이 예언한 '블랙홀'과 '중력파'

     엄청난 질량이 좁은 곳에 집중된 '블랙홀(Black Hole)' 근처에서는 공간이 극단적으로 크게 휘어진다. 그래서 블랙홀 근처를 지나가는 빛은 블랙홀 속으로 삼켜지고 만다. 블랙홀은 빛을 삼키기 때문에, 멀리서 보면 '검은 구멍(Black Hole)'로 보인다. 엄청난 질량을 가진 블랙홀에 삼켜진 빛은 다시는 블랙홀 밖으로 나올 수 없다. '블랙홀'은 '일반 상대성 이론'에 의해 그 존재가 예언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블랙홀이 실제로 우주에 존재함이 관측으로 확인되었다.

    블랙홀에 의한 '공간의 휘어짐'

    7-3. 일반 상대성 이론이 예언한 '중력파'

     '일반 상대성 이론'은 중력을 전하는 '중력파'의 존재도 예언하였다. (2016년 2월에 미국의 연구팀이 중력파를 직접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함) 물 위에 퍼져나가는 물결처럼, 고무판에 납으로 만든 공을 떨어뜨리면 고무판의 일그러짐이 파동이 되어 주위로 퍼져나간다. 마찬가지로, 큰 질량을 가진 천체가 운동할 때 생기는 공간의 일그러짐은 파동이 되어 주위로 퍼져나간다. 이것이 바로 '중력파(gravitational wave)'이다. 아래의 그림은 질량이 매우 큰 별이 서로의 주위를 돌 때 발생하는 중력파의 모습이다.

     만유인력의 법칙'에서는 '중력은 무한대의 크기로 전해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특수 상대성 이론'과 모순되었다. 하지만 '중력파'는 고무판의 파동과 마찬가지로 '빛과 같은 속도(초속 약 30만 km)'인 '유한한 속도'로 전해진다. 

    중력파(Gravitational Wave)

    8. 휘어진 공간이란 무엇인가?

    8-1. '비유클리드 기하학'은 상대성 이론의 토대가 된다.

     '공간이 휘어진다'는 의미를 조금 더 생각해 보자. 이해의 열쇠는 '평행선'이다. 우리가 보통 배우는 기하학에서 평행선은 당연히 만나지 않는다. 하지만 평행으로 보였던 2개의 직선이 만나는 기묘한 기하학의 세계도 생각할 수 있다. 이것은 우리가 보통 배우는 상식적인 기하학인 '유클리드 기하학(Euclidean Geometry)'과 달리 '비유클리드 기하학(Non-Euclidean Geometry)'이라고 불린다. '비유클리드 기하학'은 상대성 이론의 수학적인 토대가 된다.

    8-2. 비유클리드 공간

     비유클리드 기하학의 세계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그림 A는 유클리드 기하학이 성립하는 영역, 그림 B와 그림 C는 비유클리드 기하학이 성립하는 영역이다. 그림 B와 그림 C에서는 평행했던 직선이 만나는 기묘한 일이 일어난다. 이처럼 휘어진 면에서는 휘어지지 않은 면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이 2차원 면에 사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들은 2차원 공간이 휘어진 것을 실감할 수는 없다. 다만, 2차원 면에 사는 사람들도 평행선이나 삼각형의 내각의 합 등을 측정해 보면 공간이 휘어 있는지 확인해 볼 수 있다.

     위의 '2차원 면'의 예시를 우리가 사는 '3차원 공간'에 적용해 보자. 평행으로 보였던 2개의 직선이 만나는 공간을 '휘어진 공간'으로 생각할 수 있다. 2차원 면에 사는 사람들이 2차원의 면이 휘어진 것을 실감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3차원 공간에 사는 우리가 3차원 공간이 휘어진 것을 실감할 수는 없다. 다만, 평면 세계와 마찬가지로, '평행선'이나 '삼각형의 내각의 합' 등을 우주 규모에서 작도해 보면 공간이 휘어져 있는지 확인해 볼 수 있다.

    8-3. 큰 천체 근처는 '비유클리드 기하학'이 성립하는 영역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알아본 바와 같이, 질량이 큰 천체 근처에는 평행하던 두 줄기 빛이 휘어져서 서로 접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만나게 된다. 즉, 질량이 큰 천체 근처는 '휘어진 공간'이며, '비유클리드 기하학'이 성립하는 영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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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중력에 의해 느려지는 시간

    9-1. 중력에 의해 겉보기 광속이 변한다.

     아래의 그림은 큰 질량을 가진 항성에 의해 중력에 휘어지는 빛이다. 그리고 빨간색 항성에서 먼 가장자리의 길이 A~B는 항성에 가까운 가장자리의 길이 C~D보다 길어진다. 이것은 C~D 부분이 A~B 부분보다 느리게 나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광속도 불변의 원리'가 무너진 것일까? 그런 것은 아니다.

     확실히 멀리 있는 관측자가 보면, 광속은 장소에 따라 바뀌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빛의 띠 바깥쪽 가장자리(파란색 부분)'에 있는 관측자가 보면, 눈앞의 빛은 변함없이 초속 30만 km로 직진하고 있다. 왜냐하면 파란색 부분에 있는 관측자는 낙하하는 관측자와 같은 입장으로 '중력의 영향이 없는 관성계'에 있기 때문이다. '빛의 띠 안쪽 가장자리(빨간색 부분)'에 있는 관측자가 보아도, 눈앞의 빛은 변함없이 초속 30만 km로 나아간다. 즉, 천체가 만들어 내는 중력의 영향이 있을 경우에, '광속도 불변의 원리'가 성립하는 것은 관측자 근처의 좁은 범위에 한정된다. 멀리서 보면 겉보기 광속이 변한 것으로 보인다.

    9-2. 중력이 강할수록 시간이 느려진다.

     '거리=속도×시간'이므로, '빛이 나아간 거리=광속×시간'이다. 만약 '빛의 띠 바깥쪽에 있는 관측자'와 '빛의 띠 안쪽에 있는 관측자'에게 광속이 변함없이 초속 30만 km라면, 이치에 맞지 않는다. 결국 빛의 띠 안쪽에서는 시간이 천천히 흐르므로, 멀리 떨어져 있는 관측자가 보면 빛이 천천히 나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즉, 중력이 강할수록 시간의 흐름은 느려진다.

     빛을 삼켜버릴 정도로 중력이 강한 블랙홀의 경계에서는 시간이 정지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본 것처럼, 상대성 이론에서는 시간과 공간이 언제나 함께 늘어나거나 줄어들거나 휘어졌다. 시간과 공간에는 끊을 수 없는 관계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상대성 이론'에서는 시간과 공간을 하나로 보아 '시공간(Space-Time)'이라고 부른다. 지금까지는 '질량에 의해 공간이 휘어진다'고 표현했지만, 질량이 있으면 시간의 흐름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질량에 의해 시공간이 휘어진다'는 표현도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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