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지구 과학 (Earth Science)

화산 내부 관측 기술 - 화산의 분화는 어떻게 예측할까?

SURPRISER - Tistory 2021. 11. 25. 05:36

0. 목차

  1. 저주파 측정하기
  2. 지진파 단층 촬영
  3. 뮤오그래피(Muography)
  4. '중성미자'를 관측하여 지구 전체 내부 구조 알아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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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저주파 측정하기

 분화 직전에는 '마그마방(magma chamber)'으로부터 대량의 마그마가 암반을 가르면서 올라오기 때문에, 마그마방 주변에서 지진이 많이 발생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통로를 마그마가 이동할 때의 지진은 보통 지진과는 달리 진동이 심하지 않다는 특징이 있는데, 이러한 지진을 '저주파 지진(low frequency earthquake)'이라고 한다. 이 지진의 진원을 알아냄으로써 마그마방의 위치와 크기를 추정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분화까지 대략적인 기간이나 규모도 예측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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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지진파 단층 촬영

 하지만 화산 연구의 대상이 되는 지진은 '저주파 지진'뿐만이 아니다. 일반적인 지진을 관측함으로써 화산과 지구의 내부 구조를 밝히는 것으로 이어진다. 이때 지진파를 사용해 지구 내부를 투시하는 '지진파 단층 촬영'을 이용한다.

2-1. 지진파 단층 촬영의 원리

 큰 지진이 일어나면 지진파는 지구 표면과 내부에 전해지면서 지구 전체로 퍼져나간다. 하지만 지진파는 서로 다른 물질의 경계에서 굴절하거나 반사한다. 또 '차가운 암석(단단한 암석)'의 경우 지진파가 빨리 전해지지만, '뜨거운 암석(부분적으로 녹은 암석)'에서는 지진파의 전달 속도가 느려진다. 즉, 맨틀의 뜨거운 부분을 통해 온 지진파는 예상되는 시간보다 늦게 관측된다. 즉, 진원에서부터 퍼져나가는 지진파를 많은 관측점에서 관측하고 도달 경로와 도달 시간의 차이를 계산하면, 어디에 '단단한 물질'이 있고 어디에 '무른 물질'이 있는지 지구의 3차원 구조를 추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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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뮤오그래피(Muography)

 지진파 말고, '뮤온(Muon)'이라는 소립자를 이용해 화산의 내부를 투시하려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뮤온'은 '우주선(우주에서 끊임없이 지구로 내려오는 매우 높은 에너지의 입자선)'이 지구 대기 분자의 원자핵과 충돌해 생긴다.

3-1. 물체의 밀도가 높으면 뮤온의 투과하는 비율이 낮아진다.

 'X선'은 근육처럼 밀도가 낮은 물체는 투과하지만 뼈처럼 밀도가 높은 물체는 투과하기 어려운 특징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X선 촬영'을 통해 몸 내부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뮤온도 물체의 밀도가 높을수록 빠져나가는 비율이 낮아진다. 그래서 예컨대 화산 내부에 밀도가 높은 부분이 있으면, 거기를 빠져나가는 뮤온의 수가 줄어든다. 이 원리를 이용해 화산 기슭에 뮤온을 검출할 수 있는 판 모양의 관측장치를 이용하면, 화산 내부를 '투시'할 수 있다. 이러한 방법을 '뮤오그래피(Muography)'라고 한다.

 참고로 '뮤오그래피'는 화산뿐만 아니라 피라미드처럼 폐쇄된 환경을 조사하는 데도 이용될 수 있다. 과거에는 구멍을 뚫는 물리적인 방법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러한 방법은 내부 유물의 온전한 보존에도 영향을 미치고 외부 오염의 가능성도 높였던 방법이다. 가급적이면 비파괴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피라미드 보존에 적합하다.

표준 모형(Standard Model)

3-2. 마그마는 화산 분화에 따라 상승, 하강을 되풀이한다.

 '뮤오그래피'를 통해 화산 내부 구조 규명에 몰두하고 있는 일본 도쿄 대학 지진연구소의 '다나카 히로유키' 교수는 이 방법으로 '쇼와신산'과 '이즈마산', 이탈리아의 '베수비오 산' 등을 촬영하여, 과거 분화 때 마그마가 지나간 길을 포착하는 데 성공하였다. 나아가 2013년에는 '사쓰마이오 섬'에서 3일에 1장씩 투시 영상을 촬영함으로써, 지하에 있는 마그마의 움직임을 동영상으로 확보하는 데 성공하였다. 이 관측을 통해, 마그마는 화산 분화에 따라 상승이나 하강을 되풀이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3-3. 뮤온으로 거대한 화산의 내부 구조는 알아내기 어렵다.

 하지만 '뮤오그래피'는 후지산처럼 거대한 산이나 땅속 깊은 곳의 구조는 알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앞으로는 관측 장치의 소형화, 노이즈 제거를 통한 정밀도 높은 사진 촬영, 투시도를 얻기 위한 단축 시간 단축 등을 목표로 연구가 진행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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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중성미자'를 관측하여 지구 전체 내부 구조 알아내기

 나아가 남극에서 '중성미자(neutrino)'라는 소립자를 관측함으로써 지구 전체의 내부 구조를 조사하려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이를 위해, 남극에는 '아이스큐브(IceCube)'라는 세계 최대급 중성미자 관측소가 2010년에 완성되었다.

 '중성미자(neutrino)'는 '뮤온(muon)'에 비해 투과성이 엄청나게 높아 지구도 통과하는 소립자이다. 그래서 북반구에서 온 중성미자는 땅속을 통과해서 남반구로 빠져나간다. 하지만 중성미자도 뮤온과 마찬가지로 밀도가 높은 부분이 있으면, 빠져나가는 수가 줄어든다. 예컨대, 밀도가 낮은 맨틀을 지나면 중성미자의 수는 별로 줄어들지 않지만, 밀도가 높은 핵을 지나면 중성미자의 수가 줄어든다. 그래서 북쪽에서 온 중성미자의 수와 방향을 남극점에서 포착하면, 지구의 내부 구조을 알 수 있다.

 지금까지는 '지진파 단층 촬영(seismic tomography)'을 해서 '지구의 내부 구조'를 추정해 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중성미자(neutrino)'라는 도구를 통해 관측을 계속함으로써, 지구의 새로운 모습이 밝혀질지도 모르겠다.

아이스큐브(IceCu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