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목차
- 일본의 '긴급 지진 속보'
- 지진파 분석
- PLUM법
- '긴급 지진 속보'의 적중률
1. 일본의 '긴급 지진 속보'
지진이 잦은 나라 일본에서는 TV나 스마트폰을 통해 '긴급 지진 속보' 경보음을 울리는 일이 있다. '긴급 지진 속보(Earthquake Early Warning)는 일본의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이다. '일본 기상청(JMA: Japan Meteorological Agency)'에서 개발되었으며, 지진에 대응하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게 한다. 어떻게 이런 속보가 가능할까? 놀랍게도 '긴급 지진 속보'는 지진을 예상해서 속보를 전하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지진이 발생한 뒤, 전해져 오는 지진파를 포착해 각 지역에 경고를 내보내는 것이다. 2024년 기준, 과학 기술로는 지진의 사전 예측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긴급 지진 속보'는 속도가 중요하다. 지진파가 이미 도착한 뒤에 발표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정확성'도 중요하다. 경고된 만큼 요동이 없는 '오보'가 계속된다면 신뢰를 잃을 것이다. 또 경고를 해야 할 지진을 놓쳐서도 안된다.
2. 지진파 분석
지진파에는 'P파'와 'S파'라는 주로 2개의 유형이 있다. P파는 땅속에서 전해지는 속도가 초속 5~7km 정도이며, S파가 전해지는 속도는 초속 3~4km 정도이다. P파가 S파보다 2배 정도 빠른 셈이다. 일본의 경우, 1000곳 이상의 '관측 지점'이 있는데, 지진이 발생한 뒤 먼저 포착되는 것은 P파이다. 반면, 커다란 요동을 가져오는 것은 S파이다. 따라서 속도가 빠른 P의 정보를 바탕으로, S파가 도달하기 전에 경고를 내보내는 것이 이상적이다.
사실 한 곳의 P파의 관측 결과만으로 대략적인 '지진의 규모'와 '진원의 위치'를 추정할 수 있다. 지진이 발생한 뒤, 최초로 P파가 관측되면, 관측 지점에서 즉시 지진파의 분석이 자동적으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일본의 경우, '지진의 규모'와 '진원의 위치'를 추정하는 데 필요한 정보가 '일본 기상청'으로 전송된다. 기상청의 컴퓨터에서는 '지진의 규모'와 '진원의 위치'가 자동적으로 추정되어 각지의 예상 최대 진도가 계산된다.
계산에는 각 지역의 지반이 좋고 나쁜 상황도 고려된다. 계산 결과, 예상 최대 진도가 '5약' 이상이 있으면 '긴급 지진 속보'가 발표된다. 참고로 일본에서는 '수정 메르칼리 진도 계급'을 사용하지 않고 독자적인 진도 계급을 사용하고 있다. 이 독자적인 계급에서는, 사람이 흔들림을 감지하지 못하고 지진계에만 기록되는 '0'부터 서 있기가 불가능한 '7'까지 단계로 나뉜다. 그리고 이 가운데 5와 6은 더 세분화되어 총 '10단계(0, 1, 2, 3, 4, 5약, 5강, 6약, 6강, 7)'로 나뉜다.
하지만 실제로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긴급 지진 속보'가 한 곳만의 관측 데이터를 바탕으로 발표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한 곳만의 데이터는 벼락이나 교통사고 등에 의한 진동을 지진으로 잘못 판단한 것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여러 지점의 관측 데이터를 분석하고 나서 '긴급 지진 속보'를 발표한다.
2-1. '지진의 규모'와 '진원의 위치'를 추정하는 메커니즘
P파의 진동 방향을 알면, '진원의 방향'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경험상 진원이 가까울수록 P파의 '요동(파동의 크기)'이 급격하게 커지므로, 이것을 분석하면 '진원까지의 거리'를 알 수 있다. 이 두 가지에 의해 '진원'의 위치를 알 수 있다. 그리고 P파의 '진폭'의 크기를 알면, 진원까지의 거리 정보에 맞추어 지진의 규모를 추정할 수 있다. '진원의 위치'와 '지진의 규모'를 알면 각 지역에서 일어날 '진도'의 크기도 계산할 수 있다.
3. PLUM법
'긴급 지진 속보'의 정확성을 개선하기 위해, 2018년부터 '일본 기상청은 'PLUM법(Propagation of Local Undamped Motion)'을 도입하였다. PLUM 법은 '진원'이 멀리 또는 깊이 있거나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 지원으로부터 먼 지역에도 보다 정확하게 '긴급 지진 속보'를 발령하도록 도입된 방법이다. 이전에는 추정되는 진원과 규모로 흔들림을 예상했지만, PLUM법에서는 실제로 감지된 흔들림을 이용하여 흔들림을 예상한다.
4. '긴급 지진 속보'의 적중률
'일본 기상청'에 의하면,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3월 11일부터 4월 28일까지 '긴급 지진 속보'를 발표해야 할 최대 진도인 '5약' 이상의 지진은 46회 발생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가운데 26회만 '긴급 지진 속보'를 발표했다. 나머지 20회는 간과했던 셈이다. 또 3월 11일 이전에도 18회 가운데 10회만 발표하는데 머물렀다고 한다.
그리고 3월 1일부터 4월 28일까지 합계 70회의 '긴급 지진 속보'를 발표했는데, 이 가운데 17회는 전 지역에서 진도 2 이하의 요동밖에 관측되지 않은 '오보(Falce Report)'였다. 참고로 3월 11일 이전의 '오보'는 프로그램에 의한 오류 1회만 있었다고 한다.
3월 11일 이후에 '오보'가 일어난 이유로, '일본 기상청'은 두 가지를 원인으로 보고 있다. 첫 번째 이유는 동일본 대지진의 요동이나 정전 등으로 인해 일부 지진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고, 두 번째 이유는 지진의 동시 발생에 의한 잘못된 추정 때문이다. 예컨대, A 지진파와 B 지진파가 동시에 관측지점에 도달하면, B 지진파에 의한 요동을 A 지진파에 의한 요동으로 오인할 수 있다. 그 결과, 2개의 지진을 1개의 지진으로 잘못 인식하게 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