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생명의 행성'이 될 조건
    과학(Science)/지구 과학 (Earth Science) 2021. 11. 3. 02:15

    0. 목차

    1. 액체 상태의 물이 있어야 한다.
    2. 생명이 탄생할 시간이 충분해야 한다.
    3. 적절한 대기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4. 안전한 환경을 갖추어야 한다.
    5. 자전 속도와 기울기
    반응형

    1. 액체 상태의 물이 있어야 한다.

     대부분의 과학자들의 견해에 따르면, 적어도 지구의 생명에게는 반드시 액체의 물이 안정적으로 공급되어야 한다. 지구상에 있는 대부분의 생명체는 60% 이상이 액체의 물로 이루어져 있고, 지구상에서 최초의 생명이 탄생한 곳도 액체의 물속이었다. 액체의 물이 없었다면 지구의 생명은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고 유지될 수도 없다. 그러면 왜 액체 상태의 물이 있어야 할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 우선 물의 특징부터 간단히 알아보자. 물은 산소 원자 하나와 수소 원자 둘이 결합한 분자이다. 그런데 물 분자에서는 산소 원자 쪽이 전자를 더 강하게 끌어당기므로, 산소 부분이 근소하게 음전기를 띤다. 반대로 전자가 산소 원자로 잡아당겨지므로 수소 원자 부분은 약간의 양전기를 띤다. 이렇게 해서 하나의 분자 안에서 음전기를 띤 부분과 양전기를 띤 부분이 생긴다. 분자의 이런 성질을 '극성'이라고 한다. 물 분자가 극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물의 다양한 특징을 낳는다.

    1. 대부분의 물질을 녹일 수 있는 우수한 용매: 물은 생명체 안에서 다양한 물질을 녹여 운반할 수 있는 우수한 용매이다. 물에는 생명 활동에 필요한 대부분의 물질이 녹아들어 갈 수 있기 때문에, 생명체 안을 무난하게 이동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 또한 물이 '극성'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음전기를 띤 물질 주위에는 물 분자의 양전기를 띤 부분이 둘러싸고, 양전기를 띤 물질 주위에는 물 분자의 음전기를 띤 부분이 둘러싼다. 이렇게 물 분자가 물질을 둘러싸고, 다른 물질과 분리시키는 작용을 한다. 그래서 물질은 미세하게 나누어져 물에 녹은 상태가 된다.
    2. 극성: 또 세포의 세포막은 물의 '극성(Polarity)'이라는 성질이 없으면, 즉시 산산조각 난다. 세포막은 인지질이라는 분자로 만들어져 있는데, 하나의 분자는 친수성 부분인 머리와 소수성 부분인 다리로 되어있다. 세포 안팎에는 물이 있으므로, 자연스럽게 물이 싫어하는 '소수성 부분인 다리끼리 결합하는 형태가 된다. 그 결과, 다리끼리 마주 보고 머리는 물쪽을 향하는 형태의 이중층 막이 생긴다.
    3. 액체로서 존재할 수 있는 온도의 폭이 넓음: 물이라는 물질은 액체 상태로 존재할 수 있는 온도의 폭이 비교적 넓다. 만약 생명이 약간의 온도 변화로 곧바로 얼거나 증발하는 물질을 물 대신 사용했다면, 그 생명이 활동할 수 있는 온도의 조건은 매우 엄격해질 것이다. '물 분자(H₂O)'를 만드는 '수소(H)'와 '산소(O)'가 우주에 매우 많은 물질이라는 점도 생명의 탄생에 한몫했다.
    4. 높은 비열: 또 물은 비교적 높은 '비열(어떤 물질 1g의 온도를 1℃ 만큼 올리는 데 필요한 열량)'을 가지고 있어서, 체내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시키고 화학 반응이 안정적으로 일어나는 데 기여한다.

    인지질 이중층

    1-1. 생존 가능 영역(Habitable Zone)

     액체의 물이 존재하려면 지표면의 온도가 0~374℃의 범위에 있어야 한다. 압력이 높은 경우, 100℃가 넘어도 물은 액체로 존재할 수 있다. 물의 '임계 온도'는 374℃이므로, 그 이상의 온도에서는 아무리 압력을 올려도 액체로 존재할 수 없다. 그런데 이 온도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가 '태양과 지구의 거리'이다. 태양과 너무 가까우면 물이 모두 증발할 것이고, 너무 멀면 물이 모두 얼어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액체의 물이 존재할 수 있는 영역을 과학에서는 '생존 가능 영역'(HZ: Habitable Zone)' 또는 '골디락스 지대(Goldilocks zone)'라고 한다.

     아래의 그림에서는 태양계의 '생존 가능 영역(Habitable zone)'을 연두색으로 표시했다. 연두색보다 안쪽 지역은 태양에 너무나 가까워서 액체의 물이 존재할 수 없는 영역이다. '금성(Venus)'처럼 '생명 가능 지대' 안쪽 범위에 있는 행성에서는 액체의 물이 모두 증발하고, 결국 대기에서도 사라진다. '목성(Jupiter)'처럼 바깥쪽 범위에 있는 행성에서는 온난한 환경을 유지할 수 없어, 행성의 표면이 얼어붙는 영역이다.

    1. 대기와 온도: 하지만 '태양으로부터의 거리'만으로 지구의 표면 온도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지구는 태양에서 온 빛의 약 30%를 반사하고 70%를 흡수한다. 만약 구름이나 얼음이 늘어나면 흰 부분이 늘어나므로, 반사율도 늘어나 지구는 더 추워질 것이다. 또 지구의 대기도 지표면의 온도에 큰 영향을 끼친다. 대기는 '온실 효과'를 내어 지구의 실제 평균 기온은 15℃인데, 대기가 없어지면 지구의 평균 기온은 -18℃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2. 항성의 밝기: '항성의 밝기와'에 의해서도 '생존 가능 영역'의 범위는 변한다. 밝은 항성에서는 더욱 바깥쪽으로 옮겨질 것이고, 어두운 항성에서는 더욱 안쪽으로 옮겨질 것이다. 또 같은 항성에서도 항성의 나이에 따라 '생존 가능 영역'의 범위는 바뀐다. 실제로 태양은 점점 밝아지고 있으며, 46억 년 전에는 현재 밝기의 70% 정도의 밝기였다. 이에 따라 '생존 가능 영역'도 서서히 바깥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중이다.

    생존 가능 영역 (Habitable zone)

    1-2. '암석형 행성'이여야만 물이 존재할 수 있다.

     액체의 물이 존재하기 위한 또 하나의 기본 조건으로, 행성의 유형이 '암석형 행성(Rocky Planets)'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태양계에서는 '수성', '금성', '지구', '화성',이 '암석형 행성(Terrestrial Planet)'이고, '목성', '토성'은 '거대 가스 행성(Gas Giant)', '천왕성', '해왕성'은 '거대 얼음 행성(Ice Giant)'이다.

    1. '암석형 행성'의 경우: '암석형 행성'에는 지구처럼 비를 막는 대지가 있어, 행성의 표면에 물이 고일 수 있다. 극단적으로 고온인 환경이 아니라면, 지표 부근의 온도가 액체의 물이 존재할 수 있는 범위에서 안정된다. 결과적으로 액체의 물이 존재할 수 있다.
    2. '거대 가스 행성'의 경우: '거대 가스 행성(Gas Giants)'에는 물이 고이는 게 불가능하다. '거대 가스 행성'에의 표층에는 대기가 있는데, 그중 일부 영역에는 물이 존재할 수 있긴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만 극히 일부 영역일 뿐이다. 그리고 그 대기보다 상층은 너무 저온이고 대기보다 하층은 지나친 고온이라, 액체의 물이 그곳에 안정되게 머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물이 비가 되어 내리다가 다시 대기 속으로 증발하고 말 것이다. 목성의 경우, 대기가 약 수백 km 범위에 있는데, 대기에는 위에서부터 암모니아, 황화수소암모늄, 물의 구름이 형성된다. 물의 구름에서는 지구와 마찬가지로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목성의 경우 비를 바다 저장할 지면이 없고, 내린다고 해도 내리는 도중에 다시 증발해 버린다. 그래서 목성에서는 일시적으로 물이 존재할 가능성은 있지만, 생명을 키우는 안정적인 상태의 물은 될 수 없는 것이다.
    3. '얼음 행성'의 경우: '얼음 행성'에도 대기가 있어, 일부 영역에서는 액체의 물이 존재할 수 있다. 하지만 '거대 가스 행성'과 같은 이유로 액체의 물이 안정되게 존재할 수는 없다.
    반응형

    1-3. 물의 양이 충분하다.

     물은 '비열(어떤 물질 1g의 온도를 1℃ 만큼 올리는 데 필요한 열량)'이 큰 편이다. 액체 물의 비열이 1이라면, 암성의 비열은 0.2~0.3 정도 된다. 그만큼 물은 암석에 비해 잘 데워지지도 않고, 식지도 않는다. 그래서 물은 행성의 기후를 온화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내륙의 분지보다 연안 지역에서 기온의 변화가 더 적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또 물이 '유체(fluid: 액체와 기체를 합쳐 부르는 용어)'라는 점도 물이 잘 데워지거나 잘 식지 않게 해준다. 바다는 데워져도 유체이기 때문에 금방 확산되어 간다. 그래서 바다의 표면 온도를 올리기 위해서는 바다의 깊은 곳의 온도가 오를 때까지 열을 가해야만 한다. 하지만 육지의 암석은 유체가 아니라 확산되는 일이 없어, 적은 열로도 표면의 온도가 오른다.

     바다는 '해류'에 의해 열을 운반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해류 덕분에 지구는 고위도 지역과 저위도 지역의 온도 차가 크게 나지 않는다. 만약 물이 충분하지 않았다면, 바다가 하나로 이어지지 않고 작게 나누어져 있었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되면, 해류가 충분히 왕래할 수 없고 열의 수송이 현재보다 적어진다. 그 결과, 고위도와 저위도의 온도차가 더 커져서 지금처럼 살기 편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반응형

    2. 생명이 탄생할 시간이 충분해야 한다.

    2-1. 항성의 수명이 충분해야 한다.

     생명이 존재하려면 그 토대가 되는 행성 그 자체가 오랫동안 유지되어야 한다. 그리고 항성에는 수명이 있으며, 행성에 생명이 유지되려면 항성이 살아있어야 한다. 태양은 탄생한지 46억 년이 지났고, 앞으로도 50억 년 정도는 안정되게 빛날 수 있다. 이 정도의 시간이 있으면, 생명이 탄생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라는 사실은 지구의 사례로 증명되었다.

     항성의 수명은 그 항성의 질량에 의해 정해진다. 항성의 질량이 작으면 수명이 길고, 항성의 질량이 크면 수명이 짧다. 예컨대 태양보다 8배 무거운 항성의 경우 수명은 수천만 년 정도가 되고, 태양보다 2배 무거운 항성의 경우 수명은 약 10억 년 정도가 되고, 질량이 태양의 반인 경우 수명은 500억 년 이상이 되고, 질량이 태양의 10분의 1 정도면 5000억 년은 빛날 수 있다. 그런데 지구의 사례로 봤을 때, 10억 년 정도면 생명이 탄생할 가능성은 있다고 보인다. 다만, 지적 생명체까지 진화하는 일은 지구의 사례로 봤을 때, 어려울지도 모른다. 지구의 경우, 생명이 탄생하고 지적 생명체가 탄생할 때까지 40억 년이 걸렸다.

    2-2. 공전 궤도가 안정되어 있어야 한다.

     태양계 행성들의 공전 궤도는 거의 원에 가깝다. 천문학자들은 오랫동안 행성이 공전 궤도가 원에 가깝다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이제는 태양계 외의 행성 중에 극단적인 타원 궤도를 그리는 거대 행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행성에 가장 큰 중력을 미치는 천체는 중심에 있는 항성이다. 하지만 행성끼리도 근소하게 중력을 미치기 때문에 행성의 공전 궤도가 교란된다. 그래서 태양계에 있는 행성들도 언젠가는 궤도가 크게 흩어질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계산상 1조 년 정도 뒤의 일로 생각된다. 거대한 행성은 공전 궤도를 교란시키는 효과가 크다. 거대한 행성이 2개인 경우 어지간해서는 크게 교란되지 않으나, 3개 이상이면 궤도가 크게 교란될 때까지 걸리는 기간이 극단적으로 짧아진다. 예컨대, 목성, 토성, 천왕성이 모두 목성의 2배 크기라면 1000만 년 후에 궤도가 크게 교란된다고 한다. 이런 식으로 궤도가 크게 교란되면, 지구가 태양계 밖으로 튕겨져 나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결국, 공전 궤도가 안정되어 있지 않으면, 생명이 탄생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게 된다.

     행성들의 공전궤도도 우리에게 아주 적절하게 형성되어 있다. 명왕성을 제외한 모든 행성들은 아주 조금 일그러진 타원형이지만 거의 원형에 가까운데, 이 덕분에 '거대 가스(Gas Giant)'같은 다른 천체들과의 충돌을 효과적으로 피할 수 있다. 생명체가 탄생하려면 수억 년 동안 안정된 기후가 유지되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할 떄, 이것 역시 우리에게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반응형

    3. 적절한 대기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3-1. 지구도 처음에는 금성처럼 불지옥 같은 행성이었다.

     금성의 기압은 약 90기압으로 매우 진한 대기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성분의 대부분은 '온실 효과'가 강한 기체인 '이산화탄소'라서 실제 금성은 불지옥과 같다. 지구는 금성과 크기도 비슷하고, 지구도 금성과 비슷한 환경에서 태어나 처음에는 약 90기압의 대기가 있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현재 지구의 기압은 1기압이고, 이산화탄소는 그중 0.04%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면 그 많던 이산화탄소는 도대체 어디로 사라졌을까?

     이산화탄소의 행방으로 먼저 생각되는 곳은 바다이다. 지구가 탄생하는 과정에서 수백 기압이나 되는 수증기, '수소(H₂)', '일산화탄소(CO)', '이산화탄소(CO₂)'의 대기가 만들어졌다고 생각된다. 이 가운데 수소는 우주로 달아나고, 일산화탄소는 이산화탄소로 변했다. 그리고 대기가 식어서 바다가 생기는 동시에 대량의 이산화탄소가 바다에 흡수되어 '탄산칼슘(CaCo₃)'으로 침전되었다고 생각된다. 이때 대기압은 대략 10기압 정도까지 내려간 것으로 보인다. 이때 지구의 기온은 60~70℃ 정도였다.

     이후 이산화탄소는 빗물에 녹아 탄산이 되어 육지를 녹이고, 녹아 나온 칼슘 등의 이온과 결합해 탄산칼슘 등으로 해저에 침전함으로써, 서서히 대기 중에서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27억~25억 년 전부터 대륙의 면적이 급격하게 증가하기 시작하면서,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갑자기 떨어지기 시작했다. 만약 이산화탄소가 충분히 제거되지 않았다면, 지구도 금성처럼 불지옥 같은 행성으로 남았을지도 모른다.

    금성(Venus)

    3-2. 행성으로서의 크기가 적당해야 한다.

     중력이 약한 행성은 충분한 양의 대기를 잡아들 수 없다. 큰 행성일수록 중력이 강하고, 중력이 강할수록 우주 공간으로 도망가려는 대기를 잡아둘 수 있다. 실제로 화성 표면의 중력은 지구의 40% 정도밖에 되지 않으며, 화성의 대기압은 지구의 1%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대기압이 낮은 행성에서는 액체의 물이 쉽게 증발해버릴 것이다. 그리고 증발한 물은 태양으로부터 자외선을 받아 산소와 수소로 갈라지는데, 수소는 가볍기 때문에 우주로 날아가기 더 쉬워진다. 이리하여 물의 재료인 수소가 없어져서 행성에서 물이 사라지게 된다. 더욱이 작은 행성에서는 화산 활동이 장기간 계속되지 않아서, 액체의 물이 존재하기 더 어려워진다.

     행성에서 대기가 없어지는 과정이 완전히 규명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화성의 대기가 매우 엷다는 점 등, 여러 가지 단순한 가정을 하고 계산해 보면, '지구도 탄생했을 때에 비해 20% 정도의 물이 줄어들었다'는 결과가 나온 연구 결과도 있다.

    반응형

    3-3. 지구에는 충분한 산소가 있다.

     화성과 금성의 대기에는 산소가 거의 없지만, 지구의 대기에는 21% 정도의 산소가 있다. 지구에 산소가 존재하는 이유는 식물과 조류 등이 광합성을 한 결과이다. 지구에서 최초로 산소를 만든 생물은 '시아노박테리아(Cyanobacteria)'라는 원시적인 세균 무리였던 것으로 생각된다. 사이노박테리아가 언제 처음 탄생했는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대기 중의 산소 농도가 급격하게 상승한 것은 약 22억 년 전의 일이다. 22억 년 전은 지구 전체가 동결된 상태에서 빠져나온 시기에 해당한다. 이때 지구는 화산 활동 등에 의해 이산화탄소가 서서히 상승하여, 그 온실 효과 덕분에 '전 지구 동결' 상태를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러면 전 지구 동결이 끝난 직후에 산소는 왜 급증했을까? 지구가 얼음으로 덮여있던 시기에는, 얼음 밑에 태양빛이 도달하지 않으므로, 광합성은 거의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 사이에도 심해의 열수 분출공에서 사이노박테리아는 근근이 살아남았다. 그런데 얼음이 녹자, 이 풍부한 영양분에 의해 시아노박테리아는 폭발적으로 증식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시아노박테리아가 활발한 광합성에 의해 산소 농도를 급상승시켜, 지구는 산소의 대기를 갖는 행성이 되었다. 지구의 질량도 적절한 값으로 세팅되어 있다. 만약 지구의 질량이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작았다면, 중력이 작아져서 대기 중에 산소를 붙잡아둘 수 없었을 것이며, 질량이 조금이라도 컸다면, 원시시대에 형성된 유독가스가 대기 중에 섞여서 생명체가 살 수 없었을 것이다. 즉, 지구는 생명체가 살기에 적당한 질량을 갖고 있는 것이다.

     지상 20km 정도의 영역에는 오존이 집중되어 있는 '오존층(Ozone Layer)'이 있다. '오존(O₃, ozone)'이란 산소 3개가 결합한 분자이다. 대기 중의 오존량은 대기 총량의 100만 분의 1로 극히 미량이지만, 우주에서 내리쬐는 유해한 자외선을 흡수해 지표의 생물을 지기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대기 중의 '산소 분자(O₂)'는 비교적 짧은 파장의 자외선에 닿으면, 2개의 산소 원자로 분해된다. 그러면 산소 원자는 다른 산소 분자와 결합해 '오존(O₃)'이 생긴다. '오존'은 비교적 파장이 긴 자외선을 흡수하고, 산소 분자와 산소 원자로 분해된다. 이와 같은 과정이 반복되면서 해로운 자외선의 대부분이 지상에 도달하지 않게 되었다. 오존층은 산소 농도가 급상승한 22억 년 전에 생겼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대기 중의 산소 농도는 6억 년 전에도 급상승했다고 생각된다. 오존층이 완성됨에 따라 생물이 바닷속에서 육지로 진출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약 4억 7500만 년 전에는 식물이 육상 진출을 했고, 약 4억 년 전에는 척추동물이 육상 진출을 했다.

    반응형

    4. 안전한 환경을 갖추어야 한다.

    4-1. 지구 자기장은 태양풍으로부터 생명을 보호한다.

     지구 외핵의 대류로 만들어진 '지구 자기장(Earth Magnetic Field)'은 지구를 둘러싸고 있다. 지구 자기장'은 생명에게 위험한 태양풍이 지구로 쏟아지는 것을 막아준다. '태양풍의 대부분은 '전자를 잃은 수소 원자(양성자)'이며, 양전기를 띠고 있다. 전기를 띤 것이 자기장 속을 지나가면 진로가 구부러지므로, 지표면에 쏟아져야 할 태양풍의 대부분은 지구를 빗겨나간다.

    4-2. 목성이 소행성으로부터 지구를 보호해 준다.

     목성은 태양계를 떠도는 온갖 소행성들을 태양계 바깥으로 내던지는 역할을 착실하게 수행해왔다. 이른바 '소행성 전성시대'로 일컬어지는 35~45억 년 전에, 태양계는 별과 행성에서 떨어져나온 파편들인 '소행성(Asteroid)'으로 가득 차 있었다. 만약 목성이 지금보다 훨씬 작아서 강한 중력을 행사하지 못했다면, 지금도 태양계는 소행성으로 초만원은 이루고 있었을 것이며, 그들 중 몇 개만 지구로 떨어져도 지구의 생명체는 멸종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지구가 지금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 가운데 하나는 목성이 지금과 같이 적절한 크기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4-3. 태양계가 은하수 중심으로부터 적절한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태양계가 '은하수(우리 은하)'의 중심으로부터 은하수 반경의 3분의 2만큼 떨어진 지점에 위치하고 있는 것도 우리에게는 커다란 행운이다. 만약 태양계가 은하수의 중심에 더 가까이 있었다면 중심부에 숨어 있는 블랙홀의 강력한 복사장 때문에 생명체가 살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태양계가 은하수의 중심에서 너무 멀리 있었다면, 유기물에 필요한 원소들이 충분히 많지 않았을 것이다.

    반응형

    5. 자전 속도와 기울기

    5-1. 하루가 24시간이다.

     지구는 24시간에 1번 자전 운동을 한다. 다른 행성의 자전 주기를 살펴보면, 금성은 243일, 화성은 24시간 37분이라고 한다. 행성의 자전 주기는 행성이 탄생할 때 우연의 요소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고, 24시간에 특별한 의미는 없다.

     하지만 자전 속도가 현재보다 훨씬 느렸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이런 경우, 지구의 한쪽 반구에는 오랫동안 햇빛이 닿아 오랫동안 낮이 되지만, 그 반대편 반구에는 오랫동안 햇빛이 닿지 않게 되어 오랫동안 밤이 된다. 그 결과, 낮의 반구에서는 물이 계속 증발해 말라가고, 밤의 반구에서는 기온이 낮아져 눈이 내릴 것이다. 이런 행성에서 생명이 활동하기는 쉽지 않다.

    5-2. 자전축의 기울기

     지구에 계절이 있는 이유는 자전축이 기울어져 있기 때문이다. 즉, 지구에서 본 태양이 높이가 태양과 지구의 위치 관계에 따라 변한다. 태양이 높이 오르는 시기에는 여름이 되고, 태양이 높이 오르지 않는 시기에는 겨울이 된다. 지구의 경우, 자전축이 23.44° 기울어져 있다. 이 때문에 북반구에서 태양 고도가 높아지는 시기와 남반구에서 태양 고도가 높아지는 시기가 달라져 계절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자전축의 기울기가 클수록, 계절의 변화는 커진다. 만약에 자전축의 기울기가 90°라면, 여름에는 태양이 지는 일이 없고, 겨울에는 태양이 뜨는 일이 없을 것이다. 결국 이것은 여름이 더 덥고 겨울은 더 춥다는 뜻이다. 이런 가혹한 환경이라면 생명이 더 살아가기 힘들 것이다.

     자전축의 기울기가 안정되어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사실 지구의 기울기는 조금씩 변한다. 이것은 '세차 운동(회전하는 강체의 회전축이 변하는 운동)'과 '목성 같은 다른 천체의 중력의 영향'이 합쳐져 작용하기 때문이다. '세차 운동'은 팽이에서 보이는 흔들림 등에서 볼 수 있다. '화성(Mars)'의 경우, 자전축 기울기의 변동이 지구보다 훨씬 크다고 한다. 지구는 ±1° 정도의 폭으로 변하는 수준이지만, 화성은 가장 똑바를 때는 ±25° 정도까지 변한다. 대체로 수만 년을 주기로 가장 똑바를 때는 10°지만 가장 기울었을 때는 60° 정도까지 된다고 한다. (현재 화성의 자전축의 기울기는 25.2°) 그래서 자전축의 기울기 변동이 심한 화성에서는 과거에 대규모의 기후 변동이 되풀이되었다고 한다.

     지구도 '세차 운동'을 하면서 다른 천체의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지구는 가까운 곳에 달이 있어, 조석력이 생기기 때문에 지구 자신의 '세차 운동'과 다른 천체의 중력의 영향이 합쳐지지 않는다. 즉 공명하지 않는다. 공명하지 않으면, 화성처럼 커다란 자전축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즉, 달의 영향으로 지구의 자전축이 크게 변동하지 않고 안정되었다. 만약 지금처럼 달이 없었다면, 지구의 자전축은 수백만 년을 주기로 무려 90°씩 돌아가게 된다. 그런데 생명의 근원인 DNA가 생성되려면, 안정된 기상상태가 수억 년 이상 지속되어야 하므로 달이 없었다면 생명체도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