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생태계 (Ecosystem)

'포유류'의 진화

SURPRISER - Tistory 2021. 10. 21. 09:15

 지금으로부터 6550만 년 전인 중생대 말, 하나의 거대한 운석이 떨어져 공룡을 절멸시키고 생태계에 커다란 손실을 입혔다. 이 대량 절멸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포유류는 이때부터 번영의 길을 걷기 시작해 현재에 이르렀다.

0. 목차

  1. 삼림성 포유류
  2. 초원성 포유류
  3. 사막성 포유류
  4. 중량급 포유류
  5. 육식 포유류
  6. 바다 포유류

1. 삼림성 포유류

 포유류의 시대가 시작된 신생대 초, 지구는 중생대 백악기부터 계속된 온난한 기후였다. 그래서 적어도 북위 70° 부근까지는 열대성·아열대성 삼림이 퍼져 있었다. 포유류는 그 삼림 속에서 다양한 진화를 거듭해 갔다. 중생대의 삼림은 공룡이 지배했지만, 그들이 사라져 비어있는 동안 그 지위는 포유류가 차지했다.

2. 초원성 포유류

 지구의 기온이 낮아지기 시작하자, 건조화가 시작되었다. 이와 더불어, 삼림도 줄어들고 지구 역사상 처음으로 '초원'이 등장하였다. '초원'이라는 새로운 생활 공간에 적극적으로 진출한 포유류가 바로 말과 같은 무리인 '기제류(Perissodactyla)'의 선조들이다. 이들은 몸을 숨길 수 없는 초원에서 육식 동물로부터 달아나기 위해서 빨리 달릴 수 있는 몸을 획득했다.

 말과의 진화는 지구 환경의 변화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약 3400만 년 전 '올리고세(Oligocene epoch)' 때 시작된 한랭화에 의해 광대한 초원이 나타난 이후, 말의 조상은 초원에서 '풀'이라는 새로운 식물을 적극적으로 먹이로 삼으려 했다. 하지만 풀을 먹이로 삼는 것은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일반적으로 '풀'이라고 불리는 '벼과(Gramineae)' 식물에는 딱딱한 '석영(quartz)'의 미립자가 포함되어 있어, 그 잎을 많이 먹으면 동물의 이빨이 닳아버린다. 그래서 말의 조상은 이빨이 닳더라도 아무런 영향이 없고, 성장을 계속하는 긴 이빨을 획득했다.

 이렇게 해서 초원에 진출한 말의 조상은 '숨을 곳이 없다'는 문제에도 맞닥뜨렸다. 삼림과 달리 초원에서는 육식 동물에게 그 모습을 직접 보이게 된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육식 동물로부터 달아나기 위한 능력을 획득했다. 말의 조상이 취한 진화 전략은 '빨리 달리는 것'과 '한 걸음 나아가는 거리를 조금이라도 길게 하는 것'이었다.

 인간을 포함하여 많은 동물은 발뒤꿈치를 붙인 형태로 걷는다. 하지만 발뒤꿈치를 붙이지 않고 발끝으로 걸으면, 보폭이 더 커진다. 그래서 말의 조상은 발등뼈를 길게 뻗어 발끝으로 달리는 형태를 획득했다. 동시에 '대퇴골(넓적다리뼈)'을 짧게 하여, 그것을 움직이는 근육이 짧더라도 크게 한 걸음을 내디딜 수 있는 형태로 진화했다. 이렇게 해서 고속질주하는 몸을 획득하였고, 초원을 질주하게 되었다.

3. 사막성 포유류

 한랭화와 더불어 건조화가 진행되어 초원은 사막으로 바뀌었다. 그러자 낙타의 조상과 같은 땅속에 사는 포유류가 등장했다. 지하는 지상에 비해 습도가 높고 온도가 안정되어 있다. 당시 포유류의 일부가 땅속으로 들어간 것은 필연적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낙타

4. 중량급 포유류

 초원에서 달아나기 위해 빠른 속도를 갖게 된 말의 무리와는 달리, 움직임이 느리더라도 몸을 대형화함으로써 육식 동물로부터 몸을 지키려고 한 종도 있다. 바로 코끼리 무리다. 현재는 '아시아코끼리(Elephas maximus)'와 '아프리카코끼리(Loxodonta africana)' 정도가 살아남아 있을 뿐이지만, '마이오세(Miocene Epoch)'~'플라이스토세(Pleistocene Epoch)'에 걸쳐 코끼리는 다양한 형태를 획득했다.

 코끼리류의 직접적인 조상은 현재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에오세(Eocene epoch)' 후기인 3500만 년 전에 돼지 정도 크기의 어깨 높이 60cm 정도인 조상이 출현했다. 이후 코끼리류는 대형화, 중량화되었다. 그중에서도 '콜롬비아 매머드(Mammuthus columbi)'는 어깨 높이 4m의 거대한 몸을 자랑하며, '황제 매머드'라는 별명을 가졌다. 매머드를 포함한 코끼리과는 '코끼리 무리(장비류)' 중에서는 가장 완성된 골격을 지니고 있다. 그 하나가 거대한 머리뼈를 지탱하기 위해 짧아진 '목등뼈(경추)'이다.

콜롬비아매머드(mammuthus columbi)

4-1. 코끼리류의 진화

 그러면 코끼리류는 어떻게 크고 무거운 몸을 획득하게 되었을까? 코끼리류의 대형화는 이빨의 거대화로부터 시작됐다. 크게 자라기 위해서는 많이 먹어야만 했고, 많이 먹기 위해서는 쉽게 닳지 않는 커다란 이빨을 지녀야 했다. 그 결과, 코끼리는 수는 적더라도 커다란 이빨을 획득하게 되었다. 또 그것을 지탱할 수 있는 튼튼한 턱, 어금니 등도 갖추게 되었다.

 또 무거워진 두개골을 지탱하기 위해 코끼리의 목은 더 짧아졌다. 그런데 목이 짧으면 호수나 강의 물을 마실 수 없다. 웃긴 이야기처럼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획득한 것이 코끼리류의 긴 코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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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육식 포유류

 초식 포유류가 다양화되면서, 그것을 잡아먹는 육식 포유류에도 다양화가 촉진되었다. 다만, 육식 포유류의 경우 거대화되거나 뿔이 드러나는 등의 특수화는 드물다.

5-1. 스밀로돈(Smilodon)

 대표적인 특수화된 육식 포유류에는 칼 같은 이빨을 가진 고양잇과의 동물인 '스밀로돈(Smilodon)'이 있다. 스밀로돈은 흉악할 정도로 길게 뻗은 2개의 송곳니를 가지고 있다. 긴 송곳니로 먹잇감의 피부 속으로 혈관을 끊어 죽인 뒤, 그것을 먹었으리라 생각된다.

 스밀로돈은 먼 곳까지 뒤쫓는 대신 매복했다가, 숨어 있는 곳에서 힘을 아낀 후에 사냥감에 달려들었다. 그리고 사나운 송곳니를 목에 대기 전에 강한 팔과 어깨를 사용해 땅에서 사냥감과 몸싸움을 벌였다. 스밀로돈의 송곳니는 25cm의 길이만큼 자랄 수 있었다. 하지만 부서지기 쉬어 먹잇감의 뼈에 부딪히면 부러지기도 했다. 또 목구멍에 뼈가 있어서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깊게 낼 수 있었다. 스밀로돈 무리는 '매머드(Mammoth)를 쉽게 쓰러뜨릴 수 있었을 것이다.

스밀로돈 (Smilodon)

5-2. 틸라코스밀루스(Thylacosmilus)

 '틸라코스밀루스(Thylacosmilus)'라는 육식 포유류도 있다. 이들의 머리뼈는 '스밀로돈'과 비슷하지만, 사실은 각각의 진화 과정을 거쳐 온 동물이다. 계통적으로 보면 '스밀로돈'은 고양이과의 식육류, '틸라코스밀루스'는 '유대류(캥거루 무리)'로 전혀 다르다. 이처럼 서로 다른 계통이지만 비슷한 형태로 진화하는 것을 일반적으로 '수렴 진화(Convergent Evolution)'라고 한다. 이 2종은 수렴 진화의 좋은 예다.

틸라코스밀루스(Thylacosmilus)

6. 바다 포유류

 지금으로부터 약 5000만 년 전인 '에오세(Eocene Epoch)' 전기 때, 현생 고래의 조상은 바다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바다로 돌아간 포유류는 약 3800년 전에 폭발적인 다양화가 시작되어, 여러 형태가 출현했다. 현재 지구에 살아가고 있는 고래는 그 하나의 계통에 지나지 않는다.

6-1. 바실로사우르스(Basilosaurus)

 이때의 바다 포유류 중에는 전체 길이 19m의 고래 '바실로사우루스(Basilosaurus)'가 있다. 최후의 '원시 고래'의 일종으로 알려져 있는 '바실로사우루스'는 에오세인 약 3800만~3400만 년 전의 바다에서 바다의 제왕으로 군림했으며, 작은 얼굴과 가늘고 긴 몸통을 가지고 있다. 뱀장어와 같은 체형으로 느긋하게 꾸불꾸불 헤엄쳤으리라 생각된다.

바실로사우루스 (Basilosaurus)

6-2. 쿠치케투스(Kutchicetus)

 해변을 걸을 수 있게 진화한 '쿠치케투스(Kutchicetus)'라는 종도 있다. 쿠치케투스의 화석에는 발의 뼈가 확실하게 남아 있어, 고래가 바다로 진출하는 과정을 알 수 있다. 초기의 고래는 헤엄치는 능력에 맞추어 해안, 얕은 바다, 먼 바다 등 여러 가지 환경에 적응했으리라 생각된다.

쿠치케투스(Kutchice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