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물리학 (Physics)

다세계 해석(Many-World Interpretation)

SURPRISER - Tistory 2021. 10. 11. 06:46

0. 목차

  1. 양자론이란?
  2. 상태의 공존이란?
  3. 코펜하겐 해석
  4. 다세계 해석
  5. 미래는 결정되어 있는가?
  6. '우주의 탄생'과 '다세계 해석'

1. 양자론이란?

 원자와 같은 미시 수준의 세계에서 입자의 움직임은, 인간이 직관적으로 생각하는 세계와는 완전히 다르다. 물리학자들은 미시 세계를 연구하다가, '뉴턴 역학(Newtonian Mechanics)'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이에 따라 전혀 새로운 학문이 필요하게 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양자론(Quantum Theory)'이다.

 '뉴턴 역학'에서는 1개의 입자가 특정 시각에 특정 위치에 존재한다고 말하지만, '양자론'에서는 입자가 특정 시각에 다양한 위치에 공존한다고 말한다. 예컨대, 양자론에서 말하는 입자는 구름이 부옇게 퍼져 있는 이미지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여기에서 구름은 다수의 전자로 이루어져 있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1개의 전자가 다양한 위치에서 공존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양자론 원자 모형에서는 원자 속의 전자가 돌고 있지 않고 확률적으로 존재한다.

'전자 구름(Electron Cloud)' 형태의 원자 모형

2. 상태의 공존이란?

 '전자(Electron)'의 '이중 슬릿 실험(Double-slit experiment)'에서는 1개의 전자가 양쪽 슬릿을 정말로 모두 통과했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 즉, 슬릿 A와 슬릿 B를 통과한 상태 양쪽이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간섭무늬가 나타나는 현상을 설명할 수 없다.

 '2개의 상태가 공존하고 있다'는 말은, '가능성이 2개 있다'는 말이 아니다. 즉, 전자가 슬릿 A를 통과할 가능성과 슬릿 B를 통과할 가능성이 모두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전자가 슬릿 A를 통과한 상태'와 전자가 슬릿 B를 통과한 상태'가 정말로 양쪽에 동시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전자의 이중 슬릿 실험

3. 코펜하겐 해석

 '코펜하겐 해석(Copenhagen Interpretation)'에서는 '전자(Electron)'의 파동을 확률적으로 받아들인다. 예컨대, 전자는 인간이 관측할 때까지는 하나가 아니라, 여러 위치와 여러 상태가 동시에 공존하고 있다. 그리고 어떤 큰 장치와의 접촉이 있을 때, 예를 들면 인간에 의한 위치의 관측이 있을 때, 비로소 인간에게 어느 위치에서 발견된다.

 주사위의 결과 예측은 확률적으로만 표현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인간이 주사위의 정밀한 상태를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즉, 주사위의 경우 처음부터 결과는 정해져 있지만, 인간이 계산으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확률로 표현하는 것이다. 하지만 전자의 위치는 완전히 이론적으로 계산이 가능하다고 하여도, 인간은 그 결과를 알 수 없다. 즉, 정밀한 상태를 알기 어려워서 예측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원리적으로 예측이 불가능하다.

 양자론의 계산 방법은 확립되어 있다. 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연구자들마다 의견이 다르다. 그중 가장 표준적인 해석은 관측에 의해 파동이 붕괴된다고 생각하는 '코펜하겐 해석(Copenhagen interpretation)'이다. '코펜하겐 해석'은 실용적이고 편리하기 때문에, 많은 양자론 입문서에서 설명의 중심이 되고 있다. 하지만 '코펜하겐 해석'은 '복수의 상태가 공존하고 있는데 왜 관측할 때는 그중 하나만 관측되는가?', '관측되지 않은 상태는 어디로 사라졌는가?'에 대한 의문에 답하지 못한다는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제5회 국제 솔베이 물리학회 (1927년)

4. 다세계 해석

 '코펜하겐 해석(Copenhagen Interpretation)'과 '다세계 해석(Many-World Interpretation)'은 관측했을 때 무엇이 일어나는가에 대한 생각이 다르다. 예컨대 '코펜하겐 해석'에서는 전자가 위치 A 와 위치 B에 있는 상태가 공존하고 있었지만, 인간이 관측한 뒤 전자의 위치가 인간에게는 한 곳으로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즉, 관측에 의해 다른 지점에서 전자가 관측될 가능성이 사라져 없어진다는 것이 '코펜하겐 해석'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다세계 해석(many-worlds interpretation)'에서는 관측 후에도 '2개의 상태가 모두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즉, '인간이 위치 A에서 전자를 관측한 세계'와 '인간이 위치 B에서 전자를 관측한 세계'가 갈라진다고 생각한다. 이 경우, 2개의 세계가 병렬해 있는 것처럼 보여서 '다세계 해석'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갈라진 2개의 세계는 관계성이 끊어져 서로 영향을 미칠 수 없게 된다. 만약, '다세계 해석'이 옳다면, 공상 과학 소설에 나오는 '평행 우주(Parallel Universe)'가 정말로 존재하게 될 것이다.

 프린스턴 대학의 대학원생 '휴 에버렛 3세(Hugh Everett Ⅲ, 1930~1982)'는 '우주론(Cosmology)'에 '양자론'의 사고방식을 적용하면 어떻게 될지 생각해 보았다. 그 결과, 그의 생각은 '다세계 해석'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다세계 해석'에서는, 인간조차도 복수의 상태가 공존한다고 생각한다. '다세계 해석'은 '파동의 붕괴'를 사용하지 않고, 양자론의 기본 원리만을 사용해서 순수하게 양자론을 생각한다. 소립자 같은 미시 세계만이 아니라, 거시적인 관측 장치와 인간까지도 모두 양자론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것이 '다세계 해석'의 특징이다.

 그러면 '다세계 해석'으로 생각하면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어떻게 설명될까? '다세계 해석'에 의하면 고양이가 살아 있는 세계와 죽어있는 세계가 공존하고 있다. '다세계 해석'에서는 각각의 세계에서 고양이가 살아 있거나 죽어 있거나 둘 중 하나이다. 이렇게 세계가 병렬해서 존재한다고 생각하게 되면, '다세계 해석'을 받아들이기 쉬워진다.

슈뢰딩거의 고양이

5. 미래는 결정되어 있는가?

 양자론에서는 '불확정성 원리(Uncertainty Principle)' 때문에 '미래는 결정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생각은 '다세계 해석'에서도 마찬가지일까?

 이에 대한 답은 '미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따라서 답이 달라진다. 예컨대, 위치 A에서 발견되는 세계, 위치 B에서 전자가 발견되는 세계를 모두 합쳐서 '미래'라고 부른다면, 미래는 결정되어 있는 셈이다. 하지만 관측자의 인식이 관측 후에 어느 쪽 세계의 관측자의 인식과 일치하는지는 관측 전에 알 수 없으므로, 이러 의미에서는 미래가 결정되어 있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즉, 모든 다중 세계를 포함해서 '미래'라고 생각하면 미래는 결정되어 있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 외의 세계는 인식할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미래는 결정되지 않다고 생각하는 편이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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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우주의 탄생'과 '다세계 해석'

 그러면 '다세계 해석'의 관점에서는 '우주의 탄생'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다세계 해석'에 의하면, 우주는 탄생한 직후부터 '세계(우주)'는 언제나 무수히 많은 우주로 갈라지고 있다.

 우주의 운명은 물질의 밀도가 어떤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갈라진 우주 중 밀도가 낮은 우주는 천체도 생겨나지 않는 쓸쓸한 우주가 될 것이고, 밀도가 높은 우주는 블랙홀투성이의 우주가 될 것이다. 또 충분한 양의 가스가 모이지 않아 어두운 별만 있는 우주도 있을 것이고, 우리가 사는 우주와 비슷하지만 달이 없는 우주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우주가 탄생한 이후, 세계는 언제나 무수히 많은 우주로 다양하게 갈라지고 있다. 이처럼 우리가 사는 우주와 크게 다른 우주가 가능성으로서가 아니라 실제로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다세계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