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미래학 (Futurology)

'미래 인류의 종분화'와 '대통합 은하 문명'

SURPRISER - Tistory 2021. 10. 6. 03:55

 인류가 다행성종을 넘어 은하 전역으로 퍼져나간다면, 인류는 각각의 환경에 맞춰 다른 방향으로 진화해나갈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행성이나 새로운 항성계를 개척한 사람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 유전자를 변형시키거나 기계의 형태로 신체를 변형시키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광속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한다면, 인류는 거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단절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단절된 인류는 점차 다른 종으로 분화될 것이다.

0. 목차

  1. 인류의 대분산
  2. 진화의 속도
  3. 인류 공통의 특성과 핵심가치
  4. 대통합 은하 문명

1. 인류의 대분산

 우리의 DNA에는 진화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 DNA를 분석하면 인류 조상들의 이주 경로를 거의 정확하게 복원할 수 있다. 이 분석에 의하면 지금으로부터 약 6만 년 전에 아프리카에 살던 인류가 사방으로 흩어지는 '인류의 대분산'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아프리카를 떠난 인류는 중동을 거쳐 중앙아시아까지 진출했다.

 약 4만 년 전부터는 인류가 몇 개의 세부 종으로 분화되기 시작했는데, 동쪽으로 더 나아간 인류는 아시아인으로 진화하기 시작했고, 북유럽으로 진출한 인류는 백인으로 진화했다. 남동쪽으로 진출한 인류는 인도를 거쳐 남아시아와 호주까지 도달했다. 이처럼 아프리카에서 출발한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는 환경에 맞춰 각각의 신체적 특성을 갖춘 세부 종으로 진화하여 오늘날의 인류가 되었다.

인류의 대분산

2. 진화의 속도

 그렇다면 지금으로부터 수천 년, 수만 년 동안 인류의 종분화는 얼마나 진행될까? 생물학자들은 세대에 걸쳐 DNA 변이가 거의 같은 비율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DNA 시계를 이용하면, 앞으로 인류의 종분화 속도를 유추할 수 있다.

 화석을 통해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인간과 가장 가까운 종인 침팬지는 약 600만 년 전에 인간과 진화 방향이 갈라졌다고 한다. 그리고 침팬지와 인간의 DNA는 약 4%가 차이나는데, 이는 DNA 1%가 바뀌는데 약 150만 년이 걸린다는 뜻이다. 예컨대 사람속에 속하는 종인 '네안데르탈인(Neanderthal Man)'과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의 DNA는 약 0.5%정도 차이가 나니, 네안데르탈인과 현생 인류의 종이 분리된 시점은 약 50만 년 전~100만 년 전이라고 유추할 수 있는 것이다. 오늘날 인류는 약 75000년 전에 '인류의 대분산'이 일어나면서 종분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됐기 때문에, 현생인류의 인종 간 DNA 차이는 0.1%를 넘지 않는다.

 우리는 이 추세를 토대로 미래의 인류가 얼마나 다른 종으로 분화될 것인지를 예상해 볼 수 있다. 단, 논리가 복잡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미래의 인류가 10만 년 동안 초광속 비행을 구현하지 못했고 DNA를 조작하지 않는다고 가정하겠다. 이 계산에 의하면, 앞으로 분화된 집단들은 10만 년 동안 완전히 단절된 채 살아간다고 해도 그 차이는 현재의 인종 간 차이를 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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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인류 공통의 특성과 핵심가치

 미래의 인류가 종분화를 겪게 된다면, 오랜 기간 동안 유지했던 핵심가치와 특성은 어떻게 될까? 인류는 대분산을 겪은 후 다른 피부색과 다른 신체적 특징을 갖고 75000년 동안 고립된 채 서로 다른 문명을 구축하였지만, 수천 년 동안 유지되어온 공통의 특성과 가치가 존재한다. 비록 언어는 달라졌지만 영화를 볼 때 같은 장면에서 기뻐하고 슬퍼한다. 꽃을 보면 어느 문화권에서나 아름답다고 느끼며 하나의 문화권에서 인정받는 예술품은 다른 문화권에서도 아름답다고 느낀다. 남을 생각하는 이타심도 모든 문명권에서 나타나는 사회적 가치다. 그뿐만 아니라 '호기심', '혁신', '창조성', '도전 정신' 등도 대부분의 문명권에서 권장하는 가치이다.

 이처럼 인류의 특성이 20만 년 동안 변하지 않은 것은 '동굴거주자의 원리(Cave Dweller's Principle)'로 설명할 수 있다. '동굴거주자의 원리'에서는 '과학 기술'과 '원시적 욕구'가 충돌하면 항상 후자가 이겨왔다고 설명한다. 이 때문에 사람들이 진보를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현대인들은 여전히 컴퓨터에 저장된 파일보다 '직접적인 접촉'이 가능한 종이를 신뢰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은 동굴에 살았던 우리의 조상들이 그쪽을 더 선호했던 본능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성향은 오랜 진화를 통해 습득된 생존본능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2단계 문명의 인류가 은하 전역으로 퍼져나가서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종으로 분화된다고 하여도, 인간 공통의 특성과 핵심가치는 쉽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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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대통합 은하 문명

 현대 인류는 비행기와 현대 기술의 발달로, 지구 어디든 몇 시간 안에 이동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 이로써 75000년 동안 이루어진 인류의 대분산은 종지부를 찍었고, 인류는 통합된 지구촌 문명을 만들었다. 마찬가지로 '중력 양자 이론'을 이용하여 초광속 비행을 구현하는데 성공하면, 인류는 2단계 문명에서 단절된 문명들을 재회시켜 거대한 은하 문명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다시 통합된 인류는 모든 가치와 목표를 공유하는 새로운 은하 문명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초광속 비행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할 것이다. 하지만 확신할 수는 없다. 초광속 비행은 아인슈타인이 발표한 상대성이론에는 위배되지만, 상대성이론에도 구멍이 있기 때문이다. 시공간이 불안정해지는 '플랑크 에너지(Plank Energy, 에너지에 대한 플랑크 단위)' 수준에서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은 완전히 붕괴된다. 따라서 '모든 것의 이론(ToE: Theory of Everything)'이 존재한다면, '양자 이론(Quantum Theory)'과 '일반 상대성 이론(General Theory of Relativity)'은 '플랑크 에너지(Planckenergy)' 수준에서 통일될 것이다.

 그런데 사소한 문제가 있다. '플랑크 에너지(Planckenergy)'는 현재 지구에서 가장 강력한 '입자 가속기(Particle Accelerator)'가 발휘할 수 있는 에너지의 무려 천조 배에 달한다는 것이다. 플랑크 에너지는 빅뱅이 일어나던 무렵이나 블랙홀 중심부의 에너지와 비슷한 수준이며, 카르다쇼프 척도 3단계 문명에서 사용 가능한 총 에너지와도 비슷한 수준이다. 먼 훗날 인류가 이 에너지에 도달한다면, '모든 것의 이론(Theory of Everything)'에 대한 비밀을 밝히고, 시공간을 비틀어 원하는 모양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웜홀(Wormhole)'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