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생명 과학 (Life Science)

DNA가 작동하는 방법

SURPRISER - Tistory 2021. 10. 4. 23:35

 우리가 부모에게 받은 DNA는 설계도다. 이 설계도에 따라 복제하고, 암호를 해독하여 부품을 조립한다. 이 DNA에 적혀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우리의 몸을 만들거나 생명활동이 이루어져야 비로소 의미를 지니게 된다. 그런데 어떻게 4종의 염기에서 20종이나 되는 아미노산이 만들어지는 것일까? 그리고 사람마다 몸속에 있는 세포는 모두 같은 DNA를 가지고 있는데 어떻게 서로 다른 세포의 집단으로 구성되는 것일까? DNA가 작동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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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목차

  1. 세포 주기
  2. 염색질 구조
  3. DNA 복제
  4. DNA의 내역
  5. 단백질 생성
  6. 코돈(codon)
  7. 스플라이싱(Splicing)
  8. 세포의 분화

1. 세포 주기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란이 된 후 세포 분열을 하여 우리의 몸이 만들어진다. 살아가는 동안에 우리 몸에서 세포 분열이 일어나는 이유는 개체의 몸을 크게 하거나 오래되어 죽는 세포를 대체할 새로운 세포를 만들기 위해서다. 세포 분열은 대단한 사건이라고 보긴 어렵고, 세포의 생활 사이클 사이에 자연스럽게 맞춰져있는 것이다. 지금도 우리의 몸속에는 분열의 준비를 촉진하는 세포, 한창 분열을 하고 있는 세포, 그리고 분열의 흐름에 벗어나 있는 세포 등 '세포 주기'의 여러 경우에 속하는 세포들이 채워져 있다.

 세포 주기는 G1기, S기, G2기, M기의 4기로 나눌 수 있다. 세포가 분열하는 것은 M기이고 G1기, S기, G2 기는 분열을 위한 재료를 준비하는 기간에 해당한다. 특히 'S기'에는 DNA가 2배로 늘어나는 '복제'의 과정이 포함된다. M기는 전기, 중기, 후기, 말기, 세포질 분열로 나뉘고 이 기간 동안 세포 속에 끈 모양의 DNA가 응축해 X모양의 염색체의 구조를 취한다. 세포분열 때 염색체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얼마 있다가 염색체는 세포의 한가운데(적도면)에 늘어섰다가 세포 양쪽 끝으로 끌려간다. 세포의 한가운데 부근은 세포질이 잘록해졌다가 완전히 두 세포로 나뉜다 복제되어 2 배가 된 염색체가 두 개의 세포로 균등하게 나뉘어 각 세포은 원래의 세포와 같은 개수의 염색체를 가지게 된다.

 포유류의 경우 체세포 분열은 최저 24시간이 걸리는데 M기가 차지하는 기간은 채 1시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세포 주기

2. 염색질 구조

 '염색체(Chromosome)'는 세포의 핵 속에서 가늘고 긴 '끈'처럼 되어 있는 DNA가 단단히 응축한 것으로, 세포 분열 때 확인할 수 있다. 사람 DNA의 경우 염색체 1개당 3cm 정도가 되고, 긴 것은 10cm에 이르는 것도 있다. 그러나 DNA가 들어 있는 세포핵의 크기는 약 5~8μm(마이크로미터) 정도 된다. DNA가 이 정도까지 빽빽하게 접혀 있을 수 있는 이유는 DNA가 '히스톤'이라는 단백질에 휘감겨 있기 때문이다. 정확히는 DNA가(147 염기 쌍마다) 8개의 히스톤이 모인 복합체의 주위를 원반 모양으로 휘감고 있으며, 이 구조를 '뉴클레오솜(Nucleosome)'이라고 한다. 히스톤 복합제 주위를 감은 DNA는 다음의 히스톤 복합체 주위를 다시 감고 이것을 계속 되풀이해 마치 목걸이 같은 구조가 된다. 이 구조를 '염색질(크로마틴(Chormation))'이라고 한다. 염색질은 더 응축되어 30nm 염색질 섬유'라는 구조를 취하고 이것이 더욱 응축되어 최종적으로 염색체의 구조로 마무리된다. 이때는 DNA가 뻗은 상태보다 10,000 배나 응축되어 있다. 하지만 항상 이렇게 빽뺵한 상태가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DNA가 복제되고, 단백질이 만들어질 때 등에는 응축 상태가 풀려야 한다. 예를 들어 세포 분열에 앞서 DNA의 복제가 일어나기 위해 DNA의 구조가 느슨해지는 것이다. 이후 세포 분열을 준비하기 위해 다시 빽빽하게 응축한다. 이렇게 DNA의 구조는 일정한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응축하거나 느슨해진다.

DNA와 히스톤 단백질
DNA 히스톤 단백질

3. DNA 복제

 세포 분열 직전, DNA를 복제하기 위해 DNA는 새로운 DNA 사슬의 거푸집이 된다. DNA는 거푸집이 되기 위해 두 가닥의 사실이 따로 떨어져 한 가닥의 사슬로 나뉜다. 한 가닥의 사슬이 되면 염기가 드러나고, 드러난 A, T, C, G는 각각에 대응하는 염기 짝과 수소결합을 한다. A와 T가 결합하고 G와 C가 결합하는데, 차례대로 수소 결합이 진행되면서 새로운 사슬이 생긴다. 그 결과 처음의 두 가지 가닥은 새로운 두 다닥의 사슬 DNA를 만든다. 이러한 복제를 '반보존적 복제'라고 부른다.

 하지만 DNA가 복제 될 때 방향에서 문제가 생긴다. DNA의 앞부분은 5' 말단, 끝부분은 3' 말단이라고 하는데 복제는 반드시 5' 말단에서 3'말단으로 진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3'에서 5'의 방향으로 뻗은 DNA 사슬을 거푸집으로 만들어지는 새로운 DNA는 역방향으로 수소결합하기 때문에 5'방향에서 3'방향으로 아무런 문제 없이 복제될 수 있다. 하지만 5'에서 3'방향으로 뻗어나가는 DNA를 거푸집으로 하는 DNA 복제에서의 새로운 DNA 사슬은 3'에서 5'방향으로 뻗어나가야 하므로 이러한 방법으로는 DNA를 복제할 수 없다. 그래서 새로운 DNA 사슬을 만들 때에는 5'에서 3'방향으로 단편적으로 복제하여, 최종적으로 이들 단편을 이어 붙이는 방법을 사용한다. 이 단편을 '오카자키 절편(Okazaki fragment)'이라고 하고 이러한 복제 방법을 '반불연속적 복제'라고 한다.

오카자키 절편(Okazaki Fragment)

4. DNA의 내역

 사람의 DNA는 30억 개나 되는 염기쌍을 가지고 있으며, 이 DNA에는 여러 생명 활동을 담당하는 단백질을 만드는 방법이 기록되어 있다. 하지만 이 모든 염기 배열이 모두 단백질을 만드는 방법을 지정하는 것은 아니다. 단백질을 만드는 영역은 아주 일부분에 불과하다. DNA의 절반 이상은 아직 의미를 알 수 없는 불명의 영역으로 남아있다.

 단백질을 만드는 방법이나 타이밍을 지정하는 DNA 영역을 '유전자(Gene)'라고 한다. '유전자'는 끊임없이 염기가 늘어선 DNA 사슬 가운데 띄엄띄엄 흩어져 있다. DNA 중 상당부분은 역할이 분명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이러한 부분을 '스페이스 영역'이라고 하는데, 과학자들은 이 영역을 역할을 갖지 않는 '잡동사니 DNA'로 생각해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스페이스 영역'도 생명에 필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면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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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단백질 생성

 우리 몸 속의 여러 단백질은 DNA의 설계도에 따라 만들어진다. 단백질이란 20종의 아미노산이 이어지고 복잡하게 접힌 것이다. 그러면 DNA에서 단백질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DNA는 먼저 'RNA(리보핵산)'의 형태로 복제된다. RNA의 기본단위도 DNA처럼 뉴클레오티드이며, DNA와 매우 비슷하다. RNA로 복제될 때의 방법도 DNA가 복제될 때와 똑같다. 다만, 당의 종류가 다르고, RNA 사슬에서는 'T(티민)' 대신에 'U(우라실)'이 사용된다. 이렇게 세포의 핵 속에서 복제된 RNA 사슬을 '메신저 RNA(mRNA)'라고 부른다. mRNA는 단백질을 만드는 공장인 '리보솜'으로 향한다. tRNA는 3개의 뉴클레오티드와 그 반대쪽에 1개의 아미노산을 가지고 있다. 이곳에서는 '트랜스퍼 RNA(tRNA)'라고 불리는 RNA가 mRNA가 가지고 있는 염기 3개를 인식하고 결합한다. 이웃에 있는 염기 3개에도 tRNA가 같은 식으로 결합하고, tRNA가 가진 아미노산은 이웃한 tRNA의 아미노산과 결합되어 간다. 이러한 방식으로 아미노산이 차례로 이어져 최종적으로 단백질이 완성되는 것이다.

펩티드 합성(Peptide Synthesis)

6. 코돈(Codon)

 DNA에서 RNA를 거쳐 단백질이 되는 이 흐름을 '센트럴 도그마(central dogma; 분자생물학의 중심원리)'라고 하는데, 이 흐름은 모든 생물의 세포에서 공통적이다.

 DNA는 단 4종의 염기로 단백질을 만들어 낼 수 있는데 이는 어떤 암호 방식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이 암호 방식에서는 염기 배열을 3개씩 나누어 읽어 나간다. mRNA의 염기 3개분의 배열인 '코돈'은 그 배열에 해당하는 '안티 코돈(Anticodon)'을 가진 tRNA와 결합하고 tRNA는 1종의 아미노산을 운반해 온다. 즉, 3개의 염기 배열이 1종의 아미노산을 지정하는 것이다. 염기는 4종이므로 4×4×4=64가지의 조합이 가능하므로 64가지의 암호가 만들어진다. 아미노산은 20종 이므로 몇 종류의 코돈이 하나의 아미노산을 지정하는 경우도 있다. 아래의 '표준 코돈표'를 보면 코돈이 어떤 아미노산을 지정하는지 알 수 있다. 코돈 중에는 아미노산 이외의 것을 지정하기도 한다. AUG는 메티오닌(Methionine)을 지정하는 코돈이지만, 단백질에 대한 번역 개시를 지정하는 '개시 코돈(Initiation Codon)'이기도 하다. 때문에 모든 단백질은 '메티오닌'으로 시작된다. UAA, UAG, UGA는 아미노산을 지정하지 않은 코돈으로, 번역의 종료를 의미하는 '종료 코돈(Termination Codon)'이다.

표준 코돈표

7. 스플라이싱(Splicing)

 DNA가 RNA 형태로 복제되므로써 단백질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사실 복제된 RNA의 정보가 고스란히 단백질로 번역되는 것은 아니다. '전사(단일 가닥 DNA를 주형으로 RNA가 합성되는 과정)'된 유전자 영역의 대부분은 잘려나가는데, 이를 '스플라이싱(Splicing)'이라고 한다. 전사된 유전자 영역은 '인트론(intron)', '엑손(exon)'이라고 불리는 영역이 교대로 나열되어 있는데, 인트론은 처음에 전사된 RNA의 50~90%를 차지한다. 인트론이 제거된 다음 '엑손'이라고 불리는 영역은 연결되어 합쳐진다. 이후 엑손이 연결된 상태의 염기 배열인 'Spiced mRNA'는 핵 밖으로 나가 단백질 합성의 설계도로 이용된다. 그리고 '인트론'은 진핵생물에만 존재한다고 한다. 원핵생물은 전사된 RNA가 그대로 단백질로 번역된다.

 그러면 단백질로 번역되지 않는 '인트론(intron)'은 왜 존재하는 걸까? '인트론'이 존재함으로써 한정된 종류의 유전자에서 많은 종류의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효과가 있다. 하나의 유전자에 관한 스플라이싱 패턴은 여러 가지인데, 스플라이싱 패턴이 다르면 다른 mRNA가 생기고, 합성되는 단백질도 달라진다.

'스플라이싱(Splicing)'을 이용해 다양한 종류의 단백질을 만들어 내는 대표적인 예로 '항체(Antibody)'의 생성을 들 수 있다. 우리 몸속에서는 온갖 병원균이나 독소의 침입에 대해 개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만큼의 풍부한 항체 레퍼토리가 갖추어져 있다. 하지만 모든 항체의 설계도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스플라이싱 패턴을 바꿔 많은 종류의 항체 설계도를 만드는 것이다. '스플라이싱'은 많은 종류의 단백질을 만들 수 있게 하여 생물의 진화에도 공헌한 것으로 생각된다.

RNA Splicing

8. 세포의 분화

 우리를 이루는 세포들은 단하나의 수정란에서 출발해 분열해 늘어난 것이다. 수정란은 수정 후 3주째가 되면 '내배엽(Endoderm), '중배엽(Mesoderm)', '외배엽(Ectoderm)'으로 분화하고 더욱 전문화되어 신경세포나 적혈구 등 다양한 세포가 되는데, 그 종류는 약 250종이나 된다. 이처럼 세포가 전문화되는 것을 '분화(Differentiation)'라고 한다. 그런데 모든 세포는 같은 종류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데, 어떻게 모양과 기능이 다른 세포로 나누어지는 걸까? 사실 종류가 다른 세포끼리 사용하는 유전자의 종류가 다르다. 쉽게 말해 모든 세포는 모든 유전자를 다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하는 유전자만 선택해서 사용하는 것이다.

 단백질의 설계도로 사용되는 유전자는 전사되기 위해 그 구조가 느슨해져 있어야 하며, 반대로 사용되지 않는 유전자는 응축되어야 있어야 한다. DNA를 느슨하게 하거나 응축시키기 위해 '히스톤의 수식'과 'DNA의 메틸화(Methylation of DNA)' 등의 메커니즘이 일어난다. '히스톤의 수식'이란 DNA를 휘감아 두는 히스톤 단백질에 '아세틸기(Acetyl Group)'나 '메틸기(Methyl Group)'가 붙는 현상이다. 'DNA의 메틸화'는 DNA의 시토신 염기에 메틸기가 붙는 현상이다. 메틸화를 받은 유전자로부터는 단백질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세포가 분화하는 동안, 이들 수식이 이루어져 설계도로 사용되는 유전자는 고정화된다. 이렇게 해서 하나의 몸속에서 다양한 세포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또한 이렇게 고정된 DNA의 상태는 그 후의 세포 분열을 거쳐 생겨난 새로운 세포에 계승된다.

DNA 메틸화

8-1. 성인의 몸에 있는 다양한 세포의 예

분류 성인의 몸에 있는 다양한 세포
내배엽에서 분화한 세포 소장의 점막상피세포
'췌장(이자)'의 랑게르한스섬 세포
중배엽에서 분화한 세포 심근
적혈구
섬유아세포
외배엽에서 분화한 세포 렌즈의 세포
신경세포
  1. 소장의 점막상피세포: 식사로 얻은 영양분을 흡수해 혈액으로 보낸다.
  2. '췌장(이자)'의 랑게르한스섬 세포: 혈당치를 내리는 호르몬인 '인슐린'을 분비한다.
  3. 심근: 심장을 움직인다.
  4. 적혈구: 몸 구석구석으로 산소를 운반한다.
  5. 섬유아세포: 몸의 어디에나 있는 세포, 피부 등에 포함된 성분 '콜라겐'을 만든다. 지방세포나 민무늬근(평활근)이 될 수도 있다.
  6. 렌즈의 세포: 눈에 들어온 빛을 굴절시킨다.
  7. 신경세포: 전기 신호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