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우주 (Universe)

케슬러 신드롬(Kessler Syndrome)

SURPRISER - Tistory 2024. 4. 19. 07:20

 2013년에 개봉한 '그래비티(Gravity)'라는 영화에서는 우주 비행사들이 '허블 우주 망원경(Hubble Space Telescope)'을 수리하기 위해 우주를 탐사하다가면서 생기는 이야기를 다뤘다. 이 영화에서는 우주 쓰레기로 인해 미아가 된 주인공이 극적으로 생존해 지구로 귀환하는데 성공하였다. 그런데 이런 일이 단지 SF 적인 상상속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일일까? 현실에서도 많은 과학자들이 지구 상공을 떠도는 수많은 우주 쓰레기들에 대해 많은 걱정을 하고 있다. 궤도에 우주 쓰레기가 가득 차면 더 이상 인류는 우주 기반 시설들을 더 이상 이용하지 못하거나 최악의 상황에는 우주 진출의 꿈을 멈춰야 할 수도 있다.

0. 목차

  1. 우주 쓰레기(Space Debris)
  2. 우주 쓰레기 충돌
  3. 궤도 감쇠(Orbital Decay)
  4. 케슬러 신드롬
  5. 우주 쓰레기를 처리하는 방법

1. 우주 쓰레기(Space Debris)

 '우주 쓰레기(Space Debris)'란 우주에서 이동하는 쓸모없는 모든 인공 물체를 말한다. 오래된 인공위성, 발사에 사용된 로켓의 하단부, 페인트 조각이나 누출된 냉각재, 볼트와 너트 부식이나 충돌 등으로 인한 파편 등이 모두 우주 쓰레기에 포함된다.

 그렇다면 우주 쓰레기는 언제부터 생기기 시작했을까? 최초의 우주 쓰레기는 1957년에 소련이 '스푸트니크 1호(러시아어: Спутник-1)'를 발사하면서 처음으로 생겼다. 이후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세계 각국에서도 수천 회가 넘는 로켓 발사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이런 우주 개발은 필연적으로 우주 쓰레기의 발생을 야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생기기 시작한 우주 쓰레기의 양은 2023년 기준, 7000톤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수백 만개의 파편들이 약 시속 3만km의 속도로 지구 궤도를 돌고 있다고 하는데, M16 소총의 총구 속도가 시속 3510km인 것을 생각해보면 얼마나 빠른 속도인지 가늠이 안 올 정도이다. 이런 빠른 속도에서는 질량이 작아도 운동량이 엄청나기 때문에, 아무리 작은 파편에 부딪힌다고 해도 커다란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더구나 이런 작은 파편들은 추적조차 힘들어서 처리하기도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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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우주 쓰레기 충돌

 우주상에서 '인공위성(Artificial Satellite)'이나 '유인 우주선(Manned Spacecraft)', '국제 우주 정거장(ISS: International Space Station)'에 우주 쓰레기가 충돌하면 커다란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실제로 작은 파편과 충돌하는 일은 이미 빈번하게 보고되고 있고, 1996년에는 프랑스 인공위성이 우주 쓰레기에 부딪혀 가동이 중지된 적도 있다. '국제 우주 정거장(ISS)'에서는 우주 쓰레기를 피하기 위해 회피 기동을 이미 여러 번 했다. 특히 2011년에는 '국제 우주 정거장(ISS)'에서 승무원 6명이 '도킹(Docking)'되어 있던 소유스 탈출용 캡슐 2대로 피신해 지구로 긴급 탈출을 준비하는 사태까지 벌어졌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우주 쓰레기의 양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우주 쓰레기들은 서로 다른 궤도를 돌고 있기 때문에, 회수하기도 어려워 심각한 골칫거리가 된다. '국제연합(UN: United Nation)'의 '우주 공간 평화 이용 위원회(COPUOS: United Nations Committee on the Peaceful Uses of Outer Space)'에서도 우주 쓰레기 문제를 인류가 당면한 난제로 보고 국제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발표한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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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궤도 감쇠(Orbital Decay)

 인공위성들과 우주정거장은 수명을 다하면 궤도가 서서히 낮아지기 시작하고, 대기와의 마찰로 인해 속도가 서서히 느려지게 된다. 이로 인해 우주 쓰레기의 고도는 또다시 낮아지고 점점 높은 밀도의 공기와 마주하게 된다. 우주 쓰레기가 빠른 속도로 떨어지면 그 아래에 공기가 압축되는 '단열 압축 현상'이 일어나면서 열이 가해지고 결국 이들은 별똥별이 되어 전소하는 '궤도 감쇠(Orbital Decay)'가 일어나게 된다. 하지만 우주 쓰레기들 중에는 다 타버리기에는 우주정거장처럼 너무 커다란 쓰레기들도 있다. 이렇게 전소하지 못한 물체는 지상으로 추락하게 된다. 대기권에서 타버리는 우주 쓰레기도 많지만 1년에 100톤 정도는 지상에 떨어지고 있다고 한다. 아주 낮은 확률이지만 운이 없으면 우주 쓰레기 조각에 맞아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주 쓰레기 추락으로 인해 발생한 피해 사례들이 실제로 있다. 1960년대에 '쿠바(Cuba)'에서는 목장의 젖소들이 우주 쓰레기에 맞아 죽은 적이 있었고, 1997년에는 미국의 '오클라호마 주(State of Oklahoma)'에 살던 '로티 윌리엄스'라는 여성이 우주 쓰레기에 어깨를 맞은 적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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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케슬러 신드롬

 1978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소속 과학자였던 '도널드 J 케슬러(Donald J. Kessler)'는 우주 쓰레기의 규모가 일정 수준에 이르게 되면 인공위성이 서로 연쇄적으로 부딪히면서 파편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위성이 연달아 파괴되는 연쇄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제시하였다. 이를 '케슬러 신드롬(Kessler Syndrome)' 또는 '케슬러 효과(Kessler effect)'라고 부른다. 케슬러 신드롬이 발생해 궤도 전체가 우주 쓰레기로 덮이게 되면 인공위성을 사용할 수 없게 되어 'GPS(Global Positioning System)', '기상관측', '항공유도(Navigation Guidance)', '위성 통신 시스템(Satellite Communication System)'같은 대부분의 현대 기술을 사용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물론 저궤도에 있는 우주 쓰레기는 공기 저항으로 점차 속도가 줄어들어 깨끗이 정리될 것이다. 하지만 공기 저항이 유효하지 않은 고도에서는 '궤도 감쇠(Orbital Decay)'가 훨씬 천천히 일어나 우주 쓰레기가 정리되는데 수천 년 이상이 걸릴 수도 있다. 이런 종류의 우주 쓰레기를 '미확인 비행물체(UFO: Unidentified Flying Object)'로 착각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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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우주 쓰레기를 처리하는 방법

 신형 우주선 또는 인공위성의 설계자들은 우주선과 위성들을 안전하게 처리할 방법을 강구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 국제 규약을 지정하여 최대한 우주 쓰레기를 적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기술적인 대책도 강구되어야 한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우주 쓰레기를 처리하는 몇몇 방법을 고안하였다.

  1. 레이저 빗자루(Laser Broom): 우선 '레이저 빗자루(Laser broom)'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이 방법은 미국 공군이 1990년대부터 추진하고 있는 방법으로 지상에서 레이저로 쏴서 우주 쓰레기를 지상으로 떨어뜨리자는 아이디어다. 하지만 레이저 발사 비용이 비싸고 궤도가 바뀌면서 다른 물체와 충돌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요즘에는 많이 사용되고 있지 않다.
  2. 전자기 밧줄(Electromagnetic Tether): 인공위성에 전자기 밧줄을 달아 자기장을 형성하면 그 반발력으로 우주 쓰레기의 감속을 유도하여 추락시킬 수 있다.
  3. 우주 끈끈이(Space Flypaper): '우주 끈끈이(Space flypaper)'를 사용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먼저 소형 위성에 장착된 끈끈이 풍선이 목표 궤도에 오르면 서서히 부풀어 오르는데, 이 부푼 끈끈이 풍선에 우주 쓰레기가 붙게 될 것이다. 이후 붙은 우주 쓰레기의 양이 한계에 도달하면 풍선이 폭발한다. 그러면 우주 쓰레기와 함께 지구 대기권으로 추락하면서 전소할 것이다. 로봇 팔이나 집게 달린 청소 위성으로 우주 쓰레기를 직접 회수할 수도 있다. 우주선 두 대가 그물을 펼쳐 쓰레기를 모으는 방법도 제안된 적이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