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화학 (Chemistry)

'금속'이란 무엇인가?

SURPRISER - Tistory 2021. 9. 25. 20:22

 '금속(Metal)'은 특유의 광택이 있고, 전기나 열을 잘 전하며, 얇게 펴거나 가늘고 길게 늘일 수 있는 물질을 말한다. 118번까지의 원소 가운데 96종의 원소가 '금속'으로 분류되어 있을 정도로 '금속 원소'는 주기율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0. 목차

  1. 금속 결합
  2. 금속의 광택
  3. 전기와 열의 전도
  4. 전성과 연성
  5. 자석에 붙는 금속
  6. 금속, 비금속, 반도체

1. 금속 결합

 독일의 물리학자 '폴 드루드(Paul Drude, 1863~1906)'은 금속의 '전기 저항'을 설명하기 위해 1900년에 금속의 '드루드 모형(Drude model)'을 발표하였다. '드루드 모형'은 금속이 '양전기를 띤 금속 원자'와, 금속 원자 사이를 이동하는 '자유 전자(Free Electron)'로 이루어져 있다는 모델이다. '폴 드루드'는 전기를 흘렸을 때 저항이 생기는 이유에 대해, 음전기를 띤 '자유 전자'가 양전기를 띤 금속 원자에 부딪치면서 이동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이후 '드루드 모형(Drude model)'은 '양자론(Quantum Theory)'의 사고방식을 받아들이면서, 금속의 여러 성질을 설명하는 데 성공하였다.

 고체 금속은 금속 원자가 규칙적인 배열로 결합된 금속 결정이다. 그리고 자유 전자는 금속 결정 안에서 금속 원자로부터 방출된 것이다. 금속 원자는 '전자를 방출하기 쉬운 성질(양이온이 되기 쉬운 성질)'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금속 원자 궤도의 바깥으로 전자를 방출하여 자유 전자를 만든 금속 원자는 양전기를 띤다. 즉, 금속 결정 안에서는 금속 원자의 가장 바깥쪽에 있는 전자껍질이 서로 겹쳐져 있으며, 자유전자는 겹쳐진 전자껍질을 자유로이 이동하고 있다.

 금속 원자가 결합되어 있는 이유는 양전기를 띤 금속 원자들이 음전기를 띤 자유전자를 사이에 끼우고 전기적인 힘으로 결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금속 원자가 자유 전자를 사이에 끼워 이루어진 결합을 '금속 결합'이라고 한 것이다. 여러 가지 금속의 성질은 자유전자가 만들어낸 것이다.

금속 모형

2. 금속의 광택

 금속의 광택 또한 '자유 전자'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가시광선이 금속에 닿으면, 금속 표면의 자유 전자가 가시광선과 같은 진동수로 진동해서 가시광선을 일단 없애고 안으로 진입시키지 않는다. 그리고 동시에 자유 전자는 자기 자신의 진동수와 같은 가시광선을 만들어 금속 표면에서 반사시킨다. 이 자유 전자가 만드는 가시광선은 우리 눈에 금속의 광택으로 보인다.

 다만, 자유전자는 금속에 도달한 모든 빛을 없애거나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니다. 자유 전자가 움직일 수 있는 속도에는 한계가 있어, 진동수가 높은 빛과 같은 진동수에서 자유전자는 움직이지 않는다. 그래서 자유 전자는 X선이나 감마선 등을 없애거나 만들 수가 없다. 금속에 닿은 X선이나 감마선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금속 안으로 들어가 금속 원자 안쪽의 전자껍질에 있는 전자에 흡수된다.

 '금(Au)', '은(Ag)', '구리(Cu)' 등이 서로 다른 빛을 띠는 이유는 자유 전자가 움직일 수 있는 최고 속도가 금속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예컨대, '금(Au)'의 자유 전자의 최고 속도는 비교적 느려서, 푸른색이나 초록색의 가시광선을 없애거나 만들 수 없다. 금의 광택에는 푸른색이나 초록색의 빛이 포함되어 있지 않으므로, 짙은 노란색으로 보이는 것이다. (푸른색이나 초록색의 빛은 금의 원자 안쪽의 전자껍질에 있는 전자에 흡수됨)

 아래의 그래프는 '은(Ag)', '구리(Cu), '알루미늄(Al)', '텅스텐(W)', '크롬(Cr)', '니켈(Ni)', 'Sn(주석)', 몰리브덴(Mo)', '티타늄(Ti)'의 반사율을 빛의 파장별로 나타낸 그래프이다. 구리나 금은 파장의 짧은 가시광선의 반사율이 낮아, 붉은색을 띠거나 짙은 노란색에 가까운 광택을 띤다. 반면, '은(Ag)'은 거의 모든 가시광선을 반사하므로 하얀색에 가까운 광택을 가지게 된다. 은의 반사율이 높은 이유는 자유 전자의 밀도가 높아 자유 전자의 최고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3. 전기와 열의 전도

3-1. 전기의 전도

 금속에 전기가 잘 흐를 수 있는 이유도 금속에 '자유 전자'가 있기 때문이다. '도선(전기를 통하게 하는 금속선)'을 전지에 붙이고 회로를 만들면 도선 안의 자유 전자가 양극을 향해 이동하여 회로에 전기가 흐른다. 전기가 흐르는 이유는 전지의 전압이 도선 안에 가득 차 있는 자유 전자를 계속 밀어내기 때문이다.

 다만, 도선 안의 자유 전자가 맹렬한 속도로 회로를 선회하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구리(Cu)'는 단면적 1mm²의 도선에 1A(암페어)의 전기가 흐를 때, 자유 전자의 이동속도는 초속 0.1mm밖에 되지 않는다.

3-2. 열의 전도

 금속이 열을 잘 전할 수 있는 이유도 금속에 '자유 전자'가 있기 때문이다. '열'이란 입자 운동의 격렬한 정도이다. 금속에 열을 가하면 자유 전자와 금속원자가 열에너지를 흡수해 심하게 진동한다. 그런데 격렬한 자유 전자의 운동은 주위의 자유 전자와 금속 원자에 점차 전달된다. 또 금속 원자의 진동도 주위의 금속 원자와 자유 전자에 전달된다. 이런 식으로 금속은 가열된 부분에서 가열되지 않은 곳으로 열을 전달하게 된다. 전기와 열을 모두 잘 전하는 금속은 1위가 '은(Ag)', 2위가 '구리(Cu)', 3위가 '금(Au)', 4위가 '알루미늄(Al)'이다. 특히 '은'은 부피당 자유 전자의 밀도가 높아, 전기와 열을 잘 전달한다.

 금속 이외의 고체물질은 자유 전자를 갖지 않기 때문에, 원자의 진동이 전달됨으로써 열을 전해야 한다. 그래서 열을 전하는 효율이 금속보다 나쁘다. 하지만 원자끼리 강하게 결합되어 있는 '다이아몬드(Diamond)' 등 일부 물질에서는 금속보다 효율적으로 열을 전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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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전성과 연성

 금속은 얇게 펴고, 가늘고 길게 늘릴 수 있다. 금속이 얇게 펴지는 성질을 '전성'이라 하고, 가늘고 길게 퍼지는 성질을 '연성'이라고 한다. 금속을 늘여도 별로 부서지거나 끊어지지 않는 이유도 금속에 자유 전자가 있기 때문이다. 금속에 힘을 가해 금속 원자의 위치 관계가 바뀌어도 자유 전자가 이동해 새로운 결합을 만들기 때문에 금속은 쉽게 부서지거나 끊어지지 않는다.

4-1. 금속의 결정 구조

 금속의 주요 결정 구조에는 '면심입방격자(FCC: Face Centered Cubic lattice)', '체심입방격자(BCC: Body Centered Cubic lattice)', '조밀육방격자(HCP: Hexagonal Close Packed lattice)'의 세 가지가 있다. 이 세 종류의 결정을 '가장 잘 늘어나는(연성이 큰)' 순서대로 나열하면 '면심입방격자' 구조, '체심입방격자' 구조, '조밀육방격자' 구조의 순서이다. 면심입방격자 금속에는 '금(AU), '은(Ag)', '구리(Cu)', '알루미늄(Al)' 등이 있고, 체심입방격자 금속에는 '철(Fe)', '나트륨(Na)' '텅스텐(W)' 등이 있으며, 조밀육방격자 금속에는 '티타늄(Ti)', '마그네슘(Mg)', '아연(Zn)' 등이 있다. 금, 은, 구리 등이 잘 늘어나는 이유는 이들의 결정 구조가 면심입방격자이기 때문이다.

5. 자석에 붙는 금속

 모든 금속이 자석에 잘 붙는 성질이 있는 것은 아니다. 사실 '상온(15~25℃)'에서 자석에 잘 붙는 금속은 '철(Fe)', '코발트(Co)', '니켈(Ni)' 단 3종뿐이다. 그러면 어떤 금속은 왜 자석 잘 붙고 어떤 금속은 그렇지 않을까?

 사실 자석에 잘 붙는 금속은 금속 자신이 강한 자석이 될 수 있는 금속이다. 일반적으로 철의 내부에서는 철 원자의 N극과 S극의 방향이 '자구(Magnetic Domain)'라는 작은 영역 안에서만 정렬된다. 즉, 자석이 철에 가까워지면 철 원자의 N극과 S극이 모두 정렬되어, 전체적으로 자기를 띤 자석이 된다. 예컨대, 자석을 철에 가까이하면, 철이 자석이 된다. 자석을 가까이 대면 철이 자석이 되는 이유는 철 원자 하나하나가 N극과 S극을 가진 자석이기 때문이다.

5-1. 철 원자가 자석인 이유

 그러면 철 원자 각각은 왜 자석일까? 그 이유는 전자 하나하나가 N극과 S극을 갖는 자석이기 때문이다. 구리와 철 각각에 위의 방향에서 S극 방향의 자석을 가까이하는 상황을 생각해 보자. 자석이 되지 않는 '구리(Cu)'의 원자에서는 N극의 위를 향한 전자의 수와 S극이 위를 향한 전자의 수가 같기 때문에, 서로 자기력을 상쇄해, 구리 원자 자체로는 자기를 띠지 않는다. 하지만 '철(Fe)' 원자에서는 N극이 위를 향한 전자의 수가 S극이 위를 향한 전자의 수보다 많다. 따라서 철 원자 하나하나는 자기력이 상쇄되지 않고 자석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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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금속, 비금속, 반도체

 지금까지 금속의 성질에 대해 살펴보았다. '금속이 가진 성질'이란 광택이 있거나, 전기와 열을 잘 전하거나, 전성과 연성이 큰 성질 등이다. 이러한 성질을 기준으로, 118종의 주기율표에서는 96종이 '금속(Metal)'으로, 22종이 '비금속(Nonmetal)'으로 분류되어 있다.

 그러나 '전기 전도성'을 기준으로 금속과 비금속을 분류하면, 그 경계는 달라진다. 예컨대, '저마늄(Ge, 원자번호 32번)'은 금속으로 분류되어 있지만 금속만큼 전기를 전하지 않는다. 그리고 금속이 저온이 될수록 전기를 잘 전하는데 비해, 저마늄은 고온이 될수록 전기를 잘 전한다. 저마늄(Ge)'처럼 금속만큼은 전기를 잘 전하지 않고, 고온이 될수록 전기를 잘 전하는 원소나 화합물을 '반도체(Semiconductor)'라고 한다.

 전기의 전도성을 기준으로 하면, '밴드 이론(Band Theory)'이라는 이론에 의해 '금속', '비금속(도체)', '비금속(절연체, 반도체)'을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다. 전기 전도성을 기준으로 하면 반도체인 저마늄은 비금속으로 분류될 것이다. 이처럼 금속과 비금속의 경계는 무엇을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