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물리학 (Physics)

'음악'과 '파동'의 수학적 관계

SURPRISER - Tistory 2021. 7. 28. 19:08

 음악가 '제이미 제임스(Jamie James, 1953~)'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음악과 과학은 한때 심오하게 연결된 분야로 간주되어, 이들 사이에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무식쟁이로 취급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요즘은 상황이 달라져서, 음악과 과학의 친밀함을 주장하는 사람은 문외한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닐 각오를 해야 한다. 더욱 난처한 것은, 음악가와 과학자 모두에게 이런 취급을 받게 된다는 점이다."

0. 목차

  1. 음 높이
  2. 음색(Tone Color)
  3. 기본음과 배음
  4. 화음
  5. 음계의 탄생

1. 음 높이

 우리는 평소에 다양한 소리를 듣고 음을 듣는다. 그러면 소리의 성질을 나타내는 요소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가장 주목 받는 소리의 성질은 아마 '소리의 높이'일 것이다. 소리의 높이는 음파의 '진동수(Frequency)'에 의해 정해진다. 진동수가 높은 소리일수록 음의 높이도 높아진다.

 피아노 건반에서의 49번째 건반인 '3A'는 피아노 조율의 기본이 되는 음으로 진동수는 440Hz이다. 한 옥타브가 올라갈 때마다 진동수는 2배가 된다. 이를테면 4A 음은 880Hz, 5A 음은 1760Hz, 6A 음은 3520Hz, 7A 음은 7040Hz가 된다. 또 진동수를 1.5배 늘리면 완전 5도만큼 음이 높아진다. 이를테면 440Hz인 3A 음의 진동수를 1.5배로 늘리면 4E 음이 되고, 4E 음의 진동수를 1.5배로 늘리면 4B가 되고, 4B 음의 진동수를 1.5배로 늘리면 5F# 음이 되는 식이다.

진동수(Hz)
0A 55
1A 110
2A 220
3A 440
4A 880
5A 1760
6A 3520
7A 7040

2. 음색(Tone color)

 음의 성질을 결정하는 것은 음의 높이만이 아니다. 같은 '3A'음을 내더라도 피아노에서 들리는 소리와 첼로에서 나는 '음색(Tone Color)'은 다를 것이다. 그러면 피아노의 3A와 첼로의 3A는 뭐가 다를까? 이 두 음은 '파형'이 다르다. 즉, '파형(Waveform)'은 '음색(Tone Color)'을 의미한다.

 '파형'은 복수 높이의 음이 섞여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우리는 보통 악기나 사람의 목소리가 하나의 음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은 복수 높이의 음이 섞여 있다. 어떤 진동수의 음이 어느 정도씩 섞여있는지는 악기마다, 목소리마다 다르다 이 성분의 차이가, 같은 높이의 음이라도 다른 인상을 주는 원인이다.  덧붙여 말하면, 가장 진동수가 작은 '배음(Overtone)'을 '기본음(Fundamental Tone)' 또는 '기음'이라 부른다. 예컨대 220Hz, 440Hz, 660Hz 등, 정수의 비로 나타낼 수 있는 '배음'이 여럿 겹친 악기 소리가 있다고 하면, 이 경우 220Hz의 소리가 기본음이다.

반응형

3. 기본음과 배음

 그런데 이런 음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가장 작은 진동수부터 2배, 3배의 진동 수, 즉 가장 작은 진동수의 배수가 되는 진동수만 섞여 있다. 이때 가장 작은 진동수의 음을 '기본음(Fundamental Tone)'이라고 하고, 기본음의 정수 배가 되는 진동수의 음을 '배음(Harmonic Overtone)'이라고 한다. 한 가지 음 안에 '기본음'과 그 '배음'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기본음(Fundamental Tone)'과 '배음(Harmonic Overtone)'의 파형을, 삼각함수의 그래프로 나타내면 어떻게 될까? 예컨대, 'y=sin x'로 표현되는 기본음이 있다면, 2배음은 'y=sin 2x', 3배음은 'y=sin 3x'로 나타낼 수 있다. 

4. 화음(Chord)

 도, 미, 솔의 조합으로 건반을 누르면 각각의 소리는 다른 높이의 음인데도 불구하고 아름답게 들린다. 이처럼 어울림이 좋은 음의 조합은 '화음(Chord, 협화음)'이라고 부른다. 반대로, 어울림이 나쁜 조합을 '불협화음(Discord)'이라고 부른다.

 사실은 음 높이의 어울림을 결정하는 것도 '배음'이다. 예컨대, 기준이 되는 A음이 440Hz라고 하자. 그런데 위에서 말한 대로 하나의 음에는 기본음과, 기본음의 정수배의 진동수를 가진 배음이 포함되어 있다. 440Hz를 기본음으로 했으므로 880Hz의 2배음, 1320Hz의 3배음이 포함되는 셈이다. 한편, A음이 440Hz였다면 E음은 660Hz가 된다. 660Hz의 배음에도 1320Hz라는 배음이 들어 있다. 이처럼 잘 어울리는 화음은 서로 진동수가 일치하는 배음들을 가지고 있다. 즉, 기본음끼리 '공배수(Common Multiple)'를 많이 포함되어 있으면, 일치하는 배음도 많이 포함되어 이 화음이 되기 쉽다. 반대로, '도'와 '파#'처럼 포함되는 음의 진동수가 일치하지 않으면, 즉 기본음끼리의 공배수가 별로 없으면, 불협화음이 된다.

반응형

5. 음계의 탄생

 그러면 현재 사용되고 있는 '음계(Scale)'는 어떻게 해서 생겼을까?

5-1. 피타고라스 음률

 최초로 음계를 만든 사람은 그리스의 수학자이자 철학자였던 '피타고라스 학파(Pythagorean School)'였다고 한다. '피타고라스(Pythagoras)'는 현의 길이를 비율로 음계를 만들었다. 현의 길이와 '음의 높이(진동수)'의 비율은 반비례하므로, 두 현의 길이가 a:b일 때, 음의 진동수의 비율은 b:a가 된다.

 피타고라스 등은 먼저 으뜸음과 진동수 비율이 단순한 정수비 1:2가 되는 음과, 2:3이 되는 음을 정했다. 기본음이 도라면 2배에 해당하는 음 '솔'이다. 그리고 그 음과 2:3의 진동수를 가진 음 등을 차례로 구했다고 한다. 이런식으로 '도레미파솔라시도' 음계에 필요한 음이 설정되었다. '피타고라스 음률(Pythagorean Temperament)'은 음정의 주파수가 3:2 비율에 기반해 있는 음률이었다.

5-2. 순정조(Pure Temperament)

 하지만 10세기 이후 서양 음악이 발전함에 따라 '피타고라스 음률(Pythagorean Temperament)'에 문제가 생기게 되었다. 음악이 복잡해짐에 따라 진동수의 비율이 4:5가 되는 음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도를 으뜸음으로 했을 때, 진동수 비율이 4:5에 가장 가까운 음은 '미'였다.

 '순정조(Pure Temperament)'에서는 '도-미-솔', '파-라-도' 등의 진동수 비율이 4:5:6으로 멋진 정수비가 된다. 이렇게 공배수를 많이 포함하는 음들은 서로 아름답게 어울린다. 이렇게 주파수 비율이 새롭게 재조정되어 '순정조(Pure Temperament)'가 탄생했다.

5-3. 평균율(Temperament)'

 하지만 '순정조'에도 커다람 결점이 있었다. 곡이 진행되는 도중에 조바꿈이 불가능하다는 점이었다. 조바꿈이 가능하려면, 으뜸음을 바꾸어도 이웃한 음끼리의 높이의 관계와 똑같아야 한다. 그래서 '평균율(Temperament)'을 만들었다.

 '평균율(Temperament)'에서는 1옥타브 사이에 있는 12개의 음의 배율을 서로 이웃한 음의 진동수가 항상 같은 비율이 되게 설정한다. 으뜸음의 진동수가 1이라면 으뜸음보다 반음 높은 음은 진동수가 2(12분의 1)이 되면 되고, 두 반음 높은 음은 진동수가 2(12분의 2)가 되면 되고, 세 반음 높은 음은 진동수가 2(12분의 3)이 되면 된다. 한 옥타브가 높은 음의 진동수는 2(12분의 12)가 된다.

 현재 순정조는 거의 이용되지 않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평균율이 이용되고 있다. 하지만 평균율이 순정조보다 좋은 점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각각의 주파수를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듯이, 본래 화음이 되어야 할 음끼리의 진동수가 정수 비율이 되지 않아, 평균율은 순정조만큼 아름답게 울리지 않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