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공학 (Engineering)

건축의 미래

SURPRISER - Tistory 2024. 1. 19. 16:25

0. 목차

  1. 컴퓨테이셔널 디자인
  2. 빌딩 인포메이션 모델링(BIM)
  3. 디지털 패브리케이션
  4. 사회가 변화하면 건축에 요구되는 것도 변화할 수 있다.
  5. '엑스포'에서 건축과 도시의 미래를 선보인다.
  6.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건축 사례
  7. '나무'를 사용한 건축

1. 컴퓨테이셔널 디자인

 컴퓨터의 성능 향상과 디지털 기술의 진보가 사회에 큰 변화를 초래한 것은 새삼스럽게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 영향은 건축 분야에도 미치고 있다. 1990년대까지는 컴퓨터는 '구조 계산'이나 '완성 예상도 제작' 등에 부분적으로 이용되는 정도였다. 2000년대 들어서자 건축과 관련된 다양한 공정에 컴퓨터를 이용하게 되었다.

 최근 들어 컴퓨터를 사용해 건물을 디자인하는 '컴퓨테이셔널 디자인(Computational Design)'의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 이것은 단지 인간 설계자가 컴퓨터를 사용해 여러 설계안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는다. AI에게 조건에 어울리는 다양한 디자인 패턴을 자동으로 생성하게 해서, 외관과 기능을 모두 만족하는 최적의 패턴을 찾아낼 수 있다. 예컨대 가능한 적은 기둥으로 충분한 강도를 얻기 위한 기둥 배치를 컴퓨터에게 생각하도록 할 수 있다. 컴퓨터의 도움을 빌리면서 빨리 평가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효율적으로 작업이 이루어진다.

 최근 세계 각지에서 '아이콘 건축'이라는 개성적인 외관의 건축물이 차례로 만들어지고 있다. 아이콘 건축은 건물 자체가 관광 명소가 되어 많은 관광객을 불러들인다. 그 배경에는 최근의 컴퓨터 진보가 있다. 건축물이 복잡한 구조가 될수록, 그 강도에 문제가 없는지를 계산하는 일 즉 '구조 계산'은 어려워진다. 컴퓨터가 고성능이 되고 '구조 계산' 기술이 진보함으로써 복잡한 구조에서도 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 덕분에 건축가는 복잡하고 개성적인 디자인에 도전할 수 있게 되었다.

반응형

2. 빌딩 인포메이션 모델링(BIM)

 디자인뿐만 아니라 '설계', '시공', '구조 계산', '환경 시뮬레이션', '대피 계획', '비용 관리' 등에 이르기까지 통합적으로 할 수 있는 시스템도 이용된다. '빌딩 인포메이션 모델링(BIM: Building Information Modeling)'이라는 것이다. 건물의 3D 모델에 어디에 어떤 건축 재료를 사용하고 어떤 상하수 배관과 공조 설비를 도입할지 같은 정보를 추가한다. 그렇게 하면, 컴퓨터가 자동으로 건설 비용과 유지 관리 비용을 계산해 준다. 기존에는 '디자인 설계'와 '건설비의 계산'은 전혀 다른 공정이었기 때문에, 설계가 끝난 뒤 다시 비용을 계산했다. 그러나 '빌딩 인포메이션 모델링(BIM)'으로는 그것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으므로 매우 효율적이며, 설계 단계부터 비용을 의식해 설계안을 검토할 수 있다.

 '컴퓨테이셔널 디자인(Computational Design)'과 '빌딩 인포메이션 모델링(BIM)' 등은 현재는 주로 대형 설계 사무소나 설계부터 시공까지 일괄적으로 맡는 대규모 종합 건설 업체에서 활용하고 있다. 건축물이 크고 복잡해질수록 디지털 기술을 사용해 실제로 짓기 전에 디자인을 시뮬레이션하거나 건설비를 검토하는 일의 이점은 커진다. 즉, 일정 규모 이상의 큰 건축물이 아니라면 굳이 최첨단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예컨대 일반적인 개인 주택은 디자인도 그다지 복잡하지 않고 사용하는 자재도 어느 정도 정해져 있기 때문에, 기존부터 사용해 온 설계나 구조 계산 소프트웨어로도 충분하다.

반응형

3. 디지털 패브리케이션

 디지털 기술의 활용은 건설 전 디자인 등의 검토뿐만 아니라, 실제로 건물을 짓는 공정까지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디지털 데이터를 바탕으로 물체를 만드는 것을 '디지털 패브리케이션(Digital Fabrication)'이라고 한다. '패브리케이션(Fabrication)'이란 제조 또는 조립이라는 의미의 영어이다. 디지털 패브리케이션의 대표적인 예가 '3D 프린터'이다.

 3D 프린터는 3차원의 디지털 데이터를 바탕으로 입체물을 '프린트'할수 있는 장치이다. 녹인 수지 등의 재료를 층층이 쌓아 최종적으로 입체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 3D 프린터의 원리이다. 재료와 굳히는 방식은 다양하지만, 단면을 겹쳐 쌓음으로써 입체를 만든다는 원리는 기본적으로 같다. 3D 프린터의 속도는 결코 빠르지 않기 때문에 대량 생산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나 디지털 데이터가 있으면 만들 수 있는 형태의 자유도가 높다. 그 특징을 살려 기업이 시제품을 만들거나 개인이 입체 모형을 만드는 등 이용이 확대되고 있다.

 건축 분야에서는 건축 모형의 제작 등에 3D 프린터를 활용한다. 지금까지는 종이와 플라스틱 판을 수작업으로 잘라 붙여 건축 모형을 만들었는데, 이것은 기술과 시간이 필요한 작업이다. 3D 프린터를 사용하면 정교한 모형이 디지털 데이터로부터 자동으로 완성된다. 필요하면 같은 물체를 여러 개 만들 수도 있으며, 디자인이 변경되었을 때도 곧바로 대응할 수 있다.

3-1. 3D 프린터를 이용한 건축

 3D 프린터로 만드는 물체의 디자인은 3D 프린터 자체의 크기에 따라 제한된다. 시판되는 일반적인 3D 프린터로 만드는 물체는 수십 cm 정도가 한계이다. 한편, 3D 프린터를 거대화하면 더 큰 것을 만들 수 있는데, 심지어 건물도 만들 수 있다. 3D 프린터의 팔 맨 끝으로부터 케이크의 장식을 만들 때, 생크림을 짜내듯이 특수한 모르타르가 나온다. 설계에 따라 정해진 경로에 따라 팔이 움직여 벽 등을 1층씩 프린트한다. 벽 내부 공간에 초고강도 섬유로 보강한 콘크리트인 '슬림크리트(Slim-Crete)'를 흘려 넣고 굳힘으로써 튼튼한 구조가 완성된다. 유리창 설비나 페인트칠 외에 전기, 공조, 수도 등의 설비 고사를 하면 완공이다.

 그러면 앞으로 3D 프린터에 의해 많은 주택들이 지어질까? 3D 프린터에 의한 건축은 특수한 방법이며, 아직까지는 건설비도 높기 때문에 곧바로 일반에서 사용할 가능성이 낮다. 또 일본처럼 엄격한 내진 기준이 요구되는 경우, 필요한 성능은 더 높아진다. 그뿐만 아니라, 3D 프린터로 지은 건축물의 특징적인 외관을 소비자들이 편하게 받아들일 것인가라는 문제도 있다. 앞으로 제작비가 훨씬 낮아지면, 보급될 가능성은 더 높아질 것이다.

 3D프린터의 장점은 복잡한 물체라도 디지털 데이터만 있으면 만들 수 있다는 높은 자유도이다. 그것을 살려 건축 지붕과 벽 등을 꾸미는 장식이나 오브제 등을 만들기 위해 3D 프린터를 활용하는 방향성도 충분히 생각된다. 근대적인 건물에서 장식이 사라진 이유 중 하나는 기능적·합리적인 건축을 목표로 하는 '모더니즘(Modernism)'이라는 이념이 있다. 또 단순하게 건축에 드는 비용을 감축하려는 방향이 우세했다는 이유도 있다. 옛날 건물은 왕이나 귀족이 돈을 내고 장인에게 조각을 만들게 하는 식으로 건물을 장식했다. 근대 건축에서는 그런 곳에까지 돈을 들이지 않게 되었고, 그러면서 장식이 사라졌다. 앞으로 3D 프린터로 값싸게 입체적인 장식을 만들 수 있다면, 많은 장식을 가한 건축물이 다시 늘어날지도 모른다.

 '디지털 패브리케이션(Digital Fabrication)'을 건축에 응용하는 일은 현재는 부분적 또는 소규모인 것에 머무르고 있다. 그렇지만 '디지털 패브리케이션'이 앞으로 어떤 속도로 어떻게 응용될지는 예단하기는 어렵다. 미국, 유럽, 중국의 대학 건축학과에서는 '디지털 패브리케이션'의 이용이 이미 상당히 진행되었다. 학생이 건축 모형을 3D 프린터로 만드는 일은 이미 당연하며, 대규모 실험동에서 3D 프린터나 드론을 사용한 실증 실험을 하고 있다.

반응형

4. 사회가 변화하면 건축에 요구되는 것도 변화할 수 있다.

 사회가 변화하면 건축에 요구되는 것도 변화할 수 있다. 예컨대 드론이 본격적으로 보급되면, 건물에는 공중에서 사람이나 물건이 출입하기 위한 구조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이미 완성된 건물과 도시 구조를 바꾸는 일은 쉽지 않다. 도로에 자율 주행 전용 차선을 추가해야 하는 경우에도 도로 양쪽에 이미 건물이 서 있는 도로의 폭을 넓히는 일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기존 도시 구조와 건물은 사회와 가치관 변화에 곧바로 대응할 수 없다. 새로운 형식의 건물 등이 생기기까지는 지금 있는 구조에서 운용 방법을 강구해 대응할 수밖에 없다.

 한편, 새로운 도시를 Zero부터 만드는 것이라면 이야기는 다르다. 맨 처음부터 '자율 주행차'나 '드론(Drone)' 등에 대응한 도로와 건물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2008년 '아랍 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에 '마스다르(Masdar)'라는 도시가 창설되었다. 사막 한가운데 만들어진 이 도시는 최신 과학 기술을 사용해 지속 가능한 생활을 목표로 하는 실험 도시이다. 도시 안에는 '전기차'가 달리고, 건물도 전기와 물 소비량을 대폭 줄일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마스다르(Masdar)'는 지금도 계속 개발되고 있으며, 여기서 개발과 검증을 마친 기술을 앞으로 다른 도시에 응용할 수도 있다.

 단, 건축에는 '시차(Time Lag)'가 있다. 일반적인 단독 주택 건설에는 반년 정도의 시간이 걸리고, 대규모 빌딩 등의 건설에는 수년 단위의 시간이 걸린다. 건설 전의 디자인 검토 등을 포함하면 10년 단위의 개발 기간이 필요한 프로젝트도 적지 않다. 과학기술과 사회 변화가 일어나고 나서 그 변화를 반영한 건축물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아무래도 '시차(Time Lag)'가 있는 것이다. 건축 변화의 '싹'은 이미 현재의 사회에 존재한다.

반응형

5. '엑스포'에서 건축과 도시의 미래를 선보인다.

 2025년 4월, 오사카에서 등록박람회인 '오사카·간사이 엑스포'가 열린다. '등록박람회(Registered Exhibition, World's Fair)'는 1800년대부터 존재하던 만국박람회의 전통을 계승한 엑스포로, 5년 간격으로 0과 5로 끝나는 해에만 개최되고 있다. 최대 6개월 동안 열릴 수 있으며, 전시 규모는 무제한이고, 참가국이 각자의 비용과 설계로 전시관을 건립한다. 엑스포에는 보통 주제가 있는데, '미래'가 주제인 경우도 많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1년 늦게 개최된 2021년 '두바이 엑스포'의 주제는 '마음을 잇고 미래를 만든다'였다. 2025년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의 주제는 '생명이 빛나는 미래 사회의 디자인'이다. 엑스포라고 하면 우리를 놀라게 하는 개성 넘치는 건물이 빠질 수 없다. 엑스포는 우리에게 건축과 도시의 미래를 앞서 보여주는 공간이다.

 한편, 한국은 2025년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다음에 열리는 2030년 엑스포를 부산에서 개최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나, 2030년 엑스포 유치에 실패하였다. 2030년 엑스포는 '사우디아라비아(Saudi Arabia)'의 수도 '리야드(Riyadh)'에서 열리는 '리야드 엑스포'이다.

등록박람회 연도 국가 도시 주제
하노버 엑스포 2000년 독일 / 하노버 인간, 자연 기술 (Mensch, Natur und Technik)
아이치 엑스포 2005년 일본 / 아이치 자연의 예지 (自然の叡智)
상하이 엑스포 2010년 중국 / 상하이 더 나은 도시, 더 나은 삶 (城市, 让生活更美好)
밀라노엑스포 2015년 이탈리아 / 밀라노 지구에 식량과 생명 에너지를 (Nutrire il pianeta, energia per la vita)
두바이 엑스포 2021년 아랍에미리트 / 두바이 마음을 연결하고 미래를 창조하다(Connecting Minds, Creating the Future)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2025년 일본 / 오사카 생명이 빛나는 미래 사회의 디자인(いのち輝く未来社会のデザイン)
리야드 엑스포 2030년 사우디아라비아 / 리야드 변화의 시대 미래를 내다보는 미래를 위해 함께 (The Era of change Together for a Foresighted Tomorrow)
? 2035년 ? ?
? 2040년 ? ?

6.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건축 사례

6-1.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1. 소재지: 스페인 빌바오
  2. 완공: 1997년
  3. 건축가: 프랭크 게리(Frank Gehry, 1929~)

 컴퓨터를 이용한 획기적인 건축물로는 건축가 '프랭크 게리(Frank Gehry)'가 설계한 스페인의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Guggenheim Bilbao Museum)'이 있다. '빌바오(Bilbao)'는 스페인 북부의 공업 도시이다. 복잡한 형상의 건물 표면을 무수한 '타이타늄(Ti)' 비늘로 덮는 디자인이었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의 타이타늄이 필요했다. 그래서 기계로 잘라내는 공정에도 건물의 3차원 데이터를 활용했다. 건축의 일련의 공정에 컴퓨터를 이용한 선구적인 예라고 생각된다. '빌바오 구겐하임미술관(Guggenheim Bilbao Museum)'은 아이콘 건숙의 선구라고도 할 수 있는 건물이다.

빌하오 구겐하임 미술관(Guggenheim Bilbao Museum)

6-2. ANA 인터컨티넨탈 벳푸 리조트 & 스파

  1. 소재지: 일본 오이타현 벳푸시
  2. 완공: 2019년

 '컴퓨테이셔널 디자인(Computational Design)'의 또 다른 사례로는 일본의 '시미즈 건설'이 담당한 'ANA 인터컨티넨탈 벳푸 리조트 & 스파(ANA Intercontinental Beppu Resort & Spa)'가 있다. 'ANA 인터컨티넨탈 벳푸 리조트 & 스파'는 일본의 유명한 온천지인 오이타현 벳푸시에 세워진 리조트 호텔이다.

 이 호텔의 1층 옥외에는 노천 목욕탕이 있는데, 가능한 개방적인 분위기를 내기 위해 지붕은 최소한으로 하고 싶지만 객실 베란다 등에서 목욕탕 안이 보여도 곤란하다. 그래서 약 1000만 개에 이르는 객실로부터 시선을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해서, 시선을 차단하면서 개방감을 유지하는 최적의 지붕 배치를 생각했다. 노천탕에 목재 덮개를 씌움으로써 객실 쪽으로부터의 시선을 차단했다.

ANA 인터컨티넨탈 벳푸 리조트 & 스파

6-3. 마리아 베이 샌즈(Marina Bay Sands)

  1. 소재지: 싱가포르
  2. 완공: 2010년

 '마리아 베이 샌즈(Marina Bay Sands)'도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아이콘 건축으로 유명하다.

마리아베이 샌즈(Marina Bay Sands)

6-4. 3dpod

  1. 소재지: 일본
  2. 완공: 2023년

 실제로 3D프린터로 건물을 만든 예로는 일본의 '3dpod'가 있다. 3dpod는 지상 구조물 전부의 '부재(구조물의 뼈대를 이루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되는 여러 가지 재료)'를 3D 프린터를 사용해 만들었다. '지붕(옥상 바닥)'은 다른 곳에서 만든 것을 가져와 현지에서 조립했지만, 벽은 모두 현지에 설치된 3D 프린터로 직접 프린트했다.

 일본의 '오바야시구미(Obayashi Corporation)'가 건설용 3D 프린터 연구를 시작한 것은 2014년이다. 3D 프린터로 건설하는 데 적합한 특수한 재료 등을 개발해서 2022년 5월에 3dpod 건설을 시작했다. 그리고 건설 시작부터 1년도 되지 않아 완공에 이르렀다.

'3dpod'의 외관
'3dpod'의 내관

7. '나무'를 사용한 건축

 3D 프린터로 건물을 짓는 한편, 전통적인 건축 재료인 '나무'를 사용한 건축도 주목받고 있다. 최근 들어 나무를 사용한 건축이 세계적 트렌드로 떠올랐다. 세계적으로 건축물에 목재 사용이 늘어나는 이유 중에는 철이나 콘크리트와 달리 목재는 유일한 재생 가능한 건축 재료라는 점도 있다. 목재는 말하자면 환경 친화적 건축 재료로서 'SDGs(지속 가능 발전 목표)'관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목재는 옛날부터 사용되어 온 전통적인 건축 재료이지만, 철 등에 비해 강도가 떨어지고 불에 타기 쉽다는 약점이 있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목재의 가공 기술이 진보해 강하고 불에 타지 않는 목재가 등장했다. 구체적으로는 '직교 집성판(CLT: Cross Laminated Timber)'가 있다. 이것은 나무판을 나무 섬유 방향이 직교하도록 겹치고 접착해 만든 건축 재료이다. 가볍고 가공하기 쉽다는 목재의 원래 특징에 강하고 불에 타기 어렵다는 특징을 더해 대형·고층 건축물에도 사용할 수 있다. '직교 집성판(CLT)'는 1990년대에 오스트리아에서 만들어져 유럽을 중심으로 발전한 건축 재료이다. 대형 목조 건축물은 최근에 유럽에서 많이 지어지고 있다. 예컨대 2019년에는 노르웨이에 높이 약 85m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목조 고층 빌딩이 완성되었다. 같은 2019년 세계 최대급 목조 건축물로 세계적 시계 메이커 '스와치'의 본사 건물이 스위스에 완성되었다.

 유럽 등에서 대형 목조 건축물이 먼저 세워진 이유 중 하나는 지진 등에 대비한 내진 기준이 지진이 빈번한 나라에 비해 엄격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목재를 많이 사용하면, 품질이 비교적 고르고 강도도 높은 철골 등을 사용하는 경우에 비해 건축물의 강도가 충분한지를 계산하는 '구조 계산'이 복잡해진다. 게다가 일본처럼 지진이 빈번한 나라에서는 대형 목조 건축물을 지으려면, 그 조건은 더 까다로워진다.

반응형

7-1. 신국립 경기장

  1. 소재지: 일본 도쿄
  2. 완공: 2019년 12월 21일
  3. 건축가: 구마켄 고(隈 研吾, 1954~)
  4. 건평: 192,050m²
  5. 지상층수: 5

 나무를 많이 사용한 건축으로 상징적인 것이 2020년 일본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주경기장으로 건설된 일본의 '신국립 경기장'이다. 일본의 건축가 '구마켄 고(隈 研吾, 1954~)'가 설계한 '신국립 경기장'은 바깥 둘레에 매달린 목제 차양이 특징적이다. 차양은 일본 전국에서 조달한 삼목 등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신국립 경기장

7-2. 오야네(大屋根)

  1. 소재지: 일본
  2. 건축가: 후지모토 소스케(藤本壮介, 1971~)

 2025년에 개최될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의 상징이 될 '오야네(大屋根, 고리)'는 세계 최대급 목조 건축물이 될 예정이다. 높이 12m, 바깥쪽 높이 20m, 바깥 둘레 약 2km나 되는 고리 모양의 거대한 지붕을 가지고 있다. 지붕 아래는 각국의 '파빌리온(Pavilion)을 연결하는 주요 도로 역할을 하며, 옥상에 올라가 회장 안팎을 내려다볼 수도 있다. 건축가 '후지모토 소스케(藤本壮介)'가 디자인했다.

'오야노' 완성 예상도

7-3. '도쿄 해상홀딩스'의 본점 빌딩

  1. 위치: 일본 도쿄 마루노우치
  2. 완공 예정: 2028년

 2028년도에는 '목조·S조(철골조)·SRC조(철골 철근 콘크리트조)'를 조합한 목조 하이브리드 구조의 높이 고층 빌딩이 일본 도쿄의 마루노우치 지역에 완성될 예정이다. '도쿄 해상홀딩스'의 본점 빌딩이 될 예정이며, 2024년에 건설이 시작될 예정이다. 바닥 구조재에 '직교 집성판(CLT: Cross Laminated Timber)'를 사용하는 등, 가능한 목재를 많이 사용할 예정이다. 목재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빌딩에 비해 건설에 수반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30% 정도 줄일 수 있다. 약 100m의 지상 20층 규모로, 세계 최대급 목조 하이브리드 구조의 고층 빌딩이 될 예정이다. 디자인은 세계적인 건축가인 '렌조 피아노(Renzo Piano, 1937~)'가 이끄는 설계 사무소가 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