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공학 (Engineering)

‘유리’의 과학

SURPRISER - Tistory 2023. 3. 16. 13:31

 '유리(Glass)'는 현대의 생활에서 매우 친근하게 만나는 물질이다. '창유리', '식기', '스마트폰의 화면', '인터넷 회선에 사용되는 광섬유'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생활은 유리 없이는 성립하지 않는다. 예전부터 흔한 물질이었던 유리는 현재도 진화를 거듭해, 새로운 기능을 가진 유리가 계속 등장하고 있다.

 한편, 어떤 물질이 유리가 되기 쉬운지는 아직도 수수께끼이다. 전 세계의 연구자 사이에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으며, 아직까지 풀리지 않고 있다. '유리의 기초'부터 '최첨단 유리'까지 유리의 세계에 대해 알아보자.

0. 목차

  1. 인류의 발전에 기여한 유리
  2. '유리'란 무엇인가?
  3. 첨가물에 따라 다양한 유리가 만들어진다.
  4. 강화 유리
  5. 다양한 기능성 유리
  6. 정보 기기의 진화와 함께 높아지는 유리에 대한 요구

1. 인류의 발전에 기여한 유리

 유리의 역사는 오래되었다. 인류 역사상 최초의 유리 제품은 기원전 3000년 이전의 고대 메소포타미아에서 만들어진 유리구슬이라고 한다. 태고 시대부터 유리는 인류에게 흔한 존재였다. 그 후에도 유리는 다양하게 모습을 바꾸며 인류의 생활을 떠받쳐왔다. 예컨대 '창유리'는 유리가 가진 투명함과 단단함을 활용한 것으로, 밝기와 시야를 확보하면서도 우리를 비바람으로부터 지켜준다. 또 '유리 식기'는 식사에 색감과 청량감을 준다. 그리고 '액정 TV', '컴퓨터 모니터', '스마트폰' 등도 유리로 만들어져 있다. 과학 기술의 발전에도 유리는 빠질 수 없다. 유리 렌즈를 사용한 현미경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의학과 생물학의 발전이 있었다.

 유리 가운데는 '고기능 유리(High Function Glass)'나 '신 유리(New Glass)'라는 것이 있다. 이들은 종전에 없던 새로운 기능을 가진 유리라는 의미이다. 광섬유는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광섬유(Optical Fiber)'의 등장은 유리 개발에 커다란 전환점이 되었다. 1990년대 이후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정보화 사회가 열렸다. 지금도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는 정보화 사회를 지탱하는 것이 대량의 정보를 고속으로 장거리 전송할 수 있는 '광섬유'이다. '광섬유'는 지름 약 0.125mm인 유리 실을 수지로 감싼 구조로 되어 있으며, 그 중심부를 '적외선'이 지나간다.

 보통의 유리는 고체 원료를 고온으로 녹인 다음 급속 냉각해서 만드는 '용융법(Melting Method)'으로 만든다. 반면 '광섬유'는 'CVD법(Chemical Vapor Deposition Method)'으로 만든다. 이것은 고순도로 만든 액체 원료를 기체로 바꾸어 화학 반응을 하게 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불순물이 섞이기 어렵기 때문에 순도가 높은 유리를 만들 수 있어, 빛의 '전송 손실'을 억제할 수 있다. 유리의 제조 방법에는 '졸 겔 법(Sol-Gel Method)' 등도 있어 유리의 고기능화에 따라 제조 방법도 계속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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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유리'란 무엇인가?

2-1. '유리'는 '굳은 액체'이다.

 지금까지 소개한 창유리 등을 만드는 유리는 '실리카(SiO2)'라는 물질이 주성분이다. 단 물리학적인 유리는 더욱 넓은 의미를 가진 것으로, 실리카로 만들지 않아도 유리라고 부를 수 있다. 유리는 대략 정의하면 '액체를 결정화하지 않고 냉각해서 만든 고체'이다. 액체가 유리가 되는 현상을 '유리 전이(Glass Transition)'라고 한다.

 물질의 상태에는 '고체', '액체', '기체'의 세 종류가 있다. '기체'를 냉각하면 '액체'가 되고, '액체'를 서서히 냉각되면 '고체'가 된다. 이러한 현상을 '상태가 바뀐다'는 의미에서 '상전이(Phase Transition)'라고 한다. 그런데 유리의 원료가 되는 물질을 냉각하면 '응고점(액체에서 고체가 되는 온도)'이 되어도 바로 '결정(Crystal)'이 되지 않는 '과냉각 액체'가 된다. '과냉각 액체(Supercooled Liquid)'란 온도가 응고점보다 낮은데도 결정이 되지 않는 액체를 가리킨다. '결정화'란 액체 속에서 무질서하게 존재하던 원자나 분자가 고체가 될 때 규칙적으로 배열되는 것을 말한다. 대부분의 물질은 결정이 되지만, '유리가 되는 물질'은 결정이 되지 않고 액체의 무질서한 원자의 분자 상태 그대로 굳는다. 이 성질 때문에 유리를 '굳은 액체'라고도 한다. 이처럼 결정 구조를 갖지 않은 고체를 가리켜, 결정이 아니라는 의미에서 '비결정질 고체(Amorphous Solid)'라고 한다.

 '유리가 고체가 되지 않고 굳는 이유'는 냉각과 함께 '점도'가 연속적으로 그리고 급격히 높아지기 때문이다. '점도(Viscosity)'란 흐르는 용액의 끈적거리는 정도를 말한다. 예를 들어 '물'은 '꿀'보다 점도가 높은 물질이라고 할 수 있다. '유리가 되는 물질'은 굳기 직전에도 '점도'가 꿀보다 훨씬 높아진다. 점도가 높으면 원자나 분자가 이동하기 어렵기 때문에, 냉각해도 원자나 분자가 규칙적으로 배열되지 않아 유리가 되기 쉽다. 유리 공방에서 뜨겁게 녹인 유리에서 유리 세공품을 만드는 모습을 본사 삼도 있을 것이다. 이렇듯 뜨겁게 녹은 상태가 '과냉각 액체'이다. 물과 같은 액체도 '과냉각 액체'가 될 수 있지만 '과냉각 액체'를 유지하기가 매우 어려워서, 조그만 충격 등을 계기로 바로 '결정(Crystal)'이 된다. 그렇지만 유리가 되기 쉬운 점도가 높은 물질은 '과냉각 액체' 상태 그대로 존재할 수 있다. 따라서 그 상태에서 자유롭게 모양을 만들 수 있다.

 일반적인 물질은 '1차 상변이'때 부피가 급격히 변한다. 반면 유리가 액체에서 고체로 변할 때는 부피가 급격히 변하지 않고, 일정 온도에서 부피의 변화 비율이 바뀐다. 이 온도를 가리켜 '유리 전이점(Glass Transition Point)'이라고 한다. 또 이 변화를 '2차 상변이'라고 해서 1차 상변이와 구별한다.

2-2. 유리의 수수께끼

 '태양 전지(Solar Cell)'에 사용되는 '비결정질 실리콘' 등 유리가 되는 물질은 '실리카' 외에도 많이 있다. 또 일반적으로 결정이 되는 물질이라도, 초단시간에 급냉각해서 결정이 되는 시간을 주지 않음으로써 비결정질이 되는 일도 원리적으로는 가능하다. 실제로는 유리가 되기 쉬운 정도는 물질에 따라 크게 다르다. 예컨대 실리카는 유리가 되기 쉽지만, '물'이나 '실리콘', '금속'은 유리가 되기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유리가 되기 쉬운 정도'를 결정하는 요인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은 점도 많다.

 '금속 원자'처럼 공 모양의 원자로 이루어진 액체를 냉각하면 '유리 전이점(Glass Transition Point)' 부근에서 온도를 수십 ℃ 내리는 것만으로도, 점도가 10억 배 이상 급격히 상승한다. 그러나 X선을 사용해 구조를 분석해 보면, 우리가 되기 전후에 거의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왜 점도가 '유리 전이점'에 가까워지면 점도가 급격하게 증가했을까? 이는 오랫동안 수수께끼였다. 한편 '실리카' 등의 액체는 이러한 급격한 점도 상승을 보이지 않으며, 온도를 내리면 완만하게 점도가 상승한다. 이처럼 점도가 증가하는 방식 또한 커다란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이런 수수께끼에 대해 일본 도쿄 대학 생산기술 연구소의 '다나카 하지메' 교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분석해 보았다. 그 결과, 공 모양의 원자로 이루어진 금속 등의 액체에서는 '입자 사이의 거리'는 변하지 않지만 '어떤 입자 주위의 어떤 방향에 다른 입자가 있는지'가 온도의 저하와 함께 크게 변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 연구 성과는 2018년에 미국의 물리학회지 '피지컬 리뷰 X(Physical Review X)'에 발표되었다. 한편, 더 복잡한 실리카 같은 분자로 이루어진 액체의 경우, '규소(Si)' 원자가 4개의 산소 원자로 둘러싸인 구조를 하고 있으며, 온도가 변해도 그 구조는 별로 바뀌지 않았다. 이것이 점도의 완만한 변화를 초래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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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첨가물에 따라 다양한 유리가 만들어진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는 '실리카'를 주성분으로 하는, 우리에게 친근한 유리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실리카만으로 이루어진 유리를 '실리카 유리(석영 유리)'라고 한다. 실리카를 주성분으로 하는 유리의 최대 특징은 투명하다는 점이다. 이 특징은 가시광선을 흡수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물질로서 균질하게 빛을 산란시키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밖에도 '단단하다는 점'과 '온도를 올리는 것만으로도 다양하게 모양을 만들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그리고 '내열성'이 있고, '기밀성(기체가 통하지 않는 성질)'이 있으며, '절연성'이 있어 전기를 통하지 않는다는 특징도 있다.

 유리는 결정 구조를 갖지 않기 때문에, 원료가 되는 원소를 섞어 냉각시키는 것만으로도 원하는 화학 조성의 유리를 만들 수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미묘한 특성을 쉽게 조정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사회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다양한 유리가 만들어진다. 대표적인 기능성 유리를 아래에 표로 정리하였다

 한편, 많은 공업용·산업용 유리는 실리카에 다양한 원소를 첨가해, 점도를 내려서 잘 녹게 하거나 가공하게 쉽게 한다. 예를 들어 '나트륨 이온(Na+)'과 '칼슘 이온(Ca2+)'에는 실리카 분자가 만드는 정사면체가 연결된 네트워크 구조를 절단하는 작용이 있다. 따라서 '산화나트륨(Na2O)'이나 '산화칼슘(CaO)'을 첨가함으로써 유리가 녹는 온도를 내려 가공하기 쉽게 한다. 또 산화알루미늄(Al2O3)'은 네트워크 구조를 유지해 열에 의한 팽장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오래된 유리 병에는 초록빛을 띠는 것이 많다. 이것은 불순물로서 '철(Fe)'이 많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무색투명하게 하기 위해 불순물을 최대한 제거하지만 철은 말끔히 제거되지 않기 때문에, 반대로 다른 원소를 첨가해 무색으로 하는 경우도 있다.

이름 조성 특징 용도
실리카 유리(석영 유리) SiO2 고내열성, 저팽창성 고반도체의 부품 등
소다라임 유리(Soda Lime Glass) SiO2-CaO-Na2O 낮은 가격, 대량 생산 가능 창유리, 병 등
붕규산 유리(Borosilicate Glass) SiO2-B2O3-Na2O 고화학 내구성, 저팽창성 이화학 기기, 내열 식기 등
무 알칼리 알루미노붕규산 유리(Alkali-free Alumino-Borosilicate Glass)
SiO2-Al2O3-B2O3-R'O 각종 디스플레이에 최적(무 알칼리, 저열팽창성 등) 액정 패널용 기판 등
알칼리 알루미노 실리케이트 유리(Alkali Alumino Silicate Glass) SiO2-Al2O3-R2O 화학 강화 스마트폰의 커버 유리 등

4. 강화유리

 앞에서 유리의 특징으로 '단단함'을 들었는데, 이것은 '모스 경도(물체끼리 서로 비벼 어느 쪽에 상처가 생기는지 판정하는 단단한 정도의 지표)'가 비교적 높다는 의미이다. 반면, 유리는 약해서 깨지기 쉬운 물질인 점도 분명하다. 유리가 깨지는 메커니즘을 살펴보자. 사실 유리의 표면에는 작은 상처가 무수히 들어 있다. 유리에 물체가 닿거나 지면에 떨어지면 충격을 받는 쪽과는 반대쪽 유리의 표면에 상처를 벌리는 방향으로 힘이 가해진다. 그로 인해 상처가 좌우로 당겨져 넓어지면서 절단된다. 이것은 종이를 찢을 때 작은 흠집을 내면 쉽게 찢을 수 있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현재 유리의 강도를 높이기 위한 연구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데, 강도를 높이는 방법의 하나로 '화학 강화'가 있다. '화학 강화'는 유리를 '질산칼륨(KNO3)' 등의 용액에 담가 유리의 강도를 높이는 것이다. 원리는 다음과 같다. '화학 강화'에 사용되는 '알칼리 알루미노 실리케이트 유리(Alkali Alumino Silicate Glass)'에는 '나트륨 이온(Na+)'이 포함되어 있다. 이것을 '칼륨 이온(K+)'이 포함된 용액에 담그면 나트륨 이온 대신에 용액 속의 칼륨 이온이 유리 표면으로 침입한다. '칼륨 이온'은 '나트륨 이온'보다 크기 때문에 억지로 유리 속으로 들어오게 된다. 그 결과, 표면 부근에서 상처를 밀어 아물게 하는 방향으로 힘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상처가 넓어지지 않으면서 유리가 강화되는 것이다. 현재 '화학 강화'된 강화 유리는 스마트폰 등의 커버 유리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화학 강화'는 예전부터 항공기 등에 사용되던 기술이지만,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매우 흔한 재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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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다양한 기능성 유리

5-1. 열의 출입을 억제하는 유리

 '지구 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방향에서 에너지 절약이 시도되는 가운데, 에너지 절약에 크게 공헌할 '창유리(Window Glass)'도 개발되고 있다. 여름에 바깥에서 방으로 들어오는 열 가운데 창을 통해 들어오는 비율은 약 73%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겨울에 방에서 빠져나가는 열 가운데 창을 통해 나가는 비율이 약 58%라고 한다. 결국 창을 통한 열의 출입을 억제함으로써 '에너지 절약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창유리가 가진 열에 관한 성능에는 '차열 성능'과 '단열 성능'의 두 종류가 있다. 

  1. 차열 성능 유리: '차열 성능'이란 바깥에서 들어오는 열을 차단하는 성능이다. '차열 성능'을 높인 유리로는, 유리 표면에 '금속 박막'을 코팅해서 적외선을 반사하는 '하프 미러 유리(Half Mirror Glass)'나, 적외선을 흡수하는 철 등의 이온을 첨가한 '열선 흡수 유리(Heat Absorbing Glass)' 등이 개발되어 있다. 다만 열을 흡수하는 방법에는 과제가 있다. 흡수한 열의 일부는 결국 실내로 다시 방열되기 때문이다.
  2. 단열 성능 유리: '단열 성능'이란 열이 바깥으로 빠져나가지 않게 하는 성능이다. '단열 성능'을 높인 유리로는, 유리와 유리 사이에 '아르곤(Ar)' 가스를 주입한 '복층 유리'가 보급되고 있다. 아르곤 가스는 열이 전달되기 어려운 기체로, 실내의 열을 바깥으로 전달하지 않는다. 또 겨울에는 유리창에 물방울이 맺히는 '결로 현상'을 방지한다. 아르곤 가스를 주입하는 대신에, 진공으로 해서 단열 성능을 최대로 높인 '진공 복층 유리도 개발되어 있다.

 또 최근에는 'Low-E 복층 유리'라고 불리는, 복층 유리의 2장의 유리 가운데 1장에 'Low-E 유리'를 사용한 유리가 개발되어 있다. Low-E 유리는 Low Emissivity Glass의 약자로 '저 방사율 유리'라는 의미이다. '방사율(Emissivity)'이란 한 물체가 외부 광 에너지를 흡수한 후, 일부 재방사하거나 표면 반사 현상이 일어날 때 재복사하는 에너지 비율을 말한다. Low-E 유리를 실외 쪽 유리로 사용하면, Low-E 유리에 코팅된 금속막이 작용해 실외에서 흡수한 열을 실내로 방사하는 비율을 보통 유리에 비해 8분의 1 이하로 억제함으로써 '차열 성능'을 늘릴 수 있다. 또 실내 쪽 유리에 Low-E 유리를 사용하면, 단열 성능을 높일 수도 있다.

5-2. 빛의 양을 조절하는 '조광 유리'

 투명도를 단계적으로 변화시킴으로써 받아들이는 빛의 양을 조절할 수 있는 '조광 유리(Light Control Glass)'도 개발되어 있다. 예컨대 여객기의 창에는 창틀의 버튼을 누르면 투명도가 변하는 '조광 창(Light Control Window)'이 사용된 것도 있다.

 '보잉 787(Boeing 787)'의 조광 유리는 '일렉트로크로믹 방식(Electrochromic Method)' 가운데 '용액형'이라는 방법으로 유리의 투명도를 변화시킨다. '용액형' 조광 유리는 2장의 투명 전극 사이에 액체가 채워진 구조로 되어 있다. '투명 전극'에 전압을 걸면, 액체 속에 포함된 2종의 물질이 '전자(Electron)'를 받아들이거나 빼앗기면서 광학적인 성질이 변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빨간색이나 초록색 빛이 통과할 수 없게 되어 불투명해진다.

 '일레트로크로믹 방식(Electrochromic Method)' 외에도, 열로 변화시키는 '서모크로믹 방식(Thermochromic Method)', 자외선량에 따라 색이 변하는 '포토크로믹 방식(Photochromic Method)', 수소 가스를 산화 텅스텐 등의 박막에 탈착시켜 변화시키는 '가스크로믹 방식(Gaschromic Method)' 등이 연구 개발되고 있다. 또 가시광선만이 아니라 자외선을 차단할 수 있는 '조광 유리'도 개발되었다.

조광 유리(Light Control Glass)

5-3. 결정과 유리의 특징을 모두 가진 '결정화 유리'

 유리를 가열하면 부분적으로 '비결정질'이 아니라 '결정'이 되는 경우가 있다. 결정이 되면 투명성이 사라지기 때문에 일반적인 유리 공장에서는 결정화가 일어나지 않도록 세심하게 주의했다. 하지만 결정화를 효과적으로 제어해 유리 속의 최적인 장소에 결정을 만들 수 있으면, 보통의 유리에는 없는 훌륭한 특성을 갖게 할 수 있다. 이것을 실현한 유리가 '결정화 유리(Crystalized Glass)'이다.

 결정화함으로써 '강도'를 높일 수 있다. '결정화 유리'의 경우, 내부에 있는 결정이 유리 표면의 상처가 확대되는 것을 막아서 잘 깨지지 않게 한다. 또 '내열 충격성'도 높아진다. 보통의 유리는 급격하게 열을 가하면 깨진다. 이것은 가열에 의해 유리가 부분적으로 확장되기 때문이다. 이것을 '열충격 파괴'라고 한다. 그에 반해 LiO2-Al2O3-SiO2라는 결정 조성을 가진, 열팽창이 거의 없는 '제로 팽창 결정화 유리(Zero Expansion Crystalized Glass)'는 급격한 온도 변화에도 강하다. 실험에서는 불꽃으로 구우면서 물을 끼얹어도 깨지지 않았다고 한다. '제로 팽창 결정화 유리'의 역사는 의외로 오래되어, 1960년대에 내열 식기로 상품화되었다. 현재는 '인덕션(Induction)'이나 '가스 조리기의 뚜껑', '방화창(Fire Window)' 등에 사용되고 있다. 이 밖에도 빛이 닿으면 빛의 파장을 변화시킬 수 있는 특수한 '결정화 유리'도 있다. 그런 성질을 이용한 고성능 디스플레이의 개발 등 '결정화 유리'를 다양하게 응용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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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정보 기기의 진화와 함께 높아지는 유리에 대한 요구

6-1. 수축되지 않는 유리

 유리는 재가열한 다음 재냉각하면 가열 전보다 수축되는 단점이 있다. 예를 들어 '액정 TV에 사용되는 유리'는 '전이점' 부근의 온도까지 재가열한 다음 냉각시키면 1m당 최대 수백 μm 정도 수축한다. 그 정도 수축은 문제가 안 된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제조하는 경우에는 커다란 문제가 된다.

 '액정 디스플레이(Liquid Crystal Display)'나 'OLED 디스플레이(OLED Display)' 등 고해상도 슬림형 디스플레이 기판에 사용되는 유리는 제조 공정에서 열처리된다. 그때 유리가 수축되면 영상의 고해상도를 잃게 된다. 특히 최근에는 스마트폰의 고해상도화가 진행되고 있어, 유리의 조그만 수축도 허락되지 않는다. 따라서 수축 정도가 작고 수축 편차가 작은 요구되어, 유리 제조사에는 중요한 개발 과제가 되고 있다.

6-2. 알칼리를 함유하지 않은 유리

 또 '알칼리(Alkali)'를 함유하지 않는 일도 중요하다. '알칼리'는 액정을 제어하는 소자인 '트랜지스터(Transistor)'의 성질을 저하시킨다. 이 밖에도 '내약품성(Chemical Resistance)'이 있다는 특징을 가져서, 가공하기 쉬운 유리는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기판에 필수적이다.

 이런 조건을 충족한 유리로 현재 '무 알칼리 알루미노붕규산 유리(Alkali-free Alumino-Borosilicate Glass)' 등이 사용되고 있다. 이 유리는 열에 의한 변형이 잘 일어나지 않는다. 또 알칼리를 함유하지 않는 등 다른 성질도 충족하고 있어, 현재의 해상도가 높은 대형 디스플레이나 아름다운 영상을 즐길 수 있는 스마트폰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6-3. '초박막 유리'로 접을 수 있는 유리를 만든다.

 유리의 '박막화 기술'도 진화하여, 현재는 두께 0.1mm 이하의 유리도 제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로 인해 접거나 구부릴 수 있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Flexible Display)' 등에 응용할 수 있게 되었다.

 '플라스틱 필름(Plastic Film)'으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만들려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방열성이 좋지 않아 기계가 고온이 되기 쉽고 성능 저하를 초래하기 쉽다'는 과제와 '내열성이 낮아 제조 공정에서 열처리에 대응할 수 없다'는 등의 과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