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생태계 (Ecosystem)

'도토리'의 과학

SURPRISER - Tistory 2023. 3. 10. 13:58

 녹말 등의 영양분이 듬뿍 들어있는 '도토리(Acorn)'는 숲에 사는 동물들에게 완벽한 먹이로 손색이 없다. 동물들은 도토리를 비축해 두었다가 먹이가 적은 겨울을 대비한다. 그러나 식물의 입장에서는 '종자(씨앗)'인 도토리가 모두 먹히면 자손을 남길 수 없다. 그래서 도토리는 그것을 자주 먹어 보지 않은 쥐를 죽게 할 정도의 독을 가지고 있다. 동물을 상대로 공격과 방어 활동을 계속해온 도토리의 생태에 대해 알아보자.

0. 목차

  1. '도토리'란 무엇인가?
  2. 하나의 나무에 수꽃과 암꽃이 핀다.
  3. 서식지를 넓히기 위해 생명체를 통해 옮겨진다.
  4. 도토리의 독
  5. Mast Seeding
  6. 동물과 도토리의 계속되는 공방
  7. 여러 가지 도토리

도토리(Acorn)

1. '도토리'란 무엇인가?

 '도토리(Acorn)'라는 말은 '속칭(세속에서 보통 이르는 말 또는 이름)'이기 때문에 명확한 정의는 없다. 지역에 따라서도 도토리라는 말이 가르키는 범위가 다른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참나무과(Beech Family)'의 나무 열매 가운데 그대로는 사람이 먹을 수 없는 것을 도토리라고 부르는 일이 많다. '참나무' 역시 '참나무과'에 속하는 여러 종류의 나무를 가리키는데, '상수리나무(학명: Quercus acutissima Carruth)'만을 뜻하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20종 이상의 식물이 자생하고 있다. 그중에서 '밤나무 속', '너도밤나무 속', '모밀잣밤나무속'의 열매는 독의 양이 적고 그대로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는 도토리에 포함되지 않는다. 하지만 같은 '참나무과' 나무 열매이고 공통된 특징도 많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그것들의 열매로 함께 다루기로 하자.

 도토리라고 하면 '모자'를 쓴 모습이 특징적이다. 이 '모자'는 참나무과 열매만 가지고 있는 특징으로, '모자' 부분을 '깍정이(Cupule)' 또는 '각두(Cupule)'라고 부른다. '깍정이'의 형태는 종류에 따라 다양하며, 주운 도토리의 정보를 식별하기 위한 중요한 정보가 된다. 예컨대 '졸참나무'의 깍정이는 기와지붕 같은 무늬가 있고, '가시나무'의 깍정이는 줄무늬가 있다. '구실잣밤나무'처럼 도토리를 대부분 감싸는 듯한 깍정이도 있다. '밤나무'의 경우에는 밤송이 부분이 깍정이에 해당한다. 도토리 열매의 형태는 나무에 따를 개체 차이도 있기 때문에 도토리를 주울 때는 '깍정이 형태'와 '깍정이가 붙어 있는 방식', '잎의 형태' 등을 보면 종류를 식별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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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하나의 나무에 수꽃과 암꽃이 핀다.

 참나무과는 '암수딴꽃(암술과 수술이 서로 다른 꽃봉오리에 있어서 암꽃과 수꽃의 구별이 있는 꽃)'으로, 기본적으로 같은 나무에 수꽃과 암꽃이 모두 핀다. 참나무과는 모두 '풍매화(화분이 바람에 의해 운반되어 수분이 일워지는 꽃)'이다. '모밀잣밤나무'나 '밤나무'의 수꽃은 냄새로 인해 벌레를 불러들이는데, 벌레가 어느 정도의 화분을 나르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도토리를 포함한 참나무과의 열매는 익어서도 깨지는 일없이 딱딱하며 '견과'라고 부른다. '견과(Nut)'란 단단한 껍데기와 깍정이에 싸여 한 개의 씨만이 들어 있는 나무 열매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그러면 도토리는 '종자(Seed)'로서 어떤 구조를 하고 있을까? 해바라기와 나팔꽃 같은 식물의 종자 속에는 나중에 '쌍떡잎(하나의 배에서 나온 두 개의 떡잎)'이 되는 '떡잎(씨앗 속에 있는 배에서 가장 처음으로 나오는 잎)' 외에 '배젖(Endosperm)'이라고 부르는 영양분의 '저장 창고'가 있다. 그러나 도토리를 깨면 그 속의 대부분이 떡잎으로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도토리의 경우, 발아할 때 필요한 양분을 '배젖'이 아닌 '떡잎'에 비축해 둔다. 그래서 '무배젖종자(Exalcuminous Seed)'라고 부른다.

 나팔꽃과 해바라기의 종자를 심으면 우선 떡잎을 펼쳐 땅 위로 나오지만, 도토리는 떡잎을 흙 속에 남겨둔 채 떡잎 뿌리에서 새싹이 자라면서 성장한다. 이러한 발아 방법은 동물들이 노리기 쉬운 떡잎을 최후까지 딱딱한 껍데기로 지키려는 식물의 전략 중 하나라는 견해도 있다. 그 후 몇 년에서 몇십 년에 걸쳐 꽃을 피울 때까지 성장한다. 참나무과 식물은 수꽃과 암꽃, 한 그루의 나무에 2종의 꽃을 피운다. 암꽃의 근원은 나중에 '깍정이'가 되는 구조에 이미 덮여 있다. 도토리는 익기 전부터 곤충들에게 먹이로서 표적이 되기 떄문에, 훗날 깍정이가 되는 '꽃밥'에 감싸여 자라는 것이다.

 도토리는 나무의 종류에 따라 봄부터 초여름에 꽃을 피워 그해에 열매가 성숙하는 '1년형'과, 다음 해 가을에 익는 '2년형'이 있다. '2년형'은 1년 전에 핀 꽃의 열매가 여름 이후에 급격하게 익지만, 그 해에 핀 꽃의 열매는 가을이 되어도 작은 상태 그대로이다.

2-1. 졸참나무의 수꽃과 암꽃

 '졸참나무(Jolcham oak, 학명: Quercus serrata)'의 도토리는 대표적인 도토리이다. 졸참나무가 열매를 맺는 방식을 살펴보자. 봄에 새로운 가지에서 수꽃이 핀 꽃이삭이 아래로 드리워진다. '햇가지(그 해에 새로 돋아나서 자란 나뭇가지)'의 잎이 붙어 있는 부분에 몇 개의 '암꽃'이 핀다. '꽃이삭(Inflorescence, 한 개의 꽃대에 무리 지어 이삭 모양으로 피는 꽃)'은 바람에 날려 흔들리고 '수꽃(Male Flower)'에서부터 꽃가루가 날려 '암꽃(Female Flower)'으로 향한다. 도토리는 여름이 되면 급격히 볼록해지고 커진다. 졸참나무는 꽃이 피는 해 가을에 열매가 익는 '1년형'이다.

졸참나무의 수꽃과 암꽃
졸참나무 (여름)

2-2. 밤나무의 수꽃과 암꽃

 '밤나무(Chestnut)'는 5~6월 무렵에 '꽃이삭'이 나온다. '꽃이삭' 밑에는 1, 2개의 암꽃이 있고, '꽃이삭' 끝을 향해 '수꽃(Male Flower)'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강렬한 냄새로 곤충을 불러들이지만 곤충은 '화분(꽃가루)'를 옮기지 않으며, 화분은 바람에 의해 옮겨진다고 한다.

 암꽃 1개 속에 '씨방(씨방꽃의 암술대 밑에 붙은 통통한 주머니 모양을 한 부분)'이 3개 있고, '꽃밥(꽃을 이루는 기관인 수술의 한 부분)'으로 감싸인 구조를 하고 있다. 이 '꽃밥'이 나중에 '가시 돋친 겉껍질(깍정이)'가 되고, 기본적으로 '가시 돋친 겉껍질' 속에 열매가 3개 들어있다.

밤나무의 수꽃과 암꽃
밤나무의 수꽃
성숙한 열매를 맺은 '밤나무'

3. 서식지를 넓히기 위해 생명체를 통해 옮겨진다.

 식물의 종은 그 서식 장소를 넓히기 위해 각각의 방법으로 '부모' 나무에서 떨어져 간다. 예컨대 민들레의 솜털과 단풍나무의 프로펠러 형태의 종자 등은 바람을 타고 옮겨진다. '체리(Cherry)'나 '포도(Grape)' 등의 과일은 새를 포함한 동물에게 먹힘으로써 옮겨진다. 그러나 무겁고 단단한 도토리는 그 어느 방법도 맞지 않는다.

 도토리는 '도토리가 데굴데굴~'이라는 표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바람에 가지가 흔들려 멀리 떨어지거나 비탈길을 구르거나 하는 방법으로 생육 장소를 넓히는 것처럼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애초부터 참나무과 나무가 자랄 것 같은, 낙엽이 두껍게 쌓인 장소에서는 도토리가 구르는 거리가 길지 않다고 한다. 또 도토리는 얕은 흙에 들어가지 않으면 건조해져서 뿌리가 나오지 않거나 뿌리가 흙 속에 들어가지 못하고 죽기 때문에, 단지 떨어지는 것만으로는 성장하는 비율이 낮다고 말하는 학자도 있다. 또 '부모' 나무가 건강할 때는 그 근원 부분이 빛을 잘 받기 어려워 성장이 힘들다.

 사실 도토리는 쥐나 다람쥐 등에 의해 옮겨짐으로써 서식 지역을 넓히고 잘 자랄 수 있다. 도토리의 생육에는 '저장 음식'이라는 습성이 중요하다. 쥐나 다람쥐나 조류는 겨울에 식량이 적을 때를 대비해, 가을에 도토리를 모아서 집 안에 저장하거나 얕게 판 구멍에 묻어두는 습성이 있다. 이들은 저장해 두었던 도토리를 겨울철에 조금씩 먹는다. 그러나 봄이 되었는데도 땅이 묻힌 채로 남는 도토리도 있다. 이렇게 동물들이 남기거나 잊어버린 도토리는 알맞게 묻힌 적합한 환경에서 발아해 자라난다.

 예컨대 미국에서 서식하는 딱따구리의 일종인 '도토리딱다구리(Acorn Woodpecker)'는 메마른 나무 줄기에 부리로 구멍을 뚫어 모아온 도토리를 저장하는 습성이 있다. 한 가족이 수천 개의 도토리를 모아둔다고 한다. 기본적으로는 곤충을 먹지만, 먹이가 적은 겨울에는 모아 둔 도토리를 먹는다. 아래의 사진은 '도토리딱다구리'가 메마른 나무 줄기에 부리로 구멍을 뚫은 곳에 도토리를 저장한 모습이다.

도토리딱다구리(acorn woodpecker)
도토리딱다구리(acorn woodpecker)

4. 도토리의 독

4-1. 도토리의 독은 의외로 강력하다.

 참나무과 나무들은 생물을 통해 도토리가 옮겨지고 '저장 식량'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모든 도토리가 동물에게 먹히면 후손을 남길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도토리의 대부분은 '타닌(Tannin)'이라는 독을 가지고 있다. '타닌'은 특정한 성질을 가진 '페놀(Phenol)'류의 총칭으로 식물에서 유래한다. 우리가 '떫은 맛'으로 느끼는 것도 수용성인 '타닌' 때문으로, '날감(익지 않은 감)' 등에도 함유되어 있다. '타닌(Tannin)'을 많이 섭취하면 소화 효율이 떨어지거나 신장과 간에 부담이 가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식물은 자신의 방어를 위해 '타닌'을 이용한다고 생각된다.

 도토리의 종류에 따라 함유되어 있는 타닌의 양은 각각 다르다. 타닌의 양이 적은 '구실잣밤나무' 등은 사람도 날것으로 먹을 수 있고 옛날부터 식재료로 사용되었다. 다만 열매에 타닌이 함유되지 않은 구실잣밤나무도 껍질과 재목에는 타닌이 들어 있다. 또 타닌이 거의 없는 '너도밤나무(Engler Beech, 참나무과에 속하는 낙엽활엽교목)'나 '밤나무(chestnut, 참나무과에 속하는 교목성 낙엽과수)'의 열매도 날 것으로 먹을 수 있다. 한편 참나무속 중에서 '물참나무(Mulcham oak)' 등 낙엽수의 도토리는 몇 번 데친 다음에 그 물을 따라버리지 않으면 타닌이 잘 빠지지 않는다고 한다. 손이 많이 가기는 하지만 구하기 쉽기 떄문에 도토리는 옛날부터 식용으로 사용해왔다. 한국에서는 도토리 가루를 냉면의 면에 반죽하거나, 도토리 녹말을 굳혀 식재료로 가공해 오래 전부터 먹어 왔다.

4-2. 독을 '단련'으로 극복하는 동물들

 사람은 조리 과정을 통해 도토리의 독을 양을 줄여 식용으로 사용한다. 하지만 도토리를 먹는 다른 동물들은 어떨까? 일본 삼림종합연구소에서 실시한 붉은쥐를 이용한 실험에 따르면, 도토리의 독을 극복하는 데는 '단련'이 필요한 것 같다. 일반적으로 자연 상태의 붉은쥐는 물참나무 등의 도토리를 먹이로 한다. 물참나무의 도토리는 타닌의 양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에서는 다른 먹이로 사육하던 붉은쥐에게 물참나무 도토리만 주도록했다. 그러자 붉은쥐의 대부분이 급격하게 적은 양의 물참나무 도토리를 사전에 계속 주어서 타닌에 익숙해지면, 체중의 감소량이 줄고 거의 죽지 않았다. 물참나무 도토리에 익숙하지 않았을 때는 14마리 중 8마리가 사망했지만, 물참나무 도토리에 익숙해졌을 때는 12마리 중 1마리만 사망했다.

 이 단련은 '타닌 결합성 타액 단백질'과 '탄나아제 생성 세균'의 따른 것이라고 생각된다. 붉은쥐의 타액 속에 함유된 '타닌 결합성 타액 단백질'은 '타닌'과 결합함으로써 타닌의 나쁜 영향을 억제할 수 있다. 그리고 장내 세균에서 나온 '탄나아제(Tannase)'라는 효소는 타닌을 분해할 수 있다. 붉은쥐는 일상적으로 먹는 식물에 함유된 타닌에 반응하는 단백질을 많이 분비하도록 순응할 수 있는 것 같다. 물참나무 도토리를 조금씩 먹음으로써 이 단백질의 분비량이 증가하고, 그 작용으로 독의 영향을 억제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된다.

 아래의 표는 도토리에 함유된 성분과 타닌의 양을 정리한 것이다. 그러나 도토리 속의 타닌의 양은 같은 종류라도 생육 환경에 따라 다르다. 동물들은 자신들의 서식 장소에 자란 식물의 도토리에 적응되어 있기 때문에, 다른 곳의 도토리를 먹으면 '중독(Poisoning)'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도토리에 함유된 독의 양

5. Mast Seeding

5-1. '너도밤나무'는 풍작과 흉작을 되풀이한다.

 도토리는 다 익어서 떨어지기 전에도 동물들의 표적이 된다. 특히 곤충의 포식은 도토리에게는 큰 문제이다. 예컨대 참나무과에 속하는 낙엽활엽교목인 '너도밤나무(Engler Beech)'의 경우, 꽃이 피는 수가 적은 해에는 열매에 거의 100%가 나무에 달린 상태에서 먹히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너도밤나무'가 동물들에게 대항하기 위해 진화의 과정에서 터득한 전략 중 하나가 '해에 따라 유난히 열매를 많이 맺는 현상(Masting 또는 Mast Seeding)'이다. 너도밤나무는 5~7년 정도 간격으로 '풍작의 해(유난히 열매를 많이 맺는 해)'를 맞이한다. 비교적 넓은 범위에서 자라는 너도밤나무들이 동일하게 열매를 많이 맺는 해를 맞이하며, 그러한 해 사이에는 흉작이 계속된다. 꽃이 피는 수가 적은 흉작인 해가 있으면 그 열매를 주로 먹는 곤충의 수를 감소시킬 수 있고, 그 다음해에 꽃을 많이 피우면 먹히는 것을 피해 많은 종자를 남길 수 있다. 이것을 '포식자 포식 가설'이라고 한다.

5-2. 왜 동시에 풍작을 맞이할까?

 너도밤나무가 해에 따라 열매를 많이 맺는 현상은 산 전체의 넓은 범위에서 동조해서 일어난다. 그러면 어째서 동조가 일어날까? 그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에 대한 몇 가지 설이 있다.

  1. 자원 제약설: 첫 번째 설은 '자원 제약설'이다. 열매를 많이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자원' 즉 '많은 영양분'이 필요하다. 날씨 등 해마다의 변동에 따라 열매에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의 양이 변하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꽃이 피는 수가 변한다는 가설이다.
  2. 날씨 요인설: 두 번째 설은 '날씨 요인설'이다. 기온 등 기상 조건이 직접 꽃이 피는 수의 변동을 일으킨다는 설이다. 실제로 4월 하순~5월 중순의 기온이 평년값보다 1℃ 이상 높으면 다음해의 너도밤나무의 억제된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참고로 너도밤나무 이외의 참나무과 식물에서도 너도밤나무만큼 극단적이지는 않지만 풍작과 흉작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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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동물과 도토리의 계속되는 공방

 동물은 각자가 사는 환경 속에서 열매의 크기와 타닌의 양 등을 바탕로 먹는 도토리를 고른다. 예를 들어서 애기붉은쥐에게 모밀잣밤나무와 졸참나무 도토리를 주면, 크기가 작아도 타닌이 적은 모밀잣밤나무를 골라먹었다는 보고가 있다. 잡목들이 자라는 숲속에서도 '타닌이 적은 열매를 좋아하는 작은 동물'들은 너도밤나무가 풍부하게 있으면 너도 밤나무 도토리를 먹지만, 너도밤나무가 흉작인 해에는 너도밤나무 열매만을 먹고 살아갈 수 없다. 그 경우, 타닌이 많은 물참나무까지도 먹고 살아남으려고 한다. 동물에 따라서는 타닌의 양보다 열매의 크기를 우선적으로 선택하는 종류도 있다.

 도토리가 탄생한 '백악기(Cretaceous Period)' 무렵부터 동물과 도토리의 공방은 계속 벌어졌을 것이다. 동물이 적당히 먹을 수 있고 운반해 줄 수 있도록, 열매의 크기와 타닌의 양이 다양하게 시도된 결과, 도토리의 현재 모습이 만들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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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여러 가지 도토리

참나무과 열매를 맺는 방식
밤나무속
(Castanea)
밤나무 1년형 낙엽수
너도밤나무속
(Fagus)
너도밤나무 1년형 낙엽수
일본주름너도밤나무 1년형 낙엽수
참나무속
(Quercus)
굴참나무 1년형 낙엽수
졸참나무 1년형 낙엽수
상수리나무 1년형 낙엽수
갈참나무 1년형 낙엽수
떡갈나무 1년형 낙엽수
물참나무 1년형 낙엽수
가시나무 1년형 상록수
개가시나무 1년형 상록수
붉가시나무 1년형 상록수
졸가시나무 2년형 상록수
종가시나무 2년형 상록수
Quercus sessilifolia 2년형 상록수
오키나와참가시나무 2년형 상록수
참가시나무 2년형 상록수
쿠에르쿠스 인시그니스    
모밀잣밤나무속
(Castanopsis)
오키나와잣밤나무 2년형 상록수
모밀잣밤나무 2년형 상록수
구실잣밤나무 2년형 상록수
리토카르푸스속
(Lithocarpus)
Lithocarpus glabra 2년형 상록수
돌참나무 2년형 상록수

 '상록수'와 '낙엽수'의 차이는 무엇일까? '상록수(Evergreen Tree)'는 계절에 관계없이 잎의 색이 항상 푸른 나무를 말하고, '낙엽수(Deciduous Tree)'는 가을이나 겨울에 잎이 떨어졌다가 봄에 새잎이 나는 나무를 말한다. 그리고 '상록수'는 '열대 우림(Tropical Rain Forest)'에서 주로 자라지만 '낙엽수'는 '온대림(Temperate Forest)'이나 '열대 지역(Tropical Zone) 및 '아열대 지역(Subtropical Zone)'에서 주로 자란다.

7-1. 쿠에르쿠스 인시그니스

  1. 학명: Quercus insignis
  2. 특징: 세계에서 가장 큰 도토리

 세계에서 가장 큰 도토리는 멕시코에서 자생하는 참나무속의 '쿠에르쿠스 인시그니스(학명: Quercus insignis)'라고 한다. 지름이 6cm 정도로 덥수룩한 깍정이가 특징인 도토리이다.

쿠에르쿠스 인시그니스
쿠에르쿠스 인시그니스
쿠에르쿠스 인시그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