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팔래치아 산맥(Appalachian Mountain)' 사람들은 친족혼 관습을 이유로 야만인 취급을 받는다. 실제로 역사 속에서 '근친상간'은 가장 쉬운 인격 모독의 수단이었다. '오이디푸스(Oedipus)', '마리앙투아네트(Marie-Antoinette)', '앤 불린(Anne Boleyne)'을 포함해 수많은 인물이 근친상간의 오명을 입었다. 문학을 비롯한 여러 예술 작품도 친족혼을 문명의 붕괴에 비유한다. 콜롬비아 소설가 '가르시아 마르케스(Garcia Marquez)'의 '백 년 동안의 고독(Cien Anos de Soledad)'에서 수 세기 동안 명맥을 이어온 '부엔디아 가문'이 무너진 이유는 먼 친척인 남녀가 잠자리를 함께한 후, 돼지 꼬리가 달린 아이를 낳으면서 오랫동안 가문의 터전이던 마꼰도 마을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0. 목차
- 금기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 인류학자들은 근친상간이 '생물학적 위험'이 아니라 '사회적 위험'이라고 믿었다.
- 가까운 친족에게 성적 거부감을 느낀다.
- 친족혼에도 진화적 이점이 있을까?
- 사촌 결혼
1. 금기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근친상간에 대한 금기는 인류의 가장 보편적인 관습 중 하나였다. 하지만 금기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자녀·부모·조부모와의 관계는 대부분의 문화에서 금지되지만, 삼촌이나 사촌 이상의 촌수에 대해서는 지역별로 다르다. 더욱이 금기의 근거 역시 합의되지 않았다. 이는 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Johathan Haidt, 1963~)'가 피험자에게 아래와 같은 시나리오를 제시한 유명한 실험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대학생인 줄리와 마크는 남매다. 둘은 여름방학을 맞아 프랑스로 여행을 떠났다. 어느 날 남매는 해변에 있는 오두막에 묵었다. 그곳에서 그들은 잠자리를 함께하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모두에게 색다른 생각이 들었다. 둘 모두에게 색다른 경험이 될 터였다. 줄리는 피임약을 먹고 있었지만, 마크는 혹시 모를까 봐 콘돔을 사용했다. 둘 다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다시는 그러지 않기로 다짐했다. 남매는 그날 밤 일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고, 둘만의 비밀이 있다는 사실은 사이가 더욱 각별해지는 계기가 되었다. 당신은 줄리와 마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둘이 잠자리를 한 일이 괜찮다고 생각하는가?
'조너선 하이트'는 위의 시나리오에서 생물학적 위험뿐 아니라 사회적·심리적 위험이 전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거의 모든 피험자가 줄리와 마크에게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무엇이 문제인지 물었을 때 분명한 근거를 대지 못했다. 그들은 '윽' 소리를 내며 본능적인 거부감을 보였다. '조너선 하이트'의 실험은 문화적 배경이 다른 지역에서는 이루어지지 않았고, 다른 나라 사람들을 대상으로 다시 실시된 적이 없지만, 이로부터 검증 가능한 가설을 세울 수 있다.
- 첫째, 다른 문화권에서도 하이트의 실험은 결과가 같을 것이다. 생물학적·사회적·심리적 위험이 없더라도, 남매 간 근친상간은 모든 지역에서 거부감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 둘째, 마크와 줄리가 남매가 아닌 사촌인 경우, 미국인들은 계속해서 반감을 표할 것이지만, 이슬람 국가나 인도와 같은 지역의 사람들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많은 사회에서 사촌 간 결혼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전 세계에서 이뤄지는 결혼 중 10%가 사촌이나 육촌 간의 결혼으로, 인도에서는 40%에 이르고 파키스탄에서는 약 50%에 이른다. 많은 문화적 환경에서 친족혼은 유용한 기능을 한다. 가령 사돈끼리의 관계가 불편하지 않고, 신랑과 신부는 비교적 빨리 배우자의 가풍에 적응할 수 있으며, 결혼 지참금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몇몇 국가에서는 사촌 간 혼인은 혐오의 대상이 된다. 실제로 한국,미국, 중국은 사촌 간 혼인을 금하는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이다. 그럼 사촌 간 결혼이 진짜 위험한지 한번 알아보자.
2. 인류학자들은 근친상간이 '생물학적 위험'이 아니라 '사회적 위험'이라고 믿었다.
과거 인류학자들은 근친상간이 '생물학적 위험'이 아니라 '사회적 위험'일 뿐이라고 믿었다. 과거 인류학자들은 생물학과 어떤 관계도 맺고 싶어 하지 않았다. 문화주의가 절정에 달했던 시대의 인류학자들은 인간에게는 본성이 없고, 유전자가 아닌 사회가 인간을 형성하며 다른 모든 요소는 '도그마(Dogma, 무언가에 대한 굳음 믿음과 그러한 가치관)'에 불가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맥락에서 인류학자들은 근친상간 금기가 보편적 현상이지만, 그 근거가 생물학과 무관하다고 믿었다.
19세기 초에 '에드워드 버넷 타일러(Edward Burnett Tylor, 1832~1917)'는 근친상간이 오히려 사회적 이유에서 금기시된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인류는 언제나 다른 집단과 관계를 맺으려고 하는데, 그 방식이 바로 외부인과 결혼이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람은 결혼을 하거나 고립되어 죽거나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20세기에는 '사회 교환(Social Exchange)'에 주목한 '클로드 레비-스트로스(Claude Levi-Strauss, 1908~2009)'가 여성의 교환이 집단 사이의 동맹을 강화하기 때문에 근친상간 금기가 생겨났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인간은 본래 근친교배를 하는 종이었으나 문화의 등장 이후 비친족과 혼인하기 시작했다는 주장도 있다. 심지어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 1856~1939)'는 인간이 본능적으로 근친상간을 원하지만, 절대로 사라지지 않을 '오이디푸스(Oidipuseu)'의 욕망을 문명이 억누르고 있다고 믿었다.
3. 가까운 친족에게 성적 거부감을 느낀다.
하지만 한 이론가는 온갖 무시 속에서도 꿋꿋이 의견을 달리했다. '에드워드 웨스터마크(Edward Alexander Westermarck, 1862~1939)'는 인간이 본능적으로 가까운 친족에게 성적 거부감을 느낀다고 주장했다. 이 현상을 완벽히 유전학적으로 이해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는 근친상간이 위험하기에 유아기 때부터 함게 자란 이들에 대해 성적 매력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메커니즘이 진화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웨스터마크'의 가까운 친족에게 성적 거부감을 느낀다는 주장은 옳은 것으로 판명되었다. 예컨대 이스라엘의 생활 공동체인 '키부츠(Kibbutz)'에서 함께 자란 아이들은 혈연관계가 아닌데도 성인이 된 후 결혼은커녕 성관계를 갖는 경우가 거의 없다. 대만에서는 미래에 부부가 될 아이들을 아주 어릴 때부터 함께 키우는 전통이 있는데, 이렇게 자란 아이들이 자라 부부가 되면, 일반적인 방식으로 결혼한 부부보다 자녀를 가질 확률이 훨씬 낮고 이혼율도 훨씬 높았다.
지금은 '웨스터마크 효과(Westermarck Effect)'로 불리는 이 현상은 무척 합리적인 진화적 근거를 가지고 있다. '근친상간'이 위험한 이유는 근친상간으로 인해 해로운 열성 유전자가 출연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해로운 유전자는 대부분 열성이므로 단 하나만으로는 발현하지 않는다. 근친상간은 다양성을 저해하기 때문에, 해로운 열성 유전자가 나타날 경우 유전자풀을 보호하지 못한다. 이런 이유로 근친상간하는 종은 멸종 가능성이 컸기 때문에, 근친상간을 회피하는 메커니즘이 진화했다. 이런 메커니즘은 친족 인식을 통한 회피로 진화하기도 했지만, 인간에게는 일종의 '각인' 방식으로 진화했다. 다시 말해 아주 어릴 적부터 꾸준히 접해온 사람에게 성적 거부감을 느끼는 경향이 있다.
4. 친족혼에도 진화적 이점이 있을까?
그렇다면 자연선택은 근친상간에 반하는 압력을 가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친족혼(Consanguinity)'이라 부르는 보다 먼 친족과의 관계에서는 꼭 그렇지도 않다. 이 역시 열성 유전자를 확산할 위험이 있지만, 이를 상쇄할 수 있는 다른 선택적 이점들이 존재한다.
4-1. 부모 형질의 유사성은 다양한 이점이 있다.
부모 형질의 유사성은 다양한 이점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테면 Rh-인 여성이 Rh+인 남성과 결혼해 Rh+인 자녀를 낳는 경우, 산모와 태야의 Rh형이 달라 임신과 출산에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Rh-인 여성이 사촌과 결혼하는 경우, 사촌 역시 Rh-일 가능성일 가능성이 크다. 저명한 유전학자 '패트릭 베이튼슨(Patrick Batonson)'은 이에 대해 더욱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치아의 크기와 형태는 유전성이 무척 강하다. 하관의 크기와 형태도 마찬가지다. 너무 거리가 먼 족외혼이 지닌 잠재적 문제 중 하나는 치아와 하관의 부조화다. 하관과 치아가 작은 여성이 하관과 치아가 큰 남성과 결혼해 낳으면, 그 자손 중에는 하관에 비해 치아가 지나치게 큰 아이가 있을 수 있다. 치과의사가 없던 시대에는 입안에서 치아가 제자리를 찾지 못해 죽은 아이가 상당히 많았을 것이다. 복잡한 우리 신체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 중 하나인 치아와 하관의 불일치는 과도한 족외혼의 일반적인 비용을 간결하게 묘사한다.
인류학자 '로빈 폭스(Robin Fox)'는 이를 다음과 같이 탁월하게 요약했다. "이렇듯 자연은 타협점을 지향한다. 유기체는 유전적 이점을 잃지 않는 범위에서만 다양성을 잃지 않고자 번식한다." 이는 직계 가족 간 결혼은 금하고 사촌 간 결혼은 장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4-2. '유전적 근친도'와 '이타성'의 관계
자연선택이 친족혼을 선호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을지도 모른다. 위대한 생물학자' 윌리엄 도널드 해밀턴(William Donald Hamilton)'은 '이타성(Altuism)'과 '유전적 근친도'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고 제안했다. 몇몇 이론가들은 '해밀턴'의 이론을 확대해 유전적으로 가까운 배우자와 짝짓기 하는 동물에게 진화적 이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유전적으로 가까운 배우자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은 그렇지 않은 자손과 비교해 부모와 유전적으로 더 가까울 것이다. 이는 자식에 대한 더 강한 이타심과 더 많은 보살핌을 함축한다.
이러한 메커니즘은 우리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우리는 자신과 유전적으로 더 가까운 파트너를 선호하도록 진화했다. 인간과 동물 모두 '표현형이 비슷한 파트너끼리 짝짓기' 하는 빈도가 무작위적인 짝짓기'를 하는 빈도보다 높다는 사실이 이미 오래전에 밝혀졌다. '동류 짝짓기(Assortative Mating)'로 알려진 이 현상은 친족혼 선호를 야기하는 원인일 수 있다. 사촌이라고 무조건 닮는 건 아니지만, 대부분 비슷한 면이 많아 서로 끌릴 수 있다.
5. 사촌 결혼
'진화심리학'은 지나치게 추측에 기댄다는 비난을 종종 받는다. 진화적 설명이 정합적이어도 우리는 실제 데이터들이 말하는 바를 계속해서 고려해야 한다. 친족혼이 어떤 점에서 진화적으로 유리한지 이해할 수 있더라도, 실제 정말 아무런 위험이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유전적으로 밀접한 개체끼리 자손을 낳으면, '동형접합성(Homozygosity, 동일한 대립유전자쌍을 의미)'의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더 많은 해로운 열성 유전자를 지닐 가능성이 커지는 건 엄연한 사실이다.
5-1. 사촌 결혼은 생각만큼 위험하지 않다.
인류학자들이 근친상간 금기에 대해 논하기 시작할 무렵, '찰스 다윈(Charles Darwin)'은 근친상간뿐만 아니라 사촌 결혼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궁금해했다. '찰스 다윈' 자신이 사촌인 '엠마'와 결혼했기 때문에, 사촌 결혼이 자손에게 미칠 영향을 걱정했기 때문이다. 1870년 '다윈'의 아들 '조지'는 사촌 결혼 문제를 본격적으로 연구했다. 그는 특히 정신병원에 입원한 환자 수에 주목했다. 세간에 알려진 것처럼 사촌 결혼이 유해하다면, 정신 질환 환자 중 사촌 결혼으로 태어난 자손의 비율이 높아야 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3~4%만이 사촌 간 결혼한 부부의 자녀였고, 이는 당시 영국 전체 인구를 기준으로 한 발병률과 같았다. '조지'가 자신의 연구 결과를 아버지에게 알려주었을 때, 다윈은 다음과 같이 답했다. "맙소사. (중략) 친족혼이 결코 심각한 정신 질환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문장을 눈에 잘 띄도록 해야겠구나."
그러나 최근에 나온 여러 연구 결과들은 다소 미묘하다. '미국 국립유전연구기관(National Society of Genetic Counselors)'이 실시한 메타 분석에 따르면, 사촌이 결혼한 경우 유전적 결함을 지닌 아이가 태어날 확률은 1.7% 증가한다. 이는 만 40세 여성이 출산할 경우의 확률과 비슷하다.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분명 사촌 간 결혼에는 비친족혼에는 존재하지 않는 위험이 있다. 하지만 그러한 위험이 법적으로 금지될 근거가 되기에는 충분한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40대 여성의 임신을 금지하는 법이 없다면, 왜 위험 수준이 같은 사촌 결혼은 법적으로 금지하는가?
어떤 사람들은 사촌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가 유전병에 걸릴 확률이 1.7%밖에 높지 않다는 사실에 놀랄 것이다. 특히 유전병 질환자의 비율이 현저하게 높다는 언론 보도를 자주 접한 사람은 의아해 할 것이다. 사촌 결혼과 유전병 위험에 관해 가장 많이 알려진 사례는 영국에 사는 파키스탄 이민자에 대한 것이다. 파키스탄계 영국인의 절반 정도는 사촌과 결혼하는데, 그들의 자녀 가운데 장애아가 태어나는 비율은 영국 전체 인구에서 장애 아동이 차지하는 비율보다 약 10배 높다. 하지만 '다이앤 폴(DIane Paul)'과 '하미시 스펜서(Hamish Spencer)'는 '영국에 사는 많은 파키스탄인이 가난하다.'라는 사실을 지적한다. 산모는 영양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고, 모국어로 제대로 된 산부인과 진료를 받기가 어렵다. 따라서 '유전적 요소'를 '사회경제적 요소'와 '기타 환경적 요소'로부터 분리하기가 어렵다.
5-2. 사촌 결혼의 위험은 누적적이다.
이와 더불어 '창시자 효과(Founder Effect)'와 같은 요소도 고려해야 한다. 한 개체군에서 창시자들의 유전적 조건은 세대가 거듭될수록 강화된다. 창시자에게 해로운 열성인자가 많지 않다면, 친족끼리 자손을 낳더라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금융에서 유명한 로스차일드 가문이 대표적인 예다. 로스차일드 가문은 많은 일원이 사촌과 결혼했지만, 어떠한 가족 질환도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여전히 건재하다.
하지만 창시자가 해로운 유전자를 지닌다면, 친족 간 결혼은 해로운 유전자의 발현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로스차일드 가문'만큼 유명하지만 불운했더 '합수부르크 왕가'를 예로 들 수 있다. 여러 세대 동안 진족혼을 고집한 '합스부르크 왕족' 대부분은 턱이 돌출된 '합스부르크 턱(Hapsburg Jaw)'이었다. 그중 한 명인 카를로스 2세 에스파냐 국왕은 태어날 때부터 온갖 심각한 유전적 결함에 시달렸다. 합스부르크 가문에서 불운의 창시자는 유난히 터깅 길었던 '막시밀리안 1세'일 것이다. 15세기 그가 독일-오스트리아 지역을 통치하던 때는 합스부르크 가에 사촌 결혼 전통이 시작되기 전이다.
사촌 결혼의 위험은 누적적이다. 합스부르크 가에서 주걱턱 증상이 나타난 건 사촌 결혼 전통이 시작되고 얼마 후부터였지만, 찰스 2세에 이르기까지 수 세대 동안 사촌끼리 결혼하면서 여러 해로운 열성 유전자가 누적되어 친족혼의 영향이 더욱 두드러졌다. 다시 말해 오래전부터 계속해서 친척끼리 결혼을 했던 집안이 아니라면, 유전 질환의 위험을 지닐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고 할 수 있다.
5-3. 모든 사촌 결혼을 금지하는 것이 옳을까?
살펴봤듯이, 사촌 결혼에 대한 반감은 보편적인 현상이 아니며, 생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 사촌 결혼을 혐오하는 사람 대부분은 생물학적 이유를 내세운다. 하지만 이것은 문화적 이유에 기인한다. 인류학자 '루이스 헨리 모건(Lewis Henry Morgan)'은 비문명인이 친척끼리 결혼한다고 믿었고, 친족혼 금지야말로 문명화의 필수 요소라고 주장했다. '루이스 헨리 모건'은 자신도 사촌과 결혼했지만, 사촌 결혼을 미개한 근친상간 관습의 잔재로 취급했다. 야만인의 문명화를 열망한 미국인들은 그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많은 사람들의 예상과는 달리 사촌 결혼이 많이 위험하지는 않음을 살펴보았다. 분명 사촌 결혼의 위험은 존재한다. 그러나 이러한 약간의 위험 때문에 사촌 결혼을 금지해서는 안 되지 않을까? 하나의 방법은 사촌끼리 결혼할 경우, 유전자 검사를 받도록 권유한 후 스스로 결정하도록 하는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