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목차
- 뿔매미는 매미가 아니다.
- 뿔의 역할은 무엇일까?
- 우화를 거듭해 성충이 된다.
- 개미와 '상리공생'의 관계이다.
- 뿔매미 갤러리
1. 뿔매미는 매미가 아니다.
뿔매미는 정말 특이한 생물이다. '매미'라는 이름이 붙어 있지만 '매미'는 아니고, 노린재목 뿔매미과에 속하는 곤충이다. 2쌍의 날개를 지니고 있어 날 수 있지만, 큰 뿔이 방해되어 그다지 잘 날지는 못한다. 뒷발로 뛰듯이 이동하는 경우가 많아서, 영어로는 'Treehopper(나무 위를 뛰어다니는 벌레)'라고 한다.
뿔매미 무리는 전 세계에 약 600속 3200종이 알려져 있다. 북아메리카, 중앙아메리카, 남아메리카, 아시아, 아프리카, 오스트레일리아 등의 넓은 범위에서 주로 아열대~열대에 서식한다. 그중에서도 중앙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에 특히 많다. 햇볕과 습기를 좋아해서, 볕이 좋은 초원이나 하천가의 키 작은 나무, 때로는 볕이 잘 드는 큰 나무의 가지 끝 같은 식물 위에서 평생을 지낸다.
매미와 마찬가지로, 비늘처럼 가늘고 단단한 빨대 모양의 입을 사용해 부드러운 줄기나 잎의 즙을 빤다. 몸길이는 종에 따라 다르며, 작은 것은 2mm 정도이고 큰 것도 2.5cm 정도이다. 개중에는 독을 지닌 것도 있다.
2. 뿔의 역할은 무엇일까?
뿔매미의 몸은 머리, 가슴, 배의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 가슴은 앞가슴, 가운데가슴, 뒷가슴의 3개의 마디로 나뉘며, 각각의 마디에서 한 쌍의 다리가 뻗어 있다. 날개는 앞가슴과 가운데가슴에서 한 쌍식 나 있다. 보통의 곤충은 앞가슴에서는 아무것도 나지 않는다. 하지만 뿔매미는 가슴의 등에 이름의 유래가 된 '뿔'같은 돌기가 나 있다. 뿔 안쪽은 빈 것이 많으며 '식물의 가시 모양', '고리처럼 길게 뻗은 모양', '몸 전체를 덮는 갑옷 같은 모양' 등 뿔의 색깔과 모양은 종에 따라 다양하다.
'움보니아 스피노사(학명: Umbonia sp.)'처럼 분명히 식물의 가시와 비슷하게 의태하기 위한 뿔도 있지만, 대부분의 종에서 돌기의 역할은 거의 밝혀지지 않았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날개를 도게 하는 유전자가 변이를 일으켜 앞가슴에 돌기가 솟은 것으로 생각된다.
3. 우화를 거듭해 성충이 된다.
뿔매미 유충은 곤충의 유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애벌레형'이 아니라, 어미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다. 유충은 5회의 탈피를 거쳐 성충이 되는데, 번데기는 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탈피할 때 날개와 등 쪽 돌기가 나타난다. '우화(날개 있는 성충이 되는 일)'한 후, 움직이지 않는 동아네 쪼글쪼글 접혀 있던 날개가 펴지는 모습은 매미와 나비의 탈피 모습과 같다. 돌기도 날개와 마찬가지로 시간이 지나면 솟아오른다.
뿔매미 성충의 수명은 종에 따라 다르지만, 길어야 2~3개월에 지나지 않는다. 그 짧은 시간 동안에 짝을 찾아 다음 세대를 남긴다. 뿔매미 무리는 배를 진동시키고 그 진동을 식물에 전달함으로써 같은 줄기나 잎 위에 있는 무리에게 신호를 보낸다고 한다. 진동의 패턴을 바꿔가며, 구애와 경고의 메시지로서 무리와 소통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교미 시간은 수 시간~10시간으로 길며 교미가 끝난 암컷은 수일 이내에 비바람에 견딜 수 있는 잎 그늘에 산란한다. '멤브라시스 폴리아타파시아타(학명: Membracis foliatafasciata)'처럼 암컷이 알을 지키며 산란 후에 유충을 돌보는 종도 발견되어, 생태에 흥미로운 점이 많다.
4. 개미와 '상리공생'의 관계이다.
뿔매미는 개미와 함께 살며, 개미가 뿔매미를 지키듯이 곁에 있는 모습이 흔하다. 개미가 호위하는 곤충으로 이 밖에 진딧물이 있다. 뿔매미 무리도 진딧물처럼 몸에서 달콤한 배설물을 낸다. 개미는 이 배설물을 목표로 뿔매미 주위로 모인다. 뿔매미의 주식인 식물의 즙은 다류가 많고 아미노산의 함유량이 적다. 따라서 과잉 섭취한 당분을 모 밖으로 배출한다. 그 배설물이 개미에게는 단물이 된다. 개미는 뿔매미를 천적인 거미와 다른 곤충으로부터 보호하는 대신 단물을 받는다. 한 마리의 뿔매미 주위에 40~50마리의 개미가 모여 있을 때도 있다. 특히 날개가 생기기 전의 뿔매미 유충에게, 개미는 천적으로부터 지켜주는 고마운 존재이다. 공생 중에서 이처럼 서로 이익을 주고받는 관계를 '상리 공생(Mutualism)'이라고 한다.
5. 뿔매미 갤러리
5-1. Alchisme onorei
- 학명: Alchisme onorei
- 특징: 우주인을 닮은 얼굴
몸길이 약 12mm로, 남아메리카 산악지대에 서식한다. 검은 초록색이 있는 뿔이 특징이다. 뿔매미 한 마리에 업힌 것처럼 두 마리의 뿔매미가 있다. 새끼를 키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5-2. Anchistrotus sp.
- 학명: Anchistrotus sp.
- 특징: 무당벌레와 비슷한 모습으로 의태한다.
몸길이 12mm 정도로, 남아메리카에 서식한다. 독이 있는 무당벌레와 비슷한 모습으로 의태해 적으로부터 몸을 지킨다.
5-3. 브라질 뿔매미
- 학명: Bocydium globurare
- 특징: 기묘한 4개의 둥그런 혹
남아메리카에 서식하는 '보시디움 글로부라레'는 뿔매미 중에서도 특출나게 기괴한 돌기를 가지고 있다. 수직으로 솟은 4개의 혹과 뒤로 뻗은 긴 가시이다. 이들 혹과 가시가 무슨 역할을 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브라질 뿔매미' 또는 '네모 뿔매미'라고 부르기도 한다. 몸길이는 7mm 정도이다.
5-4. Campylenchia latipes
- 학명: Campylenchia latipes
- 특징: 앞으로 튀어나온 긴 뿔
몸길이 약 8mm로, 북아메리카에 서식한다. 둥근 뿔 모자를 닮은 긴 돌기를 가지고 있다. 그 모습은 식물의 부드러운 새싹과 비슷하다.
5-5. Cladonota c.apicalis
- 학명: Cladonota c.apicalis
- 특징: 초승달 모양을 한 뿔
초승달 같은 모양의 길고 특이한 뿔을 지니고 있다. 크기는 10mm 정도로, 남아메리카에 서식하는 종이다. '후방 돌기(뿔 뒤쪽으로 뻗은 돌기)'도 약간 위로 젖혀 있다.
5-6. Centrotypus Flexuosus
- 학명: Centrotypus Flexuosus
- 특징: 멋진 검은 뿔
몸길이는 약 11m 정도로, 동남아시아의 칡의 넝쿨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물소처럼 파랗게 빛나는 멋진 뿔을 가졌다.
5-7. Cladonota c.apicalis
- 학명: Cladonota c.apicalis
- 특징: 초승달 모양을 한 뿔
초승달 같은 모양의 길고 특이한 뿔을 지니고 있다. 크기는 10mm 정도로, 남아메리카에 서식하는 종이다. '후방 돌기(뿔 뒤쪽으로 뻗은 돌기)'도 약간 위로 젖혀 있다.
5-8. 시포니아 트리피다
- 학명: Cyphonia trifida
- 특징: 복부의 빨간색은 적에게 가시가 있음을 알리는 경고색이다.
아래의 사진은 교미 중인 '시포니아 트리피다'이다. 몸길이는 6.5mm 정도이며, 복부의 빨간색은 가시가 있음을 적에게 알리는 경고색이다.
5-9. Hemicentrussp.
- 학명: Hemicentrus sp.
- 특징: 날카롭게 뻗은 뿔
몸길이는 약 7mm 정도로, 동남아시아에서는 가로수에서도 볼 수 있다. 다른 종에서 보이는 '후방 돌기(뿔 뒤쪽으로 뻗은 돌기)'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5-10. Leptocentrus taurus
- 학명: Leptocentrus taurus
- 특징: 개미와 공생하며 산다.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흔한 뿔매미로, 다양한 환경에서 볼 수 있다. 몸길이는 12mm 정도이다. 식물의 즙을 빨아가는 뿔매미의 배설물은 매우 달다. 개미는 그 배설물을 아주 좋아해, 유충의 몸을 촉각으로 부드럽게 두드려, 배설된 단물을 핥아먹는다. 개미는 뿔매미 주위에 무리 지어, 단물을 제공받고 거미와 다른 곤충의 공격으로부터 뿔매미를 지켜 준다. 아직 날개가 없는 뿔매미 유충에게 개미의 보호는 매우 든든하다.
5-11. 멤브라시스 폴리아타파시아타
- 학명: Membracis foliatafasciata
- 특징: 유충을 지켜 키운다.
첫 번째 사진에서 검은 바탕에 흰 무늬가 어미이고, 흰 바탕에 검은 반점이 있는 것이 유충이다. 대부분의 곤충은 낳은 알을 그대로 방치하는데, 알은 다른 곤충에게 먹히거나 기생벌의 산란처가 되는 위험을 피해야만 부화할 수 있다. 또 무사히 부화한 후에도 항상 천적으로부터 목숨을 위협받는 유충은 천적으로부터 몸을 숨기기 위해 식물의 잎 뒤나 줄기가 달린 곳에 달라붙어, 거의 움직이지 않고 지낸다. 그러나 뿔매미 무리 가운데는 어미가 알과 유충을 보호하는 종이 있다. 산란을 마친 어미가 알 위에 발을 벌려 덮듯이 하여 알을 지킨다. 알과 유충을 보호하는 동안은 무슨 일이 있어도 그곳을 떠나지 않으며, 다가오는 적에게 날개를 흔들어 위협하거나 뒷발로 차서 쫓아낸다.
마지막 사진은 뿔매미 유충이 우화하는 모습이다. 뿔매미 유충은 성충을 닮았지만, 등의 돌기는 아직 거의 없다. 뿔매미 유충은 번데기가 되지 않고, 다섯 번의 탈피를 거쳐 성충이 된다. 뾰족한 입으로 몸ㅇ르 단단히 고정하고 등 쪽 갈라진 곳에서부터 천천히 우화한다. 조그만 몸에서 나온 직후에는 쪼글쪼글 접혀 있던 날개와 돌기는 시간이 지나면서 완전히 펴지고, 흰색 반투명의 몸도 색을 띤다.
5-12. 참나무 매미
- 학명: Platycotis vittata
- 특징: 집단으로 생활한다.
'참나무 매미(Oak Treehopper)'는 몸길이가 약 15mm 정도로, 여름에 졸참나무 가지에서 볼 수 있다. 몸의 형태는 식물의 씨앗을 닮았지만, 기능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여러 마리가 모여 집단생활을 한다.
5-13. Stictocephala bisonia
- 학명: Stictocephala bisonia
몸길이 12mm 정도로, 북아메리카에 서식한다. 버팔로처럼 좌우로 뻗은 뿔과 등에 또 하나, 합계 3개의 뿔을 가지고 있다. 선명한 초록색 몸은 잎의 색과 똑같아 몸을 숨기기에 알맞다. 뿔매미로서는 드물게 풀 위를 재빠르게 이동하며 날아다닌다.
5-14. Stictopelta sp.
- 학명: Stictopelta sp.
- 특징: 뿔이 없는 둥근 모습
몸길이 15mm로, 남아메리카에 서식한다. 뿔과 같은 돌기가 없는 대신 돌기에 해당하는 부분이 몸 전체를 덮고 있다. 연녹색 몸은 식물의 새싹과 비슷해서, 적으로부터 몸을 지키는 데 유용하다.
5-15. 움보니아 스피노사
- 학명: Umbonia sp.
- 특징: 식물의 가시와 비슷한 모습으로 의태
몸길이는 18mm 정도로, 남아메리카에 서식한다. 식물의 줄기에 일직선으로 무리 지어 장미의 가시처럼 의태한다. 뿔매미는 몸을 지키는 기술을 거의 가지고 있지 않다. 식물의 독을 모아 몸을 지키는 몇몇 종도 있지만, 대부분은 식물의 가시나 씨앗의 색깔과 모양을 본떠 몸을 지킨다. 이 종도 새끼를 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