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를 하려고 책상에 앉기는 했지만, 좋아하는 일이나 사람이 떠올라 집중하기 어려운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최근에는 원격 수업이나 재택근무가 많아지면서 집에서는 좀처럼 집중할 수 없다고 고민하는 사람도 많다. 스마트폰처럼 집중을 방해하는 물건도 주변에 넘쳐난다. 집중은 어느 때는 나타나고 어느 때는 사라진다. 집중할 수 있는 정도도 개인에 따라 차이가 크다. 많은 사람들이 집중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 그리고 '집중력'을 찾기 위해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집중을 할 수 있을까?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기 전에, 먼저 '집중(Concentration)'이란 무엇인지부터 알아보기로 하자.
0. 목차
- 고도의 집중 상태 '플로'와 '존'
- 과학자는 '주의'를 연구한다.
- 칵테일 파티 효과
- 작업 기억(Working Memory)
- 어떻게 해야 집중할 수 있을까?
- 집중 행동의 사령탑은 '청반핵'이었다.
1. 고도의 집중 상태 '플로'와 '존'
1-1. 플로(Flow)
미국의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 1934~2021)' 박사는 1960년대부터 인생의 일부를 즐겁게, 알찬 활동을 하며 보내는 많은 사람들을 인터뷰하며, 이런 사람들이 특수한 마음 상태에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몰입했을 때, 주변의 일은 물론 걱정거리, 배고픔, 심지어는 자신의 존재마저 잊고서 일사분란하게 작업에 몰입하는 순간이 있으며, 그럴 때는 상황이 자동적으로 완벽하게 처리된다고 한다. 인터뷰를 한 대부분의 사람이 '그 순간은 물의 흐름 속에 있는 것 같다'고 말한 것에서, '칙센트미하이' 박사는 이런 체험을 '플로우(Flow)'라고 불렀다. 이처럼 난이도와 기능이 함께 높아질 때 나타나는 집중을 '플로(Flow)'라고 부른다.
이후 반세기 가까이 세계적으로 과학적인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플로(Flow)'는 집중한다고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10년 정도의 훈련을 쌓아 기능을 습득해야 한다. 마음먹은 대로 도구나 몸을 사용할 수 있지 않으면 '플로'는 찾아오지 않는다. 예컨대, 암벽 타기에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데, 그것을 습득한 사람이 난이도가 높은 암벽에 도전할 때 플로를 체험하는 경우가 있다. 기능에 비해 도전이 너무 높을 때는 '각성'이 일어난다. '각성'이란 집중해서 활동에 몰두하고 있지만, 완벽하게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즐겁지 않은 상태이다. 이런 경우에는 새로운 기술을 습득함으로써 '플로'에 다가갈 수 있다. 아래의 그래프는 '칙센트미하이' 박사가 고안한, 어떤 상황에 직면했을 때의 마음 상태를 나타낸 것이다. 그것은 '난이도'과 '기능(Skill Level)'의 정도에 따라 정해진다. '난이도'와 '기능' 모두 평균보다 높은 상태라면 플로가 될 수 있다.
1-2. 존(Zone)
스포츠 세계에서도 '플로(Flow)'와 비슷한 마음 상태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뛰어난 운동선수가 경험한다는 '존(Zone)' 상태이다. 사람에 따라 '존'을 느끼는 방식은 다르지만, '존' 상태가 되면 고도로 집중하는 상태가 되며 전혀 무리 없이 최고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한다. 존 상태에 있을 때는 공이 멈춰 보이거나 해머의 무게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고 운동선수들을 말한다.
한편, 뇌의 신경 질환으로 인해 집중하기 어려운 사람도 있다. 그 대표적인 질환이 'ADHD(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이다. ADHD의 특징 중에는 '활동에 집중할 수 없다', '주의가 쉽게 흩어진다'와 같은 집중력과 관련된 증상들이 있는데, 뇌의 정보 전달에 필요한 '도파민'이라는 물질의 작용에 이상이 있어 나타나는 증상으로 생각된다.
1-3. 집중하기 어려운 사람들
한편, 뇌의 신경 질환으로 인해 집중하기 어려운 사람도 있다. 그 대표적인 질환이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ADHD: 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이다.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ADHD)'의 특징 중에는 '활동에 집중할 수 없다', '주의가 쉽게 흩어진다'와 같은 집중력과 관련된 증상들이 있는데, 뇌의 정보 전달에 필요한 '도파민'이라는 물질의 작용에 이상이 있어 나타나는 증상으로 생각된다.
2. 과학자는 '주의'를 연구한다.
사실 집중·집중력이라는 단어는 과학에서는 그다지 잘 사용하지 않는다. 너무 여러 가지가 뒤섞인 개념이기 때문에 과학 용어로 사용하기 어렵다. 일반적으로 집중·집중력이라고 부르는 현상을 과학적으로 이해하는 데 참고가 되는 것은 '주의(Attention)'일 것이다. '주의(Attention)'이란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단어이기도 하지만, 심리학의 용어이기도 하다. 심리학에서 '주의'에 대한 연구의 역사는 100년이 넘는다.
주의는 크게 '자신을 향한 주의'와 '외부의 자극에 대한 주의' 둘로 나눌 수 있다. 지금 몇 시일까 궁금해 시계를 보는 것이 '자신을 향한 주의'이며, 누군가 이름을 불러 되돌아보는 것이 '외부 자극에 대한 주의'이다. 일반적으로 집중·집중력은 '자신에게 향하는 주의'이다. 이런 주의를 단기간 계속할 수 있거나 관계없는 다른 일을 무시하는 상태를 집중이라고 할 수 있다.
주의하고 있는 것만 이 아니라 다른 일을 '무시'하는 것이 집중의 큰 특징이다. 무엇인가에 대한 무시도 포함하기 때문에, 사실 집중하는 것을 위험을 동반한다. 주위 상황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게 되어 도망쳐야 할 상황에서 늦게 도망치거나 지켜야 할 사람을 지키지 못하게 된다. 주변의 중요한 일에 신경 쓰지 못하는 단점도 생긴다.
3. 칵테일 파티 효과
우리는 많은 사람이 모여 웅성웅성 이야기를 하고 있는 번잡한 장소에서도 특정 상대와 대화를 할 수 있다. 이것을 '칵테일 파티 효과(Cocktail Party Effect)'라고 한다. 영국의 인지 심리학자 '콜린 체리(Colin Cherry, 1914~1979)'는 1950년대에 '칵테일 파티 효과'를 심리학적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이때 사용된 것이 '이분 청취 테스트'이다. '이분 청취 테스트(Dichotic Listening Test)'는 양쪽 귀로 서로 다른 두 가지의 내용을 동시에 듣게 하는 것이다. 실험 참가자에게 헤드폰을 주고, 오른쪽 귀와 왼쪽 귀로 각기 다른 내용을 말하는 음성을 내보낸다. 이때 어느 한쪽에서 들리는 음성만 똑같이 따라 하도록 지시한다. 그러면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귀에 보내진 음성의 내용에 대해서는 실험 참가자 대부분이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 음성의 종류가 바뀐 것은 알더라도 말하는 내용까지 알지 못했다.
'칵테일 파티 효과'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이 일어난다고 생각된다. 결국 주위에서 여러 소리가 들리지만 눈앞 상대와의 대화이 주의를 기울이기 때문에 주변 소리를 무시할 수 있는 것이다. 집중이란 '일시적으로 다른 것을 무시하면서 필요한 것에 계속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기 때문에 '칵테일 파티 효과'는 바로 집중력의 산물이다. '칸테일 파티 효과'는 매우 복잡해서, 우리의 뇌가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는지는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최신 AI를 사용해도 복수의 대화에서 특정 대화만을 포착하기란 어렵다고 한다. 그처럼 어려운 일을 우리는 '주의를 기울이는 행위'만으로 실현하고 있다.
4. 작업 기억(Working Memory)
'이분 청취 테스트(Dichotic Listening Test)'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2개의 음성을 동시에 듣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간단히 확인할 수 있다. 두 사람이 동시에 말을 하게 하면 된다. 어지간히 훈련하지 않으면 양쪽의 이야기를 정확히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이것은 '휴대전화로 통화하면서 운전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라는 질문으로도 이어진다. 이처럼 복수의 일을 동시에 하는 것을 심리학에서는 '다중 과제(Multitask, 멀티태스크)'라고 한다. '다중 과제(Multitask)'가 어려운 이유는 '과제(Task)'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뇌의 메커니즘 용량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뇌의 메커니즘을 '작업 기억(Working Memory, 워킹 메모리)'라고 한다. '작업 기억(Working Memory)'은 정보를 단기적으로 기억하면서 처리하는 메커니즘이다.
예컨대 책을 읽을 때, 우리는 그 내용을 단기간은 기억한다. 읽자마자 내용을 잊어버리면, 무엇을 읽었는지 알 수 없을 것이다. 우리 뇌는 책에서 읽은 정보를 이해하면서 그 정보를 일시적으로 기억한다. 이 기능을 담당하는 것이 '작업 기억'이다. '작업 기억'에 기억된 정보는 필요 없어지면 지워지고, 다시 새로운 정보가 그 자리에 들어온다. 우리는 일상의 모든 장면에서 이 '작업 기억'을 사용해 행동하고 있다. 무언가를 가지러 방을 나왔는데, 무엇을 가지러 나왔는지 잊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작업 기억'에 그 '무엇'이 일단 기록되었지만, 방을 나설 때 다른 생각을 하거나 갑자기 누군가를 만나 '작업 기억'에서 그 '무엇'을 끄집어낼 수 없게 된 것이다.
4-1. 무시하는 일에도 '작업 기억'이 필요하다.
'작업 기억(Working Memory)'의 용량에는 개인차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작업 기억'의 용량을 조사하기 위해 흔히 사용되는 것이 '익기 폭 검사(Reading Span Test)'이다. '읽기 폭 검사'에서는 문장을 읽으면서 문자에 포함된 밑줄이 그어진 단어를 기억한다. 테스트 결과에는 개인차가 있지만, 대학생은 평균 세 문장을 읽으면서 3개 단어를 기억할 수 있다고 한다. 다섯 문장을 읽으면서 5개 단어를 기억하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읽기 폭 검사'를 통해 '작업 기억' 요량을 추정해, 용량이 큰 그룹과 작은 그룹으로 나누어 보면 흥미로운 사실이 드러난다. '작업 기억' 용량이 작은 사람들은 밑줄이 그어지지 않은 단어를 기억해 대답하는 경향이 있다. 밑줄이 그어지지 않은 단어는 무시해야 하는데도 무시하지 못하고 주의를 기울인 것이다. 이런 사실을 통해 주의하는 것만이 아니라 쓸데없는 것을 무시하는 데에도 '작업 기억'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한편, '작업 기억' 용량이 큰 사람들은 주의해야 할 것에 주의를 기울이고, 무시해야 할 것은 무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소리 내어 읽으면서 보다 많은 단어를 기억할 수 있는지 전략을 검토하면서, 테스트에 임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작업 기억'에 여유가 있기 때문에 주의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것이다.
4-2. '작업 기억' 공간을 늘린다.
걱정거리나 마음에 걸리는 일이 있어 공부에 업무나 집중할 수 없었던 적이 있을 것이다. 걱정거리도 '작업 기억'을 '잠식'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집중력이 필요한 때는 먼저 걱정거리를 물리쳐 '작업 기억'의 공간을 늘린 다음 시작하는 것이 좋다.
'작업 기억'에서 '주의(Attention)'는 '문지기'에 비유한다. 문지기가 문을 열어주느냐 아니냐에 따라 '작업 기억'에 기록되는가 아닌가가 결정된다. 이 문지기는 내면의 소리보다 외부의 소리에 문을 쉽게 여는 특징이 있다. 제아무리 열심히 집중해 있더라도 누군가가 말을 걸어오면 '작업 기억'을 빼앗기고 만다. 따라서 집중하기 위해서는 누군가 말을 걸지 않는 상황이나 스마트폰에 주의를 빼앗기지 않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광고는 사람의 주의를 빼앗기 위해 만들어진다. 집중하고 싶을 때는 광고가 많은 텔레비전이나 웹사이트와 거리를 두어야 한다고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현대는 네트워크나 SNS에 흥미를 끄는 정보가 넘쳐난다. '칵테일 파티'를 예로 들어 말하면, 사방에서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듯한 기분에 휩싸여 상대와의 대화에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할 수 있다. 주의를 기울일 수 있는 양은 한정되어 있는 만큼, 어디에 어느 정도의 주의를 배분할지가 중요하다.
일단 외부에 주의를 빼앗기면 바로 원래의 집중으로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것은 심리학자의 실험을 통해서도 밝혀졌다. 시간이 한정된 가운데 확실하게 집중하고 싶을 때는 집중력을 빼앗기지 않도록 환경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4-3. 실제로 소리가 들리지 않게 된다.
집중하기 위해서는 '작업 기억'의 공간이 필요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주변 잡음이 적은 것이 좋다. 강하게 집중하고 있으면 주변의 정보가 차단된다는 사실도 실험을 통해 밝혀졌다. 한 실험에서는 참가자에게 소리를 들려주면서 7종류의 알파벳이 한 글자 쓰인 카드를 보여주었다. 그러고 나서 이어서 간단한 과제와 어려운 과제를 주었다. 간단한 과제는 '바로 전에 보여 준 알파벳과 같은가 다른가?'에 답하는 것이었다. 어려운 과제에는 '3번 전에 보여 준 알파벳과 같은가 다른가?'에 답하는 것이었다. 어려운 과제는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 참가자는 문제에 집중한다. 실험하는 동안 참가자의 뇌 활동은 'fMRI(기능적 자기공명 영상)'로 관찰되었다.
그 결과 어령 ㄴ 과제를 수행하고 있을 때는 관단한 과제를 수행하고 있을 때에 비해 뇌의 청각 영역 활동이 낮아져 있음을 발견했다. 청각 영역의 활동을 의식적으로 낮출 수는 없다. '작업 기억'을 최대한 사용해 과제에 주의를 기울인 결과, 주의를 돌리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도록 뇌가 작용한 것이다. 강하게 집중함으로써 뇌는 과제와 관계없는 정보를 배제한다.
5. 어떻게 해야 집중할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집중하는 것은 좋은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자연계로 시야를 확대하면 집중한다는 일은 특수한 것임을 알 수 있다. 한 가지에만 집중한다면 사바나의 얼룩말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다. 동물들은 항상 주변에 주의를 기울이며 살고 있다. 사실은 인간에게도 뭔가 하나에 계속 집중하는 것을 막는 기능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즉, 신경 회로를 어느 정도 차단해, 주의를 다른 쪽으로 돌리는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원래 뇌는 오랫동안 하나에 계속 집중하도록 되어 있지 않다.
한편, 현대 사회는 한 가지 일에 오래 집중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집중을 유지할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이 물음에 대해 완벽한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힌트가 될만한 것은 있다. 아래에 소개할 몇 가지 방법 가운데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보자.
5-1. 즐거운 일은 집중할 수 있다.
먼저 집중에 온전히 몸을 맡기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다. 편하게 휴식을 취하고 때로는 공부나 업무 내용을 바꾸며, 집중할 대상을 바꾸는 것이다. 또 오래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가끔 휴식을 취하면서 하는 공부가 뇌에 오래 남는 것은 심리학 세계에서는 상식이다. 한꺼번에 집어넣은 것은 한꺼번에 잊어버린다. 휴식을 취하면서 반복해 학습하거나 공부한 것을 나중에 떠올려 보는 것이 기억 면에서는 효과적이다.
집중에 들어가는 타이밍을 몸이 기억하도록 하는 방법도 있다. '조건 부여'이다. 음악가나 작가, 운동선수를 포함한 많은 사람이 자기 나름의 '조건 부여'를 하고 있다. '산책한다', '커피를 마신다', '음악을 듣는다.' 같은 '의식'을 치르면서 자기 나름의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는 스위치를 발견해 실천하고 있다.
중단된 집중력을 다시 회복하고 싶을 때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심리학자인 '레이철 캐플런(Racheal Kaplan)'과 '스티븐 캐플런(Stephen Kaplan)' 부부는 자연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해 '주의 회복 이론(Attention Recovery Theory)'을 제기했다. 자연에 몸을 맡기기 전과 후에 주의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심리학적으로 조사해 '자연은 주의를 회복시킨다.'라고 주장했다. 캐플런 부부는 2018년에는 '자연과 주의'에 관한 연구 논문 42편을 모아, 모든 결과를 비교 검토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이 연구에서 그들은 자연과 접촉하기 전과 후에 주의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측정했다. 그 방법의 하나가 '기호 잇기 검사(Trail Makin Test)'이다. 42편의 논문을 비교한 결과, 자연에 몸을 맡김으로써 '작업 기억'과 '사고의 유연성'이 회복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신뢰도는 낮지만, 주의를 조절하는 기능도 회복되는 경향이 발견되었다. 실제로 자연의 어떤 장소에 몸을 맡기는가가 가장 중요하지만, 영상이나 사진으로 자연을 보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또 소개할 것은 '동기 부여(Motivation)'이다. 마지못해 하는 것이 아니라, 하는 것 자체를 즐길 수 있으면 저절로 집중력은 높아질 것이다. 즐겁지 않아도 해야만 하는 경우도 있지만, 무엇인가 재미있는 점을 발견하거나 자신이 잘 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하면서 하면 더 집중할 수 있다.
5-2. 집중력을 단련할 수 있을까?
그러면 집중력을 단련하는 방법은 없을까? 2010년 '네이처(Nature)'에 보고된 연구에 따르면, 이른바 '뇌 트레이닝(Brain Training)'의 효과는 한정적이라고 한다. 집중력을 높인다고 말하는 '뇌 트레이닝'이나 '게임'을 하면, 그 게임을 조작하는 솜씨를 늘지만, 공부나 업무를 할 때 집중력을 높이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집중력을 단련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어 최근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 것이 '명상(Meditation)'이다. 명상에 가까운 것을 가리키는 새로운 언어로 '마음 챙김(Mindfulness)'이라는 단어도 등장했다. '명상'이나 '마음 챙김'은 모두 눈을 감고 자신의 몸과 내면을 차분하게 관찰하는 행위이다. 명상은 10분 정도의 짧은 시간으로도 집중력을 단련하는 효과가 있고, 행동이나 감각만이 아니라 실제로 뇌 신경 세포의 활동을 변화시킨다는, 다양한 연구 성과가 발표되고 있다. 한편, 대학생을 대상으로 명상 트레이닝을 해 보았더니 주의를 향상시키는 현저한 효과는 인정되지 않았다는 연구도 있다. 또 피로한 사람은 10분 정도 눈을 감고 있는 것도 괜찮다고 한다, 잠이 들 수도 있지만, 이 또한 집중력을 회복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6. 집중 행동의 사령탑은 '청반핵'
얼마 동안 의자에 앉아 묵묵히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고 하다. '집중'과 '충동의 억제'이다.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면 잠자코 앉아 있지 못하고, 바로 몸을 움직이고 만다. 이 두 가지를 제대로 할 수 없는 것이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의 특징이다. 지금까지 연구를 통해 '집중하는 것'과 '충동을 억제하는 것'에는 각기 뇌의 '전전두 영역'의 다른 부위가 관여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또 '뇌간(Brain Stem)'에 있는 '청반핵(Nucleus of Locus Ceruleus)'이 이 활동들과 관련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매사추세츠 공과 대학교(MIT: 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의 '안드레아 베리(Andrea Berry)' 박사 연구팀은 쥐의 유전자를 조작해, '청반핵'에 빛에 반응하는 세포가 만들어지도록 했다. 이것을 통해 밖에서 쥐의 머리에 빛을 비취 청반핵의 활동을 높이거나 억제할 수 있다. 연구팀이 먹이를 얻기 위해 집중력이 필요한 과제를 이 쥐에게 제시했더니, 청반핵이 활발하게 활동이 억제된 쥐는 얻지 못했다. 청반핵의 활동이 낮은 쥐는 먹이의 위치를 알려 주는 힌트를 가만히 기다리지 못해 잘못된 선택을 하기 쉬웠다. 연구팀은 이 실험을 통해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행동의 사령탑은 '청반핵'이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 결과는 ADHD의 상태 규명과 치료법 개발에 도움이 된다고 저자들은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