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뇌과학 (Brain Science)

'감정(Feeling)'의 메커니즘

SURPRISER - Tistory 2022. 11. 3. 19:03

 우리는 기쁨, 슬픔, 설렘, 분노 등 여러 가지 감정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감정은 어디에서 어떤 메커니즘을 통해 나오는 것일까?

0. 목차

  1. 감정을 만드는 '편도체'
  2. 보상 회로
  3. 감정의 신경 회로
  4. 감정의 말초 기원설
  5. 감정의 기원과 역할

1. 감정을 만드는 '편도체'

 대뇌 옆면에 있는 '측두엽(Temporal Lobe)' 안쪽에는 감정에 깊이 관여하는 '편도체(Amygdala)'가 있다. 편도체는 '해마(Hippocampus)'의 앞쪽에 있으며 서로 신호를 교환한다. '편도'란 열매 '아몬드'의 한자 이름이다. '편도체'의 모양은 '아몬드'나 '서양 배'와 닮았다고 한다. 중뇌, 뇌교, 연수 등을 합친 '뇌간(Brainstem)'은 감정을 일으키는 행동을 관장한다. 또 넓은 의미에서는 '간뇌(시상과 시상하부로 주로 구성된 신경 복합체)'도 뇌간에 포함시키는 경우가 있다.

1-1. 편도체가 손상되면, '공포'와 분노'를 느끼지 못한다.

 '얼굴'은 입만큼 많은 것을 드러낸다. 기쁨, 분노, 슬픔 등 다양한 감정은 무의식중에 얼굴에 드러난다. 미국의 저명한 심리학자인 '폴 에크먼(Paul Ekman, 1934~)' 등의 연구에 따르면, 표정으로 나타낼 수 있는 감정에는 모든 사람에게 공통된 '일곱 가지 종류(공포, 분노, 혐오, 멸시, 놀람, 슬픔, 기쁨)'가 있다고 한다. 이들 감정은 어느 나라에서든 어른부터 어린이까지 보편적이라고 생각된다. 다만, 감정의 종류가 전부 몇 가지인지에 대해서 일치된 견해는 없다.

 이런 표정 가운데 '공포'의 표정을 읽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그것은 좌우 뇌에 하나씩 있는 '편도체'가 작용을 하지 않는 질병환자이다. 이 질병은 열성 유전병으로 '우르바흐 비테 증후군(Urbach-Wiethe disease)'이라고 한다. 가장 잘 알려진 환자는 1994에 보고된 당시 30대 전후였던 여성으로, 그 코드네임을 'SM'이라고 한다. SM씨는 공포를 느끼기도 어렵다. 따라서 위험을 살피지 못해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예를 들면 길거리에서 칼에 찔린 일이 적어도 두 번 있으며, 총에 맞은 적도 두 번 있다. SM씨를 포함한 '편도체에 손상을 입은 환자'들에 대한 연구 결과, 한 쪽이 아니라 양쪽 편도체가 손상되면, 다른 사람의 공포의 표정을 읽지 못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한편, 공포 이외의 표정은 읽을 수는 있어서, 일반적인 지능이나 언어 능력은 손상되지 않은 경우와 같았다고 보고되었다. 편도체의 활동은 '공포'와 '분노'라는 불쾌한 감정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불쾌한 감정은 생사에 직결된 위험을 느끼게 한다. 편도체의 손상으로 인한 영향은, 공포에 쉽게 드러나고 공포 이외의 경우에는 좀처럼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감정을 수반하는 사건은 잘 기억되는 것처럼, 감정은 기억과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예컨대 '개인적인 추억'이나 '강도'를 만났을 때처럼 강한 감정을 동반한 기억에는 '감정'을 관장하는 뇌의 부위가 특히 커다란 하는 데, 그런 부위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편도체'이다. 좌우 뇌의 편도체가 좌우 뇌의 편도체가 손상된 환자는 감정을 자극하는 이야기를 들은 1주일 후, 그 이야기에 관련된 질문에 정답률이 보통 사람보다 낮았다는 사실이 보고되어 있다.

1-2. 편도체는 무의식적으로 활성화된다.

 동물 실험 결과, 당초 편도체는 공포에만 반응한다고 생각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편도체가 다양한 감정에 반응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편도체는 어떤 일을 담당하고 있을까?

 편도체에는 모든 감각 기관에서 신호가 들어오고 있다. 감정을 일으키는 신호를 받았을 때 편도체는 활성화된다. 예컨대, 비참한 사고를 목격해 공포나 슬픔을 느낀다는지, 맛있을 것 같은 케이크를 보며 즐거워할 때다. 그리고 받아들인 신호는 과거의 비슷한 감정과 자동적으로 대조된다고 생각된다. 과거에 실제로 사건을 경험한 경우는 물론이고, 들은 적이 있는 사고의 내용이나 어제 먹은 케이크가 맛있었던 경험 등과 대조하는 것이다. 그런 평가에 근거해 '뇌간(Brainstem)' 등의 영역으로 전기 신호를 보내, 손에 땀이 나는 몸속의 변화나 먹으려고 하는 행동을 일으키는 것이다.

 편도체에 의한 평가는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진다. 예를 들면 분노의 표정 사진을 0.035초 동안만 제시한 다음, 이른바 무표정한 사진을 0.5초 동안 보여준 실험이 있다. 이 실험에서 피실험자는 분노의 표정을 보았다고 자각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의 표정을 제시하지 않은 경우에 비해 편도체는 더 활성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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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보상 회로

 기쁨에 넘치는 소리를 지르거나, 놀라서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친 적은 없는가? 또 감정이 고양되면 몸이 화끈해진다든지, 심장이 두근거리기도 한다. 이처럼 감정은 마음의 변화일 뿐만 아니라, 행동과 몸속의 변화와도 깊이 연결되어 있다.

 이런 행동과 몸속의 변화는 '척수(Spinal cord)'에서부터 '대뇌(Cerebrum)' 속까지 줄기처럼 이어진 '뇌간(Brainstem)'의 최상부에 해당하는 '중뇌(Midbrain)'와, 중뇌와 대뇌 반구 사이에 자리한 '간뇌(시상과 시상하부로 주로 구성된 신경 복합체)'의 뉴런이 일으킨다. '중뇌(Midbrain)'와 '간뇌(Diencephalon)'는 '편도체(Amygdala)'와 밀접하게 연결된 곳이기도 하다.

 생물은 살아가기 위해, 기본적으로 즐거운 감정을 주는 대상에는 접근하고, 반대로 불쾌한 대상은 회피하려고 한다. 접근 또는 회피 동기를 부여하는 특히 중요한 '신호 전달 경로'는 신경전달 물질인 '도파민(Dopamine)'을 사용하는 '보상 회로'라는 경로이다. 도파민은 '욕구(Wanting)'를 일으키는 물질이다. '도파민'을 사용하는 '신호 전달 경로'는 뇌 속에서 몇 가지가 알려져 있으며, 감정에 관여하는 것으로는 대뇌의 '측좌핵(Nucleus Accumbens)'이라는 부분의 뉴런이 주목된다. '측좌핵'의 뉴런은 도파민을 받아 활성화되어 기쁨이나 즐거운 감정으로 이어짐과 동시에, 더 먹고 싶은 욕구를 만들어낸다고 알려져 있다.

2-1. 기쁨과 즐거움으로 이어지는 메커니즘

 뉴런의 주요 구조로는, 신호를 보내는 '신경 돌기(축삭)'와 신호를 받아들이는 '수상 돌기'가 있다. 뉴런과 뉴런 사이에서, 신호는 '신경 전달 물질'이라는 여러 종류의 분자를 이용해 전달된다. 뉴런의 신경 돌기에서 도파민이 방출되고, 측좌핵 뉴런의 수상 돌기에서 받아들여, 측좌핵 뉴런이 활성화되는 흐름을 설명했다. 측좌핵 뉴런의 활성화는 기쁨 등의 감정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1. 도파민이 비축되고 있다: 뉴런은 신경 돌기의 말단부만이 아니라, 신경 돌기 도중에서도 신경 전달 물질을 방출할 수 있다. '측좌핵' 등에서는 방출부가 시냅스를 만들다고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2. 신경 돌기에서 도파민이 방출된다: 세포막과 같은 소재로 만들어진 '주머니' 속에 도파민이 비축되어 있다. 주머니가 세포막에 달라붙어 주머니 안의 도파민이 방출된다. 도파민은 떨어져 있는 곳으로 확산되어 신호를 전달한다. 또 일부는 원래의 신경 돌기에서 회수된다.
  3. 수상 돌기에서 도파민을 받아들인다: 방출된 도파민은 '수용체'라는 단백질과 결합한다. 도파민 수용체는 수상 돌기에 무수하게 나 있는 '스파인(Spine)'의 근원에서 작용하며, 도파민과 결합함으로써 뉴런 속으로 신호가 전달되게 한다. 측좌핵의 뉴런이 활성화되면 기쁨이나 즐거움이 생긴다고 여겨진다. 또 도파민 수용체에는 뉴런을 억제하는 유형도 있다.
  4. 편도체 등에서도 신호를 받아들인다: 측좌핵의 뉴런은 편도체나 전두엽 연합 영역의 뉴런 등과도 시냅스를 갖는다. 거기에서 받아들여진 신호에 의해서도 측좌핵 뉴런의 활동이 조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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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감정의 신경 회로

 '편도체' 이외에도 감정에 관여하는 다양한 뇌의 영역이 존재하기 때문에, 편도체 이외의 부분이 손상되어도 감정의 기능이 손상된다. 예컨대 대뇌에 감싸여 있는 대뇌 바닥핵의 일부인 '피각'의 주변이 손상되어, 냄새가 나거나 맛이 없을 때의 '혐오' 표정을 읽지 못하게 된다든지 혐오감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 증상의 예도 있다.

 20세기 전반, 감정을 만들어 낸다는 복수의 닫힌 신경 회로가 제안되었다. 그것은 뇌는 '신뇌(New Brain)'과 '구뇌(Old Brain)'로 크게 분류되며, 그 둘의 상호 작용이 감정을 낳는다는 견해이다. 당시의 발상은 지금도 인정되고 있다. 대뇌 피질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신피질(Neocortex)'은 진화의 과정에서 발달한 '신뇌(New Brain)'이다. 신피질을 제외한 부분을 '구뇌(Old Brain)'라고 하는데, 여기에는 편도체 등을 포함한 '대뇌 번연계'와 더욱 원시적인 동물 단계에서 만들어진 선조체 등의 '대뇌 바닥핵'이 여기에 포함된다. 감정에는 이런 '구뇌'를 빼놓을 수 없다. 실제로 동물을 보면 분명히 화가 나 공격을 하거나 두려워서 움츠린다. 뇌과학자들은 동물도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구뇌(Old Brain)

4. 감정의 말초 기원설

 동물이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그것을 자각하고 있는지 확인하기는 매우 어렵다. 언어로 나타내 표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 인간은 감정을 자각할 수 있다. 감정은 편도체가 활동한 단계에서 자각된다는 설도 있고, 최종적으로 좌대뇌 반구의 언어 영역이 활동해 자각된다는 설도 있다.

 연구자들 중에는 '감정의 자각(주관적 체험)'에 관여하는 부위로 측두엽 안쪽에 있는 '섬 피질(Insular cortex)'에 주목하고 있는 연구자들이 있다. 사진을 보여주고 유쾌·불쾌의 감정을 평가하도록 하면서 뇌의 반응을 측정하면, 평가의 고저와 반응의 강약 상관이 가장 강한 부위는 '섬 피질'이다. 또 우대뇌 반구의 '섬 피질' 가운데 가장 앞쪽의 주름은 영장류 중에서도 인간에게만 발달해 있는 부위이다. '섬 피질'에는 신체 상태의 변화를 알리는 신호가 모여 있다. 그 신호를 사용해 인간은 어느 정도 유쾌·불쾌를 스스로 자각할 수 있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 견해는 '말초 기원설'과도 연결되어 있다.

 '슬퍼서 운다'는 견해는 '중추 기원설'이라고 하며, 상식적이고 직감에도 맞는다. 한편 '울어서 슬프다'라고 생각하는 '말초 기원설'도 사실은 멀리는 17세기부터 제창되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둘 다 일어나고 있어 이를 절충한 것이 맞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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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감정의 기원과 역할

 연구자들은 다양한 감정을 크게 두 가지 견해에 따라 분류하고 있다. 그 하나는 소수의 '기본 감정'의 카테고리가 있고, 이들이 조합되거나 서로 섞여서 다양한 감정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예컨대 '불복(남의 명령 등을 따르지 않음)'이라는 감정은, 분노와 슬픔이 섞인 것이라는 견해가 있다. 이런 견해를 '카테고리설'이라고 한다. 위에서 소개한 '폴 에크먼(Paul Ekman)' 박사 등이 고안한 보편적인 7개의 표정은 카테고리설의 대표적인 예이다.

5-1. 쾌와 불쾌가 감정의 근원

 다른 하나의 견해는 '유쾌한가, 불쾌한가' 또는 '각성 상태와 수면 상태 중 어느 쪽에 더 가까운가'라는 소수의 평가축으로 다양한 감정을 자리매김한다. '놀라서 잠을 깼다.'는 예에서는 '놀람'은 각성 상태에 더 가까운 감정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을 '차원설'이라고 한다.

 특히 '유쾌한가, 불쾌한가'의 평가축은 거의 모든 연구자가 받아들이고 있다. 진화의 과정에서 자신의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 것에 대해서는 '쾌감', 반대로 불리한 것에 대해서는 '불쾌감'이 생기고 그것이 감정으로 발달했다고 보는 것이다. 예를 들면 많은 사람들이 학습하지 않고도 뱀을 무서워한다. 나무 위에서 살던 우리의 조상이 피해야 할 포식자는 뱀 정도였을 것이다. 뱀에 불쾌감을 느끼기 어려운 개체일수록 도태되고, 더 강한 불쾌감을 갖는 개체는 살아남았을 것이다. 공포라는 감정이 발달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먹거리나 번식 상대를 확보하기 영역이 침입 당했을 떄의 반응이 분노의 기원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5-2. 사회적 감정

 한편, 감정에는 자신과 타인과의 관계에서 볼 수 있는 것도 다수 있다. 귀여움, 질투, 앙심과 같은 것인데, 이것을 '사회적 감정'이라고 한다. 현대 인간의 감정을 낳은 메커니즘은 농경 시대 이전인 300만 년 전~3만 년 전의 생활과 환경의 바탕에서 발달했다고 생각된다. 특히 '사회적 감정'의 대부분은 특정 무리와 오래 관계를 함께 하면서 만들어졌다고 여겨진다. 또 우리는 감정을 자각할 뿐만 아니라, 다른 누군가에 일어난 사건에 대해 자신의 일처럼 분노하거나 슬퍼하는 경우가 있다. 결국 타인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다.

 공감의 메커니즘에 깊게 관여한다고 생각되는 뉴런 중에는 '거울 뉴런'이 있다. '거울 뉴런(Mirror Neuron)'이란 자신이 무엇인가 하고 있을 때도, 그리고 그 무엇인가를 다른 사람이 하고 있는 것을 보고 있을 때도 활동하는 뉴런의 총칭이다. 예를 들어 자신이 어떤 표정을 지을 때도, 그리고 타인의 같은 표정을 볼 때도 활동하는 뉴런이 있다고 한다. 감정에 관여하는 뇌의 부위에나 '거울 뉴런적인 뉴런'이 있어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읽어낼 때 작용한다고 생각된다.

 사회적 감정을 낳는 뇌의 메커니즘은 희로애락을 느끼는 메커니즘을 '빌려서 사용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타인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라는 말로 알려진 '쾌감정'을 느끼고 있을 때, 뇌의 '보상 회로'가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사회적 감정'도 어떤 형태로 생존에 유리했기 때문에 발달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유리했는지의 여부를 조사한 실험은 현실적이 아니며, 흥미를 자아내는 주제이기는 하지만 알 수 없는 점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