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생명 과학 (Life Science)

죽음이 다가올 때 느끼는 감정

SURPRISER - Tistory 2022. 11. 2. 11:23

0. 목차

  1. 죽는 시기를 추정할 수 있을까?
  2. 죽음에 대한 공포
  3. 죽음을 수용하기까지
  4. 완화 치료
  5. 존엄사와 안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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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죽는 시기를 추정할 수 있을까?

 죽음이 언제 찾아올지 예측하는 일은 인생 종말기의 의료와 보살핌 등을 생각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고령자 등이 맞이하는 인생 종말기 때 만약 죽는 시기를 예측할 수 있다면, 연명 치료를 포함한 종말기의 의료나 보살핌을 어떤 방침에 따라 해야 할지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뿐만아니라 의료나 보살핌 종사자들과 자주 이야기를 나누고, 가족에 대해 죽음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게 할 수 있다. 보살핌이나 간호 현장에서는 죽는 시기가 가까우지고 있는 신호로, 죽기 약 1개월 전에는 '시력이 없음', '안색이 나쁨', '활기가 없음' 등의 현상이 나타난다. 그리고 죽기 약 2일 전에는 '호흡 상태의 변화', '가래의 증가' 등의 현상이 나타난다는 사실이 경험적으로 알려져 있다.

 죽는 시기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의 존재는 중요하다. 이를 위해 일본 도쿄 아리아케 의료 대학교의 '가와카미 요시아키(川上嘉明)' 교수는 죽기까지의 'BMI'와 '수분 섭취량의 변화'에 주목해 고령자가 죽는 시기의 추정 방법을 연구했다. '가와카미 요시아키' 교수는 요양원 등에서 인생의 종말을 맞이하는 고령자 160명에 대해 과거 5년에 걸친 'BMI'와 '식사의 양'과 '수분 섭취량'을 조사했다. 그 결과, 고령자의 경우에는 죽기 5년 전의 시점에서, 일정량의 식사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BMI가 서서히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또 죽기 2년 전을 경계로 BMI의 감소 추세가 가속되다가, 죽기 8개월 전에는 식사량도 크게 줄어들었다. 그리고 죽기 2개월 전에는 '수분 섭취량'도 급격하게 감소했다. 아래의 그래프는 고령자의 사망 전 5년 동안의 BMI와 수분 섭취량, 식사량의 감소를 나타낸 그래프이다. 160명의 평균값이며, 사망할 때의 평균 연령은 89.1세였다.

 단 이 결과는 어디까지나 평균이므로, 반드시 모든 사람이 이러한 경과를 거치는 것은 아니다. 이 같은 데이터만으로는 죽는 시기를 명확히 예측할 수 있는지 없는지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앞으로 데이터가 축적됨으로써 'BMI' 등의 변화를 통해 죽는 시기를 추정할 수 있게 되어, 종말기의 의료나 보살핌에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2. 죽음에 대한 공포

 사람들은 죽음에 대해 생각할 때 공포를 느낄 것이다. 그런데 죽음에 대한 공포감이나 죽음을 느끼는 방식은 나이가 듦에 따라 바뀐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의 연구에서는 비교적 죽음에 가깝다고 생각되는 노년기 사람들보다도, 죽음과 접할 기회가 적은 청년기 사람들 가운데 죽음에 대한 불안이나 공포를 느끼는 사람이 많다는 보고가 있다. 그 이유는 주위에서 '죽음'을 경험할 기회가 적은 시기에는 '죽음'이 자신과 관련이 희박한 '미지'의 것으로 여겨 불안감이 크게 나타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 설문 조사에 의하면, 나이가 많아질수록 '죽는 것이 두렵다'고 느끼는 경향이 낮아지는 경향이 보였다. 나이가 듦에 따라 죽음과 자주 접하고, 자신의 몸이 쇠약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런 경험을 통해 '언젠가 찾아올 죽음에 대한 자각'이 생기는 것 등을 이유로, 죽음을 받아들이고 무서움이 적어지는 것 같다. 또 가까운 사람의 사별을 경험한 사람이 그런 경험이 없는 사람보다 죽음에 대한 공포의 정도가 낮은 경향을 보이는 것 같다. 다른 사람의 죽음을 접한 경험이, 자신의 죽음에 대한 사고방식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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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죽음을 수용하기까지

 미국의 정신과 의사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Elisabeth Kübler-Ross, 1926~2004)'는 죽음을 받아들이기까지 생기는 마음의 변화에 대한 연구자로 알려져 있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200명의 말기 암 환자를 이터뷰해서, 죽음을 가까이했던 사람의 마음이 어떻게 변해 가는지를 자세히 조사했다. 그리고 1969년에 '죽음과 임종(On Death and Dying)'을 출판했으며, 거기서 죽음을 향해 가는 사람이 죽음을 향해 가는 사람이 죽음을 수용하기까지 거치는 5단계의 마음을 밝혔다. 이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종말기 보살핌의 이상적인 상태를 생각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한국에서는 '죽음과 죽어감' 등의 제목으로 번역되었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사람이 죽음을 받아들이기까지 '부인', '분노', '협상', '우울', '수용'의 5단계 과정을 거친다고 보았다. 말기 암 등 죽음이 찾아오는 것을 알게 된 환자는 먼저 '어떤 착오가 있었다.'는 식으로 사실을 '부인'한다. 그 후 계속 부인하기가 어렵게 되면, 다음에는 '왜 나인가?'라는 '분노'의 감정으로 바뀐다. 이어 피할 수 없는 결과를 미루려고 '좋은 일을 할 테니 더 살게 해 달라.'는 식으로 '협상'을 시작한다. 그리고 증상 등을 통해 병을 부정할 수 없게 되면, 상실감과 절망감을 느끼고 '우울'한 상태가 된다. 이러한 고뇌를 넘어서서 이윽고 죽음이 찾아오는 것을 조용히 '수용'하게 된다. 단 이 과정은 순서가 바뀌는 경우도 있으며, 반드시 모든 단계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1. 부인: 불치병으로 죽음이 예고되었을 때, 그 충격을 완화시키기 위해 '아니, 내 일이 아닐 거야', '무엇이 잘못되었을 거야' 같은 방식으로 그 사실을 부인한다.
  2. 분노: 점차 부인을 계속하기 어려워지면 '왜 나인가?' 같은 '분노'의 감정이 생긴다. 건강한 사람을 미워하거나 부러워하기도 한다.
  3. 협상: 운명이나 신에게 '좋은 일을 하겠으니 더 살게 해 달라'는 식의 협상을 하게 된다.
  4. 우울: 몸의 변화 등을 통해 병이나 죽음이 찾아온 것을 부정할 수 없게 되면, 상실감이나 절망감을 느끼고 우울함을 느끼는 상태가 된다.
  5. 수용: 그때까지의 심리적 고통과 싸움을 끝내고, 이윽고 죽음이 찾아오는 현실을 차츰 받아들이게 된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1926~2004)

4. 완화 치료

 인생의 최종 단계가 가까워진 환자는 장기 등의 기능 저하나 질병으로 생기는 신체적인 고통을 안게 된다. 계속해서 다가오는 죽음을 앞에 두고 정신적인 고통이나 동요를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런 심신의 고통을 누그러뜨리고 '생활의 질(QOL: Quality of Life)'을 개선하려는 것이 '완화 치료(Palliative Care)'이다.

 'WHO(세계보건기구)'사 1990년에 규정한 정의해서는 '완화 치료'의 대상이 '치유할 수 없는 상태인 환자와 그 가족'이라고 했다. 그래서 '완화 치료'는 '병원의 완화 치료 병동 등에서 이루어지는 종말기 환자를 대상으로 한 치료'라는 이미지가 있었다. 그러나 WHO는 2002년 '완화 치료'의 대상을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으로 인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는 환자와 그 가족'으로 변경했다. 현재 '완촤 치료'는 병의 진행 정도에 관계없이 더욱 이른 시기부터 제공되어야 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완화 치료'에서는 의료용 마약 투여 등을 통해 고통을 완화시킨다. '완화 치료'에서 사용되는 대표적인 의료용 마약에는 '모르핀(Morphine)'이 있다. '모르핀'이라는 말을 들으면 '마약 중독', '수명 단축', '최후 수단' 등으로 받아들여 사용을 망설이는 환자나 가족이 적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완화 치료 분야에서는 이러한 생각은 오해라고 한다. 모르핀은 종말기에 그치지 않고, 일반적인 진통제가 효험이 없을 경우에 표준적으로 사용되는 의료용 마약이다. 또 의사가 적절하게 처방하는 경우에는 '마약 중독'이나 '수명 단축'의 우려가 없다.

 완화 치료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신체적인 통증 완화만이 아니다. 불안이나 두려움 등의 '정신적인 고통', 경제적인 문제나 가족 문제 등 '사회적인 고통', '인생의 의미나 죄의식 등을 둘러싼 고통'에 대해서도 전문가의 종합적인 치료가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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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존엄사와 안락사

 네덜란드와 캐나다 등에서는 '적극적 안락사'가 합법화되어 있다. 또 2018년에는 이탈리아에서 '존엄사'를 인정하는 법률이 시행되었다. 이렇게 갈수록 많은 화제가 되고 있는 '안락사'와 '존엄사'란 과연 무엇일까?

5-1. 안락사

 '안락사(Euthanasia)'란 회복의 가망이 없는 중환자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하여, 인위적으로 생명을 단축시켜 사망케 하는 의료행위를 말한다. '안락사'에는 크게 '소극적 안락사'와 '적극적 안락사'로 분류할 수 있다.

  1. 소극적 안락사: 첫째는 회목 기미가 없는 경우 인공호흡기 등을 사용한 연명 조치를 의사에 근거해 종료하는 '소극적 안락사'이다.
  2. 적극적 안락사: 둘째는 환자의 의사에 근거해 의사가 치사 약을 주사하는 방법으로, 환자가 견디기 어려운 고통을 인위적으로 죽음으로 제거하는 '적극적 안락사'이다. 단순히 '안락사'라고 표현할 경우에는 '적극적 안락사'를 가리키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2022년 현재, 한국 같은 경우에는 '적극적 안락사'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적극적 안락사'에 관여한 의사 등은 처벌을 받게 된다. 한편, 자기 결정권을 중시하는 유럽의 일부 국가와 미국의 일부 주에서는 '적극적 안락사'나 의사가 처방한 치사 약을 환자 자신이 복용하는 '의사의 자살 방조'가 합법화되어 있다.

5-2. 존엄사

 '존엄사(Death with Dignity)'란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유지하면서 생명을 다하는 것이다. 한국에서 존엄사는 인공적인 연명 조치를 하지 않음으로써,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죽음을 맞이하는 것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 '소극적 안락사'와 거의 같은 뜻으로 다루어지고 있는 셈이다.

 한국에서는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고 있다. 흔히 '존엄사법'이라고도 불리는 이 법에 의해, 회생의 가능성이 없고, 치료를 해도 회복되지 않으며, 급속도로 증상이 악화되어 사망에 임박한 상태의 환자를 대상으로, 단순히 생명만 계속 연장하는 '연명 의료'를 중단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담당 의사와 다른 전문의 1명이 환자가 그러한 상태임을 확인하고, 환자 본인의 의사가 확인되어야 한다. 환자 본인의 의사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 상세한 조건과 절차가 법률로 규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