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막(Cell Membrane)'은 세포의 안과 밖을 구별해 주고, 필요한 것을 주고받는 중요한 작용을 한다. '세포막'이 가지고 있는 중요한 작용이란 무엇일까? '세포막'이 가진 미세 구조와 그 놀라운 기능을 살펴보자.
0. 목차
- 세포와 세포막
- 물질 이동을 담당하는 '분자 펌프'
- 정보를 받아들이는 '수용체'
- 세포의 얼굴 역할을 하는 '당사슬'
1. 세포와 세포막
1-1. 생명 활동의 단위는 '세포'
20세기 후반, '분자 생물학(Molecular Biology)'의 시대가 화려하게 막을 열었다. '분자 생물학(Molecular Biology)'은 생명을 형성하고 생명을 조절하는 분자 수준에서 생물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분자 생물학'에 의해, 유전을 관장하는 'DNA'와 '효소(각종 생체 반응을 촉진하는 단백질)'의 연구를 중심으로 놀라운 발전을 이루었다. 하지만 DNA의 막대한 정보에서 '특정 유전 정보가 선별되는 구조', '분자 식별' 등 생체 특유의 정교하고 미묘한 반응을 더욱 상세하게 규명하려면, DNA나 단백질이 들어 있는 '세포(Cell)'를 자세히 들여봐야만 한다.
'세포(Cell)'의 소재는 '단백질(Protein)', '지질(Lipid)', '다당류(Polysaccharide)' 등으로 되어 있으며, 세포의 구조는 이들 소재가 막의 모양으로 조립된 '초분자 구조'인 경우가 아주 많다. '초분자(Supramolecule)'란 생체 고분자가 다른 특정 분자와 특이적인 분자 간 상호작용에 의해 형성하는 고차적인 구조를 가진 분자 복합체를 말한다. 호흡의 공장인 '미토콘드리아(Mitochondrai)'나 햇빛의 에너지를 이용하는 장치인 식물의 '엽록체(Chloroplast)'도 막으로 감싸여 있으며, 세포 작용의 주역인 단백질류도 다수의 막으로 이루어져 작용하고 있다. 원래 세포 전체를 감싸고 있는 것도 '세포막(Cell Membrane)'이라는 구조이며, '세포 안팎의 사이에서 물질의 출입과 세포끼리의 인식'도 모두 '세포막'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생명 활동의 단위는 '세포'이다. 세균이나 아메바처럼 '단세포 생물'도 있기는 하지만, 보통 동물이나 식물이라는 생물은 '다세포 생물'이다. 예컨대 인간의 몸은 수십조 개나 되는 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세포가 단순히 모여 있는 것이 아니라, 통일성을 가지고 이루어져 있다. 생물의 몸에서 1개의 세포를 끄집어내어 적당한 조건에 두면, '세포 배양(세포가 계속 살아가면서 증식해 수를 늘려가는 것)'을 보아도 잘 알 수 있다.
1-2. '전자 현미경'의 발달로 '세포막'이 발견되었다.
'광학 현미경'으로 본 다세포 생물의 세포에는 가운데에 핵이 있고, 그 주위의 세포질에 작은 '알갱이'가 점점이 보이는 정도의 비교적 간단한 구조를 하고 있다. 이때까지만 해도 세포가 '세포막'을 가지고 있음은 알지 못했다.
그러나 전자 현미경의 발달로, 각각의 세포가 어디까지나 '생물'이라는 실체에 어울리게 복잡한 내부 구조를 가졌음이 계속 밝혀졌다. 또 '전자 현미경'은 세포가 뚜렷한 막을 바깥쪽에 가지고 있음을 밝혀냈다. 예전에는 세포에 바깥쪽과의 경계는 있어도 특별한 막은 없다고 생각되었다. 마치 물에 뜬 기름방울에 물 사이의 경계는 있어도 막은 없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 알몸의 세포 그 자체의 바깥쪽도, 얇기는 하지만 뚜렷한 막으로 감싸여 있음이 전자 현미경으로 밝혀졌다. 동물의 세포에서는 이런 세포가 세포막을 매개로 서로 달라붙어 있다. 한편, 식물의 세포에서는 알몸의 세포가 '세포막'으로 감싸여 있으며, 그 바깥에 '세포벽'이라는 셀룰로오스의 튼튼한 상자로 다시 한번 에워싸여 있다.
1-3. 세포막의 구조
세포막의 두께는 8nm 정도이기 때문에, 10만 배로 확대해도 1mm 이하로 보인다. 그러나 '오스뮴산(Osmic Acid)' 등으로 염색해 살펴보면, 이 막이 다시 샌드위치 상태 또는 베니어판 구조로 할 만한 3층으로 겹쳐져 있다. 베니어판의 안팎 2층은 물질로서는 단백질이며, 가운데의 잘 염색되지 않는 층은 '지질'이다. 현재는 그 이미지가 더 개량되어, 단백질은 단순한 1장의 층이 아니라 덩어리가 되어 지질이 이중으로 늘어선 층 사이에 떠 있거나, 큰 덩어리는 겉에서 안까지 뚫고 들어간 모습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진다.
표면에서 보면, 단백질이 모자이크처럼 여기저기 새겨져 있다. 그래서 수평 방향으로는 섬처럼 어느 정도 이동할 수 있으리라 생각되어 '유동 모자이크 모델(Fluid Mosaic Model)'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바깥쪽에의 단백질에는 짧은 '다당류'가 붙어 있는 경우가 많다. '다당류'란 포도당 같은 당이 여러 개 연결된 것으로, 매우 긴 다당류 고리의 예로 '녹말'이 있다.
2. 물질 이동을 담당하는 '분자 펌프'
2-1. '나트륨-칼륨 펌프'와 '수송 효소'
혈액을 간단하게 나누면, '혈구 부분'과 액체인 '혈장 부분'으로 되어 있다. 혈액은 약간 짠데, 이 '염화나트륨(NaCl)'은 혈장에는 다량으로 들어 있지만 혈구 안에는 적다. 반대로 혈구는 '염화칼륨(KCl)'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나트륨(Na)'과 '칼륨(K)'은 모두 이온의 형태로 혈액 속에 존재한다. 그런데 혈구의 안팎으로 비교해 보면, '나트륨 이온(Na+)'은 바깥쪽에서 훨씬 농도가 높고, 반대로 '칼슘 이온(K+)'은 안쪽에서 농도가 높다. 그리고 나트륨 이온은 끊임없이 농도가 높은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세포막을 통해 스며들고, 칼륨 이온은 안쪽에서 바깥쪽에서 흘러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농도 차이는 혈구가 살아 있는 동안 꾸준히 유지된다. 그 이유는, 세포막에 '나트륨 이온'과 '칼륨 이온'의 '농도 낙차(농도 기울기)'를 거슬러 퍼내거나 담는 분자 펌프인 '나트륨-칼륨 펌프'가 갖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막을 통해 침입해 온 나트륨 이온을, 즉시 같은 막의 다른 부분에 갖추어져 있는 '나트륨-칼륨 펌프'로 퍼낸다. 마치 지하철 공사 현장에 물이 있어도, 끊임없이 배수펌프가 작용하고 있어 물이 넘치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 '칼륨 이온(K+)'의 경우, 이 반대의 관계로 되어 있다. 이 '나트륨 이온(Na+)'과 '칼륨 이온(K+)'의 펌프는 실은 같은 하나의 분자 장치이다. 그 정체는 바로 세포막에 들어 있는 수송 효소인 'ATP 아제(ATP ase)'이다.
이 효소 펌프가 '농도의 기울기'를 거슬러 작용하려면, 공사 현장의 펌프와 마찬가지로 당연히 에너지원이 필요하다. 그 에너지를 제공하는 것이 'ATP(아데노신 3인산)'이라는 고에너지 화합물이다. ATP는 세포 안에서 다른 에너지 수요도 공급하며, 에너지의 화폐라고도 할 수 있는 분자이지만, 펌프의 에너지원으로도 이용된다. 그리고 'ATP 아제'는 ATP를 분해하는 효소로, 분해에 의해 얻어진 에너지가 이 펌프의 작동에 이용된다.
2-2. 그 외의 펌프
세포막에는 'ATP 아제' 외에도, ATP의 에너지를 이용해 이온의 능동 수송을 하는 효소가 있음이 밝혀졌다. '수송 효소'의 존재는 혈구의 세포막에 한하지 않는다. '수송 효소'는 일반적으로 동물의 세포막에 널리 분포하는 기본적인 효소라고 할 수 있다. 오히려 그 점에서는, 포유류의 적혈구 세포막에서 이 효소의 존재하기는 해도 활성이 극히 낮으며, 개·고양이·소의 적혈구에서처럼 '수송 효소'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동물의 세포막에는 '수송 효소'가 존재하며, 그 결과 세포 내 이온의 농도 기울기가 일정하게 유지된다. 나트륨과 칼륨의 이온 농도가 일정한 높이로 유지된다는 사실은, 어떤 종의 세포에서는 생리 기능에 중요한 조건이 되었다.
예컨대 신경 세포가 기다란 축삭을 따라 자극을 전할 경우, 축삭의 내부에 미량의 '나트륨 이온'이 흘러들어온다. 복어의 독의 본체인 '테트로도톡신'은 신경의 세포막에 작용해, 이 유입을 억제하기 때문에 신경의 마비를 일으킨다. 그러나 신경이 여러 차례 자극을 되풀이해도 조금씩 침입해 온 나트륨 이온에 의해 '이온 과다'가 되지 않는 이유는, 신경 세포의 본체와 축삭 부분 모두 세포막에 강한 '효소 펌프'가 갖추어져 있어, '나트륨 이온'을 퍼내고 있기 때문이다.
세포막에서의 능동 수송에 대해 '나트륨-칼륨 펌프'를 중심으로 언급했지만, 생체에 빠뜨릴 수 없는 '능동 수송'은 이 밖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소장에서의 양분 흡수'나 '신장에서의 불필요한 물질 배출' 등이 그 예다. 이러한 개체 전체에서의 물질 작용도 상세하게 분석해 보면, 결국은 바깥 세계와 직접 접촉하고 있는 세포의 '세포막'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소장에서의 양분 흡수'의 경우, 소장의 내벽을 지탱하고 있는 '점막 상피 세포(흡수 상피 세포)'의 세포막이 이들 영양소를 능동 수송에 의해 받아들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3. 정보를 받아들이는 '수용체'
세포막은 밖에서 와서 세포에 작용하려는 물질의 정보를 받아들이는 역할도 하고 있다. 다수의 호르몬은 세포막을 직접 뚫고 세포 안으로 들어오지 않지만, 그래도 호르몬은 세포에 확실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아드레날린(Adrenaline)' 호르몬을 예로 그 메커니즘을 알아보자. 부신 수질에서 나오는 호르몬인 '아드레날린'은 '혈액 속의 포도당의 양(혈당치)'을 늘린다. 이것은 '아드레날린'이 간세포에 작용해, 세포 속에 저장되어 있는 '글리코겐(포도당과 서로 이어진 사슬 모양의 분자)'에서 포도당을 분리해서 핏속으로 보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드레날린'이 간세포 속에 들어가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간의 '세포막(Cell Membrane)'에는 '아드레날린'을 받아들이는 특별한 단백질 분자인 '아드레날린 리셉터(Adrenaline Receptor)'가 있다. 거기에 '아드레날린'이 와서 결합하면, 결합이 됐다는 신호가 세포의 안쪽에 있는 다른 단백질에 전해진다. 이 단백질은 신호를 받으면 활성화되어, ATP를 재료로 '사이클릭 AMP(고리 모양 아데노신 인산)'이라는 분자를 만드는 반응을 촉구한다. 그 뒤로는 '사이클릭 AMP'에 의해 다른 효소를 활성화하는 연쇄 반응식으로 계속되어 나간다. 그리고 최후의 효소가 글리코겐에서 포도당을 분리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이런 세포막을 통한 신호 전달은 다수의 호르몬에 공통된 구조이며, 세포막의 안쪽에서 연쇄 반응을 일으키는 최초의 주역은 언제나 똑같은 '사이클릭 AMP(Cyclic AMP)'이다.
하지만 호르몬은 종류에 따라 각각 다른 조직·기관에 작용한다. 그리고 작용을 받은 세포 안에서 일어나는 효소의 반응도 각각 다르다. 이 중에서 '효소 반응' 종류의 차이는 세포 안에서 '사이클릭 AMP'에 의해 활성화되는 효소의 차이로 생긴다. 이에 비해 어느 호르몬이 A라는 기관에는 작용하지만 B라는 기관에는 작용하지 않는 이유는, A를 구성하는 세포의 세포막에 수용체 분자인 '리셉터(Receptor)'를 가지고 있고 B를 구성하는 세포의 세포막에는 그것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3-1. 마취란 어떤 작용인가?
약리 작용을 가진 여러 가지 약도 세포막에 있는 '리셉터(Receptor)'에 우선 결합한다고 생각된다. 그중 양귀비에서 채취하는 마취약 '아편(Opium)'은 흥미로운 사례이다. 뇌 속에 있는 세포의 세포막에는 '오피에이트 리셉터(Opiate Receptor)'가 있다. 여기에 아편이 결합하면, 그 신경 세포의 작용이 억제되는 것 같다. 하지만 뇌 속에서는 아미노산이 몇 개 연결된 비교적 간단한 각종 '펩타이드(Peptide)'가 저절로 여러 곳에서 만들어져, 주위의 뇌 부분을 향해 분비되고 있다. 그런 펩타이드가 있는 종류의 것이 '오피에이트 리셉터(Opiate Receptor)'와 결합해, '마취 효과'나 '통증 억제 효과'를 일으키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펩타이드는 비교적 간단한 화학 구조로, 합성도 어렵지 않아 '임상 응용'까지도 고려된다.
4. 세포의 얼굴 역할을 하는 '당사슬'
세포막의 표면은 이웃한 세포와 구분하기 위한 '얼굴'을 가지고 있다. 그때 표정의 특징을 결정하는 것이 바깥쪽의 단백질에 붙어 있는 다당류의 사슬인 '당사슬(Sugar Chain)'이다. '당사슬'의 종류와 조합이 특징을 형성하며, 단백질에 당이 공유결합한 것의 총칭을 '당 단백질(Glycoprotein)'이라고 한다.
'세포의 얼굴 역할을 하는 것' 또한 중요한 작용이다. 왜냐하면 '다세포 생물'을 만들고 있는 무수한 세포들은 아무렇게나 뒤엉켜 덩어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서로 상대를 구별해 '좋고 싫음'을 분명히 한 뒤 서로 모여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종이 다른 두 '해면(Porifera)'을 각각 천으로 걸러 세포를 갈라놓고 둘을 혼합시켜 방치하면, 세포끼리 차츰차츰 위치를 옮겨 결국에는 같은 종의 세포끼리의 덩어리로 되돌아간다는 유명한 실험이 있다. '고등 동물'은 조직이나 기관이 '해면'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복잡하고 정교하게 발달해 있다. 그러한 구조 만들려면 결국 '세포와 세포의 상호 인식(세포와 세포의 서로 알아차림)'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경우 상대에게 자기를 알아차리게 하는 '인식표' 또는 '생김새'는 세포막 표면에 있는 짧은 '당사슬(다당류의 사슬)'이다. 사슬 모양으로 서로 이어져 있는 단위의 당이 어떤 종류의 당인지, 그 조합으로 세포의 얼굴이 달라진다. 세포막의 당사슬은 다음과 같은 상황 등에서 다양하게 이용된다.
- ABO식 혈액형: 혈액형이 A형이냐 B형이냐 하는 것도 적혈구 막의 표면에 나와 있는 당사슬에 의하여, A와 B 사이에는 모두 10개 정도 있는 당 가운데 1개만 다르다. 그러나 O형의 경우에는 이 당이 원래부터 없다.
- 정자와 난자의 수정: 정자와 난자가 수정될 때도 당사슬이 이용된다. 도 난자의 막에 돋은 당사슬과 결합하면서 이루어진다.
- 백혈구의 순찰: 백혈구의 순찰할 때에도 당사슬이 이용된다. 백혈구는 혈관벽의 세포가 가진 당사슬을 '검사'한다.
4-1. 당사슬은 단백질이 합성된 다음에 부가된다.
'당사슬(Sugar Chain)'의 신비한 점 중 하나는 유전자 정보의 지도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단백질'이 합성된 다음에 부가된다는 점이다. '게놈(Genome)' 정보를 넘어서는 신비한 정보가 숨겨져 있는 셈이다. 물론 당을 부가하거나 떼어내는 기능을 가진 효소는 단백질이므로 유전자 정보에 근거하고 있다. 그러나 그 효소가 어디에서 어떤 단백질에 당을 수식하는지는 수수께끼이다.
4-2. 당사슬과 질병
당사슬은 혈액형뿐만 아니라 다양한 질병에 관여한다는 사실이 밝혀져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암(Cancer)'이다. 암이 된 세포에는 '간암', '췌장암' 등 암의 종류에 따라 다른 특수한 '나쁜' 당사슬이 나타난다. 이 점을 이용해, 당사슬을 암 표지자로서 실제 검사에서 이미 이용되고 있다. 나쁜 당사슬이 세포 표면에 있으면, 암세포끼리 붙기 어렵다. 따라서 암세포가 떨어지기 쉽고 전이되기 쉽다. 한편, 역으로 혈관에는 붙기 쉬워 병이 생긴 곳 이외의 부위에 번지기 쉽다. 그에 비해, 당사슬을 부가해 '좋은' 당사슬이 되면 병이 생긴 곳에서 암세포끼리 결합하기 쉬워진다. 또 혈관 속으로 들어가도 '내피세포'와 달라붙기 어렵기 때문에 전이되기 어렵다. 그래서 당사슬을 바꾼 항체 의약에 의한 치료나 백신 개발도 이루어지고 있다.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에서도 당사슬은 중요하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influenza virus)'는 세포 표면에 있는 '시알산(Sialic acid)'이라는 당사슬을 목표로 세포에 침입하고, 증식을 마치면 이 사슬을 절단하고 밖으로 나가 다른 세포에 감염된다. '인플루엔자의 감염과 당사슬의 관계'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는 'HA(헤마글루티닌)'과 'NA(뉴라미니다아제)'라는 2종의 돌기가 있다. 침입할 때는 HA가 세포 표면의 '시알산'이라는 당사슬과 결합해 세포 안으로 들어온다. 그리고 밖으로 나올 때는 당사슬과 HA가 결합하면 밖으로 나오기 어렵기 때문에 효소인 NA가 당사슬을 절단한다. 이러한 당사슬의 절단을 방해해서 감염 확대를 막는 것이 치료약인 '타미플루(Tamiflu)'와 '리렌자(Relenza)'이다. 당사슬을 노리는 바이러스에는 이 밖에도 '에이즈 바이러스(Human immunodeficiency ;virus)'나 '헤르페스 바이러스(Herpes Virus)' 등이 있다.
이외에 당사슬의 이상 때문에 발병하는 질병으로는 '근디스트로피(근육 퇴행 위축), '당뇨병', '알츠하이머병, 'COPD(만성 폐쇄성 폐 질환)' 등이 있다. 그리고 당사슬을 만드는 효소나 단백질에서 분리한 효소 등의 이상에 의한 유전병도 많이 발견되었다. 앞으로 당사슬 연구가 진전되면서 질병에 대한 다양한 치료약이 개발될 것으로 기대된다.